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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간제1차(산행완료)/백두대간 산행 후기

백두대간 제31차 한계령에서 대청봉, 공룡능선 및 설악동 산행 후기

by 칠갑산 사랑 2008. 8.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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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짜 : 2008년 08월 15부터 16일까지 (무박 2)

날씨 : 새벽에 가랑비와 짙은 안개 그리고 오전에 가랑비가 오락가락 했으나 오후부터 맑은 날씨

온도 : 새벽 영상 12도에서 낮 최고 영상 21도

참가인원 : 3450 온누리 산악회 회원 총 39(존칭생략) 칠갑산, 솜이, 나마스테, 왕언니, 베짱이, 청목,

          솔지, 자우롬, 산바람, 고산자, 바람골, 운산, 이철주, 석불산, 겨울애, 인연투, 인연, 금비령,

          은비령, 사하라, 설총, 은지, 도롱골, 금강송, 시화백, 현우, 바드, 풀뿌리, 석불산투, 올리브,

          루체, 호산, 자바산, 하이킹, 해리포터, 강촌, 초이스, 산바람투, 오리온

산행코스 : 한계령-서북능 삼거리-끝청-중청봉-중청대피소-설악산 대청봉-중청대피소-소청봉-

          희운각 대피소-무너미고개-공룡능선-1275봉-나한봉-마등령삼거리-마등령(백두대간

          산행종료)-금강문-비선대-와선대-설악동소공원

산행거리 : 21.35 Km, 백두대간 13.35 및 접속구간 08.00 km

산행시간 : 선두 13 시간 30, 후미 14 시간 06

준비물 : 2.0 리터이온음료 0.8 리터, 아이스 커피 0.5 리터, 아침과 점심 밥, 반찬 3종류

      수저 및 젖가락, 계절용 방수방풍의, 여름용 모자 2, 땀수건, 목수건 3 개, 헤드렌턴 

      예비 건전지, 가위, 칼, 압박붕대에어파스, 구급약디카 및 예비 건전지, 무전기 3대,

      스틱 2개, 모발폰 및 예비 건전지상세 지도 및 산행 자료쓰레기 봉투 1개.

버스에 두고 간 준비물 : 갈아 입을 옷 한 벌, 슬리퍼

교통수단 : 40인승 버스 1

          신평고속관광 양기중 기사님

산행시간

8월 15일

23:00 서울 사당동 출발

23:40 애니메이션 사거리 통과

8월 16일

01:40 남설악 휴게소에서 약 30분간 휴식

03:00 한계령(산행 들머리)

03:15 한계령에서 산행 시작

03:18 설악루 및 매표소

03:35 이정표 (한계령 0.5 Km, 중청대피소 7.2 Km)

04:02 1307봉 및 이정표

04:25 1310봉

04:36 건 샘물 (산행팁-등로 좌측에 샘물이 있으나 현재는 샘물이 말라 있을 것으로 예상 됨)

04:45 서북릉 삼거리(길주의-좌측 귀때기청봉 가는길 버리고 우측 대청봉 가는 길이 산행길)

04:57 암릉 및 로프지대(산행주의-우측으로 절벽 구간이니 산행 시 특별히 주의)

05:04 1401봉

05:14 암릉 너덜길(산행주의)

05:27 1456봉 및 전망대

06:21 1461봉(산행팁-이정표 : 중청 2.6 Km, 한계령 4.1 Km)

06:47 독주골 갈림길(길주의-우측 독주골 하산길 버리고 직진이 산행길)

06:55 전망대 및 독주골 갈림길(길주의-우측 독주골 하산길 버리고 직진이 산행길)

06:57 끝청(1610봉)

07:28 중청봉(1676봉, 산행팁-중청은 산행금지 구역이므로 우측으로 우회)

07:35 끝청 갈림길

07:38 중청대피소

07:40 헬기장

07:55 대청봉(1707.9봉)

08:14 중청대피소로 회귀

08:25 중청대피소에서 아침식사

09:07 소청 갈림길(길주의-좌측 중청가는 길 버리고 우측 소청봉 가는 길이 산행길)

09:27 소청봉(1550봉, 길주의-좌측 봉정암 가는 길 버리고 우측이 산행길)

09:45 희운각대피소(산행팁-희운각대피소 옆 계곡물로 식수 보충 및 아침식사)

10:12 무너미고개(길주의-우측 천불동 계곡 하산길 및 좌측 가야동 하산길 버리고 직진이 공룡능선 산행길)

10:25 신선대(산행팁-우측으로 신선대 가는 길과 좌측으로 신선대 우회길 존재, 어느길이라도 잠시 후 합류)

10:41 공룡능선 시작(산행주의)

12:07 1275봉(산행주의-1275봉 오르지 않고 우회하여 통과)

12:52 암릉구간(산행주의, 산행팁-좌측으로 식수 구할 수 있는 석간수 있으나 건기에는 마를 수 있음)

13:48 나한봉(1298봉)

14:01 마등령삼거리(길주의-좌측 오세암 하산길 및 직진 마등령길 버리고 우측 금강문 하산길이 산행길)

14:18 마등령 정상

14:29 샘물(산행팁-하산길 좌측에 석간수 있으나 건기에는 마를 수 있음)

14:53 금강문

15:24 세존봉(1186봉)

16:27 금강굴 갈림길(산행팁-우측 금강굴과 비선대를 들리지 않고 좌측 직선 코스로 와선대 우회길 존재)

16:36 금강굴

16:59 비선대(길주의-우측 천불동 가는 길 버리고 좌측 와선대 가는 길이 산행길)

17:11 와선대

17:14 노인정(길주의-좌측 저항령계곡길 버리고 우측 시멘트 임도따라 신흥사 방향이 산행길)

17:17 청운정과 무명용사비

17:20 설악동 소공원

17:21 산행종료

 

 

대청봉에서 희운각대피소로 내려가며 바라본 운해 낀 공룡능선 

 

그리운 설악산 대청봉과 공룡능선에 올라

 

 

 

에필로그

 

이제 백두대간

산행도 막바지에 도착하고

가장 아름답지만 위험한 구간중의 하나인

설악산 대청봉과 공룡능성으로

들어가는 날이다.

 

원하지 않는

장마비가 흩뿌리고

오늘도 그곳에 들어갈 수 없다면

기약없는 아쉬움과 완주란 단어에 흠집을 남길 수 있는 시간

그저 하느님과 부처님께 등로만이라도

열어 달라 기도하며 매달려 보는

시간이기도 하다.

 

하나 둘 좌석이 채워지는

행복감과 반비례해 더욱 커지는

안전 산행에 대한 두려움과 걱정으로 잠못 들고

나서는 길이기에 아무도 알아 주지 않는

산행대장의로서의 외로움을 내리는

빗물에 하소연도 해 본다.

 

우중 산행으로 시작한 설악과의 만남

그리고 심한 생채기를 앓고 있는 자연과의 말없는 대화

왜 내가 이곳에 올라 이 고통을 감수해야 하는지 가슴으로만 느낄 뿐

입으로 표현 못하는 시간이 지나자

희미한 실루엣만 보이는 대청봉

종주대를 감싸 안는다.

 

모진 비바람을 뚫고

한발 두발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함께하는 종주대의 가슴에 고통과 환희라는 두개의 별을 새기며

대한민국 최고의 비경인 공룡능선에서 인간이 감히

범접하지 못할 아름다움과 환상을 ?아 

우리도 하나의 자연이 되어 간다.

 

미끈하게 잘 빠진 암봉이 있는가 하면

그 앞에 세월의 존재를 알리는 노송과 고사목

그리고 드넓은 푸른 초원을 가로질러 파아란 파도가 넘실거리는 동해바다가

그냥 그 자리 지키며 한폭의 비경 속에

동양화를 빗어 놓았다.

 

하얀 암봉과 푸른 초야가 

환상의 조화를 빗어 설악의 대자연이 아니면

만들어 낼 수 없는 오묘한 신비를 표현하고

그 하나 하나가 주는 교훈과 가르침을

가슴으로 받아 들여 본다.

 

길고도 험한

바위 너덜을 지나자

다시 파라다이스가 나타나고

그 위에 우리들 꿈과 희망도

현실로 가깝게 다가옴을

느낀다.

 

이제 대장정의 막바지,

남아 있는 구간도 오늘의 비경을 생각하며

무탈하게 웃으며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는

온누리 백두대간 종주대이기를

공룡에 간절히 소망하면서 

짧은 에필로그를

대신해 본다.  

 

이게 정녕 꿈이 아니길 빌고 빌며 넋을 잃고 감상하던 안개 낀 천불동 계곡과 화채능선 그리고 동해쪽 바다 

 

 

산행후기

 

황금 연휴라며 모든 매체에서 막바지 여름 피서 특집을 내보내는 광복절, 일제 강점기를 지나 암울한 시기를 잘 극복하고 내가 살아가며 오를수 있는 산하를 되찾은 날이지만 오늘만큼은 기쁨보다는 걱정과 아쉬움이 남는 하루이다.

 

이제 막바지 백두대간 산행일, 지리산 천왕봉에서 시작한 장도의 산행도 오늘로 이제 정확히 1개월을 남기고 두번의 만남으로 완벽한 완주는 아니지만 절반의 완주를 끝내게 되는 장엄한 순간이기도 하다.

여름 장마철도 지났는데 추적 추적 국지성 호우가 ?아지고 백두대간 산행 중 가장 아름답지만 그에 비례하여 또한 가장 힘들다는 공룡능선과의 만남은 오늘도 시작부터 어려움을 예고하고 있다.

 

끝청 오름길에 바라 본 안개 낀 석고덩굴 방향 원경 

 

최근 몇번의 설악산 산행에서도 만나지 못하고 서운한 감정만 남겨 놓은 채 뒤돌아 서야 했던 설악산 공룡능선은 오늘도 결국 이 작은 산객을 거절한다는 아쉬움이 깊게 폐부를 찌르고 그래도 떠나야만 하는 길이기에 도로에 흘러 넘치는 빗길을 뚫고 사당으로 향한다.

 

평소보다 많은 산우님들의 동참 그리고 오랫만에 빈자리 남기지 않고 떠나는 백두대간 길, 기쁨과 걱정의 갈등속에 남설악 휴게소에서 잠시 휴식 취한 후 도착한 한계령 휴게소.

7월 중순 남설악 산행을 위해 찾았지만 도둑고양이 신세가 되어 한계령 휴게소에는 들리지도 못하고 어둠속에 몸을 숨겨야 했던 아픈 추억이 가랑비와 안개에 파묻힌 한계령의 오늘이 다시 그 아품을 되살리고 있다.

 

한계령 휴게소 계단을 타고 올라 매표소쪽 산행 안내도 

 

오늘도 공룡이 만남을 거부한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많은 상념과 흔들리는 감정을 추스리고 완벽한 우중 산행 준비 후 108계단을 타고 오르는 시간 새벽 3시 15분.

잠시 계단을 오르니 전망대로 이용되는 설악루가 보이지만 얄밉도록 온세상을 덮어버린 안개로 인해 들리는 것을 포기하고 매표소를 통과해 본격적인 설악과의 하룻밤 풋사랑을 시작해 본다.

 

오늘도 선두에선 사하라 선등대장님이 수고해 주시고 중간에는 석불산대장님께 부탁 드린 후 제일 후미로 빠져 오랫만에 다시 후미대장으로서 멀고도 길었던 산행의 막바지를 이어가 본다.

2년전 수해로 인해 깊게 파헤쳐지고 상처입은 설악을 정비하여 등로와 주위 풍경도 많이 변해 있지만 그 모든 것을 느끼기도 전에 등줄기를 타고 흐르는 땀방울의 간질거림에 우중 산행의 어려움을 몸소 체험하는 시간이 된다.

 

가랑비와 안개로 인해 모든 사물이 뚜렷하지 못하고 

 

얼마나 올랐을까 한계령에서 0.5 Km 올랐다는 이정표가 보이고 그곳을 막 통과하는 사이 선두에서 잠시 짧은 알바를 하고 급하게 콜하는 무전이 급하게 들려온다.

몸 컨디션이 좋지 않은 산우님 한분을 하산 시키고 설총님께 후미를 부탁한 후 재빨리 선두로 치고 나아가니 이제 다시 정상적인 등로를 타고 암릉과 암봉을 지나 새로 단장된 계단을 건너 서북능 삼거리로 향하고 있다.

 

자연미가 많이 사라진 등로, 하지만 많은 등산객들을 받아 들이고 또 그 등산객들의 발자취에 의해 파괴되는 자연을 보호하기 위한 고육지책임을 알기에 그저 이렇게 오를수 있다는 사실에도 감사하는 마음으로 한발 두발 설악과의 사랑의 깊이를 더해 간다.

가파른 암벽과 안전 로프 및 철봉을 기대하며 서북능 삼거리를 기다리지만 전혀 색다른 계단이 반기고 그 계단을 타고 오르니 드디어 서북능 삼거리에 도착한다.

 

많은 회한과 추억을 담고 있는 서북능 삼거리 이정표 

 

좌측으로 설악산 서북 주능선이 자리잡고 귀때기청봉을 지나 대승령과 장수대 그리고 십이선녀탕과 연결되며 우측으로는 오늘 우리가 올라야 할 끝청에서 중청봉 지나 대청봉으로 이어지는 설악산 주능선이 펼쳐진 곳, 잠시 불어오는 새벽 공기에 흘린 땀 식히며 휴식 취한 후 다시 암릉과 바위 너덜지대를 조심하며 진행해 본다.

 

2년 전 오르며 한 산우님의 부상으로 몇시간을 기다린 끝에 헬기까지 동원해 수송시키고 어둠속에 달렸던 서북능선길, 그 어렵고 힘들었던 과거도 이제는 아련한 아름다운 추억으로 다시 이 작은 산객을 맞이해 준다.

 

끝청이라 착각하며 즐긴 1456봉 전망대에서의 조망 

 

가랑비가 어느새 장마비로 변해 있고 질척이는 등로와 미끄러운 바위 너덜구간이 대간 종주대의 발걸음 붙잡지만 오랫동안 함께 어려움 극복한 종주대들이기에 큰 어려움은 없어 보인다.

서서히 여명이 밝아오며 희미하게 설악의 실루엣이 나타나지만 금새 심술부리는 안개에 의해 자취를 감추는 새벽 설악산, 그래도 그 어둠 뚫고 새벽은 밝아오고 고봉과 깊은 계곡을 무대삼아 자유자재로 춤추는 새벽안개의 아름다움에 잠시 취해 보기도 한다.

 

돌립문 나무라 명명된 곳, 빗방울이 디카에 들어가 선명하지 못하다 

 

한동안 오르니 끝청이라 잘못 인식된 이정표가 나타나고 잠시 휴식 취하며 밝아오는 여명을 음미해 본다.

떨어지는 빗방울속에 높은 세상을 향해 자유로이 나타났다 사라지기를 반복하는 새벽안개가 더욱 신비롭게 종주대를 반기고 담아내지 못하는 디카를 멀리한채 가슴으로 그 아름답고 황홀한 대자연의 변화를 담아둘 뿐이다.

 

드디어 끝청이다 

 

다시 발목까지 빠지는 질척이는 등로 따라 한동안 진행하니 소위 독립문 나무가 반기고 흩뿌리는 가랑비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모두들 흔적 한장씩 남겨 본다.

뒤따라 올라오는 종주대의 행렬을 방해하지 않으려 다시 카메라 집어 넣고 완만한 등로 따라 발걸음 재촉하니 드디어 끝청 이정표안 안긴다.

 

끝청 이정표 바로 직전 전망대에서 잠시 쉬며 밝아오는 세상을 향해 두손벌려 안겨보지만 아직은 포용하기 힘들다는 듯 그저 변화무쌍한 설악의 안개 춤사위만 펼쳐 보이고 있다.

이제 이곳에서 부터 중간으로 빠져 중간 그룹 산우님들과 한동안 진행하니 더욱 짙은 농무가 바로 앞 등로조차 내어주지 않고 그저 희미한 산우님들 뒷꽁무니 따라 빠르게 진행하니 좌측으로 중청봉이 있는듯 하지만 보이지 않기에 우측의 우회길을 따라 무심으로 걸어 본다.

 

중청봉은 언제 지났는지 모르게 벌써 끝청 갈림길이다 

 

아침 7시 35분 드디어 끝청 갈림길에 도착해 잠시 사진 한장 남기고 빠르게 중청대피소로 몸을 숨겨본다.

선두로 도착한 산우님들이 대피소안에 모여 잠시 휴식 취하고 그 대피소에 남아 있을 산우님들에게 배낭을 부탁 드린 후 몇몇 산우님들 모시고 다시 빠르게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대청봉으로 향한다.

오르는 도중 우측으로 눈잣나무 군락지가 펼쳐져 있지만 안개로 인해 잠시 사진 한장 남긴 후 설악의 최고봉으로 향한다.

 

설악산 최고봉 대청봉에서 산우님들, 산바람님과 사하라 선등대장님 

 

휴일과 연휴라 그런지 굿은 날씨에도 생각보다 많은 등산객들로 붐비는 등로를 이리저리 피해 드디어 대청봉 정상에 입맞춤을 해는 시간, 아침 7시 55분.

간신히 등산객들 틈에 낑겨 사진으로 다녀간 흔적 남기고 오색공원 하신길쪽으로 조금 내려가 이정표도 디카에 담아 본다.

그리곤 곧바로 뒤돌아 내려와 중청대피소에서 계획을 변경해 아침식사를 즐겨본다.

 

비내리는 중청대피소 전경 

 

그저 내리는 빗줄기 피해 아침을 먹을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행복해 하는 산우님들, 다만 한여름 산행이다 보니 방풍의를 준비하지 못한 산우님들이 추위에 고생을 하고 있는 모습이 애처롭게 다가온다.

유비무환, 언제 어느곳에 올라도 고산을 오를때엔 늘 준비해야 되는 보온 옷과 장비들 오늘 또 다시 한가지 중요한 사실을 몸소 체험으로 배우고 이제 다시 희운각 대피소로 향한다.

 

다만 후미에서 올라오시는 산우님 몇몇이 이곳을 들리지 않고 그냥 희운각대피소로 하산한다는 소식에 마음이 아파오며 눈물이 고인다.

희운각대피소에서 공룡능선을 타고 진행하는 산행의 가부를 결정하기로 하고 모두 그곳 희운각대피소까지 자유 산행으로 하산하는 것을 결정한다.

 

소청봉에 있던 설악산 경관 안내 

 

하지만 백두대간 종주대에게는 가슴 아픈 등로, 대청봉에서 중청대피소로 하산하지 않고 우측 죽음의 계곡을 타고 희운각대피소로 하산해야만 계곡을 건너지 않는 정통 종주길이 되지만 그곳은 휴식년제와 위험구간으로 분류돼 출입통제가 이뤄지는 구간이기에 눈물을 머금고 중청과 소청봉을 지나 계곡 위 다리를 타고 희운각대피소로 가야하는 슬픈 구간이기도 하다.

 

희운각대피소로 하산하며 바라 본 황홀한 공룡능선의 안개 낀 모습 

 

다시 하산길 타고 조금 내려오니 봉정암과 소청대피소로 하산하는 갈림길에 도착하고 그곳을 빠져 나와 계단을 타고 어렵게 내리막길로 접어든다.

이곳에서 부터 전혀 예상하지 못한 안개가 서서히 걷히면서 너무나 아름다운 설악의 주능선이 두눈에 들어오고 갈길 바쁜 종주대를 붙잡고 늘어진다.

 

그저 말문을 닫아 버리는 절경이 계속 이어지고 

 

많은 사진으로 그 아름다운 공룡능선과 용아장능을 남기고 조심하며 내려가니 2년전 보지 못한 새로운 계단과 다리가 곧바로 희운각대피소로 연결되어 있고 그 아래로는 맑고 하얀 계곡물이 풍부한 수량을 자랑하며 땀에 찌든 종주대의 가슴을 시원하게 만들고 있다.

 

희운각대피소 전경 

 

드디어 희운각대피소, 이제 시간은 아침 9시 49분을 지나고 그곳 한구석에 앉아 아침 식사를 하고 계신 후미조 3명을 보면서 다시 가슴 뭉클함을 느낀다.

무엇이 좋아 저리 고생하며 우중에 이 높은 곳까지 올라 넘어가지 않는 아침식사를 해야 되는지...

그래도 올라보지 못한자 느끼지 못하는 희열과 감동이 있기에 하산하면 금새 그 고통 잊고 다시 오르겠지...

 

만감이 교차하던 무너미고개 바로 직전 등로에서의 인원 점검 시간 

 

후미까지 모두 도착한 후 희운각대피소를 빠져 나와 등로에서 인원 점검을 하니 두명의 종주대가 보이지 않고 여기에서 잠시 고민하다 계획대로 진행하기로 결정한다.

다만 이곳에서 천불동 계곡으로 하산하실 6명의 산우님들을 따로 불러 무탈한 완주를 부탁 드리고 종주대를 이끌고 백두대간 마지막 위험 구간인 공룡능선으로 향한다.

 

공룡능선 오르며 뒤돌아 바라 본 끝청과 중청 그리고 구름에 가린 대청봉 

 

많은 등산객들의 편의를 위해 잘 정비된 길이라 하지만 암봉과 암릉 그리고 바위 너덜지대로 이어지는 꽤 큰 고도차를 극복해야 되는 공룡능선, 걱정 반 기대 반으로 오르기전 새로운 마음가짐과 안전한 산행을 당부 드리고 본격적인 오늘의 하이라이트로 향한다.

 

가파른 된비알 오르며 뒤돌아 보면 방금 지나온 끝청과 중청 그리고 대청봉이 손에 잡힐 듯 가깝게 자리하고 그 아래 수마로 상처 입은 붉은 바위지대가 능선 넘어 펼쳐진 파라다이스와는 너무나 대조적으로 대자연의 명암을 그대로 드러내 보이고 있다. 

 

공룡능선 안부에 올라 바라 본 환상의 암봉들 

 

어렵게 능선에 올라 신선대를 우회하여 능선길에 오르니 천상천하 아름다움의 극치가 저 멀리 펼쳐져 있고 그 파라다이스가 손짓하며 종주대의 가슴을 한없이 여리고 작게 만든다.

괴이한 암봉과 기암들이 줄지어 서 있는 모습이 마치 공룡의 등뼈같이 생겼다 하여 붙여진 이름 공룡능선, 우리나라 산하에서 가장 아름답고 멋들어진 곳중의 한곳이지만 산행에 어려움을 줄 정도의 난이도를 자랑하는 곳이기에 긴장감 또한 높아지는 구간이기도 하다.

 

북동쪽으로 울산바위와 속초쪽 들판 그리고 동해바다도 보인다 

 

좌측으로 가야동 계곡을 품고 그 넘어 용아장성능이 너무나 아름다운 자태를 보여주다 감추기를 몇차례, 안개의 춤사위가 멀어져 가는 틈을 타 한컷이라도 더 남기겠노라며 연신 카메라 셔터를 눌러대지만 느끼고 보며 즐기는 그 모습 그대로를 담아내지 못하는 한계에 아쉬움이 깊게 베어 온다.

 

천화대 아래 범봉이 위풍당당하다 

 

앞으로 보면 앞으로 올라야 할 거대 1275봉이 미끈한 암봉들 사이로 이름모를 작은 잡초와 잡목을 태운채 위풍당당 어서오라 손짓하지만 그 위세에 기가 꺽여가는 종주대.

우측 앞으로 보이는 천화대와 범봉이 또한 점정화룡이랄까 그 아름다운 암봉상의 별과 같이 반짝이며 종주대의 발걸음을 붙잡고 있다.

 

천화대와 밤봉 그리고 안개 낀 공룡능선이 신비롭기까지 하다 

 

입안에서는 단내가 풀풀 나지만 눈으로 들어오는 너무나 환상의 풍경에 그 고통과 어려움도 봄눈 녹듯 사라지고 종주대의 입에는 연신 탄성이 터져 나오고 있다.

그저 달력이나 그림으로만 봐왔던 암봉 사이의 하얀 안개가 불어오는 바람을 타고 배회하며 또 다른 신비를 노래하고 그 빈 공간을 채우는 수많은 기암들이 한폭의 동양화로 살아 꿈틀거리고 있다.

 

이것이 정녕 현실이란 말인가 

 

힘들게 작은 능선 지나 내리막 너덜길을 한동안 내려가니 다시 완만한 등로가 열리고 비가 내린 공룡능선엔 근래 보기 드물게 수량이 풍부한 계곡물이 여러군데 흐르며 땀 흘리는 종주대에게 꿀맛 같은 휴식처를 안겨주고 있다.

 

다시 천화대와 범봉이 가깝게 보이는 전망대에 오르니 일망무제, 우측 동쪽으로는 푸른 들판 넘어 하늘과 맞닿은 푸른 바다가 넘실거리고 그 사이에 인간들이 터를 잡은 인공 빌딩들과 아파트가 그 아름다운 풍경에 묻혀 존재를 알리고 있다.

 

지나 온 공룡능선이 아스라이 멀어져 가고 

 

그 위쪽으로 아스라이 거대한 암봉으로 이뤄진 울산바위가 남북 길게 누워 그 아름다움을 배가 시키고 가까이 보이는 범봉과 천화대의 아름다운 암벽에는 푸르름을 간직한 이름모를 식물들이 뿌리를 내리고 끈질긴 생명력을 이어가는 치열한 삶의 현장을 생생히 보여주고 있다.

그 모습을 보면서 어찌 이 고통과 어려움을 말할 수 있겠는가.

 

거대한 1275봉과 그 암봉에 끈질긴 생명력 이어가는 푸른 식물들 

 

이를 악물고 한발 두발 전진하는 종주대의 발걸음이 고통 때문인지 아니면 그 환상의 풍경 때문인지 자꾸만 느려지고 잠시 쉬는 틈을 타 그 모습 담아 드린다.

간간히 종주대의 발걸음을 잡아채는 안전 로프와 고사목 그리고 살아 움직이는 듯한 안개의 춤으로 인해 가장 아름다운 공룡의 극치를 맛보는 시간이 되고 있다.

 

어렵게 1275봉 안부에 도착해 어린 아이들이 되어 보고 

 

그래도 고통이 수반되지 않는 희열은 약하다고 했던가, 잠시 물 한모금 마신 후 이제부터 가장 오르기 힘들고 고통이 수반되는 1275봉 안부로 올라 본다.

하늘이 보이지 않을 정도의 급경사 암릉 위에 안전 철봉과 쇠로프가 달려있고 그 시설물들을 지렛대 삼아 흥건히 땀 흘리니 드디어 1275봉 안부에 안착한다.

 

공룡능선중 가장 어려운 1275봉 오르막 된비알 

 

이 시간 12시 07분, 생각보다 빠른 산행 속도에 서로가 놀라워하며 그곳에 배낭 내려 놓고 다시 아름다운 공룡을 노래해 본다.

 

앞을 봐도 탄성이요 뒤를 봐도 괴성이 터져 나오는 비 내린 후의 깨끗함과 안개의 춤사위 그리고 빗물 머금은 초록의 잎새귀와 고사목, 어느것 하나 아깝지 않고 담아 두고 싶지 않은 풍경이 또 어디 있단 말인가.

 

나이와 상관없이 바위틈에 피워낸 꽃을 바라보는 여심은  

 

바위틈에 뿌리 박고 아름다운 자줏빛 꽃을 피워낸 초롱 앞에서 어린아이 장난꾸러기 표정으로 친구도 되였다가 볼품없이 보이는 이정표 앞에서 말썽꾸러기 어린이가 되어 디카에 그 흔적을 남기며 웃음으로 어려움을 이겨본다.

 

그곳에서 다시 비가 뿌리다 멈추기를 반복하고 거대 암봉 지역을 사력을 다해 오르니 빗물인지 땀방울인지 온몸에 샤워를 한듯 적셔오고 잠시 휴식 취하며 주위를 둘러 보지만 금새 세상을 덮어 버린 하얀 산안개가 조망을 방해하고 있다.

 

나한봉 오름길에 다시 안개가 훼방을 놓고 

 

너무나 즐기고 황홀에 빠진 종주대를 깨우듯 어느새 세상을 덮어 버린 안개로 인해 나한봉의 아름다움을 뒤로 하고 그저 그 하얀 춤사위에 실루엣만 보여주는 주목 몇그루를 담은 후 하염없이 잰 발걸음만 옮기고 있다.

그래도 가끔 그 실루엣이라도 보여주는 나한봉의 그림자를 ?아 상상의 여행을 즐기다 보니 언제 나한봉을 지났는지도 모르게 마등령 삼거리에 무사히 안착한다.

 

마등령 삼거리를 지키고 있는 독수리 고목 

 

후미를 기다려 주는 선두와 선두를 ?아 최선을 다해 산행을 이어가는 후미조의 조화속에 우리는 다시 하나가 되어 독수리에 입맞춤하고 다음 구간 하산길 이정표에 흔적을 남긴 후 잠시 된비알 타고 마등령 정상으로 향한다.

 

마등령 오름길에 우측으로 바라 본 안개 낀 천불동 계곡과 화채봉 능선 

 

우측으로 탁 트인 천불돈 계곡에서 막 생성되어 올라오는 하얀 물안개가 여인의 몸을 감싸듯 건너편 화채봉 능선을 타고 천태만상의 변화로 종주대의 넋을 빼놓고 그 아래 계곡을 타고 흐르는 너무나 청아한 계곡물이 금방이라도 빠져 땀이라도 식힐 것을 주문하는 듯 하다.

 

다시 조금 더 오르니 오늘 백두대간 산행의 종착지인 마등령 정상에 도착되고 나무계단을 타고 내려가기 전 우측 전망대에 올라 다시 환상의 나래를 펴고 무한한 꿈과 희망을 품어 본다.

맑고 투명하며 깨끗한 천불동 계곡에서 안개를 만들어 올리면 동해 바닷가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그 안개를 실고 건너편 화채봉과 칠성봉 그리고 집선봉으로 이어지는 가파르고 거대한 암봉에 부?혀 이 세상 언곳에도 존재하지 않는 오늘 이시간 이곳에서만의 황홀함을 선사해 주고 있다.

 

마등령 전망대에서 바라 본 천불동 계곡과 화채봉 능선 

 

한동안 머물며 그 오묘한 자연의 변화를 몸소 체험하고 조심스레 계단 타고 내려가니 이제 날이 맑아오며 지금까지 신비스런 실루엣으로만 보여주던 설악의 주능선이 서산으로 기울어 가는 햇살을 받아 더욱 선명하게 그 웅장한 자태를 드러내기 시작한다.

 

금강문도 지나고 

 

좁고 험한 금강문을 지나 잡목 사이로 빛나는 세존봉을 우측에 두고 미시령으로 이어지는 속초시내와 그 넘어 동해바다가 선명하게 종주대의 뇌리에 색칠을 강요하고 있다.

그 앞에 울산바위가 너무나 깨끗하고 미끈한 자태를 드러내기 시작하고 우측으로는 천불동 계곡과 그 계곡을 병풍처럼 둘러친 괴이한 암봉들이 줄지어 윤곽을 보여주기 시작한다.

 

세존봉도 지나고 

 

이름모를 거대 폭포가 눈길을 잡으면 그 앞에 서 있는 거대한 노송이 그 아름다움을 배가 시키고 그 아래 조용하지만 깊고 수려한 계곡이 왜 설악에 올라야만 하는지 무언으로 가르침을 주고 있는듯 하다.

지루하고 고통스런 너덜 등로와는 달리 눈으로 전해지는 아름다움에 반해 한동안 가파른 등로를 내려오니 어느새 금강굴 이정표가 나타나고 산우 한분과 둘이서 가파른 철계단을 타고 땀 한번 훔씬 흘리니 드디어 금강굴이다.

 

금강굴도 올라보고 

 

그렇게 자주 올랐던 설악이지만 금강굴은 처음인 이 작은 산객에게는 이곳이 바로 천국이구나 하는 탄성뿐, 잠시 그 굴안에 차려진 불상에 예를 갖추고 빠져 나와 다시 영원히 잊지 못할 대 자연의 풍경에 빠져본다.

 

비선대도 담아보고 

 

말로 표현하지 못하고 글로 다 써내려 가질 못할 풍경들, 다시 그곳을 빠져 나와 계속되는 바위 너덜을 통과하니 어느새 비선대가 눈앞에 아른거리고 비선교를 지나며 햇살에 빛나는 비선대와 계곡물을 동시에 담고 의기양양 하산길을 서둘러 본다.

 

너무나 가깝게 보이는 깨끗한 울산바위 원경 

 

이제 비경도 모두 상상속에 묻어 두고 와선대 지나 계곡물에 입은 옷 그대로 풍덩 들어가 간단히 땀범벅이 된 몸둥아리 닦아내고 넓은 임도 따라 소공원으로 내려가 오늘 하루를 마무리 해본다.

희운각대피소에서 보이지 않던 산우님들도 무사히 만나고 또 천불동 계곡으로 먼저 하산한 산우님들과 조우하여 맛난 저녁을 함께 나누고 막히는 도로를 달려 서울로 뒤돌아 오니 시간은 또 다른 하루의 새벽을 기다리는 시간이다.

 

너무나 맑고 깨끗한 천불동 계곡물에 잠시 몸도 담가보고 

 

오늘 하루 길고도 험한 시간이였지만 영원히 잊지 못할 고운 추억을 담고온 설악산 대청봉과 공룡능선에서의 하루를 가슴에 남기며 수고해 주신 산우님들에게 감사하는 마음 전해 드림니다.

산행 초반 몸이 좋지 않아 함께 산행하지 못한 겨울애 운영자님, 빨리 몸 잘 추스리시고 다음에 멋진 산행길에 다시 동참해 주실 것을 바라며 늘 선두에서 고생하시는 사하라 선등대장님께 무한한 고마움 전해 드림니다.

 

금강굴에서 바라 본 장엄한 암봉들 

 

중간에서 고생하신 석불산 대장님과 늘 후미에서 안전하게 산우님들 모시고 오신 설총님 그리고 우리의 살림살이 도맡아 고생하시는 솜이 총무님께도 감사한 마음 전해 드리며 함께한 산우님들 모두에게 경의를 표합니다.

 

천불동 계곡 위로 안개에 쌓여 있는 화채능이 선명하다 

 

마지막으로 1년 6개월 동안 큰 사고 없이 우리 백두대간 종주대를 잘 이끌어 주신 양기중 사장님께도 개인적인 감사를 드리며 다시 남은 구간에서 만나 뵐 것을 약속 드림니다.

모두 고생 많이 하셨습니다.

 

감사합니다.

 

백두대간 산행대장 칠갑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