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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타리 및 잡동산이/울타리 이야기

2023 김장하는 날

by 칠갑산 사랑 2023. 11.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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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가족이 모여 함께하는 김장하는 날

 

이제 추운날 밖에서 얼은 손을 호호 불며 김장을 해 장독대에 보관하던 시절이 아니고 김치냉장고에 보관하니 조금은 편안하게 담그는 김장이지만 그래도 앞으로 1년동안 먹어야 하는 김장을 담그는 날은 온 식구들이 바쁘고 고된 하루일 것이다.

부모님이 돌아가신 이후로 늘 비어있던 시골집으로 내려가 배추를 사 절이고 씻어 속을 넣고 정리한 후 귀가하면 주말과 휴일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르게 힘든 일정이었는데 이제는 절임배추를 구매해 따뜻한 서울집에서 가족들과 담그는 김장이다 보니 조금은 수월하지만 그래도 결코 쉽지 않은 년례 행사이다.

올해는 모임들도 많고 절임배추를 구매해 김장을 하다 보니 평년보다 조금 앞당겨 실시하는데 절임배추만 있으면 되는 것이 아니기에 사전 준비에 더 많은 시간과 노력들이 필요하다.

이틀 전부터 저녁마다 가족들이 모여 마늘과 생강의 껍질을 까 세척 후 잘 다져 준비해 놓고 금요일 오후부터 작은 텃밭에 들려 심어 놓은 배추와 무우를 수확해 귀가한 후 무우채를 썰고 쪽파와 대파를 까 정리하다 보니 또 하루가 저물어 간다.

인천에 사는 큰처제와 함께 하는 김장이다 보니 처제는 처제대로 준비물이 많아 옆지기와 톡으로 의견을 주고받는 모습이 정겹기는 하지만 김장 후 녹초가 되어버리는 일상으로 인해 걱정스런 시간이기도 하다.

예정된 토요일에 택배회사에 전화하니 구매한 괴산절임배추가 도착은 했는데 워낙 많은 사람들이 주문을 해 배달에는 시간이 걸릴것 같다는 소식에 애마를 이용해 스스로 배달한 후 물기가 제거되도록 정리한 후 점심식사를 하면서 채 썰어 놓은 무우는 커다란 믹서기에서 갈아 마지막 준비를 해 놓는다.

탁배기를 곁들인 점심식사 후 커다란 양념통에 김장을 위해 준비해야 할 양념을 섞다 보니 굵은 땀방울이 연신 흘러 부담스럽고 그렇게 10여상자의 절임배추를 4등분으로 갈라 속을 넣다보니 오후 4시가 넘어서야 드디어 김장은 끝이나고 총각김치와 깃김치를 더 만든 후 정리하니 저녁시간이 다가온다.

서초에 살고 있는 매제와 여동생이 방문해 같이 저녁식사 후 담근 김치 한통과 배추를 나누며 피곤한 하루를 보내고 탁배기 한잔으로 피로를 풀다 보니 올 한해 가장 중요한 김장을 마친 옆지기는 이번에도 역시나 극도의 피곤함과 정신적인 긴장이 풀리면서 일찍 이불속으로 들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