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토요일은 어디에서 어느님들을 만나야 하냐며 이삼일 전부터 온 산방 뒤지며 휘젓고 다녔지요.
내일 일요일부터 일주일 동안 그리운님들 얼굴도 못보고 그 하고 싶은 산행도 못하게 된 상황이라 더욱 애간장 태우며 손가락 운동 시켰답니다.
그래 다른 대장님들 뒷꽁무니에서나 만났고 남의 대장님 잔치상 앞에서나 인사 드렸던 돈반구리 대장님 모시고 구름산에 올라 구름이나 한번 타보자며 아침 일찍 결정하고 바삐 먹거리 챙겨 철산역으로 향했지요.
좀 일찍 도착해 무료함 달래고 있을 때 헐레벌떡 뛰어오며 '아이고 대장님 제가 좀 늦어 죄송합니다 저 신딥니다' 아니 이게 왠 봉창 두드리는 소린가요 저는 대장이 아니고 칠갑산인디 신디님 ㅎㅎㅎ 이렇게 우리 둘 갑장의 인연은 맺어졌지요
잠시 후 순심님과 함께 모습 보인 대장님의 픽업 써비스 이용해 산행 들머리인 보건소 앞에서 달방님 만나 우리들의 멋진 구름타기는 시작 되었답니다.
온 천지를 뒤덮고 있는 너무나 아름답고 달콤한 아카시아 꽃닢과 꿀 향기가 산행 시작부터 우리들 발목잡고 같이 놀자 하였지요 그 유혹 너무나 강렬해 거절하기 힘 좀 들었지만 우리들의 또 다른 꿈인 구름 탈 기대에 한발 한발 그곳으로 향했답니다.
가리대 전망대에 잠시 발걸음 멈추고 갈증 풀어 봅니다. 흐릿한 날씨에 저 멀리 월곶까지는 아니더라도 발 밑에 펼처진 광명역사를 바라보며 그저 목덜미 타고 흐르는 땀을 식혀주는 시원한 산들바람만으로도 좋은 것을.
다시 시작된 소 갑장 막내들의 재잘거림에 가뿐히 구름산 정상인 운산정에 올라 잡아 탈 구름 찾아 보지만 우리가 좀 늦었나 봅니다. 운산정에 모여 길게 줄 서 구름 기다리는 다른 손님들 보니 오늘 구름타기는 글렀나 봅니다
순심님이 선물한 아이스크림 입에 물고 구름산의 내력이나 알고 가자며 마음 달래 봅니다. 옛 이름은 아방산이었는데 항상 구름에 잠겨 있다하여 구름산이라 개명했다는 안내판에서 그 역사를 배웁니다.
아쉬움 달래며 약수터 옆 그늘에 모여 우리들만의 만찬을 즐깁니다. 카메라가 없어 그 풍성한 풍경 담아 오지 못함이 더 큰 아쉬움으로 남았지만요.
자 이제부턴 공지대로 종주 시작할 모양입니다. 쇠똥구리로 너무 많은 친구들 울려 별명이 되었다는 돈반구리 대장님의 발걸음이 빨라집니다. 그 뒤에 빠짝 붙어 대장님 몰아 붙이는 신디 갑장, 헉헉 대며 후미에서 힘들어 하는 순심님 모시며 든든한 걸음하시는 달방 형님.
가학산 돌아 금붕어가 살고 있는 약수터에 도착해 전혀 예상치 못했던 산장 금붕어들의 재롱잔치 바라보며 비어 있는 물통 꽉꽉 채웠지요 이 빡쎈 종주 완주하려면 필요한 생명일테니까요
오르락 내리락 높지는 않지만 운동으로는 최고인 오솔길로 능선길로 따가운 햇살이 없는 호젓한 우리들만의 서독산행 그 옛날 서독으로 먼 여행길 했던 광부들이 많이 살았다하여 붙여진 아픈 사연을 품고 지금도 입벌려 찬바람 내뿜는 이름모를 광산을 지날땐 가슴 뭉클함을 느꼈지요.
서독산 정상아래 행글라이딩 즐기는 님들 만나 새처럼 하늘을 자유롭게 날고 있는 그 모습에 광부들의 아픈 사연도 함께 날려 버렸답니다.
하산길 갑자기 뒤에서 순심님 헉헉 끙끙 소리냅니다 감기 때문에 좋지 못한 몸 상태로 장시간 종주 하시느라 힘드셔 그런줄 알았지요 그런데 그게 아니라 배가 아파 그런답니다 멀리서 오신 공주 신디님이 오늘 다닌 세산 모두 사놔 땅값은 오르는데 살 땅이 없어 배아프시다며 내는 신음 소리에 함께한 우리는 배꼽 잡고 맘껏 웃었지요
가학산 능선 타고 가리대 쉼터를 돌아 다시 원점 회귀하니 해는 어느덧 서산에 걸려 오늘 우리들의 7시간 30분간의 안전한 긴 여정 반겨 주웠지요.
처음 산행전 우려와는 달리 가까이에 이런 정말 멋지고 근사한 구름산과 가학산 그리고 서독산이 있음을 감사하고 돌아온 산행이었답니다.
하산 후 우리의 종주 반갑게 반겨 주시며 닭도리탕에 막걸리 한잔 나눌 수 있는 기회 주신 상운 차장님께 고마움 전하며 안전한 산안내에 끝까지 잘 리딩하신 돈반구리 대장님 자주자주 여러 산우님들 불러 오늘 같이 멋진 산행 많이 이끌어 주실 것을 부탁 드리며,
감기에 고생하시면서도 웃음 잃지 않고 함께 종주하신 순심님께 홧팅을, 처음 이런 긴 종주 했다고 엄살 피우면서도 후미에서 잘 챙겨주신 달방형님 그리고 그 먼 구리에서 한걸음에 달려와 공주 같은 예쁜 미소와 이야기로 하루 종일 웃음꽃 피워낸 갑장 신디님
모두에게 함께 한 시간 영원한 추억으로 남긴다는 약속으로 마무리합니다.
4050 아름산의 모든 산우님들, 구름산에 올라 제가 못탄 구름 한번 타 보시고 그 느낌 전해주시지 않으시렵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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