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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 후기/경상도 산

사량도 지리산 산행 후기

by 칠갑산 사랑 2009. 9.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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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지 : 경남 통영시 사량도 윗섬 전역 일대

산행날자 : 2009년 9월 19일과 20일 무박 2일 산행

산행날씨 : 맑고 화창한 늦여름 날씨

산행온도 : 영상 15도에서 영상 26도

산행인원 : 3450온누리산악회 산우 44명

산행코스 : 내지 선착장-금북개-옥암-돈지선착장 갈림길-지리산(397봉)-내지항 갈림길-성지암 갈림길-

               불모산 달바위(400봉)-대항과 옥동 갈림길-톱바위-가마봉-향봉(탄금바위)-옥녀봉(261봉)-

               사량면사무소 갈림길-해변도로 만나는 지점-대항 선착장

산행시간 : 약 5시간 00분 (06시 30분부터 11시 30분까지) 

이용차량 - 23:30 3450온누리산악회 전용 45인승 버스 이용 서울 사당 출발

                04:50 사천 삼천포의 유람선 선착장 도착 후 아침 식사

                05:40 유람선 승선 후 출발

                06:20 사량도 내지항 도착

                06:30 ~ 11:30 사량도 지리산에서 옥녀봉 산행

                11:40 유람선 승선 후 사량도 대항 출발

                12:30 사천 삼천포 유람선 선착장 도착

                14:30 바다식당에서 점심식사 후 서울로 출발

                20:30 서울 사당역 도착 후 해산

 

 

사량의 바다와 산에서 땀 흘리며 얻은 자유를 추억하며

 

 

높고 푸른 가을 하늘 아래 에머랄드빛 바닷물이 넘실대고 어민들의 소박삶이 그대로 담겨진 사량도를 1년만에 다시 들어가 본다.

뭍에서는 느끼지 못하는 꿈과 희망이 넘실대는 섬 산행과 여행, 그중 제일 으뜸인 곳중의 한곳인 사량도는 옛 이름으로 박도였으나 이섬 상도(윗섬)와 하도(아랫섬)를 가로 흐르는 동강 물길이 가늘고 긴 뱀처럼 구불구불한 형세에서 유래하여 이 해협을 사량이라 일컬었다는 설이 유력하지만 또 다른 지명 유래설인 옥녀의 설화에서 유래되어 사랑이 사량으로 변천되었다는 설도 있는 아름다운 모습과는 달리 슬픈 사연을 담고 있는 섬이기도 하다. 

 

이제 세번째 들리는 사량이지만 늘 통영의 가오치항에서 출발하여 금평항으로 들어 왔기에 이번처럼 삼천포 유람선 선착장에서 들어가는 것은 처음이다.

밤새 달려 하룻밤을 지새우고 새벽녘에 도착한 삼천포 유람선 선착장에서 어둠을 밝히는 삼천포대교가 아름다운 남해바다를 비추며 벌써 산객의 마음을 들뜨게 만들고 있다. 

지난 봄 남해지맥 종주를 마치고 서울로 돌아오는 길에 잠시 들려 평생 잊지 못할 일몰과 야경을 보았던 그 다리이기에 낯설지는 않지만 아름다운 자태만은 오늘 처음 본 모습처럼 그렇게 뇌리 깊숙히 박히고 있다.

 

새벽 5시 40여분, 세군데 산악회 회원들 약 130여몀을 태운 유람선이 미끄러지듯 뱃고동 소리를 울리며 삼천포 선착장을 빠져나와 작은 섬들이 무수히 떠 있는 남해바다로 향한다.

우측에 남해군을 좌측으로는 통영시를 두고 그 사이를 빠져 나가 사량도가 희미하게 그 실루엣을 보여줄 쯤 동쪽 통영의 나즈막한 마루금을 타고 환상의 일출이 시작되고 있다.

새해가 시작되는 신년 일출이 아니라도, 시인이 아닌 평범한 사람들조차 가슴으로부터 끓어오르는 벅찬 감동을 안겨주는 일출이기에 늘 보고 만나도 새롭게 희망을 안겨주기에 오늘도 그 희망의 끈을 잡아본다.

 

작년 봄 아이들 손잡고 돈지항에서 올라 옥녀봉 거쳐 금평항으로 하산하려던 계획이 무산되며 결국 하산했던 내지항 전경이 눈앞에 펼쳐지며 옛 추억에 잠겨본다.

교통편이 불편해 많은 어려움 속에서도 가족 나들이 나온 분의 도움으로 간신히 돈지항에 있던 애마를 가지고 무사히 통영으로 나갔던 기억이 오늘은 그저 아침의 찬가로 다가올 뿐이다.

많은 인원 이끌고 계획부터 끝날때까지 안전하게 이끌어 주는 무시로 총부대장님의 수고하심에 그저 감사하는 시간이기도 하다.

 

내지항에 내려 잠시 산행 준비와 인원 파악 후 곧바로 시멘트 포장도로를 타고 서쪽 금북개까지 짧은 거리를 진행한 후 곧바로 좌측 능선으로 오르며 본격적인 사량도 지리산 산행을 시작한다.

아침 여명으로 인해 아직 완전히 밝혀지지 않은 어둠속을 뚫고 한동안 된비알 오르니 서서히 시야가 트이며 방금전 유람선이 머물렀던 내지항 전경이 눈에 들어온다.

코끝을 간지럽히는 상큼한 바닷내음을 맡으며 발아래 펼쳐진 아름다운 내지항을 바라보는 산객의 마음은 벌써 갈매기가 되어 자유를 날고 있는 한마리 새가 되어간다.

  

등로 좌측으로 보이는 내지항과는 달리 우측으로는 밝아오는 하루의 햇살을 기다리며 동백나무 자생지로 유명한 우수도와 그 사이에 작은 농가도가 눈이 시리도록 푸른 바다 위에 떠 있다.

그저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아름답고 황홀한 풍경이 아닐 수 없다.

우수도 저 멀리 또 하나의 독립된 산군을 이루고 있는 남해의 마루금이 지난날의 추억을 떠 올리며 다시 한번의 조우를 이야기 한다.

  

그렇게 아름다운 사량도의 서부해안과 북부의 항구들 그리고 저 멀리 사천의 삼천포시가지를 조망하며 급하지 않는 발걸음을 옮기니 작은 돌탑으로 소원을 빌었음직한 암봉 정상인 옥암을 넘어 일반 등산객들이 산행 들머리로 가장 많이 이용하는 돈지항이 빤히 내려다 보이는 능선에 도착한다.

어촌에 펼쳐진 작은 들녘이 황금빛으로 물들어 가고 고요한 침묵을 지키는 그곳에 작은 통통배 하나가 들어오며 작은 물결을 만들고 있다.

모든 잡념이 사라지며 그저 맑고 투명한 하늘과 바닷물을 닮은 자연의 일부가 되어가는 시간이다.

 

한여름 더위는 물러갔지만 아직도 남아있는 뜨거운 햇살을 받으며 칼바위 능선을 타고 좌우 사방팔방으로 펼쳐진 아름다운 남해의 절경을 감상하고 있노라니 내가 바로 신선이 된 기분이다.

이제 지리산이 가까이 자리하고 돈지항이 빤히 내려다 보이면서도 지나온 발자취 뒤로는 조각으로 만들어 놓은 듯한 바위 옆으로 시원하게 보이는 농가도와 우수도의 풍경에 마음을 주며 또 그 자연속으로 빨려 들고 있다.

지리산 정상에 모여 단체사진 한장 남기려는 산우님들의 아우성을 뒤로하고 몇장의 사진을 더 담은 후 지리산으로 오른다.

 

드디어 지리산 정상이다.

사량도 윗섬, 지리산 남쪽에 자리잡은 돈지 마을과 북쪽에 자리잡은 내지 마을의 경계를 이루어 지리산이란 이름으로 불리고 있지만 맑은 날에 오르면 저 멀리 노고단에서 천왕봉으로 이어지는 지리산이 한눈에 들어온다 하여 지리망산이란 이름으로 불리워지기도 하는 정상이다.

북쪽으로 논개와 역개쪽 마을들이 해안을 따라 그림처럼 펼쳐져 있고 그 뒤로 삼천포의 와룡산 자락과 건물들이 아스라히 뭍에 대한 향수를 불러 일으키는 곳이기도 하다.

남쪽으로는 돈지항과 마을이 또 한폭의 풍경화를 만들고 그 아담한 항구로 들어오고 나가는 배들이 작은 물결을 만들어 세파에 찌든 사람들의 영혼까지 맑게 만들어 주는 곳이기도 하다.   

 

그 지리산 정상에서 한동안 머물다 다시 햇살 받으며 우뚝 솟아있는 불모산의 위용을 바라다 본다.

조금씩 계절의 변화를 알리며 색동옷으로 갈아입을 준비를 하는 능선이 또한 새로운 모습으로 남는다.

불모봉 끝자락에서 우측으로 휘돌아 내려가며 칼봉처럼 우뚝한 옥녀봉이 가슴 아픈 전설을 잊기라도 하듯 침봉을 이루며 위압감을 주고 있다.

이제부터 사량도 최고봉인 불모산 달바위를 향한 발걸음이 시작된다.

 

무엇이 그리 마음을 잡고 놓지 않았는지 불모산 정상에 있는 달바위 정상 이정석도 담지 못하고 내려와 바다사랑님 사진 한장 빌려 온다.

지리산 정상에서 내려와 칼바위 능선을 타고 촛대봉을 넘어서면 윗섬과 아래섬 사이의 바닷길이 열리는데 동강이라 불리는 이 해협은 임진왜란 때 이순신 장군이 왜적을 상대로 전과를 올린 역사적인 장소이기도 하다.
힘들고 위험했지만 멋진 조망을 안겨주는 촛대봉을 내려오니 삼거리 이정표가 있고 오른쪽은 성자암을 거쳐 옥동으로 하산하고 왼쪽 길은 불모산으로 이어지는 길목이다.

갈림 삼거리를 지나 오랫만에 만나는 숲이 우거진 완경사 능선길을 따르니 능선이 서서히 오르막으로 변하고 그 된비알 치고 오르니 불모산 정상에 올라선다.

불모산 정상은 사량도 최고봉으로 정상에는 불모산 대신 달바위 400미터라는 정상석이 돌무덤 한쪽에 서 있다.

나무가 없어 고려 때부터 털이 없다란 뜻의 불모라는 한자명을 지니게 되었다고 하는데 민둥산이나 그럴듯한 우리말이였으면 더 좋았겠다 하는 생각이다.

 

불모산 정상에서 내려가며 계속 따라오는 북쪽 해안선을 바라보니 이제 내지항은 저 멀리 사라지고 역개마을과 등대가 시원하게 보인다.

작은 어촌을 이루고 있지만 어업으로 생계를 꾸려가는 사람들보다는 농업으로 삶을 이어가는 사람들이 더 많다는 사량도, 그래도 항구 앞에 떠 있는 드넓은 양식장이 눈길을 사로 잡으며 농촌에서 자란 필자의 눈에는 별세계로 다가온다.

 

이제 역개도 지나고 답포가는 길에 작은 등대가 보인다.

정확한 이름은 모르겠지만 빨강과 파란 지붕이 보이는 몇채의 가옥에 살고 있는 어촌 사람들의 삶의 터전이 되어주는 선착장과 양식장, 이런 한가롭고 평화로운 곳에서 시간이 멈춘 상태로 살고 싶다는 생각이 문득 드는 것은 나만의 생각일련지...

 

불모산 달바위를 조심하며 내려가니 톱바위쪽으로 진행하는 많은 산우님들이 봉우리마다 울긋불긋 인간 단풍을 피워 더욱 환상의 능선을 만들고 있다.

이제부터 조금 더 위험하고 가파라지는 암봉이기에 주위가 필요하지만 모두 잘 단련된 산우님들이기에 큰 걱정은 없다.

다만 함께하는 어린 아이와 아찔하게 바위 끝자락에 서 있는 산우님들이 조금은 걱정되지만 시간의 문제일 뿐 산행에는 큰 어려움이 없을 듯 하다.

 

이제 칼바위 능선에서 바라보는 대항마을과 선착장이 한눈에 내려다 보인다.

옥녀봉 지나 저 우측 끝자락 능선을 타고 내려와 시멘트 도로를 타고 저 선착장에서 뭍으로 향하겠지... 

하지만 시간적인 제약 때문에 제한된 극소수의 인원만이 그 아름다운 옥녀봉을 오를 수 있는 행운을 잡을줄은 꿈에도 모르고 진행해 간다.

 

잠시 대항마을 서쪽으로 지나온 해변을 바라보니 슬미마을과 작은 선착장 그리고 지금은 다리로 윗섬과 연결된 슬미도가 가슴 시리도록 아름답다.

정상에 오르지 못하는자 느끼지 못하는 비경을 가슴에 꼭꼭 간직하며 힘들고 어려울때 한번씩 꺼내 삶의 활력소가 되길 바래도 본다.

하얀 포말을 일으키며 어디론가 떠나는 저 배에는 또 어떤 꿈과 희망이 숨어 있을련지...

 

그러다 문득 남쪽 바다를 바라보니 그곳에도 금평마을이 한가롭게 자리하고 동강 넘어 아랫섬이 굴곡진 자태를 뽐내며 서 있다.

윗섬에 모든 명성과 영화부화를 빼앗기고도 조용히 자리 지키고 있는 아랫섬 칠현산, 언젠가는 다시 한번 내려와 올라야 할 곳이기에 가슴속에 담아 본다.

아기자기한 해안가에 자리잡은 어촌의 풍경이 시골 농촌에서 자란 이 산객에게 또 다른 세상을 열어주고 있다.

 

거대 암봉으로 이뤄진 불모산 달바위를 조심하며 내려와 뒤돌아 보니 강원도 설악산이 부럽지 않은 산세를 가지고 있다.

울퉁불퉁한 근육질의 남성미가 물씬 풍기는 산세에서 오늘 여기 오른 산우님들은 또 무엇을 얻어가는지...

이 강인함을 달래주는 부드러운 바다가 있기에 더욱 그 강함이 살아나지 않을까 바라본다.

한동안 내려가니 메주봉 넘어 톱바위까지 많은 산우님들이 점령하여 끝도 없이 펼쳐진 비경을 감상하느기 여념이 없다.

그 톱바위 암봉을 조심하며 내려가니 암봉이 끝나는 지점에 작은 간이매점이 하나 있고 막걸리를 판매하고 있다.

오랫만에 만나는 김준호님이 주는 막걸리 한잔 마시고 그늘에서 점심식사를 즐기는 산우님들 옆으로 다가가니 시간 제약상 이곳에서 옥녀봉이 아닌 대항마을로 하산한다는 결정이다.

너무나 아쉬워 리딩대장님께 부탁해 허락을 받고 필자 포함 총 5명이 재빠르게 옥녀봉으로 향한다.

점심도 못 먹고 빈속에 막걸리 두대접을 마신 후라 옥녀봉 가는 길에 제법 고생을 했지만 그곳으로 진행하지 못했다면 또 다른 아쉬움이 남기에 한걸음에 달려간다. 

  

조금 빠르게 걸었더니 방금 전 마신 막걸리가 느림의 미학을 알려주며 발걸음 붙잡는다.

송림 우거진 능선으로 접어들자 곧 대항과 옥동으로 하산할 수 있는 사거리 갈림길이 나타나고 5명을 제외한 모든 산우님들은 이곳에서 좌측 대항마을로 하산할 것을 생각하니 조금은 안타까움이 배어난다.

다섯명의 산우님들이 앞서거니 뒷서거니 주위 풍경 감상하며 본격적인 옥녀봉과의 사랑을 나눠본다.
 

가마봉에서 바라보니 옥녀봉으로 이어지는 암봉의 위용이 고도와 상관없이 산객을 압도하고 그 좌우로 뻗어있는 고동산과 동강 그리고 아랫섬이 환상적인 풍경에 산객의 마음을 빼앗아가 버린다. 

금평항이 아스라히 바라다 보이고 굴곡진 해안을 따라 사량이란 이름을 사용하게 만든 동강의 수로가 한폭의 그림으로 되살아 나는 시간이다. 

 

다시 북쪽으로 술미도와 술미항이 코발트빛 바닷물과 어울려 말로 표현하기 힘든 멋스런 아름다움을 보여준다.

시간적인 제약을 받으면서도 자꾸만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에 마음만 다시 급해진다.

또한 아직 완전하게 마스터하지 못한 새로운 카메라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지기에 담은 사진을 자주 확인하다 보니 더욱 산행 속도가 떨어지고 급기야 네명의 산우님들에게 선두를 내주고 홀로 가는 시간이 되어 간다.

  

드디어 탄금바위 즉 향봉에 도착해 바라보니 아찔할 정도로 급경사 직벽에 쇠사다리가 건설되어 있다.

그 앞으로 보이는 옥녀봉의 탑같은 모양이 다시 한번 산객의 가슴에 열정을 불사르고 그속에 숨어 있는 슬픈 전설은 이미 머리에서 사라진지 오래된듯 무심으로 즐겨본다.

생존을 위해 치열하게 발버둥치며 살다가 이렇게 한가롭게 자연을 즐기는 시간과 마음이 있기에 다시 내일부터 삶의 현장에서 일할 수 있는 것은 아닐런지... 

 

탄금바위에서 철계단을 타고 내려오니 작은 안부가 나타나고 우측으로 우회 등로가 있지만 모두 위험구간 로프로 향한다.

이제 마지막 옥녀봉만 남긴 시간, 시계를 보니 대항으로 내려가는 시간은 딱 들어 맞을 것 같다는 생각이지만 몇몇 다른 산악회에서 온 산우님들과 함께 진행하다 보니 생각보다 시간 지체가 심하다.

차례를 지켜가며 하나의 굵은 로프에 몸을 맡긴채 슬픈 전설을 간직한 옥녀봉 정상으로 향한다.

 

아버지의 욕정으로 예쁘게 자란 옥녀가 뛰어 죽었다는 슬픈 전설, 어느곳이나 이런 슬프고 아련한 전설이 숨어 있지만 이런 아름다운 암봉에도 그런 끔찍한 전설이 살아 있다는 사실에 그저 의아하기만 하다.

그래도 터무니 없는 이야기를 지어 전설로는 만들지 않았기에 말못할 무슨 사연이 있지 않을까 추측만 할 뿐이다.

지나온 탄금바위와 저 멀리 우측으로 불모산 달바위 그리고 좌측으로 지리산이 헤어지는 아쉬움을 달래는 듯 산객의 가슴에 쌓인다.

 

사방팔방 시원하게 조망되는 옥녀봉에서 잠시 휴식 취한 후 다시 산우님들 만나 함께 외줄로 된 작은 나무사다리를 타고 내려오니 안부 삼거리이다.

우측으로 우회 등로가 열러있고 몇몇 등산객들은 그곳으로 향해 올라온다.

마지막 남은 나즈막한 암봉을 좌측으로 놓인 나무 데크를 타고 진행하니 금새 좌측으로 대항과 우측으로 금평항이 손에 잡힐 듯 다가와 있다.

이제 이 아름다운 사량도의 산행도 마무리가 되어가는 시간이다.

  

헤어지는 아쉬운 마음에 나무데크에서 뒤돌아 보니 옥녀봉에서 내려오는 나무 계단과 저 멀리 불모산 달바위가 우람한 암봉을 자랑하며 다음을 기약한다.

새로 장만한 카메라에 담은 사진들이 모두 멋진 풍경으로 살아 나기를 간절히 바라며 마지막 발걸음을 옮겨 본다.

 

마지막 등로에서 바라보니 아랫섬의 마을 풍경과 칠현산이 부르고 다음을 기약하며 한들거리는 억새를 가운데 두고 몇장 남겨 본다.

사량의 동강도 이제 이것을 마지막으로 언제나 다시 만날 수 있을련지...

그래도 이런 그리움을 안고 돌아가기에 다시 만나면 어색하지 않은 만남의 시간이 되겠지...

 

통영의 가오치항에서 들어오는 배들로 북적이는 금평항이 한눈에 들어온다.

지난 해 머물며 그리움을 남겼던 곳이기에 더욱 선명하게 머릿속을 채우고 있다.

살아가는 지역이 다르고 방식이 달라도 이렇게 바라보며 느끼는 절경이랄까 아니면 비경이랄까는 동일하게 느껴질련지...

이런 풍경을 바라보며 써 내려가는 시가 있다면 그 시는 무엇으로 표현될련지 궁금해 진다.

 

마지막 삼거리에서 우측 사량면사무소로 하산하는 길을 버리고 좌측 대항으로 내려가는 하산 등로를 따라 내려가니 저 멀리 대항항과 술미도가 반기고 마지막 자갈 등로를 조심하며 5시간의 산행을 마무리 한다.

하지만 이곳에서 바다사랑님을 만나 예기치 못한 상황을 듣고 많은 산우님들과 함께하는 시간의 아쉬운 대미를 생각해 본다.

 

간신히 어렵게 꼬인 상황을 풀고 대항으로 돌아 와 고생한 리딩대장님과 산우님들 함께 유람선을 타고 그리운 사량도와 이별을 고한다.

바다에 떠 있는 유람선이 우리를 기다리고 저 유람선을 타고 산행이 아닌 사량도를 돌아볼 수 있는 기회가 있기를 간절한 소망으로 남겨 본다.

 

일어나는 하얀 포말처럼 수많은 사연과 아쉬움을 뒤로 하고 이제 일상으로 복귀하는 시간, 그저 즐겁고 행복했던 시간으로 남길 바라며 멀어져 가는 사량의 노래를 불러본다.

 

삼천포 유람선 선착장이 가까워지는 시간, 하얀 등대가 반기고 무사히 삼천포에 내려 맛난 회로 점심을 들며 즐거웠던 시간을 이야기 삼아 이슬이 한잔을 마신다.

마지막 남아있던 두명의 산우님들도 합류하고  그렇게 사천에서의 시간을 갈무리 한 다음 좀 일찍 서울로 돌아오지만 추석을 앞두고 벌초를 다녀오는 차량들과 맞물려 늦은 시간 사당으로 돌아온다.

 

많은 일들이 있었고 가슴 태우는 시간도 있었지만 함께 무사히 돌아옴을 자축하며 멋진 곳 공지 올리고 잘 리딩해 주신 무시로총부대장님의 수고에 감사하는 마음 전해 드림니다.

 

또한 자신의 질주 본능을 절제하고 후미에서 산우님들 잘 모시고 내려온 청누리대장님의 봉사에도 고마운 마음 전하며 많은 식구 챙기느라 작은 얼굴이 더 작아지신 보리수님의 봉사에도 큰 박수 보냅니다.

 

모두 수고 많이 하셨구요 다음 정산에서도 반갑게 즐거운 마음으로 뵙기를 바람니다.

 

감사합니다.

 

칠갑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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