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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 후기/경상도 산

영남알프스, 배내고개에서 통도사까지 산행 후기

by 칠갑산 사랑 2008. 7.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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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지 : 경남 울산시 언양과 양산시 일원

산행날자 : 2008년 7월 7일과 8일 (무박 2일)

산행인원 : 2명, 칠갑산과 무시로님

날씨 : 오전엔 짙은 안개, 오후부터 맑은 날씨였으나 박무로 시야 제한

산행코스 : 배내고개 - 배내봉 - 912봉 - 간월산 - 간월재 - 신불산 - 신불재 - 1026.4봉 - 신불평원 -

          영축산 - 함박등 - 함박재 - 체이등 - 죽바우등(투구봉) - 한피기고개 - 시살등 - 한피기고개 -

          임도 - 통도사

산행거리 : 약 20 Km

산행시간 : 약 12시간 (놀면서 사진 찍으며 널널하게 휴식 시간 포함, 새벽 4시부터 오후 4시까지)

교통편 : 7월 7일 23:30 동서울터미널 (지하철 2호선 강변 역)에서 심야 우등 버스로 출발 23,000.-

             7월 8일 03:50 언양 터미널에서 굴국밥으로 아침 밥 해결 5,000.-

                         04:30 택시로 배내고개까지 이동 18,300.-

                         17:00 통도사에서 부산으로 이동 (친구 자가용)

                         21:00 광안리에서 저녁식사

                         21:30 부산역에서 KTX편으로 광명역을 향해 출발 47,900.-(서울역까지)

             

 

 

가을 은빛 억새를 그리며 푸르고 광활한 영남알프스와의 재회

 

 

몇개월 만에 다시 찾게된 영남알프스 배내고개에서 신불평원을 통과하여 시살등에서 통도사까지의 긴 종주 산행을 떠나기로 마음 먹고 준비하다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정식 공지 올리니 마침 무시로님이 합산하실 수 있다는 연락에 즐거움이 배가 된다.

 

신불산을 오르며 뒤돌아 보니 간월산이 안개속에 봉우리만 내보이고 있다 

 

지난 봄 종주때의 기억을 뒤살리며 꼭 필요한 물품과 자료 그리고 준비물을 챙기고 기차가 아닌 심야 우등 버스편을 이용하여 언양으로 출발하기 위해 동서울 시외 버스 터미널로 향한다.

몇번의 홀로 장거리 산행을 떠나며 이용한 기차가 편하기는 하지만 환하게 밝힌 불이 수면을 방해하고 또한 정차하는 각역마다 안내 방송을 하는 바람에 깊은 잠을 청할 수 없었기에 이번부터는 산행지로 떠날때에는 버스를 이용하기로 한다.

 

영축산 가는 길에 피어난 좌측 안개와 우측 신불평원의 광활한 초원이 묘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28인승 심야 버스가 거의 만차가 되어 놀라움을 느끼고 무시로님과 둘이서 맨 뒷자석에 편히 앉아 잠시 환담 나누다 세상 모르게 잠에 빠져 본다.

선산 휴게소에서 잠시 휴식 취한 후 다시 빠르게 달린 버스는 다음 날 새벽 03:40분에 우리들을 언양 간이 터미널에 내려주고 휭하니 가버린다.

 

영축산 하산길에 바라본 함박등에서 투구봉(죽바우등)까지의 아름다운 능선 

 

불이 밝혀져 있는 작은 국밥집에 들려 아침밥 해결하고 택시를 이용하여 산행 들머리인 배내고개에 도착하니 새벽 3시 30분을 넘기고 있다.

아무도 없는 어둠속 한적한 배내고개엔 자욱한 안개가 피어나고 능동산 들머리쪽 넓은 주차장에서 산행 준비 후 정확히 새벽 3시 40분, 차도를 건너 배내봉을 향해 종주 산행의 첫발을 내딛는다.

 

배내고개 산행 들머리에 있던 영남알프스 산행 안내도 

 

잠시 영남알프스 산행 안내도에서 사진 한장씩 남기고 임도따라 오르다 최근에 설치된 나무 계단을 타고 습한 한여름 무더위를 이겨보려는듯 굵은 땀방울 �아내기 시작한다.

끝없이 이어진 굴곡진 나무계단을 타고 얼마나 올랐을까 하늘이 열리면서 민둥산의 형태를 이루고 있는 오두산 갈림길 이정표가 보이면서 서서히 날이 밝아오고 있다.

 

배내봉 전 오두산 갈림길에서 바라 본 오두산 능선 

 

헤드렌턴 접어 넣어두고 잠시 쉬며 흔적 남긴 후 우측 배내봉을 향해 조금 더 전진하자 금새 배내봉 정상(966봉) 이정석이 반겨준다.

지난 봄 오르려고 종주 산행에 나섰다가 시간상 간월산에서 중단했던 아픈 기억이 뒤살아 나면서 새로운 모습으로 다가온다.

 

배내봉 이정표 뒤편으로 여명이 밝아오고 

 

오두산쪽 능선과 앞으로 올라야 할 간월산쪽 능선을 디카에 담고 서쪽으로 능동산과 사자봉 그리고 수미봉을 바라보지만 자욱한 안개의 방해로 보지 못함이 아쉽기만 하다.

다시 고개돌려 동쪽을 바라보지만 이곳 역시 더욱 짙은 안개가 온세상을 잠들게 만들고 언양과 울산시 그리고 아름다운 동해바다의 풍경마저 삼키고 있다.

한동안 지체하며 주위 풍경을 살펴본 후 다시 912봉을 향해 상쾌한 발걸음을 옮겨본다.

 

가야할 912봉 등로에 물에 젖은 잡풀이 무성하고 

 

급할것도 없고 서두를 이유도 없이 그저 즐기며 푸른 초원을 만끽하자 마음 먹으니 더욱 여유로운 발걸음이 되어 간다.

다만 안개와 이슬을 한껏 머금은 등로의 우거진 억새와 잡풀들이 산객이 옮기는 발걸음을 따라 빗방울보다 더 굵은 물방울을 등로에 뿌리며 등산복과 등산화를 흠뻑 적시고 그 차가운 등산복이 살갗에 매달리며 쉽지 않은 종주 산행을 예고하고 있다.

 

두꺼운 구름을 헤치고 올라오는 늦은 일출이지만 늘 새로운 하루를 주고 

 

아무리 안개가 짙고 구름이 두껍게 끼였다고 해도 떠오르는 태양을 막을 수는 없는 법, 912봉 오름 바위 전망대에서 구름을 헤치고 찬란히 떠오르는 일출을 바라보며 잠시 무아지경에 빠져 본다.

날씨가 좋았다면 좀 더 일찍 동해바다의 한가운데를 뚫고 올랐을 일출이 못내 서운하지만 이렇게라도 새로운 하루의 출발을 알리는 일출을 볼 수 있음에 그저 감사하는 마음 뿐이다.

둘이 한동안 머물며 다시 주위 풍경을 담은 후 가파른 된비알 오르며 땀방울 흘려본다.

 

912봉에 올라 바라본 간월산과 좌측으로 간월공룡 

 

놀며 쉬며 사진 찍고 진행하다 보니 산행 속도는 붙질 않는다.

그래도 완주할 수 있다는 둘만의 무언의 약속이 있었기에 서두를 필요는 없다.

1시간 이상 소요하여 좌측으로 간월산 자연 휴양림 갈림길을 지나고 드디어 912봉에 안착하니 간월산의 뾰족한 암봉이 손에 잡힐 듯 가깝게 서 있고 그 봉우리 좌측으로 간월 공룡이 그 무서운 등뼈를 드러내며 너무나 당당한 모습으로 아침 햇살을 받아 산객을 유혹하고 있다.

 

간월산 오르기 전 공터에서 찍은 나리꽃이 예쁘고 

 

잠시 휴식 취한 후 등로까지 우거진 잡풀을 헤치고 등산복 전부를 비에 젖은 우중 산행처럼 적시며 진행하니 안부 지나 넓은 공터에 도착되고 이곳에서 가빠오는 숨 몰아 쉬며 잠시 물한모금으로 목마름을 달래본다.

정상에 도착하고 또 내리막 내려갈 땐 조심하며 충분히 휴식 취하고 오르막 오름길엔 아주 빡세게 등줄기를 적시다 보니 그래도 산행 시간은 많이 지체하지 않고 있다.

 

지나온 912봉과 저 멀리 배내봉이 뾰족하고 

 

지나온 능선과 올라야 할 능선을 추억속에 담은 후 된비알 치고 한동안 오르니 좌측으로 간월굿당 하산 갈림길이 나타나고 그곳을 지나쳐 오르던 길 이어가니 드디어 간월산 정상(1068.8봉)이다.

이 시간 아침 6시 43분, 정확히 배내고개에서 2시간을 땀 흘린 후 만나는 영남알프스의 첫번째 포근한 품에 안기는 순간이다.

 

두개의 정상석이 서 있는 간월산 정상부 

 

지난번 올랐을땐 서쪽 우측에 솟아 있는 972봉이 배내봉이며 그 방향으로 배내고개가 있다고 잘못 알고 있었음이 밝혀진다.

다시 한번 경험과 답사산행의 중요성을 인지하는 시간이기도 하다.

 

지난 봄에 올라 배내봉쪽으로 잘못 알고 있던 972봉 쪽 능선 

 

두개의 정상석 사이에서 다시 추억 한장씩 만들고 암봉을 돌아 유유자적 간월재로 향하니 지나온 912봉이 잡목사이로 우뚝 솟아 잘가라 손흔들고 지리산 반야봉을 닮은 모습의 신불산이 더욱 거대한 모습으로 어서 오라 손짓하고 있다.

 

간월산에서 바라본 저 멀리 반야봉 모양의 신불산과 그 좌측으로 신불공룡 

 

잠시 등로 따라 진행하니 지난번 보았던 갈색의 억센 억새대는 온데간데 없이 사라지고 드넓은 초원 위에 파아란 양탄자를 깔아 놓은듯 푸른 억새잎이 온세상을 파랗게 물들이고 있다.

계절의 변화에 따른 자연의 색 변화에 경외로움을 느끼며 잠시 더 진행하니 저 발밑에 너무나 아름다운 간월재와 임도가 새벽녘 찾아오느라 고생한다며 반기고 있다.

 

간월재와 우측으로 매점 그리고 임도 

 

가을의 은빛 억새밭과 초봄의 갈색 들판남능 보아왔던 모습이 푸르름으로 변해 맞이하는 이 순간 또 다른 새로운 풍경에 그저 벌어진 입 다물지 못하게 만들고 있다.

간월재로 이어진 작은 암봉을 지나자 로프와 나무계단이설치되어 있는 등로와 마주하고 발밑 저만치 헬기장과 그 옆으로 나무데크로 만든 전망대가 나타난다.

 

바위 전망대에서 바라본 언양쪽 임도와 안개 

 

그곳에 들려 언양쪽과 동해바다를 바라보지만 아직도 안개의 심술이 그치질 않고 그저 푸른 산등성이를 갈라 붉게 물들인 임도만이 자욱한 안개속에 존재를 확인시키고 있다.

장나도 치고 서로가 사진도 찍어주며 그렇게 간월산을 내려오니 등로 좌측 암봉 전망대에 작은 비석이 하나 세워져 있고 쓸쓸히 간월재를 바라보고 있다.

 

쓰러진 이정표 뒷편으로 보이는 나무데크 전망대 

 

고산악인윤봉순이란 글귀가 가슴에 와 박히고 잠시 묵념한 후 다시 나무 계단을 타고 이번에는 우측에 있는 나무데크로 만든 전망대에 들려 좀 더 가깝게 보이는 간월재를 담아본다.

그 짧은 순간에도 변화무쌍한 안개의 춤사위는 간월재를 보였다 사라지기를 반복하게 만들고 방금 전 내려온 간월산 정상을 숨박꼭지하듯 숨기기를 반복한다.

 

안개속에 모습을 드러내는 간월재 

 

아무리 찍고 담아둔다 해도 그 많은 순간적인 변화를 모두 남길 수 없기에 가슴으로만 느끼고 담아올 수 밖에 없음이 안타까울 뿐이다.

다시 나무 계단 타고 조심하며 내려오니 드디어 간월재, 좌측 동해안쪽으로 홍류폭포 이정표가 가리키고 우측으로는 신불산 자연 휴양림 그리고 북쪽으로 간월산과 남쪽으로 신불산을 가리키는 이정표가 서 있다.

 

간월재 돌탑 

 

지난 봄 오르며 마셨던 우측 임도의 간이 매점 생각에 재빨리 그쪽으로 이동해 살펴보지만 굳게 잠긴 문이 야속하게도 반겨주질 않는다.

다시 간월재로 뒤돌아 올라 와 잠시 쉬며 음료수와 알콜 한모금 마신 후 나무 벤취에서 휴식을 취해본다.

이 시간 아침 7시 25분.

 

간월재 돌탑 앞 나무데크와 나무 벤취들 

 

안개로 인한 시야 제한에 서운하고 아쉬운 부분이 있었지만 이제부터는 그 안개로 인해 한여름 뜨거운 폭염을 피할 수 있으니 세상 이치라는 것이 참으로 묘하다는 생각이다.

가끔 구름과 안개가 걷힌 능선길에 뜨거운 태양열이 가득 피어오르고 그 열기를 피해 잠시라도 몸을 숨기고픈 시간들, 어찌보면 이 한여름에 간월 신불 그리고 영축산을 산행한다는 자체가 무모한 계획이였는지도 모르겠지만 아무나 와서 볼 수 없는 광활한 푸른 초원이기에 그 나름의 산행에 대한 의미를 찾아본다.

 

신불산으로 오르며 뒤돌아 본 간월재와 안개에 숨겨진 간월산 

 

다시 무거운 배낭 짊어메고 나무 데크를 벗어나 계단을 타고 오르니 자꾸 간월산과 간월재가 등줄기를 붙잡고 놔주질 않고 자주 뒤돌아 보며 떠나는 시간을 아쉬워 해 본다.

많은 사진으로 남기고 다시 굵은 땀방울 흘리며 가빠오는 숨결 몰아쉬니 나무계단이 끝나면서 좌측으로 홍류폭포 하산길이 나타나지만 위험 구간이라 등산로를 폐쇄한다는 안내표가 붙어 있다.

 

파래소 폭포로 이어지는 능선상의 969봉 

 

아쉬운 마음에 마지막으로 간월재와 간월산을 찍은 후 앞을 바라보니 좌측 동쪽 절벽에서 밀려오는 안개가 등로 반쪽을 완전히 덮어 하얀 세상을 만들고 있지만 등로 오른쪽으로는 깨끗하고 광활한 대초원의 푸른 물결이 춤을 추고 있다.

 

너무나 아름답고 환상적인 광경에 잠시 넋을 잃고 바라 본 후 더욱 거칠어진 숨 몰아 쉬며 잠시 암봉에 올라 쉬어 보지만 이내 뜨거워진 태양열에 자리를 뜨고 재빨리 신불산 정상을 향해 줄행낭을 쳐 본다.

잠시 완만한 등로를 타고 오르자 등 뒤 저 멀리 간월산이 고봉의 봉우리만 내민채 온몸을 안개에 감추고 있다.

 

파래소 폭포 갈림길로 가는 능선, 좌측이 신불산 우측이 파래소 폭포 가는 길 

 

이 또한 쉽게 볼 수 없는 황홀한 광경이기에 디카에 담은 후 재빨리 태양을 피하니 삼거리가 나타나고 우측으로 파래소 폭포로 하산하는 갈림길에 도착한다.

그 우측 능선 저 멀리 969봉이 아침 햇살을 받아 너무나 깨끗한 자태 드러내고 다음엔 나도 품어 달라 조르고 있다.

 

언젠가 다시 들려 저 봉우리 넘어 파래소 폭포를 들려 보리라 다짐을 하고 앞쪽에 마련된 나무데크로 이루워진 전망대에 들려보지만 보이는 것이 없기에 뒤돌아 올라 와 동쪽 신불산 정상에 우뚝 솟아 있는 돌탑을 향해 진행한다.

 

안개를 피어 올리는 신불산 정상부 

 

조금 더 진행하다 안개가 엄습하고 구름이 태양을 가리는 사이 잠시 암봉에 앉아 준비한 과일을 먹으며 이제 조금씩 더 가까워지는 무시로님과의 많은 이야기꽃을 피워본다.

그저 이해 관계도 없고 셈도 필요없이 산이 좋아 만난 산친구로서 이렇게 호젓하게 둘만의 시간으로 장쾌한 종주길에 있다는 자체만으로도 오래된 지기 이상으로 가까워졌다는 생각이다.

 

신불산 정상의 돌탑 

 

이제 물기가 말라가는 등로를 따라 조금 더 완만한 오르막 치고 오르니 거대한 돌탑이 서 있는 신불산 정상(1159봉)이다.

이곳에는 5군데의 신불산 정상을 알리는 이정표와 이정석이 있는데 그 첫번째가 돌탑 꼭대기에 작은 석판으로 정상을 알리는 정상석, 두번째는 거대한 영남알프스 조감도, 세번째는 석면 화강암 위에 그려 놓은 태극기 밑은 작은 신불산 정상 글씨, 네번째가 검은 석상에 큰 글씨로 정상을 알리는 정상석과 마지막으로는 신불재로 하산하는 길목에 서 있는 2000년도에 세운 거대한 신불산 이정석이다.

 

신불산 정상에서 좌측 동해쪽으로 뻗어 있는 신불공룡능선 

 

장난스런 표정으로 추억을 남기고 잠시 쉬며 주위 산군들, 특히 저 멀리 서쪽으로 사자봉과 수미봉을 찾아보지만 안개속 희미한 형상만이 와서 보라 일침을 가하고 있다.

동쪽으로는 우람한 신불공룡이 칼바위를 앞세워 산객을 부르고 있지만 오늘은 가야되는 길이 아니기에 가슴에만 묻어 본다.

 

신불산에서 하산길에 바라본 신불재 전경 

 

다시 바위 능선을 타고 조금 내려오자 신불재로 향하는 나무 계단이 예쁘게 줄지어 나란히 서 있고 그 아래 신불재가 쉬어가라 부르고 있다.

이곳에서도 많은 사진 남기고 천천히 여유롭게 내리막길 내려가 본다.

 

좌측 동해쪽으로 삼남가천리 하산길과 우측 서쪽으로 신불산 자연 휴양림 하산 이정표가 서 있고 넓은 나무데크 위에 잘 정돈된 많은 벤취에서 다시 쉬어가며 휴식 시간을 갖는다.

온 세상을 파아란 물감으로 덧칠해 놓은듯 푸르게 변한 산하를 음미하며 안개의 변화무쌍한 춤사위에 보였다 사라지는 신불평원쪽 능선을 바라보며 다시 나무 계단을 타고 드넓은 신불평원의 대초원을 만나기 위한 마지막 체력을 시험해 본다.

 

가까이 바라본 신불재와 올라야 할 나무 계단 

 

오르는 도중 울산에서 와서 신불공룡을 타고 올랐다는 젊은 산객 세명을 처음으로 만나 잠시 담소 나누고 처음으로 우리 둘만의 단체 사진을 남긴 후 아쉬운 작별의 손 흔들고 서로 갈길로 헤어진다.

마지막 나무 계단을 타고 오르자 지나온 신불산이 또 다시 춤추는 안개의 춤사위에 덩달아 신이난 모습으로 흥을 돋구고 앞으로 가야 할 등로 위엔 너무나 광활한 억새 초원이 펼쳐지기 시작한다.

 

보고 또 보고 찍고 또 찍어도 모자라고 채워지지 않는 아쉬움이 깊게 남아 있는 신불평원, 어린 아이가 되어 아직 억새풀잎에 남아 있는 물방울을 헤치고 장난기 어린 모습으로 우리 둘만의 추억을 만들기에 바쁘다.

 

광활한 신불평원이 펼쳐지고 그 넘어 영축산의 모습도 나타나기 시작한다 

 

앞을 보나 뒤를 보나 동쪽 절개지를 타고 오르던 안개가 고봉준령의 등로에 막혀 넘어오질 못하고 바닷물을 갈라 놓은 해안의 모래처럼 세상을 둘로 갈라 놓고 있다.

잠시 더 진행하자 좌측으로 금강폭포 하산길이 희미하게 나 있지만 군부대 명으로 적힌 표지판 하나가 그 하산길을 막고 있다.

 

저 아래 하산길에 군 사격장이 있으니 이곳으로의 하산은 금한다는 안내문이다.

잠시 후 군 생활시 많이 들어봤던 총소리가 요란하게 들리고 그 안내판이 거짓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하듯 온 세상을 울리고 있다.

 

1026.4봉 근처에서 바라 본 지나온 등로, 등로 따라 안개가 서쪽 신불평원으로 넘어오지 못하고 넘실거린다 

 

다시 등로를 따라 눈길 돌리니 동쪽은 안개가 춤을 추는 하얀 세상이 그리고 서쪽으로는 광활하게 펼쳐진 푸른 초원의 억새풀밭.

1026.4봉 근처에서 다시 배낭 풀고 음료수 마시며 눈앞에 펼쳐진 대 평원과 습지를 배경 삼아 추억을 남겨본다.

 

그 옛날 국경으로 사용되였던 단조산성과 그 옆으로 청수좌골 하산길도 있고 

 

우측 대평원과 습지 넘어 지난 번 올랐던 청수좌골 하산길이 열려있고 그 가는 도중 먼 옛날 국경을 맞대고 영토를 지키기 위해 치열한 다툼을 이어왔던 산성이 바위선을 만들어 놓여 있다.

좌측으로는 삼봉능선과 아리랑릿지길이 이곳 산객들에게 얼마나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지 알려 주기라도 하려는 듯 요염한 자태 뽐내며 누워있다.

 

푸른 신불평원의 또 다른 아름다움과 습지지대 

 

이제 남쪽 저 멀리 정상에 화살촉 모양을 한 거대 이정석을 품고 있는 영축산의 모습도 뚜렷이 나타나며 그 뒤로 오늘 올라야 할 아주 멋스런 암봉들이 줄지어 도열해 부르고 있다.

늘 동경해 오고 가보고 싶었던 암봉들이기에 더욱 쿵쾅거리는 가슴을 간신히 진정시키고 다시 드넓은 신불평원을 가로질러 영축산 오름길로 달려간다.

 

안개가 없다면 머리 위로 �아질 뜨거운 한여름 낮의 열기로 산행의 어려움은 가중되였겠지만 동쪽으로 아름답게 놓여 있을 언양과 울산 그리고 출렁이는 환상의 동해바다 비경은 구경했으리라는 아쉬움이 교차하는 시간이기도 하다.

 

영축산 정상부와 펜촉처럼 생긴 정상석도 보이고 

 

좁게 나 있는 등로 따라 오르니 서서히 암릉이 나타나며 영축산 정상부가 눈앞에 어른거린다.

재빨리 영축산 정상에 올라 주위 산군들을 조망한 뒤 증명사진 한장씩 남기는 사이 이곳에 사신다는 산객 한분능 만나 다시 단체 사진 한장 남긴다.

 

오랫만에 남긴 둘만의 사진, 영축산 정상석에서 

 

좌측으로 산불감시초소를 통해 하산할 수 있는 갈림길을 지나 우리들만의 세상을 만들어 가는 시간, 하지만 그분의 잘못된 산행 정보와 거리 그리고 산행 시간으로 인해 잠시 헷갈려하며 그곳을 내려와 이제부터 미답의 구간으로 남아 있던 암릉을 타고 시살등을 향해 진행해 본다.

 

영축산 아래 좌측으로 언양 신시가지도 어렴풋이 보이기 시작하고 

 

아직도 보여주기를 거부하는 투구바위, 일명 죽바우등은 안개속에 잠들어 있고 이름없는 암봉들 몇개만이 그곳에 가는 길이 쉽지 않음을 암시하듯 앞을 가로막고 있다.

잠시 영축산 정상에서 암릉을 타고 내려와 잡목 그늘로 들어서서 조금 더 진행하니 좌측으로 통도사 비로암 하산 갈림길에 이정표가 서 있고 자세히 확인해 보니 시살등까지 약 3.9 Km의 거리가 남아 있다는 정보이다.

 

영축산 지난 첫번째 봉우리에서 뒤돌아 본 영축산 정상부 원경 

 

아무리 준족이라도 저 거대 암봉을 넘어 약 4 Km를 가려면 족히 2시간은 걸릴만한 거리, 하지만 영축산 정상에서 만난 산객이 약 30 - 40분이면 갈 수 있다는 잘못된 정보로 인해 마음의 긴장은 많이 헤이해지고 또 그 사이 많은 시간 쉬며 여유롭게 진행하다 보니 이곳에서 많은 시간 흘러 보냈다는 생각이다.

 

올라야 할 함박등, 체이등 그리고 죽바우등(일명 투구봉) 능선이 모두 보이고 

 

그래도 걱정은 없다.

둘이서 가다 못가면 다음에 가면 되고 시간이 맞아 오룡산까지 다녀오면 더할 나위없이 좋은 곳.

지나온 영축산의 풍만한 봉우리와 우측 동쪽으로 깍인듯한 절벽이 묘한 흥분을 일으키며 가을의 억새를 노래해 주고 그 봉우리와 연결된 푸른 초원속 등로가 저 멀리 신불을 지나 간월산으로 이어지며 이국적인 풍경을 선사해 준다.

 

등로 좌측으로는 절벽을 이루고 

 

앞으로 지나야 할 구간을 바라보면 지금까지와는 사뭇 다른 거대 암릉이 자리잡고 평범한 능선에서 오는 지루함을 한꺼번에 날려 버리려는듯 아기자기한 산행의 묘미를 불어 넣어주고 있다.

이제 서서히 안개가 걷히면서 좌측 동쪽으로 언양 신시가지가 곧게 뻗은 도로를 뒤편에 두고 놓여있고 뜨거운 한여름 태양열기를 식혀 주려는듯 이곳 저곳 이름모를 저수지가 산재해 있다.

 

가운데 공터같은 곳은 연꽃을 심은 논이고 그 위로 통도사가 자리하고 있다 

 

남동쪽으로는 양산시가지가 박무속에 가물거리는 모습을 드러내고 언양과 양산 사이에 많은 암자들이 자리잡아 이곳이 얼마나 산세가 험하고 불심을 기르는데 안성맞춤인지 알려준다.

그중에 대표적인 암자인 통도사의 수많은 건물들이 산상에서 내려다 보는 산객의 마음을 평정시키며 무탈한 산행을 빌어주는 듯 하다.

 

아름다운 암봉 

 

함박등과 체이등 그리고 죽바우등을 가기 위해 앞선 세개의 암봉이 시험을 치르듯 앞을 가로막고 나를 넘어야 저 아름다운 암릉을 탈 수 잇다며 시위를 하는듯 하다.

한봉 넘으며 우회길이 있지만 언제 다시 오를수 있을지 기약없는 등로이기에 무시로님과 눈빛을 주고 받으며 가파른 된비알 올라 모든 봉우리에 발자국을 남기기로 해 본다.

 

함박등에서 체이등 그리고 투구봉 

 

하나의 봉우리에 올라 사방을 살펴보니 일망무제, 이제 거칠겁 없는 조망이 지금까지의 답답했던 마음을 보상이라도 해주듯 드넓게 펼쳐지고 저 멀리 운문산과 가지산 능선도 희미하나마 그 자태를 보여주기 시작한다.

 

한동안 추억 남기고 가슴으로 그 많은 아름다운 조망을 담으며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 옮겨 내려오면 이번에는 원시림 같은 풍요로운 등로가 그늘을 만들며 붉게 상기된 얼굴을 식혀주고 있다.

다시 앞에 서 있는 거대 암봉에 올라 우리들의 발자취 남기고 내려갔다 올라오기를 세번째, 정확한 봉우리 이름이나 알아보고자 산행지도를 꺼내 확인하니 아직도 함박등에 도착하지 못하고 앞으로 올라야 할 봉우리 세개가 차례로 함박등과 체이등 그리고 투구봉임을 알게 된다.

 

고사목도 아름답게 보이고 

 

다만 투구봉에 가려 보이지 않는 시살등의 모습을 마음으로 그리며 다시 가던길 진행해 본다.

진행하다 나무 그늘 숲 시원한 바람이 불어주는 능선에 앉아 서로가 많은 이야기 나누며 좀 더 서로를 알아보는 시간도 가져본다.

생각지도 않은 오랜 시간의 이야기꽃, 약 20여분간 쉬었다 다시 가야될 길이 멀기에 일어나 본다.

 

함박등 정상부 

 

이제 함박등을 눈앞에 두고 우측으로 청수골산장으로 이어지는 청수좌골과 좌측으로 비로암 하산길을 지나 암릉타고 오르니 오늘 오르는 첫번째 암릉 함박등 정상이다.

지나온 푸른 초원과 암릉들이 병풍처럼 길게 늘어져 이어져 있고 올라야 할 투구봉이 특히한 투구모양으로 작은 산객을 압도하고 있다.

 

함박재에 서 있는 이정표 

 

자세히 등로를 살펴보면 우측 서쪽으로는 완만한 산세가 이어지며 푸른 초원과 전형적인 육산의 형태를 보이다가도 이 등로를 따라 좌측 동쪽을 바라보면 깍아지른 절벽이 금새라도 암봉이 무너져 내릴 것 같은 위압감을 주고 있다.

 

다시 많은 사진 남기며 쉬었다 그 암봉 내려가니 이정표가 하나 서 있는 함박재에 도착한다.

좌측으로 백운암 가는 하산 갈림길이 보이고 시살등까지는 아직도 2.0 Km가 남아 있다는 이정표이다.

시간을 보니 오후 12시 13분.

 

체이등에서 바라 본 지나온 능선들 

 

서서히 뱃속에서 허기가 지면서 포만감에 대한 그리움이 살아나는 시간이다.

오르기 힘든 길이기에 투구봉, 즉 죽바우등 정상에서 점심을 해결하기로 하고 다시 가던길 진행해 본다.

암봉을 S자 라인으로 오르듯 돌고 돌아 오르니 체이등에 안착하고 그곳 정상에서 다시 우리들만의 시간을 만끽해 본다.

 

체이등에서 바라 본 죽바우등(투구봉) 

 

우측으로 청수중앙능선이 저 멀리 청수산장쪽으로 이어지고 좌측으로는 절벽 낭떨어지 저 멀리 제각각 특이한 모양을 한 수많은 암봉들이 예쁘게 치장하고 산객들을 맞이하고 있다.

드넓은 초원을 지나 원시림 같은 나무 그늘 그리고 간간히 나타나는 아름다운 암봉들, 아마도 지금까지 다녔던 산행중에 가장 완벽하게 산행의 묘미를 살려주는 등로가 아닐까하는 생각을 불러 일으키는 산행이다.

 

가깝게 다가가 바라 본 투구봉 바위와 이끼들 

 

다시 조심스럽게 체이등을 내려와 우측으로 잠시 우회하다 투구봉 바로 밑에서 된비알 오르니 거대 투구봉을 앉혀 놓은 넓찍한 터가 보이고 그곳에서 점심을 해결하고자 했으나 바람 한점 없는 더위에 정상으로 오른다.

 

서울 근교였다면 저 투구바위에도 수많은 산객들의 손때가 묻어 있는 릿지코스가 되여 있지 않았을까 생각하며 그래도 사람손 하나 허락하지 않은 이 투구봉의 자연미에 감사하는 고개를 숙인뒤 암릉을 타고 오르니 다시 온세상이 열리며 보이는 모든 사물이 이 발아래 놓여 있다.

 

죽바우등에서 바라 본 사진 한가운데 통도사 

 

시원하게 불어주는 바람도 있는 죽바우등 정상, 세상을 향해 가슴으로 외쳐보며 잠시 사색에 잠긴 후 배고품을 달래기 위한 만찬을 준비한다.

만찬이라고 해봐야 라면에 밥 그리고 김치뿐이지만 산상에서 먹는 식사치고 맛나지 않은 음식이 어디있으랴.

온 세상을 다 가진 풍요로운 마음으로 잠시 더 머물다 시간을 보니 오후 1시 40여분.

 

죽바우등에서 바라 본 제일 우측의 시살등과 저 멀리 오룡산 능선 

 

처음 계획했던 오룡산까지 들렸다 하산하기에는 좀 부족한 시간이기에 여기에서 최종 산행 등로를 결정해 본다.

가을에 온누리 산우님들과 함께 올랐다 하산해야 될 시살등까지만 올랐다 뒤돌아 내려와 한피기고개를 통해 통도사로 하산하는 것을 결정하니 이제부터 다시 시간적인 여유가 생긴다.

 

아리랑 릿지길에 있던 암봉들(?) 

 

저 멀리 가야 할 시살등과 오룡산의 봉우리들이 톱날을 거꾸로 세워 놓은듯 장쾌하게 서 있고 그 위에 비추는 햇살에 반사되어 더욱 멋스런 능선으로 각인시켜 주고 있다.

시살등까지는 어림잡아 1시간이면 족할 거리, 조심하며 투구봉을 내려와 나무 그늘 등로를 타고 그저 밋밋한 산행을 이어가니 갑자기 사리꽃이 등로 가득 채우고 군락을 이루며 나도 이렇게 예쁠 수 있음을 시위하고 있다.

 

등로를 가득 채운 싸리꽃 조차도 예쁘게 보이고 

 

여기에서 조금 더 진행하니 좌측으로 통도사 가는 갈림 이정표가 서 있고 살펴보니 영축산에서 3.6 Km 지난 지점이다.

소위 한피기고개로서 이제 시살등까지는 약 300 여 미터, 잡풀이 등로를 덮고 있는 좁은 길을 따라 완만한 능선을 오르니 드디어 오늘 마지막 봉우리 시살등에 안착한다.

 

시살등 정상석 

 

이 시간 오후 2시 14분, 정상석과 그 옆 우측으로 배내골 하산 이정표가 서 있고 그곳에서 다시 추억 한장 담은 후 한피고개로 뒤돌아 내려와 길고도 먼 통도사로 향한다.

하산길이 약 1시간 40여분이라 알고 있기에 길고도 지루한 길이라 예상은 했지만 예상보다도 훨씬 가파르고 먼 하산길에 지금까지의 산행보다도 더 많은 수고와 힘이 들어 감을 느낀다.

 

한피기고개에 서 있던 이정표 

 

그래도 쉬엄 쉬엄 둘이 이야기하며 내려오니 청아한 계곡 물소리가 들리고 작은 소가 있는 계곡으로 달려가 한여름 찜통 더위보다 더 뜨거워진 발을 시원한 계곡물에 담궈본다.

이 시간 오후 3시 30여분.

 

처음 몸을 담궜던 통도사 하산 계곡 물 

 

이곳에서 알탕이라도 하고픈 마음 간절했지만 내려가야할 길이 아직도 만만치 않은 거리이기에 참고 단지 계곡물을 받아 얼굴과 손이 닿는 부분만 축여본다.

그래도 이 깨끗하고 시원한 계곡물에 발이라도 담그고 나니 좀 살것 같다는 생각이다.

 

흐른 땀 훔치고 좀 더 쉬었다가 노송과 낙엽송이 혼재되어 있는 완만한 능선을 따라 한참을 내려가니 드디어 파아란 묘가 자라나고 있는 논이 보이고 농부 한분이 농약을 치는지 그 더위에 땀을 흘리고 계신다.

 

하산길에 잡아 본 능선들, 우측의 영축산에서 좌측의 시살등과 오룡산쪽 능선 

 

임도 따라 다시 계속되는 하산길을 내려가니 지장암과 금수암 합수길이 나타나고 좀 더 내려가니 영축산 등산로 안내도가 서 있는 마을길로 접어 든다.

수많은 암자들로 이어지는 이정표들이 서 있고 문득 하늘을 보며 지나온 능선을 바라보니 위에서 보고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높고 깊은 산세에 내 스스로가 놀라움을 멈출 수 없다.

 

통도사 우측의 계곡과 노송들 

 

왜 이곳이 그토록 많은 암자들이 있으며 왜 그토록 큰 통도사가 자리하고 있는지를 설명하지 않아도 느낄 수 있는 고산준령의 봉우리들이 마치 병풍으로 이 고을을 둘러싸듯 그렇게 위풍당당히 지키고 있다.

그 장엄한 능선에 많은 사진으로 남기지만 아직 완전히 없어지지 않은 박무로 인해 그저 그 형상만이 디카화면에 나타날 뿐이다.

 

통도사옆 계곡물이 시원하게 흐르고 

 

이제부터 넓은 콘크리트 임도 타고 내려오니 고풍스런 통도사 건물이 하나둘 시야에 들어오고 그 옆 우측으로 너무나 맑고 시원하며 깨끗한 계곡물이 흐르며 보기에도 멋스럽고 고귀하게 보이는 많은 노송들의 안식처를 만들어 주고 있다.

 

영축산 통도사 일주문 

 

그 길을 따라 내려오며 다시 많은 풍경을 디카에 담은 후 통도사 주차장 옆 계곡으로 들어가 땀과 소금기로 뒤범벅이 된 등산복을 벗어 던지고 몸을 내 맡기니 오늘 하루의 피곤이 사라지며 또 하루의 종주가 마감됨을 실감한다.

 

무시로 친구님이 준비한 승용차로 너무나 호사스런 종주 산행을 마감하며 부산으로 내려가 광안리 횟집에서 시원한 소맥으로 허기진 뱃속 데우니 지나온 시간이 주마등이 되어 저 깊숙히 추억으로 하루를 쌓고 있다.

 

통도사로 들어가는 첫번째 문 

 

다시 부산역으로 이동해 KTX를 타고 새벽녘에 서울로 돌아 와 길고도 더웠던 영남알프스 한구간의 산행을 끝내며 가을의 은빛 억새를 노래해 본다.

함께한 무시로님께 감사 드리며 앞으로도 좋은 산행에서 동반자가 되어 줄것을 바래 봅니다.

 

가을을 기다리며 짧았지만 많은 추억을 담아 온 영남알프스 산행기를 마침니다.

 

칠갑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