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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 후기/경상도 산

비슬산 산행(2006년 4월 24일)

by 칠갑산 사랑 2007. 9.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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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 후기] 산가네 대장님과 함께한 비슬산 정기 산행
글쓴이 : 칠갑산 번호 : 3647조회수 : 2352006.04.24 02:02

계속되는 산행에 무거워진 눈껍풀을 달래가며 옆지기 써누를 앞세워

진달래 축제가 열리는 비슬산에서의 멋진 산행을 위해 여러 산우님들이

기다리고 있을 사당역을 향해 달려 갔지요. 낮익은 산우님도 계시고 또

낮선 산우님들도 계셨지만 모두 아름다운 진달래 향연을 즐길 들뜬 마음에

어릴적 소풍 가던 날의 아침 풍경이 회상되었지요.

 

마중 나오신 오륙도 회장님을 뒤로 한채 우리를 태운 버스는 시원하게 뚫린

경부고속도로를 타고 룰루랄라 봄내음 물씬나는 남으로 남으로 달려갔지요.

준비한 떡으로 아침 요기하고 휴게소에서 목마름을 달래준 음료수와 커피

한잔에 우리는 모두 황제가 되었었지요. 다시 시작된 버스 여행은 창가를 타고

흐르는 연두빛 산하에 내 마음 빼앗기고 한장의 추억 메모장을 만들었지요.

 

어느덧 우리를 실은 버스는 호젓한 시골길을 벗삼아 비슬산 참꽃 축제를

알리는 유가사 입구에 다다랐지요. 울긋불긋 낙엽보다 더 곱게 채색된

수많은 등산복의 행렬에 지친 버스는 우리를 또다른 행렬속으로 밀어넣고

오후의 재회를 약속하며 우리곁을 멀어 갔지요. 이렇게 우리와 비슬산의

만남은 시작되고 화창함을 더해 뜨거워진 햇살은 벌써 여름을 재촉했지요.

 

유가사를 지나 시작된 진달래 산행, 약간의 깔딱고개 및 재수없는 계단

오르기는 처음부터 산우들의 목마름을 더하고 선두와 후미의 간격을

벌리기 시작했지요. 사뿐사뿐 춤추는 산가네 대장님과 선두, 폭탄만

피해보려 안스럽게 매달리는 중간 그리구 이미 진달래를 잊은지 오래된

후미. 이렇게 우리는 하나이면서도 따로인 아름산우님들이 되었지요.

 

무거운 돈통에 힘겨워 하고 있는 벽영총무님, 폭탄대장이라 놀림 받으며

그 뒤를 따르는 메밀꽃님, 우루사 후미 대장에 이끌려 부부행세하고 있는

연도님 그옆에 눈치없는 채영님. 그리고 얼떨결에 후미대장이 되어 비슬산을

날아다니는 피그님. 모두 정상 진달래꽃 군락지에서의 진달래꽃 향연을

꿈꾸며 그 힘든 오르막길 이겨 냈었지요.

 

어느 시인은 말했었지요 세월의 빠름을. 그러나 정상에서의 진달래는

시간의 흐름을 멈춘채 한겨울의 모진 풍파를 이겨낸 자랑스런 장수의

모습 그대로 봄의 향기를 거부하고 있었지요. 가끔 일찍 피어 수줍은

미소를 짓고 있는 꽃잎 사이로 추억 만들기에 바쁘기도 했지만 성급한

우리네 마음과 달리 어머니 젖가슴이 되어 계절에 순응함을 알렸지요.

 

한껏 자랑하며 준비한 진수성찬으로 진달래 나무 군락지 옆 갈대밭에서의

맛나는 점심은 그나마 우리에게 위안을 주웠지요. 이제 다시 하나가 된

아름산우님들, 그 곳에서 손에 잡힐듯 보이는 비슬산 정상 대견봉을 향한

발걸음은 몽울져 바람에 흔들리는 오솔길 양편의 진달래 나무를 바라보며

점심과는 다르게 너무 빠른 우리의 방문을 탄식하고 있었지요.

 

도착한 대견봉에서 흔적만들기 한컷. 그리고 삼층석탑까지 이어진 우리들의

추억 만들기. 여기 저기 카메라 셔터 소리에 플래쉬 터지는 웃음에 왁자지껄

했지요. 자연학습나온 유치원생처럼 하나 둘 손까지 들어가며 인원 확인하고

돼지들의 숫자세기처럼 매번 틀려 두세번씩 반복되었지요. 그래도 짜증없이

모두 즐겁게 숫자 맞춰 하산할 수 있었지요.

 

식어가는 등줄기의 땀과 달리 후끈 달아오른 등산화속에 숨어 있는

발바닥을 식혀준 계곡에서의 족탕. 누구랄 것도 없이 그 시원하고 짜릿한

족탕에 만개하지 않은 진달래꽃의 아쉬움을 달랬지요. 아 2주 후에 다시

올수만 있다면, 모두들 그런 희망섞인 아쉬움을 토하며 산채 비빔밥으로

허기진 배를 채웠지요. 언제 다시 올지 모르는 아쉬움만 남긴채.

 

아쉽지만 안산 즐산 리딩하신 산가네 대장님, 후미에서 한명의 낙오자 없이

모두 동참할 수 있도록 고생한 우루사 후미 대장님, 그 무거운 돈통 지고

그 험난한 일정 소화해낸 벽영 총무님, 중간 중간 꼬리 잡아 주신 피그님,

그리고 엘리사님과 오늘 함께한 40인의 아름 산우님들. 모두 모두

고생하셨구요. 내일 부터 활기찬 또 하나의 인생 노트 만들자구요.

 

저도 이제 이만 꿈나라 여행을 시작하렵니다. 안녕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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