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지 : 충북 보은군과 청원군의 한남금북정맥 마루금 일대
산행날자 : 2010년 02월 28일 (일요일)
산행날씨 : 오전에 짙은 안개 후 오후부터 흐린 박무낀 날씨
산행온도 : 영하 4도에서 영상 10도
산행인원 : 칠갑산 나 홀로
산행코스 : 대안리고개-370봉-490봉-440봉-쌍암재-355봉-새터고개-500봉-525봉-593봉-602.1봉-545봉-살티재-475봉-567봉-헬기장-국사봉(586.7봉)-521봉-393봉-추정재-395봉-480봉-산정말고개-무명봉(480봉)-480봉-임도-525봉-선두산-372봉-안건이고개-441봉-525봉-선도산(547봉)-500봉-442봉-현암삼거리-산행종료
산행거리 : 약 23.40 Km
산행시간 : 조금은 빡쎄게 그러나 때로는 사진 찍으며 여유있게 09시간 40분 (07시 00분 부터 16시 40분까지)
맥 잇기 산행에서 얻은 것들
한남금북정맥은 백두대간 마루금의 속리산 천왕봉(1508봉)에서 북서쪽으로 뻗어 충북의 북부 내륙을 동서로 가르면서 이어지다가 경기도 안성의 칠장산에서 그 맥을 다하고 다시 한남정맥과 금북정맥을 분기시키는 정맥으로서 이 산줄기에 속한 산들로서는 속리산 천왕봉에서 말티고개, 구봉산, 국사봉, 선두산, 선도산, 상당산성, 좌구산, 칠보산, 보광산, 보현산, 소속리산, 마이산, 황색골산, 걸미고개를 지나 칠장산 3정맥 분기점까지를 말한다.
3년전 홀로 진행하다 중단한 정맥 잇기를 속리산 천왕봉에서 칠장산으로 내려오며 홀로 걸어 볼 생각으로 나침판과 지도 한장 달랑 들고 무리하지 않지만 그래도 조금은 빡빡하게 진행해 볼 계획이다.
어제 하루 종일 너무나 신나게 롤러코스트를 탔는지 아니면 너무 심하게 타서 고통스러웠는지 자신도 모르게 소맥 몇잔에 일찍 잠자리에 들어 중간에 한번 일어나 타는 목 달래고 다시 누워 새벽 5시 정각에 일어난다.
지난 밤 내리던 겨울비가 걱정이 되어 밖을 내다보니 비는 그쳤지만 자욱한 안개가 드리워져 등로나 잘 찾을 수 있을지 걱정이다.
그래도 짐 챙겨 나와 어젯밤 저녁을 먹은 해장국집에 들려 도시락을 부탁하고 올갱이 국밥으로 아침을 해결하니 주인장이 걱정스런 표정이다.
어둠과 짙은 안개로 한치 앞을 분간하기 힘든 조건에서 일단 대안리고개로 향한다.
지나다니는 차량 하나 없기에 천천히 아주 여유롭게 안전 운전을 해 도착한 대안리고개엔 짙은 안개속에 그저 어둠만이 홀로 찾은 산객을 맞이해 주고 있다.
새벽 6시 30여분, 애마를 대안리 들어가는 입구 한쪽에 잘 주차시키고 잠시 산행 준비 후 기다려 보지만 어둠이 쉽게 물러 갈 것 같지 않다.
오늘도 꽤 긴 산행거리와 어제와 비슷한 산행코스로 인해 걱정이 되지만 무작정 어둠과 안개속에 한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어려운 산행 조건에 나설 수도 없는 상황이다.
간신히 차량 불빛능 이용해 산행 들머리 한장 남기고 아침 7시를 넘겨 안개속에 등로가 보이기 시작하는 시간에 오늘도 긴 장도에 올라 본다.
370봉을 올랐지만 특이한 것이 없어 다시 가던 길 진행하니 작은 안부가 나타나고 촉촉히 젖은 낙엽위에 안개가 피어오르며 멋진 분위기를 연출한다.
꼭 가을날 낙엽 산행을 연상시키는 그런 산행 등로이다.
그러다 갑자기 가파른 된비알이 나타나고 490봉 정상부근에 오르니 땀방울과 안개가 온몸을 적시고 정상부에는 암봉과 암벽이 탁하니 버티고 있다.
490봉 정상에서 좌로 크게 틀어 날등 등로를 타고 진행하니 보이는 것이라고는 낙엽진 앙상한 나무들과 등로를 가득 메운 낙엽 그리고 안개의 춤사위가 전부이다.
보이는 것도 없이 그저 낙엽을 밟으며 진행하니 나무 한켠에 어제 시루산 오름길에 봤던 제단과 유사한 돌무덤이 보이고 이곳 역시 안녕을 기원하는 제단을 쌓기 위해 누군가 남겨 놓은 돌은 아닐지 바라본다.
그렇게 안개속에 보이는 것 없이 나즈막한 봉우리 몇개를 오르락 내리락 진행하니 440봉 정상 바로 직전에 금적지맥분기점 이정표가 보이고 정맥 등로는 우측으로 크게 꺽여 내리막으로 연결되어 있다.
정맥이나 지맥 산행을 하면서 자주 봤던 준.희님의 수고에 감사 드리며 내려가니 많은 띠지들이 나풀거리고 잠시 들여다 보니 블로그나 산행을 하면서 만났던 반가운 닉들이 참으로 많이도 보인다.
모두 한번쯤 만나 산이야기를 나눠 봤으면 하는 욕심이 생기는 시간이다.
한동안 가파른 내리막 등로를 타고 진행하니 검은 천으로 만든 펜스가 보이고 그 펜스 한가운데에 많은 띠지들이 나풀거리며 문을 열어 주고 있다.
넓은 공터로 내려서서 뒤돌아 보니 그 모습조차 아름답게 보여 다시 한번 더 담아 본 후 넓은 개활지 좌측을 타고 내려가 57번 지방도로에 안착하지만 그 등로가 잘못 되였음을 금새 알아 차린다.
정상 등로는 그 검정 펜스가 있는 띠지들이 나풀거리는 곳을 내려와 곧바로 우측으로 돌아 개활지 가장자리를 타고 진행하면 2 ~ 3분 거리에 시멭느 포장도로와 만나고 그 도로를 타고 진행하면 정상적인 쌍암재로 내려 설 수 있는 구조이다.
오늘은 안개로 인해 잠시 길을 잃고 잘못된 등로를 타고 쌍암재로 내려왔으나 금새 정상등로를 찾았기에 다행이다.
해발 290미터의 쌍암재, 보은의 법주리 및 대안리와 쌍암리를 연결해 주는 571번 지방도로 위 고개로서 단어를 보면 바위가 연상되지만 어디에 있는지 알길이 없어 안개속에 두리번 거리다 다시 갈길로 진행한다.
언젠가는 자료를 찾아 보충해 둘 수 있기를 바라며...
안개 자욱한 아침이라 그런지 지나다니는 차량 한대 구경하지 못하고 표면이 살짝 얼어 미끌거리는 도로 위를 조심해 쌍암재 이정표를 담은 후 쌍암리 방향으로 조금 내려오니 차량 통행주의지역 안내판이 서 있는 바로 뒷쪽으로 정맥 등로가 열려 있다.
그곳을 통해 쌍암재를 출발한다.
쌍암재를 올라서자 마자 잡목들과 가시덤불이 무성했던 지역이 나타나고 그 한가운데로 나 있는 좁은 등로를 타고 조심하며 진행하니 커다란 푸른 식수통인지 무엇에 쓰여지는지 알 수 없는 통이 보인다.
한겨울 산행에도 이렇게 조심하며 진행해야 하는 구간이다 보니 한여름이나 가을쯤 이곳을 지나는 후답자들에게는 고통이 꽤나 심할 것 같다는 생각이다.
그 잡목과 가시넝쿨 지대를 벗어나니 잘 정돈된 소나무와 낙엽송 군락지를 지나고 그곳에서 청솔모 두어마리와 인사를 나눈다.
짧은 능선 등로를 타고 진행하니 시멘트 임도와 만나고 좌측으로 틀어 5미터여를 진행하니 우측 능선으로 다시 가시덤불 속으로 정맥길이 나 있다.
아마도 이곳이 새터고개가 아닐까 생각되어 지는 고개이다.
몇기의 묘지를 지나 오르니 콘크리트 벽돌로 쌓아 올린 참호 비슷한 둥근 초소가 보이고 조금 더 오르니 좌측으로 가족 묘지인지 잘 정돈된 몇기의 묘지들이 줄지어 서 있는 지대가 나타난다
이곳에서 부터 등로는 넓은 임도 비슷한 넓이로 변해 산행하기에 편안하게 만들어 주고 그 가족 묘지 뒤로 돌아 오르니 나무 옆에 토지지신이란 이정석이 눈길을 사로 잡는다.
그 넓은 임도를 타고 잠시 더 진행하며 작은 능선을 넘자 다시 시멘트 도로가 나타나고 그 시멘트 도로를 우측으로 타고 진행하니 삼거리가 나타난다.
이곳에서 다시 좌측으로 틀어 조금 진행하니 우측 능선쪽으로 정맥길이 나 있다.
정맥길로 들어 서 뒤돌아 보니 그곳에 몇채의 황토 가옥들이 최근에 지어진듯 반듯하고 깨끗한 모습으로 서 있다.
이제 능선으로 들어 아직도 보이는 것이 없기에 그저 낙엽속을 걸어 갈 뿐이다.
가끔 바람이 불며 능선 위의 안개를 치웠다가 금새 그 안개가 밀려와 다시 온몸을 감싸 안은채 세상을 보여주지 않고 있다.
500봉을 힘겹게 올랐다 나즈막한 안부로 내려서는 등로가 참으로 예쁜 낙엽으로 치장되어 있어 사진으로 담아 본다.
다시 눈 앞에 나타난 봉우리를 향해 오름짓을 해 올라서니 백두대간 단군지맥 정상석이 서 있다.
사진 한장 남기고 자세히 살펴보니 단군지맥은 직진하듯 좌측으로 약간 꺽여 진행하고 정맥길은 우측으로 크게 꺽어 내려가야 되는 갈림길이다.
무심코 진행하면 알바하기 쉬운 갈림길로 인식된다.
514봉 지나 안부로 내렸다가 다시 경사를 높여 593봉 오름길에 두나무가 싸우며 치열하게 삶을 구하는 현장이 있어 담아 본다.
아직 뚜렷한 승자도 패자도 없으니 공존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냉정한 삶의 세계에서 특히 자연속의 삶에서는 약한자가 늘 패배자가 되는 것이니 하나가 죽어야만 그 싸움이 끝이 날 것이다.
이곳이 593봉이라 생각되는 곳이다.
주위 조망이 안되니 그저 갖고 있는 지도와 나침판만을 가지고 추측해 보지만 확실히 알 수는 없다.
이곳에서 허기가 지기 시작해 준비한 간식과 과일로 허기를 달래며 잠시 쉬어 간다.
특이한 것이 없는 602.1봉을 지나 평이한 능선을 타고 진행하니 가끔 길지는 않지만 바위 너덜로 이뤄진 등로가 나타난다.
사진에 담고 천천히 진행하니 앞에 어느 산객 한분이 올라오고 만나 이야기 나누다 보니 동네 어르신이 산책 나오셨다는 이야기이다.
하지만 이곳 자형과 살티재를 물어 봐도 그 부르는 지명이름과 실제 지도상 이름이 달라 잘 알지 못하는 현실이 아쉽기만 하다.
다시 한동안 진행하다 545봉 지나 내리막 등로를 타고 진행하니 앞에서 다시 멋진 배낭을 짊어진 산객 한분이 어렵게 올라오고 계신다.
보니 그분도 정맥산행을 하는 것 같아 몇마디 이야기 나누니 의정부에서 내려오셨다는 이야기이다.
닉을 알려주지 않으시기에 내닉을 알려 드렸더니 벌써 블로그에 들어 와 글까지 남겨주신 멋진 산객이시다.
늦게 밤 10시 산행을 마쳤다니 그 고통이 심했으리란 생각이다.
부디 건강하게 늘 안전 산행 하시길 빌어 드리며 다시 제 갈길로 향한다.
금새 화전리와 추정리를 이어주던 살티재에 도착해 돌탑을 담은 후 국사봉을 향한 오름길로 접어 든다.
잠시 475봉을 지나 오르니 521봉 가는 길에 작은 암봉들이 보이고 그 모습이 아름다워 사진 한장 남겨 본다.
늘 낙엽과 흙산으로만 생각되던 등로에 이런 멋진 바위들이 산개해 있으니 또 다른 색다른 맛이 풍긴다.
많은 멋진 바위 틈에 있었다면 눈길 한번 사로잡지 못했을 바위들도 희귀성이 있어 그런지 자주 산행기에 등장 할 것 같다는 느낌이다.
다시 완만한 등로를 타고 헬기장을 찾아 열심히 진행하지만 보이지 않는 헬기장으로 인해 마음만 급하다.
567봉을 넘을 때까지도 헬기장이 보이지 안하 나도 모르게 지나쳤다고 생각하는 순간 저 멀리 봉우리에 넓게 펼쳐진 헬기장이 나타나고 곧바로 잡목 사이로 국사봉 정상이 보인다.
10여미터를 두고 나란히 붙어 있었으니 찾지 못한 것도 당연했으리라.
생각보다 잡목들로 인해 조망이 없기에 물한모금 마신 후 곧바로 하산길로 접어 든다.
521봉을 지나 393봉으로 향하는 등로에서 잠시 벌목된 사이로 앞으로 올라야 할 반대편 능선을 담아 본다.
400미터의 고도를 가진 오르락 내리락 하는 능선이 결코 쉽지 않은 산행을 예고하고 있다.
그 능선 아래로는 추정재가 숨어 있고 추정리 마을의 민가들이 가끔 눈길을 잡고 있을 뿐이다.
다시 조금 더 내려와 393봉 바로 직전에서 바라 본 추정재 건너편 능선이 완만하지만 결코 호락하지 않는 자세로 산객을 기다리고 있다.
우측으로 올라 저 능선을 타고 좌측으로 돌아 진행해야 하는 길이기에 한동안 바라다 본다.
그렇게 393봉까지 내려와 다시 진행하니 절골소류지쪽으로 나 있는 시멘트 임도와 만나고 이곳에서 좌측으로 틀어 그 시멘트 임도를 타고 추정재로 향한다.
등로 주변에 자라고 있는 소나무가 눈길을 잡는다.
그 시멘트 도로가 끝나는 지점에서 추정재를 담아 본다.
저 전봇대 지나 우측 파란포장이 있는 건물이 용창공예 건물로 나무를 이용한 공예품을 만드는 곳이다.
그 건물 앞에는 많은 장승들이 줄지어 지나는 산객을 맞이해 주고 그 시멘트 임도를 타고 끝까지 내려가면 32번 4차선 지방도로와 만난다.
관정리와 추정리를 연결해 주는 이 도로는 왕복 2차선인 구도로를 대신해 새로 만들어진 고속화 지방도로인듯 싶다.
32번 지방도로를 가로질러 넘으면 우측에 SK주유소가 있고 좌측에 미원석물이 있는 포장도로가 보이고 그곳으로 진입해 들어가면 왕복 4차선 32번 지방도로가 생기기전 사용되였던 2차선 구도로가 나타난다.
그 도로를 좌측으로 타고 한동안 진행하면 다시 우측으로 시멘트 도로가 나타나며 근래 새로지은 가옥들로 통하는 도로로 분기된다.
그 진입도로 입구 전봇대엔 많은 정맥 띠지들이 붙어 나풀거리고 있다.
그 도로를 타고 들어오면 길 양쪽으로 최근에 지어진 듯 멋진 가옥들이 줄지어 서 있고 견공들이 낯선 이방인에 경계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그 도로 끝까지 올라오면 마지막 가옥 담장에 정맥 띠지들이 나풀거리고 그곳에서 능선을 타고 다시 정상적인 맥 잇기 산행을 시작한다.
좌측 사면등로를 타고 395봉에 오르니 등로 우측으로 작지만 아담한 골프장이 보인다.
지도에도 나타나지 않는 것을 보니 생긴지 얼마 되지 않은 듯 해 내려와 택시 기사에게 물어보니 만들어진지 1년 된 골드나인 골프장이란 소식이다.
410봉 지나 진행하다 좌측으로 보니 방금 전 올랐다 내려온 우측의 602.1봉에서부터 중앙 좌측의 국사봉까지 시원하게 한눈에 들어 온다.
다시 낙엽 등로를 타고 무심으로 진행하니 금새 483.1봉에 도착하고 이정표 한장을 만난다.
힘들게 오르는 정맥길에서 알지 못했던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계절의 흐름을 느끼며 세상살이에서 맛봤던 고통과 고뇌를 날려 버릴 수 있음에 다시 버리는 욕심만큼 많은 것을 얻어가는 기분이다.
372봉 지나 산정말고개로 가는 등로에는 온통 낙엽송 군락지이다.
너무 아름다운 풍경에 취해 잠시 쉬어 가기로 하니 허기가 지면서 점심 식사를 해결하고자 한다.
식사를 마치고 진행하려니 정확히 오후 2시를 넘기고 있다.
지도를 살펴보니 제시간에 현암삼거리까지 도착이나 할 수 있을련지 걱정이 앞서기 시작한다.
산정말고개를 지나자 등로 좌측으로 전통적인 묘지 한기와 그 아래 개로 조성된 새로운 가족묘가 눈길을 사로 잡는다.
많은 자연을 훼손하는 전통 장묘 방식보다 저렇게 잘 꾸며 놓으면 후손들도 조금 더 자주 찾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과거와 미래의 장묘방식을 비교해 놓은 것 같다는 생각이다.
다시 평이한 420봉 으름길에 우측을 바라보니 지난 가을 파충류 특히 뱀들을 포획하기 위한 푸른 나일론 망이 눈살을 찌푸리게 만든다.
앞으로는 제발 저런 풍경을 보지 않기를 간절히 소망해 본다.
뱀까지 먹으며 지키는 건강이 과연 정상적인 건강으로 지켜질 수 있을 것인지...
다시 많은 생각을 하면서 또 무심으로 낙엽을 밟으며 진행하니 안부에 도착한다.
지도를 확인하지만 이름없는 안부인지 아무 표식도 없다.
그저 사진 한장 남기고 진행하니 푹신한 낙엽이 장난기를 발동 시킨다.
다시 완만한 등로를 타고 진행하니 무명봉이란 이정표에 480봉이 함께 적혀 있다.
지도를 꺼내 확인해 보니 이 지도에는 485봉이란 봉우리 이다.
바로 앞에도 동일한 높이의 485봉이 있는 것으로 봐 어느 높이가 맞는지 통일이 필요할 듯 하다.
다시 485봉 넘어 내려가다 묘지 위에서 잡목이 잠시 사라진 틈을 이용해 앞으로 보니 뾰족봉인 선두산 봉우리가 여인의 젖꼭지를 연상시키며 산객을 부르고 있다.
가깝게 보이는 저 봉우리를 오르기 위해 또 얼마나 많은 땀방울을 흘려야 할련지...
다시 내리막 등로를 타고 진행하니 선두산 오르기 직전 임도에 도착한다.
낭성에서 한계리로 이어지는 임도에서 잠시 심호흡 하고 가파른 경사 절개지를 타고 마지막 오름길로 들어 선다.
질퍽한 등로 위의 진흙이 등산화와 스틱에 달라 붙으며 산행에 어려움을 가중 시키고 있다.
다시 낙엽 등로를 타고 한동안 오름짓을 이어가니 봉우리 하나가 저 멀리 보이고 시간 단축을 위해 조금 더 힘을 내 쉬지 않고 오르니 봉우리 정상이지만 선두산은 저 멀리 서 있다.
525봉 지나 다시 어렵게 땀방울 흘리니 드디어 선두산 정상이다.
사닞 한장 남기고 다시 내리막 등로를 타고 내려오니 안건이 고개를 지나고 멋진 나무들을 친구삼아 열심히 진행한다.
조금은 시간 단축이 된 듯 한시간만에 선두산에서 선도산으로의 진행을 희망해 본다.
그저 이렇게 피곤하고 힘든 몸뚱아리 저 밑 정신 세계에선 최고의 상쾌함이 탄생하고 있는 시간이기도 하다.
525봉에 도착한다.
삼거리 등로가 나타나고 좌측으로 이티재가는 길이란 이정표 하나가 잠시 등로를 헷깔리게 만든다.
정상 등로를 타고 진행하다 뒤돌아 와 독도를 해보고 다시 우측 등로를 타고 진행한다.
이제 마지막 선도산 정상이다.
선두산에서 정확히 50여분 지나 이곳에 안착한 것이다.
배낭 무게가 가벼워지며 마지막 시간에 힘을 낸 것이다.
묵직하던 두 다리도 이제 조금은 피로가 풀리는 듯 가벼워짐을 느낀다.
마지막 등로를 타고 조금은 빠르게 진행해 내려오니 500봉 지나 낙엽등로가 아름답다.
그 낙엽 위 잡목들이 마치 솜털을 걸어 놓은 듯 하얀 색깔로 다시 마음을 사로 잡는다.
이런 멋지고 아름다운 등로를 걸어가는 산객의 가슴에는 벌써 겨울을 지나 봄을 찾고 있는지도 모를 일이다.
마지막 현암 삼거리가 보이는 등로를 타고 호젓한 등로를 타고 내려간다.
저 멀리 다음 구간 올라야 할 512번 지방도로 건너 철탑이 우뚝하다.
몸과 마음이 다시 가벼워지며 길고도 멀었던 이틀간의 발자취가 또 그리워지는 시간이다.
현암삼거리에 옹기종기 모여있는 민가들과 묵집을 하는 식당들이 보이고 그 넘어 작은 전봇대를 따라 가면 저 멀리 다음 구간 올랐다 내려와야 하는 철탑이 보인다.
다음 구간에는 두번이나 저 512번 지방도로를 건너야만 이 정맥 산행을 정상적으로 이어갈 수 있을 것이다.
드디어 현암 삼거리로 내려와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
다음 구간 들머리는 저 도로를 타고 고갯마루에서 우측으로 나 있는 능선을 타고 올라 철탑을 만난 뒤 다시 512번 지방도로로 내려와 건넌 후 좌측 능선으로 오르며 시작되리라.
이곳에서 배낭 정리한 후 지나는 차량을 보고 손을 흔들어 보지만 연휴기간이라 모두 가족들과 함께하는 차량들이 많아 히치 하이킹하기가 힘들다.
미원택시를 불러 대안리고개로 돌아가 애마를 회수하고 다시 보은으로 들어가 샤워를 한 후 느긋하게 집으로 향한다.
길고도 멀었던 정맥 산행, 그곳에서 치열하게 살아가며 정신없었던 사회 생활을 잊고 재충전하는 시간을 만들었기에 다시 다가오는 춘삼월에는 개인적으로도 더 좋은 일들만 많을 것 같은 느낌이다.
앞으로도 더 멋지고 아름다운 삶과 산행을 위한 시간들이길 바라면서 길고도 멀었던 한남금북정맥 제2, 3구간 산행을 마무리 한다.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칠갑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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