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지 : 인천 강화군 교동면 교동도 일대
여행날자 : 2008년 6월 15일 (일)
여행인원 : 칠갑산 나 홀로
여행테마 : 교동도 둘러보기 일주 및 화개산과 수정산 산행
여행시간 : 7시간 11분 동안, 8시 14분 교동도 월선포 선착장 도착 후 15시 25분 월선포
선착장 출발
여행코스 : 월선포 선착장 - 고구저수지 - 교동면사무소 - 화개산 산행 - 인사리 군부대
철조망 따라 해안선 산책 및 망제단 - 지석리 망향대와 율두산 둘러보기 -
군사 망루 및 드넓은 들판 - 고양이산 - 무학리 난정 저수지 및 수정산 산행 -
서한리 - 동산리 - 양갑리 - 대룡리 - 연산군 적거지 - 읍내리 - 교동읍성 -
해안 바닷가 - 읍내리 비석군 - 화개사 - 월선포 선착장
교동도 가는 길 : 집 - 남부순환도로 - 김포 - 강화 - 창후리 선착장 (약 1시간)
배편 : 창후리에서 08시 화개선편으로 교동도로 출발 (약 15분 소요)
교동도 월선포 선착장에서 15시 30분 화개선편으로 출발 (약 15분 소요)
교통비 : 창후리까지 애마 이용
화개선 왕복 (애마 및 운전자 칠갑산 1인 포함) : 14,000.-/편도, 왕복 28,000.-
분단의 아품과 자연의 신비를 간직한 가깝고도 멀었던 교동도
다시 병이 도졌나 보다.
전날 금산 성치산과 십이폭포 그리고 운일암반일암을 거쳐 영동의 금강 상류까지 33명의 산우님들을 모시고 다녀와 피곤한 몸인데도 다음날 어디론가 떠나지 않으면 병이 날것 같은 두려움에 잠시 인터넷과 내 블로그를 찾아 미지의 땅 교동도를 다녀오기로 결정한다.
교동도 관광 안내도
옆지기를 데리고 갔으면 하는 바램이지만 아이들 때문에 참여하지 못함이 못내 아쉽고 서운하였지만 답사 개념으로 다녀오리라 마음 먹으니 약간은 참을만하다.
그래도 새벽같이 일어나 점심 도시락이며 과일등을 챙겨주는 모습에서 다시 미안함이 찾아들고 못본채 배낭 하나 달랑메고 미지의 세계를 향해 달린다.
창후리를 통해 교동도 가는 길 안내도
창후리에서 아침 7시 30분 배가 첫 출항이라 그 배를 타고 싶었지만 현재 집을 나서는 시간 6시 40분, 한시간 이상 족히 걸리는 창후리 선착장이기에 다음 배를 이용하리라 생각해 보지만 애마의 속력은 자꾸만 빨라져 한산한 4차선 국도를 거침없이 내달리고 있다.
창후리 선착장에서 바라본 갯벌과 바다, 저 멀리 석모도도 보이고
창후리 선착장에 도착하니 7시 46분, 그런데 창후리 선착장에 많은 차량들이 줄지어 서 있고 재빨리 매표소에 들어 가 확인해 보니 지금은 하절기라 아침 7시에 첫배가 출항하며 매 1시간 마다 한번씩 떠난단다.
출항하는 배를 따라 먹이를 조르는 갈매기떼들
8시에 출항하는 배를 기다리며 잠시 그곳 풍경을 사진으로 담고 화개선을 타고 눈에 보이는 교동도를 향해 출발한다.
창후리 선착장 주변의 넓은 갯벌도 담아보고 그 갯벌 위에 앉아 배가 떠나기만을 기다리는 갈매기떼들도 찍으며 시간을 보내니 금새 고동소리 울리며 배가 움직이기 시작한다.
창후리 선착장과 그 넘어 강화도 별립산도 보이고
창후리 선착장 뒤편으로 암봉처럼 보이는 별립산이 병풍처럼 둘러쳐져 있고 배가 떠나며 일으키는 하얀 물보라를 따라 많은 갈매기떼들이 먹이 사냥에 열중이다.
많은 섬들을 오갔지만 이고 교동도 가는 배에서 바라본 갈매기떼들이 가장 겁이 없고 사람 가까이까지 접근해 던져주는 새우깡을 채가는 것 같다.
갈매기떼들의 비상
본인이야 새우깡이든 무엇이든 먹이를 주는 법이 없기에 갑판에 서 있는 그대로 다가오는 갈매기들을 찍어 본다.
생각보다 좋은 사진들이 많아 좋기는 하지만 인간손에 길들여지는 갈매기떼들을 바라보면 아쉽고 안타까운 마음도 있다.
빨간 등대와 석모도 원경
좌측으로 자주 들렸던 석모도가 아침 햇살을 받아 화려한 날개짓을 하고 그 사이에 펼쳐진 바다가 은빛 잔물결을 이루며 오늘 하루의 행운을 빌어주는 듯 하다.
조금 더 배가 전진하자 이곳에도 빨간 등대하나가 석모도 사이에 놓여 수많은 배들의 이정표가 되고 가끔 날개짓에 힘들어 할 갈매기떼들의 안식처가 되어주듯 무심히 서 있다.
교동도 월선포 선착장과 저 멀리 화개산도 보이고
그 주위를 맴도는 갈매기떼들이 마치 비행을 끝내고 활주로에 앉을 채비를 하는 비행기처럼 하늘을 날으며 드 넓은 창공을 자유롭게 선회하고 있다.
가는 도중 잠시 미법도와 서검도의 작은 섬들도 눈에 들어오고 그 모습 감상하는 동안 벌써 교동도 월선포 선착장에 도착한다.
월선포 선착장에 정박중인 화개호와 저 멀리 석모도
애마를 돌아 읍내리 방행으로 나오며 잠시 쉬어 여행 안내도와 강화도 안내도를 찍은 후 자료를 찾아 보지만 너무 급하게 나오다 보니 이곳 자료를 모두 집에 두고 나온것을 알게 되어 매표소로 들어가 지도를 부탁하니 그 매표 여직원 아주 퉁명스럽게 상술에 찌든 불쾌한 답변이 돌아온다.
'이곳은 여행지가 아니라 그런것 없어요'
강화군에 속해 있는 섬들 안내판
얼마나 된다고 여행객들을 위한 지도하나 비치하는 것이 그리도 어려운 일이고 돈이 많이 드는 일인지...
별로 유쾌하진 못했지만 그 매표 여직원 하나로 인해 즐거운 여행을 망칠수야 없는 노릇이기에 방금 전 찍어둔 사진을 참고로 여행을 시작한다.
월척을 기대하며 세월을 낚고 있던 고구저수지 모습
읍내리 방향으로 돌아 들어가다 보니 우측으로 시멘트 도로가 나 있고 고구저수지란 이정표가 눈에 들어온다.
무심결에 이곳은 어떤 곳인가하는 호기심 발동으로 그곳으로 기수돌려 진행하니 바다같은 드넓은 저수지가 나타나고 벌써 이른 아침인데도 불구하고 많은 낚시꾼들이 저마다 좋은 자리 차지하고 세월을 낚고 있다.
화개산 산행 들머리 및 날머리였던 교동면사무소 전경
내가 머물러야 할 장소가 아니기에 가물거리는 기억 더듬어 우선 교동면사무소로 향한다.
일요일 아침 시간이라 그런지 한가한 이곳에 애마를 주차 시키고 화개산 산행을 마치고 이제부터 본격적인 교동도 탐색에 들어 간다.
화개산에서 바라본 드넓은 들판과 난정저수지 그리고 좌측으로 수정산
교동 면사무소를 나와 삼거리에서 좌측길을 택하니 금새 드넓은 들판이 나타나고 이곳이 정말 섬인가 할 정도로 여느 농촌의 벌판과 비교해도 전혀 손색이 없다.
지나가다 잠시 멈춰 방금 전 산행을 끝낸 화개산도 뒤돌아 보고 모내기가 끝나 자리를 튼튼히 잡아가고 있는 푸른 들판도 감상하는 시간을 가져본다.
인사리쪽 군사 철조망 넘어 보이던 깨끗한 갯벌과 서해바다
한참을 남에서 북으로 달리니 인사리와 지석리 갈림길이 나오고 여기에서 우측 인지리쪽으로 들어가 본다.
원래 계획은 율두산 산행을 하기 위함이였지만 엉뚱하게도 산행은 못하고 귀한 다른 풍경들만 한가득 담아 본다.
인사리쪽 북방끝자락에 있던 들판과 군사 철조망 그리고 서해바닷가
애마가 들어갈 수 있는 끝부분까지 들어가니 폐가가 한채 나오고 앞에는 넓은 갯벌이 내려다 보이는 전망 좋은 곳이지만 모든 바닷가에는 군사 철조망이 쳐져 있어 출입을 엄격히 통제하고 있다.
평화롭고 한가롭게 보이던 지금까지와의 생각과는 달리 분단의 아품이 현실로 다가와 가슴 한구석에 슬품을 남기고 잠시 머뭇거리다 그 철조망을 따라 잠시 걸어보기로 한다.
수정산의 북쪽 끝자락과 출입할 수 없는 서해 해변가 갯벌
한참 가파른 된비알 오르니 그 군사 철조망은 군부대로 이어지고 그 군부대를 빙 돌아 다시 북녘땅과 맞닿아 있는 바닷가에 도착해 등골이 써늘함을 느낀다.
평소 산행때 전혀 느끼지 못했던 불안감, 특히나 지뢰에 대한 공포가 엄습하면서 장병들이 확인 차 수없이 다녔을 철조망 옆 등로조차도 걸어가는 두 다리에 힘이 빠질 지경이다.
실향의 슬품을 달래주는 망제단
그래도 한동안 그 철조망 따라 걸어 온 보람이 있듯 저 멀리 남쪽으로 수정산과 맞닿아 있는 해변이 너무나 조용하면서도 아름다운 모습으로 다가오고 그에 이끌리듯 내려가니 고향에 대한 향수와 가지 못하는 안타까움을 달래주는 망제단이 서 있다.
이 아름다운 교동도에서 분단의 아품을 몸소 체험하고
아마도 명절이나 무슨 특별한 날에는 이곳에서 북쪽을 바라보며 가지 못하는 고향땅에 대한 향수를 달래주는 재단 같은 곳이리라.
잠시 묵념하고 철조망 근처 해안가를 둘러보니 우거진 숲속에는 많은 작은 새생명들이 탄생하여 있고 처음보는 이방인의 출현에 어미새들이 위협적으로 공격하듯 달려든다.
뒤돌아 나오며 바라본 푸른 들판의 논들
위해를 가할 생각은 전혀 없었지만 그래도 저 새생명에게는 목숨 걸고 싸울 수 밖에 없는 위험이였음을 감지하곤 재빨리 그곳을 빠져나와 왔던 길 뒤돌아 애마로 향한다.
너무나 아름답고 환상의 풍경과는 달리 가슴 한구석을 답답하게 옥죄어 들어는 마음, 분단의 비극이면서 자연을 보존하는 양면성을 지니고 있음을 실감해 본다.
무공해 논에서 먹이를 잡고 있던 한가로운 백로 한마리
다시 애마를 몰아 율두산 산행을 위해 지석리로 들어가다 들판에서 한가로이 먹이를 먹고 있는 많은 백로들의 움직임에 도시 생활에서 찌든 마음의 병을 치료해 본다.
가까이 다가가도 크게 놀라지 않고 또한 드넓은 들판에 유기화합물이나 농약을 주지 않는 청정 쌀을 생산하는 지역이다 보니 저렇게 많은 수의 백로들이 매년 찾아와 일시적인 보금자리로 삼을 수 있음에 다시 한번 내가 살아왔던 세상과는 동떨어진 별나라 세상임을 실감해 본다.
지석리에 세워져 있던 실향민들을 위한 망향대
지석리로 들어 가 다시 한번 산행 들머리를 찾아 보지만 찾는 들머리는 보이지 않고 이곳에도 실향민들을 위한 망향대가 설치되어 있고 저 멀리 갯벌과 바다 건너 북녘의 연백이 빤히 내려다 보인다.
사진으로 남기고 잠시 더 완만한 능선을 타고 율두산 산행을 위해 오르지만 금새 그 희미한 등로조차도 없어지고 가꾸지 않은 묘같은 봉분 위엔 그저 흐른 세월을 반영하듯 크고 작은 잡목들이 차지해 작은 능선들을 이루고 있다.
푸른 들판 넘어 고양이산이 아담하게 자리하고
여느 산이였으면 그래도 그 우거진 잡목을 헤치고 능선으로 올라가 등로를 찾아 보겠지만 지뢰에 대한 공포감으로 곧바로 뒤돌아 내려온다.
애마로 뒤돌아 내려오기 바로 직전 군사 철조망이 쳐져 있는 군사 망루에 올라 슬픈 분단의 역사를 가슴으로 느끼고 저 멀리 강화에 우뚝 솟아 있는 별립산의 당당함도 담아본 후 다시 애마를 타고 우측으로 기수돌려 드라이브를 즐겨본다.
비어있는 망루에서 바라본 시멘트 길과 푸른 들판
율두산 산행을 하지 못하기에 특별한 것이 없는 지석리 율두산 주변을 애마를 타고 둘러본 후 무학리 가는 길에 펼쳐진 드넓은 들판을 가로지르는 시멘트 농로를 타고 다시 탁트인 바닷가 군사 망루에 올라 본다.
잠시 저 망루에 올라 군대시절도 회상해 보고 분단의 아품을 가슴으로 느끼며
좌측으로 고양이산이 섬처럼 보이고 그곳에 군사 막영같은 건물과 정상부에 군사 초소하나가 눈에 들어온다.
다가가 확인하고 싶었지만 포기하고 이곳에서도 망루에 올라 손에 잡힐듯 가까워진 북녘땅을 바라보며 그 푸른 파도 위 창공을 자유롭게 한가로이 날아가는 철새들의 마음을 헤아려 보기도 해 본다.
언제나 우리네 사람들은 저 철새들처럼 자유롭게 남북을 가고 올수 있을련지.
한가롭게 푸른 들판을 자유롭게 날고 있는 백로 한마리
다시 그곳을 빠져나와 우측으로 기수를 돌리니 어느곳을 가더라도 평화롭게 들판에서 먹이 사냥을 하는 하얀 백로들의 움직임에 다시 정차시켜 한동안 바라본다.
긴장이 감도는 군사 철조망과는 달리 몇백미터 떨어진 이곳은 참으로 평화로운 모습이 아닐 수 없다.
난정저수지 관리사무소 쪽에서 바라본 저수지와 수정산의 북쪽 끝자락
무학리라는 큰 이정석이 보이더니 곧바로 난정저수지 입간판도 보인다.
관리 건물이 있는 쪽 뚝방을 타고 오르니 바다같은 거대 저수지의 모습이 광활하게 들어오고 그 반대쪽 끝자락에는 수정산이 길게 난정 저수지 한면을 가로막아 뚝방 구실을 하고 있다.
수정산에서 바라본 난정저수지와 무학리 마을 풍경
사진 몇장 찍은 후 난정리로 들어 가 이름도 예쁜 수정산 산행을 마치고 뒤돌아 나와 서한리와 동산리 들판과 갈대밭 그리고 수중보등을 거치며 산과 바다 그리도 들녘의 삼박자 모두를 즐겨보는 시간을 가져본다.
수정산에서 바라본 난정저수지, 군사 철조망 그리고 들어갈 수 없는 해변과 갯벌
하지만 이제와 자세히 해변가를 살펴보니 이곳까지도 군사 철조망이 쳐져 있어 사면이 바다와 접한 교동도 섬이지만 3면이 접근할 수 없는 해변이다 보니 육지와 연결된 해변 같은 삶을 강요받은 주민들이 아닌가 생각해 본다.
마침 드넓은 평야를 주었고 그래서 이렇게 특화된 벼농사를 짓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에 미치니 고개가 절로 끄덕 거려진다.
들판 수로에 무성하게 자라고 있는 갈대숲
다시 양갑리를 통해 봉황산 끝자락까지 갔다 오르지 못할 산이기에 뒤돌아 나오며 마지막으로 읍내리로 향한다.
옛풍경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그곳 읍내리 풍경을 몇장 찍은 후 교동읍성과 화개사 그리고 읍내리 비석군을 들려본 후 연산군이 죽었다는 장소는 다음으로 미뤄본다.
교동읍성 정문에서
다시 월선포 선착장에 도착해 달려드는 갈매기떼들과 시간을 보내니 벌써 아침에 떠났던 창후리 선착장에 도착하고 아침보다는 늘어난 차량행렬로 약간의 정체는 있었지만 너무나 새롭고 아픈 장소를 다녀온 추억을 되새기며 하루를 마감해 본다.
월선포에서 창후리로 나오며 찍은 갈매기떼들의 연이은 비상
조만간 아이들과 함께 다시 들려 책으로만 봤던 분단의 현실을 보여주고 얕으막한 산상에서 새로운 경험을 만들어 줘야하겠다는 계획으로 여행 일기를 마친다.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칠갑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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