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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 후기/서울의 산

벌가벗고 멱감던 추억 되살린 아름다웠던 삼성산 야등기

by 칠갑산 사랑 2007. 9.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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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 후기] 벌가벗고 멱감던 추억 되살린 아름다웠던 삼성산 야등기(청주대장님과 함께한 삼성산 야등 6/15)
글쓴이 : 칠갑산 번호 : 4077조회수 : 2432006.06.16 10:07

언제부턴가 목요 야등은 내 삶의 일부분이 되어 자연스런 생활이

되었지요. 지금까지도 삼성산 야등엔 자신없어 하는 옆지기 꼬드겨

함께 갈 정도로 그 동안 많은 정을 쌓고 또 함께함을 즐겼노라

생각했지요.

 

오늘은 특별 손님들도 많이 오시고 또 새로운 님들도 오신다는

전갈을 컴으로 부터 받았네요. 모두가 함께하는 산우님들이 있기에

가능한 야등이며 즐기는 시간이겠지요.

 

평소보다 좀 많은 인원에 청주 대장님 만족하면서도 겁먹은 얼굴

역력 합니다. 후미에서 꽁지잡이 하시던 다소미님에게 선두

부탁하며 후미 책임진다 말씀하셨지요. 정말로 후미가 걱정되어 하신

말씀인지 아님 오늘 예쁜 산우님들 많이 참석하여 작업 준비 중이셨는지는

알 수 없었지만, 아무튼 평소와 다른 산행의 묘미를 주웠지요.

 

눈치 없는 옆지기 써누가 대장님 옆에 붙어 분위기 깨고 어쩔 수 없이

칠갑산이 대장님 옆을 지킵니다. 좋은 두 커풀이었지요. 누구였냐구요?

그것까진 말못합니다 ㅋㅋㅋ. 산상 데이트를 축하나 하듯 조금씩 밀려들기

시작한 밤안개는 우리의 자취 감추고 발아래 빛나는 불빛마저 가린채 우리를

축복하듯 춤추며 말했지요. 이 시간 지나면 기회 없으니 좋은 시간 되시라고.

 

잠시 흐르는 땀 훔치며 앞서간 산우님들 채취 밟으며 무거운

한걸음 한걸음 옮기고 있을때 더욱 눈치 없으신 효원님 같이 가자

기다리고 있네요. 어쩔 수 없이 작업 및 데이트 포기하고 안전한 산행하자

마음 다잡아 보았답니다.

 

제1 전망대 돌아 어느새 제2 전망대, 이미 선두는 보이지 않고

남아 있는 다섯 산우님들뿐, 청주 대장님, 효원님, 고니님 그리고

써누와 칠갑산. 밤안개에 가려 희미하게 자신의 존재 알리려

힘들게 흔들리는 야경을 벗삼아 한잔의 시원한 맥주로 목마름

달래며 영원히 사라질지 모르는 불빛 잡아 한장의 추억 만들었지요

 

이제부턴 선두 잡이가 시작될 모양입니다. 힘들어하는 고니님

유혹하며 앞서 달리는 대장님과 써누 길잡이 된 칠갑산 사이에

낑긴 효원님, 힘찬 발걸음 옮겨 선두 따라가려 몸부림 치지만 더욱

앞길 막고 누워 있는 자욱한 밤안개가 오늘은 쉬엄 쉬엄 가라 앞길

막고 있네요.

 

험하고 가파른 언덕이었지만 극복 후 떨어지는 땀방울에 주체

못하는 희열과 행복함 그리고 기쁜 마음으로 어느새 삼막사

국기봉에 인사 드리고 우리들만의 아지트에 여장을 풀어 봅니다.

 

살랑살랑 불어 주는 바람에 어려웠던 산행의 고달품과 달콤하면서도

비릿한 땀방울 날리고, 야등의 멋과 아름다움 그리고 이밤 여기 있는

우리들의 깊은 우정 나누며 함께함을 감사했었지요. 모두의 가슴에 남는

추억의 한컷으로 정상에서의 행복을 만끽하면서.

 

이제 하산입니다. 오르막길에서 보았던 밤이슬과 운무는 불어오는

남풍에 자리 비우고 편한 하산길 밝혀 주었지요. 삼막사 위에

위치한 남근 바위에서 또하나의 추억 만들고 계곡물 흐르는 소리

벗삼아 비탈진 오솔길을 내려옵니다. 그 옛날 더위 식히려 나왔던

앞산 밑 개울에서 친구들과 발가벗고 멱감던 그 시절이 반추되어

대장님 발목잡고 주저 앉았지요. 오늘 우리도 여기서 발가벗고

멱이나 감고 가자고.

 

멱감는 달콤함을 채우지는 못했지만 피곤한 다리 식히며 때묻은

우리들 마음도 깨끗히 닦아낸 멋진 밤이었답니다. 오솔길 따라

반딧불 날리듯 우리들 운무속의 화려한 삼성산 야등은 이렇게

저물고 누구랄것도 없이 다음주 여기에서 다시 만나자는 무언의

약속으로 마무리 했지요.

 

행복한 시간 만들어주신 청주 대장님과 그 행복을 나눠주신

레인보우 총무님 그리고 그 행복을 나눠 가진 우리 산우님들,

사랑하고 행복한 마음으로 다음주에도 또 만나길 바랍니다.

사랑하는 삼성산 야등을 마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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