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날짜 : 2008년 08월 01일부터 02일까지 (무박 2일)
산행날씨 : 흐리고 가끔 가랑비와 짙은 안개
산행온도 : 새벽 영상 18도에서 낮 최고 영상 24도
참가인원 : 3450 온누리 산악회 회원 총 16명(존칭생략) 칠갑산, 솜이, 청목, 왕언니, 산바람, 운산, 나마스테, 금비령, 이철주, 고산자, 도롱골, 자우롬, 겨울애, 베짱이, 유리구두, 돈반구리
산행코스 : 백복령-1022봉-원방재-상월산-이기령-갈미봉-사원터 갈림길(백두대간 종료)-사원터-무릉계곡-문간재-삼화사-무릉반석-금란정-주차장-산행종료
산행거리 : 23.59 Km, 백두대간 16.89 및 접속구간 06.70 km
산행시간 : 선두 10 시간 30분, 후미 11 시간 00분
준비물 : 물 2.0 리터, 이온음료 0.8 리터, 아이스 커피 0.5 리터, 아침과 점심 밥, 반찬 3종류, 빵, 수저 및 젖가락, 계절용 방수방풍의, 여름용 모자 2개, 땀수건, 목수건 3 개, 헤드렌턴 및 예비 건전지, 가위, 칼, 압박붕대, 에어파스, 구급약, 디카 및 예비 건전지, 무전기 3대, 스틱 2개, 모발폰 및 예비 건전지, 상세 지도 및 산행 자료, 쓰레기 봉투 1개
버스에 두고 간 준비물 : 갈아 입을 옷 한 벌, 슬리퍼, 산행 후 먹을 삼겹살 및 야채 등 일체
교통수단 : 40인승 버스 1대
신평고속관광 양기중 기사님
산행시간 8월 1일 23:00 서울 사당동 출발
8월2일 01:35 영동고속도로 평창 휴게소에서 휴식 및 새벽 식사
03:40 백복령 정상 도착 후 산행준비
04:00 백복령(산행 들머리)에서 산행 시작
04:04 벤취가 있는 전망대
04:08 832봉
04:11 남면치 갈림길(길주의-좌측 남면치길 버리고 우측이 대간길)
04:41 863봉
04:58 859봉
05:03 987봉과 전망대
05:13 구름 사이로 여명 밝아오기 시작
05:16 산죽지대 및 전망대
05:35 1022봉 (헬기장)
06:15 산죽 및 노송지대(862봉)
06:19 전망바위지대
06:40 원방재(우측 시멘트 임도길에서 아침식사, 산행팁-우측에 식수 구할 수 있는 계곡)
07:51 상월산(970봉, 산행팁-고사목 있는 곳이 실질적인 상월산)
08:19 헬기장(상월산 이정표가 있는 곳)
08:57 이기령(길주의-좌측 이기동 하산길 버리고 직지이 대간길)
09:05 898봉
09:20 구릉지 능선길
09:25 소나무 군락지
09:41 식수 구할 수 있는 샘물
10:05 1143봉(산행팁-너덜지대 직전에서 우측 우회길 이용 가능)
10:22 전망대
10:48 갈미봉(1260봉)
11:31 로프지대
11:36 사원터 갈림길(백두대간 산행 종료, 길주의-대간길 버리고 좌측 사원터 하산길이 바른길)
12:45 사원터
14:12 학등입구
14:20 문간재
14:24 무릉계곡 상류 시작 점
14:28 문간재 입구
14:35 문간재 삼거리
14:45 두타산성 입구
14:48 옥류동교
15:00 관음암 입구
15:05 삼화사 천왕문
15:08 무릉반석
15:09 금란정15:12 무릉계곡 입구
15:14 주차장(산행종료)
너무나 아름다운 노송 군락지에서 종주대의 모습들
최고의 피서지에서 남아있던 백두대간 산행의 조각 맞추기를 끝내고
에필로그
지난 겨울 심설속에 죽음과 사투를 벌였던 구간이자
자병산이 사라지는 현장을 목격하며 새벽 알바로 점철된 백복령,
또한 레드 캡들과의 숨박꼭질을 벌이며 결국 정동진 항으로 향했던 사연 많은 백복령과의 재회는
안개와 강풍속에 또 이렇게 이뤄지고 있다.
내세울 것 없는 구간이기에
더욱 종주대에게는 미지의 세계로 남겨지는 등로,
오늘 그 등로를 타고 신선이 되어보자 한여름 폭염도 마다하고
또 이렇게 달려들 온다.
노송과 산죽의 아름다운 조화속에 흐르는 땀방울이
다시 내 발걸음을 따라오는 후배 산객들에게도 전해지길 바라며
내 몸과 마음이 다시 되돌아갈 그곳에 먼저 채취로
남겨보려 애쓰고 있다.
정선과 동해를 이어주는 원방재에서의
꿀맛나는 아침식사가 추억의 한페이지를 덧칠하고
아찔한 절벽 암봉과 고사목이 반겨주는 상월산에서
종주대는 한나가 되어 간다.
이기령을 지나 노송과 산죽이 반기는 황홀한 등로를 따라
평생의 추억과 기억으로 남겨진 갈미봉에서의 시간은 백두대간 산행의 어려움과 동시에
왜 이 등로를 따라 걸어가야 하는지에 대한 답을 전해주고 있다.
신선들이 비경에 반해 쉬었다 갔다는 무릉계곡에 들려
나도 신선이 되고자 했던 시간을 아름다운 추억으로 간직하며
못내 아쉬움으로 남긴 구간을 완성시킨 산행으로
그 의미를 부여하고자 한다.
그저 바라만 봐도 시원하고 아름다운 무릉계곡
산행후기
일년중 최고의 더위와 폭염이 기승을 부리는 시기, 지난 겨울 사투를 벌이며 남겨 두웠던 원방재와 이기령 그리고 무릉계곡을 완성하기 위해 다시 나서는 백두대간 산행길에 전국적으로 내린다는 폭우 예보에 긴장감을 높이며 휴가철 막히는 도로를 뚫고 시원한 바람이 불어주는 강원도로 향한다.
중국의 황산을 연상시키는 암봉 지대도 안개의 심술로 흐릿하고
시기적으로 여름 휴가 절정기와 더위로 인해 저조한 참여 인원이 마음에 걸리지만 중단없이 이어가야만 얼마 남아 있지 않은 종주를 이룰 수 있기에 떠나 본다.잠시 휴식을 위해 정차한 영동고속도로의 평찬 휴게소가 어느때와는 달리 피서객들로 붐비고 먹고 싶은 음식을 마음대로 골라 먹는 재미가 있으니 도로위 정체와는 달리 장점도 있다.
이 어둠속 가랑비를 헤치고 산행 들머리인 백복령에서
다시 가랑비가 흩뿌리는 도로를 달려 도착한 백복령 정상, 시간은 새벽 3시 40분을 가리키고 산행 준비 후 밖으로 나오니 우비없이 산행하기에는 약간 많은 가랑비가 내리고 있다.
남면치 갈림길에서 처음 휴식을 취하며 비옷도 정리하고
비에 젖어가는 등로를 타고 백복령을 떠나는 시간 새벽 4시 정각, 완만한 등로를 타고 습한 공기를 마시며 우비로 무장한 몸에서는 쉴새없이 땀방울이 흘러 내리고 산행 후 30여분이 지나 어느정도 쉼결이 가라앉을 쯤 잠시 공터에 서서 쉬어간다.좌측으로 남면치 하산하는 갈림길을 조금 지난 지점이다.
다른 회차와 달리 많은 식수가 빠르게 줄어 들고 얼음물 찾는 횟수가 늘어나는 산행, 그러나 다행이도 이제부터 흩뿌리던 가랑비가 멈추고 시원한 바람이 불어주기 시작하며 기상 예보와는 달리 올 여름 최고의 산행 조건을 만들어 주고 있다.우비를 벗고 롱스패츠는 그대로 인채 바지가랑이를 적시는 등로를 타고 계속 선등하며 리딩해 본다.오랫만에 참석하지 못한 사하라 리딩대장님을 대신해 오늘만큼은 날머리까지 선등을 해야되는 시간이 된 것이다.
정비된 이정표만이 헤드렌턴 불빛에 반짝이고
후미에선 산바람님이 수고해 주시고 백두대간 산행에 처음 참여한 유리구두 운영자님도 바로 뒤에 잘 따라 붙으니 산행에는 큰 어려움이 없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다만 날씨가 흐리고 혹시 비가 내릴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태풍때 불어오던 바람보다도 더 강하게 산하를 뒤흔드는 바람에 선두 후미 구별없이 속도를 조절하며 진행해 나아간다.
푹신한 솔잎을 밟으며 비에 젖은 축축한 잡목들도 어여쁘고
다시 축축히 젖어있는 등로를 타고 어둠속을 하염없이 걸어가니 목계단 지대와 잡목지대가 나타나지만 눈앞에 보이는 것은 그저 등로를 비추는 헤드렌턴 불빛 뿐이다.좀 더 진행하니 863봉 이정표가 보이고 읽어보니 백복령에서 벌써 2.4 Km를 지나온 거리 이정표이다.시간은 이제 겨우 산행 시작 후 40여분 지났을 뿐인데 등로가 좋다보니 무척 빠르게 진행한 느낌이다.
이제 산죽밭의 시작을 알리고
다시 진행하며 859봉과 987봉에 있던 이정표를 지나지만 아직도 어둠은 사라지지 않고 서서히 저 멀리 하늘과 맞닿아 있는 마루금들의 실루엣만이 희미하게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계속 무성하게 등로를 채우고 있는 산죽밭을 따라 진행하니 좌측 동녘 하늘에서 여명이 시작되고 헤드렌턴 불빛없이 진행하는데 큰 지장이 없을 정도로 세상을 열어 주고 있다.
잠시 내리막길 하염없이 내려가다 안부를 지나 이번 구간에서 가장 힘들게 올라야 하는 1022봉과의 사투가 시작된다.2년전 밝은 당일 산행을 하면서 오를때 후미를 지키며 힘들어 하는 산우님과 함께 몇번을 쉬면서 올랐던 1022봉 헬기장, 이번에는 선두에서 마음먹고 오르기 시작한다.
1022봉 마지막 오름길에 뒤돌아 보며
안부에서부터 약 20여분간 쉬지 않고 흐르는 땀으로 샤워를 하듯 온몸을 적시니 드디어 넓은 공터가 나타나며 잡풀이 무성한 1022봉 헬기장에 안착한다.잠시 배낭 내려놓고 쉬면서 사진 한장 남기니 뒤를 이어 산우님들도 도착되고 후미까지 기다렸다 단체 사진 한장 남기고 다시 좌측으로 나 있는 등로를 따라 내리막길 내려가 본다.
여명이 밝아오는 시간에 바위 전망대에 올라 세상을 보기 시작하고
노송이 잡목을 대신해 등로를 메우고 건강에 좋다는 피톤치드를 숨쉴때마다 들이마시며 상쾌한 기분으로 진행하니 발걸음도 한결 가벼워짐을 느낀다.다시 산죽밭과 나무계단을 타고 862봉을 넘어 내리막길 내려가다 보니 좌측으로 암봉 위에 소나무 한그루가 힘든 삶을 이어가며 전망대 구실을 하고 있다.
상월산 동쪽의 절벽지대도 보이고
잠시 올라가 좌측을 바라보니 상월산으로 이어지는 암봉이 절벽을 이루며 어서오라 손짓하고 등로 우측으로는 굵은 소나무 사이로 잠시 전 머물렀던 1022봉이 평이한 능선을 이루며 다음을 기약하고 있다.중간 산우님들에게 자리 양보하고 다시 빽빽히 들어찬 소나무 밭을 지나니 드디어 원방재에 도착한다.시간을 보니 아침 6시 40분.
원방재에 도착하여
원방재
원방재는 이곳 관촌마을과 정선군 임계면 가목리를 잇는 고개다. 고개를 사이에 두고 가목리에는 부수베리 계곡이, 관촌마을에는 서학골 계곡이 흐른다. 원방재 마루에서 백두대간 능선을 따라 북쪽으로 6.8㎞를 오르면 42번 국도가 지나는 백복령(동해에서 정선)에 닿고, 남쪽으로 11.5㎞를 남하하면 청옥산(1404봉) 정상과 만난다.
원방재 부수베리쪽 시멘트 임도에서의 아침식사
관촌마을 서학골은 바닥이 투명하게 드러날 정도로 물이 맑다. 동해시 지명지에 따르면 서학골이라는 이름은 학이 둥지를 틀고 살았던 데서 비롯했다. 동네 사람들은 골짜기를 사악골 또는 삿골로도 부르는데 서학골의 발음이 변화한 듯하다.마을에서 백두대간 능선을 대하고 서면 원방재를 가운데 놓은 능선 양편은 아찔하도록 가파르다. 백두대간 종주대들이 이 일대를 최악의 난코스로 꼽는 이유중 하나일 것이다.
비에 젖은 산죽과 쭉쭉빵빵인 소나무가 신비스런 등로를 만들고
후미를 기다려 우측으로 나 있는 시멘트 임도로 나가 오랫만에 편안한 아침상을 차리니 하늘도 감탄했는지 구름 사이로 웃음을 보내는 듯 하다.먹구름이 하늘을 뒤덮고 있어 금방이라도 소나기가 쏱아질 듯한 하늘, 하지만 비는 뿌리지 않고 바람마저 강하게 불어주니 생각했던 한여름 폭염속의 가장 힘든 산행대신 이세상 최고의 피서 산행을 하고 있다는 느낌이다.
상월산 정상부 쪽에서 바라본 원방재와 이어진 능선들
어느 산우님이 이야기했듯이 지난 겨울 너무나 가혹한 시련과 고통을 잘 이겨냈기에 오늘 이렇게 좋은 산행을 이어가는 것이 아닌가 착각이 들 정도이다.허기도 달래고 계곡에 들려 물도 채운 후 느긋한 마음으로 다시 등로따라 진행하니 이곳 또한 노송과 잡목들이 적당히 어우러져 자연 그대로의 아름다움을 선사하고 그 멋에 취해 무념의 상태로 완만한 등로따라 오르니 갑자기 바람의 강도가 더욱 거세지며 좌측으로 절벽을 이루고 있는 진짜 상월산 정상부에 도착해 간다.
이곳이 진짜 상월산 정상이라 알고 있었는데
바람의 세기가 워낙 강해 몸조차 가누기 힘든 상황이라 바위 전망대에 오르는 것을 조심하며 몇장의 사진만을 남긴 후 다시 오름짓 이어가니 상월산 정상부의 고목과 나무 벤취가 보인다.2년전 올라왔을 땐 이곳이 진짜 상월산이란 이정표가 붙어 있었는데 오늘은 아무것도 없이 쓰러진 고사목만이 그자리 지키며 재회를 반겨준다.
자신을 죽여 후대의 밑거름이 되어주는 고사목, 그 숭고한 가치를 따지기 전에 보이는 아름다움과 멋을 �아 몇장의 사진을 남기는 사이 하나 둘 모든 산우님들이 도착되어 다녀간 흔적 남기고 다시 급경사 로프지역을 따라 내려가다 완만한 오름길로 들어서니 금새 헬기장이 나타나며 상월산이란 이정표가 서 있다.
고사목 정상부에서 내려오며 바라본 이기동 마을쪽 원경
내 기억에 이곳은 가짜 상월산이란 표지기가 달려 있었는데 지자체에서 새로 측정하고 정비했는지 이곳에만 유일하게 상월산이란 이정표를 달아 놨으니 그것이 올바른 표기이길 바랄뿐이다.장난도 치고 잠시 잃어 버렸던 산우님의 썬글라스도 찾아 드리며 충분히 쉰 후 다시 배낭 둘러메고 이어가는 등로는 아름다움을 넘어 환상의 노송 군락지가 맞이해 주고 아무곳이든 서서 찍는 사진마다 그저 최고의 배경이 되어주고 있어 우리 종주대도 잠시 등로 벗어나 노송 군락지로 들어가 단체사진 한장 남긴 후 이기령으로 향한다.이 시간 아침 8시 57분.
이곳이 상월산이라는데 옛날에는 가짜 상월산이라 불리던 곳이다
많은 사연과 개인적인 추억이 깃들어 있는 이기령, 처음 백두대간 산행이 무엇인지도 모르고 찾았다가 이곳에서 이기동으로 하산하며 단 30분만에 내린 폭우로 산간지방에서의 산사태가 얼마나 위험하며 계곡에서의 우중 야영이 또한 얼마나 무모한 짓인지를 깨달은 곳이기도 하다.
이기령 임도에서 겨울애님
또한 자연을 감상하지 못하고 그저 자신의 산행 실력과 남에게 뒤지지 않으려는 이기심을 버리고 새롭게 산행의 철학에 눈을 뜨게 만든 곳 이기령.다시 산우님들과 한몸이 되어 그렇게 자연을 만끽한 후 산죽과 노송이 너무나 자연스럽게 어우러진 환상의 길을 따라 나만의 시간을 가져 본다.
구릉지 능선길에서 선두팀
한동안 이어지는 노송길을 따라 898봉을 넘자 곧바로 구릉지능선길에 나무 벤취가 마련되어 있고 멋들어진 아름드리 소나무 몇그루를 배경 삼아 선두 산우님들 사진을 찍어 드린다.이제부터 잡목과 노송이 번갈아 나타나며 더욱 강해진 바람을 타고 얼굴을 때리는 등로를 따라 다시 땀 한번 제대로 흘리니 우측으로 작은 샘물이 있는 쉼터에 안착한다.
작고 보잘것 없는 샘물이지만 백두대간 종주대에게는 목숨과도 같은 식수를 구할 수 있는 곳
2년전 댓재에서 시작한 산행이 끝나갈 즈음 하산길에 이 약수물을 발견하곤 무한정 엎드려 물을 마셨던 기억이 새롭게 떠 올라 그곳으로 달려가니 올챙이 몇마리가 유영을 하고 낙엽이 쌓여 있어 많이 변화된 모습으로 반긴다.그래도 그 물맛을 잊지 못하고 몇모금 마신후 나무 벤취에서 쉬며 후미를 기다려 본다.
1143봉을 우측으로 우회하며 무명봉에 올라 바라본 고사목
다시 1143봉을 우측으로 우회하여 너덜구간을 지나며 잠시 좌측 고사목 있는 무명봉에 올라 주위 산군을 바라보지만 정상부로 오를수록 짙게 드리워진 안개로 인해 보이는 것이 없기에 그곳에 서 있는 고사목만 디카에 남긴 후 뒤돌아 내려와 바위 전망대에서 갈미봉을 바라보니 감회가 새롭다.
운무에 쌓인 갈미봉과 그 아래 지난 겨울 탈출한 임계쪽 계곡
몇개월 전 심설에 사투를 벌이며 밤을 지새워 하염없이 숨박꼭질하던 갈미봉과 안부 그리고 우측으로 보이는 붉은 임도길, 그 갈미봉 정상은 부끄러운 듯 안개속에 자취를 감추지만 그곳과 연결된 지능선은 자연 그대로의 순한 모습으로 재회하는 백두대간 종주대를 맞이해 주고 있다.
변화무쌍하면서도 거짓없이 세월의 흐름에 순응하는 대자연의 아름다움과 조화로움에 내 자신 초라하고 자꾸만 작아짐을 다시 한번 절감하는 시간이기도 하다.다시 짧은 된비알 오름길에 설치된 로프를 타고 땀방울 떨어질 쯤 드디어 안개에 휩쌓여 묘한 부위기를 연출하는 갈미봉 정상에 도착한다.
안개가 자욱한 갈미봉 정상부
지난 겨울 그 어려움과 고통을 안겨 준 갈미봉 이건만 오늘 만나는 갈미봉은 그저 안개와 이슬비에 젖어가는 신비스런 봉우리중의 한봉우리로서 온화한 자태로 우리를 반겨주고 있을 뿐이다.자연은 변화하지 않고 그대로인데 변해가는 인간이 자꾸만 오르며 변화한 자신은 바라보지 못하고 변화하지 않고 계절에 순응하는 자연만을 탓하는 어리석음을 오늘도 알려 주는듯 하다.
멋진 암봉지대도 안개에 가리고
남아있던 간식으로 허기 달래고 다시 모두 모여 마지막 헤어지는 아쉬움을 뒤로하고 이제부터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의 안개와 안개비가 내리는 등로를 타고 조심스럽게 마지막 목적지를 향해 진행해 본다.너무나 아름다운 암봉지대도 자연이 피워낸 안개의 심술로 그저 희미한 자태만을 사진으로 남긴 후 안전 로프를 타고 한동안 등로를 따라 내려가니 드디어 백두대간 산행의 종료를 알리는 사원터 갈림길에 서 있는 이정표와 인사를 나눈다.
사원터 갈림길 이정표
이 시간 11시 36분, 생각보다 시원한 바람과 뜨거운 햇살까지 숨기며 포근한 등로로 진행하다 보니 빠르게 진행한 모양이다.이곳에서 다시 추억 한장씩 만들고 후미까지 모여 웃음으로 그 어려웠던 지난 겨울의 악연를 끊은 후 우리나라 최고의 비경을 자랑하는 무릉계곡을 향해 하산을 시작해 본다.
사원터
지루하고 급경사의 내리막을 한시간 가까이 내려가니 드디어 사원터에 도착되고 휴식 취한 후 좀 더 하산하며 이제부터 신선이 놀았다는 무릉 계곡을 타고 신선놀이를 해 보기 시작한다.
여기저기 아름다운 계곡물과 작은 폭포 그리고 소들이 눈길과 발길 붙들고 주위를 둘러쌓고 있는 기암괴석이 또한 빠른 하산길을 제지하는 무릉계곡, 다만 안개와 이슬비로 인해 미끄러운 바위와 장시간 산행에서 오는 피로도가 겹치며 그 아름다운 용추폭포와 쌍폭 그리고 신선봉으 그냥 지나침이 못내 아쉽지만 다음을 기약하며 그 아쉬움을 달래본다.
무릉계곡으로 하산하며 바라본 무명 폭포
다시 조금 더 내려온 자리에서 우리들만의 시간으로 땀에 찌든 몸과 옷가지를 닦아내며 피로를 풀고 다시 미끄러운 등로를 타고 하염없이 지루한 임도를 내려오니 제법 많은 피서객들이 물놀이에 바쁘고 삼화사와 무릉반석을 지나 금란정에 눈도장을 찍으니 드디어 오늘의 산행 날머리 주차장에서 버스가 반갑게 맞이해 준다.
산성터와 두타산성 가는 길의 암봉들
모두 버스에 오르자 헤어지는 아쉬움인지 아니면 무사 산행완주를 축하해주는 것인지 한줄기 강한 소나기가 내리며 후끈 달아오른 열기를 식혀주고 있다.삼척 바닷가로 나가 도롱골님이 준비해 주신 맛난 회와 이슬이 한잔으로 이 세상 최고의 식사를 마치고 돌아 오는 길에 정체되는 도로를 아랑곳하지 않고 달콤한 잠의 유혹에 넘어가 꿈속을 헤매이다 보니 벌써 서울에 도착하고 또 한구간 무사히 끝마침을 감사한 시간이 되였다.
무릉계곡에 몰린 피서객들
늘 후미에서 수고해 주는 산바람 친구님께 감사 드리며 부족한 살림살이 채워주시느라 가슴이 까망게 타버린 솜이 총무님 그리고 산우님들을 위해 작은 정성을 보내준 옆지기 써누님께 또한 고마운 마음 전해 드림니다.
오늘 처음 백두대간 산행에 참여해 잘 완주하신 유리구두 운영자님 반가웠구요 몇번 남아있지 않은 대간길에서 자주 볼 수 있기를 바래도 봅니다.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맛난 점심 봉양해 주신 도롱골님, 맛있게 잘 먹었답니다 감사 드림니다
많은 산우님들을 위해 맛난 회 점심을 봉양해 주신 도롱골님, 늘 멀리에서 거르지 않고 참여해 주시는 마음만으로도 이렇게 기쁘고 고마운데 거금을 들여 식사까지 준비해 주시니 그저 감사하는 마음입니다.
백두대간을 사랑하고 또 하나되어 가는 시기, 이제 막바지에 왔다는 생각에 미치니 아쉽고 서운한 마음이 앞섭니다.
금란정을 끝으로 산행도 종료된다
끝까지 사고없이 백두대간 종주대 여러분과 함께 진부령에서의 뜨거운 포옹을 기다리며 모든 산우님들에게 축하의 큰 박수를 보내 드림니다.
감사합니다.
백두대간 산행대장 칠갑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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