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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 후기/전라도 산

영취산 진달래 산행 후기

by 칠갑산 사랑 2010. 4.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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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지 : 전라남도 여수시 전봉산에서 호랑산과 영취산 그리고 진례산까지 진달래꽃 길 따라 

            펼처진 등로 일대

산행일자 : 2010년 04월 09일

산행날씨 : 초여름처럼 무덥고 다습의 연무가 있었던 날씨

행온도 : 영상 11도에서 영상 25도

산행인원 : 칠갑산 나 홀로

산행코스 : 여수시 봉계동 봉강마을 삼남테크 이정표 앞-대나무 밭-주능선-헬기장-

               전봉산((378.5봉)-헬기장-봉계동 갈림길-시멘트 산판도로-12번 송전탑 주 능선-

               무명 산성 돌탑-대곡마을과 대광APT갈림 이정표-바위봉-군부대 암봉-

               호랑산 정상 암봉(481.8봉)-호명고개 갈림 이정표-27번 송전탑-절고개 임도-

               능선 삼거리 공터 이정표-흥국사 갈림 삼거리 돌탑(영취산 정상이라고도 함)-

               진달래 능선-헬기장-영취산 시루봉(418.7봉)-봉우재 헬기장 및 임도-

               도솔암 및 영취산 정상 오름 계단-도솔암-

               영취산 정상 헬기장(510봉, 진례산이라고도 함)-진달래 능선-

               원상암(읍동) 갈림 이정표(457봉)-예비군 교육장 갈림길-진달래 축제장 임도-

               진달래 축제장-산행종료

산행거리 : 총 약 15.00 Km

산행시간 : 약 06시간 50분 (07시 40분부터 14시 30분 까지 식사시간 및 휴식시간 포함해 사진 찍으며 널널하고 여유있게)

교통편 : 애마 이용

 

 

봄의 전령 영취산 진달래와 함께한 소중한 시간

 

 

가끔 아주 가끔 홀로 섬에 들어 그곳의 종주 산행을 즐기는 것이 하나의 일과가 되어 버린 생활, 이번에는 돌산지맥에 마음이 끌려 기회를 엿보다 이곳 영취산 진달래 산행과 연계해 다녀오자 마음먹고 어제 홀로 돌산지맥 완주 후 다시 들린 영취산 산행이다.

전국의 많은 진달래 명산들을 찾았지만 그 개화 시기를 정확히 맞추기가 쉽지 않은데 이번에는 운 좋게도 진달래 꽃 뿐만이 아니라 개나리와 섬진간 쌍계사 십리 벗꽃 구경까지 즐기게 되였으니 호사도 그런 호사가 없었던 하루였다.

다만 홀로 하는 산행이고 또 멀리 내려와 오르는 산행이다 보니 산행 코스는 자꾸만 길어지고 있다.

지난 2주간 바쁜일로 제대로 된 산행 한번 못하고 오르기에 조금은 부담스럽게 다가오지만 무리하지 않고 쉬엄쉬엄 오른다면 큰 어려움은 없으리란 예상이다.

 

어제 2주만에 오른 돌산지맥 종주가 조금은 버거웠는지 아침에 조금 늦장을 부려 본다.

사실은 늦장이 아닌 아침 밥과 점심 도시락을 준비하기 위해 식당 문이 열리는 시간을 맞췄다는 표현이 맞을지도 모르겠다.

근사한 아침 식사 후 도시락까지 받아 들고 영취산 산행 들머리인 상암초교로 가는 길은 중간에 도로 포장을 위해 많이 밀리는 도로가 되어 있다.

77번 지방도로를 타고 상암초교 앞까지 갔다가 다시 전봉산부터 오르기 위해 순천가는 방향으로 틀어 봉계동 삼남테크와 원호자원개발 그리고 공단발전기 안내 이정표가 있는 시멘트 도로로 들어가 한적한 곳에 애마를 주차시킨 후 본격적인 산행 준비를 해 본다.

자주 이용되는 산행코스가 아니기에 걱정을 했지만 생각보다 쉽게 산행 들머리를 찾아 기분 좋은 아침을 맞는다.

 

산행 준비 후 시멘트 도로를 타고 덕광연마석과 남일철광을 우측에 두고 조금 오르니 세신건설 건물이 보이고 그 앞에서 도로는 좌측으로 연결되는 삼거리가 나타나고 이 산객은 좌로 틀어 대나무 밭과 묘지 몇기가 보이는 쪽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진행하다 올려다 본 전봉산이 아담하게 다가오는 아침이다.

 

시멘트 도로를 타고 한동안 진행하다 그 도로가 우측으로 90도 꺽이는 지점에서 등로는 좌측 능선으로 나 있고 우측은 대나무 밭이 좌측은 묘지 몇기가 있는 찾기 쉬운 산행 들머리이다.

그 능선으로 오르는 길목에 예쁜 목련 한그루가 서 있고 붉은 목련이 막 피어나고 있다.

아무리 바빠도 사진 한장에 담지 않고 오를 수 없기에 잠시 멈춰 선다.

 

능선으로 오르니 넓은 임도와 만나고 조금 더 오르자 묘지가 끝나는 지점에 사유지 밭이 있으니 묘지쪽으로 돌아가라는 주인의 화살표가 보여 그 화살표 방향으로 발길을 돌리니 주능선으로 오른다.

이곳에서부터는 희미하지만 전봉산으로 오르는 주등로를 타고 직진으로 이어가면 될 듯 싶다.

등로 주변에 자라는 소나무들이 반갑고 새로 조성하고 있는 진달래 밭인지 벌목된 등로가 시원하다.

오르다 뒤돌아 보니 넓은 들판 한가운데에 섬처럼 나즈막히 서 있는 야산 앞에 푸른 지붕을 한 건물이 보이고 그 건물 우측이 오늘 ㅛ산행들머리인 애마를 세워둔 곳이다.

그곳에서 시멘트 도로를 타고 오르다 회색 건물 한동이 있는 곳에서 우측으로 돌아 우측 능선의 대나무 바로 직전에서 올라 이곳까지 진행한 것이다.

 

다시 한동안 오르니 전봉산 아래 작은 저수지가 보이고 봉계동과 둔덕동 지나 저 멀리 희미한 안개속에 여천과 여수시가 한눈에 들어 온다.

그 끝자락에 가막만이 희미하게 보이고 등로 좌측인 여천산업단지에서는 쉴새 없이 기계 돌아가는 소음이 귓전을 때린다.

저 기계음이 끊이지 않고 우리나라 산업의 동맥이 되어 살림살이 좀 나아지는 그런 세상이 되길 바라는 마음이다.

 

전봉산 정상으로 오를수록 소나무 군락지도 사라지고 키 작은 진달래가 온 산을 뒤덮으며 다른 산보다 더 예쁜 자태를 뽐내고 있다.

세월이 조금 더 지나면 영취산 못지 않은 진달래 군락지로 만들려는 노력인지 알 수는 없지만 이렇게 만개한 진달래를 보는 것만으로도 즐겁고 좋은 하루의 아침이다.

 

그 진달래들의 호위를 받으며 천천히 급하지 않게 오르니 이마에 땀방울들이 솟고 정상 가까이 있는 헬기장 지나 완만한 능선을 타고 오르니 암봉 위에 산불감시초소 하나가 서 있는 전봉산 정상이다.

그곳 정상에서 남동쪽으로 바라보는  호암산과 천성산 그리고 봉화산쪽 산그리메가 환상이다.

처음 계획은 상암초교에서 올라 호랑산에서 저 천성산과 봉화산을 거쳐 다시 천성산에서 상암초교쪽으로 회귀 종주를 생각했지만 등로가 어떨지 모르고 또 산행 들머리와 날머리를 정확히 찾을지 자신이 없어 이곳으로 오른 일정이다.

 

또한 앞으로 진행해야 할 능선을 타고 호랑산까지 이어지는 등로 역시 아름답게 놓여 있다.

푸른 소나무 숲속에서 붉게 물들어 있는 진달래 꽃들이 새롭게 다가오는 시간, 한동안 이렇게 주위 경치며 조망을 즐기며 쉬어가는 전봉산 정상이지만 왜 전봉산인지 그 유래를 알지 못하기에 조금은 아쉬움이 남는다.

또한 정상을 알리는 이정표나 정상석 하나 없음도 아쉬움으로 남는다.

 

그렇게 전봉산 정상에서 망중한을 즐긴 후 떠나기 직전 무인산불감시초소를 담고 산행을 이어간다.

그저 이 초소 하나로 전봉산 정상을 다녀왔다는 흔적을 남기려니 아쉬움에 발길이 떨어지질 않는다.

하지만 후답자들이 이 사진 한장으로 전봉산 정상을 알 수 있다면 그것으로 족한 것을...

 

정상에서 내려오며 혹시나 다른 등로가 있을까 자세히 관찰하며 내려오니 바위를 돌아 내려오는 길목에 좌측 으로 확실한 등로하나가 보이고 이곳에서 잠시 고민하다 우측 등로를 타고 내려가 본다.

한동안 진행하다 다시 뒤돌아 보니 아까 좌측으로 빠지는 등로는 지선으로 월하동 쪽으로 빠지는 등로처럼 생각된다.

길주의가 필요한 구간이라 생각된다.

  

다시 한동안 진달래 꽃밭과 소나무 군락지를 번갈아 타며 아기자기한 능선을 진행하니 갑자기 벌거숭이 등로가 나타나고 그 능선 끝자락에 외롭게 서 있는 소나무 한그루가 눈에 들어 온다.

처음 가는 등로이다 보니 주위 샛길을 주의하며 진행했기에 그곳에서 등로는 좌측으로 90도 꺽여 진행해야 됨을 발견한다. 

무심코 진행하면 다시 봉계동쪽으로 내려가는 등로처럼 여겨지며 그곳에도 뚜렷한 등로가 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한 지점이다.

 

이제 희미하지만 길 잃을 염려없는 외길 등로를 타고 가파른 내리막 길을 내려가니 많은 묘지들이 있고 그 끝자락에 시멘트 임도가 나타난다.

이 산판도로가 저 멀리 영취산까지 이어지고 있음을 나중에야 알게 되였지만 아무튼 산판도로와 악연이 많기에 더욱 주의하며 진행한다.

시멘트 도로를 좌측으로 타고 저 철탑있는 쪽으로 한동안 편안하지 않은 도로 트레킹을 한다.

 

시멘트 산판도로를 타고 진행하며 우측으로 뒤따라 오는 나즈막한 능선으로 연결되는 등로가 있을까 하여 조심스레 진행하다 약 1 Km 이상 진행한 곳에서 우측 저 멀리 능선에 다시 철탑 하나가 보이고 아마도 저곳에서 능선으로 오르지 않을까 예상을 했는데 정말 그곳에 오니 몇기의 띠지들이 철탑있는 능선으로 나풀거린다.

하지만 그 12번 철탑에서 좌측으로 틀어 호랑산 오르는 등로는 당분간 흔적조차 없이 사라져 조금은 고생이 필요하다.

 

등로가 없는 능선으로 약 200여미터 오르자 제법 확실한 등로가 다시 나타나고 조금 더 진행하니 안부가 나타나며 넓은 공간에 도착한다.

그곳에서 우측 여수쪽 풍경이 눈에 들어오고 바로 아래 저수지와 함께 아름다운 조망으로 남겨진다.

 

다시 완만한 오르막 등로를 타고 한동안 진행하니 키작은 초목들이 있는 바위 지점에 도착하고 그곳 바위에 올라 뒤돌아 보니 방금전 올랐던 등로가 모두 한눈에 들어 온다.

저 멀리 무인산불초소가 서 있는 전봉산에서 산판도로가 있던 철탑 그리고 이쪽 가까이에 있는 능선 철탑까지 내가 걸어 온 마루금이 한눈에 들어오니 생각보다 짧은 시간에 많이도 걸었다는 느낌이다.

 

다시 완만한 등로를 타고 진행하니 눈 앞에 거대 돌무덤이 펼쳐져 있고 올라가 보니 옛날 성벽처럼 길게 그 돌담이 연결되어 있다.

하지만 아무 표식도 없기에 아쉬움만 남기고 다시 발길을 돌린다.

집에 와 살펴보니 호랑산성으로 신라시대의 성벽이란 설과 조선시대 임진왜란 때 왜구의 침입을 방지하기 위한 성벽이란 설이 있으며 후자가 더 가깝다는 설이다.

또한 이곳은 돌산지맥과 같이 이충무공이 왜구의 침입을 막기 위해 임진왜란 당시 성벽을 보수한 것이 남아있다는 자료를 찾아내니 괜시리 마음이 짠하다.

 

그 성벽에서 바라보니 저 멀리 오늘 올라야 할 영취산 능선이 한눈에 들어 온다.

하지만 이 산객이 생각했던 보이는 저 능선을 타고 진행하는 것이 아니라 연결 등로는 보이는 저 능선 우측으로 숨어 있음을 나중에 알게 된다.

다시 한번 보이는 능선과 지도상에 나타난 등로가 어떻게 다른지 공부한 시간으로 남겨 놓는다.

 

 

이제 거대 암봉 위에 안전로프가 달린 등로를 타고 오르니 일망무제 시원하게 조망이 펼쳐져 있다.

몇장의 사진으로 담은 후 이제 칼바위 능선을 타고 너덜등로도 지나며 대곡아파트 갈림 삼거리를 통과해 급할 것 없이 주위 조망을 즐기며 천천히 진행한다.

그러다 우측으로 절벽 저 아래 자리잡은 둔덕동 대곡아파트 단지와 마을을 담아본다. 

이런 암봉 주위에고 빨간 진달래가 만개해 지나는 산객의 눈을 즐겁게 해 준다.

우측으로는 절벽 지대이고 좌측으로는 잡목이 우거진 그런 등로이기에 조심하며 바위 너덜길을 통과한다.

진달래 꽃 끝자락엔 노란 생각 꽃이 다시 반갑게 인사 나눈다.

그리고 호랑산 정상이라 생각했던 암봉 위에 군복을 입고 무전기를 메고 있는 두명의 초병과 만나 철조망이 쳐진 그곳이 작은 군부대임을 알고선 실소를 금하지 못했다.

 

다시 작은 군부대 철조망을 넘어 아기자기한 암릉을 넘자 정말 큰 암봉으로 이루워진 호랑산 정상이 눈앞이다.

호랑산으로 오르며 만났던 호랑산성을 생각하며 그 정상에 오르니 넓은 바위 암봉 한가운데에 정상석을 세웠다 사라진 흔적이 자리한다.

원래는 통일신라시대 화랑들이 무예를 연마하던 산이라 하여 화랑산이라 했다는데 후에 이름이 호랑산으로 바뀌었다는 설이 있다

이곳 정상에서의 조망 역시 막힘이 없다.

 

여수의 아파트 군 좌측으로 새로 도로를 내면서 터널을 뚫는 공사가 한창이다.

아마도 여수에서 여천 산압단지쪽으로 새 도로를 내는 것은 아닌지...

거대한 아파트 단지가 여수란 도시를 대변하는 듯 하고 그 중간에 분포되어 있는 산야가 그래도 서울보다는 덜 복잡함을 알려주고 있다.

 

이제 호랑산에서 내려 와 폭신한 솔잎이 쌓여있는 환상의 등로를 따라 부드러운 산행을 즐겨 본다.

어제 돌산종주 후 다시 걷는 시간이라 온몸에 약간의 피곤함이 묻어 나지만 참을만한 수준이다.

원래 전봉산이나 호랑산 전위봉에서 봤을 땐 등로가 호랑산 지나 흥국사쪽으로 연결되였다 다시 진례산쪽으로 연결될 것이라 생각했는데 부드러운 흙산을 지나 절고개로 떨어지고 있다.

 

그렇게 한동안 진행하니 앞에서 어린아이들이 재잘거리는 소음이 크게 들리고 그 소음 따라 진행하니 금새 절고개이다.

석정이나 대동에서 올라 이곳 절고개에서 영취산과 진례산을 거쳐 여천 산업단지로도 많은 등산객들이 산행을 한다는 사실을 나중에야 알게 되였다.

절고개의 큰 소나무를 사진기에 담고 콘크리트 임도를 타고 삼거리에서 좌측으로 돌아 대나무 밭이 끝나는 넓은 공터로 들어가자마자 다시 좌측으로 꺽어 등로를 이어간다.

 

오늘 이곳으로 이곳 근방의 초등학교에서 봄소풍을 왔기에 그렇게 아이들 재잘 거리는 소음이 심하게 들렸음을 절고개로 내려가 알게 되였다.

아무 셈도 없이 그저 친구들과 맛있는 음식을 먹으로 놀 수 있으면 최고의 시간으로 남아있는 어린 초등학교 시절, 부디 좋은 추억 많이 남기길 바랄 뿐이다.

그 넓은 공터를 지나 삼나무 군락지를 통과하니 부드러운 등로가 열리고 한동안 완만한 등로를 타고 오르니 공터에서 좌측으로 크게 꺽여 진행한다.

 

한두번의 휴식을 더 취한 후 드디어 능선 정상에 오르니 많은 돌탑들이 여기저기 세워져 있고 좌측으로 흥국사로 가는 등로가 열려져 있다.

이곳에서부터 시원하게 열리는 주위 조망을 즐기며 이번 산행의 주목적인 진달래와 데이트를 즐기는 시간으로 남긴다.

 

평이한 등로를 타고 나즈막한 바위 봉우리를 넘으니 천상의 화원이 열려있고 붉게 물들어 가는 등로가 그 끝자락에 병풍처럼 막고 있는 영취산 시루봉과 어울려 환상의 등로를 만들고 있다.

수많은 진달래 산행에서 경험하지 못했던 꿈결같은 시간이다.

 

진달래 꽃에 취하고 그 향기에 취해 느려지는 발걸음을 이끌고 세월아 네월아를 외치는 사이 영취;산 시루봉 바로 아래 헬기장에 도착해 뒤돌아 보니 등로 전체가 붉게 타고 있다.

말이 필요 없는 남녘 봄이 영글어 가는 시간이다.

 

그 헬기장에서 암봉으로 이뤄진 시루봉에 올라 바라본 등로 역시 황홀하다.

홀로 그 아름다움에 취해 있다는 사실이 안타까운 시간들...

내년에는 다만 몇몇 산우님이나 지인이라도 모시고 오고 싶은 마음 굴뚝 같다.

 

시루봉 정상 이정표도 한장 남긴다.

지나온 등로와 앞으로 올라야 할 능선 그리고 남해바다와 동쪽 산능선이 한눈에 들어 온다.

정말 환상이다.

다만 이곳 정상에는 영취산 시루봉이란 이정표가 서 있지만 많은 산행지도에는 이곳을 영취산이라 적어 놨으니 통일된 지명 이름이 필요할 듯 하다.

 

산행지도에는 진례산이라 하는 곳이지만 저곳에 올라 정상석을 만나니 그곳이 영취산 정상이란 작은 정상석이 버티고 서 있다.

통일된 지명과 산 이름이 필요한 곳이기도 하다.

지금 보기에는 밋밋해 보이는 저 영취산 오름길이 또한 얼마나 심한 도통을 주던지...

아마도 체력적으로 힘들때가 되어 그랬었나 보다.

 

봉우재로 내려가는 등로에도 온통 붉은 빛깔로 물들고 있다.

많은 등산객들로 붐비고 봉우재 넓은 공터에서는 이제 초등학생이 아닌 대학생과 고등학생들이 모여 젊음을 과시하고 있다.

봉우재로 내려서며 바라 본 영취산 시루봉쪽 능선이 바위와 어울려 아름답다.

 

봉우재 내려가는 등로 중간쯤 바위에서 바라 본 봉우재 전경이다.

많은 사람들로 붐비고 그 우측에는 산객들이 쉬어 갈 수 있는 간이매점도 있다.

그 건너편으로 도솔암과 영취산 정상으로 오르는 넓은 나무계단 등로도 열려 있다.

 

봉우재로 내려 와 방금 내려온 영취산 시루봉 능선을 담아보니 그곳에 천상의 화원이 다시 열려 있다.

많은 사람들로 그 넓은 등로가 비좁은 듯 좁아 보인다.

이곳에서 간단하게 시원한 막걸리 두대접을 마신 후 더워지는 몸을 이끌고 마지막 등로를 타고 영취산 정상으로 오른다.

 

지루한 계단 등로를 타고 두어번 쉬었다 오르니 좌측 도솔암으로 이어지는 삼거리에 도착해 잠시 마음의 갈등을 하지만 금새 도솔암으로 향한다.

흥국사의 14암자중 유일하게 남아 있는 암자로서 조선시대 후기에 세워진 암자로 알려져 있다.

비구니 암자로 만흥동 앞바다와 여자만이 가물거린다.

그곳 도솔암에서 어렵게 흥국사를 담아 본다.

고려시대 보조국사 지눌이 창건했으며 임지왜란과 정유재란 동안 의승군의 주둔지와 승병 훈련소로서 호남지방의 의병, 승병 항쟁의 중심 역할을 하면서 법당과 요사가 소실되었다가 중건된 절이다.

한번 드려보고 싶은 절이지만 종교에 관심이 없다 보니 들리는 것이 쉽지는 않을 듯 하다.

 

도솔암에서 내려와 삼거리로 내려 온 후 다시 우측 등로를 타고 영취산 정상으로 향한다.

이제 얼마 남지 않은 정상이지만 정상이 가까워졌음을 알리듯 등로는 더욱 험악하고 가파라진자.

하지만 한발 두발 걷는 발걸음에 그 영취산 정상도 자리를 내주고 그곳에서 바라 본 지나온 영취산 시루봉 능선이 멋지게 자리하고 있다.

 

드디어 영취산 정상 넓은 헬기장에 도착해 잠시 주위 조망을 즐겨 본다.

사방팔방 탁트인 조망이 일망무제 거칠 것이 없다.

북쪽으로 여천산업단지와 광양만이 시원하게 내려다 보이고그 가운데 자리잡은 묘도를 관통하는 다리가 곧게 뻗어 있다.

동쪽으로는 여수만이 자리하고 그 넘어 남해의 산군들이 지난날의 추억을 되살리고 있다.

다만 산행지도에는 이곳이 진례산이라 적혀 있는데 막상 정상에 올라 와 보니 영취산 정상 정상석이다.

 

여천산업단지와 묘도 그리고 광양만과 광양의 모습이 아름답게 펼쳐져 있다.

석유산업단지의 중추적인 역활을 담당하는 산업단지, 이곳 주민들의 자부심이 대단한 곳이기도 하다.

열심히 돌아가는 기계음이 이곳 정상에서도 크게 울리고 코끝에 묻어나는 석유냄새가 국가 발전의 기둥임을 자랑하는 듯 하다.

 

이제 조금은 허기가 지기 시작하고 영취산 정상에서 조금 내려와 전망 좋은 바위에 걸터 앉아 점심 도시락을 먹는다.

먹는 동안에도 아름다운 진달래 꽃과 향에 취해 정신이 없을 지경이다.

내려 가야 할 능선의 진달래꽃도 다시 담아 본다.

하지만 아래쪽과 남사면의 만개한 진달래와는 달리 이곳 정상부 북사면의 진달래꽃은 이제 막 그 봉우리를 펼치려 하고 있다.

 

그저 이 등로를 걷고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하고 즐거운 시간이다.

계속 이어진 진달래 군락으로 인해 산행 속도는 현저히 느려지고 있다.

이곳에서부터 수많은 등산인파가 평일임에도 등로를 한가득 메우고 수많은 사진 작가들이 제각기 최고의 사진을 남기기 위해 분주한 곳이기도 하다.

 

그저 바라만 봐도 아름답고

철 계단을 타고 암봉으로 올라 그곳에서 뒤따르는 등산객들이 진달래 등로를 타고 다가오는 모습이 참으로 멋들어 진다.

함께하는 산우가 아니어도 이렇게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한 영취산 진달래 산행이다.

 

아직 만개하지 않은 몽우리만으로도 즐거운 산행과 시간들 

철 계단을 타고 암봉 정상으로 오르니 이곳 정상부와 북사면에는 아직 만개하지 못한 진달래가 좀 더 따뜻한 기온을 기다리며 활짝 웃을날을 기다리고 있다.

저 앞 능선에는 갈색으로 변해버린 억새대가 또 다른 계절을 깨우기도 한다.

 

그러다 문득 상암초교쪽 상암마을도 담아보니 그곳에 그림 한장이 남겨져 있다.

오늘 새벽 저 넓은 운동장까지 들어 왔다 뒤돌아 가 전봉산으로 갔던 기억이 남아 있다.

단순히 진달래 산행만 즐기려면 저 상암초교에서 올라 마음껏 즐기면 될 듯 싶다.

 

암봉에 세워진 철계단을 타고 지나면서도 그림으로 다가오는 진달래를 담아보고

이제 철 계단을 타고 암봉으로 올랐으니 다시 철계단을 타고 내려 가야 하는 길이다.

어느 한곳이 아니고 모든 곳을 잡아도 그저 아름다운 진달래 군락지가 되어 추억으로 가슴에 남는 시간이다.

 

진달래꽃보다 더 붉고 화사한 등산객들의 모치장과 넓게 분포된 진달래 군락지도 함께 담으며 천천히 진행한다.

이제 마지막 봉우리 넘어 완만한 내리막 등로를 타고 내려가면 오늘 하루의 산행도 마무리이다.

그토록 힘에 부쳐하던 몸도 이제 아쉬움을 토로하는 시간으로 변해가고 있다

 

등로 뿐만이 아니라 능선과 골짜기에도 온통 붉은 진달래가 차지하고 아쉬움에 몸부림 치고 있다.

철쭉의 환상에 빠져있던 영혼이 진달래의 붉음에 다시 빠지는 시간들, 아마도 오랫동안 진달래와 함께 뇌리에서 잊혀지지 않을 풍경으로 남을 것이다.

 

진달래 축제장으로 내려가며 마지막 진달래 군락지 봉우리도 담아보고

이제 제법 많은 등산객들로 등ㄹ가 붐비고 있다.

등산객이라기 보다는 그저 향락객이란 표현이 더 맞을 듯 하다.

가벼운 차림에 웃으며 느긋하게 하루를 즐기는 사람들이 부러운 시간이다.

 

시멘트 임도와 도착하자 이곳에서 부터는 등산객 뿐만 아니라 여행객들까지 모여 시끌벅적한 장터가 되고

자꾸만 뒤 돌아 보며 헤어지는 아쉬움을 달래 본다. 

그저 잠시 제자리에 서서 바라만 봐도 소름이 돋을 만큼 ㅇ름다운 영취산 진달래 군락이다.

 

진달래만이 아닌 벗꽃 군락지도 그 존재감을 알리고

내려가는 등로 우측 능선 끝자락에는 하얀 벗꽃이 군락을 이루고 진달래와 묘한 대조를 이루고 있다.

넓게 분포되어 있지는 않지만 진달래와 함께 벗꽃까지 구경했으니 많은 호사를 누린 산행으로 기억 될 것이다.

 

마지막 시멘트 임도로 내려 서기 직전 온 산이 붉게 물들어 가는 모습을 담으며

이제 마지막 셔터를 눌러 본다.

진달래 축제장에서는 시끄러운 음악소리가 귓전을 때리고 있지만 정작 안내소에는 인적이 없다.

한동안 원점 회귀하는 방법으로 고민하는데 택시 한대가 들어오고 그 택시에 올라 전봉산 들머리로 돌아 가 애마를 회수하고 섬진강으로 달린다.

 

그렇게 7시간 가까이 여수의 영취산을 붉게 물들인 진달래와의 데이트를 즐기고 애마를 회수해 섬진강으로 올라 와 쌍계사 십리 벗꽃 길을 달리지만 수많은 차량으로 쌍계사는 포기하고 화개장터만 옆에서 구경 후 서울로 귀경한다. 

 

이틀동안 가슴에 담아 왔던 여수를 돌아 보고 올라오는 길은 무거운 몸과는 달리 정신만은 말짱하게 깨어 최고의 시간에 감사하는 순간이다.

이번 주말과 휴일에도 산에 오르지 못하기에 아쉬움이 있지만 아이들과 옆지기에게 봉사하는 즐거운 시간이길 바라면서 길고도 멀었지만 즐거웠던 시간을 갈무리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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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갑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