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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맥산행(완료)/한남금북(완료)

한남금북정맥 제5구간 질마재에서 행치고개까지 산행후기

by 칠갑산 사랑 2010. 4.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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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지 : 충북 청원군과 증평군 그리고 괴산군과 음성군의 한남금북정맥 마루금 일대

산행날자 : 2010년 04월 24일 (토요일)

산행날씨 : 오전에 짙은 안개 후 점심 이후 맑고 더운 초여름 날씨

산행온도 : 영상 5도에서 영상 18도

산행인원 : 칠갑산 나 홀로

산행코스 : 질마재(592번 지방도로)-460봉-415.2봉-칠보치-450봉-칠보산(542봉)-595.5봉-

               농장 철조망-송치재-390봉-344.1봉-보광산관광농원-모래재(34번 지방도로)-

               수암낚시터-새로운 34번 지방도로 지하차도-보광사 갈림길-보광사-보광사 갈림길-

               봉학사지5층석탑-보광산 갈림길-보광산(539봉)-395.4봉-고리타고개-370봉-

               377.9봉-445봉-보천고개(515번 지방도로)-느티나무 보호수-오대산 갈림 삼거리-

               378.5봉-가정자 시멘트 임도-절개지-행치고개(36번 지방도로)-지하차도-

               행치재휴게소-산행종료

산행거리 : 약 21.00 Km

산행시간 : 조금은 빡쎄게 그러나 때로는 사진 찍으며 여유있게 08시간 00분 (06시 00분 부터 14시 00분까지)

 

 

죽마고우와의 저녁시간을 위해 예정 산행을 마무리하지 못한 아쉬운 구간

 

 

이제 한남금북정맥도 오늘이 지나면 이제 두구간만 남기게 된다.

오늘 저녁 친구들과의 모임이 있어 완주는 또 다른 주말이나 휴일에 이루워질 것이다.

원래 오늘 산행 계획은 돌고개까지이지만 아마도 오늘 산행의 마무리는 행치고개가 될 듯 하다.

몇년전 미국으로 이민간 친구가 몇일간 한국에 돌아 와 머물기 때문에 죽마고우들을 만나 그 동안 못다한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또 하룻밤이 어떻게 지났는지도 모르게 지나 갈 것이다.

 

이른 새벽 4시에 조용히 일어나 어젯밤 준비한 배낭을 둘러메고 나오니 옆지기가 걱정스런 모습으로 배웅한다.

오늘도 새벽에 일어 나기에 동네 김밥집에 들려 두줄을 사 배낭에 넣고 안개 자욱한 도로를 타고 증평을 지나 질마재에 도착하니 낮 길이가 길어졌음을 알리려는듯 아침 6시도 못된 시간에 벌써 주위 사물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간단히 산행 준비 후 밖으노 나오니 생각보다 춥지 않은 기온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어 본다.

어젯밤 강원도 고지대엔 때늦은 봄눈이 내려 쌓였다는 뉴스에 긴장도 했지만 이곳 중부지방의 나즈막한 지역엔 눈보다는 짙은 안개가 더욱 신경 쓰이는 날씨이다.

다만 조금 진행하다 만난 철늦은 상고대가 막 피어나려는 봄소식을 늦추고 묘지 위에 피어난 할미꽃을 더욱 고개 떨구게 만들고 있다.

  

증평과 괴산을 이어주는 청암면 592번 지방도로가 지나는 질마재엔 아침부터 짙은 안개가 덮혀 100여미 앞이 잘 보이지 않는 시계이다.

고갯마루 지나 약간의 공터가 있는 곳에 애마를 주차 시킨 후 산행 준비하여 최원용 공적비 뒤로 돌아 들어가니 공사중인 산자락이 깍여 우측으로 우회하여 정상적인 능선으로 오른다.

 

잘 간벌된 등로를 타고 안개의 춤사위를 감상하며 진행하니 등로 주위에 막 피어난 진달래가 봄소식을 전한다.

여수 영취산에서의 진달래 산행을 한지가 벌써 2주전인데 이곳 중부지방엔 이제 막 진달래 꽃망울이 터지고 있다.

다만 이 진달래 꽃망울들이 지난밤 내려갔던 영하의 기온을 잘 이겨내 더욱 아름다운 빛깔로 남아 주길 바라는 시간이다.

 

한동안 짙은 안개속에 그래도 붉게 피어 있는 진달래꽃을 친구 삼아 오르니 금새 410봉 지나 460봉으로 오른다.

걸어가는 앞으로 수묵화가 열려있고 잠시 후 우측으로 잡목이 사라지며 문당리쪽 마을에 동야화 한폭이 그림처럼 펼쳐져 있다.

아무리 바빠도 그냥 지나칠 수 없어 사진으로 담은 후 천천히 진행한다.

 

그냥 좋은 조망과 멋진 풍경이 아니더라도 자연만이 빗어낼 수 있는 이런 고즈넉한 등로 역시 이 산객이 좋아하는 길이다.

촉촉히 젖어있는 낙엽 위에 살짝 내려 앉은 이슬방울이 영롱져 흐르는 등로와 그 옆에 수줍은듯 살짝 얼굴 내밀고 있는 진달래가 화사하고 아름다운 풍경보다 더 아름답게 느껴지는 아침이기에 홀로가는 그 길이 외롭지만은 않다.

 

이제 좌측 산자락 아래 보안사가 자리한 415.2봉 지나 작은 물구덩이가 있는 칠보치라 생각되는 안부를 지나니 약간은 가파른 된비알이 나타나고 그곳 정상인 405.6봉에 도착하니 넓은 나무판자에 이 등로를 걸어간 선답자들의 낙서판이 나뒹굴고 있다.

그곳을 지나니 금새 붉게 피어난 진달래 꽃과 나뭇가지에 상고대가 피어나 봄을 시샘하고 있다.

4월 하순에 진달래꽃 위에 만들어진 자연의 신비 상고대를 바라보는 마음이 저 진달래꽃과 같다고나 할련지...

 

다시 완만한 등로를 타고 안개속에 산토끼도 만나고 고라니도 만나며 쟁끼와도 잠시 친구하는 사이 객골쪽으로 연결된 비포장 산판도로를 만나 진도를 확인해 보지만 나타나지 않는 임도이다.

다시 그곳을 가로질러 능선으로 올라 넓은 공터인 450봉에 올라 한숨 돌리고 내려가니 등로 우측으로 안개를 머금은 멋진 낙엽송 지대가 나타나고 그곳에서 잠시 쉬어간다.

 

이제 칠보산 오름길이 조금은 가파라지고 그 된비알 타고 오르는 등줄기엔 땀방울이 흘러 내린다.

그래도 그 어려운 등로 옆에 피어난 진달래가 마중하기에 조금은 고통을 참을 수 있는가 보다.

이 아름다운 꽃망울을 터트리기 위해 모진 겨울을 이겨낸 한송이 한송이가 모두 걸작품으로 다가온다.

 

한걸음 두걸음 옮기는 발자국에 힘이 실리고 오르지 못할 것 같았던 정상도 금새 발 아래 놓인다.

이 칠보산은 정상정맥에서 10여미터 우측으로 벗어나 있지만 그냥 지나칠 수 없기에 흔적 한장 남긴다.

지난 번 다녀온 보배산과 칠보산과는 분명 다른 산인데 이름도 정상석의 모습도 그곳 칠보산과 유사한 느낌에 놀라움이 일어난다.

이곳도 다른 괴산의 칠보산과 같은 의미의 이름으로 지어졌는지 궁금하다.

 

정상에서 내려와 삼거리 갈림길에서 쪽지봉이란 종이 쪽지위에 표시된 화살표 방향을 타고 내려간다.

지도를 확인해 보니 무명봉인 595.5봉을 혹시 쪽지봉이라 명하지 않았는지 궁금한 시간이다.

다시 진달래와 간간히 보이는 노란 생강꽃을 친구삼아 내려가니 등로를 뒤덮은 잡목 가지가 터널을 만들어 놓은 이색적인 등로와 만나 2년전 한북정맥에서 만났던 잡목터널을 떠 올려 본다.

 

이제 조금씩 엷어지는 안개속 등로를 타고 진행하니 우측 저 멀리 안개속에 묻혀 고요한 장암리 마을이 눈에 들어온다.

나즈막한 산이지만 이렇게 운해가 드리워진 풍경을 만날 수 있는 행운에 홀로 미소를 머금어 본다.

시간을 보니 정상적인 시간에 정상적인 거리를 진행했다는 생각이기에 서두를 것 없이 행치고개까지의 산행을 그려 본다.

 

삼각점도 없고 이정표도 없는 오늘 산행 중 최고 높이의 595.5봉을 지나 진행하니 우측으로 철조망이 나타나고 자세히 살펴보니 목장이 펼쳐져 있다.

내황상과 이곳 정맥 능선상에 존재하는 이름모를 목장에서 풍기는 시골 냄새가 산객의 어린시절을 추억하게 만들지만 요새 농민들을 힘들게 하는 AI 즉 조류인플렌자를 생각하며 안타까운 마음도 함께 한다.

 

길게 이어진 또 다른 목장 철조망을 타고 송치재로 향한다.

철조망을 따라 난 등로에도 어김없이 예쁜 진달래가 피어있고 그 철조망 끝자락에 송치재 안부가 있다.

그곳에서 거꾸로 올라오는 삼백의 고장 상주에서 왔다는 세명의 종주대를 만나 한동안 많은 이야기를 나눈 후 헤어진다.

한분이 네이버에서 청암이란 닉으로 블로그를 운영하신다는 소식에 한번 찾아 볼 예정이다.

 

상주의 산객들과 헤어져 별 특징없는 나즈막한 능선을 타고 390봉을 넘자 344.1봉 삼각점이 나타나고 이곳에서부터 사람들의 시끄러운 소음과 무슨 작업을 하는지 요란한 기계음이 동시다발로 들리기 시작한다.

한동안 진행하니 우측에 거대한 LG 송전탑이 보이고 다시 조금 더 임도같은 넓은 도로를 타고 진행하니 넓은 운동장에서 많은 사람들이 모여 야구를 즐기고 있다.

지도를 확인해 보니 이곳이 보광산관광농원으로 문을 개방해 그 농원 한가운데를 지나 정문으로 손쉽게 진행할 수 있었다.

  

보광산관광농원 정문으로 나오니 구 34번 지방도로가 나타나고 그곳 한쪽에 거대한 보광산수련원간판과 모래재의병격전추모비석이 서 있다.

1908년 일본군 우편물 호송대를 습격한 이곳 의병장 한봉수와 의병 9명을 기리기 위해 1984년 세운 추모비라는 글에서 다시 한번 나라 잃은 서러움을 느껴본다.

 

구34번 지방도로에서 몇장의 사진을 담은 후 도로를 가로질러 야간 좌측 위에 서 있는 수암낚시터 입간판 화살표 방향으로 나 있는 임도를 타고 들어가니 그곳에 넓지 않은 낚시터가 있고 몇명의 강태공들이 낚시대를 드리우고 있다.

그 수암낚시터를 우측에 두고 좌측으로 돌아 진행하여 저 지하차도ㄹㄹ 새로 생긴 34번 지방도로를 건너면 다시 가운데 임도를 타고 올라 좌측 보광산 산행안내판 지나 묘지들이 즐비한 능선 좌측으로 보광산으로 오르게 된다.

 

수암 낚시터를 돌아 새로 생긴 34번 지방도로를 건너기 위해 지하차도를 지난다.

지하차도를 지나니 곧바로 좌측으로 임도가 이어지고 그곳을 타고 오르니 새로 난 34번 4차선 도로가 빤히 내려다 보이고 우측으로 꺽인 임도를 타고 잠시 진행하니 그곳에 보광산 등산 안내도가 서 있다.

그곳에서 묘지쪽으로 올라 제법 넓은 임도같은 등로를 타고 진달래꽃의 환영을 받으며 한동안 진행한다.

능선을 진행하니 다시 보광사 입구 임도와 만나고 좌측은 차도 우측은 임도로 표시되어 있어 우측 임도를 타고 진행한다.

 

한시간 가까이 오르니 좌측으로 보광사가는 이정표가 서 있고 1분이란 글에 그곳을 들려 보기로 한다.

시원한 석간수로 목을 축인 후 천천히 보광사를 둘러 본다.

보광사는 없어진 봉학사의 후신으로 그 명성을 간직해 오고 있으며, 봉학사지 석조여래상을 대웅전에 주존불로 모시고 있다.

이 부처님에 대해 전해져오는 전설은 백 년의 세월을 건너뛰며 이어져 있어 신비가 더 하다. 

다시 보광사에서 내려와 정맥등로를 찾아 능선으로 오르며 계속 이어가기를 해 본다.

 

다시 나즈막한 능선을 타고 오르니 좌측으로 봉학사지5층석탑이 서 있다.

그냥 지나칠 수 없어 잠시 들려 사진으로 담은 후 봉학사지에 대한 공부를 해 본다.

1976년 충청북도유형문화재 제29호로 지정된 봉학사지5층석탑은 고려시대 초기에 건립된 것으로 추정되는 오층석탑으로 괴산 보광사 뒤쪽의 봉학사지에 위치한다.

일제강점기 때 해체되어 흩어진 것을 1967년 이곳 주민이 임시로 복원하였다가 1983년 괴산군에서 탑터를 정식으로 발굴하여 현재의 위치에 복원하였다.

당시 탑 속에서 발견된 소형 청동불상에서 ‘봉학산 봉학사’라는 글귀가 있는 시주문이 나와 봉학사지 오층석탑으로 불리게 되었다.
봉학사지에서는 석탑 이외에 조선시대의 것으로 추정되는 석조여래좌상(충북유형문화재 30)이 발견된 것으로 미루어 봉학사가 석탑이 조성된 고려시대 초기나 그 이전인 신라시대에 창건되어 불상이 제작된 조선시대까지 이곳에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봉학사지5층석탑을 둘러본 후 정상 정맥등로로 나와 진행하니 금새 보광산 갈림 삼거리가 나타나고 정맥등로는 우측으로 꺽여 진행되나 보광산 정상을 그냥 지나칠 수 없어 들려 본다.

보광산은 산세가 빼어나거나 경치가 좋고 기이한 바위가 있는 그런 산이 아닌 그저 나즈막한 육산에 불과하다.

그러나 정상의 봉학사지에 얽힌 전설이 현실에서의 인간 욕심이 무상하다는 것을 일깨워 주는 곳으로 유명하다.
원래 이름은 봉학산이었다가 조선 중기부터 보광산이라고 부르는데 정상에는 봉학사 터가 있다.

사찰 건물은 남아 있지 않으나 괴산봉학사지오층석탑(충북유형문화재 29)이 전해진다.

보광사는 없어진 봉학사의 후신으로 그 명성을 간직하여 오고 있으며 봉학사지 석조여래상을 대웅전에 주존불로 모시고 있다.

 

                              

잠시 정상에서 좌측 5분 거리에 있는 전망대에 들려보고 싶었지만 아직 안개가 걷히지 않아 포기하고 다시 정맥길로 복귀해 진행한다.

이제부터는 진달래꽃만 뺀다면 가을 낙엽 산행을 연상시킬만큼 깊숙히 깔린 낙엽속을 거닐어 본다.

꾸미지 않은 이런 등로가 좋아 다시 자주 찾게되는 정맥길이다.

 

한동안 낙엽속 부드러운 등로를 따라 진행하니 백마산과 소암 갈림 이정표를 만난다.

오늘 저녁 약속만 없어도 백마산 정상을 밟고 싶은 마음 간절하지만 절고개까지도 가지 못하는 제한된 시간이기에 포기하고 진행해 395.4봉 정상 삼각점에 도착한다.

준.희님이 달아 놓은 정상 이정표가 산객의 진행에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395.4봉에서 내려오니 시멘트 산판도로가 이 봉우리를 감싸며 300도 이상 돌아가고 그 시멘트 임도 위에 MTB를 끌고 올라와 쉬고 있는 사람이 보인다.

잠시 이야기 나누다 보니 정맥에 관심이 많은 사람으로 한북정맥을 졸업하고 한남금북을 뛰는 중이란다.

그러고 보니 이곳이 지도상 고리티고개인 곳이다.

안전 산행을 빌어주고 헤어져 그저그런 등로를 타고 진행하니 진짜 백마산 갈림 삼거리에 도착한다.

 

다시 특징없는 등로를 진달래꽃 구경하며 진행하여 표식없는 내동고개를 지나 395봉 넘으니 금새 377.9봉에 도착한다.

깨진 삼각점과 백곰님이 붙여놓은 지저분해진 이정표가 위치를 알려준다.

많은 사람들의 노고로 인해 후답자들은 이렇게 편안한 산행이 가능해진 것에 감사하는 시간이기도 하다.

 

이제 좌측 잡목 사이로 생봉저수지를 바라보며 445봉 넘어 지루한 등로를 따라 진행하니 우측으로 갑자기 시야가 터지면서 옥현리 마을이 눈에 들어온다.

청보리밭 지나 논에는 물을 가둬 농사철이 시작됨을 알리고 515번 지방도로가에는 하얀 벗꽃이 한창 피어나고 있다.

  

잠시 더 내려가니 임도따라 차량 소통이 뜸한 515번 지방도로와 만난다.

그 도로 건너 마을 입구에는 오래된 보호수인 느티나무 한그루가 서 있더 전형적인 시골 풍경을 보여주고 있다.

좌측 음성에서 우측 괴산으로 연결되는 지방도로인 곳이다.

 

보호수 좌측 밭뚝을 타고 오르니 금새 능선으로 이어지고 등로 주변에 피어난 야생화를 담으니 금새 다시 우측 뒷편으로 조망이 열리고 옥현리와 길선리 마을이 그림처럼 펼쳐져 있다.

잠시 쉬면서 그 마을 저 멀리 소수면 도시 빌딩들을 조망한 후 다시 가던 등로를 따라 진행한다.

 

이제 우측으로 오대산가는 삼거리 갈림길에 도착하니 지천에 진달래꽃이 만발해 있다.

그토록 따라 다니던 안개가 말끔히 사라지고 초여름 더위에 조금씩 지쳐가는 몸이 되어 간다.

우측으로 구안리를 조망하며 오대산 자락을 찾아보지만 잡목과 능선으로 쉽게 찾지 못한다.

그래도 계속 이어가니 378.5봉 삼각점에 도착한다.

 

이곳에서부터 민둥산 같은 능선을 타고 햇살을 받으며 진행하니 좌측 저 멀리 아쉬움을 남기고 지나온 백마산이 희미한 모습으로 자꾸만 옷자락을 붙잡는다.

언젠가 한번은 꼭 오르고 싶은 산으로 남겨두는 시간이다.

 

다시 그 백마산 좌측으로 오늘 진행한 395봉과 백마산 갈림길을 바라보고 그 아래 자리잡은 마을과 공장도 담아 본다.

우측 아래 쪽빛 물결을 하고 있는 생봉저수지가 눈길을 잡는다.

우측 저 멀리 희미한 백마산이 자꾸만 머릿속을 채우고 있다.

 

한동안 진달래와 이름모를 야생화를 치누삼아 진행하니 시멘트 임도가 나타나고 밭들이 보인다.

조금씩 인삼밭도 보이기 시작하고 이제부터는 능선뿐만이 아니라 인간 세상과 공존하는 그런 모습으로의 정맥길과 조우하는 것이다.

이 등로를 타고 가다보면 정맥 등로는 사라진지 오래고 우리가 살아가는 치열한 전쟁터로 변한 모습에서 눈물을 흘릴 수도 있으리라.

 

시멘트 임도를 지나 인삼밭 가장자리를 타고 들어가니 금새 멋진 잣나무들이 도열해 있는 능선으로 들어가고 그 능선을 넘어가자 가시덤불로 어지러운 등로도 만난다.

아마도 여름날 오르게 되면 고생꽤나 할 것 같은 등로를 지나니 다시 시멘트 임도와 만나는 가정자이고 이곳에서 우측으로 진행하면 금새 삼거리가 나타난다.

이곳에서 좌측 시멘트 임도를 타고 진행하면 좌측 능선상에 거대 건물 두동이 나타난 후 위 사진과 같이 삼거리가 나타나는데 전봇대 있는 비포장 임도를 타고 묘지쪽으로 올라가면 정상 등로이다.

 

가정자 지나 능선에 오르니 지나온 등로가 한눈에 들어오고 벌목된 벌목지대도 시원하게 들어 온다.

저 멀리 우측으로 백마산 갈림길쪽 봉우리인 379.2봉이 보이고 사진 가운데가 보천고개이며 좌측 능선이 가정자에서 올라온 지나온 등로이다.

논에는 많은 물들을 가둬 곧 농사철이 시작됨을 알려주고 있다.

 

다시 좌측으로는 보천쪽 마을이 시원하게 펼쳐져 있다.

넓지는 않지만 평야도 보이고 그 평야를 둘러싼 능선들도 보인다.

전형적인 마을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다시 나즈막한 봉우리를 넘자 이제 오늘 산행의 종착지인 행치고개가 발아래 펼쳐져 있다.

반기문 UN 사무총장 생가도 보이고 바로 절개지 아래로는 석재 공장도 보이며 저 멀리 상당리를 둘러싼 큰산도 높게만 보이고 있다.

오늘 저녁 약속만 없어도 저 큰산 넘어 삼실고개나 돌고개까지 가야하는데 이곳에서 산행을 마무리해야 하는 것이 아쉽지만 저녁 시간을 위해 어쩔 수 없다.

 

행치고개로 내려서니 시멘트 포장도로 건너편에 거대 KT 송신탑이 서 있고 우측으로 돌아 진행하니 도로 우측으로 다시 석재공장이 보이고 방금 전 내려온 절개지가 높아 보인다.

36번 지방도로와 만나 사진 몇장 남기고 우측에 보이는 지하차도를 건너 반기문 UN 사무총장 생가를 들려볼까 하다 콜한 택시가 금새 도착한다는 전화에 문을 닫은 행치재휴게소 앞에서 배낭 정리하며 쉬어 본다.

 

행치재휴게소는 내부 수리를 위해 당분간 휴업한다는 플랭카드가 걸려 있어 시원한 음료수 한잔 마시려던 산객에 아쉬움이 남는다.

행치재휴게소 앞에서 36번 지방도로 건너편 달성석재 앞에 세운 거대 빗돌이 눈길을 잡는다.

UN 사무총장, 세계를 대표하는 사람이 태어난 곳이니 자랑할만 한 주민들이라 생각되기에 부러우면서도 웃음으로 지내본다.

 

햇살이 머리 위에 남아 있는 오후 2시, 이렇게 일찍 산행을 마치는 것도 오랫만이기에 조금은 낮설게 다가오지만 오늘 저녁 죽마고우들과의 아름다운 만남과 시간을 위해 산행을 접는다.

이제 한남금북 정맥도 두구간만 남겨 놓고 있다. 

가능하면 빠른 시일내 완주하는 기쁨을 맛본 후 한남정맥으로 발길을 돌려보고 싶다.

또한 홀로 가는 기회라도 낙남정맥을 동시에 올라 함께 졸업 할 수 있기를 희망하면 콧노래를 부르며 서울로 귀경한다.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칠갑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