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지 : 경기도 가평의 석룡산과 고시피골 그리고 조무락 계곡
산행날자 : 2008년 7월 13일 (일요일)
산행인원 : 3450온누리 산악회 회원 35명
산행날씨 : 흐리고 가랑비 및 안개, 오후 늦게부터 맑은 날씨
산행코스 : 자루목이 - 고시피골 - 1103봉 - 석룡산 정상(1153봉) - 수밀고개 - 조림지대 - 와폭지대 -
화악산 중봉 갈림길 - 복호동폭포 - 석룡천 - 조무락골 - 삼팔(38)교
산행길이 : 약 9 Km
산행시간 : 쉬면서 널널하게 6시간
무더위를 날린 고시피골과 조무락골에서의 즐거운 하루
시원한 계곡산행을 위해 3450온누리 산우님들과 석룡산으로 떠나는 날, 오랫만에 다시 오르는 석룡산과 처음으로 올라보는 고시피골에 대한 호기심이 발동되고 그 시원한 계곡물에 몸 담그고 올 여름 찜통 더위를 날리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즐겁게 떠나 본다.
산행 들머리인 자루목이쪽에서 바라 본 고시피골의 계곡물
지난 번 오름길엔 38교 지나 임씨네 집(마지막 민가)에서 좌측 능선길을 택해 올랐던 길이기에 고시피길에 대한 정보는 없었지만 무시로님의 사전답사로 인해 기대 또한 무척 커진 산행이다.
다만 전날 억수로 내린 비가 계곡의 수량을 증가시켜 산행에 지장이 없기만을 바라며 또한 산행 중 우중 산행만은 피해 달라는 간절한 소망도 담아 본다.
인간의 손이 닿지 않아 원시림을 이루고 있는 석룡산 계곡의 모습
생각보다 시원하게 뚫린 도로를 타고 가평쪽으로 접어 들자 생각보다 많은 수량과 깨끗한 계곡들이 차창으로 보이면서 오늘 산행에 대한 기대 또한 높아진다.
오전 10시 14분, 구름은 많이 끼여 있지만 화창한 날씨에 자루목이 바로 직전 고시피계곡에서 밀려 내려오는 풍부한 수량의 강렬한 굉음소리를 들으며 도로 한편 철조망이 쳐져 있는 오늘 산행 들머리에서 하차하니 벌써 따가운 햇살이 빨리 계곡속으로 몸을 숨기기를 보채듯 살갗을 태우고 있다.
자루목이에서 철조망이 끝나는 지점에서 옹벽을 타고 오르는 산행 들머리
잠시 산행 준비 후 스트레칭도 못하고 우측의 높은 옹벽을 넘어 철조망을 따라 산행을 시작하는 시간 10시 20분.
길게 한줄로 줄지어 오르는 모습이 흡사 어린아이들이 선생님 따라 소풍 나가듯 정겹게 다가오고 오늘도 제일 후미에서 급할 것 없는 발걸음을 옮겨본다.
그저 바라만 봐도 너무나 시원하게 보이는 고시피골
답답하고 무거운 등산화를 벗어 던지고 등산 샌달을 신고 오르는 길이 올해들어 처음이기에 잠시 걱정은 되였지만 작년까지 샌달을 신고 많은 산행을 해봤기에 그냥 오르기 시작한다.
옹벽 넘어 철조망이 끝나는 지점에서 우측으로 나 있는 등로를 타고 오르자마자 좌측으로 수량도 풍부한 고시피골 계곡이 시원한 바람 불어주고 맑고 청아한 계곡물 흐름을 들려주면서 오늘 산행의 재미를 예고하는 듯 하다.
너무나 맑고 깨끗한 고시피골 계곡 물
천천히 여유있는 걸음걸이로 잠시 오르니 갑자기 앞에서 오르지를 못하고 주춤거린다.
올라 가 보니 불어난 계곡물로 인해 그 계곡을 가로질러 오르기에 어려움이 가중되고 몇몇 산우님들이 물속으로 들어가 그 많은 인원을 한명씩 유도하고 있다.
다만 한가지 위안이 되는 것은 대부분의 산악회 산우님들이 모두 38교를 들머리로 오르기 때문에 이곳 고시피골은 우리들만의 세상이라는 것이 정체가 되든 아니든 방해없이 오를 수 있다는 사실이다.
산행보다는 계곡물에 뛰어들어 놀고 싶은 마음이 간절한 고시피골
다시 축축한 등로 좌측에서 우측으로 다시 우측에서 좌측으로 번갈아 타며 오르는 길은 분명 능선상의 산행과는 달리 몸에 시원함을 전해 주면서 왜 여름에는 계곡산행을 해야 되는지에 대한 답을 주는 듯 하다.
이끼들의 삶이 터전을 마련해 주던 너럭바위
잠시 그 계곡 타고 오르자 우측으로 한가득 이끼 머금은 넓고 둥근 바위가 멋지게 앉아 있고 처음으로 다녀가는 흔적을 남겨 본다.
다시 불어난 물을 옆에 끼고 오르는 등로는 습하고 무더위로 인해 많은 땀을 요구하지만 능선상의 산행과는 달리 가끔씩 불어오는 바람에 실려오는 계곡 물방울이 그 더위를 식혀주며 산행의 재미를 더해준다.
작은 폭포와 소를 만나도 어느 유명한 산들의 그것이 부럽지 않고
다시 계곡물을 건널때면 어김없이 주춤거리며 시간이 지체되고 마음급한 젊은 산우님들은 힘자랑을 하듯 많은 산우님들을 등에 업고 그 계곡물을 건너주고 있다.
아마도 이런 재미와 함께하는 즐거움이 있기에 홀로하는 산행에서 느끼지 못하는 또 다른 묘미를 느끼는지도 모르겠다.
바위를 타고 흐르는 계곡물이 너무나 환상의 자태로 분사되고
계곡 물줄기가 합수되는 지점을 지나면 수량이 적어지며 계곡의 폭도 좁아지지만 그것을 아쉬워하거나 서운해 하는 산우님들은 없는 것 같다.
어짜피 석룡산 정상을 넘으면 다시 고시피골보다 훨씬 깊고 넓은 조무락골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란 믿음이 있어 그렇겠지...
이런 무명폭포가 있어 더욱 아름다운 계곡으로 다시 태어나고
후미에서 오르다 보니 다른 산우님들이 보지 못한 멋진 풍경까지도 속속들이 알아갈 수 있음이 좋고 또한 멋지고 예쁜 사진을 찍어주는 준사진작가 산우님이 동행하기에 더욱 즐거움이 배가 되는지도 모르겠다.
오르다 보니 무명폭포도 너무나 아름답게 다가오고
1시간 30여분 오르자 이름은 없지만 어느 폭포보다 아름다움 무명폭포가 시원한 불보라 일으키며 땀에 흠뻑 젖은 산우님들 등줄기를 식혀주고 그 아래 작지만 강렬한 소용돌이를 일으키며 하얀 포말을 만들어 내는 소에 들어가 멱이라도 감고 싶은 충동을 간신히 자제해 본다.
이끼낀 바위 사이를 타고 흐르는 계곡물도 아름답고
아직 많이 소개된 계곡과 산이 아니기에 물줄기가 닿는 모든 바위 위엔 푸르고 아담한 이끼가 자라 자연 그대로의 원시림을 보여주고 그 모습 디카에 담으며 자연보호의 절실함도 알아보는 시간을 가져본다.
수많은 폭포와 소, 마른 장마라 아우성 치는 화려한 도심과는 무관한듯 전날 잠시 내린 비가 그 청정 계곡에 생명을 불어 넣고 그 생명을 확인하듯 무심의 발걸음을 옮기는 산객이 된 자신이 오늘은 그 자연의 하나가 되어감을 느낀다.
하나의 예술작품이라 해도 빠지지 않을 이끼와 계곡물
작은 돌맹이 하나에도 수많은 생명들이 공존하며 그 거대하고 울창한 숲을 만들어 순환하는 자연, 이 시간 이곳에 오를수 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이미 자신은 신선이 되어 있는 듯한 착각까지 든다.
다시 가파르지 않는 등로 따라 계곡에서 불러주는 계곡물의 청아한 노랫소리를 들으며 오르자 이제까지 친구가 되어 선경을 경험하게 해 주웠던 계곡물이 멀어지며 울창한 활엽수와 잡목 그리고 잡풀들이 또 다른 푸르름을 만들어 길을 안내하고 있다.
이제 계곡과 헤어져 정상부로 오르자 자욱한 안개가 신비스런 등로를 만들고
정상부가 가까워졌는지 조금씩 등로가 가파라지며 흐르는 땀을 훔치는 사이 간간히 올려다 보는 정상부에는 말로 설명할 수 없는 오묘한 자연이 조화를 부리며 거대한 하얀 안개꽃을 피우고 있다.
넓은 잎새를 드러내 적은 양의 햇살을 조금이라도 더 받기 위한 처절한 삶의 현장에 보일듯 말듯한 안개가 드리우며 이런 깊은 산중이 아니면 느낄 수 없는 오묘한 자연 현상으로 작디 작은 인간을 더욱 작게 만들고 있는 것이다.
38교에서 오르는 길과 만나는 능선상의 첫 갈림길
헉헉 가쁜 숨 몰아 쉬면서도 경쟁에 뒤쳐져 죽어가는 고목과 그 고목을 자양분 삼아 새순을 틔우는 생명의 순환에 그저 감탄하다 보니 저 멀리 산우님들의 걸죽한 웃음과 이야기꽃이 전해지며 오늘 처음으로 능선에 당도한다.
이 시간 12시 55분, 산행지도를 꺼내 확인해 보니 872봉쪽으로 오른다고 되어 있지만 이곳에 올라보니 아마도 1103봉과 석룡산 중간 지점의 안부상으로 올라온 것 같은 느낌이다.
석룡산 정상까지는 이제 300미터, 우측에서 많은 다른 산악회 산우님들이 올라오는 것을 보니 그분들은 38교에서 출발하여 임씨네 집에서 좌측 등로를 타고 올라온 듯 보였다.
석룡산 정상전 삼각점이 있던 봉우리
이제 등로 위에는 줄을 서지 않으면 안될 정도로 붐비고 그 많은 산우님들이 이 오지중의 오지였던 석룡산에 올랐다는 사실이 또 한번 자신을 놀라게 만든다.
한동안 그곳에서 쉬면서 가빠오는 숨 몰아순 후 다시 정상을 향해 오르막 오르니 그곳에서도 정체가 일어나며 주춤거리고 있다.
무명봉을 넘으니 안개가 자욱한 이런 암봉도 나타나고
살펴보니 자욱한 안개속에 좌측으로 무명봉이 있고 그곳은 암릉 지대인지 한가한 반면 우측 우회등로엔 많은 산우님들이 오고 가며 정체를 일으키고 있다.
재빨리 좌측 무명봉 지나 완만한 능선을 따르니 저 멀리 온누리 산우님들이 앉아 또 다른 재미인 먹거리를 푸짐하게 펼쳐 놓고 허기를 달래고 있다.
석룡산 정상부의 작은 정상석과 이정표
산상에서의 식사, 늘 느끼는 것이지만 노동 후 먹는 식사는 그 무엇을 먹는다 해도 이 세상 최고의 상차림으로 다가오고 그 맛은 어느 일류 식당에서 먹는 음식보다도 맛있고 값진 식단이리라.
식사 후 잠시 볼일 마치고 다시 완만한 등로따라 오르니 석룡산 정상부에서도 정체는 계속되고 단체 사진은 꿈도 못꾼채 미니 단체 사진 몇장으로 그곳을 통과해 다시 넓은 등로를 타고 내려가니 작은 안부가 나타나고 곧바로 화악산 정상부로 �아는 희미한 등로가 있지만 입산 금지란 이정표가 가로막고 서 있다.
수밀고개의 이정표, 직진하면 화악산 가는 길인 것을
살펴보니 수밀고개(쇠밀고개)에 당도한 것이다.
직진하면 경기도에서 가장 높은 산으로 이름 난 화악산이 거기 있건만 오늘은 조무락골의 계곡과의 밀회를 즐기려 왔기에 아쉬운 마음 접고 우측 조무락 하산길로 접어 든다.
한동안 기다려 마지막 산우님들이 하산하는 뒤를 따라 가파른 내리막을 조심하며 내려가지만 샌달 밑바닥에 달라 붙는 진흙이 자꾸만 몸을 움직이며 호랑나비 춤을 추게 만든다.
특별함이 없어도 이런 자연스런 산야가 좋고
특별할 것 없어 보이는 그곳에도 사람손이 닿지 않은 자연 그대로의 드넓은 품을 드러내 놓고 자연 그 자체가 얼마나 아름다운 선물인지를 알려 주고 있다.
몇장의 사진으로 남기고 다시 그 등로를 따라 내려오니 이제 간간히 침엽수가 보이고 등로 좌측의 하늘이 조금씩 열리면서 화악산 중봉쪽 모습을 보여 주기 시작한다.
조무락골로 하산하며 바라본 안개속의 화악산과 중봉쪽 모습
하지만 짙은 안개가 화악산의 정상부를 가리고 맑은 날 다시 올라 만나라 야속하게 저지하고 그 아쉬움을 가슴에 묻어 두고 침엽수 조림지대를 따라 내려가니 좌측으로부터 거대한 물줄기의 소용돌이 소리가 마치 천둥을 치듯 가깝게 들려오고 그 소리 따라 내려가니 드디어 석룡천인 조무락골에 당도한다.
지난번 올랐을 때 보다 무척 많아진 수량이 안전을 걱정하게 만들지만 모두 베테랑 산꾼들이니 큰 사고는 없을 듯한 모습이다.
조무락골도 만나고
잠시 그 물가로 내려가 얼굴 한번 닦은 후 다시 계곡을 옆에 두고 급할 것 없는 하산길을 따라 가 본다.
온몸에 흐르는 땀을 닦으니 이제 좀 날아갈 것 같은 기분이다.
다시 조금 더 내려오니 화악산 중봉으로 오르는 갈림길 이정표가 나타나고 그곳에서 산우님들 사진 찍어 드린 후 다시 조무락골의 새소리 대신 계곡물의 굉음을 친구 삼아 하산해 본다.
동호동 폭포에 올라 추억도 만들어 보고
그저 보기만하고 소리만 들어도 시원해 지는 조무락골 계곡물, 다시 무심으로 내려가다 보니 몇몇 산우님들이 등로에서 기다리며 좌측 동호동폭포로 인도한다.
모든 산우님들이 그곳에 들려 물도 축이고 사진도 찍으며 추억의 한장면을 만들고 있다.
제일 후미로 올라 재빨리 그 거대한 수량의 복호동폭포를 디카에 담은 후 사진 작가님께 부탁해 사진 몇장 남겨 본다.
거대한 조무락골 물줄기가 땀에 찌든 산객의 마음을 흔들고
다시 미끄러운 바위를 조심하여 타고 내려와 등로를 따라 날머리쪽으로 내려간다.
수림이 하늘을 가리고 물안개가 피어 그윽한 풍경을 연출하는 등로, 잠시 아쉬운 마음 달래려 우측 계곡쪽으로 들어가 수없이 굴곡지고 아름답게 물줄기의 흐름을 허락해 놓은 계곡을 다시 담으며 하산길 따라 내려가니 선두에서 연락이 온다.
등로 좌측으로 잠시 비켜서 몸이나 닦고 가자는 연락이다.
잠시 이 계곡물로 뛰어 들어 알탕도 즐기고
거대한 물줄기가 용솟음치는 계곡물에 조심하며 땀에 찌든 몸 내맡기고 어린시절 추억하듯 멱을 감으니 온몸이 차가워지며 금새 한기를 느낀다.
그곳에서 남아 있던 간식거리와 알콜음료를 마시고 이제부터는 좀 빠르게 넓은 등로를 타고 내려오니 언제 날씨가 흐렸느냐는 듯 햇살이 비추며 젖은 옷가지를 말리고 있다.
마지막 민가쪽 전경, 이곳도 이제 오지가 아닌듯하다
오후 4시 20분 드디어 마지막 민가인 임씨네 집앞에 도착하고 좌측 등로를 타고 오르는 산행길을 사진으로 남긴 후 내려온 석룡산쪽을 뒤돌아 바라보니 아직도 정상부를 휘감고 있는 안개띠는 거칠줄을 모르고 있다.
내려오며 뒤돌아 본 조무락골과 석룡산쪽 원경
다시 석룡산 등산안내도가 서 있는 짧게 석룡산으로 오를 수 있는 갈림길 지나 드디어 오늘 산행 날머리인 38교에 도착하니 시간은 오후 4시 50분을 가리키고 있다.
산행 날머리인 38교쪽 이정표
짧은 거리이지만 많은 폭포와 소 그리고 원시림 �은 등로를 타고 많은 시간 즐기며 보낸 하루가 서산마루에 걸리고 그곳 날머리에서 잡어 매운탕으로 이슬이 한잔 나누니 이세상 모두가 온누리가 되어 있다.
막히는 도로를 타고 서울로 귀경하여 값진 땀 흘린 후 자연이 제공한 자연의 욕탕에서 자연으로 돌아갔다 나오니 한여름 폭염이 다시 잠못드는 밤을 만들고 그렇게 석룡산에서의 하루를 추억속에 넣어 본다.
헤어지기 아쉬워 다시 들어가 찍은 조무락골
오늘 수고한 무시로대장에게 감사하며 함께한 온누리 산우님들과의 즐거운 하루를 깊이 간직하며 하루를 정리해 본다.
감사합니다.
칠갑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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