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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 후기/서울의 산

관악산 산행 후기

by 칠갑산 사랑 2007. 12.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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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일자 : 2007년 12월 25일(성탄절)

산행지 : 서울과 과천 그리고 경기도 안양에 걸쳐 있는 관악산

날씨 : 바람 한점 없는 화창한 겨울 날씨(봄 날씨처럼 따스했음)

산행인원 : 칠갑산 나 홀로(산행중 아시는 산우님 2명과 동행)

산행코스 : 사당역 - 능선길 임도 - 팔각정 - 선유천 약수터 - 낙성대 국기봉 우회 -

          헬기장 - 마당바위 삼거리 - 남근석 - 암릉길 - 과천 파이프 능선 갈림 헬기장 -

          559봉 - 관악사지 절터 - 연주대 - 관악산 정상 - 암릉 로프길 - 솔봉 -

         과천 파이프 능선 갈림 헬기장 - 불난 지역 - 과천 향교 - 과천역(4호선)

산행시간 : 놀면서 널널하게 4시간 30분

 

 

성탄절날 마음의 고향 같은 관악산에 올라 땀흘린 하루를 보내고

 

너무나 바쁜 일정으로 토요일과 일요일 산행도 못하고 일에 파묻혀 있다보니 참으로 오랫만에 나서보는 산행이다.

원래 계획은 24일 월요일날 저녁 일찍 일이 마무리 되면 전북 진안으로 내려가 호남 알프스 종주를 하려고 하였으나 너무 늦게 일이 마무리 되는 바람에 12시가 다돼 파김치가 되어 집에 들어오니 만사가 귀찮아 진다.

 

 관악산 정상석

 

느굿하게 아침 햇살 받으며 눈을 뜨니 날씨가 참으로 화창하다.

주섬 주섬 배낭 챙기고 옆지기가 준비해 준 점심 도시락과 과일 및 음료수를 챙겨 집을 나서면서 어디로 들머리를 정할까 고민하다 사당역으로 향한다.

거기에서 예기치 못한 산우님 만나 함께 산행하며 즐거운 하루를 열어 본다.

정확히 오전 11시. 

 

사당 지하철역에서 남현동 골목을 지나 계곡에서 올라 가는 능선길

 

늘 다니던 야등 코스를 정해 남현동 골목길을 돌고 돌아 계곡이 있는 산모퉁이 들머리 찾아 잠시 옷정리 한 후 지루한 계곡 돌 계단길 버리고 능선길을 택해 빠르게 올라 본다.

많은 등산객들로 인해 가끔은 지체되고 어려운 산행길이 계속 이어지지만 어짜피 즐기려 나왔던 산행, 여유로운 마음으로 빠르게 진행하다 보니 어느덧 넓은 임도에 도착하고 곧바로 좌측으로 나 있는 나무 계단을 따라 등산객들 발길이 뜸한 길을 선택해 진행해 나아간다.

 

팔각정 가기 전 서울 시내가 내려다 보이는 곳에 있는 돌탑 

 

나이 지긋한 노신사도 홀로 땀 흘리며 힘겨운 숨 몰아 쉬고 부부로 보이는 다정한 등산객들도 오손도손 정겨운 이야기 나누며 사랑을 키워가고 있다.

관악구와 강남구가 훤히 내려다 보이는 돌탑 옆에서 잠시 거친 숨 몰아 쉬고 다시 완만한 능선길 따라 등산객들 피해 곡예하듯 앞서 전진하니 아직 생각보다 풍부한 약수물이 목마른 등산객들 목 축이고 그 정겨운 모습 뒤로하고 다시 된비알 오르니 11시 28분에 체력 단련장과 맞닿아 있는 팔각정에 도착한다.

 

계곡 길에서 팔각정으로 올라오다 만나는 체력 단련장 모습  

 

이곳에서 잠시 배낭 벗어 놓고 땀 닦으며 물 한모금 마신 후 다시 등산객들 틈에 끼어 발길 옮기니 앞에 거대한 낙성대 국기봉이 태극기 휘날리며 하얀 백발을 내보이고 다시 땀 흘리며 그곳을 향해 전진하니 선유천 약수터이다.

 

선유천 약수터 이정표 

 

늘 야등할 때 들렸다가 타는 목 달래며 쉬어가던 그곳에서 시원한 약수 한모금으로 목 축이며 산우님들 기다려 다시 여유로운 발길로 마지막 깔딱 고개 오르니 낙성대 국기봉 오르는 삼거리가 나오고 잠시 갈등하다 그곳을 우회하여 헬기장으로 향한다.

헬기장에도 이미 많은 등산객들로 발디딜 틈 없이 붐비고 그곳을 빠르게 지나쳐 평이한 능선길을 걸으며 지난 여름 야등할 때의 고운 추억을 떠 올리며 얼굴 가득 미소를 띄워 본다.

 

낙성대 국기봉을 우회하여 헬기장 쪽에서 바라본 낙성대 국기봉과 휘날리는 태극기 

 

많은 추억과 정겨움이 있었던 야등, 매주 한번씩 저녁에 산우님들 만나 더위 식히며 올랐던 그길이 백두대간이란 중책을 맡으며 마음의 부담으로 접긴 했지만 대간 산행이 끝나면 다시 언젠가는 해보고 싶은 산행으로서 가슴에 남아 있는 관악 야등.

 

마당바위와 남근석으로 갈라지는 삼거리 이정표 

 

어느덧 12시가 지나면서 더 많은 등산객들로 정체와 지체가 반복되어 마당바위 삼거리 갈림길에서 그래도 발길이 좀 뜸한 남근석 길을 택해 내리막으로 진행해 본다.

작은 봉우리 넘어 이런 저런 이야기 나누며 개울을 건너니 올 여름 수량이 남이 있을 때 땀을 씻던 추억에 다시 웃음꽃 피우고 짧은 급경사 오르막 오르자 관악산 정상부의 암자와 연주대 그리고 통신탑이 가까이 다가오고 남근석 옆에 있는 넓은 바위에서 잠시 쉬며 과일을 나눠 먹어 본다.

 

남근석 옆 바위에서 바라 본 마당바위와 쉬고 있는 등산객들 

 

오묘하고 신비스런 남근석을 지나며 찐한 농담으로 어려움 날려 보내고 이제부터 오늘의 하이라이트 미끄러운 암벽 암릉길을 조심하며 올라 본다.

좌측으로는 저 멀리 서울 경마장과 청계산이 시원하게 조망되고 우측으로는 마당바위로 이어지는 주능선길이 많은 산우님들 발길에 몸살을 앓고 있다.

 

꼭 빼닮은 남근석, 너무 멋지지요 

 

어렵게 넓은 바위 암릉 구간을 오르자 더욱 선명하게 마당바위와 낙성대 국기봉이 손에 잡힐듯 보이고 방금 전 잠시 쉬었던 남근석 옆의 넓은 바위도 눈 아래 아름자운 자태를 그대로 내 보이며 하얀 속살을 부끄러운 듯 눈에 들어온다.

 

남근석 지나 암봉을 오르며 찍은 사진 

 

다시 눈 쌓인 능선길 올라 오늘 하산해야 할 과천 파이프 능선 갈림 헬기장에 도착하고 그곳 지나 얼어 있는 등로를 조심하여 오르니 서울대로 향하는 갈림길에 도착한다.

이곳에서 눈 덮힌 정상 봉우리를 우회하여 관악사지터를 향해 우회하여 양지 바른곳에 맛난 점심 상 차려 최고의 먹는 재미를 더해본다.

부족해도 풍요롭고 입맛이 없었다가도 최고의 맛을 느끼는 산상 부�가 있기에 찾는 등산객들도 있다는 말을 실감하는 순간이기도 하다.

 

암릉 구간을 지나 바라 본 연주대와 방송 송신탑 

 

부른 배 어루만지며 다시 발길 옮기니 이미 따뜻해진 날씨 때문에 등로엔 많은 물들이 고여 있고 진흙창으로 변해 있는 곳이 눈에 띄기 시작한다.

조심하며 그곳을 통과하자 연주대와 정상부 암자가 바로 눈 위에 위태로운 모습으로 웅장함을 자랑하고 그 모습 바라보며 전진하자 곧바로 관악사지 암각문과 관악사지 터에 도착한다.

 

관악사지 터 설명판

 

수없이 많은 세월동안 수없이 많이 다녀간 곳이지만 오늘만은 다른 느낌으로 디카에 모든 사진 담고 주의 기울려 정독을 해 본다.

많은 역사적인 사실들을 품고 있는 곳이면서도 너무나 자주 접했기에 무심코 지나쳤던 곳에서 새로운 발견이나 한듯 반가운 마음으로 들떠 있는 자신을 바라보곤 고소를 금치 못한다.

 

연주대 올라가는 돌 계단에서 바라 본 절벽 위 연주암 암자 

 

이곳에서도 잠시 갈등하다 불러오는 배 소화시키자 정상부를 향해 올라 본다.

음지라 녹지 않은 눈으로 미끄러운 오르막 등로를 조심하며 오르자 넓은 임도가 나타나고 정상부로 향하는 돌 계단이 다시 발길 잡으며 속도 조절을 시키고 있다.

오르고 내리는 많은 등산객들 사이로 간신히 땀 흘리며 정상에 오르자 박무로 시야는 약간 가려 있지만 그래도 꽤 멀리 보이는 조망이 참으로 아름답다.

 

관악산 정상에서 바라 본 솔봉과 사당동에서 올라오는 능선들 

 

다만 서쪽으로 서해바다까지 보이길 기대했지만 인천의 고층 빌딩들만이 뿌연 박무속에 그나마 위안이 되어 준다.

서쪽으로 보이는 삼성산과 동쪽으로 보이는 구룡, 대모산 줄기, 남동쪽으로 뻣어 있는 청계산과 북쪽으로 삼각산의 조망이 참으로 멋스럽게 펼쳐져 있다. 

이곳에서 한참을 머물며 절벽 암릉 위에 세워진 암자에도 처음으로 들려 잠시 성탄절날 불심에 내 작은 존재 알리고 이제부터 다시 본격적인 사당동쪽 암릉 로프를 타고 위태로운 곡예를 펼쳐본다.

 

관악산 정상에서 사당동이나 과천으로 하산하면서 지나는 로프 암릉 지대 

 

사실 보이기는 위태롭고 위험하나 이곳에서 어느 누구하나 사고 없이 몇년을 오르고 내리는 것을 보면 보이는 것만큼 그렇게 위험하지는 않은가 보다.

지체되면서도 웃으면서 그 로프 암릉 구간 지나 소나무 한그루가 암봉 정상에서 자라고 있어 솔봉이라 불리우는 봉우리에서 다시 조망을 해 보고 미끄러운 등로를 따라 관악산 입구로 향하는 삼거리 갈림길까지 이어온다.

 

관악산 정상 지나 사당동쪽 솔봉과 등산객들 모습 

 

오는 도중에 관악문 상과 하를 보고 지도 바위도 건너며 신비러운 자태로 빗어낸 자연의 위대함에 고개만 끄덕이고 있다.

다시 완만한 능선길을 따라 아까 올랐던 헬기장에 도착하여 물 한모금으로 목 축이고 이제부터 파이프 능선을 따라 과천으로 하산을 시작해 본다.

오후 2시 50분.

 

파이프 능선 갈림 헬기장에서 바라 본 눈쌓인 관악산 기슭과 정상 

 

이곳에서 부터는 급할 것도 없고 서두를 이유도 없이 자연을 즐기며 세상사는 이야기 나누다 보니 어느덧 산불 났던 지역에 도착하고 올 봄 매쾌한 냄새와 함께 자연의 소중함을 일깨워졌던 기억에 가슴이 아파옴을 느낀다.

 

 과천 파이프 능선 따라 하산하면서 바라 본 불난 지역 및 정상 그리고 연주암

 

작은 봉우리 두어개를 넘자 전에 보이지 않던 인공 가이드와 로프가 내리막 하산길에 박혀 있고 많은 등산객들을 위한 조치라 생각하면서도 자꾸 자연을 파괴하는 느낌에 또한 마음이 편하질 않는다.

 

얼마 안된 철 목책과 로프들, 보기 싫은 모습이다 

 

잠시 산불 감시 초소에서 남쪽 경마장과 청계산 자락을 조망하고 그 인공 철구조물과 로프를 따라 내려오니 벌써 과천 향교쪽 날머리에 도착한다.

시간은 오후 3시 40여분

 

과천 향교쪽 산행 날머리 

 

이곳에서 간단히 막걸리 한잔으로 하루의 수고를 나누고 지하철을 이용해 집으로 귀가한 후 더욱 바빠진 저녁 시간을 가져 본다.

 

갑자기 KBS 무한지대 큐라는 프로그램에서 백두대간 송년 눈꽃 산행을 태백산으로 다녀오자는 제의를 받고 급하게 산악회에 알리고 준비하다 보니 어떻게 하루 저녁이 지났는지도 모르게 지나가고 있다.

 

오랫만에 들렸던 뒷산 관악산에 올라 마음껏 즐겼던 산행의 여운을 담아 정리해 본다.

 

칠갑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