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맥과 중요 지맥 산행(완료)/한강기맥(대간·완)

한강기맥 제6구간 화방고개에서 소삼마치까지 산행 후기

칠갑산 사랑 2012. 8. 4. 2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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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지 : 강원도 횡성군과 홍천군의 한강기맥 마루금 일대

산행날자 : 2012년 08월 04일 (토요일 당일 산행)

산행날씨 : 맑고 화창한 한여름 가장 무더웠던 날씨

산행온도 : 영상 26도에서 영상 37도

산행인원 : 칠갑산 나 홀로

산행코스 : 화방고개(장승재, 406번 지방도로)-460봉-안부-덕구산(670봉)-635봉 헬기장-

               산불감시초소-군부대 철조망-소나무 군락지-벌목지대-사거리 안부-

               532봉 산불감시초소-갯고개-무명봉 고뇌소나무-응곡산(604봉)-갈림길 안부-

               갈림길 안부-묘지-578봉-517봉-먹방 임도-만대산(670봉)-능선 분기봉-바위지대-

               조망바위-만대산 갈림봉(741.1봉 삼각점)-안부 사거리-바위지대-억새밭-

               소삼마치 임도-어둔리-중앙고속도로-산행종료

산행거리 : 약 16.00 Km (한강기맥 구간 14.50 Km 화방고개에서 소삼마치까지,

               접속구간 01.50 Km 소삼마치에서 어둔리까지)

산행시간 : 쉬고 잠자고 여유롭게 사진 담으며 08시간 50분 (05시 25분부터 14시 15분까지)

교통편 : 애마 이용해 화방고개에 주차 후 산행 시작

            어둔리 마을 주민의 트럭 이용해 화방고개로 복귀

 

한강기맥이란?

한강기맥은 백두대간의 오대산 두로봉에서 분기하여 북한강과 남한강의 물줄기를 가르며 양평 양수리의 두물머리까지 이어지는 약 166.9Km의 산줄기를 말한다.

산경표 상 1백두대간9정맥에 속하지는 않지만 그 웅장한 산세와 심산유곡의 모습은 정맥의 반열에 올려놓아도 전혀 손색이 없을 만큼 당당한 산줄기이다.

백두대간에서 비켜나 있는 오대산 비로봉 줄기를 포함 기맥의 최고봉 계방산으로 솟구치면서 고산준령의 면모를 유감없이 이어간다.

대체로 서진하는 형태의 산줄기가 되며 강원도 평창과 홍천의 경계를 이어가다 횡성을 지나면서 경기도와 강원도의 도계를 잠시 이룬다. 그리고 통골고개에서 강원도와 이별 양평의 용문산 줄기를 달리다가 양수리 두물머리에서 그 화려한 맥을 마감한다.

심산유곡의 험준한 준령을 간직한 탓에 변변한 찻길도 별로 없으며 오직 걸음품을 팔아 해결하는 야성의 산길도 자주 접한다.

 

 

가장 더웠던 삼복 무더위에 또 한 구간 이어 놓고 무탈하게 내려 온 이야기들

 

 

선답자들의 산행 후기를 참고한 후 난해하고 어려운 정맥 산행을 진행해 무탈하게 맥 잇기 산행을 다녀왔기에 단 한명의 후답자라도 다시 이 산객이 걸었던 마루금을 걸으면서 산행에 도움이 될 수 있다면 하는 즐거운 마음으로 가능하면 정맥 마루금에 충실하게 적으려 노력하며 산행 후기를 적는다.

 

너무나 뜨거운 삼복더위와 열대야로 인해 잠도 잘 자지 못하는 시기에 20여 키로미터가 넘는 거리를 걷는다는 것이 조금은 무리가 아닐까 생각을 하지만 어짜피 걸어야 하는 마루금이기에 오늘도 마음 단단히 먹고 이른 새벽에 집을 나선다.

옆지기가 동행해 준다고 하지만 새벽에 애마를 끌고 혼자 다시 와야 한다는 사실이 부담이 되기에 오늘은 혼자 떠나는 외로운 시간이 되였다.

하지만 한강기맥에 들면서 제대로 된 좋은 날씨는 단 한번도 만나지 못했기에 오늘도 날씨에 대한 희망은 포기한 채 무탈하게 약속된 장소까지 걸어 완주 할 수 있기만을 희망해 보는 시간이다.

뻥 뚫린 경춘고속도로를 타고 산행 날머리인 화방고개로 들어가니 약간의 이슬이 있기는 하지만 6구간만에 처음으로 안개의 공포에서 벗어나 제대로 된 사물을 보면서 산행을 시작할 수 있는 시간이 되였다.

하지만 그것이 오늘 산행에서 이 산객의 발목을 잡을줄은 꿈에도 생각을 못하고 진행하다 소삼마치로 내려오니 오늘이 가장 무덥고 기온도 가장 높이 올라간 날이였음을 알고 잘한 탈출이란 생각이다.

무더운 여름날 맥 잇기 산행을 한다는 것이 얼마나 힘들고 어렵게 진행해야 하는지 많은 생각을 한 시간들이였다.

 

만 1주일이 지나 다시 만난 화방재 즉 장승재의 화방고개 이정석을 만나니 감회가 새로운 시간이다.

화방고개는 자료를 찾아 보니 원래 고갯마루 아래에 있던 홍천군 동면 노천리의 허뱅이 마을이 화방마을로 변하며 고개이름도 그 마을의 명칭을 따 화방고개라 불려졌다고 전해지는데 이곳의 옛날 이름은 새목이(새매기, 조항, 조현)로서 새의 목처럼 생겼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는 이야기도 전해지는 듯 하다.

지난 구간 내려온 406번 2차선 포장도로의 도롯가에 서 있는 화방고개 빗돌을 사진에 담은 후 다시 주위를 둘러 보고 산행을 시작한다.

 

어둠을 헤치고 도착한 화방고개를 지나 10여미터 더 남쪽으로 내려가면 도로 우측에 약수터가 있고 그 앞 넓은 공터에 애마를 주차시킨 후 산행 준비를 한다.

지나 다니는 차량이 많지 않기에 조금은 여유롭게 산행 준비를 한 후 약수터로 올라가니 1주일 사이에 수량이 많이도 줄어 든 느낌이지만 한바가지 받아 마셔 본 물맛은 지난주보다 더 맛이 있다는 생각이다.

이제 오늘 헤어지면 언제 다시 만날 수 있을지 기약조차 없는 약수터이지만 산을 좋아하는 산객이니 앞으로도 기화가 되면 다시 만날 수 있을 시간이 올 것이란 믿음을 남겨 본다. 

 

도로 반대편의 지난 구간에 내려 왔던 등로와 그 옆에 서 있는 화방고개란 빗돌을 사진에 담은 후 다시 406번 지방도로와 오늘 들머리쪽을 사진에 담아 본다.

6구간만에 처음으로 안개 없이 여명의 빛을 받아 제대로된 날씨의 도움을 받고 있다.

사진 한장 남기고 도로 안전 표지판이 서 있는 옆 수풀을 헤치고 들어가니 보이지 않던 이슬이 풀섶에 내려 앉아 잠시 산객의 등산바지와 등산화를 적시지만 우려할 정도는 아니다.

초반부터 가파른 오르막 등로를 타고 오르며 참으로 힘들고 고통스러웠던 오늘 산행을 시작하는 것이다.

 

약간은 가파른 오르막 된비알을 타고 오르니 첫번째 봉우리 직전에 삼거리 갈림길이 나타나는데 좌측 오르막 등로가 더 확실하지만 이 산객은 직진의 등로를 타고 오르니 금새 주능선에 도착을 한다.

능선에 드니 도로에서의 빛은 사라지고 아직도 어둠이 남아 사진을 담는데 어려움이 있어 후레쉬를 끄고 촬영을 하다 보니 몇장은 사용 할 수 없을 정도로 엉망이다.

소나무와 갈참나무가 섞여 있는 무명봉을 넘어 완만한 내리막 등로를 타고 내려가니 아름다운 갈참나무 군락지가 반겨 준다.

 

 

잠시 더 내려가니 다시 잡목이 등로를 채우고 평이한 등로로 이어지더니 등로는 우측으로 다시 떨어지고 있다.

내리막 등로를 타고 내려가다 등로 좌측을 바라보니 검은 천으로 경계를 만들어 출입을 통제하는 모습이 보이는데 그 천 넘어로는 별로 특이한 사항도 없는듯 한데 왜 출입금지인지 궁금해 진다.

나즈막한 안부를 지나 좌측에 잣나무 군락지를 바라보며 오르니 다시 평이한 등로가 열리는가 싶더니 소나무 군락지를 지나 460봉에 도착을 한다.

 

다시 멋진 소나무와 갈참나무가 조화를 이루는 평이한 등로를 타고 걸어 보는데 벌써 가온이 많이 올랐는지 두 다리에 전해지는 어려움이 느껴지는 시간이다.

안개가 사라진 등로엔 바람 한점 없이 삼복 무더위가 찾아 들고 벌써 아침 해가 뜨기도 전에 온몸은 땀으로 흥건히 젖어 온다.

그렇게 평이하지만 아름다운 등로를 타고 진행하니 고사목이 넘어져 있는 나즈막한 안부를 지나는데 좌측으로는 화방이와 홍천중앙연수원 하산길이 그리고 우측으로는 새목으로 내려 갈 수 있는 사거리 갈림길이다.

 

안부를 지나 오르니 다시 멋진 잣나무 군락이 나타나고 완만한 오르막 등로로 이어지는데 삼거리 갈림길이 나타난다.

뚜렷한 좌측 등로를 타고 사면 등로로 진행을 하다 보니 어딘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고 우측 능선길을 등로도 없이 치고 오른다.

올라 주능선에 도착을 하니 뚜렷한 마루금이 나타나고 그 등로를 타고 오르막 된비알을 딸 올라 본다.

오르는 도중 잡목 사이로 떠오르는 일출을 만나 환호성을 지르며 몇장 담아 보지만 잡목 사이에서 담은 사진이다 보니 생각보다 많이 아쉬움이 남는 시간이다.

그래도 오랫만에 아침 일출을 만날 수 있었음에 감사한 시간이기도 하였다.

 

일출을 담은 후 계속 이어지는 완만한 오르막 등로를 타고 오르니 갑자기 등로 우측으로 전망바위가 나타나고 그 바위 아래로는 절벽을 이루고 있다.

그 전망바위로 올라 잠시 망중한을 즐기며 흐르는 땀방울을 닦아 본다.

전망바위 아래로는 오늘 새벽 이 산객이 지나온 406번 지방도로가 내려다 보이고 그 주위로 새목과 덕우의 마을 풍경도 눈에 들어 온다.

한강기맥에 들어 제대로 된 조망과 풍경을 바라 볼 수 있는 유일한 시간이기에 더욱 애틋한 마음으로 바라보는 시간이다.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공작산을 찾아 보지만 공작산은 아직 눈에 보이지 않고 숨어 있다.

 

등로 뒤쪽인 동쪽을 바라보니 그곳에는 지난 구간 어렵게 올랐다 내려 온 대학산과 응봉산의 산그리메가 이글거리며 떠오른 뜨거운 태양 아래 아름답게 펼쳐져 있다.

수묵화처럼 다가오는 멋진 조망에 금새 일어나지 못하고 한동안 그 전망바위에서 머물러 본다.

태양이 뜨면서 급작스럽게 올라가는 열기 때문인지 온 몸에선 더욱 많은 땀방울이 금새 옷깃을 적시는 시간이다.

 

전망바위에서 잠시 쉬어가며 몇장의 사진을 남기고 다시 배낭 둘러메고 등로를 타고 오르니 이제는 등로 좌측으로 더욱 아련하고 아름다운 조망이 펼쳐져 있다.

가까운 좌측으로는 어답산이라 생각되는 고봉이 올려다 보이지만 잡목가지로 인해 잘 보이지 않는다.

감투봉도 보이는듯 하지만 확실하지는 않고 앞 산줄기 넘어 저 멀리 원주의 치악산이 보이는 듯 하다.

두어번 올랐지만 그 치악산 역시 늘 안개와 가랑비로 이 산객을 맞이해 주던 산이기에 올해에도 다시 한번 올라 볼 기회를 잡아 보려 하는데 이번에는 다른 불청객 없이 그저 이 산객이 좋아하는 그림같은 풍경을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그렇게 멋진 조망을 즐기며 오르니 다시 완만한 안부가 나타나고 잠시 시원한 바람이 불어 와 그곳에서 쉬며 졸리운 눈을 감고 10여분 달콤한 잠을 자 본다.

자기 전 올라 올 사람이 없는 것 같아 땀에 찌든 등산복은 물기를 짜 나뭇가지에 걸어 놓고 아주 달콤한 시간을 보낸 것이다

잠에서 일어 나 다시 오르막 등로를 타고 오르니 드디어 오늘 첫번째 봉우리인 덕구산 정상에 도착을 한다.

하지만 기대했던 조망은 정상을 둘러싼 잡목들로 인해 전혀 없으며 또한 덕구산에 대한 자료를 찾아 보지만 찾을 수 없어 아쉬운 시간이다.

 

덕구산 정상부를 사진에 담은 후 다시 등로를 타고 전진하니 나즈막한 안부를 지나 다시 무명봉을 오른다.

단풍나무 숲길을 지나 거목 두그루가 정상을 지나는 무명봉에서 다시 잠시 쉬어가기로 하고 땀에 찌든 등산복을 벗어 물기를 짜낸 다음 자리 펴 누우니  이 세상 모두가 내 것이 되었다.

잠시 풍욕을 즐긴 후 출발하니 가파른 내리막 등로가 이어지고 그곳 안부를 넘어 바위들이 보이는 무명봉에 오른다.

그 무명봉을 지나니 다시 나즈막한 안부가 나타난다.

 

다시 안부를 지나 오르니 무명봉에 도착을 하고 내리막 등로를 타고 내려가니 나즈막한 안부에 도착을 한다.

후레쉬를 켜 놓고 사진을 담으니 아직도 어둠이 남아 있는지 불빛이 닿는곳만 밝게 나오고 조금만 멀어지면 어두운 빛으로 나타난다.

다시 나즈막한 무명봉에 올라 능선을 타고 진행을 하니 저 멀리 위에 우거진 칡넝쿨이 등로를 가로막고 그 바로 위에 635봉 헬기장이 보인다.

뜨거운 태양이 내리쬐는 무더운 정상이기에 사진 두어장만 남기고 다시 칡이 우거진 능선 진입로를 뚫고 능선으로 들어가 햇빛을 피해본다.

이곳 역시 주위에 잡목들이 우거져 조망은 전혀 없다.

 

평이한 능선을 타고 햇빛을 피해 진행을 하니 금새 억새풀이 우거진 등로가 나타나고 등로 우측으로 무인산불감시초소가 높게 올라가 있다.

잡목들로 사방이 막혀 봄철과 가을철에 산불감시요원이 올라 온다 해도 제대로 된 산불감시가 가능할지 의문시 되는 초소의 위치이다.

잠시 머물며 사진을 담는 사이에도 이 산객의 몸에 부딫혀 사각거리는 억새의 울음소리는 언제 어디에서 들어도 많은 것을 생각하게 만든다.

 

그 무인산불감시초소를 지나 완만한 내리막 등로를 타고 내려가니 갑자기 등로 앞에 군부대 철조망이 가로막고 이제부터 등로는 그 군부대 철조망을 우측에 두고 철조망 따라 진행된다.

무성하게 자란 잡목과 잡풀이 철조망을 따라 자라 있어 진행에 어려움이 있지만 그 철조망 안쪽으로는 군인들이 정리를 했는지 말끔하게 치워져 있다.

이곳 등로도 깔끔하게 정리해 줬다면 좋았을 것을 하는 아쉬움이 남지만 이렇게 철조망을 타고 진행 할 수 있게 해 주는 것만으로도 고마워해야 할 시간인듯 하다.

 

그렇게 군부대 철조망을 타고 10여분 진행하니 철조망이 우측으로 휘어지는 지점에서 등로는 좌측 능선으로 이어지고 있다.

약간은 가파른 오르막 등로를 타고 오르니 무명봉에 도착을 하는데 칡넝쿨이 등로를 가로막아 전진하는데 어려움을 겪는다.

어렵게 칡넝쿨 지대를 넘으니 벌목지대가 펼쳐지고 그 벌목지대에는 잣나무가 식재되어 자라고 있는 모습도 눈에 들어 온다.

 

그 잣나무 식재 구간을 지나 전진하니 등로 좌측으로 좌운리쪽 마을과 좁은 평야 그리고 그 뒤로 펼쳐진 나즈막한 산줄기가 아름답게 펼쳐져 있다.

그 산줄기 우측으로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병무산과 발교산을 찾아 보지만 잡목으로 가려져 보이지 않아 조금은 아쉬움이 남는 시간이기도 하다.

무명봉을 넘어 진행하니 큰 소나무들이 등로 좌우에 자라고 있는 군락지가 펼쳐져 있고 그 아름다움에 잠시 취해 보는 시간이다.

완만한 내리막 등로를 타고 소나무 군락지를 통해 내려가니 평이한 등로가 이어지고 그곳에서 등로 우측으로 올려다 보이는 공작산이 너무나 가깝게 그리고 아름답게 다가와 있다.

언젠가 가을 단풍이 곱게 물들면 다시 한번 올라가 보고 싶은 공작산에서 이곳을 바라보며 오늘을 꼭 한번 더 추억 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라는 시간이기도 하다.

 

하지만 호사다마라 했던가

이곳에서 잠시 쉬며 멋진 공작산도 조망하며 망중한을 즐긴 후 다시 출발하니 등로는 내리막 등로 우측으로 꺽여 한동안 내려가다 묘지 한기를 지나고 어딘지 이상하다는 느낌에 지도와 나침판을 꺼내 독도를 해보니 이 산객이 진행해야 할 방향은 서쪽인데 자꾸만 북쪽으로 내려가고 있다는 독도가 나타난다.

경험상 무조건 알고 있는 곳까지 뒤돌아 가는 것이 알바를 줄인다는 확신을 가지고 있기에 흐르는 땀범벅이가 되어 소나무 군락지를 지나 군부대 철조망까지 뒤돌아 간 후 천천히 진행하며 등로를 확인한다.

주위 등로를 확인하며 걸어 내려오니 아무리 찾아 봐도 잘못된 등로가 없어 계속 걸어 본다.

잡목이 우거진 힘든 등로를 타고 다시 어렵게 왔다리 갔다리를 하는 시간이였다.

 

그렇게 천천히 진행을 해 방금 전 올랐던 무명봉의 잣나무 군락지에 도착을 하니 다시 등로 좌측으로 홍천군 동면의 좌운리와 노천리 마을이 그림처럼 펼쳐져 있다.

산줄기들로 둘러 쌓인 마을에 드문 드문 민가가 위치하고 그 민가 주위에 푸른 벼가 자라는 논들이 보이고 황톳빛 경작지들도 내려다 보이는데 무엇을 심었는지 알 수가 없다.

이 모습을 보면 이 산객이 태어나 자란 고향의 마을과 별반 다를 것이 없어 보이지만 그 나름의 차이는 약간씩 있는듯 보이기도 하다.

 

다시 아름답게 펼쳐진 소나무 군락지를 타고 내려 와 등로 좌측으로 보이는 나즈막한 봉우리쪽으로 나 있는 등로는 없을까 주의하며 내려 오지만 여전히 갈리는 등로는 찾지 못하고 방금 전 배낭 내려 놓고 쉬었던 장소에 내려 와 주위를 둘러 본다.

잘못된 곳이 없음을 확인하고 잠시 소나무 군락지에서 쉰 후 우측으로 꺽여 내려가는 등로를 타고 내려가니 묘지 한기가 다시 나타나고 그곳을 지나 조금 더 내려가니 등로는 이제 북쪽에서 서쪽으로 크게 꺽이며 정상적인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확신이 든다.

잘 진행하고 있으면서도 독도를 하면서 괜시리 10여분간 정확한 등로를 찾는다면서 왔다리 갔다리 하며 무더위에 많은 땀방울만 흘리고 있었다.

 

그렇게 소나무 군락지와 묘지를 지나 서쪽으로 방향을 바꿔 진행하니 잡목과 잡풀이 무성하게 자라고 그곳을 지나 조금 더 전진하니 등로 우측으로 벌목지대가 나타나며 오랫만에 멋진 조망이 펼쳐져 있다.

따가운 햇살이 내려쬐지만 그냥 지날 수 없어 잠시 머물며 많은 사진을 남겨 본다.

바로 아래로 벌목지가 내려다 보이고 그 아래에는 인삼밭과 벼들이 자라는 푸른 들판 그리고 민가들이 내려다 보이며 오늘 새벽 이 산객이 지나온 406번 지방도로도 보인다.

그 뒤로 아름답게 펼쳐져 있는 공작산이 올 가을을 약속하고 그 넘어 저 멀리 희미하게 봉우리만 내밀고 있는 백우산쪽과 방태산쪽 연봉들도 옛 추억을 노래하며 바라보고 있다.

 

공작산 우측으로는 응봉산과 대학산쪽 연봉들이 너울지며 너무나 아름답게 펼쳐져 있다.

제6구간만에 처음으로 바라 볼 수 있는 황홀한 조망에 시간가는 줄도 모르게 즐기는 시간이다.

하지만 너무나 따가운 햇볕이 살갗을 파고 들고 그 따가움에 그늘을 찾아 잠시 들어갔다 나오는 순간이기도 하다.

 

공작산 좌측으로는 춘천의 명산들이 줄지어 늘어 선 모습도 눈에 들어 온다.

저 멀리 구절산과 연엽산이 보이는듯 하고 그 옆으로 대룡산도 보이는 듯 하다.

춘천지맥을 걸으며 한번씩 다시 올라야 할 산줄기이기에 마음 속 깊이 새겨 보는 곳들이기도 하다.

저곳에 올라 이곳을 바라보며 오늘 저 산줄기를 찾아 해매였던 시간을 기억이나 해 줄수 있을지...

 

그렇게 벌목지대에서 많은 시간 즐기며 사진을 찍은 후 다시 진행을 하니 나즈막한 안부를 지나 오르막 등로로 이어지는데 그 오르막 등로를 올라 주능선에 도착을 하니 등로는 이제 우측이 아닌 좌측 등로로 꺽여 진행된다.

다시 이어지는 완만한 오르막 등로의 소나무 군락지를 타고 전진하니 등로 좌측으로 묘하게 생긴 커다란 각목의자가 나타나고 곧이어 정상부에 도착해 무인산불감시초소를 만난다.

초소 앞에는 나무 벤취도 있고 그 벤취 뒤에는 고사목에 많은 생각을 해야 하는 글귀도 보인다.

무인산불감시초소 옆에는 어느 산악회에서 붙여 놓은 532봉이란 종이 코팅지도 보인다.

 

그곳 532봉 무인산불감시초소도 역시나 잡목들이 주위를 가로막아 조망은 전혀 없다.

잠시 주위를 둘러보며 몇장의 사진을 담은 후 초소 우측 옆으로 나 있는 마루금을 타고 완만한 내리막 등로로 내려가 본다.

거목의 소나무들과 그 아래 푸르게 펼쳐진 잡풀들이 부조화속에 조화를 이루는 등로를 타고 내려가니 등로는 자꾸만 우측 사면 등로로 내려간다.

한동안 내려가니 안부를 지나는데 살펴보니 이곳이 갯고개로서 홍천군 동면의 좌운리와 노천리를 이어주던 고갯마루였는데 이제는 그 역활도 끝이난듯 등로 자체가 희미하게 사라지고 있는듯 보였다.

이곳에서 다시 등로는 좌측 능선으로 치고 올라가 주능선으로 이어지고 있다.

 

주 능선으로 올라 우측으로 타고 진행을 하니 다시 단풍나무 숲이 기다리고 그곳을 통과하며 맥 잇기 산행을 이어간다.

잠시 평이한 등로가 열리는가 싶더니 완만한 오르막 등로가 시작되고 급하지는 않지만 기온이 오르면서 굵은 땀방울이 온 몸을 적시며 등로에 떨어지고 있다.

참으로 힘든 산행의 연속이지만 포기할 수 없어 힘들게 한발 두발 걸어 본다.

한동안 오르니 능선에 오르고 이제 등로는 좌측으로 크게 꺽여 이어지지만 등로 우측 끝자락에 고뇌하는 모습의 묘하게 생긴 소나무 한그루가 산객의 발걸음을 잡는다.

여러 각도에서 봐도 참으로 오묘하게 생긴 모습인데 이렇게나마 생명력을 지킬 수 있었던 것은 무슨 사연이 있었던 것은 아닐련지...

  

고뇌하는 듯한 소나무 한그루가 정상을 지키는 무명봉을 지나 좌측으로 이어지는 등로를 타고 전진하니 이제 등로에는 시멘트 봉이 서 있고 그 위에는 한자로 뫼산이란 글자도 보인다.

그렇게 평이한 등로를 타고 진행하다 완만한 오르막 등로로 이어가니 금새 604미터의 응곡산 정상에 도착을 한다. 

응곡산의 유래는 나뭇꾼 목동들이 이 산에 나무를 하러 가다가 골짜기에서 소리를 지르면 산에서도 같은 소리로 응한다하여 응곡산이라 불린다는 설이 전해지는 산으로 일명 산세가 상여같다고 하여 행곡봉이라 불려지기도 한 산이다.

삼각점이 있고 어느 산악회에서 붙여 놓은 종이 코팅지 2개가 있으나 이곳 역시 주위 잡목들로 인해 조망은 전혀 없다.

 

이제 아침 9시가 다 되어가는 시간, 아침을 라면 하나만 먹고 견디었더니 출출해지는 시간이기에 응곡산 지나 평편한 등로에 자리 펴고 앉아 준비한 아침 식사를 먹고 가기로 한다.

잠시 배낭 내려 놓고 쉬고 있으니 강한 바람은 아니지만 산들바람이 불어 와 조름이 솟아지고 입었던 옷가지들을 모두 벗어 땀방울을 짜 낸 다음 말리며 준비한 막거리 한통과 김밥으로 허기를 달래 본다.

허기를 면하고 배가 부르니 산행에 대한 의욕이 저하되며 졸음이 솟아지기에 이곳에서도 마음 편히 길게 누워 잠시 단잠을 자고 출발하기로 한다.

 

잠깐 눈만 붙히고 일어나 출발하려고 했지만 일어나 보니 20여분간 아주 달게 단잠을 자고 일어난 시간이다.

잠시 스마트 폰을 켜 살펴보니 오늘이 근래들어 가장 무더운 날씨와 기온이라는 소식에 갑자기 미쳤다는 생각이 머리를 스친다.

방 안에 앉아 에어컨 키고 뒹굴며 보내도 무더운 날씨에 끊임없이 솟아 흐르는 굵은 땀방울을 흘리며 온 몸에 생채기를 내면서 이렇게 맥 잇기 산행을 하는 것이 과연 올바른 선택인지 갑자기 많은 생각을 해 보는 순간이기도 하다.

그렇게 짐 정리하고 배낭 멘 후 출발하니 등로 옆에 예쁜 가는층층잔대가 예쁘게 피어 있다.

가는층층잔대는 우리나라 산이나 들에서 자라며 줄기는 약 80 Cm 정도로 곧고 뿌리고 크고 굵다.

원줄기 끝에 여러 층으로 꽃가지를 치고 총상꽃차례를 이루며 종모양의 자주색 꽃이 많이 달리는 것이 특징이다.

 

가는층층잔대꽃을 담은 후 천천히 맥 잇기 산행을 위해 출발하니 거대한 소나무와 잡목이 어우러진 등로가 나타나고 그 등로를 타고 걸어가니 노란 원추리가 제법 등로 옆에 피어 있다.

몇 년전 덕유산 할미봉 오름길에 드넓게 펼쳐진 노란 원추리 군락지에 반해 평생 잊혀지지 않을 야생화 이름으로 기억되는 꽃이기에 더욱 반가운 시간이다.

소나무와 단풍나무 군락지를 번갈아 타며 진행하니 무명봉에 도착을 해 다시 뜨거워진 몸을 식히고 떠나기로 한다.

 

강한 바람은 아니지만 무더운 더위에 산들바람만으로도 살 맛나는 느낌으로 다가오는 것은 아마도 너무나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게 다시 완만한 오르막 등로를 타고 오르니 무명봉에 도착을 하고 다시 이어지는 가파른 내리막 등로를 타고 내려가니 제법 굵은 갈참나무들이 멋지게 등로를 메우고 있다.

잠시 더 내려가니 거대한 나무 한그루가 등로 옆에 자리를 잡았는데 보기와는 달리 가까이 가 보니 속이 텅빈 고달픈 삶을 살면서 생의 막바지에 접어 든 느낌이다.

 

거대한 고목나무를 지나 계속 내려가니 가꾸지 못한 묘지 한기가 나타나고 그 묘지를 지나 능선으로 다시 들어가니 평이한 등로가 이어지며 등로 옆에는 예쁜 노란 원추리가 산객을 맞이해 주고 있다.

원추리는 우리나라 각처의 산지 계곡이나 산기슭에서 자라는 다년생 초본으로 생육환경은 습도가 높으면서 토양 비옥도가 높은 곳에서 자란다.

키는 50 - 100 Cm이고 잎은 길이가 60 - 80 Cm이며 폭은 1.2 - 2.5Cm로 밑에서 2줄로 마주나고 선형이며 끝이 둥글게 뒤로 젖혀지고 흰빛이 도는 녹색이다.

꽃은 황색으로 원줄기 끝에서 짧은 가지가 갈라지고 6 - 8개의 꽃이 뭉쳐 달리며 아침에 피었다가 저녁에 시들며 계속 다른 꽃이 달리는데 열매는 9 - 10월경에 타원형으로 달리고 종자는 광택이 나며 검은색이다.

관상용으로 쓰이며 어린잎은 식용과 뿌리는 약용으로 이용되는 야생화이다.

옛날 좋은 추억이 있는 노란 원추리이기에 금새 친해지고 반갑게 바라 볼 수 있는 몇 안되는 야생화 중 하나이다.

 

다시 나즈막한 안부를 지나 완만한 오르막 등로를 타고 오르니 무명봉에 도착을 하고 갈참나무가 우거진 등로를 타고 강렬한 햇볕을 피해 본다.

갈참나뭇잎 때문에 강렬한 햇빛을 피해 좋기는 하지만 바람이 불지 않으니 찜통 더위를 그대로 온 몸으로 받아 들여야 하는 것이 고역이다.

지난 종주 시 땀으로 고생하며 온 몸에 생채기를 냈기에 오늘은 중간 중간 쉬면서 등산복과 속옷을 벗어 땀을 짜 내며 진행을 하니 그나마 조금은 참을만 하다.

우회하는 등로도 만나 진행하며 빼곡히 자란 단풍나무 숲도 지나니 578봉 지나 작은 소나무들이 식재된 뜨거운 등로도 지난다.

다시 517봉이라 생각되는 봉우리를 지나 진행을 하니 등로 좌측 저 앞으로 먹방 임도와 이어지는 황톳빛 인도가 보이기 시작하고 등로 우측으로는 멋진 소나무들이 하늘을 향해 쭉쭉 빵빵 올라간 모습도 눈에 들어 오기 시작한다.

 

그렇게 진행하다 오랫만에 만나는 바위를 담은 후 멋진 소나무 지대를 지나기도 한다.

다시 이어지는 내리막 등로를 타고 내려가니 안부를 지나고 이제부터는 다시 갈참나무 군락지로 변하는 등로이다.

등로 좌우로는 이제부터 먹방 임도와 이어지는 임도가 눈에 들어 오고 멋진 소나무들도 눈에 가끔 보이는 시간이다.

다시 잠시 더 진행하니 등로 우측으로 잡목이 사라지고 저 멀리 묵방산이라 생각되는 아름다운 산 하나가 드높이 하늘을 향해 솟아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 온다.

올라 볼 기회가 있을지 기약은 없지만 다른 산들과 연계해 올라 보면 좋을 것 같다는 느낌으로 지나친다.

 

묵방산을 조망하며 내려가니 갑자기 등로 앞에 절개지가 나타나고 살펴보니 드디어 먹방임도가 바로 눈앞이다.

절개지에서 사진 몇장 남기고 우측으로 우회해 내려가니 넓은 비포장 임도인 먹방 임도에 안착을 하지만 너무나 뜨거운 햇살로 인해 사진만 남긴채 곧바로 그늘속으로 숨어 든다.

먹방골이 속한 속초리는 영귀미면(동면)의 면소재지로 속새가 많으므로 속새울 또는 속새골이라 하였는데 덕고개, 등대, 원개울, 꽃골, 느릅나무정이, 사락골, 한갑실, 소니골, 불근봉, 먹방, 고니골을 병합하여 속초리라 하였다는 유래가 있다. 
먹방골에서 이어지는 임도는 묵방산과 응곡산을 굽이굽이 돌아 좌운 희수대로 이어지는데 먹방은 묵방산 아래의 마을이고 묵방산의 큰 골짜기이다.

먹방골은 현재 휴식년제에 들어 출입이 불가능하다. 
묵방산은 그리 높은 산이 아니지만 응곡산과 후동리 만대산과 함께 삼각형을 이루는 산으로 골이 깊고 숲이 우거져 낮에도 컴컴하다 하여 먹묵자를 붙여 묵방산이라 하였는데 마을사람들은 먹방이라 부른다.

먹방은 아직도 심마니들이 목욕재개하고 산신제를 지내는 산으로 산신령이 점지하여 천종산삼을 만난다고 할 만큼  영험한 산이라 한다.

현재는 들어 갈 수 없는 골짜기이지만 언젠가는 한번쯤 들려 세상과 담을 쌓고 쉬었다 나올 수 있는 기회가 있기를 간절히 소망해 보는 시간이기도 하다.

 

먹방 임도에서 가파른 절개지를 타고 올라 주능선을 타고 오르니 큰 소나무 한그루에 많은 가지가 달린 모습이 먼저 눈에 들어 온다.

다시 잡목과 갈참나무가 주류를 이루는 그림같은 등로를 타고 전진하니 갑자기 등로가 가파르게 오르막으로 이어지는가 싶더니 금새 만대산 정상에 도착을 한다.

하지만 이곳 만대산 정상도 잡목들로 둘러 쌓여 조망은 전혀 없다.

 

만대산을 찾아 보지만 그 어떤 내용도 찾지 못해 아쉬운 마음이지만 이곳은 사실 만대산보다는 묵방산 갈림 삼거리봉이란 이름이 맞을듯 싶은 곳이기도 하다.

조망이 없기에 정상부 사진 몇장 남기고 좌측 완만한 내리막 등로를 타고 진행하니 등로 옆에 피어 있는 노란색 원추리가 더욱 예쁘게 다가오는 시간이다.

이제부터 등로엔 지난 가을 떨어진 낙엽이 발목까지 덮히고 바스락 거리는 소리를 들으며 급하지 않게 걸어 본다.

등로 주위의 멋진 소나무 군락지에 눈길도 주며 진행하니 등로 옆에 요가를 하고 있는 모습의 갈참나무 하나가 다시 눈길을 잡는다.

 

요가를 하는듯한 갈참나무를 지나 소나무와 잡목이 어우러진 등로를 타고 전진한다.

등로에 떨어져 썩어가는 낙엽을 밟으며 푸르른 갈참나무 숲을 통해 걸어가니 다시 나즈막한 안부를 지나 나즈막한 무명봉으로 오른다.

그늘진 멋진 등로를 타고 걷다보니 평이한 등로를 타고 진행되다 바위를 만나는데 그 바위에 뿌리를 내리고 끈질긴 생명력을 이어가는 눈물겨운 삶의 현장이 눈앞에 나타난다.

그 바위를 타고 오르며 맥 잇기 산행을 이어간다.

 

바위를 지나 진행하니 시간은 벌써 12시를 넘기고 뱃속에선 허기가 진다며 쉬어가라 재촉을 한다.

소나무 그늘 아래 바위에서 잠시 옷가지를 벗어 땀을 짜낸 후 말리며 준비한 김밥과 맥주 캔 하나로 목마름을 달래며 점심을 먹어 본다.

얼려온 캔맥주가 너무나 마시기 좋게 녹아 있어 단숨에 마시고 나니 살맛나는 시간이다.

점심을 느긋하게 해결하고 땀을 말린 후 천천히 배낭 메고 다시 무더위속 맥 잇기 산행을 이어 간다.

소나무 두그루 사이로 보이는 파란 하늘의 흰구름이 환상적인 날씨이지만 산행하기에는 너무나 무더운 삼복더위이다.

 

배낭을 메고 다시 바위 등로를 타고 걸어가니 연속 바위들이 나타나고 그 바위를 타고 조심스럽게 오르니 등로 우측으로 일망무제 막힘없는 조망이 펼쳐져 있다. 

한동안 조망을 즐기며 그 이름 하나 하나를 불러 본다.

바로 앞 홍천의 좁은 골짜기에 민가와 들녘이 내려다 보이고 그 뒤 저 멀리 춘천의 대룡산에서 홍천의 가리산으로 이어지는 아름다운 춘천지맥 마루금이 환상으로 다가 온다.

그 마루금 위에 떠 있는 흰 뭉게 구름이 하늘 아래 무더운 삼복더위를 아는지 모르는지 무심하게 아름다운 자태를 보이고 있다.

 

그 춘천지맥 우측으로는 가리산에서 백우산쪽으로 이어지는 마루금이 또한 환상이다.

백우산에 대한 자료도 없이 그저 계곡 산행을 위해 찾았다가 짙은 안개로 아쉬움을 남겼던 추억을 생각해 본다.

이제 개별 산행이 아닌 마루금을 타고 이어가는 산행으로 다시 한번 만날 수 있기를 희망하며 아름다운 마루금과의 조우를 마치고 다시 천천히 바위 등로를 타고 맥 잇기 산행을 이어 간다.

 

바위 등로를 타고 조금 더 진행하니 이제 등로 좌측으로 소나무 가지 사이에 아름다운 조망이 열려 있다. 

바로 앞에 횡성의 아기자기한 산들이 펼쳐져 있고 그 뒤 저 멀리 원주의 매화산과 치악산 자락이 다시 옛 추억을 꺼내며 다음 만남을 재촉하고 있다.

늘 안개와 우중 산행으로 인해 그 아름다운 인연을 만들지 못한 치악산이기에 날씨 좋은 날 다시 올라 아쉬움을 날려 버리고자 생각했던 시기가 벌써 4년을 넘기고 있다.

참으로 아름답고 멋진 산그리메가 아닐 수 없다.

 

많은 시간 조망을 즐긴 후 다시 바위 등로를 넘어 평이한 마루금을 타고 전진하니 지금까지 잘 찍혔던 캐논 DSLR 카메라에 문제가 생기고 아쉽지만 그 카메라를 배낭에 넣은 후 똑딱이 올림푸스 카메라로 대체해 사용한다.

고사목을 담으며 진행을 하니 다시 등로 좌측 저 아래로 횡성의 상동리와 어둔리쪽 마을과 도로가 환히 내려다 보인다.

만대산을 찾아 보지만 나뭇가지에 가려 확실한 모습은 보여주질 않는다.

 

다시 평이한 등로를 타고 전진하니 암봉이 앞을 가로막고 그 암봉 위에 뿌리를 내리고 살아가는 나무의 기구한 운명도 눈에 들어 온다.

조심하며 그 암봉과 나무를 잡으며 오르니 금새 741.1봉의 넓은 공터에 안착을 한다.

처음에는 폐헬기장인가 생각을 했지만 헬기장 표식은 없고 한쪽 나뭇가지에 한 산악회에서 741.1봉이란 종이 코팅지가 달려 있고 중앙에는 삼각점이 박혀 있다.

이곳 역시 잡목들에 가려 조망은 없는 봉우리이다.

 

그 741.1봉을 지나 조금 더 걸어 완만한 내리막 등로를 따라 가니 다시 평이한 등로가 열리는데 등로 좌측으로는 벌목된 지대가 나타난다.

그 벌목된 사면 넘어 저 멀리 오늘 올라야 할 마지막 오음산 정상이 우뚝 솟아 있고 그 정상부에 군부대 시설물들도 희미하게 보인다.

이곳에서 그곳 오음산으로 이어지는 능선도 제법 고통을 수반하며 올라야 함을 알려주고 특히나 이 삼복 무더위에 오르기엔 조금 부담으로 다가오는 시간이다.

다만 오음산 우측 저 멀리 용문산이라 생각되는 봉우리가 보여 위안을 삼아 보는 시간이기도 하다.

 

오음산을 좌측으로 조망하며 능선을 타고 진행하니 우거진 단풍나무 터널이 펼쳐져 있고 그 그늘을 타고 조금은 여유롭게 진행하는 시간이다.

이제 오후 1시를 조금 넘겼으니 천천히 걸어 간다고 해도 오후 6시 전후면 삼마치에 도착할 것 같다는 생각이기에 오늘의 산행은 거리와 산행 시간과 관계 없이 천천히 완주를 목표로 전진한다.

식수도 충분히 준비했기에 아직 2리터나 남아 있고 과일과 빵도 남아 있으니 진행하는 것은 큰 무리가 없을 듯 한 시간이다.

 

능선을 타고 내려가니 등로 좌측으로는 계속 벌목지대가 나타나고 앞으로는 오음산이 조망된다.

뜨거운 태양을 머리에 받으며 내려가니 등로 좌측 저 멀리 횡성의 어둔리를 지나 원주의 진산인 치악산이 우뚝 솟아 있다.

참으로 아름다운 조망에 잠시 진행하던 발걸음 멈추고 그 아름다운 풍경을 가슴 속 깊이 담아 보는 시간이다.

조만간 가을 단풍이 지는 날 저 치악산에 올라 종주를 하면서 오늘 서 있던 이곳을 바라보며 추억을 생각해 볼 것이다.

 

사진으로만 봐도 너무나 뜨거운 하루를 연상시키는 등로를 타고 그늘 한점 없이 걸어 내려가니 다시 온 몸이 샤워를 한듯 땀으로 흥건히 젖어 온다.

계속 뜨거운 태양열을 받으며 속옷만 입고 걸어가는 시간은 왜 그리 길고 고통스럽던지...

등산 웃도리 옷이 젖으면 짜서 배낭에 매달고 속옷으로만 진행하다 다시 속 옷이 젖으면 땀방울을 짜 배낭에 걸은 후 웃옷을 입고 진행하는 시간이 되고 있다.

잠시 뒤돌아 올려다 보니 지나온 등로 위에 뜨거운 태양열이 내려 쬐며 삼복더위의 진수를 보여주고 있다.

강인한 정신력으로 버티고는 있지만 조금씩 산행에 대한 의욕이 꺽이며 의지력도 약해짐을 느끼는 순간이기도 하다.

  

다시 계속되는 오음산의 풍경을 앞으로 바라보며 걸어 진행하니 다시 능선으로 들어가고 전진하다보니 등로 좌측으로 원주의 치악산과 매화산이 계속 눈에 밟히며 하루라도 빨리 만나자 약속하는 듯 하다.

다시 계속 되는 우거진 잡목 능선을 타고 걸어가니 바위등로가 나타나고 이제부터는 평이한 등로와 바위 등로가 교대로 나타나는듯 한 마루금을 타고 진행을 한다.

다시 바위에 뿌리를 박고 살아가는 소나무 한그루를 만나고 조금 더 진행하니 바위 등로가 길을 막고 있다.

그 바위를 타고 조심해 넘으며 계속 맥 잇기 산행을 이어가고 있다.

 

다시 낙엽 깔린 등로를 타고 내려가니 바위지대가 나타난다.

바위를 타고 조심하며 오르니 이곳 역시 나무 한그루가 바위 틈에 뿌리를 내리며 힘들게 살아가면서도 제법 굵은 줄기를 보이는 것으로 봐 오랜세월 어려움을 극복하고 살아 남은듯 하다.

이런 모습을 보면서 산행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불태워 보지만 오늘은 왠지 모를 불안감이 엄습해 오는 시간이기도 하다.

 

계속 이어지는 암봉과 단풍나무를 번갈아 타고 진행하니 묘지 하나가 나타나고 그곳을 지나니 급경사 내리막 절개지가 눈 앞에 나타난다.

어디에선가 잘못 내려 오고 있음을 직감하지만 큰 차이는 아니기에 그 절개지를 타고 내려오니 억새가 자라고 있는 소삼마치 임도를 만나 사진에 담은 후 잠시 고민해 본다.

시간은 이제 오후 2시이니 천천히 여유롭게 진행한다 해도 오후 6시 이전에는 삼마치까지 갈 수 있을 것 같지만 날씨가 너무나 무더워 결국 이곳에서 산행을 마무리 하기로 한다.

 

소삼마치의 임도에는 키큰 억새풀만 무성하게 자라고 있다.

이 임도를 타고 전진하면 잠시 후 소삼마치의 정상 등로와 만나고 그곳에서 오음산으로 이어 갈 수 있지만 오늘은 이미 의지도 꺽이고 산행에 대한 의욕마저 사라지니 더 이상 진행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그러고 보니 한강기맥 산행을 하면서 지금까지 해보지 못했던 많은 상황들을 만나고 이것 역시 산행의 일부임을 인정하니 마음만은 불편하지 않게 편안해져 온다.

 

다음구간에 올라 다시 한번 더 만나야 할 소삼마치의 표시석을 담으며 오늘의 한강기맥 마루금 걷기는 마무리를 해 보는 시간이다.

삼마치에 관한 자료를 찾아 보니 홍천군 자료에 다음과 같은 전설이 소개되어 있어 올려 본다.

오음산은 강원도 홍천군 홍천읍과 횡성군 공근면의 경계에 위치한 산으로 해발고도는 930미터인 산이다.

산새들이 많고 봄이면 팥배나무와 야생화가 만발해 옛 산의 모습을 간직한 풍치있는 산으로 주변에서는 가장 높은 산으로 정상 봉우리에는 삼각점이 있고 한국전쟁 때 치열한 전투가 있었던 곳이로 유명한 산이기도 하다.

산의 양쪽에는 큰삼마치와 작은삼마치란 고개가 있다.  

현재는 각 고갯마루 밑으로 터널이 생긴 이후로 옛길을 이용하는 사람은 거의 없고 단지 산행을 하는 사람들만이 가끔 찾아 그 명맥을 유지하고 있지만 홍천과 횡성을 잇는 경계에  삼마치라는 험준한 고개가 있고 고개 마루에는 오음산이라는 높은 산이 있다.
옛날 이 고을 사람들은 오음산에서 다섯 명의 장수가 나리라는 풍수설을 믿었는데 당시에는 고을에서 장수가 나면 마을이 편안하지 못했다고 했다.
그래서 마을 사람들은 고을 사람들은 이 산에서 장수가 나지 못하게 하기 위해 오음산 골짜기 바위굴에 구리를 녹여 붓고 쇠창을 꽂았는데 과연 장수의 혈맥이 끊겼던지 검붉은 피가 용솟음치며 다섯 개의 괴상한 울음소리가 사흘 밤낮을 그치지 않고 울려 왔다.
그 뒤 3일이 지난 저녁 주인을 잃은 세 필의 백마가 나와 힘 없이 고개를 넘어 어디론지 사라졌으며 사람들은 그후부터 이 산을 오음산이라 부르고 이 고개를 삼마치라 불렀다고 전해진다는 이야기이다.

삼마치까지 가지 못하고 이곳 작은 삼마치에서 산행을 다시 마무리하는 것이 개운하지 못하지만 이 삼복 더위에 이곳까지만이라도 무탈하게 진행해 왔다는 사실에 감사한 시간이기도 하다.

옛날 군인들이 닦았다는 임도의 개통기념 표지석이 그 옛날 군대 시절을 떠 올리게 하며 홀로 웃어 보는 시간이기도 하다.

 

이곳 작은삼마치에서 임도를 버리고 좌측 어둔리쪽으로 발길을 돌려 내려가니 앞선 선답자 몇명이 내려갔는지 우거진 풀섶이 누워 있다.

어렵게 그 누워있는 풀섶을 타고 내려가니 다시 머리 위에서 내려 쬐는 뜨거운 태양이 온 몸을 땀으로 샤워를 시키고 있다.

넓은 묵은 밭의 야생화 군락지를 지나 내려가니 갑자기 민가 한채가 보이고 그곳 뜰로 내려가니 정자에 앉아 과일을 먹으며 쉬고 있던 몇가족의 사람들이 이 삼복 무더위에 산에서 홀로 내려오는 모습을 보며 놀라워 하고 있다.

 

계곡에서 흘러 내려오는 시원한 식수를 한바가지나 받아 단숨에 마시니 모두들 놀라며 이 삼복더위에 왠 산행이냐며 걱정스런 모습으로 바라 본다.

잠시 배낭 정리하고 물을 받아 머리에 붓고 나니 조금은 살 것 같다는 느낌으로 그늘에서 쉰어 본다.

잠시 쉬어 땀방울을 식힌 후 홍천 택시를 불러 기다리니 다시 온 몸이 땀으로 범벅이 되고 안쓰러운지 그곳에 계신 분이 자두 두개를 가져 와 먹으라 권한다.

감사한 인사 드리고 기다리니 금새 택시 기사에게 전화가 오고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 구 도로를 타고 내려가니 이 집은 대부분 문이 닫혀 있는듯 철 대문이 보인다.

 

삼마치 터널 앞으로 내려 가 택시 기사와 전화 통화를 하다 보니 그 택시 기사는 이곳 삼마치 터널이 아닌 큰 삼마치의 구도로 위에 올라 기다리고 있는듯 보였다.

그 택시 기사와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이곳에서 택시를 불러 타고 나가는 것이 생각보다 쉽지 않음을 알고 구 포장도로를 타고 위로 지나는 중앙고속도로 터널을 지나 내려가니 도로가 비포장으로 변하며 우측에 농장 및 민가 두채가 보인다.

무조건 그 집으로 들어가 주인장을 찾으니 외롭게 홀로 살아가는 연세 드신 아저씨가 반겨 주고 사정 이야기를 한 후 화방고개까지 부탁을 하니 기꺼히 응해 주신다.

택시비 대신 수고비를 드리기로 하고 출발하니 어렵게 진행한 산행치고는 좋은 마무리로 마감하는 시간이 되였다.

 

두어번의 트럭 알바를 하면서 어렵게 산행 들머리인 화방고개에 도착을 하니 오후 4시를 넘기고 애마를 회수해 지난 구간 산행 후 내려가 몸을 닦았던 노천리 계곡으로 내려가 다리 밑으로 들어가니 이곳도 벌써 두 가족이 텐트를 쳐 놓고 있어 몸 닦기도 어려운 시간이다.

아저씨에게 부탁해 어렵게 몸을 닦고 옷을 갈아 입은 후 나오니 또 한구간 마무리 했다는 풍요로움과 이 삼복 더위에 산행을 하는 것이 미친짓은 아닐까 하는 고민스런 생각으로 조금은 복잡한 머릿속이 되어 버리는 시간이다.

그래도 산을 좋아하고 산행을 즐기는 산객의 한명으로서 이렇게 무탈하게 마무리하는 시간은 늘 행복한 시간이다.

 

애마를 몰아 경춘 고속도로를 타고 서울로 복귀하려 하지만 너무나 막히는 도로 사정으로 인해 정상적으로 운전하지 못하고 강촌에서 옛 도로를 타고 진행하다 남양주에서 다시 고속도로로 접어 들어 집으로 돌아 오니 평소보다 2배의 시간이 더 들었지만 그래도 생각보다 일찍 집으로 복귀 할 수 있었다.

옆지기가 준비해 준 삼겹살에 소맥 한잔하고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일어나니 한국과 영국의 올림픽 축구가 시작되고 새벽 시간에 열심히 응원하다 보니 또 하루가 이렇게 저물어 가고 있다.

 

다음 구간은 조금 더 길어졌지만 어제와 같은 삼복 더위 역시 한풀 꺽이기를 기대하며 열심히 올라 여름이 가기 전에 한강기맥을 마무리 할 수 있기를 바래 본다.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칠갑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