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지 : 전라남도 신안군 흑산면 가거도의 섬등반도
산행일자 : 총 3회 (2009년 8월 17일 저녁, 8월 18일 새벽과 8월 19일 새벽)
산행날씨 : 맑고 화창한 여름 날씨였으나 해무와 안개로 인해 조망 제한
산행온도 : 영상 20도에서 영상 31도
산행인원 : 총 5명 (가족 4명과 67세 여행객 1명)
산행코스 : 항리마을(2구마을) 다희네 민박-극락도 살인사건 영화 촬영지-섬등반도 봉우리 5개-다희네 민박집
산행거리 : 약 3 Km
산행시간 : 약 1시간(홀로)에서 2시간(가족 동반시)
너무나 아름다운 절경을 숨겨 놓은 가거도 섬등반도에 취해 매일 올라 꿈을 키워 본 시간들
가거도는 독실산 서쪽 유인등대가 있는 곳이 정북쪽이고 가거도 항이 있는 1구마을인 대리 동쪽 용머리가 정남이다.
회룡산 남쪽에 떠 있는 바위섬인 녹섬에서 2구마을인 항리마을의 섬등반도에 이르는 서쪽 해안을 밭면이라고 하고 반대로 1구마을인 대리에서 3구마을인 대풍리에 이르는 동쪽해변을 안면이라 부른다.
섬등반도는 북쪽 목을 지키고 있는 항리(목리)에서 서쪽으로 뻗은 반도로 항리에서 보면 병풍처럼 절벽을 이루어 아름답다.
이곳 동북쪽에는 족보에 신등개라고 표기한 지명도 있는데 이 절벽 중간에 아이를 등에 업은 여인같이 생긴 높이 20m 가량의 바위가 있다.
사람이 사는 곳에는 언제나 애틋한 얘기가 있기 마련인데, 이 바위 또한 고기잡이 나간 남편을 바닷가에 서서 기다리던 여인이 남편이 죽고 돌아오지 않아 바위가 되었다는 어촌의 상징적인 슬픈 바위이다.
긴 시간 선박에서의 항해 후 한낮의 폭염속에 아이들과 어렵게 독실산 산행을 마치고 민박집으로 돌아오니 아이들은 벌써 녹초가 되어 있고 옆지기 또한 방에서 편히 쉬기를 원한다.
홀로 민박집에서 빈둥 거리다 일몰 시간이 가까워 오자 디카 하나와 삼각대를 들고 재빨리 민박집 주위에 있는 섬등반도로 오른다.
하지만 갑작스런 일기 변화로 두꺼운 구름이 해를 감추고 이 작은 섬등반도에도 해무가 밀려 와 일물 사진 찍기는 힘들 것 같다는 생각이다.
그래도 오르며 뒤돌아 본 마을길과 마을회관 그리고 해무에 감춰진 독실산이 아름답기 그지없다.
옛날 극락도살인사건이란 영화를 촬영했던 거물하나가 을씨년스럽게 산객의 발목을 잡는다.
이제 폐교가 되어 버린 건물안은 온통 창틀이 깨지고 부서져 흉물스럽고 그 앞에 세워진 이승복 어린이 동상과 책읽는 소녀 동상은 하얀 석고색이 변해 검으칙칙한 빛으로 변해 있다.
하기사 많은 인원이 사는 곳도 아니고 또 많은 여행객들이 쉽게 찾을만한 곳이 아니기에 잘 관리한다는 것이 어렵겠지만 그래도 이렇게 방치하는 모습이 좋아 보이지만은 않다.
조금 오르다 좌측으로 난 밭면을 바라보니 그곳에 또한 절경 하나를 숨겨 놓은 듯 하다.
이 둔덕 바로 밑에는 작은 몽돌 해수욕장이 자리하고 저 멀리 1구마을인 대리 우측 회룡산으로 이어진 절벽은 해무에 잠기면서 그 아름다움을 말로 표현하기 힘들게 보여주고 있다.
그 아름다움이 서쪽 바다로 기울어져 가는 햇살의 여운을 받아 더욱 보석처럼 빛나고 있다.
인간의 표현력에 한계가 있음이 안타까운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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