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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 후기/경기도 산

삶의 일부가 되어버린 야등기

by 칠갑산 사랑 2007. 8.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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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 후기] 삶의 일부가 되어버린 야등기 (6월 20일 돈반구리대장님과 구름산야등)
글쓴이 : 칠갑산 번호 : 4111조회수 : 2172006.06.21 16:43

이제는 별 특이할 것도 없고 이상할 것도 없이 자연스럽게 삶의 일부분으로

받아 들여지는 야등이 있기에 바쁘게 살아온 하루를 접으며 구름산으로

향했지요. 지금까지 느꼈던 설레임이나 산우님들을 만난다는 기쁨은 덜

하지만 마음에 여유가 있어 좋고 또한 번잡스럽지 않는 마음이 좋았답니다.

 

하나둘 구름산 들머리에 모여 인사 나누고 간단히 몸풀기 체조하며

밤나무에서 밀려오는 찐한 남성의 향기에 살랑대는 여성의 속마음을 살짝

엿보았던 야등.

 

아직 어둠을 밀어내려 발버둥 치는 저녁놀이 하루의 멋진 마무리를 위해

달려온 우리들 발길 인도하며 탁한 공기 뿜어 내라 손짓하는 구름산 수풀

속으로 밀어 넣었지요. 참으로 많은 인파가 야등길 동행하여 힘겹게 오르며 

말벗이 되고, 엄마 아빠 손잡고 순진한 미소 머금은 아이들 동심은 벌써 

산행의 어려움도 잊은 채 재롱 떨기에 바빴던 시간.

 

오늘 처음온 새내기라 인사하면서 화사한 웃음으로 옆지기도 동참한다는 소식

전하며 부르던 닉 소백산, 이 산방에 이미 소백산이란 산우님이 있어 다른

닉으로 조만간 동참한다는 이야기에 또 한명의 든든한 후원자 생겼다는

즐거움 만끽하며 고마움 표했던 수정화님, 앞으로 자주 뵙자 약속했지요.

 

어느덧 우리들 발길은 어둠이 깔린 쉼터에 올라 흐르는 땀 훔치며 발밑에

반짝이는 야경을 벗삼아 한잔의 시원한 막걸리로 우정을 더했지요. 쉬는

동안 다정한 이웃만나 잠시 담소 나누는 요한님을 뵈면서 도시에서는 보지도

느끼지도 못했던 함께 사는 이웃의 정을 다시 생각해 보았고요.

 

오르는 도중 불꽃님의 다급한 전화벨 소리에 서울 멋쟁이님과 함께 일찍 하산

하심이 많이 걱정됐던 밤, 아무일 없이 무사하기를 바랄 뿐이었답니다.

 

구름속에 솟았다는 구름산 정상 운산정에 올라 시원한 한줄기 바람에 온갖

시름 덜고 다시 애기능 저수지로 향했답니다. 하산길에 약수터 들려 몸

보양된다는 천연 약수로 목축이고 한장의 사진으로 추억을 남겼지요. 그리고

베낭 비우니 여기 저기 즐거워 함박 웃음 터트리고 우리들의 마지막 종착지

영회원에 들려 역사속 권력의 비애를 다시금 배웠지요.

 

잠시 한솔님과 사진 찍는 동안 우리 젊은 산우 둘다 버리고 아무도

안보이십니다. 아무리 목매어 불러도 대답이 없고 렌턴 불빛 휘둘러도 반응이

없습니다. 잠시 고민하다 둘의 마음이 통했지요 이 한밤 제대로된 운동이나

하고 가자며 다시 구름산 정상을 넘어 회기를 시작했지요. 대장님께 손번

남기고 날아가듯 달린 구름산, 제법 굵은 땀방울이 맺히고 남아 있는 식수

비우며 그렇게 우리의 이유있는 알바가 끝나갈 쯤 앞서가던 산우님들 난리가

났었답니다.

 

운영진들게 전화하여 우리들 수배하였으나 산속이라 통화는 두절되었고 

기다릴 수도 없고 갈 수도 없었던 시간들. 얼마나 속이 타고 미웠을까요

칠갑산과 한솔님이. 어찌됐건 죄송했습니다 나머지 산우님들.

 

무사히 회기하여 웃음띤 얼굴로 헤어짐을 나누니 긴장의 끈이 풀리면서

우리 모두 수고했음을 달나라의 왕자님과 별나라의 왕비님이 축하해

주었답니다.

 

일상의 삶이 되어 버린 야등, 마실 다녀오듯 늘 가까이 대했던 높지않은 산이

었건만 함께함의 소중함을 깨달은 멋진 야등이었습니다. 벌써 내일의 삼성산

야등이 그리워짐은 이미 일상의 일부분이 되었다는 증거일련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