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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 후기/경기도 산

덕적도 국수봉과 운주봉 그리고 비조봉 산행 후기

by 칠갑산 사랑 2008. 7.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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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지 : 인천시 옹진군 덕적면 덕적도

여행일자 : 2008년 7월 30일(수)

여행인원 : 칠갑산 나 홀로

날씨 : 흐리고 농무 가끔은 소낙비, 무덥고 매우 습한 날씨

여행코스 : 집-대부도 방아다리 선착장-승선-자월도경유-덕적도 진리도우선착장-섬내택시이용-북리

          이동-국수봉산행-벗개도로회귀-기지국철탑-지압보도-운주봉산행-비조봉산행-진리-

          진리선착장-승선-자월도경유-대부도방아다리선착장-애마이용-집으로 귀가

여행시간 : 총 12시간

          - 가고오는 도로 시간 : 왕복 약 2시간

          - 덕적도 가고오는 배에서의 시간 : 약 4시간 30분

          -덕적도에서의 순수한 산행시간 약 4시간 40분

          - 덕적도에서 기타 소비 시간 : 약 50여분

교통편 : - 04:50 집에서 애마 이용하여 덕적도 방아다리 선착장까지

             - 06:00 방아다리선착장에서 출발하는 여객선에 승선 후 출발 (10,000.-)

             - 08:10 덕적도 진리도우선착장 도착 후 하선

             - 08:40 15,000.-원 지불하고 섬내 택시를 이용 밧개 도로상 국수봉 들머리 도착 (너무 비쌈)

             - 13:20 덕적도 3개봉 완주 후 진리 도우선착장 도착 후 13:30분발 여객선 승선 (10,000.-)

             - 15:25 대부도 방아다리 선착장 도착 후 하선

             - 17:00 애마 이용하여 집에 귀가

 

           

아름답고 예쁜 덕적도를 지키려는 마을 주민들과 여행객을 내�는 상술

 

 

오랫동안 가 보고 싶었던 섬들을 돌아보고 산행도 즐기는 재미에 빠진 몇개월, 가까이 있으면서도 관심 부족으로 가 보지 못했던 덕적도와 그 주변 섬들을 다녀보기로 하고 우선 덕적도로 향한다.

시간적인 여유가 있으면 오는길에 자월도에 내려 그곳도 돌아보기로 하고 여객선을 알아보니 지금이 여름철 피서 성수기라 여객선도 하루에 세편으로 증선되어 있고 그 첫번째 여객선이 대부도 방아다리 선착장에서 새벽 06:00시에 출발한다는 소식이 전해진다.

 

덕적면의 섬들 여행 지도, 가 봐야될 섬들이 참으로 많다 

 

새벽 04:00시에 기상하여 옆지기가 준비한 간단한 식사와 음료수 그리고 간식과 과일을 챙겨 집을 나서는 시간이 새벽 04:50분, 여러 방법으로 옆지기와 동행하려 꼬드기지만 큰아이 학교 문제로 결국 오늘도 홀로하는 여행 및 산행이 되였다.

아이들이 커가면서 방학에도 학교를 가야하는 현실, 방학도 없이 앞으로 몇년동안은 이렇게 가족 휴가 한번 못지내고 보내야 한다는 사실이 안타까운 시간이다.

 

새우깡으로 본업을 포기한 갈매기떼들을 보면서 안타까움이 묻어나고 

 

막힘없이 뻥 뚫려있는 도로를 타고 방아다리선착장에 도착하니 시간은 05:30여분을 가리키지만 벌써 그곳은 피서 인파와 차량들로 입구부터 길게 늘어서 있고 5분여 기다리다 결국 방아다리 선착장에서 도보로 5분여 거리에 있는 공용 주차장에 애마를 주차 시킨 후 준비한 배낭을 짊어지고 홀로 선착장에 도착해 여객선 표를 구한 후 여객선에 몸을 실는다.

 

대부도 방아다리 연안여객 터미널 전경 

 

덕적도에서 여객선 도착 시간에 맞춰 운행하는 버스를 타고 북리 능동자갈마당으로 이동해 그곳에 위치한 해변을 돌아 본 후 국수봉을 시작으로 비조봉까지의 산행을 꿈꾸며 선상의 일출을 맞이하지만 두꺼운 구름에 가린 일출은 그저 동녘을 밝히는 하늘의 변화만을 안타깝게 전해 준다.

 

선상에서의 일출은 또다른 흥분을 주고, 갈매기들의 비상과 고깃배 한척 그리고 시화방조제 

 

여객선이 출발하자 마자 어린꼬마부터 어른들까지 가세한 갈매기와의 새우깡 놀이는 시작되고 순수한 마음에 이뤄지는 저 과주 주기에도 자연을 파괴할 수 있다는 사실을 많은 섬 여행을 통해 알고 있는 자신에게는 아쉬움이 깊게 베이는 시간이기도 하다.

 

조그마한 과자 부스러기 한조각이라도 받아 먹으려는 바다 갈매기들의 처절한 삶의 모습을 담은 후 좌측을 바라보니 운해가 가득한 바다 한가운데에 많은 섬들이 점점이 떠 있고 조금 더 진행하자 몇번 다녀온 영흥도의 고요한 해안 마을들과 화력 발전소도 보이기 시작한다.

 

해무가 자욱한 가운데 좌측으로 보이는 영흥도 화력발전소 원경 

 

우측으로는 자주 들렸던 용유도와 영종도가 보이지만 이곳 또한 짙은 해무로 인해 그저 머리만 내밀고 있는 봉우리만을 바라볼 수 있을 뿐이다.

그 넘어 저 멀리 신도와 시도 그리고 모도와 장봉도가 누워있겠지...

하지만 너무 짙은 안개와 운해로 인해 가끔은 분간조차 힘들고 여기 저기 떠 있는 부표와 등대를 바라보며 상념에 잠기다 보니 벌써 자월도에 도착한다.

 

안개가 피어 오르며 환상의 분위기를 연출하던 자월도의 모습 

 

이 시간 07:20여분, 한시간 20여분 달려 도착한 자월도에서 많은 차량과 여행객들이 내리고 가벼워진 무게로 다시 덕적도를 향하는 여객선, 낮게 드리워진 구름인지 안개가 작은 자월도를 감싸며 변화무쌍한 풍경을 자아내고 그 모습 디카에 담으며 산상에서 느끼는 묘한 흥분을 맞이해 보기도 한다.

 

 승봉도와 이작도의 모습이 해무에 숨어 환상을 노래하고 있다

 

오후에 시간이 되어 찾을 수 있기를 바라며 조금 더 진행하니 우측의 거대하게 보이는 자월도와는 달리 좌측으로 희미한 영상만이 가슴을 때리는 승봉도와 이작도 그리고 저 멀리 선갑도가 한폭의 그림이 되어 이 작은 가슴에 한폭의 풍경화를 그려 넣어주고 있다.

언젠가는 다시 찾아야 할 섬들, 그 모습만이라도 가슴에 담아 보려 애써 보고 있는 시간이기도 하다.

 

소야도와 덕적도 가운데에 서 있는 빨간 등대와 소야도 전경 

 

다시 안개속을 가르며 달린 여객선이 드디어 소야도와 덕적도 사이의 바다를 타고 접안을 하기 위해 미끄러지듯 빠르게 다가가고 가끔 선장이 울려주는 뱃고동 소리가 고요한 새벽 아침을 깨우는 시간, 먼저 좌측에 있는 소야도에 도착해 많은 차량과 승객들을 내려 놓는다.

 

소야도 선착장 전경 

 

이제보니 덕적도 가는 차량과 여행객보다 소야도를 가는 사람들이 훨씬 많음에 놀라움을 금치 못하며 그 이유를 알지 못했는데 본인이 직접 덕적도에서 보고 느낀 후 돌아오는 길에 많은 여행객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던 것이다.

 

덕적도 진리선착장과 덕적도 원경 

 

등대와 그 사이로 나 있는 수로 그 안에 해무를 가득 안고 신비롭기까지 하게 보이는 섬들과 나즈막한 산봉우리들, 단지 섬이기에 볼 수 있고 느낄 수 있는 환상의 모습에서 잠시 세상일 모두 잊어버리고 그저 그 자리 그 신비함을 만끽해 본다.

 

등대를 사이에 두고 소야도와 덕적도 사이의 바다에서 물안개가 피어나며 신비스런 아침을 만들고 

 

뱃고동 울리며 10여분 후 드디어 목적지인 덕적도 진리 선착장에 배가 접안되고 남아 있던 모든 차량과 여행객들이 썰물처럼 빠져 나간 뱃머리를 유융자적 걸어 나와 본다.

선착장을 빠져 나온 후 뒤돌아 보며 타고온 여객선을 바라보니 대부고속훼리2호란 글자가 뚜렷한 여객선이다.

 

오늘 새벽 타고온 여객선의 전경 

 

선착장을 빠져 나와 그곳에 있던 경찰에게 버스 정류장을 물어보니 좌측으로 약 100여미터 지점에 별도의 버스 정류장이 있다는 소식에 줄지어 서 있는 상가를 빠져 나와 그곳으로 가 보지만 버스는 2회차 부터 이곳에서 운행을 시작하고 시간은 아침 9시 30분이란다.

지금 시간이 아침 8시 20여분이니 아직도 한시간 10여분이 지나야 운행된다는 버스 운행 시간표를 보고 잠시 실망하기 시작한다.

 

버스와 택시를 기다리다 잠시 담아본 조형물 

 

기다리기에 너무나 긴 시간이기에 비조봉부터 산행을 시작해 보려 하지만 들머리 찾기가 쉽지 않아 지나가던 승합차(이곳은 거의 다 민박이나 식당에서 운행하는 승합차가 주류를 이루고 있었음)에 문의해 보니 섬내를 운행하는 택시를 이용하라는 퉁명한 답변만 돌아 온다.

 

국수봉 오르는 산행 들머리 모습 

 

북리까지 가는데 약 20,000.-원이라는 소식에 잠시 마음의 갈등을 일으킨 후 흥정하여 15,000.-원에가기로 하지만 가는 도중 내가 원하는 지점이 아닌 택시 기사 아저씨가 원하는 지점까지 지정해 내려주며 국수봉 산행 후 뒤돌아 내려와 운주봉과 비조봉을 산행하면 된다는 식으로 막무가내이다.

처음 기대했던 북리나 지도를 살펴본 후 산행 들머리로 생각했던 바갓수리봉이 아닌 국수봉과 운주봉 사이의 밧개에서 내리게 된것이다.

 

국수봉 오르며 바라본 운주봉 가는 첫번째 무명봉과 안개 

 

섬 주민 한사람 두사람의 실망스런 이런 모습이 다시는 찾을 수 없는 덕적도는 되지 않을까 많은 실망과 안타까움이 배어나는 시간이기도 하다.

내 자신도 가을에 다시 가족들 동반하여 이곳에 들어올까 생각했지만 다시 찾기란 쉽지 않은 덕적도가 될 것이란 예상이다.

 

산행 들머리에서 산행 준비 후 로프와 계단을 타고 오르는 시간 아침 8시 40분.

내 마음을 알아주는지 하늘에선 한두방울의 소나기가 내리더니 금새 등로를 적시고 등로에 무성하게 자란 잡풀들이 움직이는 발길따라 등산복과 등산화를 적시고 있다.

용담 또는 바갓수로봉에서부터 오르지 못하는 아쉬움이 크지만 흐린 날씨에 해무가 가득해 보이는 것이 별로 없기에 그냥 작은쑥개와 밧개 사이의 등로를 타고 국수봉(314봉)으로 오른다.

 

여느산의 등로와 별반 다를 것이 없지만 좀 더 원시림의 모습으로 남아 있고 

 

최근에 잘 정비된 등로를 타고 울창한 수림을 지나 오르니 벌써 온몸에선 비오듯 땀이 흘러내리고 숨이 멈을 것 같은 답답함이 더욱 산행의 어려움을 느끼게 만든다.

낮은 고도의 314봉이지만 거의 50여 미터 부근에서 오르다 보니 생각보다 된비알 오름길이 힘에 부친다.

 

첫번째 전망대에서 바라 본 벗개저수지와 방조제 그리고 푸른 들판 넘아 바다 

 

한참을 빠르게 오르자 비가 서서히 잦아들며 좌측으로 전망이 트이는 무명봉에 도착되고 바라보니 그림같은 푸른 들판과 그 끝자락에 벗개저수지와 벗개방조제가 그림처럼 펼쳐져 있고 그 넘어 바다 저쪽에 백아도와 울도 그리고 올망졸망한 수많은 섬들이 뿌옇게 보이지만 아지고 짙은 안개로 인해 큰 섬들만이 뚜렷한 인상을 남긴다.

그곳에 마련된 벤취에서 물한모금과 준비한 과일을 먹으며 잠시 쉬고 셀카 작동시켜 자신의 사진도 담아 본다.

 

해무에 휩싸인 섬들이 신비스롭기까지 하다 

 

산상에 오르니 더욱 음습하게 밀려오는 바다 안개가 신비함을 넘어 두려움과 공포를 자아내고 재빨리 정상부로 오르니 거대한 철탑이 보이는 장소에서 등로는 좌측으로 크게 꺽이며 정상을 허락하지 않고 있다.

아마도 군부대나 통신시설이 있는 특수 지역이라 출입금지를 시킨 모양이다.

 

국수봉 정상의 거대 통신탑, 산행금지 지역이다 

 

더 오르지 못하는 안타까움을 느끼며 다시 안전 로프를 타고 조금더 내리락 오르락하니 다시 등로는 좌측으로 크게 꺽이며 국수봉산림욕장과 바갓수로봉쪽으로 연결되어 있다.

하지만 이곳에서 바라본 조망이 안개에 묻혀 전혀 없기에 뒤돌아 올라와 다시 들머리쪽으로 하산을 서둘러 본다.

 

하산하는 길에 잠시 모습 드러내는 아름다운 운해에 갇힌 섬들을 찍은 후 산행 들머리로 내려오니 왕복 2.5 Km를 약 1시간만에 다녀온 것이다.

이 시간 9시 45분.

 

바갓수로봉 능선과 밧개 저수지 그리고 섬들 

 

다시 도로를 가로질러 비에 젖어 있는 등로의 잡풀을 헤치고 오르니 서서히 발이 아파옴을 느끼고 걱정이 앞서기 시작한다.

자주 장시간 산행을 해야 되기에 지난 일요일 새로 구입한 영국제 등산화를 신고 연습삼아 오른 길이 발에 처음 신다보니 두어군데가 접촉이 심해지며 통증을 유발하는 것 같다.

심하지는 않지만 이런 통증이 계속된다면 이 등산화를 신고 산행하기에는 무리란 느낌이지만 오늘은 달리 방법이 없기에 그냥 참고 진행한다.

 

운주봉 산행 들머리를 오르며 바라본 도로와 국수봉 오름 산행 들머리 전경 

 

등산바지는 방수가 아니기에 고오텍스로 된 등산화의 성능도 시험해 볼겸 느껴지는 통증을 참으며 잠시 오르니 방금 지나 온 국수봉과 높은 철탑이 거대하게 눈에 들어오고 조금 더 된비알 타고 오르니 전파기지국까지 2.0 Km 남았다는 이정표가 보인다.

북리 들머리에서 0.4 Km 올라온 지점이다.

 

방금 전 다녀온 국수봉 통신탑과 그 앞의 무명봉 

 

하지만 좌측을 가리키는 전파기지국 가는길이 희미해 뒤돌아 나와 넓은 임도를 타고 계속 직진하니 넓은 공터가 나오면서 이곳에서 그 임도도 없어지고 길도 사라진다.

땀은 비오듯 흘러 내리고 서서히 따가운 햇살이 구름에 가렸다 나오기를 반복하는 시간, 잠시 쉬며 물 한모금 마시고 뒤돌아 내려가 방금 전 보았던 이정표에서 전파기지국 길을 따라본다.

잠시 지나니 등로가 뚜렷이 보이고 나무 숲길로 등산하기에는 그만한 등로도 없을 듯 하다.

 

북리에서 올라와 첫번째 만난 전망 바위에서 바라 본 서포리 해변과 소야도쪽 섬들이 너무 아름답다 

 

조금 더 진행하니 다시 남쪽의 서포리 해변쪽 바다가 보이기 시작하고 운해에 잠긴 섬들의 모습도 눈에 들어오지만 북쪽의 아름다운 해변은 감상할 수 없어 아쉬움을 남긴다.

동쪽으로 저 멀리 팔각정을 안고 있는 비조봉과 그 앞쪽 운주봉 능선이 가물거리는 거리만큼 멀게 바라다 보이고 남쪽으로는 서포리와 밧개 그리고 바갓수로봉에서 국수봉으로 이어진 얕으막하지만 아름다운 능선이 한눈에 들어온다.

 

앞으로 가야 할 전파기지국 철탑과 운주봉 그리고 비조봉도 조망되고 

 

잠시 북쪽으로 다가가니 보이는 바다는 없지만 이 작은 섬에서도 깊고 깊은 골자기가 능선을 끼고 자리잡고 있음에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

몇장의 사진으로 남긴 후 서쪽으로 보이는 국수봉을 마지막으로 다시 등로를 따라 계속 진행해 본다.

길 잃을 염려는 없지만 이정표가 없어 삼거리에서는 주의가 필요할 듯 하나 등로는 계절과 상관없이 산행하기에 아주 좋은 등로이다.

 

사람 손과 발을 적게 타 이런 멋진 이끼 거목도 만나고 

 

잡목이 무성한 등로 위에 크고 늘씬한 활엽수와 소나무가 간간히 자라며 그늘을 만들어 주고 사람들 손과 발이 많이 닿지 않는 곳이기에 자연 그대로의 숲을 자랑하고 있는 듯 보인다.

다시 된비알 오르니 우측으로 등로가 꺽이며 안전 로프가 설치되어 있다.

 

분명 지도상에는 이길이 맞을 것 같은데 마음은 자꾸만 이곳이 하산로라며 좌측 희미한 길로 안내를 한다.

처음에는 뚜렷한 등로였지만 조금 더 진행하자 등로가 희미해지지만 이곳만 벌목을 한 상태로 벌목꾼들이 만들어 놨는지 희미한 등로가 계속 계곡길로 이어져 있다.

 

저 깊은 골짜기에 예상하지 못한 계곡물이 흐르고 생명수가 되어 준다 

 

아까 무명 전망대에서 봤던 골자기가 생각이 나 다시 뒤돌아 갈 생각도 없이 혹시나 이 섬에서 계곡물을 만날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을 가지고 자의반 타의반으로 알바 아닌 알바를 하고 있다.

가시에 찔리고 쇠똥파리와 말벌이 자꾸만 따라오며 귀찮게 하지만 그것도 자연의 일부란 생각에 그냥 진행해 본다.

 

아마도 비가 내리고 습해 배낭 커버를 씌우다 보니 노랑색에 웃옷 등산복은 붉은색 그리고 사용하는 땀수건이 다시 노란색이다 보니 그 색깔을 인식하고 계속 따라 오며 귀찮게 하는 것은 아닌가 생각해 본다.

 

덕적도 운주봉 오름 계곡길에 만난 너무나 깨끗하고 맑은 계곡물, 잠시 땀을 닦고 다시 진행한다 

 

아래로 내려 갈수록 길은 더욱 희미해지고 혼자 자신에게 실망하려는 순간 좌측에서 맑고 청아한 계곡물 흐르는 소리가 들리고 나도 모르게 탄성을 지르며 한걸음에 달려가 본다.

풍부한 수량은 아니지만 어느 육지의 산에서 볼 수 있음직한 제법 많은 양의 물이 계곡을 만들어 수로를 타고 흐르고 있다.

 

근래 들어 최고 후덥지근한 날씨에 가장 많은 물과 이온 음료를 마셨기에 볼것도 없이 그 계곡으로 달려가 배가 부르도록 물을 마셔본다.

꿀맛이란 바로 이런 맛이 아닐까 생각하며 다시 웃옷을 벗어 던지고 몸을 닦으며 휴식을 취해 본다.

생각지도 못한 호사스런 계곡물에 흐르는 땀도 씻어 내고 휴식도 취하며 물도 마음껏 마시고 나니 기력이 회복되며 산행의 재미를 더해 주지만 그것도 잠시 빨리 정상적인 등로 찾아 비조봉으로 달려가고픈 마음 간절하다.

 

이런 임도 조차도 정겹게 느껴지고 

 

그 계곡을 타고 한동안 없는 등로 헤치며 내려가니 염소 울음소리가 크게 들리고 그 소리를 목적지 삼아 하산하니 드디어 말끔한 임도가 나타나고 그 옆으로 다시 맑고 깨끗한 계곡물이 흐르고 있다.

무인지경, 아무도 없는 그곳에 들어가 다시 몇모금의 물을 마시고 얼굴 닦은 후 땀수건을 적셔 온몸을 마사지 한후 그 임도를 타고 우측으로 산상을 위해 올라가 본다.

 

임도 옆에 운주봉 가는 이정표가 반갑고 

 

무척 가파른 언덕을 오르자 저 멀리 전파기지국의 철탑이 올려다 보이고 지금 와 생각해 보니 아까 안전 로프가 설치돼 있던 그곳 하산로가 아마도 이곳과 연결된 정상적인 등로가 아니였나 싶을 정도이다.

그곳 안부 근처에 도달될쯤 좌측으로 다시 넓은 임도가 나타나며 방금 전 잡풀을 제거한 흔적이 나타나고 그곳 삼거리에 좌측으로 운주봉 가는 이정표가 달려 있다.

 

너무나 반가운 마음에 잠시 쉬며 다시 물 한모금 마시고 그 길을 따라 조금 진행하니 우측으로 서포 전망대 이정표가 있지만 무성한 잡풀과 시간상 제약으로 인해 오르는 것을 포기하고 계속 진행하니 한무리의 아주머니들이 옹기종기 모여 식사를 하고 계신다.

 

등로가 너무 아름답다 

 

잠시 서서 이야기 나누다 보니 진리에 사시는 아주머니들로 덕적도의 등로에 우거진 잡풀들을 제거하는 작업을 하시다 점심 식사를 하고 계시는 중이란다.

너무나 친절하고 많은 이야기를 전해 들으며 나중에 들리게 되면 전화하라며 민반집 주인이 직접 적어 전해주는 전화번호를 건내 받으며 아침에 느꼈던 나쁜 이미지의 덕적도는 많이 사라지고 저 아주머니집이라도 한번 다시 찾아 올 수 있기를 바래 보는 시간을 가져 보기도 한다.

 

감사하다는 인사 건네고 다시 빠르게 전진하니 이제부터 다시 잡풀들이 등로를 가로막고 쉽지 않은 등로를 타고 한동안 많은 땀을 흘려 본다.

11시 50여분, 하늘이 잠시 열리는 전망 바위에 도착해 그림처럼 펼쳐진 서포리 해변을 디카에 담은 후 다시 빠르게 진행하니 맨방지압로가 나타나지만 빗물에 젖어 있고 짧은 길이로 인해 그냥 지나쳐 본다.

 

이런 맨발 지압로도 지나고 

 

새로 신은 등산화로 인한 발의 통증도 서서히 가라앉기 시작하고 좀 더 빠르게 진행하여 13시 30분 발 여객선을 타고 자월도로 이동하자 마음 먹으니 걸음걸이도 덩달아 빨라진다.

가끔 보이는 서포리 해변과 바갓수로봉 능선 그리고 앞으로 올라야 할 비조봉 능선을 바라보며 마지막 로프 달린 암봉을 넘자 아담한 운주봉 정상 이정표가 반기고 잠시 전망이 트이며 아름다운 덕적도를 뽐내고 있다.

 

운주봉 정상에서 셀카를 이용해 한장 남기고 

 

북쪽으로 진2리가 한폭의 풍경화를 그려 놓았고 그 끝자락에 목섬을 만들어 더욱 멋들어진 모습으로 다가오고 북서쪽으로는 지나온 국수봉과 이어진 능선이 한여름 더위를 식혀주듯 앉아 있다.

국수봉에 걸려 있는 하얀 구름이 또한 목가적인 모습으로 환상을 노래하듯 하다.

셀카 작동시켜 몇장의 사진을 남긴 후 다시 길 주의하며 서포리가는 직진을 버리고 우측 경사진 내리막을 통해 빠르게 내려가 본다.

 

진2리 전경과 그 앞에 목섬이 바다에 접해 또다른 멋을 뽐내고 있다 

 

정상부에서는 전혀 느끼지 못했던 운주봉 암봉이 오르고 내리막 길에 그 위용을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안부를 지나 다시 밀려오는 안개를 헤치고 진행하니 나리군락지도 보이고 멋진 소나무를 도배하다시피 타고 오르는 담쟁이(?) 넝쿨인지 운치있는 풍경을 전해 준다.

 

다시 짧은 오르막 오르니 삼각점이 있는 무명봉에 도착하고 그 봉을 타고 넘으며 바라 본 운주봉까지 이어진 능선이 생각보다 아름답게 누워있다.

가끔 보이는 서포리 해변의 아름다운 바닷가 모습도 담으며 좀 더 진행하니 망제산에서 하산한다는 이정표가 서 있고 자세히 살펴보니 좌측으로 진리 하산길이 뚜렷이 나 있다.

아마도 운주봉이라 적혀 있는 산의 이름이 망제산은 아닐까 생각해 본다.

이정표의 통일이 아쉬운 대목이기도 하다.

 

비조봉 가는 무명봉에 올라 뒤돌아 보니 운주봉엔 안개가 자욱하고 

 

더운 날씨에 땀을 많이 흘려서 인지 무척 힘들고 고통스러운 산행이 된듯하다.

비조봉 오르는 마지막 된비알이 산객의 입에서 단내가 나도록 고통스런 신음을 토해내게 만들고 발에 전달되는 아품이 땀방울이 되어 몇장의 수거능ㄹ 모두 적셔 놓고 있다.

아마도 마음은 급한데 체력은 고갈되어 가는 상황이라 더욱 어렵게 느껴지는지도 모르겠다.

 

된비알 오르니 저 멀리 비조봉 팔각정이 보이기 시작한다 

 

다시 마지막 힘내 오르니 무명봉이 있고 진리 하산 이정표가 있지만 무시하고 좀 더 오르니 암봉이 나타나며 비조봉 정상의 팔각정도 보이고 조망이 터지면서 지금까지의 어려움을 모두 날려 버리고 있다.

몇장의 사진을 찍고 재빨리 암릉을 타고 비조봉 정상의 팔각정에 올라 배낭 내려놓고 쉬식 시간을 가져 본다.

이 시간 12시 35분.

 

비조봉 정상에서 바라 본 진리 선착장과 소야도 그 뒤로 이작도등 많은 섬들이 보이고 

 

이곳에 오르니 일망무제, 거칠것 없이 바라다 보이는 덕적도 주변 섬들이 한폭의 그림이요 수묵화가 되어 산객의 마음을 흔들어 놓고 있다.

조망도를 살핀 후 그 조망도에 따라 눈길을 주며 섬의 형태를 머리에 입력시키기도 바쁜 시간이다.

 

선갑도 전경 

 

남동쪽으로 아침에 여객선으로 다녀온 소야도가 선명한 모습으로 당당히 바다 한자리를 지키고 서 있고 그 뒤편으로 소이작도와 대이작도 그리고 승봉도와 사승봉도가 그림이 되어 있다.

그 오른쪽으로 선갑도가 분리된 하나의 섬으로 시야를 붙잡고 그 우측 정남 방향으로 문갑도가 가깝게 서 있다.

 

문갑도와 그 뒤로 수많은 섬들이 점점이 떠 있고 

 

문갑도 그 뒤쪽으로는 지도와 울도가 보이고 그 우측으로 백아도도 모습을 들어낸다.

너무나 아름다운 모습에 한동안 바라보며 상념에 잠겨본다.

그리곤 혼자만의 느낌에 아쉬움이 묻어난다.

 

저 멀리 굴업도도 보인다 

 

다시 눈을 서쪽으로 돌리니 굴업도가 나도 언제 한번 만나자 손짓하며 해무를 어루 만지고 있다.

촉박한 시간임에도 한동안 머물며 사진도 찍고 아름다운 풍경도 감상하다 문득 북쪽으로 돌아 가자 그곳에도 또다른 풍경화가 펼쳐져 있고 다시 디카 셔터 누르기 바쁘다.

 

진2리쪽 마을과 해변 그리고 동쪽으로 하산해야 할 진1리 마을과 해변이 너무나 고요하지만 아름다운 자태로 산객을 부르고 있다.

그래도 내려가야 하는 시간, 시간을 보니 이제 12시 50분이다.

 

서포리와 밧개 그리고 바갓수리봉 능선도 그림처럼 보이고 

 

13시 30분 여객선을 타기 위해선 부지런히 하산한다 해도 시간을 맞출 수 있을지 알 수 없는 길이기에 점심도 못먹고 재빨리 하산을 서둘러 본다.

진리 하산 이정표가 서 있는 사거리 안부까지 내려와 다시 사진 한장 남기고 진리쪽 등로를 타고 시간과의 싸움을 시작해 본다.

 

운주봉을 망제산으로 적어 놓아 헷갈렸던 지점, 이곳에서 진리로 하산 

 

얼마나 빨리 내려왔는지 진1리 마을 어귀에 도착하니 13시 06분을 가리키고 그곳에서 부터 농협덕적지소를 지나 아스팔트길을 타고 도우 선착장으로 향한다.

다시 얼굴과 온 몸에 땀 범벅이가 되고 흐르는 땀방울이 도로위에 뚝뚝 떨어지기 시작한다.

 

진1리로 하산해 해변가에 앉아 있는 갈매기와 해변도 담아보고 

 

그래도 아름다운 해변을 지나칠 수 없어 몇장의 사진을 찍으며 고갯마루를 넘자 아침에 봤던 도우선착장 부근의 마을과 내가 타고 나가야할 여객선이 시야에 들어온다.

덕적도 주변 섬들을 여행하거나 가고올때 여객선을 이용하는 도우 선착장을 지나 진리 선착장에 도착하니 13시 25부을 지나고 표를 구해 여객선으로 오른다.

 

도우선착장과 진리 마을 그리고 좌측으로 진리선착장과 여객선 

 

처음 생각했던 자월도는 저하된 체력과 무더위로 인해 다음으로 미루고 그곳 여객선 선상에 앉아 준비한 점심과 과일 그리고 음료수를 마시며 하루의 일과를 마감해 본다.

다시 소야도를 거쳐 대부도로 향하는 여객선에서 바라본 덕적도 부근 섬들이 아침보다는 선명한 모양으로 눈에 들어오고 그 모습 담은 후 다시 인간과 갈매기를 이어주는 새우깡 놀이에 집중하다 보니 어느새 자월도에 도착한다.

 

이제 안개가 걷혀 깨끗한 전경을 보이는 자월도 선착장 

 

많은 사람과 차량을 태우고 다시 대부도로 뒤돌아 나오는 여객선에서 바라 본 영흥도와 선재도 그리고 선재대교가 새로운 모습으로 뇌리에 각인되고 그 아름다움을 뒤로 하고 대부도 방아다리 선착장을 빠져 나와 애마를 몰고 시화호 방조제를 타고 집으로 돌아오니 저녁 5시를 가리키고 잠시 샤워 후 세상 모르게 단잠에 빠져 든다.

 

선재도와 영흥도를 연결해 주는 선재대교도 선명하고 

 

매일 반복되는 하루였지만 무척 길게 잘 사용한 하루가 저물어 가며 덕적도에서 느낀 많은 감상들이 차후 내 자신의 여행에 어떤 모습으로 다가올까 궁금해지는 시간이기도 하다.

아마 상술에 나쁜 이미지를 남겼다해도 다시 찾아야 될 덕적도, 여행객이나 그곳 주민들 모두 친절하고 다시 만나고 싶은 인연을 만들고자 할 때 한걸음 더 바짝 다가서고 또 자주 찾게되는 관광 명소가 되지 않을까 생각해 보는 하루이기도 하다.

 

마지막 물살을 가르는 여객선을 따라 갈매기도 춤을추고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칠갑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