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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 후기/전라도 산

아 잊지 못할 그 이름 지리산 뱀사골

by 칠갑산 사랑 2007. 9.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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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 후기] 아 잊지 못할 그 이름 지리산 뱀사골 (금수강산대장 7/8)
글쓴이 : 칠갑산 번호 : 4230조회수 : 5232006.07.09 03:28

어리석은 사람이 머물면 지혜로운 사람으로 달라진다하여

붙여진 이름 지리산

명산중의 으뜸이라는 그 지리산에서도

가장 가고 싶고 그리워 했던 뱀사골

 

여름철엔 삼복 더위를 얼어붙게 하는 냉기가 감돌며

골짜기가 뱀처럼 심하게 곡류한다하여 불려진

잊지 못할 그 이름 뱀사골을 가기 위한 설레임은 

새벽부터 분주한 발걸음으로 시작했지요.

 

찌푸린 하늘에 시꺼먼 먹구름이

우리들 들뜬 표정에 시기라도 하듯 앞길 방해하지만

누구하나 눈길 주지 않네요

그 만큼 모두가 원하고 다녀오고 싶은 곳이였었지요

 

우리들 마음 읽었는지

함께한 산우님들 태운 버스도 시원하게 뚫린 고속도로를 달려

벌써 성삼제 들머리에 도착해 우리들 내려 놓고

안산 후 다시 보자 인사하며 운무속으로 달아나네요

 

시원한 바람과 신선한 공기 그리고 구름위 운무 

누구랄 것도 없이

우리는 하나되어 마음속으로 크게 외치고 있었지요

지리산아 내가 왔다 뱀사골에 우리가 왔다.

 

자연의 멋을 반감시키는 인공도로를 타고

노고단에 이르는 길은 약간 실망으로 변했지만

노고단의 구름바다는 금새 우리의 기우를 탓하듯 그 명성 그대로

우리 모두를 구름위에 태웠지요.

 

오늘의 산행이 마치

구름을 타고 지리산 뱀사골을 여행하는 일정을 알려주듯

바람에 실려 두둥실 춤을 추며 반기는 낮게 깔린 운무가

우리들 마음을 뒤흔들고 말았답니다.

 

한장의 추억으로 노고단과의 아쉬운 이별을 고하고

이제부터 벌거벗은 원시림과의 만남을 준비합니다

구름 사이로 보일듯 말듯한 이름모를 잡목들과 들꽃들이 어서오라

우리 인도하고 아름다운 목소리로 노래 들려주는 산새들의 합창에 

우리들만의 구름길 만들어 여행을 시작했지요.

 

우거진 지리산의 원시림이 잠시 구름 걷어내고

울긋불긋 너울대는 우리들 율동에 장단 맞춰 햇님 감추니

그 신비로운 자연의 자태에  열린 입 다물지 못하고

숨소리마저 끊어질듯 환희하던 아름산우들.

 

가끔 그 원시림이 구름속에 솟아

운무와 함께 불어오는 살랑바람에 웅대한 자태 뽐내며

때로는 그 모습 살짝 감춰 우리들 마음 빼앗았던 그 곳

가도가도 끝이 없던 그 원시림 터널을 지나니 하늘이 열리고

임걸령 샘터가 잠시 쉬어가라 자리 만들어 주웠지요.

 

임걸령 샘터에 앉아 다시 하나됨을 한장의 사진으로 확인하고

준비한 간식으로 허기 달래고 비어있는 물통에 약수 채우니

여기 모인 우리 모두는 이미 멋진 산꾼들이 되어

환한 얼굴에 만족한 미소로 화답했지요.

 

어느 누구하나 뒤처지거나 힘들어 하는 산우님은 보이지 않습니다

모두 최고의 등산객 아니 등산가로서

이길을 만끽하고 즐기고 있는 듯 보였지요

다시 우리들을 기다리고 있는 삼도봉을 향해 

힘차게 진군 나팔 불고 있는 금수강산대장님을 따라 

하나 둘 구름위에 자리 잡고 앉아 봅니다.

 

34인 모두 탔지만 아직 여유가 있어 보였지요

가끔 힘겨워 하며 지나는 객도 태워 함께 여행하고

이미 목적지에 도착한 다른 산우님을 내려도 드렸지요

말로 표현하기 힘든 너무나 아름답고 멋진 구름 바다에

모두 넋을 잃고 바라보며 느낄뿐

그 느낌을 전할 말을 찾지는 못하는 표정들이었지요. 

 

삼도를 낳은 봉우리에서 전북, 경남, 전남 도민이 서로 마주보며

천지인 하나됨을 기리다란 명문이 새겨진 곳으로

낫의 날처럼 일어섰다하여 낫날봉이라고도 불리는 이곳에 올라

또 한장의 앨범 만들었지요.

 

반야봉을 등지고 남쪽 불문장등의 능선을 바라보면

좌우측에 연등골과 피아골이 보이고

토끼봉이 가까이에 놓여있어 전망과 경치가 그만인 이곳에 오늘은

하얀 운무와 구름만이 우리들 타는 속 달래 주고 있었답니다.  

 

어느덧 그리던 뱀사골 산장에 도착에 옹기종기 모여 앉아

이 세상 최고의 만찬상 차리니

뱀사골 계곡이 나도 한입달라 입벌리고 있었지요

구름 위에 앉아 먹는 만찬

어느 군주가 이보다 더 맛나고 배부른 만찬을 즐겼을까요.

 

우리들의 즐거움과 행복을 질투하는 가랑비가 옷깃을 적시니

숨쉴 틈도 없이 대장님 앞장서며

입벌린 뱀사골의 비경속으로 빨려 들어갑니다

아니 뱀사골과 한몸이라도 된듯 그렇게 흡입되었지요. 

 

너무나 맑고 깨끗해

물보라치며 떨어지는 폭포 소리가 아니었더라면

그곳이 우리들을 위해 새로 만들어진 길인양 

발길 했을 뻔한 명경지수.

 

수백폭의 그림이 낙수 소리와 조화되어 기나긴 너덜구간 지나는

이 마음 붙잡고 이 멋진 또다른 세상 구경하며 가라 속삭였던 계곡

100여개의 크고 작은 폭포와 연못들이 기암절벽과 어우러져 

지나는 나그네 불러 자태 뽐내고

오늘 늦어도 좋으니 힘든 다리 들여 놓고 하나되자 노래했지요.

 

하늘나라에선 이슬빗님 보내 더욱 환상의 나라 만들고

기나긴 뱀사골 계곡과의 만남을 축복해 주었던 시간

대장님 혼자만이 계곡의 평온함과 분노의 두 얼굴을 알기에

마음 바삐 날아 다녔지요

그 마음 알면서도 그토록 그리워하고 애모했던 곳이기에

헤어지기 아쉬워 잠시 눈길 주며 이야기 나눴던 순간들

 

불자의 애환과 시름을 대신하여 한 고승이 제를 올려

영험을 봤다는 제승대

전병과 같은 모양이라 하여 이름 붙여진 병소 및 용이 머리를

흔들며 승천하는 모습으로 일명 지리산의 흔들바위란 요룡대를

지나니 어느덧 그 길고 긴 터널의 끝이 보였지요.

 

너무나 시원하고 냉기를 느끼는 뱀사골 얼음물 속에 탁족하니 

하루의 피로가 풀리면서 모두 함께했다는 뿌듯함에

포만감을 느꼈지요

아 잊지 못할 그 이름 지리산 뱀사골이여.

 

무사 등반을 자축하며 시원한 맥주 한컵으로 타는 목 달래니

구름타고 뱀사골 둘러본 소감이 어땠냐며

하늘에서 굵은 빗방울 보내 물어 보았답니다

모두 같은 목소리로 답했지요

오늘 기분 만땅이었다고요.

 

남원에 들려 그 유명한 추어탕으로 맛난 저녁 해결하고

돌아오는 버스에서 멋진 한곡조로 산행 마무리한 오늘

우리들의 영원한 산행대장 금수강산님께 감사 드리며

오늘도 웃음과 즐거움 더해 주느라 고생하신 미산 총무님께 박수를

그리고 중간 중간 고생하신 위아남 대장님과

후미에서 고생하신 사륜구동님께 고마움을 전합니다.

 

마지막으로 오늘 함께한 34인의 산우님들

무사히 즐거운 뱀사골 사냥에 성공 하심을 축하 드리며

자주 또 산행에서 멋지게 완주할 날 기대합니다.

 

늦은밤 즐거움과 행복에 취한 칠갑산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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