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지 : 경북 청송군과 포항시의 낙동정맥 마루금 일대
산행날자 : 2011년 07월 22일과 23일 (무박 2일 산행)
산행날씨 : 새벽에 안개 후 하루종일 구름끼고 가끔 소나기가 내린 흐린 날씨
산행온도 : 영상 19도에서 영상 28도
산행인원 : 칠갑산 포함 3450온누리산악회 낙동정맥 종주대 19명
산행코스 : 피나무재(914번 지방도로)-550봉-평해황씨 묘-무포산 갈림 삼거리-벌목지대-헬기장-자작나무 식재지대-611.6봉-헬기장-560봉-질고개(932번 지방도로)-산불감시초소-580.1봉-갈미골 안부-640봉-660봉-도등기골 안부-성유골 안부-헬기장-785봉 헬기장-805.5봉 헬기장-헬기장-간장현-706.2봉-지적 경계점-통점재(68번 지방도로)-620봉-776.1봉-고라산(744.6봉, 보현. 팔공기맥 분기봉)-580봉-가사령(69번 지방도로)-산행종료
산행거리 : 약 22.40 Km (접속구간 00.00 Km)
산행시간 : 안개와 흐린 날씨로 꾸준하게 08시간 55분 (04시 45분부터 13시 40분까지)
낙동정맥이란 ???
낙동강의 동쪽을 따르는 산줄기로 동해바다를 가르는 한반도 동해안 지방의 담장이다.
백두산에서 남으로 힘차게 뻗어내려 금강산과 설악산을 거쳐 지리산으로 내려가는 백두대간 마루금이 천의봉(매봉산,1303봉)으로 솟아 오르기 전 1145봉 직전에서 남동쪽으로 분기하여 태백 백병산(1259봉), 통고산(1067봉), 울진 백암산(1004봉), 청송 주왕산(720봉), 경주 덕석산(829봉), 울산 가지산(1240봉), 신불산(1209봉), 부산 금정산(802봉)을 지나 백양산(642봉)을 넘어 낙동간 하구인 다대포 몰운대에서 끝나는 약 397 Km의 산줄기를 낙동정맥이라 한다.
낙동정맥 중에서 최고봉은 태백의 백병산으로 그 높이는 1259미터이다.
안개와 흐린 날씨로 조망은 없었지만 무더위를 피해 멋지게 즐겼던 낙동 마루금
선답자들의 산행 후기를 참고한 후 난해하고 어려운 정맥 산행을 진행해 무탈하게 맥 잇기 산행을 다녀왔기에 단 한명의 후답자라도 다시 이 산객이 걸었던 마루금을 걸으면서 산행에 도움이 될 수 있다면 하는 즐거운 마음으로 가능하면 정맥 마루금에 충실하게 적으려 노력하며 산행 후기를 적는다.
늘 즐겁게 오르던 산행이 산행 외적인 요인들로 인해 요즈음 들어 자꾸만 고민과 번민을 동반하는 횟수가 잦아 들고 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뿐 이미 약속된 산행에 그 산행을 리딩해야 하는 중압감으로 다시 마음 가다듬고 새로운 출발을 위해 집을 나선다.
늘 지방 산행을 하면서 그곳 전통 음식을 맛보는 것 역시 산행의 묘미중 하나인데 제한된 적은 인원으로 어렵게 다녀오는 맥 잇기 산행이다 보니 늘 어떻게 하면 조금 더 저렴하면서도 맛나게 식사를 즐길 수 있을까에만 집착하여 옆지기와 함께 맥 잇기 산행에 동참하는 종주대들에게 괜시리 미안한 마음뿐이다.
또한 삼복 더위에 장거리 산행에 나서는 것이 제아무리 맥 잇기 산행이라 하더라도 올바른 계획이고 실천인가를 몇번이나 생각해 보지만 어짜피 처음부터 각오하고 선택한 산행이니 이제와서 고민해 봐야 별무 신통임을 잘 알고 있는 시간이기도 하다.
산행 전 무더위를 감안해 버스 기사분에게 통점재로 와 기다려 달라는 어려운 부탁을 하니 흔쾌히 동의를 해 준다.
많은 버스 기사분들과 일을 해 보지만 현재 사용하고 있는 관광회사의 기사들은 하나같이 모두 친절하고 마음 편히 산행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기에 무거운 생각속에서도 그나마 위안을 삼아 본다.
통점재로 내려서며 바라보니 왕복 2차선 68번 지방도로에 커다란 버스가 이미 와 기다리고 먼저 도착한 종주대들은 시원한 맥주 한잔과 물로 무더위를 달래고 있다.
그 버스 넘어 앞으로 올라야 할 낙동 마루금의 776봉과 고라산이 아직도 가사령으로 내려가기에는 고통의 시간이 더 필요하다며 종주대의 발목을 잡고 늘어지지만 그래도 이렇게 터지는 조망에 그저 탄성을 질러 보는 시간이기도 하다.
산행 들머리를 찾아 야심한 새벽에 차량 한대 지나다니지 않는 지방도로를 타고 한시간 이상씩 걸려 달려가는 산행도 오늘이 마지막 구간이다.
어렵게 안동에서의 마지막 야식 시간을 가진 후 도착한 피나무재, 오지중 오지의 고장인 청송군 부동면 이전리와 영덕군 달산면 내룡리를 이어주는 914번 지방도로가 개설되어 있는 고갯마루로서 주위에는 주왕산을 비롯하여 무포산과 무장산 등 위풍당당한 산세를 자랑하는 피나무가 많아 붙여진 이름이라는데 그 피나무는 보이지 않는 고갯마루이기도 하다.
간단히 산행 준비 후 낙석방지용 철조망을 넘어 산행을 출발하는 시간이 새벽 4시 50여분을 넘어가고 있다.
지난 구간 하루 종일 비를 맞으며 내려왔던 시간은 벌써 꿈결같은 추억으로 변한지 오래된 듯 그렇게 무심하게 그 피나무재를 떠나는 순간이다.
철조망을 통과한 후 짧은 절개지를 오르니 잡목과 잡풀들이 등로를 어지럽게 뒤덮고 있고 아직 남아 있는 안개의 물방울이 잡풀에서 떨어지며 산객의 바지와 등산화를 적시지만 예상했던 것보다는 적은 수량이기에 조금은 안심을 해 보는 시간이다.
그렇게 오르니 변전 시설이 등로를 가로막고 옆으로 우회해 잡풀속에 숨어 있는 등로를 어렵게 찾아 오르니 다시 완만한 오르막 등로로 이어지다 550봉을 넘어 잠시 내리막 등로로 이어진다.
짧은 내리막 등로를 따라 안부를 지나 15분여 완만한 오르막 등로를 오르니 등로 좌측에 평해황씨 묘지 한기와 묘비가 서 있어 확실한 등로를 타고 정상적인 산행을 하고 있음을 확인하는 시간이다.
평해황씨 묘지를 지나 진행하니 금새 또 다른 가꿔지지 않은 묘지를 지나 첫번째 비포장 임도를 만나 우측으로 진행한다.
조금씩 시야가 밝아지지만 예상보다 짙게 끼어 있는 안개로 인해 진행하는 바로 코 앞 풍경만 바라보일뿐 온통 안개속 오리무중이다.
임도를 타고 우측으로 조금 더 진행하니 임도 좌측에 부동이전과 부동나리 마을로 하산하는 이정표와 종주대가 타고 진행해야 할 부남화장 이정표가 서 있는 삼거리 갈림길에서 좌측 시멘트 포장 임도를 타고 부남화장 방향으로 한동안 임도를 타고 진행한다.
원 정맥 등로는 이 시멘트 포장 도로 좌측의 능선으로 진행해야 하지만 잡풀들로 등로 찾기도 어렵고 또한 어둠속에 짧은 등로를 걷는다는 것이 큰 의미가 없기에 그냥 임도를 타고 진행하기로 한다.
잠시 시멘트 임도를 타고 진행하니 도로 좌측에 정상 정맥 등로에서 나오는 능선 등로에 많은 띠지들이 붙어 있고 이 임도를 가로질러 우측으로 작은 등로가 보이면서 이제 이 임도를 버리고 우측 능선으로 진입한다.
사면 등로를 타고 완만한 오르막 등로를 오르니 주능선에 진입하고 짙은 안개속에 자세히 살펴보니 정맥 마루금 좌측 아래로 방금 전 타고 올랐던 임도가 계속 따라오고 있다.
사진을 담아 보지만 안개로 인해 보이지 않고 무명봉을 넘어 진행하니 벌목지대의 마루금으로 이어지고 어렵게 등로 좌측으로 같이 진행하는 임도를 내려다 보며 사진 한장 남겨 본다.
이제 완전히 날이 밝아 헤드렌턴을 배낭에 넣고 평이한 등로를 타고 조금은 빠르게 진행을 해 본다.
벌목된 마루금을 따라 주위를 살펴 보지만 안개가 온 세상을 가두고 보여주길 거부하고 있다.
사진을 찍으면 안개가 물방울을 만들어 보이지 않기에 후레쉬를 끈 후 촬영하다 보니 많이 흔들림 현상이 발생하고 있지만 기록을 위해 어쩔 수 없이 몇장의 사진을 남겨 본다.
다시 계속 완만한 오르막 등로를 타고 진행하니 눈 앞에 제법 높아 보이는 봉우리 하나가 눈에 들어오고 다가가니 등로는 그 봉우리로 오르지 않고 좌측 사면 마루금을 타고 진행하도록 되어 있다.
어둠속에 지도를 꺼내 살펴보니 그 봉우리는 등로 우측에 숨어 있는 무포산 가는 갈림 삼거리 봉우리이다.
무포산은 일반 산꾼들에게조차 잘 알려지지 않은 청송의 숨어 있는 산으로서 태백산군의 남단에 솟아 있는 산으로서 높이는 717미터이다.
그곳을 지나 낙엽이 두껍게 깔린 등로를 타고 진행하니 두번째 임도를 만나 잠시 후미 기다리며 쉬어 간다.
두번째 임도를 가로질러 능선으로 오르니 이제 이곳은 벌목지의 경계를 타고 진행하도록 되어 있다.
등로 좌측은 키 큰 나무들이 벌목되지 않은 채 존재하지만 등로 우측으로는 모두 벌목되어 이제 관목들과 잡초들이 산객의 키 만큼 자라 등로를 완전히 뒤덮고 있어 등로 찾기도 어려운 시간이다.
더욱이 자욱하게 끼어 있는 안개가 관목과 잡초의 잎에 내려 앉아 물방울이 되였다 산객이 지날때마다 산객으로 달려들어 벌써 이 산객의 등산바지와 등산화는 완전히 물에 젖어들고 있다.
20여분 동안 그렇게 이슬이 변한 물방울을 맞으며 벌목지대를 통과하니 온 몸이 완전히 젖어 들어 우중 산행을 하고 있는 착각이 들 정도이다.
완만한 오르막 등로를 타고 벌목지대를 통과하니 임도같은 등로를 만나 좌측으로 진행되고 계속 이어지는 우거진 관목 숲을 헤치고 진행하니 어느 순간 자작나무들이 식재된 곳을 지난다.
하얀 껍질을 하고 있는 자작나무 숲을 지나니 관목 숲이 사라지고 일반 등로로 변하면서 금새 폐헬기장에 도착해 한숨 돌려 본다.
아직도 짙은 안개가 자욱한 등로를 타고 다시 완만한 오르막 길을 걸어 진행하니 키 큰 활엽수가 몇그루씩 서 있는 아래 잡초와 관목들이 자라나는 마루금을 따라 전진하니 갑자기 가파른 등로가 나타나느가 싶더니 저 멀리 611.6봉이 우거진 수풀속에 나타난다.
처음 만나는 삼각점을 담은 후 지도를 살펴보니 가지고 있는 지도마다 고도가 제각각으로 표기되어 하루 빨리 통일된 기준이 필요할듯 하다.
611.6봉과 622.7봉이 혼재되어 사용되고 있는 봉우리인 듯 하다.
611.6봉 정상은 협소하기에 다시 좌측으로 꺽이는 등로를 타고 걸어가니 지도상에 나타나 있는 첫번째 헬기장은 실제로는 보이지 않는 폐헬기장이다.
다시 평이한 등로를 타고 한동안 전진하니 저 멀리 폐헬기장이 나타나고 지도를 살펴보니 지도상 611.6봉 지난 두번째 헬기장인듯 하다.
이곳에서 후미 기다리며 잠시 배낭 내려놓고 모마름을 달래 본다.
후미가 도착하고 시원한 물한모금으로 모마름을 달랜 후 다시 좌측으로 꺽이는 등로를 타고 완만한 내리막 등로를 타고 걸어 본다.
다시 평이한 등로로 바뀐 마루금을 타고 활엽수와 관목이 우거진 길을 걷다보니 갑자기 등로 좌측으로 황토가 나타나고 등로는 우측으로 크게 꺽여 진행하도록 되어 있다.
지도를 꺼내 살펴보니 함씨묘지가 있는 근방으로서 길주위 표시가 있는 곳이다.
이제부터 완만한 내리막 등로를 타고 큰 고도차가 없는 멋진 산행을 해 본다.
조금씩 안개가 사라지고 있지만 아직도 남아 있는 찬기운이 더워지는 살갗에 붙으며 시원한 촉감을 전해주고 이름모를 산새들이 아침잠을 깨우는 산객의 귀에 아름다운 아침 노래를 선사하는 시간이다.
일출을 보지는 못했지만 새벽 공기를 마시며 상쾌하게 시작하는 하루가 있기에 밤잠을 설치며 이런 맥 잇기에 또 동참하는 것은 아닐련지...
560봉 지나 묘지 앞에서 펼쳐진 등로를 담아 보니 평범함속에 아름다움이 깃들어 있다.
그렇게 진행하니 나즈막한 안부에 도착하고 다시 완만한 오르막 등로를 타고 노란 원추리가 반기고 올 해 들어 처음보는 원추리이기에 사진으로 담아 보지만 만족스런 표정은 아니다.
그래도 이제부터 이 산야에서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꽃이기 백과사전에서 찾아보니 다음과 같은 설명이 되어 있다.
원추리는 우리나라 각처의 산지 계곡이나 산기슭에서 자라는 다년생 초본으로 생육환경은 습도가 높으면서 토양 비옥도가 높은 곳에서 자란다.
키는 50~100㎝이고, 잎은 길이가 60~80㎝, 폭이 1.2~2.5㎝로 밑에서 2줄로 마주나고 선형이며 끝이 둥글게 뒤로 젖혀지고 흰빛이 도는 녹색이다.
꽃은 황색으로 원줄기 끝에서 짧은 가지가 갈라지고 6~8개의 꽃이 뭉쳐 달리며 아침에 피었다가 저녁에 시들며 계속 다른 꽃이 달린다.
열매는 9~10월경에 타원형으로 달리고 종자는 광택이 나며 검은색이다.
관상용으로 쓰이며 어린잎은 식용, 뿌리는 약용으로 이용한다.
능선으로 오르니 등로는 다시 우측으로 꺽여 내리막 등로로 이어지고 조금 더 내려가니 잡초가 우거진 묘지를 지나 우측으로 마을 풍경이 나타난다.
지도를 살펴보니 이현쪽 마을로서 저 위에 보이는 노란 물탱크가 인상적이고 밭에서는 푸르게 잘 자라고 있는 농작물이 풍요를 노래하고 있다.
다만 저 멀리 보이는 이현마을이 아직도 안개속에 숨어 그 모습을 숨기고 있음이 아쉬운 시간이다.
다시 잠시 더 완만한 내리막 등로를 타고 내려가니 932번 2차선 지방도로가 지나는 질고개에 도착하고 그 유래를 찾아보니 질고게는 가뭄에도 물이 마르지 않고 질척질척한 진흙이 고개 마루를 뒤덮고 있어 이 고개를 지나가는 사람들을 불편하게 할 정도였다고 해서 질고개란 이름이 붙었다는데 지금은 모두 포장도로가 되어 그 이름이 무색하게 된 고갯마루이다.후미 기다리며 식수 한모금 마신 후 먼저 출발해 아침 식당자리를 살펴 보기로 하고 절개지를 타고 오르며 띠지 한장을 걸어 본다.그 동안 지나다니는 차량 한대 만나지 못하는 고개였지만 아나곡과 이현을 이어주는 이곳이 민초들의 삶에 중요한 고갯마루로서 역활이 있었을 과거를 생각하니 예사롭게 보이지 않는 고갯마루로 각인되는 곳이기도 하다.
확실하게 나 있는 등로만 아니라면 원시림을 방불케 하는 오르막 등로를 타고 천천히 올라 본다.
그렇게 완만한 오르막 마루금을 타고 오르다 보니 이곳부터는 멧돼지라 생각되는 동물들의 식흔이 무수히 등로 주위에 널려 있다.
그만큼 생태계가 많이 좋아졌다는 생각이지만 최상위 계층인 육식동물이 없어 농가에 많은 피해를 주는 것 역시 풀어야 할 숙제처럼 남겨져 있다.
그렇게 10여분 오르니 갑자기 깔딱이 나타나더니 금새 무인산불감시 초소가 빤히 올려다 보인다.
산불감시초소로 오르니 조금은 시야가 터지고 희미한 안개속에 방금 전 어렵게 내렸다가 올라 온 이현마을과 노란 물탱크가 선명하게 보인다.
선답자들의 산행 후기에 자주 등장하는 멋진 풍경이지만 오늘은 안개속의 흐릿한 아쉬움이 남는 시간이다.
그래도 이렇게 나마 그 모습을 볼 수 있음에 만족하는 시간이기도 하다.
등로 좌측 안나곡쪽 마을과 들판도 시원하게 내려다 보이고 그 한가운데를 관통하며 지나는 932번 지방도로가 뚜렷하다.
그저 이 산객이 어렸을적 유년시절을 보냈던 시골마을과 별반 차이가 없어 보이는 평화스런 풍경에 마음은 평온해지는 기분이다.
잊고 살던 고향에 대한 향수가 문득 머릿속을 휘돌아 가는 그런 순간이기도 하다.
다시 무인산불감시 초소를 지나 잡목속으로 들어가 산행을 진행하니 이곳 역시 많은 산짐승들이 만들어 놓은 어지러운 식흔이 눈길을 잡는다.
제법 두꺼운 낙엽속을 경작을 하듯 갈아 놓은 식흔들, 일정한 갯체수가 유지되어야 하지만 최상위 육식동물이 사라진 산하의 무법자로 통하는 멧돼지들의 흔적이 너무나 많이 그리고 어지럽게 나타나는 생태계이다.
그래도 먹고 살기 바쁘고 겨울이면 늘 낙엽 땔감을 수거해 민둥의 산하가 되어 있던 과거를 생각하면 격세지감을 느끼는 시간이기도 하다.
다시 오르락 내리락하는 등로를 타고 진행하다 허기가 지기 시작해 580.1봉 오르기 직전 넓은 공터에서 근사한 아침 식탁을 차려 본다.
하나 둘 종주대들이 도착해 어려운 여건속에서도 맛 난 아침식사를 즐기는 시간은 늘 행복하고 즐거운 시간이다.
늘 하던대로 아침 식사 후 후미로 가기로 했지만 후미대장이 계속 후미를 맡는다기에 다시 선두로 치고 진행해 본다.
한동안 진행하니 가파른 580.1봉 지나 허물어져가는 묘지를 통과한 후 평이한 등로를 따른다.
다시 급하지 않는 오르막과 내리막 등로를 타고 진행하니 640봉 정상에 올라 흐르는 땀방울을 닦은 후 막아 놓은 우측 등로를 버리고 좌측 등로를 타고 내려가 보니 평이한 등로가 한동안 열려 있다.
그렇게 진행하니 저 멀리 제법 높은 봉우리가 눈에 들어 오고 오르니 660봉쯤 되는 봉우리로서 이제 등로는 동쪽으로 향하다 남쪽으로 우측으로 크게 꺽어 내려가도록 되어 있다.
약간의 벌목지를 지나니 다시 활엽수가 등로를 가득 메운 마루금을 타고 어렵지 않게 진행해 본다.
잠시 완만한 무명봉을 넘으니 목초지 같은 잡풀이 자라난 등로에 시원한 바람이 불어 와 잠시 배낭 내려 놓고 한동안 쉬어 간다.
흐르는 땀방울을 말리는 사이 많은 중간 그룹들도 합류하여 이제 습지 지대를 지나 천천히 오늘의 최고봉을 향해 오른다.
잠시 진행하니 잣나무 단지가 나타나고 조금은 가파른 등로를 타고 오르니 폐헬기장이 보이고 그 옆에 785봉 이정표가 땅바닥에 나뒹굴고 있다.
주워 나뭇가지에 걸어 놓고 어렵게 사진 한장 남겨 본다.
다시 완만한 등로를 타고 급하지 않게 천천히 오르니 폐헬기장 하나가 나타나고 사진 한장 남기고 다시 전진하니 제법 그 형태가 남아 있는 두번째 헬기장이 나타난다
그 정상 옆에는 805봉 이정표가 다시 나뭇가지게 걸려 있어 사진 한장 남기며 잠시 쉬어 간다.
그러고 보니 오늘 구간은 제대로 된 봉우리와 산 이름을 가지고 있는 곳이 없다.
805봉이면 웬만한 지역에서는 맹주의 역활을 할 수 있는 그런 봉우리이지만 이곳 청송에서는 그 이름조차 갖지 못한 무명봉으로 남아 있으니 지역에 따른 차이점이 아이러니하다.
오늘 산행 중 최고봉인 805봉을 지나 다시 완만한 내리막 등로를 타고 전진해 본다.
내려가자 마자 잘 가꿔지지 않은 묘지 위에 잡초가 무성하고 조금 더 내려가니 등로 주변에 목초처럼 보이는 너무나 아름다운 등로가 펼쳐져 있다.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잠시 멈춰 사진 몇장 남겨 본다.
커다란 활엽수 아래 관목 하나 없이 그저 목초처럼 자라면서 흔들리는 바람결에 같이 왔다갔다하는 모습에 넋을 잃고 만다.
다시 완만한 내리막 등로를 타고 전진하니 지난 가을 떨어져 쌓인 낙엽이 수북히 쌓여 있는 푹신한 등로를 타고 무명봉을 좌측 사면길로 우회한다.
지도에는 등로 우측으로 간장저수지 표시가 되어 있지만 우거진 활엽수로 인해 조망이 전혀 없으니 아쉬운 시간이다.
우측의 무명봉을 지나니 이제 다시 헬기장이 나타날 것이란 지도상 표기로 인해 정신을 차려 진행한다.
전망바위가 있는 헬기장을 찾아 보지만 찾지 못하고 진행하니 좌측으로 개울같은 형상을 한 안부를 지나 곧바로 간장현을 통과한다.
간장현 역시 하옥리와 간장리를 이어주는 고갯마루이지만 이제는 지나 다닌 흔적조차 없는 폐기된 고갯마루가 되어 있다.
제대로 된 도로가 생기기 전까지는 이곳 역시 마을 주민들이 이웃을 드나들때 꽤 이용했을 고갯마루이겠지만 이제는 먼 옛날의 추억으로만 남겨진 고갯마루처럼 보인다.
간장현은 움푹파인 고개로서 등이 긴 산이 걸어가는 형상으로 이를 못가도록 산기슭에 생긴 간장마을에서 올라오는 고개라서 붙여진 지명이름이라는데 진행 방향 우측으로 내려가는 간장마을 이름에서 유래된 듯 보이는 고개이다.
간장현에서 다시 가파른 오르막 된비알 등로를 타고 한동안 땀방울을 흘려 본다.
숨이 턱까지 차오르는 순간 정상 부근에는 바위들이 널려 있는 706.2봉 조금 못미친 곳 능선에 올라 시원하게 불어 오는 바람을 맞으며 잠시 쉬어간다.
남아 있는 간식을 나눠 먹으며 후미를 기다려 함께 진행하는 시간이 되였다.
조금만 내려가면 버스가 기다리는 통점재에 도착할 것이니 큰 걱정은 없다.
30여분 휴식을 취한 후 후미까지 보내고 제일 후미에서 천천히 뒤따른다.
능선 등로를 타고 진행하다 완만한 내리막 등로로 내려가니 조망이 좋을 듯한 묘지 하나를 지나지만 아직까지도 남아 있는 안개로 인해 그냥 내려가니 금새 포항시 지적 경계표시가 박혀 있다.
그래도 희미하지만 포항시 죽장면(북구)의 상옥리쪽 마을과 산줄기가 눈에 들어 오니 오랫만에 만나는 조망에 들뜬 기분이 된 시간이다.
다시 완만한 등로를 타고 내려가니 묘지 하나가 더 보이고 묘지 이후로는 제법 근사하게 자란 금강송들이 등로에 가득하다.
그 금강송 사이를 타고 내려가니 금새 통점재를 지나는 68번 지방도로가 보이고 등로 좌측 저 앞으로 상옥리 마을과 산줄기가 선명하게 들어 온다.
바로 발 밑에는 종주대가 타고 온 버스가 보이고 종주대들이 목마름을 달래기 위해 시원한 맥주와 식수를 마시는 모습들도 들어 온다.
그 버스 위쪽으로는 이제부터 올라야 할 776.1봉과 고라산 능선이 아직도 가사령으로 내려가는 길은 멀고도 먼 길임을 알려주고 있다.
드디어 옛날 사기 만드는 곳의 통점이란 마을이 있어 이름이 붙여진 통점재에 도착해 종주대들과 함께 시원한 맥주 한잔으로 목마름을 달래 본다.
옛날 사지공장이 있어 많은 사람들이 생업을 이어왔던 통점리도 근대 역사적인 사건이였던 울진삼척 무장공비 침투 사건 이후 정부에서 이곳 주민들을 그 아래 중기리로 이주시켜 지금은 외딴 가구 두채와 조그만 ㅇ암자만 남아 있는 볼품없는 고갯마루가 되어 있는 곳이기도 하다.
상옥리와 중기리를 이어주는 이곳에는 또한 청송군 부동면 얼음골에서 매년 열리는 세계빙벽등반대회 홍보 이정표가 설치되어 있다.
한동안 휴식을 취하고 배낭속에 들어 있는 짐을 모두 내린 후 얼음 식수와 빵 간식만 배낭에 넣어 어께에 메고 옹벽이 끝나는 지역의 가파른 절개지를 타고 다시 마지막 산행을 이어간다.
잠시 오르니 넓은 임도를 만나고 좌측으로 5미터쯤 진행 후 우측으로 크게 꺽어 진행해야 하는데 키 작은 소나무들이 우거져 등로 찾기가 쉽지 않았다.
작은 건 개울을 지나 오르니 묘지 두기를 지나 조금은 가파른 등로를 타고 진행해 바위들이 널려 있는 무명봉에 오른다.
다시 한동안 가파른 된비알을 타고 휴식없이 오르다 보니 온 몸이 땀으로 흥건히 젖어 든다.
배낭 무게도 가볍고 또 어느 종주대는 배낭 없이 오르다 보니 산행 속도가 무척 빠르게 느껴질 쯤 두 다리에 힘이 풀리면서 잠시 휴식 취하며 얼음물 한모금 마셔 본다.
다시 기력을 찾아 가파른 된비알 오르막 오르니 우측으로 776.1봉 오르는 갈림 삼거리에 도착해 또 잠시 휴식을 취해 본다.
선두는 이미 떠나가고 후미는 조금 뒤처져 있지만 큰 거리차이가 아니기에 오늘은 예상보다 빠른 시간에 일찍 하산할 수 있을 것 같다는 희망을 가져 보는 시간이기도 하다.
다시 776.1봉 갈림길을 떠나 가파른 내리막 등로를 타고 내려가니 적송들이 우거진 등로를 타고 룰루랄라 콧노래를 부르며 진행하는 시간이 되였다.
생각보다 많은 적송들로 인해 아름다운 등로를 걷고는 있지만 너무나 우거져 간벌이 필요한 시점은 아닐까 괜한 걱정도 해 보는 시간이다.
그렇게 전진하니 다시 활엽수가 나타나고 그 활엽수와 소나무 적송 군락지가 교차로 이어지는 등로를 타고 지루하지 않게 진행한다.
그렇게 잠시 진행하며 내려가니 등로 좌측으로 낭떨어지 위 바위 전망대가 나타나고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들려 보니 저 앞쪽으로 이제부터 올라야 할 보현과 팔공기맥 분기봉인 고라산이 시원하게 올려다 보인다.
오랫만에 보이는 멋진 조망에 잠시 더 쉬어 간다.
등로 좌측으로는 중기리 마을과 달의령지나 구암산과 676.8봉으로 이어진 산줄기가 박무속에 드러나 있다.
오랫만에 드러난 조망에 그저 기분 좋은 느낌으로 한동안 많은 사진을 남겨 본다.
사진을 남긴 후 다시 가파라지는 등로를 타고 오늘 마지막 고봉을 향한 마지막 투혼을 불살라 본다.
많이 힘들고 체력적인 부담도 있지만 마지막 봉우리란 희망이 있기에 참으며 올라 본다.
그렇게 땀방울을 흘리며 오르니 드디어 744.6봉인 고라산에 도착해 보현기맥과 팔봉기맥 분기봉을 확인한다.
언젠가 다시 오를 수 있을지 기약은 없지만 올라야 할 명분이 생기면 분명 다시 들려야 할 곳이기에 기맥에 관한 자료를 정리해 본다.
팔공기맥이란
팔공기맥은 낙동정맥 가사령에서 북쪽으로 약 1 km 지점에 있는 744.6봉에서 남서쪽으로 분기하여 위천과 낙동강의 합수점인 새띠마을(경북 상주시 중동면 간물리)까지이어진 약 158 km의 산줄기를 말한다.
기맥을 중심으로 남쪽 물줄기는 모두 금호강을 거쳐 낙동강으로 흐르다가 가산 이후로는 바로 낙동강으로 흐르는 물줄기를 가르는 반면 북쪽 물줄기는 초입인 구암산까지는 낙동강 지류인 용당천을 거쳐 낙동강으로 흐르다가 노귀재를 지나 750.6봉(석심산)까지는 길안천을 거쳐 낙동강으로 흘러들며 이후는 위천을 거쳐 낙동강으로 흐른다.
면봉산(1113봉), 보현산(1124.4봉), 팔공산(1192.9봉) 등 1000 미터가 넘는 산을 3곳 이나지나게 되어 산세가 비교적 웅장한 편이고 또한 포항과 영천 그리고 군위 및 의성 등 경북 내륙 오지지역을 관통한다는 매력을 맛볼 수 있는 기맥이기도 하다.
보현기맥이란
백두대간 매봉산에서 갈라져 나온 낙동정맥은 통점재를 지나 가사령을 내려서기 직전 744.6봉(가사봉)에서 금호강과 반변천을 가르는 산줄기를 내보내는데 이 산줄기는 베틀봉, 면봉산, 보현산을 지나 석심산에 이르러 위천을 사이에 두고 다시 남북으로 갈라지니 북쪽의 가지가 보현지맥이요 남쪽 가지가 팔공지맥이다.
하지만 사람들 사이에 보현지맥라고 하거나 팔공지맥이라고 하기도 하고 혹은 팔공기맥이나 보현기맥 등 말들이 제각각이다. 문제는 가사봉(보현지맥분기점)에서 석심산까지인데 이곳을 팔공지맥이라 부르면 보현산이 포함되니 보현지맥은 사라지고 만다. 하지만 이곳은 길이로 보나 보현지맥의 주산인 보현산을 포함시키는 문제로 보나 보현지맥으로 부르는 것이 마땅할 것으로 본다. 다만 팔공산을 사랑하고 팔공산의 높이를 우선하는 사람들은 팔공지맥으로 부르고 싶을 것이니 편의상 중첩된 산줄기는(가사령-석심산) 보현,팔공지맥이라 부르는 것이 어떨지 생각되는 곳의 산줄기이다.
여기에서 산행 날머리인 가사령까지는 내리막 등로를 타고 약 1.5 Km 만 진행하면 또 한 구간이 마무리 될 것이다.
조금은 가파른 내리막 등로를 타고 내려오니 완만한 내리막 등로로 변하면서 등로 주위엔 적송이 많이 도열해 있어 산객을 반겨주는 듯 하다.
한동안 활엽수와 소나무가 혼재된 등로를 타고 내려가니 기분마저 상쾌한 하루가 지나고 있는 시간이다.
그렇게 한동안 내려가니 드디어 마지막 가사령 옛길인 임도에 도착하고 그곳에서 등로 우측 저 멀리 내려다 보니 이전리쪽 깊은 골짜기가 내려다 보이고 좌측으로는 무포산이 올려다 보인다.
이제부터 저 골짜기를 타고 내려가다 계곡물에 알탕하고 맛있는 삼겹살로 허기진 배를 채우면 또 한구간이 마무리되는 시간이 될 것이다.
하지만 아직은 시간이 이르다며 눈 앞에 버티고 서 있는 580봉이 종주대의 발목을 잡고 늘어진다.
이곳 가사령 옛길 임도에는 또한 선답자들의 산행 후기에 종종 등장하는 벌통이 수십통 늘어서 있다.
많은 야생화가 피어 있지 않아 어떻게 양봉이 가능한지 궁금한 시간이다.
긴 장마와 말벌들의 습격 그리고 사라지는 야생화로 인해 많은 부분에서 어려움이 있겠지만 특히나 양봉에서 큰 어려움이 있다는 소식을 접했기에 마음에 담아두는 벌통의 모습이 예사롭지 않게 들어 온다.
이제 어렵게 마지막 봉우리인 580봉으로 오르는 절개지를 타고 진행하니 금새 그 정상에 도착하고 언제 세웠는지 모를 썩어가는 안테나를 바라보며 옛 생각에 잠시 젖어 본 다음 다시 활엽수와 적송이 혼재된 등로를 타고 내려가니 오늘 산행의 날머리인 가사령 임도에 도착한다.
삼복 무더위의 한중간에 오른 낙동정맥 마루금에서 안개와 구름으로 인해 멋진 조망은 놓쳤지만 뜨거운 태양열을 피해 멋지게 완주한 구간으로 남겨 본다.
이제 오지중의 오지인 청송을 떠나며 포항 땅으로 들어 선 시간이다.
드디어 가사령에 도착해 주위 풍경을 담으며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단체 사진 한장 남겨 본다.
드디어 포항시로 들어 와 죽장면(북구)의 가사리와 상옥리를 이어주는 고갯마루이기에 가사령이라 이름 붙었다는 그곳에서 젊은 여자들이 좋아하는 솟의 명산지였던 흔적을 찾아 보지만 찾을 수 없다.
그래도 선두와 후미의 간격이 크게 벌어지지 않게 모두 무탈하게 완주해 기쁜 마음으로 가사리쪽으로 내려가다 다리 근처 계곡에서 땀과 소금끼에 찌든 몸뚱아리를 씻어 내는 것으로 한 구간 마무리를 해 본다.
목욕 재개하고 그곳 그늘진 계곡에서 준비한 삼겹살과 반주를 곁들여 늦은 점심 식사를 즐기니 시선이 따로 없는 시간이다.
모두 즐거운 마음으로 한마음이 되어 점심을 즐긴 후 잠시 망중한을 즐겨보는 시간도 가져 본다.
다시 모든 짐 챙겨 버스에 실은 후 잠시 마이크를 잡고 낙동정맥 산행 전반에 대한 이해와 협조를 구하는 시간은 참으로 어렵고 고통스런 시간이였다.
그저 홀로 오르면 마음 부담없이 마음 닿는대로 오를 수 있는 산행이 이렇게 단체로 진행하다 보니 산행 외적인 문제로 가슴앓이가 심한 시간들이다.
이제 산행 리딩에 대한 두려움과 어려움을 생각하며 피곤한 육신과 고통스런 정신을 잠시 안락한 의자에 눕히니 금새 달콤한 꿈나라로 향한다.
이제 다음 구간은 반환점을 돌아 내려가는 구간으로서 삼복 더위와 여름 휴가의 막바지에 오르게 되기에 많은 종주대들이 참여가 불확실할 것이지만 예정된 산행이니 단 몇명이라도 모시고 무탈하게 다녀 올 수 있기만을 빌어 보는 순간이다.
함께한 종주대 여러분 고생 많이 하셨습니다.
백두산 산행과 여름 휴가 그리고 개인적인 일들로 많은 종주대가 불참하지만 또 그 다음 구간에 만날 수 있다는 희망이 있기에 기다려 보는 시간이 되리라 생각해 봅니다.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칠갑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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