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지 : 백두대간 마지막 남한 구간인 미시령에서 진부령까지
날짜 : 2008년 09월 19일부터 20일까지 (무박 2일)
날씨 : 산행중 맑았으나 구름다소 및 박무, 산행 후 비
온도 : 새벽 영상 15도에서 낮 최고 영상 23도
참가인원 : 3450 온누리 산악회 회원 총 33명(존칭생략) 칠갑산, 솜이, 무시로, 베짱이, 자우롬, 나마스테, 고산자, 현우, 청목, 석불산, 왕언니, 이철주, 도롱골, 설총, 은지, 금비령, 산바람, 운산, 돌소리, 사강, 은수, 우산, 호산, 사하라, 인연, 송강, 풀뿌리, 진석이네, 올리브, 겨울애, 스네이크, 이찌마, 조덕래,
산행코스 : 미시령-상봉-화암재-신선봉-대간령-병풍바위-마산봉-알프스리조트-진부령
산행거리 : 15.60 Km, 접속구간 - 00.00 Km
산행시간 : 선두 후미없이 10시간 30분
준비물 : 물 1.5 리터, 이온음료 1.2 리터, 아침 밥, 반찬 3종류, 포도, 사과, 빵, 냉커피 0.3 리터, 수저 및 젓가락, 겨울 방수방풍의, 겨울용 모자 2개, 땀수건, 목수건 2개, 헤드렌턴 2개 및 예비 건전지, 가위, 칼, 압박붕대, 에어파스, 구급약, 디카 및 예비 건전지, 모발폰 및 예비 건전지, 무전기 3대, 스틱 2개, 상세 지도 및 산행 자료, 컵, 휴지 2봉, 쓰레기 봉투 1개, 백두대간 완주 기념 프랭카드, 돗자리 1개,
버스에 두고 간 준비물 : 갈아 입을 옷 한 벌, 슬리퍼, 겨울 방풍의, 복숭아 1개, 양주 1병
교통수단 : 40인승 버스 1대
신평고속관광 양기중 기사님
상세산행
09월 19일
23:00 사당역에서 백두대간 마지막 출정을 축하하는 간단한 기념행사 후 출발
23:30 복정역 출발
09월 20일
01:35 내설악 휴게소에서 약 50여분 휴식
02:50 미시령(산행들머리)
03:10 825.7봉
04:09 화암사 갈림길(산행팁-우측에 샘물, 길주의-우측 선인재 및 화암사 길 버리고 직진이 대간길)
04:44 너덜지대(산행주의)
04:50 헬기장
05:01 상봉(1244봉, 산행팁-우측으로 속초 야경)
05:12 암릉로프지대(산행주의)
06:02 화암재
06:17 신선봉 갈림길 (길주의-좌측 신선봉 우회길 버리고 우측으로 암릉지대 지나 신선봉 길 선택)
06:22 신선봉(1214봉, 산행팁-금강산 일만이천봉중 최남단에 위치한 봉우리가 신선봉으로 이곳은 금강산임)
07:00 암릉지대(산행주의)
07:45 아침식사
07:53 1094봉(길주의-암봉으로 이뤄진 1094봉을 우측으로 우회하여 통과)
08:21 헬기장
08:26 암릉지대(산행주의)
08:49 대간령(큰새이령, 산행팁-좌측으로 식수 구할 수 있는 샘물)
09:19 오르막 너덜지대(산행주의)
09:38 890봉(산행팁-바위 전망대)
09:58 암릉지대(산행주의)
10:52 병풍바위(산행팁-바위 전망대)
11:17 마산봉(1051.9봉)
12:17 삼거리 갈림길(길주의-좌측 돌아가는 길 버리고 우측이 대간길)
12:23 억새밭
12:28 알프스 스키장 리프트 탑승지
12:34 알프스 리조트 건물 임도
12:41 좌측에 작은 저수지
12:45 임도 삼거리(길주의-우측길 버리고 좌측 향로봉대대 홀리소대 정문 방향으로)
12:53 능선길(길주의-임도 만나 좌측으로 조금 따라 가다 우측 철조망 능선으로 대간길)
12:55 눈물고개
12:59 진부령 피만공장(산행팁-좌측은 차도따라 진부령 가는길이고 우측은 능선따라 진부령 가는길)
13:03 차도로 진행
13:21 능선 갈림길(길주의-차도 버리고 좌측 능선길로 진행)
13:24 차도 만나는 곳(길주의-차도 가로질러 진행)
13:26 진부령(산행 날머리, 백두대간 완주 이정석)
14:25 속초 척산온천에서 온천욕
15:30 속초 바닷가 횟집에서 마지막 축하 파티 및 식사
17:15 동해 바닷가에서 마지막 알탕
17:40 속초 출발
21:20 사당역 도착 후 해산
멀고도 험한 길을 걸으며 만난 우정과 사랑 그리고 재회를 꿈꾸며 남겨진 1% 미완의 백두대간 종주 산행
마지막 백두대간 구간 산행에 앞서 서울 사당동에서 축하 사절단과 기념사진
에필로그
항상 사람들로 북적대던 옛영화는 다 어디가고
이제 향수에 젖은 여행객들이나 백두대간 산행을 하는 산꾼들에게나
가끔 발길 멈춰 쉼터 역활을 해주는 미시령에 마지막 인사도 못하고 떠나는
온누리 백두대간 종주대의 마지막 완주하는 마음을 알아주기라도 하려는 듯
희미한 등로를 밝게 비추는 달빛이 자연의
신비스런 운치를 가득 채우고
등뒤를 따라오고 있다.
이번 산행으로 마지막이 아닌
새로운 시작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눈길은 벌써 저 북녘 하늘 아래 금강산을 넘어 백두산으로 향하지만
다시 그 끊어진 반을 채우기 위해 얼마나 많은 인고의 세월을 기다려야 하는지
기약조차 할 수 없는 현실에 서글품을 짙게 남긴채
1% 미완의 마지막 구간을 그렇게 시작해 본다.
인위적인 불빛을 버린채
어스름한 달빛을 등불삼아
한동안 자연에 심취하여 잡목을 헤치고 오르니
가슴으로 부터 흘러내리는 눈물 사이로 저멀리 동해안 야경이
오늘 따라 더욱 밝게 빛나며
이 작은 산객의 가슴을
후벼파고 있다.
길고도 멀었던 도상거리 760여 Km 를
장장 20개월여 동안 쉼없이 찾아 달려 온 마지막 길에서 맞이하는 달빛이
이 작은 산객의 마음에 더욱 큰 회한을 남기며
안스러운 그 모습 감춰주기라도 하려는 듯
살포시 구름사이로 숨어 들어간다.
바위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동해안 불빛이 눈가에 맺히는 이슬로 아른거리고
그 마음 들키지 않으려고 너덜지대를 넘으니
돌탑으로 이루워진 상봉에 도착하여
두손 모아 감사하는 마음으로
소원을 빌어 보기도 한다.
강한 바람결에
바짝 엎드려 있는 화암재 위 잡풀들의 삶을 바라보며
우리네 민초들과 닮아 있는 그림자에 동정을 보내고
어둠을 헤치고 또 다른 하루를 열어가려는
여명의 빛을 받아 나도 그속의
촛불이 되고자 해 본다.
가을빛이 시작되는 금강의 초입에 들어서며
마루금이 하늘을 떠 받들고 그 하늘이 바다와 하나되는 천계에 올라
이 세상 굽어보는 신선이 되어 조용히 잠들어 있는
아름답고 황홀한 우리 금수강산을 가슴속 깊은
빈공간에 채우며 오랫동안
추억하려 애써 본다.
마지막 발길 한번이라도
더 보듬고 싶어 지나는 능선 위 암릉에 올라
내마음 전하고 기약없는 이별을 알리는 가슴엔
벌써 뜨거운 액체가 끓어
오르고 있다.
수림과 그늘을 타고 하염없는 발길을 진행하니
걸죽한 입담으로 힘들게 고갯마루에 오른 민초들이
엉덩이 씰룩이는 주모가 따라주는 탁배기 한사발 가운데 두고
정겹게 살아가는 이야기 꽃을 피웠을 대간령에 도착해
나도 오늘은 객이 되어 그속에 자리하나 잡아 본다.
보이지 않는 병풍바위 정상을 넘어
이제 정녕 마지막 봉우리 마산봉이란 말인가...
그 위에 올라 바라본 하늘은 빛깔을 분간하기 어려울 정도의
탁색으로 변해 있고 내 마음도 그 탁색에 빨려 들어
세상 분간하기 어려워진다.
다시 절단된 백두대간 마루금을 어렵게 찾아
도착한 진부령에서 터져 나오는 찐한 눈물을 감추고
안전하게 이곳까지 인도한 백두대간 산신령에게
간단히 제를 올리고 그동안의 흘러간 세월을
잠시 반추해 본다.
선답자가 걸어 온
그 마루금 위에 내 발자국 찍으며
조금이나마 조국 사랑과 자연의 소중함을 배웠듯이
후답자가 내 발자취에 또 발자국 포개며
좀더 아름답고 멋진 우리나라를 지키고
가꿔주길 바라는 마음으로 대장정에
마침표를 찍어 본다.
진부령에서 백두대간 완주 기념을 자축하며 제를 올리기 위해 준비한 간단한 음식들
산행후기
정녕 마지막이란 말인가...
꿈을 꾸고 있는 듯하다.
온몸이 갈기 갈기 찢기고 거동조차 할 수 없는 고사목이 되어 간다.
그래도 한줄기 정신만큼은 또렷이 남아 지리산 천황봉에서 봤던 환상의 일출에서 부터 진부령에서의 고통속 환희가 떠오르며 여덟 계절의 변화가 주마등처럼 스쳐지나 간다.
2년전 초겨울 마지막 백두대간 산행을 위해 도착한 미시령 휴게소에서 속초쪽을 바라본 풍경
너무나 무겁게 두어깨를 짓누르며 따라다니던 짐을 벗어 던졌지만 가벼워진 두 어깨에 느껴지는 무게는 더욱 감당하기 어려운 무게로 내 육신을 잡아 채고 있는 것이다.
눈을 뜬다 그리고 금새 다시 깊은 잠으로 빠져 든다.
그렇게 하길 수차례, 이제사 깊은 잠에서 빠져 나오며 환하게 미소짓는 가을빛 햇살을 바라본다.
2년전 따스한 햇살을 받으며 올랐던 상봉가는 이길을 이번엔 어스름한 달빛에 오르고
그저 담담한 마음으로 평소와 다름없이 준비하고 시간을 확인하지만 그래도 떨리는 가슴까지 진정시킬 방법은 없나 보다.
많은 고마움과 아쉬움이 교차하며 사당까지 밤 늦게 축하하러 나오신 산우님들의 정성에 고개가 절로 숙여진다.
이제 이 사당에서의 만남과 헤어짐은 계속 이어지겠지만 그 느낌 만큼은 새로운 세상의 그것과 같이 많이 달라지겠지...
2년전 상봉 오름길에 뒤돌아 본 울산바위와 외설악 전경, 줌으로 당겨 보았다
물러나지 않을 것 같은 길고도 무더웠던 여름도 이제 차가워진 밤바람에 그 자리 내어주고 어두운 차창에 비취는 스산한 밤 풍경이 곧 가을이 오고 있음을 알린다.
간단히 산우님들과 산행코스 그리고 일정을 소개하고 선잠에 들었다 깨어난 내설악휴게소에서 마지막 산행준비를 서둘러 본다.
저 달빛을 받아 상봉 오르는 길이 외롭지는 않았었지
새벽 2시 50분, 미세한 불빛마저 감추고 미시령 휴게소가 올려다 보이는 난간 밑 철조망을 뚫고 잘 훈련된 군사들처럼 바위 너덜길을 타고 소리 소문없이 달빛에 그림자만 남긴채 된비알 오른다.
잠시 잡목을 헤치며 능선으로 오르자 갑자기 하늘이 열리면서 2년전 지났던 반가운 등로가 반겨준다.
바로 삼각점이 있는 825.7봉의 헬기장으로 추정되는 넓은 공터이다.
드디어 정상적인 등로 위 825.7봉 헬기장에 안착해 한숨 돌리고
그 남쪽 바로 아래 미시령휴게소를 통해 올랐다면 금새 도달할 이곳을 잡목과 바위너덜로 뒤덮혀 있는 길을 타고 오르다 보니 많은 시간 지체되였지만 그래도 생각보다 잘 훈련된 종주대들이다 보니 모두 무사히 안착한다.
지금도 험지중의 험지로 남아 있는 미시령이지만 미시파령이라 하여 예전에도 무척 넘기 힘든 고개중의 하나로 기록되고 있는 그곳, 마지막 가는 길에 인사라도 나누고 오를 수 있기를 간절히 소망했건만 이렇게 �기듯 떠나야 하는 산객의 마음이 아파온다.
흔들린 이 속초 야경조차도 이밤은 황홀한 느낌으로 다가오고
구름과 숨박꼭질하는 하현달의 어스름한 달빛이 그 긴박한 상황에서도 운치를 더하며 시한수 생각나게 만드는 밤이 되어 주고 그곳에서 인원 점검 후 이제 본격적인 산행을 시작해 본다.
완만한 능선을 따라 조금 진행하자 우측으로 동해바다와 속초시내의 야경이 너무나 선명하게 빛나고 누구랄 것도 없이 잠시 호흡 가다듬으며 그 황홀경에 빠져 본다.
참으로 꿀맛 같은 샘물이였는데... 이곳에서 홀로 비박하며 백두대간 완주하던 안성의 산에는 태극기님 만나 합류하고
인공의 불빛을 버리고 오랫만에 즐기는 달빛, 참으로 고운 밤의 아름다운 산행길이 되어 주고 있다.
이제 다시 된비알 타고 나무 숲속으로 들어가니 달빛도 숨어 버리고 운치있던 등로가 막히며 헤드렌턴 빛을 요구하고 있다.
한동안 등로타고 걸음걸이 재촉하니 홀로 백두대간 완주하며 샘터에서 비박하는 안성에 살고 있는 산에는 태극기님을 만나 함께하는 길이 되였다.
상봉 가기전 전망바위에서 바라 본 2년전 지나온 능선과 저 멀리 대청봉 그리고 그 중간에 국도가 조망되고
그샘의 샘물이 참으로 맛있었다는 기억이 새롭지만 오늘밤은 전혀 손길이 가질 않는다.
다시 완만한 능선을 타고 급할 것 없는 여유로운 발길로 언제 다시 만날수 있을지 기약없는 그 길 위에 발자취 깊게 남기며 지나간 세월을 회상도 해 본다.
겁없이 백두대간이 무엇인지도 모르고 덤벼들어 이렇게 마지막 리딩하는 시간까지의 짧고도 긴 세월이 주마등처럼 스치며 내 모습의 변화가 궁금해지기도 하는 시간이다.
드디어 상봉에 올라 저 돌탑에 무산완주를 위한 소원도 빌어보고
그렇게 정답게 오르니 어둠이 아니라면 참으로 멋진 조망을 선사하는 바위전망대에 안착한다.
잠시 불어오는 동해 바닷바람에 흐르는 땀방울 훔치고 사방을 둘러보지만 아직은 어둠이 세상을 놓아 주지 않고 그저 동해안쪽 속초 야경만이 유일한 벗이 되고 있다.
그곳에서 나오지 않는 야경을 배경으로 흔적한장 남긴 후 다시 바위 너덜지대를 지나니 드디어 첫봉우리인 상봉이다.
상봉에서 화암재 가는 길에 바라 본 동해쪽 여명
높게 쌓아 올린 돌탑에 소원을 빌며 잠시 머물며 영원히 잊혀지지 않을 추억들을 만들어 본다.
이제 조금씩 어둠이 엷어지며 저 멀리 산군들이 희미한 실루엣을 드러내고 그 아름다움에 취한 자신들을 깨워 가파른 암릉 로프지대를 조심하며 내려가 본다.
계절의 변화에 따라 그리고 낮과 밤의 어둠에 따라 이렇게 달라지는 등로를 바라보며 얼마나 더 올라야 이 길이 내길이 될 수 있을까 생각해 보는 시간이기도 하다.
어둠속에 화암재를 찍어 보지만 보이는 것이 별로 없고
모진 바람 잘도 이겨내고 늘 그 자리 지키며 계절의 변화에 순응하는 자연을 느끼며 걷고 있는 이 순간 참으로 행복감이 밀려온다.
울산바위 아래 화암사와 많이도 떨어진 그곳에서 이름이 유래되였다는 화암재의 넓은 공터를 지날땐 동서로 바라보며 그 험준한 산세에도 불구하고 그 고개를 넘어야 했을 민초들의 삶이 얼마나 고달팠을까 생각하니 지금 편안한 산행을 즐기는 이 산객의 마음도 답답하게 죄어온다.
언젠가 울산바위 아래 서민들의 방문을 기다리고 있을 화암사에 한번 들려보리라 마음 먹어 본다.
날이 밝아오며 서서히 금강산 제일 남쪽봉인 신선봉도 보이기 시작하고
이제 눈에 들어오기 시작하는 세상과 소통하며 화려한 색상을 준비하는 등로를 따라 야생화를 친구 삼다 보니 드디어 금강산 일만이천봉 중 가장 남쪽에 위치한 신선봉의 거대한 두개의 암봉이 반갑게 반겨준다.
지금은 설악산 국립공원에 강제로 편입되어 정상적으로 오르지 못하는 봉우리가 되어 있지만 분단된 조국의 비애를 몸소 체험하는 시간이 되는 것 같아 마음까지 아파온다.
신선봉 오름길에 바라 본 용대리쪽 고요한 운해와 봉우리만 남긴 산군들
저 멀리 정상부에 많은 종주대들이 올라 동해에서 올라오는 일출을 바라보며 모두 다 아름다운 자신만의 실루엣을 뽐내고 있다.
그속에 동참하여 잠시 영롱하게 피어나는 일출에 마음 빼앗기고 그 일출이 되어 세상을 밝히는 삶이 되고자 하는 시간, 이제부터 마음 놓고 세상 구경 한번 해본다.
신선봉에서 바라 본 두꺼운 구름을 뚫고 올라오는 일출
동해의 두꺼운 구름을 뚫고 올라오는 일출에 비추는 종주대의 실루엣이 마치 그곳에 잠들어 있는 마천루가 되어 되살아 나고 그 남쪽으로 이어진 지나온 설악의 주능선이 한발 두발 걸으며 흘린 종주대의 땀방울을 모아 그 위대하고 장엄한 발자취를 보여주고 있다.
서쪽으로 드리워진 깊이를 알수 없는 깊은 내설악엔 짙은 운무가 고요히 세상을 덮어 수묵화를 그리고 앞으로 올라야 할 북쪽의 마산봉 넘어 향로봉 능선은 분단된 조국의 비애를 담고 저 멀리 가물거리는 금강으로 길을 열고 있다.
신선봉에서 바라본 헬기장과 지나온 암봉과 상봉 그리고 저 멀리 대청봉과 중청이 뚜렷하고
그 아름다운 신선봉에서 신선이 되어 즐긴 시간, 다시 발길 돌려 앞길 가로막는 암봉위에 오르니 고산준령의 변화무쌍함이 두눈에 목격되고 올라야 할 능선이 금새 하얀 산안개로 덮혀 버린다.
그 모습 조금이라도 놓치지 않으려 애쓰지만 그 미세한 변화까지 어찌 담을수 있으리요 그저 가슴에 담고 느끼면 족한 것을...
앞으로 올라야 할 암봉과 병풍바위 그리고 마산봉 넘어 향로봉과 희미하게 금강산도 보이고
평평한 넓은 공터에서 허기를 해결하고 이제 세상과 소통하는 밝은 빛을 받으며 신록이 우거지고 그늘로 덮혀 있는 등로를 타고 한없이 이 시간을 즐겨본다.
지나 온 신선봉 능선이 아스라히 멀어짐에 반비례해 올라야 할 능선 위 바위 암릉이 자꾸만 눈높이 가까이로 다가오고 그 아래 조용히 앉아 있는 대간령이 어머니 품으로 인도하듯 종주대를 이끌고 있다.
대간령 가기전 무명봉에서 바라본 대간령 건너 암봉과 마산봉쪽 원경
2년전 겨울에 올랐을 땐 온 산하가 책장을 접어 놓은 듯 반듯하게 놓여 있었는데 오늘 보니 그 모습은 모두 사라지고 거대한 암릉만이 계절의 변화에도 변함없이 종주대의 의욕을 저하시키고 있다.
다시 헬기장에서 잠시 물 한모금 마신 후 가파른 내리막 타고 내려가니 대간령이란 작은 이정표가 서 있는 안부에 도착한다.
대간령, 즉 훌리령 또는 새이령이란 고개에 도착해 상상의 탁배기 한잔 마시고
홀리령, 새이령 또는 샛령이라 불리우는 대간령 주위에는 주막이 번창했던 옛 영광을 뒤살리듯 그 흔적이 아직도 남아 산객의 심리에 묘한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잠시 주위 둘러보며 나도 그곳 주막에 앉아 주모가 따라주는 탁배기 한사발 들이키고 토실한 주모의 엉덩이 안주 삼아 잠시 쉬어 본다.
대간령 좌측으로 내려가면 샘물과 작은새이령이 있고 아직도 2채의 민가가 남아 약초로 살아가고 있다
좌측으로 마장터를 지나 작은 새이령을 넘으면 46번 지방도로와 연결되는 용대리가 자리잡고 있으며 무장공비 침투 사건으로 이승복 어린이가 무참히 살해 되였던 사건을 계기로 이곳의 화전민터도 모두 사라졌지만 아직도 샘터 밑 두채의 민가엔 사람이 살며 약초와 산나물로 살아가는 전형적인 산촌의 모습이 남아 있다.
산에서 채취한 인제쪽 물건과 바다에서 잡은 고성쪽 사람들이 모여 물물 교환을 하던 곳이기에 령이란 고개 이름이 붙여진 것을 보면 꽤나 컸던 고개임에 틀림없으리라
민둥 암봉에서 바라 본 지나온 능선들
다시 땀 좀 흘리며 잡목이 우거진 등로를 타고 오르니 민둥의 암릉 정상부가 나타나고 잠시 머물며 지나 온 장쾌한 능선을 조망해 본다.
신선봉에서 이어져 온 능선이 대간령에서 잠시 내려 앉았다가 다시 가파른 등로를 만들어 이어져 온 길, 하지만 오늘은 아직 남아 있는 뜨거운 햇살로 인해 그 민둥의 정상을 넘어 나무 그늘로 몸을 피해 숨어 든다.
그곳에서 저 멀리 암릉 전망대를 지나는 앞선 종주대의 꼬리와 대간령에서 어렵게 산행 이어오는 산우님들 조율하며 기다린 후 후미의 산우님들 모시고 다시 가던 길 진행한다.
민둥 전망봉에서 바라 본 올라야할 암봉과 바위너덜지대
너무 잘생긴 바위틈에 사진 한장씩 남기고 그 바위에 뿌리 내리고 새생명을 이어가는 식물들과 고된 삶을 포기하고 고사목이 되어 바위에 붙어 있는 자연의 윤회를 바라보며 인생의 순환을 생각해 보기도 한다.
이제부터 특별한 조망이나 표식도 없는 평이한 등로를 따라 한동안 오르니 저 멀리 병풍바위 봉우리가 보이지만 그 병풍처럼 생긴 봉우리의 모습은 볼 수 없다는 사실이 안타까움을 자아낸다.
간신히 병풍바위의 옆모습만 담아 보고
그 병풍바위를 좌측에 두고 우측으로 꺽어 다시 잠시 내렸다가 오르니 금새 마산 삼거리이다.
그곳에 종주대 모두 모여 간식을 꺼내 들고 졸음을 참지 못하고 선잠을 자고 있는 모습들이 들어오고 마산봉으로 올라 다시 주위를 전망한 후 나도 흔적 한장 남겨 본다.
그곳 마산봉 정상에서 다시 단체 사진 한장 남긴 후 선두를 보내고 잠시 조망을 해 본다.
백두대간 남한 구간중 마지막 봉우리인 마산봉에서의 단체사진
서쪽으로 오늘 내려갈 홀리마을과 올 겨울부터 오픈 예정이라는 알프스 리조트 공사 현장이 눈에 들어오고 고성의 간성쪽 마을이 흩어진 산군들 사이로 평화롭게 자리하고 있다.
그 넘어 북서쪽으로는 향로봉 능선이 구름에 가렸다 나타나기를 반복하고 아스라히 북녘땅이 보일듯 말듯 산객의 가슴을 애태우고 있다.
이 하나의 띠지가 후답자들에게 길잡이 역활이 되어 주길 바라며
이제 마지막 내리막 길 따라 내려가 절개지 부근 철조망을 넘으니 거대한 알프스 리조트 공사현장이 나타나고 그 건물 뒤로 돌아 내려가니 우측으로 차도가 나 있고 그 차도를 건너 다시 비포장 임도를 타고 작은 고개를 넘으니 좌측으로 저수지와 저 멀리 향로대대 건물이 정면으로 보이기 시작한다.
그늘 한점 없는 그 임도를 따라 훌리소대 건물 삼거리까지 진행한 후 좌측으로 발길 돌려 정문을 지나니 다시 우측으로 철조망이 쳐진 그곳에 많은 띠지들이 나풀거리고 있다.
저 알프스 스키장 곤돌라 옆 길을 타고 리조트 뒤를 돌아 가면 되고
그곳 그늘에서 잠시 쉬며 후미 기다려 능선을 타고 내려가자 이번에는 진부령 피만공장이 눈에 들어오고 이곳에서 잠시 망설이다 그냥 차도따라 진부령으로 이동하기로 한다.
우측으로 돌면 능선을 따라 약 50여분 그러나 좌측 차도를 타면 진부령까지 약 30분이면 넉넉한 시간이기에 능선길을 포기한 것이다.
저 멀리 보이는 향로대대 건물 앞에서 좌측으로 돌아 가고
가는 길에 혹시나 하여 능선길을 다시 찾아 보지만 아쉽게도 찾지 못하고 차도 옆에 피어 있는 코스모스를 즐기며 그냥 진행한다.
한동안 차도를 따라 걸으니 우측에 능선길에서 내려오는 하산지점이 보이고 사진으로 남긴 후 조금 더 진행하자 좌측으로 급경사 내리막이 보인다.
이쪽에서 우측으로 돌면 능선길이고 좌측으로 가면 포장도로를 타고 진부령으로 진행되는 곳
그 길로 내려가 다시 차도를 건너고 안전 로프가 달린 계단쪽 띠지들이 나풀거리는 길을 찾아 우리도 온누리 띠지 한장 마지막으로 달아 놓고 진부령 이정석에 무산 완주 신고를 한다.
고통과 어려움을 극복하고 도착한 진부령, 간단히 준비한 과일과 막걸리로 백두대간 산신령에게 온누리 백두대간 종주대의 안전한 완주를 감사하는 제를 올리고 우리는 하나가 되여간다.
20개월의 머너먼 백두대간 산행 완주를 기념하며 진부령 이정석 앞에서
가슴으로 부터 올라오는 뜨거운 눈물을 간신히 참으며 목청 터져라 외쳐보는 만세 만세 만세...
오늘 이자리에서 만큼은 목놓아 울어 보리라 생각했지만 그 고통을 뛰어 넘는 환희가 있기에 어렵게 참고 또 참아 본다.
술 한잔씩 나누고 플랭카드 앞에 두고 찍는 마지막 사진에서 다시 울컥하는 마음 진정시키고 정리한 후 척산 온천으로 이동한다.
온누리백두대간 종주대를 20개월동안 안전하게 태우고 다닌 신평고속관광버스와 백두대간완주 기념 플랭카드
20개월 동안 쌓였던 피로를 풀어내고 새단장 한 후 동해 바닷가로 나가 양주병과 소주병이 수북히 쌓이도록 많은 이야기나눈 후 시원한 동해 바닷물로 들어가 대미를 장식해 본다.
올라오는 버스에서 마지막 헤어지는 아쉬움을 몸으로 표현하며 그렇게 우리들 백두대간 종주는 마침표를 찍었다.
이것이 끝이 아닌 또다른 시작임을 약속하며
20개월동안 참으로 어려운 고비마다 하나되어 밀어주고 이끌어 준 온누리 백두대간 종주대와 산우님들에게 감사 드리며 고마운 마음 전해 드림니다.
늘 앞에서 멋진 리딩과 중심을 잡아 주신 사하라 리딩대장님께 베풀어 주신 은혜에 감사 드리며 늘 자신보다 다른 산우님들의 안전을 챙겨주시며 수고해 주신 피그대장님과 설총 후미대장님께도 고마운 마음 가득 드림니다.
전반기 백두대간 총무를 맡아 잘 기틀을 다져주신 우산 전임총무님과 그 바통을 이어 무탈하게 없는 살림 잘 꾸려주신 솜이 총무님께도 이 자리 빌어 감사하는 마음 전합니다.
그리고 무결점 완주로 그 뜻을 더욱 깊게 해 주신 청목님, 왕언니님, 고산자님, 석불산대장님과 베짱이님께 축하의 큰 박수 보내 드리며 앞으로 살아가는 삶에서 하나의 큰 획이 되길 바람니다.
아직 미완의 완주를 하고 계신 산우님들, 무시로 총부대장님, 이철주님, 현우님, 자우롬님, 운산님, 돌소리님, 인연님, 나마스테대장님, 도롱골님, 산바람님, 올리브님, 은지님, 호산님, 은수대장님, 금비령님, 풀뿌리님, 진석이네님, 사강님, 겨울애 운영자님 모두 조만간 무탈한 완주 소식 기다려 봅니다.
가을이 깊어가는 길목에서 아쉬운 마음 코스모스에 담아본다
또한 그 동안 늘 참석하시다 사업일로 바뻐 참석하지 못한 풍운카페지기님, 볼켄운영총무님, 피그대장님, 다향님, 료가님, 강고집님, 하이킹님의 완주 소식도 듣고 싶습니다.
오늘 축하 자리에 참석해 주신 스네이크님, 송강님, 조덕래님, 이찌마님께도 감사하는 마음 전해 드림니다.
또한 늦은 밤 사당까지 나와 축하 해 주신 솔지총부대장님, 라일락대장님, 강장군대장님, 보리수운영자님, 유리구운영자님과 써누님께도 감사 드림니다.
앞으로 이 백두대간 산행이 제1기로 끝이 아닌 계속 이어지는 온누리산행의 큰 줄기가 될 수 있기를 간절히 소망하며 지금까지 도움 주신 모든 산우님들과 3450온누리 산우님들에게 감사드리며 대단원의 막을 내림니다.
백두대간 총편은 조만간 정리되는 대로 다시 올려 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백두대간 산행대장 칠갑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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