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하루를 마치고 일찍 보금자리로 돌아와 리모콘맨이 되는 순간 솟아지는 따가운 시선을 느끼며 아름 산방을 기웃거리다 처음 뵙는 청주 대장님의 삼성산 야등 공지를 보며 급하게 나의 구세주님을 만나러 관악역을 향해 발걸음을 재촉한다. 항상 그랬듯 첫 도착을 상상하며.
일찍 보금자리를 박차고 나섰지만 삶의 고단함에 지처 늘어진 몸을 태운 열차는 오늘따라 왜이리 늦게 달리는지. 신도림역에서 20분을 허송세월 후 도착한 역에는 이미 모든 산우님들 도착하여 처음보는 칠갑산의 모습만 기다리고 계신다. 미안한 마음에 웃음으로 인사 후 야등을 향한 걸음 재촉.
처음부터 시작되는 릿지 및 약간의 깔딱 고개를 넘으며 다시 겨울로 되돌리려는 계절의 역행을 흐르는 땀으로 달래본다. 차갑게 불어오는 꽃샘바람도 산우님들의 열정에 잠시 우리의 친구 솔바람이 되어 이마와 등줄기에 흐르는 땀을 식혀준다. 1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안양의 아름다운 야경을 벗삼아 단체 사진 찰칵.
화려함에 젖어 그 뒷편에 가려진 고요하고 잔잔한 여유를 몰랐던 나에게 적막한 봉우리와 봉우리 사이에 피어났다 사라지는 삼성산의 야등은 실망으로 이어졌고 다시 삼성산을 찾을 수 있을까하는 혼자만의 우울함에 가슴이 조여온다. 이렇게 삼성산의 야경은 내마음에 상처만 남기려나.
그러나 그게 기우였음은 금방 2 전망대에 오르면서 바뀌어 아차산과는 또다른 세계로 나를 매료시킨다. 시원하게 쭉뻗은 고속도로와 가로등 그 사이를 분주이 오가는 작은 반딧불들 그리고 아름다운 여인의 자태를 숨겼다 살포시 보여주듯 봉우리 사이에서 애간장을 녹이는 불나방들.
다시 세찬 바람을 가르며 국기봉 정상을 향해 가는 길은 햇살의 도움을 받으며 지나던 그 길과는 너무나 다른 우리 일곱산우들만을 위한 진달래 양탄자가 되어 발걸음을 가볍게 만든다. 잠시 쉬어 서울과 이어진 또다른 이웃에서 빛나는 야경을 바라보며 각자의 보금자리를 그려본다.
길지는 않았지만 쉽지 않았던 정상에서 한잔의 막걸리와 따스한 커피로 몸의 한기를 털어내고 시작된 대장님의 명강의, 여기는 서울 관악 금천 저멀리 한강 및 남산타워, 요기는 산본 산본 앞치마에 숨은 평촌 그리구 조기(먹는 조기가 아님)는 인천 남동공단 및 광명역사 등등 거침없다.
화려하고 환상적이지는 않았지만 마음을 앗아 가기엔 더욱 감동적인 삼성산에서의 야경, 급하지도 그렇다고 너무 완만하지도 않은 산행길, 그 산행길을 닮아, 보일듯 말듯 잡힐듯 잡히지 않는 여인의 고운 살결처럼 마음속 깊이 간직된 최고의 야경중 하나가 되었으리 내 마음속에.
선두 이끌면서 노심초사 추위에 떨지 않을까 바위에 미끌어지지 않을까 고생하신 청주 대장님, 그 뒤를 바짝 붙어 빡센 산행을 주도하신 레인보우님 그리고 멀리서 동참하신 피그님, 주등에 야등까지 넘 수고하신 경하님, 예비 아름 산우 청주 2 님, 후미대장으로 든든한 살림꾼이었던 다소미님.
모두 모두 건강하시고 담 산행에서 삼성산의 더욱 멋지고 아름다운 야경 다른 산우님들께 보여 드릴 수 있기를 기대하며 오늘의 잔잔한 감동에 마침표를 찍습니다. 좋은 밤 되시옵고 남은 한주 행복하옵소서. |
'산행 후기 > 서울의 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두번째 한 삼성산 야등 (0) | 2007.09.10 |
---|---|
삼각산을 다녀와서 (0) | 2007.09.10 |
아차산 야등을 다녀와서 (0) | 2007.09.10 |
진달래 벗꽃 향연 관악산 글구 삼성산 (0) | 2007.09.10 |
삼각산 순환 종주를 마치며 (0) | 2007.09.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