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산행 후기/경상도 산

응봉산 산행과 덕풍계곡 트레킹 후기

by 칠갑산 사랑 2009. 8. 4.
728x90

산행지 : 강원도 삼척시와 경북 울진의 응봉산과 용소골 및 덕풍계곡 일대

산행날자 : 2009년 7월 31일 ~ 8월 01일 (무박 2일 산행)

산행날씨 : 말고 화창한 한여름 삼복 더위 날씨

산행온도 : 영상 23도에서 영상 33도

산행인원 : 3450온누리산악회 회원 29명

산행코스 : 덕구온천-옛재능선길-응봉산 정상(998.5봉)-작은당귀골-제3용소-흰바위-용소골-제2용소-요강소-

               제1용소-덕풍산장-덕풍계곡-풍곡교-7번 해안도로-임원항

산행거리 : 약 20 Km

산행시간 : 약 11시간 (06시부터 17시까지 쉬며 놀고 사진 찍으며)

 

 

금강송 숲과 비경의 용소골에서 한여름 무더위를 이겨낸 이야기

 

 

그 동안 뜸했던 한여름 계곡 트레킹에 필이 꽂혀 올여름에는 벌써 몇군데의 계곡 산행을 이어가 본다.

그중에서도 계곡미가 가장 뛰어난 응봉산과 용소골 그리고 덕풍계곡에 대한 트레킹을 놓고 고민을 하다 온누리 산우님들을 믿고 산행공지를 올려 함께 다녀오는 시간을 만들어 본다.

 

응봉산 정상석 

 

이 세상 아무에게나 보여줄 수 없다며 그 깊고 깊은 계곡속에 숨겨 놓은 용소골의 비경만큼이나 그곳을 찾아 오르고 내리는 길은 결코 쉽지 않은 등로임을 알기에 마음 고생을 해 보는 시간이다.

그래도 한여름 휴가철에 생각했던 수보다 많은 산우님들의 호응에 편안한 여행과 산행을 꿈꿔보지만 서울을 벗어나는 고속도로에서 부터 한여름 피서철의 복잡함을 몸으로 느껴본다.

 

덕구온천에서 올라와 응봉산 등산 안내도 앞에서 바라 본 들머리 계단들 

 

한밤을 꼬박 세워 여명이 밝아오는 시간에 드디어 목적지인 덕구 온천 앞에 내려 잠시 스트레칭으로 굳었던 몸을 풀고 주차장을 벗어나는 시간 정확시 아침 6시, 넓은 포장도로를 타고 응봉산 산행 지도가 서 있는 곳에서 잠시 등로 안내를 하고 곧바로 나무 계단을 타고 길고도 긴 여행을 시작해 본다.

 

응봉산 등로에 서 있던 아름드리 금강송이 너무나 아름답고 

 

이제 오늘 오르면 세번째 정상으로 향하는 길, 2년전 폭우가 솟아지는 장마철에 백두대간 조령산 구간을 진행하려다 위험해 포기하고 찾았던 곳이기에 더욱 많은 추억과 상념이 자리잡고 있는 등로이기도 하다.

또한 대게철이면 한번씩 아이들 손잡고 왔다 몇번인가 들렸던 곳이기에 그때의 추억이 잠시 가던 발길 붙잡는 곳이기도 하다.

 

위는 고사목이지만 아래에는 아름다운 나뭇가지를 달고 묵묵히 서 있는 금강송 한그루가 눈길을 붙잡고 

 

넓은 등로와 금강송이 자라 이국적인 풍경을 전해주는 아름다운 등로를 따라 한동안 땀방울 흘리니 드디어 하늘이 빼꼼히 열리며 그동안 시원한 그늘을 만들어 줬던 잡목 숲도 사라지고 헬기장 넘어 응봉산 정상석이 보인다.

이글거리는 태양이 온 세상을 집어 삼킬듯 타오르는 그곳에서 잠시 멋진 추억 한장씩 그린 후 잠시 하얀 뭉게 구름이 온 산하를 뒤덮은 주위 산군들을 조망해 본다.

 

정상에서 바라 본 낙동정맥 산군들이 하얀 뭉게구름을 덮고 얼굴만 내밀고 있다 

 

남쪽으로 부터 지난 봄 옆지기와 둘이 호젓하게 올랐던 백암산에서 통고산 그리고 몇해전 지나가던 길에 잠시 산행 들머리만 확인했던 일월산이 보인다.  

서쪽에서 북쪽으로 돌아가며 낙동정맥인 삿갓봉과 백병산이 가깝고 함백산과 태백산이 하얀 안개와 구름을 가슴에 담고 그 늠름한 마루금을 하늘 높은 줄 모르게 솟아있다.

시간이 많이 지나 이곳 정상에서의 추억을 담은 후 잠시 내려가 나무 그늘로 된 헬기장에 옹기종기 모여 늦은 아침 식사를 즐긴다.

 

정상에서 본 또 다른 정맥 줄기 

 

그저 만찬은 아니어도 좋다.

이렇게 산상 부풰를 만들어 푸짐힌 마음 내려 놓고 허기를 달래는 시간만으로도 족한 것을...

이제부터 푸르름이 절정에 다다른 등로를 타고 한동안 내리막 급경사를 지나니 어느새 등로는 순하게 변해있고 그 등로에는 다시 금강송들이 도열해 지나는 산객을 맞이해 준다.

 

응봉산에서 덕풍계곡 하산길에 만난 금강송 속의 고사목 하나가 너무나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고 

 

회색 도시에서는 결코 볼 수 없는 귀한 풍경이기에 진행하는 중간 중간에 그 아름다움을 즐기고 담으니 이 세상 부러움 없이 행복한 시간이다.

다시 마지막 급경사 내리막 등로를 타고 조심해 내려가니 드디어 작은당귀골 근처의 지류를 만나 본격적인 계곡 산행을 즐겨 본다.

 

작은당귀골로 내려가며 처음 만난 무명 폭포가 멋지고 

 

많은 수량은 아니지만 깍아지른 절벽을 타고 흘러 내리는 폭포수가 그나마 조금 흘렸던 땀방울들을 마르게 만들고 그 작은 계곡물에 쉬며 소금끼에 찌든 몸둥아리 닦아 본다.

다시 후미 기다렸다 한 그룹이 되어 급할 것 없이 진행하니 좌측 저 멀리 큰당귀골과 합류되는 합수점이 나타나고 그 좌측 넘어 제3용소의 굉음이 산객의 발길을 붙잡는다.

 

제3용소 전경, 붉은 계곡물과 웅장한 폭포가 산객의 발길 붙잡고 

 

그냥 진행하려다 언제 다시 올지 몰라 그곳에 들려 잠시 추억 몇장 남겨본다.

검푸르고 깊은 용소 위에 풍부한 수량을 자랑하며 하얀 포말을 그리는 그곳에 도착하니 어린시절 친구들과 멱감던 추억에 그 용소로 뛰어 든다.

불소가 함유되어 모든 철 종류를 녹여 검붉게 만든 계곡물과 자갈들이 색다른 풍경으로 산객들을 유혹하는 덕풍계곡이다.

 

황금빛 계곡물과 용소골로 합류되는 지류들 그리고 작은 무명폭들이 한폭의 그림으로 다가오고

 

한동안 쉰 다음 이제 계곡을 따라 급할 것 없이 쉬엄 쉬엄 계곡 트레킹의 진수를 맛본다.

하지만 바닥에 깔린 자갈들이 미끄러워 여간 조심스럽지 않다.

몇일 전 다녀온 아침가리골 계곡이 벌써 그리워지는 것은 무슨 까닭인지...

수없이 많은 사진을 찍으며 계곡 주위로 병풍처럼 쳐진 암봉괴 절벽을 즐기고 또 가끔은 산우님들과 물장난을 치며 내려가니 군데군데 위험 암벽들이 도사리고 안전 산행에 대한 주의를 환기 시키고 있다.

 

협곡을 가르는 계곡미가 환상을 노래하고 

 

계곡 주변으로 나 있는 등로를 따라 진행하다 지루하고 등줄기에 땀방울이 맺히면 다시 계곡 물속으로 들어가 트레킹을 즐기는 사이 입은 등산복은 젖었다 마르기를 반복하며 그렇게 아름답고 멋진 시간은 흘러 가고 있다.

가끔 그늘에서 쉬어가는 사이 산우님들을 붙잡고 계곡물로 이끌어 물장구를 치는 장난기도 발동하며 온몸을 적시지만 누구하나 화내거나 피하지 않는다.

오늘만큼은 모두 어린 시절로 돌아가 그렇게 시간을 즐기자 마음먹은 듯 하다.

 

제2용소로 내려오는 안전로프가 위험하지만 그 웅장한 폭포수가 다시 더위를 닦아주고 

 

한동안 그 계곡을 따라 내려가며 머리 위로 내려 쬐는 강한 햇살에 조금은 지루하다고 느낄쯤 절벽 사이로 강한 폭포수가 떨어지고 그 굉음에 놀라 다가가니 벌써 제2용소에 도착한다.

먼저 온 산우님들이 그 폭포수 앞에서서 시원한 안개비를 맞고 있다.

부탁해 사진 한장 남기고 조심하며 절벽의 안전 로프를 타고 내려가 이곳 제2용소에서도 몸을 폭포수에 내맡긴다.

 

환상의 절벽을 좌우에 두고 고고하게 흐르는 계곡물이 자꾸만 산객을 부르고 

 

시원하고 부드러운 물살이 온몸을 감싸고 그 느낌에 나도 모르게 한동안 시간 가는줄 모르고 즐기고 있다.

다시 후미와 한그룹이 되어 간식 비우고 다시 여유롭게 절경의 계곡을 타고 진행한다.

하지만 제2용소 내려오기 전 물장난을 하면서 디카에 물이 들어가 사진을 찍을 수 없음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강원도 4가리보다 물자체는 덜 맑고 시원하지 않지만 그 계곡을 감싸고 휘돌아 내려간 계곡미는 우리나라 어디에 내 놓아도 손색없는 자연미의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있다.

 

제1용소가 마지막 계곡 등로에 더위를 식혀주고 

 

한동안 정신없이 그 계곡 절경에 빠져 진행하니 마지막 제1용소가 나타나고 이곳 역시 좌측 암벽에 설치된 안전로프를 잡고 조심하며 내려가니 제법 피서를 즐기는 사람들로 붐비고 있다.

이제 덕풍산장이 멀지 않음을 느끼고 이곳에서도 잠시 등줄기 적시던 땀방울 닦아나곤 등로를 따라 조금은 빠르게 내려가 본다.

 

덕풍계곡으로 내려오며 만난 용소골과 문지골 갈림 이정표 

 

한낮의 불볕 더위는 아니지만 그래도 한여름의 뜨거운 햇살이 머리 위를 데우고 그 더위를 피해 요리조리 내려오니 계곡 주변으로 제법 많은 텐트와 피서객들이 그 넓은 계곡을 채우고 있다.

이제 마지막 계곡 합수점에 도착하고 자세히 살펴보니 좌측 깊이 문지골이 보인다.

언제 시간되면 저 문지골로 올라 이 덕풍계곡 용소골로 내려오는 전통 계곡 트레킹을 즐겨도 참으로 좋겠다는 생각을 가져 본다.

 

덕풍산장 앞쪽에서 잡아본 덕풍계곡 

 

이곳 계곡은 용소골, 문지골, 보리골 등의 골짜기를 끼고 있으며 계곡이 깊은만큼 산세도 험하며 무더운 여름을 잊는 데는 더 없이 좋은 곳이지만 가을단풍철에 들리면 그 절경을 만끽할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특히 오늘 내려온 용소골은 폭포와 소가 많아 장관을 연출하나 비가 올 경우 산행은 계곡의 물로 인하여 등산로가  잠기므로 산행을 하지 않는 것이 좋을만큼 위험이 뒤따르는 곳이기도 하기에 안전 산행에 주의해야 할 구간이다.

 

덕풍산장 이정석 

 

이제 덕풍산장에 내려와 살펴보니 몇몇 선두 그룹 산우님들이 보이지만 몇몇은 보이지 않는다.

알아보니 이곳에서 덕풍교까지는 임도로 걸어 다시 한시간 가까이 내려가야 된다는 이야기이다.

동네에서 운영하는 트럭이 있지만 피서철이라 임도 양쪽으로 무질서하게 세워져 있어 피서 차량으로 운행시간도 많이 걸리고 언제 운행될지 모르는 상황이기에 걸어가기 시작한다.

다시 등줄기에 땀방울이 맺히고 일부 산우님들은 운좋게 트럭이나 봉고차를 히치하여 내려가고 제일 후미에서 몇몇 산우님들과 그저 세상사는 이야기 나누다 보니 마지막 고갯마루에서 우리들도 트럭에 올라타는 행운을 잡아 본다.

 

7번 해안도로 옆 임원항 전경 

 

버스에 모여 인원 확인 후 아쉬운 발길을 돌려 7번 해안도로를 타고 임원항에 들려 허기진 배를 채우니 이세상 부러울 것 하나도 없는 우리들만의 세상이 되였다.

시원하게 불어오는 바닷 바람에 잠시 한여름 더위를 잊고 다시 복잡하게 얽히고 설킨 도로를 타고 회색도시로 들어오니 어느새 시간은 하루를 넘기고 있다.

그래도 걱정했던 것보다 안전하게 잘 다녀왔다는 안도감이 밀려오고 세상 모르게 단잠을 청하니 응봉산과 덕풍계곡의 절경이 또 다시 가슴 속 저 깊이 예쁜 추억으로 가라앉고 있다.

 

임원항에 들려 맛난 회로 허기를 달래고 

 

함께 산행에 동참해준 3450온누리 산악회 산우님들에게 감사 인사 드리면서 추억의 하루를 접어 본다.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칠갑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