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지 : 충북 청원군과 증평군의 한남금북정맥 마루금 일대
산행날자 : 2010년 04월 17일 (토요일)
산행날씨 : 봄바람이 불고 봄 햇살이 비춘 연무 낀 날씨
산행온도 : 영상 6도에서 영상 17도
산행인원 : 칠갑산 나 홀로
산행코스 : 현암삼거리(512번 지방도로)-36번 송전탑-512번 지방도로-목련공원-1차선 포장도로-485봉-것대봉(433봉, 활공장 및 8각정)-것대봉 봉수대-상봉재-산성고개(512번 지방도로)-상당산성 남암문(430봉)-450봉-서문-상당산(491.5봉)-동암문-430봉-돌탑-475봉-500봉-임도(느티나무)-395봉-이티봉(486.8봉)-이티재(511번 지방도로, 이티봉 휴게소)-구녀성(사각정)-구녀산(484봉)-457봉-분젓치(1번 지방도로, 팔각정자)-430봉-536봉-방고개(정자, 좌구산 자연 휴양림 조성 공사)-538봉(주차장 갈림길)-삼거리(주차장 갈림길)-돌탑봉-좌구산(658봉)-588봉-612봉-새작골산 삼거리-질마재(592번 지방도로)-산행종료
산행거리 : 약 23.40 Km
산행시간 : 조금은 빡쎄게 그러나 때로는 사진 찍으며 여유있게 08시간 55분 (06시 15분 부터 15시 10분까지)
계절의 변화를 몸으로 느끼며 오랫만에 다시 들린 마루금
갑자기 일이 바빠지고 또 주말마다 집안 행사가 겹쳐 오랫만에 다시 오른 한남금북정맥이다.
추위에 손을 호호 불며 걸었던 시간이 엊그제 같은데 벌써 더위와 싸우며 식수를 걱정해야 하는 계절의 변화를 몸으로 느끼며 이제 얼마 남아있지 않은 그 정맥길로 들어가 본다.
새벽 4시, 알람 소리에 잠에서 깨어 주섬 주섬 산행 준비를 하고 있으니 옆지기가 일어나 도시락을 물어온다.
오늘만이라도 편하게 하려고 김밥 두줄 사고 고속도로에서 아침 밥을 해결한다고 하니 고마운 얼굴로 반갑게 배웅하고 있다.
집을 나서는 시간 새벽 4시 30분, 동네 인심좋은 김밥집에서 세줄의 김밥을 사서 배낭에 넣고 한가한 고속도로를 달려 도착한 현암삼거리가 반갑기 그지없다.
버스 정류장 한편 공ㅌ에 애마를 주차시키고 산행 준비 후 512번 지방도로를 타고 청주방향 고갯마루로 올라가며 산행을 시작한다.
현암 고갯마루로 올라가니 도로 우측으로 우로굽은 도로 표시판이 서 있고 그 바로 지나 콘크리트 옹벽이 시작되는 지점에 많은 띠지들이 나풀거리며 새로운 정맥 구간을 알리고 있다.
나즈막한 능선으로 오르며 소나무 냄새가 물씬 풍기는 등로를 타고 오르니 금새 송전탑이 서 있다.
송전탑 중앙부로 들어가 올려다 보니 기하학적인 모습이 오묘해 한장 남겨 본다.
산행기를 읽어보면 이고에서 자주 알바를 했다고 적혀 있어 자세히 살펴보니 직진 등로가 잘 발달되어 있고 좌측으로 급하게 꺽어지는 정맥 등로도 잘 발달되어 있으며 띠지들이 나풀거린다.
조금만 주의를 하면 문제가 없을 듯 하나 무심코 진행하다 직진하는 알바를 하는 모양이다.
그 송전탑에서 다시 조금은 가파른 내리막 등로를 타고 내려오니 방금전 올랐던 512번 지방도로와 다시 만나고 그 지방도로를 건너 능선으로 오르니 많은 띠지들이 보인다.
아까 산행 들머리는 현암삼거리쪽에 가까운 고갯마루 초입이였는데 송전탑에서 내려온 도로는 고갯마루 한가운데쯤으로 생각된다.
다시 도로를 지나 완만한 능선을 오르니 이제부터 호젓하게 잡목과 소나무들이 산재해 있는 고즈넉한 등로로 변한다.
잠시 안부에 내렸다가 무명봉으로 오르는 길에 방금전 올랐다 내려온 송전탑 부근으로 짙게 낀 구름을 비집고 찬란한 아침해가 떠오르고 있다.
기대하지 못했던 일출에 기분마저 상쾌해지는 시간이다.
다시 높지 않은 무명봉을 넘자 등로 좌측으로 거대한 목련공원이 자리잡고 각 묘지 앞마다 예쁜 꽃들이 놓여있다.
어릴적 공동묘지를 지나며 얼마나 공포에 떨었는지...
이제는 그런 모습과 기억조차 아름다운 추억으로 자리잡고 있다.
이제부터 좌측에 목련공원을 두고 그 능선을 따라 좌측으로 계속 진행한다.
한동안 잡목을 헤치고 목련공원과 헤어져 403.6봉을 넘자 큰 묘지 하나와 1차선 포장도로를 만나고 그 포장도로 건너 급경사 능선길에 정맥 등로가 열려 있다.
그곳으로 오르니 금새 통신탑인지 아니면 난시청 해소용 인공 구조물이 서 있고 그곳에서 좌측으로 틀어 진행하니 아침 공기가 상쾌하다.
계속 이어지는 완만한 능선을 타고 진행하며 485봉을 넘자 저 멀리 것대봉 팔각정자가 보이고 활공장이 서 있다.
그 팔각정자에 올라 준비한 김밥 한줄과 옆지기가 싸준 배추 김치를 놓고 조금은 쌀쌀한 기온에 아침을 해결한 후 시원하게 펼쳐진 서쪽의 청주시내를 조망해 본다.
청주시내가 한눈에 내려다 보이는 것대산 정상에서의 조망 역시 일품이다.
너무 이른 아침이라 그런지 활공장을 이용하는 사람도 없이 조용한 이곳에서 홀로 내려다 보는 청주시가 생각보다 큰 도시임에 놀랍다.
일 때문에 자주 내려왔던 곳이기에 조금은 낯설지 않은 도시이기도 하다.
청주 시내를 지나 저 멀리 동림산 능선이 가깝게 다가와 있다.
것대산을 뒤로하고 잠시 완만한 내리막 임도를 타고 내려가니 넓은 공터가 보이고 차량 두대가 서 있다.
살펴보니 지난 밤 광란의 밤을 보낸 젊은 남녀 한무리가 차속에서 아침 햇살이 떠 오른 것도 모른채 깊은 잠에 취해 있다.
젊이 좋다는 생각으로 산객의 지난 세월을 뒤돌아 본다.
그 공터를 막 지나자마자 인공으로 새로 만든 5개의 봉화대가 일렬로 서 있어 사진으로 담아 본다.
이제 지자체에서 식재한 나무군락지를 타고 능선을 진행하니 여전히 등로 좌측으로는 청주시내가 따라 오고 있다.
긇게 완만한 내리막 등로를 타고 내려오니 상봉재이다.
좌측은 청주 시내로 통하고 우측엔 논밭으로 통하는 고갯마루쯤 되어 보이는 안부이다.
다시 완만한 등로를 타고 진행하니 먼저 간 친구를 기리는 묘비가 하나 서 있다.
잠시 서성이며 적혀 있는 글을 읽어 보고 묵념으로 또 한생명의 고귀한 삶을 생각해 본다.
이제 급하지 않게 그렇다고 높지도 않게 걷기 좋은 넓은 등로가 이어지며 생각보다 산행속도가 빨라지는 느낌이다.
우측으로 많은 묘지들이 있고 그 아래 논과 밭 위에 작은 저수지가 있는 임도 같은 등로를 타고 조금씩 붉게 피어나기 시작하는 진달래를 친구 삼아 진행하니 금새 출렁다리랄까 아니면 구름다리에 도착한다.
이곳이 산성고개로서 오늘 세번째 512번 지방도로를 건너게 되는 것이다.
다시 출렁다리를 건너 한동안 완만한 등로를 타고 진행하니 상당산성의 남암문에 도착해 성 안으로 들어가 성벽을 타고 진행해 본다.
이곳에서 제법 많은 행락객이랄까 아니면 아침 일찍 운동 나온 청주시민들을 만난다.
도시 가까이에 이런 성곽이 있어 운동삼아 나올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큰 행복인지 느끼면서 말이다.
잠시 상당산성에 관한 자료를 백과사전을 통해 알아본다.
상당산성은 사적 제212호로 둘레 4,400m. 1716년(숙종 42) 전에 있던 것을 돌로 고쳐 쌓고 그뒤 몇 차례에 걸쳐 중중, 개축했다.
숙종 때 축성기록에 인상당기지 개석축이라는 기사가 있는 점과 청주가 백제시대 상당현이었던 점으로 미루어 보아 이곳에는 원래 삼국시대부터 토성이 있었던 것으로 짐작된다.
이 산성은 상당산의 8부 능선에서 시작해 성내 골짜기를 감싸고 있는 동서 산맥의 등성이를 타고 사행하다가 남동의 수구를 향해 꺾여서 합쳐지고 있다.
성벽은 비교적 잘 남아 있는데, 네모지게 다듬은 화강암으로 수직에 가깝게 쌓았고, 그 안쪽은 돌을 깨뜨려 틈을 메운 뒤 흙을 쌓아 다지는 내탁 공법을 사용했다.
남아 있는 성벽의 높이는 약 3~4m이다.
4벽 중에서 서벽이 가장 높고, 장대, 포루가 배치된 점으로 보아 이 성의 방어 요지가 서쪽임을 알 수 있다.
성곽시설로는 남문을 비롯한 동문과 서문, 3개의 치성, 2개의 암문, 동장대와 서장대, 15개의 포루, 1개의 수구 등이 있었다. 1977~80년에 남·서·동문의 문루를 복원했다.
이 성을 신라 김유신의 전적지인 낭비성으로 보는 견해도 있다
성곽을 따라 산책하듯 운동나온 시민들과 앞서거니 뒷서거니 진행하니 성곽 안쪽으로 노오란 개나리가 피고 지고 있다.
제법 높은 성곽을 따라 걸어가는 묘미 또한 대단하다.
특히 정맥 산행을 하면서 이런 역사가 숨쉬는 문화재를 찾을 수 있다는 행운에 감사하는 시간이다.
이제 꾸불꾸불 굴곡진 성곽을 따라 한동안 진행하니 동문이다.
좌측 서쪽으로 내려다 보이는 청주와 청원시내쪽을 지키기 위해 세워진 성곽처럼 참으로 내려다 보이는 조망이 압권이다.
아이들과 손잡고 산책하며 거닐어도 좋을듯한 그런 산성이다.
다시 동문을 지나 꼬불꼬불 이어지는 성곽을 따라 진행하니 저 멀리 좌측 앞으로 증평 시내를 지나 두타산 능선이라 생각되는 마루금이 보인다.
살짝 드리워진 아침 안개와 마을들 그리고 그 위로 솟아있는 봉우리가 인상적이다.
다시 성곽을 타고 진행하니 상당산 정상 이정표가 등로 옆에 서 있고 그곳을 통해 10여미터 오르니 상당산 정상이다.
491.5미터의 높이로 상당산성의 가장 높은 봉우리이다.
상당이란 백제시대 이곳 청주의 이름이 상당현이였던 것에서 유래된 이름으로 이곳 상당산의 서쪽과 남쪽은 급사면을 이루는데, 이 골짜기에 흐르는 물은 무심천을 거쳐 금강으로 흘러들어간다.
반면 동쪽은 완만한 지형을 이루는데, 이 골짜기의 물은 미원천을 거쳐 남한강에 합수된다.
산성 안에 있는 성내방죽은 바로 상당산 동쪽 골짜기를 타고 내려온 물이 저수된 것이다.
상당산 정상에서 사진 몇장 남기고 다시 성곽쪽으로 내려오니 정상 고갯마루 바로 아래에 동암문이 숨어 있다.
이 동암문을 통해 성곽 밖으로 나가 다시 좌측으로 틀어 고갯마루 정상부로 올라가면 우측으로 상당산성과 멀어지는 등로가 열려 있다.
이곳이 동암문에서 올라와 상당산성과 멀어지는 삼거리이다.
저 앞 나무에 등산로 표시가 있고 그 아래 숲속의 둥지란 이정표가 함께 서 있다.
한동안 저 숲속의 둥지란 이정표를 보고 진행하면 길 잃을 염려는 없을 듯 하다.
이제 다시 호젓한 산길로 접어 들어 홀로하는 산행이 되였다.
급하지 않은 부드러운 등로를 타고 이제 막 몽우리를 터트리려는 진달래 꽃을 친구 삼아 진행하니 간혹 이런 멋진 소나무 군락지도 나타난다.
그저 스치는 인연으로 만나는 자연이라도 모두 멋지고 아름다운 풍경이다.
이제 좌측으로 보이는 증평시내와도 헤어져야 할 시간, 아쉬운 마음에 다시 한장 남긴다.
이제 고만고만한 능선을 타고 430봉 지나 돌탑을 만난다.
나즈막한 돌탑이지만 많은 소원을 빌었을 탑, 415봉과 475봉 지나 운보의 집 갈림길을 통과하니 500봉은 좌측으로 우회하여 진행하여 금새 임도쪽에 도착한다.
비포장 임도 건너편에 무척 굵고 오래돼 보이는 느티나무 한그루가 길잡이 노릇을 하고 있지만 막상 돌아 올라 바라보니 어머님 속처럼 모두 시커멍게 타 있다.
스스로 태우지 못했을 화상의 흔적, 그래도 모든 고통 참아내며 봄을 맞아 새롭게 새생명을 잉태하는 모습에서 약하지만 강인한 어머니를 생각해 본다.
좌측으로 묘 몇기가 모여 있는 가족묘를 지나 멋진 소나무 군락지를 오르니 드디어 이티봉에 도착한다.
오래된 비어 있는 군 벙커가 그 정상을 차지하고 그 옆으로 잘려진 나무로 벤취가 서 있다.
그곳에 잠시 앉아 김밥 한줄과 배추 김치로 허기를 달래 본다.
하지만 늘 궁금한 점이 있다.
왜 이름이 이티봉일까 ???
이티봉에서 조금 더 진행하니 넓은 공터인 헬기장에 도착하고 그곳에서 증평의 내수읍쪽을 담아 본다.
막내 동생이 살고 있는 곳이기에 몇번 들렸다가 초정리 온천으로 몸의 피로를 풀었던 곳이기에 낯설지가 않다.
저곳에서 올려다 보던 풍경과는 완전히 조망에 새로움이 묻어 난다.
다시 걷기 좋은 등로를 타고 조금 더 진행하니 금새 삼각점 하나가 박혀있고 그곳을 지나 부드러운 능선을 타고 내리막 등로를 내려가니 논밭들로 연결되는 비포장 임도에 도착한다.
이제 제법 차량들이 지나다니는 소음이 들리고 그 소음을 따라 내려가니 이티재이다.
511번 지방도로가 지나는 이티재에 도착하니 이티재주유소가 있고 마당 한쪽 끝자락에는 구녀성이란 이정석이 서 있다.
주유소 좌측의 콘크리트 옹벽을 넘어 다시 부드러운 능선을 타고 진행하니 소나무들이 등로를 채우고 심신이 피로해져 가는 산객의 몸과 마음을 깨우고 있다.
잠시 지나온 등로가 보이는 등로를 지나 정상부로 오르니 우측에 넓은 공터 위에 묘2기가 있고 좌측으로 돌아 진행하니 구녀성의 유래가 적혀있는 안내판이 서 있고 그 옆에 사각정도 보인다.
구녀성 설명판을 지나니 돌탑 옆에 조그만 구녀성 정상석이 부끄러운듯 서 있다.
484미터의 구녀산은 청원군 내수읍과 미원면의 경계에 있는 산으로 가벼운 하이킹 정도로 산행을 마칠 수 있으며, 등산로 입구에는 약수목욕탕이 있어 약수를 함께 즐길 수 있다는 매력이 있다.
구녀산은 남한강의 발원지인 좌구산(675봉)에서 남서쪽으로 북일면 우산리 및 미원면 대신리의 경계를 이루는 지역으로 삼국시대 신라와 백제가 치열한 전투를 벌였던 구녀성이 자리하고 있으며, 구녀성은 정확한 축성기록은 없으나 신라시대 백제의 낭비성(지금의 상당산성 또는 삼년산성)과 대결하기 위하여 쌓은 것으로 전하고 있다.
특히 이곳은 민간신앙의 집산지로 출생과 무병을 기원하는 서낭지가 여러곳에 산재하고 있으며, 오랜기간 신성시 되던 곳으로 노송과 원시림이 천연상태로 보존되고 있다.
산의 내부는 성터로써 우물과 수원지의 흔적이 남아 놀이와 휴식에 적합한 공간을 형성하고 있으며, 서북쪽 미호평야와 청주의 상당산성을 바라볼 수 있는 좋은 전망을 가지고 있다.
구녀산에서 다시 부드러운 능선을 타고 내려갔다 오르니 457봉이고 이곳에서 등로는 우측으로 크게 꺽어 진행하며 안부를 통과하니 그곳에 작은 안내판이 서 있다.
좌측으로 초정리로 하산하는 갈림길이 있고 정맥은 직진하여 율리쪽으로 가야 한다.
마음속으로 잠시 초정리를 생각해 보지만 어짜피 생각은 생각으로 끝나고 만다.
425봉을 지나 한동안 진행하니 앞이 열리며 1번 지방도로가 지나는 분젓치에 도착해 그곳에 서 있는 팔각정에 오른다.
그곳에서 잠시 쉬며 준비한 간식으로 다시 허기를 달래며 흘린 땀방울을 말려 본다.
주위에 많은 여행객들이 찾아 사진을 찍으로 바짝 다가온 봄을 즐기기 바쁘다.
그곳 팔각정에서 바라 본 북쪽의 삼기 저수지가 아름답다.
저 삼기 저수지 우측 도로를 타고 평야를 가로질러 좌측 능선을 넘으면 그곳에 초정리 온천이 있을 것이다.
산행 후 잠시 들려 몸과 마음을 달래보는 시간이 있기를 간절히 바래보는 시간이기도 하다.
이제 분젓치를 지나 가파른 된비알 타고 오르니 땀방울이 다시 온 몸을 적시고 있다.
쉬엄 쉬엄 오르니 저 앞으로 올라야 할 536봉이 보인다.
이제 430봉을 올라 많이도 진행했다는 생각이다.
다시 내리막 등로를 타고 진행하니 기계음이 요란한 방고개이다.
그곳에 좌구산 자연휴양림을 조성한다며 산을 깍아 낸 처참한 모습이 마음을 아프게 만든다.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 하지만 공사 후 원상복귀 시켰으면 하는 바램이다.
휴양림이 조성되면 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방문하여 자연을 파괴시킬지 걱정되는 시간이기도 하다.
잠시 방고개에 서 있는 이정표를 찍어 본다.
약간의 흙먼지가 날리고 듣기 싫은 기계음이 공사를 강행하고 있는 그곳이 싫어 빠르게 나무 계단을 타고 마지막 최고봉인 좌구산을 향해 출발한다.
한동안 오르막 오르니 538봉에 도착하고 그곳에 서 있는 주차장 가는 갈림 이정표를 담아본다.
이제 조금만 더 힘을 내면 좌구산일 것이다.
자 힘을 내자 힘 ~~~
하지만 그리 호락호락 허락할 좌구산이 아니다.
다시 한번 더 주차장 가는 갈림 삼거리에 도착하고 그곳에도 거리 표시가 되어 있는 이정표를 담아 본다.
이제 진짜로 돌탑봉을 지나면 청원의 최고봉인 좌구산에 안착할 것이다.
마지막 좌구산 오르기 직전 돌탑봉이 서 있으나 좌측으로 우회하는 우회길 역시 뚜렷히 나 있다.
마음속으로는 나약함에 우회길을 걸어볼까 생각해 보지만 발길은 벌써 가파른 된비알 타고 돌탑봉으로 오른다.
10여미터쯤 되는 그 정상을 오르는 길이 왜 그리 멀게만 느껴지던지...
돌탑봉에서 내려와 안부를 지나니 잠시 민둥의 좌구산 정상이다.
좌구산은 미원면 대덕리와 증평군 증평읍 율리의 경계를 이루는 산으로 청원군에서 가장 높은 산이다.
계곡을 따라 이어진 숲길에는 사람이 다닌 자취는 거의 없고 멧돼지가 헤집은 흔적만이 곳곳에 있다.
잘 뻗은 낙엽송 군락을 비록하여 다양한 활엽수가 산행을 즐기게 한다.
풀숲에는 으아리 참취가 곳곳에 군락을 이루고 대표적인 독초로 꼽히는 천남성과 부자도 자주 눈에 띄이며, 이산은 한남금북정맥 종주 구간에 포함되어 있는 산이다.
정상부에서 잠시 뒤돌아 보니 지나온 방고개 지나 저 멀리 536봉과 정맥 마루금이 아스라히 펼쳐져 있다.
서산으로 지는 햇살을 받아 연무가 낀듯 희미하지만 그래도 산객이 두발로 직접 걸었던 등로이다 보니 앞으로 많은 추억이 되리란 생각이다.
좌구산 정상을 지나 능선을 걸으며 바라 본 좌측에 그리 높지 않은 산줄기가 지나고 유독 뾰족봉 두개가 눈에 들어 온다.
그 산 이름을 찾아 보지만 쉽지 않다.
다만 청안쪽 산으로 이곳 주민들에게는 꽤나 알려져 있음직한 그런 산으로 남겨 진다.
완만한 588봉을 지나 바라 본 좌구산으로 연결된 능선이 멋지다.
이제 추위와의 싸움은 끝이나고 봄을 기다렸다 더위와의 전쟁이 시작되는 시점이다.
지나온 등로를 보면 참으로 대단하고 대견하다는 생각 뿐이다.
612봉 지나 마지막 새작골산 삼거리 이정표에 도착한다.
이곳에서 알고 있는 미원 택시에 전화해 픽업을 부탁하고 마지막 나즈막한 봉우리를 향해 출발한다.
늘 저녁 늦게 어둠이 깔리면 끝이 났던 산행에 비해 해가 중천에 떠 있는 시간에 끝이 나니 어색하다.
마지막 질마재에 도착해 택시의 도착을 확인하고 배낭 정리를 한다.
기다려 주는 택시 아저씨의 여유로움과 재촉하지 않는 인심이 좋다.
그리고 지금까지 몇번 이용했던 이 택시와도 당분간 이별을 해야 할 것이다.
언젠가 다시 만나 수 있겠지만 기약없는 이별이니 더욱 아쉬움이 큰지도 모를 일이다.
592번 지방도로가 지나는 질마재, 이곳 사람들은 질마재고개 또는 청안고개로 부른단다.
질마재보다는 청안고개가 더 잘 통하는 고갯마루이다.
다음 구간은 저 최원용 공덕비 뒷쪽으로 들어 시작할 것이다.
기약없이 떠나지만 잊혀지기 전 다시 와 조우할 수 있기를 바라며 또 한구간 마무리 해 본다.
산행 후 초정리로 가 온천을 즐긴 후 늦게 올라 가리라 생각했지만 지금 출발하면 도로에 정체가 덜 할 것 같아 씻지도 못하고 곧바로 출발한다.
예상대로 막히지 않는 도로를 타고 생각보다 일찍 집에 도착해 아들 손잡고 오랫만에 목욕탕에 들려 등을 맞대 본다.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칠갑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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