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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 후기/충청도 산

음성 부용산 산행 후기

by 칠갑산 사랑 2008. 11.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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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지 : 충청북도 음성군에 있는 부용산

산행날자 : 2008년 11월 18일

산행날씨 : 맑고 화창했으나 초겨울 한파가 몰아친 차가운 날씨

산행온도 : 영상 3도에서 10도

산행인원 : 칠갑산 나 홀로

산행코스 : 광월리 - 능선 - 부용산 정상 - 소나무 쉼터 - 부용산 - 옹달샘 갈림길 - 566봉 - 오생리 - 광월리

산행거리 : 약 5 Km

산행시간 : 약 2시간 (12시 40분부터 14시 40분까지)

 

 

효과있게 일 마친 후 능선과 낙엽 산행을 겸한 부용산에서의 하루 

 

 

다시 병이 도졌다.

지방에 일이 생기면 무조건 배낭과 등산복 그리고 간단한 먹거리를 챙기는 버릇이 자연스럽다.

산행을 하기 전에는 느긋하게 출발하여 여유있게 서울로 올라오던 생활 패턴마져 바뀐지 오래다.

새벽같이 나서는 필자를 물끄러미 바라보는 옆지기가 한마디 건네는 말 '참으로 대단한 정신력과 체력이라고'

 

걸을때마다 바스락 거리며 낙엽 산행의 진수를 맛 보였던 수북한 낙엽들 

 

점심 때 가섭산에 올라 마음 아픈 상처를 남기고 떠나며 시간을 보니 한곳을 더 올라도 될듯 싶은 시간이기에 음성에 있는 두세곳의 산행지를 물색하다 가섭산에서 그리 멀리 떨어져 있지 않은 부용산으로 애마를 몰아 간다.

원점 회귀 산행을 해야하고 또 서울에서 7시에 약속이 잡혀있어 최단 코스로 올랐다 내려오기로 하고 배낭도 없이 물 한통 옆에 차고 맨몸으로 올라 보리라 마음 먹어 본다.

 

3번 지방도로를 타고 가섭산에서 부용산으로 가다 바라 본 가섭산 정상부 탑들과 흉물스런 채석장 원경

 

3번 지방도로를 타고 진행하다 보니 방금 전 올랐던 가섭산이 아름답게 보이지만 가슴에 남아 있는 응어리로 인해 편하지만은 않다.

그래도 그 모습 디카로 남기고 산행지도 및 자료가 없기에 네비게이션이 알려주는 곳으로 도착하니 광월리 수월마을이다.

 

산행 시작해 조금 오르자 만난 낙엽송 군락지와 간벌된 잡목들이 나뒹굴고

 

시멘트 임도를 따라 비포장도로와 만나는 곳까지 올라 주차시킨 후 등로를 찾아보지만 찾을 수 없고 최근에 벌목한듯한 능선에 잘려나간 잡목들이 어지럽게 너부러져 있다.

직감적으로 그 벌목지대를 타고 능선을 향해 산행을 시작해 본다.

잠시 오르니 방금 전 올라온 수월마을이 그림처럼 앉아있고 추운날씨로 인해 저 멀리 깨끗한 조망으로 처음 오르는 산객의 마음을 편안하게 만들어 준다.

 

등로를 덮고 있는 낙엽들이 환상의 낙엽 산행을 즐기게 하지만 미끌거리는 등로는 어려움이 배가되고

 

민가 몇채가 가까이 보이고 그 넘어 전신주를 따라 공장인지 물류 창고인지 큰건물 몇동이 서 있는 뒷쪽으로 수레의산이 낮은 지형속에 웅장한 자태를 뽐내며 잘 다녀오라 손짓하는 듯 하다.

다시 은성에 들리면 올라야 될 산이기에 눈으로 가슴으로 그 전경을 고이 담아둔 후 낙엽송이 털어낸 노란 낙엽길을 따라 비지땀 흘리며 벌목된 잡목 사이를 헤치고 오르니 좌측으로 희미한 등로가 보인다.

약 20여분간 벌목된 잡목들과 씨름하며 간신히 정상적인 등로를 찾은 것이다.

 

북쪽으로 광월리 넘어 수레의산이 우뚝 솟아있다

 

하지만 그곳부터 많은 후회와 앞으로의 낙엽산행에 대한 많은 교훈을 얻어 본다.

된비알을 치고 오르는 사이 수북히 쌓인 낙엽들이 미끌거리며 김흥국의 호랑나비 춤보다 더 리얼한 춤사위를 요구하고 눈도 없는 등로에서 홀로 스키타는 연습과 제대로된 폼을 잡느라 무척 심한 고생이 시작되였기 때문이다.

 

능선에 올라 좌측으로 보였던 가섭ㅈ산과 그 아래 공장 지대

 

작은 능선에 올라 흐르는 땀 식히고 깨끗하게 간벌해 놓은 등로를 따라 바스락 거리는 낙엽을 밝고 진행하는 산행에 오랫만에 즐거움을 만끽해 본다.

가끔 불어오는 겨울북풍이 손끝을 시리게 만들지만 그럴수록 좀 더 빨리 발걸음 옮기니 그마저도 호사스런 생각에 그저 여유로운 발걸음을 해 본다.

 

부용산 정상이라 착각했던 무명봉

 

좌측 잡목 사이로 가섭산의 흉물스런 정상부 철탑들과 생채기로 몸살을 앓고 있는 원경이 눈에 들어오고 그 아래 많은 공장들이 밀집해 있는 마을들도 시야에 들어온다.

다시 발목까지 빠지는 낙엽의 노래소리를 들으며 한동안 진행하니 눈 앞에 얕으막한 봉우리가 보이고 혹시 저 봉우리가 부용산 정상이 아닐까하는 희망을 가져 본다.

 

 산행 들머리로 많이 이용되고 있는 용산 저수지쪽 능선

 

봉우리 정상에 오르니 다시 좌측으로 거칠것 없는 가섭산과 그 주변의 능선들 그리고 그 아래 민가와 공장들까지 한눈에 들어오고 그 시원한 조망에 한동안 머물며 살펴본다.

앞으로 진행 할 능선이 짧게 이어지고 그 위에 또다른 봉우리가 햇살을 받으며 눈부시게 비추고 있다.

활엽수 낙엽으로 온몸을 치장하고 겨울나기를 준비하고 있는 묘 두기를 지나 조금 더 오르니 다시 무명봉이 기다리고 좌측 동쪽으로 나즈막하지만 길게 뻗어 있는 능선 하나가 눈에 들어온다.

 

부용산 정상 전 무명봉 오름길에도 온통 낙엽 등로이다

 

나중에 찾아보니 그곳이 부용산 산행 들머리로 가장 많이 애용되고 있는 용산저수지쪽 능선임을 알게 된다.

나즈막하지만 발가벗은 능선에 찬바람이 휭하니 불어대면 그 아래 숨죽이고 깔려있던 낙엽들이 춤을 추며 아름다운 노랫가락을 들려줄 것만 같은 아늑한 능선이다.

 

등로 전체가 온통 낙엽 세상이다

 

다시 햇살을 받으며 잠시 앞에 보이는 봉우리를 향해 낙엽을 밟으며 진행하니 그냥 그 자리에 주저 앉아 옛날 어릴적 친구와 형들을 따라 솔잎으로 담배를 배우던 추억이 뒤살아 날 것 같은 향수에 젖어든다.

꿈도 많고 추억도 많이 간직한 곳 고향, 이제 돌아가고 싶어도 자주 들리지 못하는 곳이 되어 가기에 더욱 그립고 보고 싶은 곳이 되어가는지도 모를 일이다.

 

저 나무 벤취 넘어 부용산 정상석이 세개나 있다

 

다시 바스락 거리는 낙엽을 따라 그 무명봉을 넘어 잠시 안부에 내렸다가 급경사 암봉 오르막을 오르자 로프 한가닥이 나뭇가지 사이에 매달려 있고 미끌거리는 등로를 조심하며 그 로프를 따라 오르니 나무벤취가 보이는 넓은 공터가 나타난다.

그리고 그 뒤로 억새가 하얀게 피어 바람에 흔들거리고 그 앞에 부용산 정상석 3개와 산행 안내도가 서 있다.

 

부용산 정상부 전경

 

부용산 (644봉)

충북 음성의 가섭산의 바로 옆에 있는 산으로 능선산행지로 최적인 곳이라고 생각된다.

음성에서 시작하여 약 8km정도되는 주능선은 능선산행에 적합하다.

음성시내에서 부용산을 거쳐 금왕시내까지 도보로 이동할경우 약 13-14km정도의 거리로 능선종주의 맛을 느낄수 있는 산이다.

산행 초입은 음성읍 용산리저수지 좌측에 있는 궁도장인데, 이곳에는 50여대를 주차할수있는 주차장과 큰 산행안내판이 세워져 있다.

산행의 끝은 부용산서쪽 금석저수지인데 댐 아래 도로변에 산행안내판이 세워져있다.

 

부용산 정상석

 

충북 음성과 충주를 경계로 서 있는 부용산, 가섭산 및 수레의산과 가까이 있으며 산의 모습이 부용을 닮았다하여 붙여진 이름인 부용산 정상이다.

북으로 완만한 구릉이 형성되어 있고 그 끝자락에 오생리 농경지대로 연결되어 진다.

용대골과 황새골이란 계곡이 있고 동으로 요도천, 남으로는 음성천 그리고 서로는 응천으로 유입되는 물줄기를 가지고 있다.

 

하얀 억새 넘어 음성 시내가 보인다

 

낮은 구릉으로 이루워진 산 아래 부분에 비해 정상부에는 제법 급경사를 이룬 암봉이 존재하는 음성의 명산이로 대접 받고 있는 산이라 그런지 다른산에 비해 세개의 정상석이 세워져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 온다.

한동안 머물며 많은 사진을 남긴 후 주위 조망을 해 보지만 잡목들로 인해 조망은 거의 없다.

흔들리는 억새 사이로 음성 시내 일부분이 보일듯 말듯 산객의 애간장을 태우고 있을 뿐이다.

 

소나무 쉼터에 홀로 독야청정했던 나무

 

다시 낙엽이 많이 쌓여 있는 등로를 타고 사정리 방향으로 진행해 본다.

어짜피 내려갈 수 없는 원점 회귀 산행이기에 눈에 보이는 사정리 방향의 가장 높은 봉우리에 올라 주변 경관만 구경하고 뒤돌아 와야하는 곳이다.

조금 내려가니 멋진 소나무 한그루가 서 있고 그곳에서 바라보는 전망이 참으로 일품이다.

사정리와 소여리쪽 마을과 도로 그리고 얕으막한 산군들로 둘러 쌓인 사정 저수지가 전형적인 농촌 풍경을 이루고 있다.

 

집에 와 찾아 보니 사정리와 괴산 넘어 저 멀리 백두대간 마루금도 보인다

 

저 멀리 높은 고봉준령의 모습도 보이고 있지만 어디닝지 알 수가 없기에 돌아가 찾아보기로 한다.

좌측으로는 용산리 새터쪽 산행 들머리 능선도 보이고 남쪽으로 더욱 선명한 풍경이 마치 풍경화 한조각을 그려 놓은듯 아름답다.

한동안 머물다 등줄기에 흐르던 땀이 식으며 한기가 느껴질 쯤 다시 부용산 정상으로 뒤돌아 올라온다.

올라오며 바라보는 가섭산과 이름모를 저수지가 눈에 들어오고 사진으로 남겨본다.

 

부용산에서 하산하며 끝없이 이어진 로프 낙엽길

 

이제 566고지쪽으로 방향을 틀어 로프가 설치된 가파른 내리막을 타고 낙엽에 미끄럼 타며 내려가 본다.

너무나 멋진 등로이기에 다시 몇장의 사진으로 담은 후 안부쪽으로 내려오니 육령리와 오생리쪽 마을들과 공장 건물들 사이로 우뚝 솟아있는 굴뚝 하나가 눈에 들어온다.

 

옹달샘 이정표, 고추 모양의 화살표가 인상적이다

 

다시 안부에 도착하니 나무 벤취 몇개가 설치되어 있고 우측으로 옹달샘 이정표가 서 있다.

화살표도 음성의 대표적인 농산물인 빨간 고추로 표기되어 있어 지자체의 홍보에 감탄해 본다.

가야 할 능선 앞에 566봉이라 생각되는 봉우리 하나가 솟아 있고 그 길을 따라 이제 활엽수의 낙엽과 소나무 솔잎이 적당히 섞여있는 등로를 따르니 다시 넓은 공터가 나타나며 억새가 많이 피어있다.

 

넓은 공터의 억새 위로 부용산 정상부가 뚜렷하다

 

잠시 사진 몇장 찍고 뒤돌아 보니 이제 부용산도 막힘없이 시원하게 봉우리 두개를 보여주고 있다.

그곳을 떠나 566봉에 오르지만 기대했던 전망은 없고 나무벤취 몇개가 정상 봉우리를 지키고 있다.

그곳에서도 셀카 작동시켜 몇장의 사진만 남긴 채 뒤돌아 내려오니 제멋대로 자란 소나무가 눈길 붙잡고 다시 사진으로 남겨 본다.

강한 바람과 사계절을 이겨내기 위한 고육지책인지 반듯한 소나무 한그루 보이지 않는 것이 안타깝다.

 

566봉이라 생각되는 곳의 나무 벤취들

 

다시 넓은 공터의 억새밭으로 되돌아 내려와 이제 하산길이다.

한동안 낙엽과 바위틈을 타고 내려오니 좌측으로 육령리 금석 저수지라 생각되는 저수지도 보인다.

하지만 이곳은 필자가 원래 의도했던 하산길보다 한참이나 서쪽으로 기울어진 등로였음을 임도에 도착해서야 알게 된다.

 

하산길에 바라 본 공장지대 및 그 위로 수레의산 원경

 

몇채의 멋진 민가들이 보이고 확트인 전망이 있는 마른 계곡쪽으로 내려오니 보지 못한 풍경에 잠시 주춤하며 주위 지형을 살펴본다.

애마가 주차된 곳으로 가야 하기에 다시 넓은 임도를 타고 조금 능선으로 오르니 들머리에서 봤던 노란 낙엽송 군락지가 골짜기 넘어 보이고 능선의 소로 등로를 타고 내려가다 우측 골짜기쪽으로 등로도 없는 산길로 내려가 본다.

 

내려와 알아보니 애마가 주차시킨 곳에서 우측으로 내려와 있다. 저 멀리 수레의산

 

그곳에서 과수원으로 추정되지만 묵어있는 밭을 따라 우측으로 이동하니 드디어 애마가 보이고 그곳 근처에서 밭을 가는 농부의 모습도 보인다.

조용히 애마를 몰아 다시 올랐던 시멘트 도로를 타고 내려가니 이 작은 마을안에 충주시장 명의로 된 느티나무 보호수가 보이고 그 길을 따라 계속 내려가니 드디어 포장도로가 만나면서 광월리 수월이란 입간판이 서 있는 3번 지방도로와 만난다.

 

보호수인 마을 안 느티나무

 

이것으로 생각지도 못했던 음성의 가섭산과 부용산 산행을 마치고 일까지 마무리한 후 서울로 돌아오는 길은 환희에 찬 기분 그대로이지만 가섭산에서의 아쉬움은 오랫동안 가슴에 남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다.

 

광월리 수월마을 이정석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칠갑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