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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맥산행(완료)/금남호남(완료)

금남호남정맥 마지막 제4구간 강정골재에서 주화산까지 산행 후기

by 칠갑산 사랑 2010. 2.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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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지 : 전북 진안군의 금남호남정맥 마루금 일대

산행날자 : 2010년 01월 31일 (일요일)

산행날씨 : 올 들어 가장 따뜻한 날씨속 운무로 조망이 사라진 날씨

산행온도 : 영하 7에서 영상5도

산행인원 : 칠갑산 나 홀로

산행코스 : 26번 지방도로 강정골재-475봉-549봉-637봉-고림사 갈림길-부귀산(806봉)-653봉-우무실재-645봉-질마재-600봉-

               가정고개-490봉-26번 지방도로 위 오룡동 고개-520봉-622봉-645봉-560봉-541봉-세봉 임도-주화산 3정맥 분기점-

               세봉 임도-모래재 공원묘지-모래재 휴게소-산행종료

산행거리 : 약 16.40 Km

산행시간 : 홀로 여유있게 사진 찍으며 널널하게 8 시간 (07 00분 부터 15시 00분까지)

 

 

또 하나의 정맥 산행을 마무리하며 자신을 돌아 본 시간들

 

 

금남호남정맥

금남호남정맥이란 백두대간 산행 구간인 전북 장수의 영취산에서 분기하여 완주의 주화산까지 뻗어 나간 도상거리 약 64 Km의 산줄기로서 남한의 9정맥중 가장 짧은 정맥이며 영취산에서 무룡고개, 장안산, 수분령, 신무산, 팔공산, 진안 성수산, 마이산과 부귀산을 솟구쳐 놓은 후 완주의 주화산에서 호남정맥과 금남정맥으로 나뉘는 마루금을 말한다.

이 금남호남정맥은 금강과 섬진강을 나누고 백두대간을 그 끝자락에서 분기하는 호남정맥과 금남정맥을 연결하는 중요한 산줄기이다.

국토지리원에서 발행한 산행지도와 선답자들의 산행개요지도 및 나침판을 가지고 4회에 걸쳐 종주할 예정이였으나 너무나 많이 쌓여있는 눈과 러쎌을 해야하는 어려움으로 인해 기약없는 산행 횟수가 되였지만 그래도 완주를 목표로 시간 나는대로 찾아 볼 계획이다.

 

늘 진안같은 이런 시골에 와서 묵고 가는 날이면 늘 아침 식사 때문에 고생하는데 오늘 아침은 여유가 생겼다.  

어젯밤 저녁을 맛있게 먹은 강변식당의 아주머니가 조금 일찍 아침상을 차려 준다기에 아침 6시에 여관을 출발해 2분여 거리에 있는 식당으로 가니 벌써 연세드신 두 부부가 일찍 문을 열고 분주하게 바쁘다.

인사하고 들어 가 아침 식사 후 점심 도시락까지 받아드니 부자된 기분이다.

 

느긋하게 진안읍에서 가까운 강정골재에 도착하니 아침 6시 40여분, 아직도 어둠속 세상에 잠시 서성이며 들머리를 찾아보지만 쉽지 않다.

크리탈장 부근에서 부터 26번 지방도로까지 천천히 살펴보니 26번 지방도로와 여관 사이에 콘크리트 건물 하나가 서 있고 그 바로 앞에 도로에서 들어오다보면 좌측으로 좁은 시멘트 도로가 보인다.

그곳으로 올라가 보니 어제 내려온 절개지와 연결되는 정상부근에 우측으로 학교 수목원 간판이 있는 산행 들머리가 보인다.

그 앞에 애마를 잘 주차 시킨 후 산행 준비하여 날이 밝기를 기다렸다 아침 7시 정각에 마지막 금남호남정맥길로 들어 선다.

 

벌목된 지역을 지나 나즈막한 오르막 등로를 오르니 팔각정 하나가 서 있고 그곳에 올라보지만 잡목들로 인해 조망은 전혀 없다.

왜 이런곳에 이런 정자가 서 있는지 의아하게 생각하며 내려와 다시 등로를 타고 완만한 등로에 깊게 깔린 낙엽을 조심하며 내려가니 작음 마을로 들어 간다.

새벽에 요상한 복장을 한 산객을 보며 놀란 견공들이 조용한 마을을 깨우고 그곳 임도에서 잠시 길찾기 위해 서성이다 민가로 통하는 시멘트 우측으로 서 있는 비닐하우스 옆으로 올라 많은 묘지들이 있는 정상 등로를 찾아 오른다.

 

정산 등로를 타고 잠시 나즈막한 봉우리로 오르니 다시 벌목지대가 나타나고 짙게 드리워진 두름 사이로 오늘도 일출은 맞이하지 못할 것 같다.

다만 어제 지나온 마이산이 여명의 빛을 받아 그 실루엣으로 아침 인사를 건네니 그 또한 기분 좋은 아침 인사가 된다.

그 마이산 우측으로 삿갓봉 암봉들이 뾰족탑처럼 느껴지며 어제 오후 늦게 지나온 등로의 아름다움을 반추도 해 본자.

 

안개와 구름으로 멀리 조망하지 못함이 아쉽지만 그래도 발아래 조용히 앉아있는 진안 읍내와 주위 산군들이 참으로 아름답게 다가오는 아침이다.

낮으면 낮은대로 또 높으면 높은대로 그 위치에서 사람들과 함께 살아가는 아름다운 자연이 있음에 행복한 시간이다.

 

이제 다시 부드러운 능선길을 따라 진행하니 앞이 훤하게 열리며 벌목지대가 나타난다.

능선 모양상 저 벌목지대를 타고 올라 우측으로 돌아 오르면 될 것 같아 올려다 보니 그 모습이 아름답다.

그저 특별한 것이 없어도 이렇게 아름다운 산하에 올라 있는 자신이 대견하며 뿌듯한 마음이다.

 

그렇게 그 벌목지대를 타고 오르니 동네 주민 한분이 함께 동행을 청하고 앞서거니 뒷서거니 오르니 그분은 부귀산 정상이 아닌 중간에서 하산할 생각이시다.

안전 산행을 빌어 드리고 다시 홀로 오르는 시간이 되어 뒤돌아 보니 무슨 발전소 같은 건물이 발 아래 보이고 그곳에서 발전기 돌아가는 큰 소리도 들린다.

그 건물 저 멀리 어제 힘들게 돌아 내려온 마이산이 자꾸만 산객과 멀어지며 그 실루엣만 남긴다.

 

다시 완만한 등로를 타고 오르니 조금 전망이 트이는 전망 장소에 도착하고 그곳에서 큰 한숨을 몰아 쉬고 뒤돌아 내려보니 짙은 구름속에 일출의 흔적이 남아 있고 그 아래 저 멀리 백두대간 마루금과 장수와 진안쪽 산그리메가 환상으로 펼쳐져 있다.

조금만 더 날씨가 좋아 저 멀리 조망 할 수 있다면 좋았을 것을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이제 우측으로 산양산삼 재배단지가 나타나고 들어가지 못하도록 철조망이 쳐진 등로를 따라 부귀산 정상 든처까지 동행한다.

겨울이라 그 인산 잎조차 보지 못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내 고향 청양에도 많은 인삼 재배 밭들이 있고 어릴적 유일한 건강식이 인삼과 통마늘 그리고 생강을 넣고 끓인 백숙이였던 까닭에 그 인삼 잎이 그리워졌는지도 모를 일이다.

이제 절골 이정표가 서 있는 산양산삼 밭과 헤어져야 하는 산거리에 도착해 좌측에 있는 바위 전망대로 자리를 옮겨 본다.

 

절골 하산 갈림 이정표가 있는 바위 전망대에서 부귀산 정상부를 살짝 올려다 보니 그곳에 완만한 정상이 보이고 좌측으로 급경사 바위 절벽 지대가 나타나며 바위 전망대도 보인다.

저곳에서 바라보는 조망이 참으로 멋지고 아름답다 들었는데 오늘은 많은 아쉬움속에 그저 올랐다는 사실 하나로 만족해야 될지도 모를 일이다.

 

서쪽으로는 금남호남정맥 마지막 구간인 주화산으로 이어지는 정맥길이 꾸불꾸불 쉽지 않은 산행을 예고하고 있다.

크게 유명한 산들이 아니고 높이가 높은 산들은 아니지만 올랐다 내려가야 할 굴곡이 제법 있는 모양이 쉽지 않은 시간임을 알려 주기도 한다.

저곳을 타고 넘으면 다시 한나의 끝자락에서 희열을 맛보겠지...

 

이제 낙엽속 깊이 빠지는 등로를 따라 완만한 능선을 타고 오르니 부귀산 정상이다.

변변한 정상석 하나 없지만 그래도 주위 산군에서 제일 높은 높이의 부귀산, 마이산의 명성에 가려 그 빛이 바래고 있지만 산꾼들에게는 마이산 보다 더 귀한 대접을 받고 있는 산이기도 하다.

 

정상에 있는 묘기 한기가 눈길을 잡고 그래도 갈길이 멀기에 내려오니 좌측 급경사 바위쪽 정맥길 바로 우측으로 묘 한기가 다시 있고 그 앞에서 바라보는 조망 역시 멋지리라 생각하지만 오늘은 짙은 안개만이 산객의 눈앞을 가로 막는다.

다시 가파른 바위 지대를 조심해 내려오니 바위전망대가 나타나고 그곳 바위 전망대에서 바라본 정맥길이 소나무 두그루와 함께 환상적이다.

이곳에서 잠시 쉬고 있는 사이 동네 주민 한분이 올라오고 그분과 잠시 이야기 나누다 보니 운 좋은 날에는 마이산 두 암봉 사이로 떨어지는 일몰을 볼 수 있다는 소식에 다음을 기약해 본다.

 

바위 전망대에서 남쪽 지나온 정맥길을 바라보니 구비구비 많이도 올라왔다는 생각이다.

그 끝자락에 마이산 암봉 두개가 우뚝하고 그 넘어 희미하게 성수산이 보이는듯 하다.

아기자기한 산줄기이지만 주위에 높은 산군들이 없기에 깊은 강원도 오지의 산그리메와 비교해 전혀 손색이 없는 풍경이다.

 

이제부터 부귀산 내리막길은 자갈과 낙엽으로 최악의 산행으로 이어진다.

조금이라도 방심하면 미끄러지기 일쑤이고 또 다리에 힘을주고 진행하다 보니 다리 근육에 무리가 오는듯한 느낌도 받는다.

그래도 제법 올랐으니 또 그만큼 내려가야 하는 것이 자연의 이치, 아주 조심하며 천천히 그 어려운 내리막 등로를 타고 힘겹게 내려간다.

 

암봉지대를 지나자 평이한 등로가 나타나고 활엽수에서 떨어진 낙엽이 발목이상 덮혀 있다.

바스락 거리는 소리를 들으며 홀로 그 소리에 심취해 보는 시간도 가져 본다.

능선으로 오르면 찬바람이 손끝을 때리고 양지말에 도착하면 더위로 인해 이마에선 샘솟듯 땀방울이 떨어진다.

그러다 653봉 근처에서 동쪽 부귀산을 바라보니 마치 숫사자가 높은 바위에 올라 앉아 드넓은 초원에서 풀을 뜯는 초식동물들을 응시하듯 그런 자태로 부귀산이 서 있다.

 

한동안 거친 호흡 내몰아 쉬며 휴식 취한 후 다시 깊은 낙엽속 등로를 조심해 걸어가니 낮은 안부에 도착하고 그곳에 대구 산사자 부부가 매달아 놓은 우무실재 이정표가 있다.

참으로 무림의 고수가 많음을 깨닭는 순간이다.

그것도 부부가 함께 산행하기에도 바쁜 시간에 저렇게 장소를 알리기 위한 이정표까지 달아 놓으니 얼마나 내공이 계신분들일지...

 

평이한 645봉에 오른다.

좌측으로는 잡목 사이로 정곡제와 연장저수지가 보이고 우측으로도 잡목 사이로 작은 저수지가 보이지만 이름은 알길이 없다.

조금씩 허기가 밀려오고 질마재 내려가기 직전 봉우리에서 준비한 빵과 과일로 허기를 달래 본다.

 

조금은 배가 불러오는 포만감을 느끼며 내리막 등로를 타고 진행하니 금새 질마재이다.

이곳에도 역시 대구 산사자 부부가 매달아 놓은 이정표가 위치를 알려 주기에 감사한 인사를 드리고 출발한다.

이제 특이한 표식이 없는 등로를 타고 600봉을 향한 땀흘림이 계속 된다.

간간히 보이는 저수지들만이 등로가 우측으로 크게 돌아 지나온 능선이 한눈에 보이는 것을 알 수 있을 정도이다.

 

이제 특이한 이정표 하나 없는 낙엽 덮힌 가정고개에 도착해 사진 한장 남긴다.

그리고 다시 완만한 등로를 타고 진행하니 나즈막한 봉우리 오르기 직전 저 멀리 금남정맥과 호남알프스 자락을 이루고 있는 연석산과 운장산 그리고 북두봉이 연무속에 가물거린다.

모두 올랐던 곳이지만 이렇게 다른 각도에서 바라보는 재미 역시 쏠쏠하다.

 

490봉 오르는 길목에 우측으로 작은 연못 하나가 놓여 있고 추위에 얼어 있는 그 연못 위로 방금 돌아 내려온 정맥길이 시원한 능선길을 이루며 하늘에 맞닿아 있다.

걸으며 지날 땐 몰랐던 등로가 이렇게 아름다운 곳임을 새삼 느끼는 시간이다.

 

 이제 완만한 등로를 타고 진행하니 차량 지나다니는 소음이 가깝게 들리고 곧바로 26번 지방도로가 지나는 오룡동 고개에 도착한다.

부귀와 진안을 연결하는 왕복 4차선 도로 중앙에 높은 중앙 차단막이 설치되어 있어 조심하며 어렵게 그 도로를 건너 묘지가 있는 정맥길로 들어 선다.

이제 마지막 올망졸망한 봉우리 몇개만 넘으면 금남호남정맥도 그 끝이 보일 것이다.

 

한동안 오르니 우측으로 무슨 공장인지 아니먄 축사인지 큰 건물 세동이 보이고 그 지붕엔 울긋불긋 꼬깔 색이 칠해져 있다.

저 멀리 600봉을 넘으면서 보였던 지붕들이기에 이 알록달록한 지붕을 목표로 진행한다면 큰 알바는 없을 구간으로 기억된다.

조금 더 오르니 방금 전 벌목하였는지 풋풋한 소나무 향이 코를 찌르고 전기톱과 식수통이 등로 옆에 놓여 있다.

아마도 점심때가 되어 주인은 식사를 하러 간 모양이다.

  

저 건물이 무엇일까 많이 생각해 보지만 알길이 없다.

아마도 축사는 아닌듯 싶은데 그렇다고 많은 사람들이 일하는 공장도 아닌 것 같고 ...

그렇다면 농 임산물 저장이나 가공을 하기 위한 건물들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하기사 산을 타는 사람에게 그것이 뭐 대단한 일인가 다만 정맥을 타면서 이정표 구실을 해주는 것만으로도 고마운 것을...

 

이제 그 건물을 벗어나며 앞으로 올라야 할 벌목된 520봉쪽 능선을 바라본다.

얼마나 오르고 올라야 그 능선 끝자락에 서 있을 수 있는가...

이제 다시 제법 허기가 밀려오고 더 이상 진행하지 못한채 넓은 공터에서 준비한 식사를 꺼내 혼자만의 만찬을 즐긴다.

오랫만에 옆지기가 준비해 준 복분자 한잔도 마시면서 그렇게 시간을 즐겨본다.

 

이제 부른 배를 부여잡고 더위와 땀과의 전쟁을 시작해 본다.

하지만 나즈막하게 보였던 520봉 오르는 길이 왜 그리 멀고도 험하게 다가오던지...

올라도 올라도 끝이 없고 깊은 낙엽속 등로는 자꾸만 산객을 뒤로 밀치며 코가 땅바닥에 닿을듯한 급경사는 마치 죽음으로 이끄는 저승사자와 비숫하다.

몇번의 육두문자와 휴식을 가진 후 어렵게 그 끝자락 봉우리에 오른다. 

 

그 한봉우리에 오르니 이제부터 완만한 능선을 타고 여유있는 산행이 된다.

낙엽속 사각거리는 노랫소리를 들으며 여유를 부렸는데도 금새 622 암봉에 도착한다.

바위 옆에 고사목 한그루가 정상의 고독을 대변해 주고 그곳에서 잠시 물한모금 마시며 휴식 시간을 가진다.

 

 622봉 전망바위에서 우측으로 바라보니 오룡동 작은 저수지 넘어 희미하게 저 멀리 부귀가 살랑거린다.

그저 이 작은 산객이 태어나고 살았던 고향과 닮아 있는 시골 풍경에 한동안 머물며 추억에 잠겨도 본다.

이제 저 멀리 북서쪽으로 그 끝자락도 보이는듯 하다.

 

앞으로 올라야 할 645봉 능선이 매끄럽고 부드럽게 다가온다.

이렇게 예쁜 등로를 따라 가다보면 천사를 만날 수 있을련지...

하지만 경험상 그 부드러움이 강하게 다가오며 또 다시 몇번의 육두문자를 내뺕은 후에야 저 정상에 올라 탈 수 있으리라...

 

가끔 이렇게 뒤돌아 보며 지나온 봉우리도 바라보고

완만한 능선으로 이뤄진 645봉이지만 그 정상에서 얼마나 위험 천만한 암봉이였던지...

멀리에서 바라보는 풍경과 가까이 다가가 만나는 봉우리가 전혀 다른 모습으로 다가옴을 알기에 그저 웃음만 흘린다.

 

이제 560봉 넘어 한동안 낙엽 등로를 따라 진행하니 마지막 641봉에 도착한다.

앞쪽에 높은 봉우리 하나가 보이지만 저 봉우리는 좌측 사면 우회길로 우회하면 되는 봉우리이기에 이곳이 실질적인 마지막 봉우리가 되는 셈이다.

잠시 휴식 취하며 지나온 정맥길을 반추해 본다.

 

가끔 무릎까지 빠지는 낙엽을 어렵게 헤치며 마지막 무명봉을 좌측으로 돌아 우회하니 지난 금남정맥 산행을 위해 지났던 모래재와 전주 공원묘지가 발아래 펼쳐져 있다.

사진에 담아 보려 노력하지만 잡목들로 인해 근사한 사진 한장 건지기 힘들다.

그렇게 조심하며 낙엽길을 통과하니 금새 새봉 임도가 저 앞에 보인다.

이제 이곳에서 급경사 짧은 오르막을 오르면 3정맥 분기점인 주화산에 도착 할 것이다.

 

3주전 오를때 깊이 쌓인 눈으로 미끄럽던 등로가 이제는 그 눈이 녹으며 진흙창이 되어 발목을 잡는다.

그래도 마무리가 가까워 졌다는 안도감이 그 어려움을 극복하고 조금은 마음의 여유로 그곳 주화산 정상에 도착해 주위 풍경을 담은 후 셀카를 이용해 처음으로 독 사진 한장 남긴다.

이제 두번 올랐으니 최소한 한번은 더 올라야 할 주화산, 이곳에서의 추억을 가슴에 묻으며 금남호남정맥의 마무리를 해 본다.

 

세봉 임도로 내려와 모래재 휴게소쪽으로 내려가는 시멘트 도로에서 올려다 본 주화산이 그리움으로 가득하다.

언제나 이 그리움이 사라질 수 있을련지...

아마도 평생의 그리움으로 살아가면 어떨지 걱정도 되는 시간이다.

이제 진안택시를 불러 느긋하게 마지막 발걸음을 즐기고 있다.

 

모래재로 통하는 전주공원묘지를 지나며 방금전 내려온 새봉 임도쪽을 잡아 본다.

아직 생긴지 얼마 안되였는지 공원묘지에는 차있는 공간보다 비어있는 공간이 훨씬 많은 것 같다.

다음 호남정맥을 기약하며 등로를 그려 본다.

 

이제 모래재로 내려오며 좌측 능선을 담아 본다.

저 능선을 타고 마지막 힘을 냈던 곳, 다시 걸어 볼 기회가 있을련지...

가슴으로부터 끓어 오르는 희열이 저 능선을 타고 하늘을 향하는 기분이다.

 

 마지막 모래재에 도착해 전주공원 이정석을 담으며 길고도 멀었던 금남호남정맥을 마무리한다.

깊은 눈속을 하염없이 걸으며 내재돼 있던 욕심과 미움을 버리려 애썼던 시간들, 그리고 조금씩 자연에 대한 그리움으로 그 비어가던 가슴을 채웠던 시간들이 주마등 처럼 스쳐 지나 간다.

 

그러다 그 눈들이 녹으며 상고대란 자연의 선물을 주고 다시 그 상고대마저 녹으며 텅비어 있는 낙엽속에 내 마음도 내려 놓고 있다.

진안으로 들려 마지막 샤워를 끝낸 후 서울로 올라오는 길은 자연과 산객이 하나된 그런 멋진 시간으로 남겨 놓는다.

 

긴 장도 졸필을 끝까지 읽어 주심에 감사 드림니다

 

칠갑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