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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 후기/경상도 산

내연산과 12폭포 산행 후기

by 칠갑산 사랑 2009. 8.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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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지 : 경상북도 영덕군과 포항시에 걸쳐있는 내연산과 12폭포 계곡 그리고 보경사

산행날자 : 2009년 8월 04일 ~ 8월 05일 (무박 2일 산행)

산행날씨 : 새벽엔 흐리고 가랑비 및 짙은 안개였으나 아침부터 차차 맑고 화창한 여름 날씨

산행온도 : 영상 17도에서 영상 28도

산행인원 : 3450온누리산악회 회원 5명

산행코스 : 주차장-식당가-연산온천-신령고개-대전리 갓부처-504봉-문수봉(628봉)-653봉-

               내연산 삼지봉(711봉)-781봉-789봉-내연산 향로봉(932봉)-고메이등-시명리-

               시명폭포-복호2폭포-복호1폭포-정자 쉼터-출렁다리-은폭포-관음폭포-연산폭포-

               무풍폭포-잠룡폭포-삼보폭포-보현암-보현폭포-상생폭포-서운암-보경사-연산온천

산행거리 : 약 16 Km

산행시간 : 약 11시간 (06시 10분부터 17시 10분까지 쉬며 놀고 사진 찍으며)

 

 

비단같은 등로에 피어난 버섯과 비경을 숨겨 놓은 12폭을 돌아 본 하루

 

 

이제 올 한해 계곡 트레킹의 대미를 장식하기 위해 나서는 길, 많은 산우님들을 모시지 못하고 이 산객 포함 총 5명이 단촐하게 떠나는 마음이 아쉽지만 그래도 출발하면 기분은 항상 업이 된 상태이다.

생각보다 막히지 않는 도로를 타고 달리니 새벽 3시 조금 넘겨 도착한 내연산 식당가 앞 넓은 주차장, 몇대의 차량들만 그 넓은 공간을 지키고 바람결이 흩어지는 가랑비를 바라보며 오늘 하루의 산행도 쉽지 않음을 직감해 본다.

 

내연산 관음폭포의 아름다운 전경 

 

전혀 예상하지 않았던 가랑비와의 조우에 모든 것 체념하고 잠시 차안에서 눈을 감고 모자라는 잠을 청한다.

얼마나 잤을까 밖에서 창문을 두드리는 소리에 부시시 잠에서 깨어나니 막 새벽 5시를 넘기고 주위 사물이 조금씩 눈에 들어오며 어둠과 밝음이 교차하는 시간이다.

간단히 먹거리로 허기 달래고 산행 준비 후 보경사 일주문 우측 시멘트 도로를 타고 산행을 시작하는 시간, 아침 6시를 막 넘긴 시간이다.

 

내연산 보경사 일주문 우측 시멘트 임도를 타고 산행은 시작되고 

 

오늘도 급할 것 없이 금강송인지 해송인지가 등로를 가득 메운 아름다운 길을 따라 진행하니 도심에서 맛보지 못한 황홀한 풍경이 자꾸만 가슴을 때리고 있다.

조금 더 진행하니 홀로 이 새벽에 오르는 산우님 만나 먼저 보내고 다시 여유로운 발걸음 옮기니 어느새 신령고개에 도착하고 좌측 능선으로 등로가 나 있다.

 

신령고개에서 좌측 능선으로 올라 다시 시멘트 임도를 만나 헤매고 

 

그곳으로 올라 능선을 타고 진행하니 금새 시멘트 임도를 다시 만나 한동안 그곳으로 진행하지만 어딘지 잘못 되어가고 있음을 짐작한다.

하지만 어디에서 잘못 되였는지 분간도 못하고 대전리까지 진행하니 그곳에 갓부처 가는 이정표가 보이고 이왕 왔으니 갓부처라도 보고 가자며 그곳으로 발길 옮겨 보지만 너무 이른 시간이라 철문만 굳게 닫혀있다.

운좋게 그곳에서 마을 주민을 만나 정상적인 등로를 찾아 본격적인 산행을 시작해 본다.

 

연산탑사의 갓부처를 만나려했지만 너무 이른 시간이라 철문이 굳게 닫혀있고 

 

아마도 시멘트 임도를 타고 오다 신령고개 좌측 능선 임도를 타고 오른것 까지는 정상적으로 진행하였지만 그곳에서 우측 능선이 아닌 그 좁은 능선길을 타고 진행하다 다시 시멘트 임도를 만나기 바로 직전 좌측으로 나 있는 능선 등로를 타고 진행하였으면 아무 문제도 없었을 것이란 추측만 할 뿐이다.

 

보경사에서 올랐다면 30분이면 올랐을 이곳을 1시간 30분 걸려 힘들게 오르고 

 

넓은 비포장 임도를 타고 한동안 오르막 오르니 이마와 등줄기에선 땀방울이 흘러 내리고 가끔 등로 주변에 자생하는 갖가지 독버섯이 코끝을 간지럽히고 있다.

이 등로를 보니 이곳에도 송이 버섯이 많이 자생할 것 같은 생각에 더욱 주의하여 등로 주위를 살펴 보지만 먹을만한 버섯은 전혀 보이질 않는다.

다만 사진으로 남길만한 망사버섯을 발견하곤 식용이 아니라는 사실보다는 그 아름다움에 반해 흥분하고 있음을 느낀다.

 

처음 본 망사 버섯의 너무나 화려한 모습에  마음을 빼앗기고

 

땀 한번 흠뻑 흘리니 넓은 임도가 끝이 나고 보경사를 둘러친 철조망이 나타나고 곧이어 이정표가 서 있는 504봉에 도착한다.

정상적인 등로를 찾았다는 안도감에 잠시 물한모금 마신 후 다시 출발하는데 등로에 펼쳐진 소나무 군락지가 환상의 드오를 열어주고 있다.

 

너무나 아름다운 금강송 등로가 아침을 활짝 열어주고 

 

이제 비는 내리지 않지만 자욱한 안개가 밀려왔다 소나무 사이에 머물며 너무나 영화같은 등로를 만들고 있기에 진행하지 못하고 잠시 그 아름다움에 도취되어 본다.

그래도 올라야 할 등로이기에 잠시 머뭇거리다 비단결 같은 등로를 타고 진행하니 파아란 들판과 가을 낙엽이 진 등로가 번갈아 나타나며 다시 산객의 발목을 잡고 있다.

 

문수봉 정상석 

 

여유로운 마음으로 즐기며 진행하니 첫번째 봉우리인 문수봉에 도착하고 넓은 헬기장 공터 한쪽에 세워진 작은 정상석을 배경으로 추억 만들기를 해 본다.

막걸리 한잔에 우애를 다져보고 다시 안개비가 흩날리는 등로를 타고 거침없이 진행하니 주위 조망은 없어도 아기자기한 소나무와 멋진 버섯들 그리고 그림같은 등로가 어느 동화의 나라를 옮겨 놓은 듯 하다.

 

언젠가 한번 올라야 할 동대산이기에 좀 더 오랫동안 기억에 남겨두고 

 

이런 저런 이야기 나누며 깔깔 거리며 진행하니 삼지봉 가기 전 우측으로 동대산 갈림 이정표가 보이고 잠시 서성이며 그곳을 응시해 본다.

언젠가는 다시 내려와 한번은 올라야 할 그곳이기에 그리움으로 남겨 두웠는지도 모르겠다.

 

등로 세군데로 분기되어 이름이 삼지봉이라는 내연산 주봉인 삼지봉 정상석 

 

바로 앞 삼지봉 설명판에서 다시 다녀가는 흔적 한장 남기고 느즈막한 능선을 타고 오르락 내리락 하니 드디어 두번째 봉우리이자 내연산 주봉으로 대접 받고 있는 내연산 삼지봉에 도착한다.

아직 세상을 보여주기 이르다며 무채색으로 감춰버린 풍경을 아쉬워하며 다시 향로봉으로 향한다.

 

한여름 빗물을 머금고 푸르게 등로를 수놓은 들풀이 아름답고 

 

수많은 지능선이 등로 좌측으로 갈라지며 12폭포로 연결되고 있지만 오늘 우리가 가야 할 등로는 향로봉이기에 그곳으로 진행을 서두른다.

급할 것은 없지만 보이는 것이 없기에 그저 5명의 산객들 주변의 움직임만 앵글에 조금씩 담아볼 뿐이다.

 

하얀 안개가 등로를 뒤덮어 묘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미결등 갈림길 지나 어느 순간 세상이 하얀 포말에 휩쌓이며 잠시 방향감각을 잃고 산행지도와 나침판을 찾지만 나침판을 차에 두고 왔기에 난감하다.

오랫동안 산행을 하면서 지금까지 한번도 저지르지 않았던 실수를 이곳에서 하면서 얼마나 속으로 당황했던지...

그래도 다행히 정상 등로를 따라 진행하고 있음을 감지하고 계속 전진하니 이정표가 보이고 밤나무등 갈림 이정표도 나타난다.

 

내연산 향로봉 정상 이정표, 잠시 시간 보내는 사이 아름다운 동해바다가 안개를 뚫고 환상을 노래한다 

 

이제 향로봉이 얼마남지 않은 거리, 다만 나 홀로 준비한 디카로 인해 다른 산우님들이 충분히 즐기며 흔적을 남길 수 없음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이런 기획. 테마 산행에서는 디카가 필수인 것을...

다시 부드러운 등로를 타고 한동안 진행하니 드디어 오늘 마지막 봉우리인 향로봉에 도착한다.

 

짙은 안개속에 청송 주왕산쪽 마루금이 보일듯 말듯 산객의 마음을 흔들고 

 

가을이나 겨울에 다시 한번 내려와 매봉을 거쳐 천령산 우척봉으로 돌아가는 내연산 종주 산행을 기획하고 있기에 오늘은 마음 편히 이곳에 둘러 앉아 남아 있는 이슬이와 안주를 나누며 무채색의 공간에서 우리들만의 시간을 가져 본다.

 

향로봉에서 바라 본 동해바다 원경 

 

한동안 쉬고 있으니 조금씩 산객들이 올라오고 인사 나누며 생각보다 긴 시간 쉬고 있으니 서서히 안개가 걷히며 잠시 천상천하의 아름다운 풍경을 선사한다.

동남쪽으로 보경사쪽 마을과 저 멀리 동해바다가 넘실 거리고 북서쪽으로 주왕산과 서쪽으로 보현산이 잠시 그 모습 드러냈다 사라진다.

 

내연산 12폭포의 제일 위쪽에 있는 시명폭포 

 

이것만으로도 충분한 보상을 받은 듯 기쁜 마음으로 돌아 내려가는 발길에 힘이 실린다.

이제 하산길이지만 길고도 가파른 등로가 아름답게 숨겨 놓은 비경의 12폭포 가는길이 쉽지 않음을 알려주고 있다.

가파른 내리막 고메이등 등로를 조심해 내려오니 작은 실개천이 흐르고 곧이어 시명리 이정표가 반긴다.

 

출렁다리로 내려가며 바라본 협곡속의 계곡물이 환상이고 

 

그곳을 넘자 내연산 12폭포의 마지막 폭포인 시명폭포가 반기고 그곳으로 들어가 사진에 담아 본다.

하지만 그곳을 지나자 가파른 절벽지대가 나타나고 그 절벽지대에 숨어잇는 복호 제2폭포와 제1폭포는 들리는 굉음으로만 그 존재를 알 수 있음이 아쉽다.

 

거대 물줄기가 안개를 피워 올리며 굉음을 울리던 은폭포 

 

한동안 위험 등로 지대를 벗어나자 쉼터 정자가 나타나고 그곳을 지나자 출렁다리가 반긴다.

이곳에서 다시 몇장의 멋진 사진에 자신의 모습들을 남기고 평이한 등로를 타고 계곡 옆을 진행하니 드디어 제대로 된 은폭포에 도착한다.

 

너무나 아름답게 산객의 마음을 빼앗아 가버리던 관음폭포 전경 

 

그 은폭포 앞에 들려 잠시 휴식 취하고 사진으로 담은 후 이제부터 다시 천천히 자연을 음미하며 계곡과 폭포를 친구삼아 천하를 주유해 본다.

이정표 지나 연산폭의 굉음이 들리는 암봉에 올라 멋진 흔적 한장씩 남기고 가파른 너덜과 암벽을 조심하며 내려가니 사진으로 만났던 너무나 아름다운 관음폭포가 거대한 두줄기 폭포수를 통해 광음을 뿜어내고 있다.

 

협곡을 빠져 나온 거대 물줄기가 하얀 포말을 일으키며 관음폭포를 만들고 있다 

 

많은 등산객들이 쉬며 여유를 찾고 있고 그 틈에 들어가 몇장의 사진으로 그 아름다움을 담아 본다.

어찌 그리 자연의 힘은 위대하고 거룩한지...

다시 그 관음폭포 위로 가설된 다리를 지나 연산폭포의 거대한 물줄기를 찾아 나선다.

저 위에서 들리던 굉음의 실체를 발견하곤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하는 광경에 그저 두눈만 휘둥그레 질 뿐 말이 필요없다.

위에서 바라보는 모습과 아래에서 올려 보는 모습의 차이에서 또 다른 자연의 힘을 느껴본다.

 

보현암 갓부처를 어렵게 만나 소원을 빌어보고 

 

그곳을 나와  등로를 타고 진행하며 접근할 수 없는 무풍폭포와 잠룡폭포를 나뭇가지 사이로 어렵게 잡아보고 내려가니 보현암이 있고 갓부처 이정표가 보인다.

잠시 그곳에 들려 갓부처를 사진으로 남긴 후 약수터에 들려 물한모금으로 갈증을 달래 본다.

그 암자 앞을 둘러치고 있는 거대 금강송에 내마음까지 빼앗겨 잠시 머물러 본다.

 

물줄기 한번 잡아보려 계곡으로 내려갔지만 만나지 못하고 겉모습만 담아 온 보현폭포 

 

앞서간 산우님들이 기다릴 것 같아 다시 빠르게 진행하니 삼보폭포의 거대 울림이 들리지만 들어가지 못하는 곳이기에 안타까움만 남기고 이어지는 보현폭포에 들려 잠시 사진에 담아 본다.

그 게곡가까지 텐트족이 점령하고 낮잠을 즐기는 모습에서 여유로움과 위험함을 동시에 느끼는 감정은 참으로 묘하다.

 

내연산 12폭포중 제1폭포인 상생폭포의 두 거대 물줄기 

 

그곳을 지나 두개의 물줄기가 안개를 피워내며 울려 퍼지는 상생폭포에 도착하니 저 아래 모래사장에 옹기종기 앉아 허기를 달래는 산우님들 모습이 아름다워 사진으로 한장 남긴 후 그곳에 들어가 또 시간을 보낸다.

이제 마지막 폭포인 상생폭포를 나와 강제적으로 물줄기를 돌려 놓은 수로를 따라 금강송이 아름답게 늘어 선 등로를 따르니 금새 보경사가 나타나고 그곳에 들려 다녀가는 흔적을 남긴 후 일주문을 통해 오늘 하루의 산행도 마무리 해 본다.

 

내연산 보경사 일주문을 나오며 하루의 긴 산행을 마무리 해 보고 

 

생각보다 오랜시간 걸려 지나온 등로와 계곡이지만 지루함도 잊은 채 어떻게 하루가 지났는지 모르게 그저 즐겁고 행복한 마음들 뿐이다.

7번 해안도로를 타고 대게로 유명한 영덕 강구항에 들려 맛난 회와 이슬이로 속을 달래니 이 세상 전부가 우리들 세상이 되어 간다.

 

영덕 강구항에 들려 맛난 회로 허기 달래며 하루의 마무리를 하고 

 

푸르디 푸른 쪽빛 동해바다가 출렁이는 바람에 파도를 만들며 산객의 마음을 붙잡고 그 장단에 춤추며 또 하루의 긴 여정을 마무리하기 위한 마지막 몸부림을 해 본다.

휘영청 밝은 보름달이 뒤따라 오며 즐겁고 행복했던 하루의 마지막 시간에 화룡점정을 찍어 주니 올 여름 무더위도 저 멀리 사라지는 느낌이다.

 

강구항에서 바라 본 검푸른 동해바다 

 

맛난 회까지 봉양해 주신 기차길님에게 감사 드리며 함께한 산우님들과의 즐거운 시간을 좋은 추억으로 남겨 봅니다.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칠갑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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