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지 : 충청북도 음성과 충주시 신니면 일대의 가섭산과 가섭사
산행날자 : 2008년 11월 18일
산행날씨 : 맑았으나 올 들어 가장 추웠던 겨울 날씨
산행온도 : 영상 5도에서 12도
산행코스 : 용산리 새터 - 임도 - 가섭산 통신탑 - 가섭사 - 용산리 원점 회귀
산행시간 : 약 1 시간 (11:20 - 12:20)
산행거리 : 약 1.5 Km
생채기로 온몸이 멍들어 가는 음성 지킴이 가섭선에 올라
음성에 일이 생겨 새벽같이 집을 나서니 매서운 한겨울 찬바람이 옷깃을 여미게 만든다.
약간의 도로 정체는 있었지만 생각보다 빠르게 경부와 영동 그리고 중부 고속도로를 타고 음성 휴게소에 들려 아침식사를 마치니 9시가 가까워지고 있다.
약속된 고객과 상담을 마치고 나오는 시간 10시 30분, 음성군 지도를 펴 놓고 오를수 있는 산들을 찾아 보지만 특별히 이름난 곳이나 멋진 산세를 보여주는 곳이 없기에 무조건 음성에서 가장 높은 가섭산으로 애마를 몰아 본다.
가섭산을 떠나 부용산으로 가는 지방도로에서 찍은 가섭산 원경
들머리 찾기가 쉽지 않아 많이 헤매다 간신히 시멘트 농로길을 발견하곤 무조건 애마를 몰아 올라 본다.
하지만 이 낮은 곳에서 올려다 본 가섭산은 허리 중간에 채석 작업을 위해 파헤쳐진 생채기가 두군데나 있어 흉물스런 모습으로 그 아품을 드러내고 정상부엔 거대한 송신탑과 군부대 건물들이 들어서 있어 너무나 큰 아품을 짊어지고 있는 듯 보인다.
그 모습을 보는 순간 산행 보다는 그곳에 올라 무슨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확인만이라도 하고 내려오자 마음 먹어 본다.
가섭산 정상부에 설치된 봉수대 설명판과 송신소 이정표
잠시 좁은 시멘트 길을 타고 오르니 노란 잎을 바닥에 떨군 낙엽송이 벌거벗은 모습으로 인사하고 조금더 오르니 왼쪽으로 음성 정크 아트 겔러리가 눈에 들어 온다.
잠시 주차 후 둘러보니 못쓰는 깡통이나 쇠붙이들을 이용해 예술로 승화시킨 말 그대로 정크 아트물을 전시해 놓은 갤러리였다.
잠시 바라보고 생각에 잠긴다 해도 도무지 알 수 없는 형상과 예술품에 다시 내려와 시멘트 임도를 타고 올라 본다.
가섭산에서 바라 본 음성 시내 전경
한동안 올라 6부 능선을 지나자 서서히 남쪽으로 음성시내가 한눈에 들어오고 그 우측으로 잠시 후 올라야 할 부용산의 모습도 잡히기 시작한다.
몇장의 사진을 찍은 후 정상부까지 오르지만 그곳에는 방송중계탑과 군부대가 가로막아 더 이상 진입이 불가능하다.
가섭산에서 바라 본 능선의 노란 낙엽송과 그 넘어 부용산 능선이 선명하다
가섭산 (한국의 산천에서 발췌)
가섭산(迦葉山 709m))은 음성군과 충주시 신니면을 경계짓고 북면과 남동을 축으로 좌우로 넓게 발달한 산세를 보이고 있다.
가섭산은 음성읍 읍내리에서 북쪽으로 약 2km지점에 위치한 곳으로 충주시 신니면과 접경을 이루고 있는 해발 710m의 고산이며 옛날에는 봉화대가 있었던 곳이지만 현재는 송신소가 설치되어 있다.
이 산에는 정상의 중계탑뿐만 아니라 두 개의 채석장이 있어 눈살을 찌푸리고 있다.
하지만 부근 최고높이의 산이고 음성시내의 산이며 정상 서쪽 용산리저수지 동쪽에 봉화골산림욕장이 자리잡고 있어 산행과 휴식을 겸한 가족산행지로 괜찮다.
산행은 음성군청에서 1km정도 북쪽으로 이어지는 도로를 따라 걷다보면 가섭사 입구표지판이 나오는데 이곳에서부터 산행이 시작된다.
마을길을 걸어 가섭사를 거쳐 정상에 오르면 되지만, 정상부는 중계탑으로 가득하기 때문에 쉬기에 부적합하다.
이 코스에 비해 봉화골산림욕장이 자리잡은 봉화골계곡으로의 산행은 가섭사코스에 비해 매우 깨끗하고 쉬기에 적절하다.
삼림욕장에서의 휴식과 산행을 함께 즐길수 있으며, 삼림욕장을 기점으로 좌측 보현봉에 올랐다가 우측 수리봉을 거쳐 능선이나 길마재로 내려서면 된다.
이 코스는 비교적 완만한 소나무 능선길이고 위험한 구간이 없어서 가족 산행지로 적격이다.
산정에는 옛날 봉화대가 설치되어 동으로는 충주 마산(馬山) 봉수와 통하고, 북으로는 삼성면 망이산(望夷山) 혹은 마이산(馬耳山) 봉수와 통하였으나 현재는 이 지점에 통신 중계소가 있다.
또 산정에는 석정(石井)이 있는데 수질이 좋아 감미로운 약수라 한다.
가섭산의 전례를 보면 고려초기에는 이곳에 초라한 암자가 하나 있었는데 그곳의 암자에 거쳐하고 있는 행자승이 그의 불도 방법이 청결 다정하여 찾는 사람이 많았으며, 날이 더우면 선의 심정을 냉으로 감하고 차고 시원한 마음을 가질 수 있으며 엄동설한의 추운 날씨에 눈위에 앉아 있어도 심정의 열을 가함으로써 언제나 따스함을 유지할 수가 있어 마음의 평온함을 누릴 수가 있었다고한다.
소나무 뒤로 음성 시내가 보이고
다시 몇장의 사진을 찍은 후 올랐던 길을 뒤돌아 내려오다 좌측으로 조용히 앉아 있는 가섭사로 들어가 본다.
멍멍이 몇마리가 반가운지 귀찮은지 시끄럽게 짖어대고 그 시끄러움을 무시한 채 주위를 둘러보며 낙엽진 가을의 끝자락을 음미해 본다.
가섭사의 극락보전 전경
가섭사(백과사전에서 발췌)
대한불교조계종 제5교구 본사인 법주사의 말사이다.
1365년(고려 공민왕 14)에서 1376년(우왕 2) 사이에 나옹화상 혜근(惠勤)이 창건하였다.
1592년(조선 선조 25) 임진왜란 때 불에 탄 것을 1624년(인조 2) 벽암(碧巖) 각성(覺性)이 중건하였다.
신증동국여지승람에 가섭산에 서가섭사와 동가섭사가 있다라는 기록이 나오고, 여지도서에도 ‘조선시대에는 서가섭사라고 하였다’라는 기록이 있는 것으로 보아, 가섭산에 있었던 두 가섭사 중 서가섭사에 해당하는 사찰임을 알 수 있다.
가섭사 일주문과 그곳으로 오르는 계단 길
또한 조선환여승람에는 ‘응진암(應眞庵)은 옛날에 서가섭사라 하였다’는 기록도 있어 한때는 응진암으로도 불렸음을 알 수 있다.
이후 자세한 연혁은 전하지 않는다.
1938년에 불에 탄 뒤 윤원근(尹元根)이 중건하였고, 1986년 대웅전이 무너져 새로 극락보전을 중건하였다.
1990년에는 삼성각을 세웠으며, 1998년 일주문을 세워 오늘에 이른다.
극락보전 좌측 뒤에 있던 불상
현존하는 건물로는 극락보전과 삼성각 및 요사가 있다.
극락보전은 정면 5칸, 측면 3칸의 건물로 안에는 석가모니불을 본존으로 하는 삼존불이 모셔져 있다.
본래 음성읍 용산리 상봉악사(上鳳岳寺)에 있던 것을 옮겨왔다고도 하고, 음성읍 감우리 성주사(聖住寺)가 폐사되었을 때 옮겨왔다는 설도 있다.
가섭사의 감로수
목불로 높이 170cm, 폭 69cm이다.
좌우 협시인 관세음보살상과 지장보살상은 1957년에 조성된 것이다.
각각 높이 250cm, 둘레 98cm이다.
또 이 곳에는 높이 20cm 가량의 철불이 있었다고 하나 1946년에 분실되었다.
그밖의 유물로는 탱화와 범종 및 석조가 있다.
극락보전에 있는 탱화는 2점으로 주불 왼쪽 탱화는 높이 215cm, 폭 140cm이다.
중앙에 동자보살이 있고, 좌우에 각각 7명의 호법신장이 그려져 있다.
한편 북쪽 벽에 그려진 탱화는 높이 100cm, 폭 107cm로 7명의 호법신장이 그려져 있다.
1950년에 조성된 것을 1957년에 다시 작성했다고 한다.
지자체에서 관리하는 보호수
삼성각에도 산신탱화, 칠성탱화, 독성탱화 등 세 점의 탱화가 전한다.
보통 산신은 탱화로만 그려지는데, 산신탱화 앞에 산신상이 있는 것이 특이하다.
범종은 1930년에 주조된 것이며, 석조는 조선시대에 만들어진 것이다.
가섭산에서 시원하게 내려다 보이던 음성 시내 원경과 주위 산군들, 우측에 부용산이 있다
한동안 머물다 몇장의 사진으로 가섭사를 담은 후 다시 빠르게 내려와 아픈 몸둥아리 견디며 신음하는 가섭산 만큼이나 시린 가슴으로 산행 아닌 산행을 마친다.
오늘처럼 차가운 날씨에 마음마저 아파오니 한시라도 빨리 그곳을 벗어나고 싶은 마음이였으며 두번 다시 가까이 가지 못할 음성의 최고봉 가섭산으로 남겨 본다.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칠갑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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