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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 후기/서울의 산

삼성산 산행후기

by 칠갑산 사랑 2010. 6.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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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지 : 서울 관악산과 붙어있는 삼성산 일대

산행일자 : 2010년 06월 20일 (일요일)

산행날씨 : 하루 종일 흐리고 안개와 소나기가 내렸던 날씨

산행온도 : 영상 12도에서 영상 27도

산행인원 : 칠갑산 나 홀로

산행코스 : 관악산 주차장-관악문화원-관악독서실-관악산 맨발공원-돌산 국기봉-칼바위 국기봉-칼바위-암봉 위 국기봉-거북바위-

               시멘트 임도-철탑봉-삼성산 정상석과 철탑봉 중간 바위지대-철탑봉-무너미고개-호수공원-관악산 정문 주차장-산행종료

산행거리 : 약 8 Km

산행시간 : 쉬며 사진 찍고 비 피하며 느긋하게 04시간 15분 (09시 45분 부터 14시 00분까지)

 

 

 

오랫만에 오른 삼성산에서 우중 산행이 되어 버린 시간들

 

 

 

전날에 이어 오늘도 금북정맥 제3구간에 들기 위해 새벽같이 일어나 밖을 보니 강한 소나기가 솟아지고 쉽게 금북정맥은 포기한다.

더 잠자리에 들었지만 깊은 잠을 자지 못하고 아침 7시에 일어나 TV 프로에서 방영해 주는 소백산 산행기를 본 후 느긋하게 아침 식사를 마치고 습관적으로 배낭을 꾸린다.

오늘은 집에서 쉬라는 옆지기의 충고도 마다하고 종교생활을 하는 옆지기 차를 이용해 관악산 정문 앞 주차장에서 내리니 09시 40여분이다.

오늘은 늘 다니던 시멘트 도로가 아닌 관악문화원쪽 맨발공원으로 삼성산을 오른다. 

 

관악산 주차장으로 가기 직전 우측으로 좁은 골목이 하나 보이고 그곳으로 들어가면 우측에는 아파트 단지들이 그리고 좌측으로는 주차장과 관악문화원 그리고 관악도서관이 차례로 줄지어 서 있다.

오랫만에 삼성산을 오르기도 하지만 이코스는 정말 몇년만에 오르는 기분이다.

어제 장거리 산행에서 오는 피로를 풀기 위한 산행이지만 컨디션이 좋으면 관악산까지 돌아 내려온다는 생각으로 마음 편히 오르는 시간이 되였다.

 

잠시 맨발공원을 지나 완만한 능선길을 타고 오르니 금새 왜송인지 잘 자라지 못하는 소나무들이 보이고 그 솔향기를 맡으며 비지땀을 흘려본다.

흐린 날씨와 어젯밤과 오늘 새벽까지 내린 비로 인해 등로는 촉촉히 젖어 먼지가 날리는 것을 막아주지만 습도가 높아 금새 숨이 턱밑까지 차 오르고 굵은 땀방울이 온몸을 적시고 있다.

능선으로 오르기 전까지는 바람 한점 만나기 힘든 시간이기도 하다.

 

한 15분여 그렇게 땀방울 솟아내며 가파른 오름길을 오르니 바위 전망대가 나타나고 그곳에서 시원하게 불어오는 바람을 친구 삼아 물한모금 마시며 쉬어 간다.

서울대와 그 좌측으로 서울대역에서 시흥쪽으로 연결된 도로가 보이고 그 좌측으로 내가 살고 있는 관악구의 모습도 들어온다.

죽 돌아가며 시흥동과 금천구쪽 그리고 동작구쪽 전경도 바라보며 사진 몇장 찍어 보지만 오늘은 안개로 인한 시야가 제한돼 있어 사진으로 남길 것은 없어 보인다.

 

그래도 삼성산 주능선 바로 아래 시흥동쪽 마을과 아파트 단지들을 담아 보니 이곳은 그래도 좀 시야가 트이는 편이다.

조금 깨끗한 날 올라 바라보면 꽤 아름다운 조망을 관찰할 수 있는 곳이지만 오늘은 어짜피 쉬엄 쉬엄 다리의 피로를 풀기 위한 시간이니 급하지 않게 천천히 올라가 본다.

그저 이렇게 바라보는 것으로 만족하며...

 

그렇게 한동안 사진 찍고 다시 오르막 치고 오르니 관악산주차장에서 삼성산 정상으로 오르는 주능선과 만나고 좌측 봉우리에 있는 돌산 국기봉을 그냥 지나칠 수 없어 잠시 그곳에 올라 펄럭이는 태극기 한장 담아 본다.

수없이 만났던 태극기이지만 볼때마다 가슴에 남겨지는 의미와 감흥은 모두 달랐다는 생각이다.

오늘 역시 다른 기분과 의미로 이 택극기를 담아 본다.

 

돌산 국기봉에서 땀이 마르기를 기다렸다 다시 칼바위 능선쪽으로 천천히 진행한다.

돌산 국기봉에서는 너무 짙은 안개로 인해 보이지 않던 삼성산 국기봉 주능선이 잠시 자리를 비운 안개의 틈을 비집고 아름답게 눈에 들어 온다.

재빨리 디카 꺼내 그 아름다운 능선을 담으니 어느 강원도 첩첩 산중의 산그리메가 부럽지 않은 사진이다.

 

다시 바위전망대에 올라 시흥동쪽 사진을 담아 본다.

아까 낮은 지역에서 봤던 사진보다는 조금 더 선명하게 그리고 넓게 잘 나왔다는 생각이다.

이곳에서도 잠시 배낭 내려 놓고 흐르는 땀방울 식힌 후 천하를 주유하듯 그렇게 천천히 걸어 본다.

 

이제부터 야등하면서도 자주 올랐던 곳이기에 눈을 감고도 갈 수 있는 등로이다.

그래도 제법 많은 등산객들로 붐비니 한적한 등로만 찾아 걷게 된다.

그러다 이 산객을 앞질러 걸어가는 산객의 뒷모습이 푸른 산하에 이색적이고 멋들어진다.

늘 올랐던 곳이지만 이 시간만큼은 어느 정맥 산행 못지 않게 아름다운 등로로 기억된다.

 

다시 급하지 않게 천천히 걸어 진행하다 뒤돌아 보니 푸르른 나뭇가지 저 멀리 걸어 올라온 국기봉이 우뚝하다.

안개가 심해지고 간간히 가랑비가 흩뿌리는 시간이기에 좋은 조망은 기대하지 않했지만 그래도 아쉬움이 남는 시간이기도 하다.

올라 온 능선 좌우로는 치열하게 살아가는 대도시의 회색 건물들이 박무속에 그 모습을 감추고 푸르름속에 묻혀있다.

 

다시 시흥동쪽과 안양으로 이어지는 산간도로를 담아 본다.

여전히 박무가 끼어 조망은 별로이다.

그래도 이렇게 나마 내려다 볼 수 있음에 올라오길 잘했다는 생각이다.

 

한동안 진행하다 보니 두꺼비를 닮은 바위를 만난다.

자주 봤던 바위이지만 오늘은 왠지 다른 모습으로 반겨주는듯 하다.

이렇게 어떤 동물을 닮은 바위가 있다는 사실이 놀랍기만 하다.

 

그러다 앞을 보니 삼성산 칼바위 국기봉이 바로 코앞으로 다가왔다.

암봉으로 이뤄진 봉우리로서 국기가 휘날리는 모습이 아름다운 봉우리이지만 오늘처럼 미끄러운 날에는 오르는 것이 위험한 등로이기도 하다.

예전에는 참으로 많이도 올랐으며 밤에도 올라 흐르는 땀방울을 닦았던 추억이 아련한 곳이다.

 

칼바위 능선을 잠시 우회하다 바위에 올라 뒤돌아 보니 그저 환상이란 표현이 맞을듯 하다.

지나온 연봉들이 강원도 어느 산그리메가 부럽지 않은 모습으로 다가온다.

박무가 끼어 있기에 더욱 그 그리움이 가슴에 파고 드는지도 모른다.

 

칼바위 능선을 우회해 뒤돌아 보니 가랑비에 젖은 칼바위 국기봉에 올랐다 내려오는 등산객들이 아슬아슬한 모습이다.

특히 암벽을 잘 하지 못하는 산우가 올라 어렵게 내려오는 모습에서 왜 그렇게 위험한 산행을 하는지 안타까운 시간이기도 하다.

그래도 바람에 펄럭이는 태극기가 가랑비에 젖어가는 산객의 가슴에 깊이 남겨진다.

 

어렵게 삼성산 칼바위 국기봉을 지나 오르다 뒤돌아 보니 태극기가 아직도 펄럭이며 헤어지는 아쉬움을 남긴다.

날씨가 좋은 날 다시 만날것을 약속하고 진행한다.

남덕유산 오름길에 만났던 할미봉이 생각나는 사진이다.

 

이제 칼바위 능선을 타고 진행하는 도중 바위틈에 자라고 있는 소나무 한그루가 눈에 들어 온다.

강인한 생명력에 경의를 표하고 조심하며 칼바위를 넘는다.

 

그 칼바위를 내려오자 등로는 다시 아름답게 변하고 재잘거리며 푸른 산하를 마음껏 즐기는 등산객들의 뒷모습이 아름답게 다가온다.

조금은 다리에 무리가 오는 느낌이기에 더욱 천천히 세상을 주유하듯 거닐어 본다.

 

그러다 만난 오리바위인지 아니면 병아리바위가 다시 눈길을 잡는다.

많은 사진을 담았지만 담을 때마다 그 느낌이 다른 것은 무엇 때문인지...

 

이제 마당 바위처럼 넓은 바위에 올라 우측으로 내려다 보이는 경인대학 전경을 담아 본다.

밤에 달빛에 내려다 보는 풍경이 참으로 아름다운 곳이기도 하다.

이제 국기봉이 얼마남아 있지 않은 거리이다.

 

지나온 등로를 바라보니 바로 앞 나즈막한 봉우리 저 멀리 칼바위 능선 바로 위 봉우리가 우람하다.

수없이 올랐던 능선이 오늘은 왠지 낯선곳처럼 다가오는 것은 ...

 

이제 절벽으로 이뤄진 국기봉 오름길을 로프를 타고 오르니 마지막 국기봉이 바로 코앞이다.

삼성산까지 가면 아직도 2개의 국기봉이 남아 있지만 결국 비로 인해 철탑봉 지나 삼성산에는 들리지도 못하고 내려왔으니 이곳이 마지막 국기봉이 되고 말았다.

 

그 국기봉에서 바라보니 삼성산 철탑봉과 우측 저 멀리 삼성산 정상이 그리움으로 다가온다.

지난 가을날 단풍이 곱게 물들었던 시간에 올랐다 반년이 지나서야 다시 만난 삼성산...

 

이제 삼성산 철탑봉으로 오르며 거북바위에서 올려다 보니 아직도 제법 걸어야만 만날 수 있는 철탑이다.

 

철탑봉으로 오르며 뒤돌아 보니 국기봉 능선이 아름답다.

 

얼굴 바위도 담아보고...

인공적인 냄새가 풍기지만 그래도 한번은 웃을 수 있는 바위이다.

 

철탑봉 가는 길에 우뚝 솟아 있는 바위를 담으며

 

지금이야 없어졌지만 보기 좋은 바위마다 자기 이름이나 무슨 신호를 표시해 둔 글씨가 안타깝고

 

삼성산 경인교대쪽이나 관악역에서 오르다 보면 만나는 제1전망대와 제2전망대가 우뚝 솟아 있고

밤에 올라 바라보는 야경이 참으로 아름다운 능선이다.

 

철탑봉 지나 삼성산 정상을 가다 잠시 뒤돌아 본 철탑봉이 아름답다.

이 바위 위에서 점심을 먹는 사이 강한 소나기가 솟아지고 비에 밥을 말아 먹듯 어렵게 식사를 마친다.

 

먹는둥 마는둥 점심 식사를 마치고 좌측 동쪽을 바라보니 그래도 조금은 모습을 드러내는 관악산과 8봉 능선이 디카에 잡힌다.

하지만 이곳에서 빤히 올려다 보이는 삼성산은 내리는 빗줄기로 포기하고 다시 철탑봉으로 회귀한다.

 

철탑봉에서 무너미 고개쪽으로 내려가다 만나는 아름다운 암봉이다.

마지막으로 디카에 담은 후 무너미 고개가 아닌 계곡쪽으로 발길을 돌려 하산을 결정한다.

 

그렇게 하여 관악산 정문으로 내려가니 언제 비가 내렸냐는듯 햇살이 반짝이고 있다.

전날 긴 거리 종주 산행에 지친 다리를 보호하라는 의미로 받아 들이고 목욕탕으로 발길을 돌려 몸과 무릎을 달래 준 뒤 오랫만에 깊은 잠에 빠지며 하루를 마감한다.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칠갑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