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할 것 같던 이 겨울도 아침 저녁으로 조금씩 더 진한 초록색으로 채색되는 산야에 자리를 내주고 어느 누구도 거역 못하는 시간의 흐름을 따라 오늘도 또 하루의 활기찬 아침을 시작합니다 야등의 아름다운 추억을 꿈꾸며.
오늘은 불애님의 첫 야등 번개가 있는 날. 신청은 하였지만 예상되는 흑비의 불안함에 또 어떠한 야등으로 추억의 한페이지를 만들어 낼 수 있을까 걱정이 앞선다. 함께 할 산우들을 산방을 통해 확인하는 순간 불안감은 현실이 되어 취소라는 낯익은 단어가 산방을 어지럽게 만들고 있다.
좀 일찍 보금자리로 돌아와 함께하는 짝꿍에게 산상에서 즐길 수 있는 만찬의 일부를 부탁하고 바삐 아차산을 향해 달리는 마음 지하철에서 내려 꽂히는 뭇 시선들을 베낭에 담아 아차산의 야경 위에 뿌리리라 다짐하며 다다른 곳 아차산 역.
이밤도 첫 도착. 황홀한 불빛 나비의 몸짓은 '밤에 비'란 일기예보와 함께 이마음을 흔들고 스치는 바람은 귓가에 다가와 야등과 황사비의 엇박자를 속삭인다. 지난 주 보았던 야경은 가능할지, 또 어떠한 모습으로 서울의 밤이 이 가슴 한 귀퉁이에 자리매김 할련지 무지 궁금한 시간.
양손에 바리바리 싸 들고 모습을 보이는 산우님들. 들고 올라 갈 걱정보다는 여기 참석함을 기쁘게 생각하며 케이크에 촛불을 당겨 샴폐인을 터트린다. 불애님의 첫번개 및 피그님의 생일을 동시에 축하하며 엘리사님의 정성 깃든 떡으로 마무리. 이제부터 야경 감상의 순서이리라.
바위를 타고 좀더 하늘에 맞다은 곳을 향해 질주하는 산우님들. 그곳에서 벅찬 가슴으로 서울야경의 찬사를 부르며 한컷. 변하지 않고 지키고 있는 그 자리 그 곳이건만 왜이리 또다른 자태로 우리의 시적 영혼을 흔드는 걸까. 우리 모두는 이 순간 시인이 되어 한편의 아름다운 시를 한강변에 띄운다.
다시 우리의 산행은 좀더 아름다운 야경이 보이는 아차산 정상을 넘어 용마산 에 다다르고 그 꼭지점의 중요성을 불애 대장님께 교육 받는 착한 어린이되어 경청한다. 한국 측량의 시발점이된 꼭지점. 대단한 의미임엔 틀림 없으리. 그저 평범한 서울 근교산이려니 여겼건만 그 심오한 뜻이 있음을......
금잔화 아니 수정을 박아놓은 듯 하나 둘 모여 또 다른 아름다움을 만들고 있는 서울 야경을 벗삼아 이곳에서 산우들과 어울려 다시 한컷. 영원히 아름다운 한장의 추억이 되길 가슴의 메모장에 굵고 칼라풀한 연필로 찜해둔다. 기억이 쌓이더라도 찾기 쉽도록.
팔각정에서의 본격적인 축하 만찬은 시작되고 오늘 산행이 야등인지 파티를 위한 등산인지 종잡을 수 없는, 이 시간 바라보이는 수 많은 서울의 불빛만큼 이나 많은 찬들을 보며 누구랄 것도 없이 우리는 하나가 되었다. 불애대장님의 첫 번개 그리고 피그님의 생일 축하하며 한잔술에 '생일축하합니다....' 박수
일기예보의 틀림이 이리도 통쾌하고 스릴만점인 것을 그전엔 몰랐답니다. 후회하실 많은 산우님들 그리고 앞으로 동행하실 산우님들, 오늘 우리는 여기 모여 다시 못올 시간을 아니 다시 못 만들 추억을 가슴에 품고 시원한 생맥주 파티의 뒷풀이로 마감합니다.
첫번개 불애 대장님 아무 탈 없이 성공적으로 이끌어 주신 오늘 만큼 앞으로 더 좋은 산행 부탁 드리며 총무로 또 무거운 떡 준비로 고생하신 엘리사님의 노고에 감사 드리며 함께한 모든 산우님들 건강하십시요. 마지막으로 산행엔 참석 못했지만 뒷풀이에서 장미꽃까지 준비하신 백조님께도 감사의 마음 전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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