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일자 : 2007년 10월 11일
산행날씨 : 구름 많았으나 시야 좋은 편
산행인원 : 칠갑산 나 홀로
산행코스 : 서원곡 주차장 - 백운사 - 무학폭포 - 663봉 - 715봉(돌탑) - 무학산 정상(761봉) - 서마지기 -
703봉(팔각정) - 서마지기 - 걱정바위 - 무학약수 - 백운사 - 서원곡 주차장
산행거리 : 약 6 Km
산행시간 : 약 2시간 10분
학이 춤추는 무학산 산상의 억새밭에서 푸른 남해바다에 꿈을 실고서
갑작스럽게 경남 함안으로 출장 스케줄이 잡혔다.
산에 가는 병이 도진 뒤로는 도저히 그냥 돌아 올 수 없는 마음이였기에 다시 인터넷으로 경남 함안, 마산, 창원 및 진해에 있는 산들을 훌터 보다 무학산을 찾게 되어 작년 다른 인터넷 카페에서 함께 몇번 산행을 하였던 무학산이란 닉을 사용하는 산우님 생각에 그곳 마산에 위치한 무학산으로 산행을 정하고 아침 6시 30분 집에서 출발한다.
진혁진의 백두대간에서 인용한 마산 무학산 산행 안내 지도
아침 이른 시간이였기에 막힘없이 경부고속도로를 지나 대진고속도로상의 인삼랜드 휴게소에서 인삼 설렁탕으로 아침 해결하고 함안에 도착하니 오전 10시 30분, 내려 오는 도중 올해 백두대간 산행으로 지나온 마루금이 운해속에 희미하게 그 모습 들어내고 환상적인 그 환영에 마음 잡기 힘들었던 아침이다.
육십령 터널과 할미봉 및 남덕유산 마루금 그리고 아름다운 여인네 엉덩이를 닮아 있는 지리산의 반야봉이 일하러 내려가는 이 산객의 마음 마구 흔들어 많이 힘들었던 아침이기도 하다.
언제 시간 내어 산청이나 함양 지방으로 내려와 한번 샅샅히 훌고 올라 가리라 마음 먹어 본다.
근 3시간 30분 동안 업무 처리하고 고객과 헤어져 공장을 나오니 오후 2시다.
서원곡 주창장 지나 들머리에 서 있던 무학산과 마산 9경 안내판
급하게 애마를 몰아 마산시 교방동 서원곡 주차장에 도착하니 오후 2시 30분, 급한대로 차안에서 양복을 등산복으로 갈아입고 차에 남아 있던 500 ml 생수 한병과 근처 포차에서 구매한 캔맥주 한병 배낭에 넣고 산행 들머리로 들어서니 정확히 오후 2시 37분이다.
여기에서 무학산 정상까지는 약 1.9 Km란 이정표를 보고 너무 짧다는 생각에 급하게 산행 코스 수정하여 약 6 Km로 늘린 다음 재빠르게 계곡물 따라 오르기 시작한다.
무학폭포 바로 밑 우측에 있던 거대 암벽
평일인데도 마산 시민들로 부터 사랑을 듬뿍 받는 산을 증명이라도 하듯 많은 등산객들로 붐비고 그중에 젊은 산객이 홀로 산에 오르는 모습에 한심한 백수를 바라보듯 힐끔 거린다.
나야 물론 정상적인 업무 처리 후 산이 좋아 오르는 산객이기에 무시하고 오르지만 이번처럼 뒤통수가 따갑기는 처음이다.
평일 산행의 어려움을 느껴보는 순간이기도 하다.
무학산에 자리잡고 있는 백운사 및 그 옆에 자리한 감나무
백운사 및 그 뜰에 빨간 감의 무게를 못이겨 가지를 늘어뜨리고 있는 감나무를 바라보고 어렸을 적 시골에서의 순박한 추억을 더듬으며 그렇게 오늘의 산행은 시작 되였다.
오르는 중간에 많은 텐트들이 보이고 다가가 살펴보니 모두 주인이 있으며 거기에서 기거하며 겨울을 날 모양이다.
아마도 계룡산에 도사님들이 많듯이 이곳도 도사들이 도를 닦고 기거하기에 산세가 좋고 기가 센 산인가 보다 하는 마음이지만 산객 입장에서 보기엔 자연속에 인공적인 시설물이 난립해 있고 자연 훼손이란 측면에서 영 좋지 않아 보인다.
원 코스는 학봉과 중봉을 거쳐 정상에 오르는 것이였는데 처음 오르는 산이고 뒤통수도 따가워 계곡을 고집하다 보니 길을 잃고 아무도 다니지 않은 바위길이다.
조심하며 한참을 계곡과 바위를 번갈아 가며 오르자 계곡 넘어 우측에 거대한 암벽이 나타나고 조금 더 오르자 맑고 청아한 폭포수가 떨어지고 있다.
암벽 사이를 뚫고 흘러 내리던 청아한 소리의 무학폭포
산행 당시에는 폭포 이름을 몰랐는데 내려 와 찾아 보니 그 폭포가 바로 무학폭포였으며 여름 우기에는 제법 많은 수량으로 마산 시민들의 휴식처로 꽤 좋아 보였다.
그 폭포는 오를 수 없는 가파른 암릉길이다 보니 좌측으로 우회하여 간신히 하늘이 보이는 능선에 오르자 살랑 살랑 바람도 불고 가을을 알리는 예쁜 단풍도 보이기 시작하며 저 멀리 마산과 청원 시가지, 그리고 드넓게 펼처진 푸른 남해 바다가 눈에 들어오며 한폭의 멋진 풍경화를 그려내고 있다.
빛깔도 곱게 물들어 가던 나뭇잎, 너무나 고운 빛깔에 잠시 머물러 본다
오르며 옷깃을 적셨던 땀방울 닦아내며 잠시 전망바위에 걸터 앉아 그 광경을 바라보니 내가 바로 신선이 되어 세월을 낚는 강태공이 된듯 오르길 잘했다는 생각뿐이다.
이곳 중봉에서 올라오는 능선길 지나 대곡산으로 갈라지는 삼거리길인 663봉에 도착하니 어느 산객 한분이 시원한 그늘에 돗자리 펴고 누워 달콤한 잠을 청하고 있다.
방해되지 않도록 조심하며 전망바위에 오르니 눈앞에 펼쳐진 풍경이 가히 절경이다.
가까이 보이는 마산시와 그 뒤쪽 멀리 보이는 창원시의 시가지가 뚜렷이 눈에 들어 온다
마산시에서 바라보면 이곳 무학산은 북서쪽에 위치하며 이곳 전망대에서 바라볼때 동북쪽인 좌로부터 마산시와 창원시의 거대한 도심의 시가지가 가느다란 산줄기와 도로를 사이에 두고 회색빛 암벽처럼 길게 남북으로 누워있고 다시 정 동쪽으로는 두 도시를 남북으로 가르는 마산만(합포만)이 도심의 중심부를 시원하게 가로질러 누워 있다.
다시 급하게 눈을 남동쪽으로 돌리니 옛 영화를 누렸을 현대 조선소 자리에 거대한 공장들이 합포만 저쪽으로 넓게 분포되어 있고 그 앞으로 고래처럼 생긴 돗섬이 예쁜 모습으로 합포만의 중심부에 자리하고 있다.
마산시와 창원시 그리고 합포만(마산만)이 한폭의 수채화를 이루고
다시 남쪽 방향으로 고개를 돌리니 이번에는 진동만과 한창 공사중인 마창대교와 남해 다도해가 그림처럼 펼쳐져 있고 그 끝자락에 이름만 들어도 무시무시한 해병대 훈련지인 진해의 장복산과 그 아래 숨어 있는 천자봉이 손에 잡힐 듯 눈앞에 멋진 모습으로 당당하게 자리하고 있다.
가까이 보이는 고래를 닮은 돗섬과 마창대교 공사 현장 그리고 다도해, 그 좌측으로 진해의 장복산과 천자봉
서남쪽 통영으로 이어지는 수많은 협해와 작은 산줄기들이 다시 산객의 마음 사로잡고, 그 아름다운 비경에 아무 말없이 한동안 넋을 잃고 바라만 보고 있다.
마치 석고상이 된듯 그렇게 시간을 흘려 보내고 문득 정신을 차려 보니 저쪽 북쪽으로 통신 안테나를 머리에 이고 있는 무학산 정상이 빨리 오라 손짓하고 그 부름에 서산으로 기울어 가는 햇살을 받으며 다시 완만한 능선길 따라 오르니 예쁘게 피어 가을 소슬 바람에 나부끼는 억새 군락이 반갑게 반겨준다.
강원도 정선의 민둥산이나 백두대간 산행 중 조봉 가는 길 그리고 화악지맥 가덕산에서 보았던 억새와는 또 다른 아름다움과 멋을 풍기며 까까머리 무학산 능선에 피어 지나는 산객의 사랑을 차지하고 있는 그 모습에 추억거리 만들며 짙푸른 바다와 묘한 매치를 이루고 있다.
억새와 다도해의 멋진 조화속에 발길은 자꾸 멈추고
그 다도해를 배경으로 억새 앵글에 붙여 찍은 사진 한장이 무심한 산객의 평온한 마음을 마구 뒤흔들고 또 여기에서 시간 가는 줄 모르게 그 풍경화에 동화되어 있다.
다시 완만한 능선을 타고 오르니 어느 중년 노 산객 부부가 너무나 다정한 목소리로 쉼터에 앉아 가을을 노래하고 있고 그 정자 옆으로 기구한 운명을 타고 어렵게 자리 보존하고 있는 소나무 한그루가 의자를 벗 삼아 길게 누워 있다.
세상 살기 어려워도 항상 찾아주는 산객들을 위해 멋진 포즈 한번 취해 주고
이제보니 학봉 삼거리, 바로 위 715봉 오름길에 하얀 억새가 군데 군데 군락을 지어 서쪽 마루금으로 넘어가는 햇살을 받아 황금빛인지 사랑빛인지를 반짝이고 있고 그 불빛따라 오르니 넓은 헬기장 위에도 써걱 써걱 울어대는 억새의 노래 소리가 끊임없이 들려오고 있다.
한참을 그 억새가 불러주는 노래 들으며 억새 사이로 숨길듯 보일듯 감질나게 희미한 여인네 속살처럼 숨어 있는 다도해의 전경에 나도 모르게 한숨인지 감탄사인지가 연발되어 나온다.
715봉에 있던 돌탑과 무학산 가는 능선 그리고 정상
헬리포터에서 조금 올라와 이제 의미도 모르는 거대한 돌탑을 배경으로 아름다운 무학의 고운 자태를 가슴에 남기고 여기 저기 흩터져 날리는 억새 숲길을 헤쳐 드디어 무학산 정상이다.
몇몇 산객들이 모여 마산시의 자랑 무학산을 노래하고 수많은 까마귀의 울음인지 웃음인지를 벗삼아 사방팔방 막힘없이 펼쳐진 조망을 마음껏 감상하고 있다.
그 속에 끼여 간신히 사진 몇장 남기고 타 산객에게 부탁해 처음으로 얼굴 나온 사진 한장을 기념으로 찍어 본다.
무학산 정상에서 추억 만들고
무학산 : 경남 마산시 성호동과 교방동에 걸쳐 있는 산
경남 마산의 무학산은 763m 높이에 비하여 산세가 웅장하다.
마치 멀리서 바라보면 어머니의 가슴 같은 포근한 느낌으로 다가오는 부드러운 곡선이 보는 이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준다.
무학산은 낙남정맥의 기둥줄기로 남북으로 길게 흘러 동쪽으로 마산시를 끌어안고 있으며, 발치 아래는 호수같은 마산만(합포만)과 어울러 한 폭의 수채화를 그려 놓은 듯하다.
마산시 뒷편을 병풍처럼 막아선 무학산은 산의 형상이 마치 학이 춤추듯 날개를 펴고 날아가는 자세와 흡사해 무학산이라 불린다.
억새투성이인 주봉과 서마지기를 중심으로 남북으로 길게 주릉을 펼치고 있는 이 산 서쪽사면은 광려산과 마주하면서 경사가 급한 반면, 동쪽 사면은 산세를 열고 마산시를 포용하고 있다.
북릉은 창원시의 천주산역과 이음을 맞대고 느긋하게 경사를 올리면서 두척골, 앵지밭골을 펼친다.
남릉은 대곡산을 통해 만날재까지 내리면서 그 서쪽 끝을 대산으로 흘러내고 있다.
무학산의 백미는 학의 머리에 해당되는 학봉으로 그 암봉미와 학봉 산역 에 피는 진달래 군락이 어우러져 봄에는 절경을 연출한다.
다른 산들은 산불조심 기간이라 하여 출입을 금하고 있는 때에도 무학산 만큼은 늘 산행을 할 수 있어 봄철 건조기 때 더욱 매력을 지니고 있다.
진달래밭은 학의 머리에 해당하는 하봉과 양쪽 어깨 부분에 해당하는 능선 일대에 장관을 이룬다.
이곳의 진달래는 대개 4월 중순 산기슭을 물들이기 시작, 하순이면 절정을 이룬다. 정상에 서면 가장 먼저 남해바다와 돝섬, 진해의 장복산이 시야에 들어 온다.
붉은색 진달래와 대비되어 펼쳐지는 푸른 남해바다의 정취는 감탄사가 절로 나올 정도이다.
무학산 정상에서 찍은 한창 공사중인 마창대교 우측의 다도해를 배경으로
이곳에서 바라 본 마산시, 창원시 및 진해시의 풍경, 합포만과 진동만으로 이어진 바닷길 그리고 돗산과 다도해 및 마창대교로 대표되는 작은 섬군들이 한폭의 동양화라 할까 아니면 풍경화라 할까 그것도 아니면 수채화라고나 할까 이 시간 최고의 비경으로 멋진 선물을 주고 있다.
무학산 정상에서 바라 본 서능의 마루금
다시 해가 떨어지듯 달려가는 서쪽을 바라보니 험준한 마루금을 이루며 여항산과 서북산 그리고 광려산이 그 위풍당당한 위용을 한껏 과시하고 있다.
그 마루금 아래에는 누렇게 익어가는 벼이삭이 황금 들판을 이루고 일손 바쁜 농부들은 작은 점이 되어 이리 뛰고 저리 달리며 수확의 기쁨에 춤사위를 벌이고 있다.
너무나 고요한 자연과 시골 풍경 그리고 대도시의 조화속에 한 산객의 마음도 그 속으로 빨려 들어가고 해가 저무는 것도 모르고 바라만 보고 있다.
통영쪽 다도해와 서능의 마루금 그리고 그 아래 조용한 시골과 황금 들녘
다정스런 연인 산객의 성화에 못이겨 자리 빼주고 다시 또 다른 넓은 헬리포터에서 흔적 남기고 나무 계단으로 이뤄진 서마지기를 향해 하산하기 시작한다.
그 하산길에도 연신 디카 셔터 누르기 바쁘고 넓은 공터의 서마지기에 도착하자 다시 수많은 까마귀떼의 성화에 자리 내주고 광해정, 마여중 갈림길을 지나 억새밭을 이루고 있는 팔각정으로 이동한다.
서마지기 지나 오름길 오른 후 팔각정에서 바라 본 억새와 무학산 정상 그리고 그 오르는 나무 계단들
환상적인 억새의 흔들림에 이 산객도 춤추고 무학산도 춤추며 모든 산객들도 춤사위를 벌이고 있다.
넓지는 않지만 적당한 크기의 군락을 이루며 최상의 조건으로 피어 있어 바람이 스쳐 지날 때마다 시시각각 다른 모습으로 우리들 마음에 깊은 인상을 심어 주고 있다.
억새밭 사이에 들어가 돗섬과 다도해를 배경으로, 서마지기 지난 팔각정에서
수많은 사진으로 그 멋진 모습 남기고 옆에 있던 산객에게 부탁해 억새속의 내 모습도 한장 남겨 본다. 말로 표현하기 힘든 너무나 아름다운 풍경에 조망이다.
서울로 올라가야 하기에 사온 캔맥주는 그냥 보관하고 식수 한 잔 들이킨 후 다시 서마지기로 뒤돌아 와 팔각정에서 세상 사는 즐거움 이야기 나누는 아주머니 틈에 낑겨 과일 한조각 얻어 먹은 후 빠르게 하산한다.
팔각정에서 바라 본 하산길, 서마지기 넓은 공터 및 나무 계단과 무학산 정상
중간에 다시 걱정바위 전망대에서 반대쪽 산머리에 울긋불긋 변해가는 계절의 흐름을 흔적으로 남기고 산행 들머리 가까이에 피로한 산객을 위해 흐르는 무학 약수에 들려 몇바가지에 약수로 배를 채운 후 애마로 뒤돌아와 오늘의 마지막을 고한다.
산객들 피로 풀어주는 맛좋은 무학 약수
서산에 걸려 있는 햇살이 힘을 잃고 서서히 남녘의 어둠이 깔리는 시간에 애마를 몰고 서울로 돌아오니 행복한 하루의 미소가 거울에 비춘 내 얼굴에 반사되어 환희에 찬 자신을 비추고 있다.
감사한 마음으로 마산에 있는 무학산에 잘 올라 멋진 구경 잘 하고 돌아 왔다 자축하며 후기글을 갈무리 해 본다.
칠갑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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