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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 후기/충청도 산

작성산과 동산 산행 후기

by 칠갑산 사랑 2008. 12.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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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지 : 충북 제천시 금성면과 단양군 적성면에 걸쳐 있는 작성산과 동산 일대

산행일자 : 2008년 11월 29일 (토요일)

산행날씨 : 오전 중 비 내린 후 산행중에 함박눈 그리고 오후부터 갬, 바람 강하게 불었음

산행온도 : 영하 3도에서 영상 5도

산행인원 : 칠갑산 나 홀로

산행코스 : 82번 지방도로-성내리 무암저수지-무암 매표소(산행 시작)-SBS 장길산 촬영지-북동능선-745봉-

               절뒤골 고개-작성산 정상석(771봉)-까치산 정상석(작성산)-805봉 우회-785봉-새목재-

               동산 삼거리-동산 정상석(898봉)-동산 삼거리-119 이정표 갈림길-중봉(885봉)-성봉(825봉)-

               남근석 삼거리-장군바위 삼거리-안개봉(720봉)-암봉(495봉)-주능선 갈림길-애기바위 임도-

               SBS 장길산 촬영지-무암 매표소

산행거리 : 약 11 Km

산행시간 : 8 시간 30분 (07시 20분부터 15시 50분까지, 1 시간 30분 알바 및 40분간 점심식사 시간 포함)

 

 

하얀 눈꽃이 만발한 능선에서 바라 본 환상의 청풍명월

 

 

가고 싶고 올라 보고 싶은 곳도 많은 요즈음, 이번에는 어디를 들릴까 잠시 고민해 보지만 이미 정해져 있는 코스이다.

충북 제천과 경남 하동 그리고 전남의 순천 중 한곳을 다녀오리라 마음 먹고 준비했기에 그냥 마음 가는대로 발길 머무는 곳으로 떠나면 되는 것이다.

 

성봉으로 내려가며 바라 본 환상의 눈덮힌 동산 전경

 

새벽 같이 일어나 서울을 빠져 나가니 생각보다 시원하게 뻥 뚫린 고속도로를 타고 치악 휴게소에 들리니 6시도 채 안된 시간이다.

간단히 아침밥 해결하고 주먹밥 한덩이 구입해 배낭속에 넣고 남제천 IC를 통해 82번 지방도로를 타고 KBS 왕건 촬영지를 지나니 아직도 세상은 어둠속에서 깨어날 줄 모르고 있다.

 

우암계곡 입구쪽 매표소 옆에 서 있던 작성산 동산 산행 안내도

 

어렵게 성내리 무암 계곡을 찾아 송어 양식장을 지나고 좌측으로 무암자수리를 끼고 좁은 시멘트 도로를 타고 오르니 무암 매표소가 보이고 그 우측으로 넓은 주차장이 나타난다.

이 시간 6시 30여분, 잠시 애마에서 내려 주위를 둘러보니 가을철 산불예방 기간이라 출입을 통제한다는 플랭카드가 걸려있지만 단속요원은 보이지 않는다.

 

우암계곡 매표소를 지나 조금 오르면 만나는 SBS 장길산 촬영장 전경, 아직도 어둠속이다

 

잠시 추춤거리며 날이 밝기만을 기다리다 무료한 시간을 이용해 비포장 도로를 타고 오르니 금새 sbs 장길산 촬영 세트장이 보이고 사진 몇장 찍어 보지만 보이질 않는다.

다시 매표소로 내려와 기다리는 사이 한두방울 비가 떨어지고 다시 깊은 고민에 빠져 본다.

올라야 될 것인가 말아야 될 것인가, 스패츠와 체인젠은 들고 갈 것인가 두고 갈 것인가.

그래 7시까지만 기다려 보자 혹시 단속요원이 올라오면 사정 이야기 해보고 안된다고 하면 제천 10경이나 둘러보고 서울로 올라가자는 생각이다.

 

능선으로 오르며 바라본 좌측 충주호와 비봉산 원경

 

7시가 넘자 서서히 여명이 밝아오고 이 첩첩산중에도 조금씩 세상을 알리려는 빛이 스며들기 시작하지만 단속요원은 보이질 않는다.

아직도 고요한 이곳에서 산행 준비 후 비옷 하나 걸치고 넓은 임도를 따라 다시 그 sbs 장길산 촬영장으로 올라가 몇장의 사진을 남긴 후 그 정중앙에 서 있는 커다란 느티나무를 지나 끝자락에 위치한 다리 앞에서 좌측에 나 있는 희미한 등로를 찾아 된비알 오르막을 올라 본다.

 

작성산 오름 등로에서 바라 본 저 멀리 동산과 중봉 및 성봉 능선이 뚜렷하다

 

낙엽이 발목까지 덮고 있는 등로에 가랑비가 내려 매우 미끄러운 등로를 타고 몇번인가 허우적 거리며 등줄기에 땀방울이 맺힐쯤 주능선에 도착해 주위 조망을 해 본다.

올라야 할 주 능선 우측으로 우암계곡이 깊게 자리하고 그 우측으로 암봉으로 이루워진 동산 주능선의 중봉과 상봉 그리고 안개봉이 시원하게 조망된다.

서쪽으로는 충주호가 아름다운 모습으로 한폭의 동양화를 수놓으며 그 넘어 섬처럼 보이는 육지에 비봉산 활공장이 보인다.

 

등로에 자주 보였던 옛날 산성으로 추정되는 돌담들, 아마도 삼한시대 쌓은 것으로 추정될 뿐

 

잠시 머물며 흐르는 땀 딱아 내곤 다시 낙엽으로 뒤덮힌 등로를 따라 한동안 오르니 서서히 암봉들이 나타나며 주위 조망이 더욱 시원하게 펼쳐진다.

가끔 성곽처럼 보이는 돌담들이 보이지만 정확한 용도를 알지 못하고 다만 삼국시대 국경으로 이용되였으리란 추측만 할 뿐이다.

 

저 아래 방금 전 올라 온 우암계곡과 SBS 장길산 촬영장도 보이고

 

산행 날머리쪽 SBS 장길산 촬영지의 초가집들도 앙상한 나뭇가지 사이로 언뜻 보이며 초겨울의 쓸쓸함이 더해갈쯤 갑자기 비가 세차게 내리기 시작하고 기온이 떨어지며 바람이 강하게 불어오기 시작한다.

암봉이 연이어 이어지는 등로에 비가 내려 미끌거리고 암봉을 오르면 다시 낙엽으로 뒤덮힌 등로가 발길 붙잡는 산행조건, 다시 한번 마음속으로 고민해 보지만 이미 내려갈 생각도 의지도 없어진지 오래이다.

 

아직까지는 등로에 쌓여 있는 낙엽 위에 가랑비만 내리고

 

산 정상부근의 능선에 다다르자 동산쪽 능선이 안개속에 자취를 감추고 더욱 깊어지는 낙엽속 등로는 천지간 분간이 어려울 정도로 산행을 방해하고 있다. 

이어 내리던 가랑비가 눈으로 변하며 미끄러운 등로를 더욱 미끌거리게 만들고 있다.

그래도 작성산 자락에서 무암사쪽으로 뻗어 나간 능선의 암릉미가 눈에 들어오며 어려운 산행에 즐거움을 선사하는 것이 다행이다.

 

낙엽 쌓인 745봉 정상에 우비와 스틱을 걸어 놓고 사진 한장

 

한치 앞도 보이지 않는 자욱한 안개속에 745봉에 올라 배낭 내려놓고 사진 한장 남긴 후 깊은 낙엽 위로 쌓이는 하얀 눈을 밟으며 내려가 본다.

도상에 635봉의 까치산을 들릴까 생각했지만 예상한 모든 코스를 돌아 보기도 빠뜻한 시간이기에 그냥 절뒤골 고개로 향한다.

방화선처럼 생긴 등로를 한동안 타고 진행하자 계곡쪽 낙엽이 푹신한 등로가 나타나고 그 등로를 따라 다시 오르막 오르니 제법 등로에 쌓여가는 눈이 온세상을 하얀게 만들고 있다.

 

작성산 가는 길에서 부터 갑자기 눈이 내리며 온세상을 흰색으로 만들고 있다. 눈덮힌 작성산 정상석

 

가끔 세차게 불어오는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가지 소리에 스스로 놀라기도 하고 깊은 러프같은 낙엽에 빠져 허우적 거리며 다시 미끄러운 등로를 타고 오르니 하얀 눈을 온몸에 뒤집어 쓴 작성산 정상에 안착한다.

내린 눈이 덮혀 보이지 않는 정상석을 조심스레 손으로 쓸어 내리고 사진 몇장 찍으니 마음이 놓이면서 정상적인 산행을 하고 있다는 안도의 숨을 크게 내쉬어 본다.

 

더욱 높게 쌓이는 눈을 털어내고 까치산 정상석에 입맞춤도 해보고

 

지체할 시간도 없이 추워지는 몸을 데우기 위해 재빨리 그 정상석을 떠나 등로를 따라 걸으니 다시 뿌연 사락눈이 등로를 가득 메우고 어려운 산행중에도 신비스러운 풍경을 연출하고 있다.

물기 가득 머금은 디카를 조심하며 몇장의 멋진 사진을 담은 후 굴곡진 삶을 이어가는 소나무 몇그루를 지나치자 곧바로 까치산(작성산) 정상석이 있는 848봉이다.

 

온통 등로 주변에 피어난 눈꽃이 다른 세상을 만들기 시작하고

 

이곳에서 바라 본 세상은 완전 하얀 눈에 쌓여 있고 주위에 느껴지는 절벽만이 산객의 마음을 조급하게 만들고 있다.

얼어가는 손끝을 호호 불어대며 함박눈으로 변한 날씨와 강한 바람을 이기지 못하고 다시 배낭 둘러메고 가파른 암릉 내리막을 조심하며 내려가 본다.

 

그저 탄성만 흘러 나오게 하던 눈꽃송이들

 

급한 마음과는 달리 온세상이 하얀 눈꽃을 피워낸 등로를 말없이 탄성으로 메우며 수없이 많은 눈꽃 사진을 담아 본다.

그냥 제자기에 서서 어디를 찍어도 너무나 아름답고 황홀한 눈꽃송이들, 홀로 이 아름다움을 느낀다는 사실에 아쉬움이 남지만 필자 자신조차도 예상하지 못한 황홀경에 빠져 산행 속도가 자꾸만 느려지고 있다.

 

805 암봉 전에 만나 황홀한 눈꽃들, 하지만 이곳에서 부터 알바는 시작되고

 

많은 사진 남기고 계속 완만한 능선을 타고 진행하자 갑자기 앞에 거대한 암봉이 나타나고 그곳을 좌측으로 희미하게 나 있는 등로를 따라 우회해 본다.

하지만 그것이 이곳에서 약 1시간 이상 알바하는 빌미를 제공할 줄이야 한동안 내려간 후에 알게 된다.

급경사 암벽을 타고 조심하며 눈꽃 터널을 이룬 계곡을 타고 내려가니 그곳도 눈꽃이 피어 절경을 이루고 검은 암봉과 어우러진 환상의 눈꽃으로 인해 진행이 안되고 있다.

 

805봉을 좌측으로 우회하여 계곡쪽으로 알바하는 동안 찍은 황홀한 눈꽃들

 

얼마나 내려 갔을까 갑자기 불길한 마음이 들기 시작하고 눈꽃 송이 담으며 만들던 추억도 중단한 채 강한 바람을 피해 지도와 나침판을 꺼내 자세히 살펴보니 이봉우리가 805봉으로 도상에는 정상 부근을 지나도록 되어 있다.

무엇인가 잘못되였음을 직감하고 아래쪽을 살펴보니 잡목이 등로를 가로막고 바위 너덜길이 연속으로 이어지며 급경사 내리막으로 이루워진 계곡에 하얀 눈만이 소복히 내려 앉아 모든 세상사를 덮고 있다.

 

내리는 눈속에 바위에 자란 잡목에도 눈꽃은 피어나고

 

힘들게 내려온 만큼 그보다 더 힘들게 내려온 그 등로 위 발자국을 따라 다시 능선으로 올라 본다.

그 추운 날씨에도 등줄기와 이마에선 땀방울이 흐르기 시작하고 그렇게 그 계곡속 바위 너덜길을 조심하며 올라오니 나즈막한 능선 안부에 도착한다.

잠시 휴식 취하고 더욱 크게 눈을 치켜 세우고 주위를 살펴보니 희미한 등로가 눈에 덮혀 더욱 자취를 감추려는 길을 찾아 그곳으로 진행해 본다.

 

알바중에도 너무나 환상의 눈꽃을 지나칠 수 없어 아무곳이나 찍어 본다

 

잡목을 벌목해 놓은 그곳을 정신없이 걸어 까치산 정상까지 뒤돌아 갈 생각으로 진행하니 저 멀리 좌측 등로 위로 두명의 산객이 지나고 있다.

무서움 속에 반가움이 더 크기에 크게 그 산객들을 부르니 제천에서 올라온 부자지간이였다.

간신히 정상 등로에 도착해 그분들과 이야기 나누다 보니 그분들도 정확한 등로는 알지 못하고 그저 나 있는 발자국 따라 진행했다는 소식이다.

 

정상적인 등로를 찾기 직전 벌목한 지대를 지나며

 

그간 사정을 이야기 하고 다시 805 암봉 앞까지 진행했다가 뒤돌아 나오며 아무래도 동산이 우측으로 크게 휘어가며 진행해야 되기에 우측 등로를 찾아 본다.

저 멀리 까치산에서 내려오며 얼마되지 않은 지점에 우측으로 제법 그럴싸한 등로가 보이고 직감적으로 그 등로가 맞다는 것을 느낀다.

 

바다에 사는 우뭇가사리가 산으로 소풍 나온듯

 

한치 앞도 보이지 않고 더욱이 갑자기 내리기 시작한 눈으로 인해 그 등로를 놓치고 엉뚱한 방향에서 한시간 이상 체력과 시간을 낭비한 것이다.

하지만 그곳에서 기대하지 않했던 황홀한 눈꽃을 봤기에 다시 즐거운 마음으로 그분들과 함께 산행을 이어가 본다.

제법 가파른 암릉 내리막에 수북히 쌓인 눈을 헤치며 조심하여 내려가니 생각보다 시간은 많이 지체되고 있다.

 

정상적인 등로를 찾아 805봉을 우회하여 785봉 가는 길에

 

시간은 잘도 흘러 11시를 넘기고 있다.

정상적인 산행이였다면 벌써 동산 넘어 중봉이나 성봉쪽에 가 있어야 할 시간이지만 어쩔 수 없는 산행 조건에 오늘은 이 산행으로 마무리 하고 제천 10경이나 둘러 보자 마음 먹으니 한결 산행이 편해진다.

이곳에서 785봉 가는 길도 온통 눈꽃 세상을 만들어 산객의 마음과 발길을 붙잡고 쉽게 놔주질 않는다.

 

785봉 지나 새목재 가는 길에 바라 본 황홀한 눈꽃들

 

작년 겨울 수많은 심설 산행을 하면서도 직접 내리는 오늘같은 환상의 눈꽃 세상은 자주 만나지 못했는데 올해에는 방장산에 이어 벌써 두번째 눈꽃 산행을 즐기는 것이다.

행운이 아닐 수 없는 시간이다.

다만 한가지 제한된 디카의 기능으로 인해 눈에 보이는 것만큼 더욱 멋진 세상을 담을 수 없음이 안타까울 뿐이다.

 

새목재 가는 등로 위에 쌓인 눈들과 눈꽃들

 

다시 785봉을 우측으로 우회하며 정상 능선으로 진행하니 더욱 많이 쌓인 눈들이 능선 좌측으로는 꽃으로 변해 있고 우측 바람이 강한쪽으로는 그 눈들이 쌓이질 못하고 상고대로 되살아 나고 있다.

너무나 강하게 불어대는 눈보라가 볼때기와 귓볼을 때리며 앞으로 전진하는 것을 방해하기에 그저 보이는 대로 디카 셔터만 눌러 본다.

 

새목재 이정표에도 하얀 눈이 소복히 쌓여 있다. 우측으로 우암계곡을 거쳐 우암사로 하산하는 등로이다

 

새목재쪽으로 내려가며 두분의 부자를 기다리지만 보이지 않기에 안전 산행을 빌어 드리고 새목재 이정표에 도착한다.

눈으로 덮혀 있는 이정표를 닦아 사진으로 남긴 후 더욱 많은 눈이 내린 등로를 타고 된비알 올라 본다.

눈은 이제 등산화 위부분까지 쌓여 있고 겉에 입고 있는 우비에는 이미 많은 고드름이 달려 진행 할때마다 사각사각 소리를 내고 있다.

 

새목재에서 동산 가는 등로에도 온통 새하얀 눈이 쌓여있다

 

동산으로 향하는 가파른 된비알 등로가 동서로 양분하며 또다른 세상을 만들고 환상을 노래하고 있다.

강한 눈보라가 휘몰아 칠때마다 서쪽 즉 등로 우측의 눈을 날려 동쪽 즉 등로 좌측에 더욱 많은 눈을 내리게 만들고 앞으로 진행하는 등로 위엔 사막에서나 볼 수 있는 모래 바람처럼 눈바람을 휘몰아 치고 있다.

좌측의 눈꽃과 우측의 상고대로 뚜렷히 대별되는 그 등로를 타고 한동안 힘겹게 오르니 넓은 안부가 보이고 아무도 지나지 않은 그 안부 정상엔 깊은 눈만이 쌓여 외롭게 오른 산객을 맞이 해 주고 있다.

 

바람이 강하게 불어대는 능선으로 오를수록 눈꽃은 상고대로 변하고 있다

 

지도를 살펴보니 동산 갈림 삼거리이다.

우측으로는 중봉과 성봉을 지나 산행 날머리로 가는 등로이고 동산은 이곳에서 좌측으로 약 500 여미터 떨어져 있다.

그곳 동산쪽 등로를 택해 진행하니 잘생긴 소나무 군락지가 펼쳐져 있고 아무도 지나지 않은 등로엔 이제 발목 이상 빠지는 많은 눈이 내려 있다.

 

더욱 많이 쌓여 있는 동산 가는 등로엔 러쎌을 하며 발목까지 빠지는 호젓함을 맛보고

 

등산 바지를 새로 만져본 후 눈이 등산화로 들어가지 못하도록 조심하며 그 호젓한 등로를 따라 가 본다.

혼자 장난기가 발동되어 아무도 다니지 않은 미지의 등로와 오직 한사람의 발자국만 찍힌 지나온 등로를 번갈아 바라보며 혼자 만드는 영화를 찍어 보기도 한다.

이제 날씨는 서서히 개이고 눈도 그치면서 언뜻 잡목 사이로 조망을 보여주기 시작한다.

 

눈 쌓인 동산 정상석의 눈만 간신히 치우고 찰칵

 

개구장이가 되어 한동안 진행하니 눈에 덮힌 작은 검정 동산 정상석이 앉아 있고 그곳에서 휴식하며 시간을 보내 본다.

셀카 작동시켜 필자의 사진도 남기고 물한모금 마신 후 그렇게 휴식 취해 보지만 이 산중에 존재하는 오직 유일한 한사람이기에 그냥 그곳을 뒤로 하고 올랐던 길 위에 나 있는 본인의 발자국을 따라 삼거리로 뒤돌아 내려온다.

 

우암계곡 갈림길을 지나 뒤돌아 본 안부, 좌측으로 우암계곡 하산길이 나 있다

 

이곳에서 좌측 등로를 타고 이제부터 호젓하지만 아름다운 등로를 따라 진행하니 119 위치 표지판에 금수산 02란 이정표가 보인다.

우측으로 내려가면 우암계곡을 타고 우암사를 거쳐 하산하는 길인 듯 하다.

사진 한장 남기고 그 안부를 넘어 직진하여 진행하니 이곳 등로 주변에도 온통 하얀 눈꽃 세상을 이루고 잇다.

 

중봉가는 길에 뒤돌아 본 하얀 눈이 내린 동산 원경

 

그 눈꽃 터널을 지나 진행하니 중봉 오름길이 시작되고 한동안 타고 오르다 뒤돌아 보니 하얀 눈을 뒤집어 쓴 완만한 동산 마루금이 환상을 노래하고 있다.

그 황홀경에 빠져 많은 시간 지체하며 동산을 감상한 후 조금 더 진행하니 금새 돌탑이 서 있는 중봉에 안착한다.

우측으로 방금 전 지나온 작성산 능선이 하얀 눈을 덮고 포근한 모습으로 다가온다.

 

중봉 정상의 돌탑(좌)과 그곳에서 바라 본 눈 내린 작성산 능선(우)이 너무 아름답다

 

강한 바람으로 다시 그곳 중봉 정상을 빠르게 지나쳐 안전 로프가 달린 가파른 경사면을 타고 내려오니 다시 소나무 군락지가 펼쳐져 있고 너무나 아름다운 등로를 따라 무심으로 걸어 본다.

잠시 잡목들이 하늘을 열어 준 능선에서 우측으로 다가가 암봉 위에 포근하게 자리잡고 있는 작성산과 까치산 능선을 바라보니 이보다 더 아름다운 풍경이 있을까 하는 설산의 멋을 안겨준다.

 

점심 식사 후 오른 눈덮힌 암릉지대

 

많은 사진으로 아쉬움 달래며 다시 등로를 따라 걸으니 대구에서 올라오셨다는 4분의 등산객들을 만나 함께 점심 식사를 즐겨본다.

따뜻한 국물로 얼어가는 몸을 녹이니 조금은 허기가 사라지지만 다시금 불어오는 찬바람에 손과 발이 얼면서 급하게 뒷정리를 해 본다.

무암사에서 남근석 능선을 타고 올라오셨다는 그 4분의 등산객과 헤어져 외롭게 성봉쪽으로 진행하니 많은 암봉이 기다리며 다시 산행 속도를 줄이고 있다.

 

중봉 지난 암봉에서 바라 본 산행 들머리쪽 능선(좌)과 작성산 정상부 능선 원경(우)

 

좌측으로 나 있는 우회등로가 보이지만 너무 위험하지 않은 그 암봉을 타고 조심하며 오르니 일망무제 시야가 터지며 지금까지 산객의 마음을 감질나게 하던 작성산 능선이 시원하게 보이기 시작한다.

무암사 들머리쪽 능선에서 부터 작성산과 까치산 그리고 많은 시간 알바했던 805봉 넘어 동산 오르는 새목재까지 한눈에 조망된다.

 

솔잎에 달린 눈꽃이 황홀하기까지 하다

 

오후 햇살도 가끔 얼굴 내밀며 축복스런 하루의 조망에 황홀함을 더해주고 다시 눈 덮힌 암봉을 천천히 진행하니 등뒤로 성봉이 소나무 가지사이로 삐죽 얼굴을 내민다.

그 아래 펼쳐진 소나무 솔잎에 매달린 눈꽃이 다시 황홀한 세상을 알리고 그 넘어 바람을 타고 흩날리는 가루눈들이 한겨울 모진 겨울 풍파를 예고하는 듯 보인다.

 

충주호와 비봉산 넘어 저 멀리 하얀 구름 아래 월악산의 영봉이 뚜렷하다

 

그 암릉 끝자락을 벗어나 조금 더 진행하니 다시 좌측으로 짧은 암릉이 나타나고 그곳 끝자락으로 발길 돌려 조금 더 남쪽의 조망을 감상해 본다.

남동쪽으로 오후에 올르리라 마음 먹었던 금수산 능선이 가깝게 자리하고 남쪽으로 새로 만들고 있는 청풍대교 주탑이 보이며 저 멀리 단양 팔경도 가물 거린다.

그 우측 남서쪽으로는 월악산 영봉이 하얀 눈을 쓰고 뽀족히 하늘을 향해 솟아 있는 모습도 눈에 들어 온다.

 

등로 좌측 동쪽 사면에 흰 페인트를 칠한듯 아니면 하얀 밀가루를 뿌려 놓은듯

 

너무나 아름다운 풍경에 한동안 머물며 세상을 굽어 본다.

충주호가 자리한 서쪽에서 불어 온 바람결에 실려온 눈들이 동쪽 사면에 살포시 내려 앉아 마치 밀가루를 뿌려 놓은 듯 또 다른 세상을 열어주고 있다.

그 아래 충주호쪽엔 눈대신 비가 내렸는지 이곳 정상의 하얀 세상과는 다른 세상을 보여주고 있다.

 

성봉 정상부에 서 있던 다 지워진 이정표

 

그렇게 풍경을 즐기고 세상을 이야기 하다 보니 드디어 성봉에 안착한다.

아름마을 안내도와 이정표가 붙어 있는 넓은 안내판이 서 있지만 모두 뜯겨 사라지고 그저 간판만 남아 있다.

잠시 휴식 취하는 사이 몇명의 등산객들이 올라오며 동산 정상이 어디냐며 물어 온다.

아직 멀었다는 이야기에 정상을 포기하자는 둥 많은 이야기가 오가고 그중 몇명이 이곳 하산길이 위험하니 조심하라는 당부도 잊지 않는다.

 

성봉에서 하산길에 등로를 잘못 잡아 학현쪽으로 성곽을 타고 한동안 알바도 다시 하고

 

그들과 헤어져 아무 생각없이 이곳에서 암릉을 타고 내려가다 좌측으로 갈라지는 등로를 잘못 보고 그곳으로 내려가 본다.

한동안 내려가니 오래된 성벽같은 돌담 위를 걸어 내려가고 안부에 도착하니 좌측으로 학현아름마을까지 2.8 Km, 지나온 등로로 동산까지 1.1. Km 남았다는 이정표가 서 있다.

그곳에서 조금 더 내려가자 아무 발자국도 보이지 않고 홀로 하얀 눈위에 발자국만 남기고 있다.

 

정상적인 등로를 찾아 오르니 다시 시작되는 암릉들

 

무엇인가 잘못 되였다는 생각에 지도를 펴놓고 자세히 살펴보니 내가 걷고 있는 이 등로는 성내리쪽이 아닌 교리와 학현리쪽 하산길로 접어 들었음을 알게 된다.

다시 스스로를 자책하며 성봉 가까이까지 되돌아 올라가 좌측 능선을 타고 정상적인 등로로 접어 든다.

몇개의 발자국이 눈위에 선명히 찍혀 있고 그 길을 따라 진행하니 이곳도 암릉의 연속이다.

 

남근석 갈림길에서 우측으로 내려가면 만나는 잘생긴 남근석 전경, 그 끝자락에 우암사가 있다

 

오전에 올라온 작성산 능선이 전혀 새로운 모습으로 다가오고 그 아래 펼쳐져 있는 멋진 암릉이 아름다움의 극치를 보여주고 있다.

조심하며 그 암릉을 따라 진행하니 안부에 안착하고 그곳에 남근석 갈림 이정표가 서 있다.

우측 계곡쪽으로 내려가면 남근석을 지나 무암사로 내려가는 하산로인 곳이다.

 

충주호와 비봉산 활공장이 멋들어지게 조망되고

 

그곳에서 조금 더 직진으로 진행하니 삼거리 못미친 곳에 전망대가 있고 그곳에서 다시 한번 충주호와 비봉산 그리고 청풍문화재 단지쪽 조망을 해 본다.

그 좌측으로 조금은 더 가깝게 다가온 월악산 영봉이 서쪽으로 기울어 가는 햇살을 받아 더욱 뚜렷이 그 위풍당당함을 뽐내고 있다.

그 좌측으로는 방금 지나온 성봉과 중봉 능선이 하얀 눈을 가득 품은채 굽어 보고 있다.

 

우측으로 장군바위 갈림길 지나 전망 바위에서 바라 본 우암사(좌)와 노봉(안개봉, 우) 정상 이정표

 

그 사이에 신선봉과 미인봉 능선도 가깝게 자리하며 잠시 후 만나자 약속을 하는 듯 보인다.

너무나 아름다운 눈내린 능선에 취하고 충주호에 반한 시간들이 연속으로 지나가고 있다.

하늘에 떠 있는 뭉게 구름마저도 충주호에 반사되는 햇살에 눈이 되어 그저 저 멀리 수평선으로 이어진 푸른 대지만이 청풍명월의 고장임을 알려주고 있을 뿐이다.

 

너무나 황홀한 소나무 위에 피운 눈꽃

 

다시 조금 더 진행하니 우측으로 장군바위 갈림길 안부에 도착되고 그곳에서도 몇장의 사진으로 대신해 본다.

안개봉으로 오르는 바위에 서니 우측으로 무암사가 그림처럼 앉아 있고 곧이어 안개봉 정상이다.

다시 충주호와 그 주변에 산재해 있는 산군들 그리고 성봉 아래로 펼쳐진 너무나 미끈한 암벽이 다시 발길 붙잡고 한동안 휴식을 강요하고 있다.

 

솔잎에 핀 눈꽃과 아름다운 암벽 저 멀리 작은동산 능선도 보이고

 

조금 더 진행하니 좌측으로 전망 바위가 나타나고 그 가장자리에 서 있는 작은 소나무 한그루에 피어난 눈꽃이 산객의 마음을 흔들고 있다.

다시 그곳에 들려 눈꽃을 담고 주위 풍경을 남기니 이제 저 멀리 가물거리던 월악산은 주위 가까이에 있는 금수산 능선에 가려 보이질 않는다.

서쪽으로 넓게 펼쳐진 충주호만이 하산길이 가까워지고 있음을 알리고 있다.

 

장군바위 저 멀리 우암사도 보이고

 

암봉과 평이한 등로가 연이어 이어진 등로를 타고 내려오니 우측 저 멀리 장군바위가 멋들어지게 서 있고 그 넘어 무암사가 아스라히 눈에 밟힌다.

한동안 앞에 보이는 충주호와 우측으로 보이는 작성산 암릉을 즐기며 진행하니 마지막 암봉이 서 있고 그곳에서 계곡쪽으로 서 있는 아름다운 소나무 몇그루에 피어있는 눈꽃으로 오늘 하루의 눈산행에 마침표를 찍어 본다.

 

임도로 내려오며 바라 본 고사목과 충주호

 

주능선 갈림길에 도착해 우측으로 90도 꺽어 무암께곡쪽으로 빠르게 진행해 본다.

정상부와는 달리 이곳은 모두 눈이 녹아 있고 햇살이 비추며 말라가고 있는 중인가 보다.

다시 낙엽과의 전쟁을 치루며 조심하여 가파른 사면을 내려가니 애기바위 바로 밑 임도에 도착하고 길고도 길었던 하루의 산행에 마침표를 찍는다.

 

애기바위 이정표에 있던 사진

 

좌측으로 임도를 타고 조금 내려가니 낙엽송 군락지가 나타나고 다시 다리 하나를 건너 SBS 장길산 촬영장이 나타나고 그곳을 통과하며 약간의 사진을 찍은 후 넓은 임도를 타고 매표소에 도착하니 오후 3시 50여분이 다되어 가는 시간이다.

처음 산행을 시작할 때에는 최대 6시간 이내에 이곳에 도착하리라 예상했지만 약 3시간이나 더 걸린 심설 산행 시간으로 오늘의 산행은 마치기로 한다.

 

SBS 장길산 촬영장을 다시 한번 담아보고

 

간단히 배낭 정리 후 가까이에 있는 청풍문화재단지로 향하면서 제천에서의 하루를 보낸다.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칠갑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