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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맥산행(완료)/낙동정맥(완료)

낙동정맥 제2구간 통리재에서 석개재까지 산행 후기

by 칠갑산 사랑 2011. 3.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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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지 : 강원도 태백시와 경북 봉화군의 낙동정맥 마루금 일대

산행날자 : 2011년 03월 11일과 12일 (무박 2일 산행)

산행날씨 : 따뜻한 날씨에 박무가 끼였고 쌓였던 눈들이 녹기 시작했던 날씨

산행온도 : 영하 1도에서 영상 10도

산행인원 : 칠갑산 포함 온누리산악회 낙동정맥 종주대 25명

산행코스 : 통리재(38번과 427번 지방도로)-427번 지방도로-태현사 시멘트 포장도로-태현사-

               태현사 표지목-송전탑-1090봉(성터흔적)-한디고개-고비덕재 헬기장-

               백병산 갈림 삼거리-백병산(1259.3봉)-백병산 갈림 삼거리-산죽밭-낙엽송 지대-

               산죽지대-육백지맥 분기봉-86번 송전탑-덕거리봉 갈림 삼거리-

               덕거리봉 정상(1085봉)-토산령-구랄산(1071.6봉)-면산(1245.2봉)-바위 봉우리-

               930봉-낙엽송 지대-970봉-1009.3봉-녹색 철조망-심마니 산당-석개재-

               산행종료

산행거리 : 약 19.10 Km (접속구간 00.00 Km)

산행시간 : 심설로 어렵게 러쎌하며 14시간 50분 (03시 45분부터 18시 35분까지)

               선두팀은 12시간 30분, 후미팀은 14시간 50분

 

낙동정맥이란 ???

낙동강의 동쪽을 따르는 산줄기로 동해바다를 가르는 한반도 동해안 지방의 담장이다.

백두산에서 남으로 힘차게 뻗어내려 금강산과 설악산을 거쳐 지리산으로 내려가는 백두대간 마루금이 천의봉(매봉산,1303봉)으로 솟아 오르기 전 1145봉 직전에서 남동쪽으로 분기하여 태백 백병산(1259봉), 통고산(1067봉), 울진 백암산(1004봉), 청송 주왕산(720봉), 경주 덕석산(829봉), 울산 가지산(1240봉), 신불산(1209봉), 부산 금정산(802봉)을 지나 백양산(642봉)을 넘어 낙동간 하구인 다대포 몰운대에서 끝나는 약 397 Km의 산줄기를 낙동정맥이라 한다.

낙동정맥 중에서 최고봉은 태백의 백병산으로 그 높이는 1259미터이다.

 

 

최악의 등로 조건에서도 계절의 변화를 느끼며 어렵게 완주한 낙동 제2구간 

 

 

이번 구간도 걱정과 두려움으로 준비를 하면서 늘 인터넷에 들어가 등로를 확인해 보지만 폭설이 내린 이후의 산행 기록이 없어 중압감만 가중되는 시간의 연속이다.

특이 이번 주말에는 시골에 살고 계시는 8순을 넘기신 어머님의 생신이라 내려가야 하겠지만 약속된 산행 리딩이 있어 내려가지 못하니 더욱 불효자식으로 남는 것 같아 마음이 편치 못하다.

그토록 어렵게 진행하지만 맥 잇기 산행이 무엇인지 그 먼 대구에서 홀로 올라 와 함께 산행 후 다시 홀로 내려갈 예정이라는 북극성님과의 전화 통화가 있었기에 그나마 마음의 위안을 삼았던 시간이다.

 

삼월 중순, 예상은 했었지만 그래도 그 예상을 뛰어 넘는 깊은 눈밭이 종주대의 앞길을 가로막고 자꾸만 시간을 지체 시키고 있다.

어느곳에서는 발목까지 또 어느곳에서는 무릎을 덮는 눈의 깊이들, 그리고 산죽밭에 내려 쌓여있던 눈이 종주대의 발길과 마주치는 순간 살아 움직이며 더욱 힘든 산행의 고통을 안겨 주고 있다.

흥건히 흐르는 땀방울을 닦으며 면산 오르는 등로에서 만난 산하를 뒤덮은 백설이 된비알 오르는 고통을 달래며 또 한구간의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는 시간이다.

 

신제천휴게소에서 넘어가지 않는 라면 한사발을 먹은 후 꼬부랑 도로를 달려 도착한 38번과 427번 도로가 만나는 통리재 정상에 도착하니 새벽 3시 20여분, 밖을 나가보니 생각보다 춥지 않은 밤바람이 상쾌하게 폐부를 자극한다.

통리재 도로 옆에 세워둔 온도계의 눈금이 영상2도를 가리키고 있다.

무엇이 좋아 홀로 대구에서 올라 와 함께 산행을 즐기시려는지 북극성님도 와 계시기에 총 25명의 전사들이 하나되어 또 한구간 산행을 위해 준비를 마쳤다.

38번 도로가의 경찰장비함 뒤 급경사 등로로 오르려다 많이 쌓여 있는 눈으로 인해 포기하고 태현사로 오르는 시멘트 도로를 따른다.

 

38번 지방도로 위에서 통리재란 도로 이정표를 바라보고 우측으로 난 427번 지방도로를 타고 잠시 들어가니 도로만 열려있고 그 주위로는 아직도 한겨울의 심설 산행 분위기가 그대로이다.

벌써 약간의 두려움이 생기지만 잘 극복 될 것 같다는 믿음으로 진행해 오르니 다시 우측으로 커다란 백병산 민박, 식당 입간판이 서 있고 그쪽으로 시멘트 도로가 열려있다.

그 시멘트 도로를 타고 다시 방향을 바꿔 우측으로 꺽어 오른다.

 

통리재에서 산행을 시작한 시간이 3시 40여분, 다시 10여분만에 태현사 이정석이 서 있는 곳에 도착해 사진 한장 남겨 본다.

어둠속에 지나는 절이기에 그 크기나 규모를 알 수 없지만 자료를 찾아도 찾기 힘든 곳이니 이렇게 정맥 산행이 아니면 오기 힘든 곳임을 미뤄 짐작만 할 뿐인 곳이다.

하지만 정맥 산행을 즐기는 산꾼들에게는 아주 중요한 이정표 구실을 톡톡히 하고 있는 곳이다.

 

많은 견공들이 이방인의 출현에 울부짓고 그 소리에 미안함과 죄송한 마음을 담아 고요히 잠에 든 주민들에게 사좌하며 오른다.

잠시 태현사 마당을 지나 오르니 선답자들의 산행 후기에 자주 등장하는 파란 물통이 보이고 그 옆을 통해 태현사를 빠져 나가니 우측에는 밭이 좌측에는 능선이 접한 사잇길로 등로가 열려 있고 많은 띠지들이 보인다.

그곳으로 들자 금새 통리에서 0.5 Km 지났고 고비덕재까지 3.3 Km 남았다는 태현사 이정표를 만난다.

 

이정표 지나 조금 더 오르니 눈의 깊이가 점점 깊어지고 등로는 좌측 능선으로 향한다.

능선으로 오르니 금새 송전탑 하나를 통과하고 이제부터 어느 누구도 지나다닌 흔적없는 하얀 설원에 나뭇가지들만 꺽여 쌓여 나뒹굴고 있고 그 깊이는 발목을 지나 장단지 부근까지 올라 온다.

가파른 된비알을 오르며 오늘 산행이 만만치 않음을 직감하면서 혹시 모를 탈출에 대한 의구심을 가져보는 시간이다.

날이 밝기전 어둠속에 홀로 앞서 가며 길을 찾아가는 시간은 늘 외롭고 힘든 시간이다.

 

조금 더 올라 앞서 러쎌하는데 힘이 들기에 뒤따르는 종주대에게 선두를 맡긴 후 조금 떨어져 뒤를 따르니 길주의 표시가 된 갈림길도 무탈하게 지나고  성터흔적이란 곳도 통과하지만 어둠속에 하얀 눈으로 덮혀 있는 시간이기에 그 무엇도 찾지 못한다.

그렇게 한동안 더 진행하니 눈의 깊이가 점점 더 깊어 무릎 근처까지 빠지고 힘겹게 가파른 된비알 등로를 타고 오르니 흙찌이밭재를 통과하지만 확인하지 못하고 느낌으로만 느낄뿐이다.

 

 

다시 깊은 눈속을 걸으며 등줄기에 땀방울을 흘리니 야영이 가능하다는 면안등재를 지나는 듯 하지만 그곳 역시 시간과 느낌만으로 느낄 뿐이다.

앞서 길을 내주는 종주대의 뒷모습이 너무나 아름답게 다가와 사진 한장 남겨 본다.

하지만 호사다마라 했던가.

후미대장으로 부터 불길한 전화벨 소리가 들리고 통화해 보니 종주대 중 한명이 벌써 탈출을 해야 된다며 통리재로 내려갈 예정이란다.

어쩔 수 없는 현실에 승낙은 했지만 그 후미대장의 마음을 알기에 내일처럼 마음 아프고 아쉬운 시간으로 남는다.

누군가의 봉사로 인해 나머지 모든 종주대원들이 편안한 산행을 즐길 수 있었다는 사실에 위안을 삼아 본다.

 

아쉬움을 달래고 다시 무명봉 지나 잠시 가파른 내리막 등로를 타고 내려가니 넓은 헬기장이 나타나고 그곳에 고비덕재란 이정표 몇개가 서 있다.

이곳에서 후미 기다리며 잠시 쉬어 간다.

많은 눈이 쌓여 있지만 이곳부터는 약간의 등산객들이 다녀간 흔적이 있고 제법 뚜렷한 등로도 나 있기에 안심을 해 본다.

이제 서서히 여명이 밝아 오며 헤드렌턴을 배낭에 넣고 편안하게 진행하는 시간이다.

 

몇분의 등산객들이 오른 등로를 타고 완만한 오르막을 오르니 금새 백병산 정상 갈림 삼거리 이정석에 도착한다.

이곳에 배낭 벗어 놓고 우측으로 서 있는 백병산 정상을 향해 가벼운 차림으로 오른다. 

아직도 깊은 눈속에 파묻혀 있는 이정석에 봄이 오던 계절이 다시 한겨울로 뒤돌아 가는 느낌을 받는다.

 

완만한 등로를 타고 오르니 금새 백병산 정상이다.

산상에서는 느끼지 못했던 정상이 암봉으로 둘러쳐져 있어 백병산이란 이름이 붙였다는 설과 가뭄이 들면 병풍바위가 흰색을 낸다하며 붙여진 이름이라 한다는 설이 있다.

하지만 잡목으로 인해 주위 조망이 없어 아쉬운 부분이며 이 정상에서 조금 떨어진 병풍바위와 촛대바위 그리고 마고할미바위를 둘러보지 못하고 내려가야 한다는 사실이 아쉬움으로 남는 시간이다.

 

그래도 백병산 정상석 넘어 서쪽으로 조금 더 오르니 잡목 사이로 희미하게 백두대간 마루금인 함백산과 매봉산 정상이 시야에 들어 오고 소리없이 탄성만 질러 본다.

아직 완전히 어둠이 가시지 않은 시간이기에 모두 깨끗하게 담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기대하지 못했던 조망에 고생한 새벽의 된비알 오름은 벌써 까마득한 추억으로 남겨 진다.

단체 사진과 개별 사진을 몇장 남기고 다시 백병산 갈림 삼거리로 뒤돌아 내려 온다.

 

백병산 갈림 삼거리로 내려 와 벗어 놓았던 배낭을 메고 다시 활엽수와 산죽이 섞여 있는 등로를 타고 진행한다.

고비덕재에서 백병산 정상까지 나 있던 등로가 다시 사라지고 이곳부터는 선두에서 러쎌을 하며 진행한다.

눈이 덮혀있어 밟으면 산죽 사이로 남아잇던 눈들이 밑으로 솟아지며 온몸도 자동으로 김흥국의 호랑나비 춤으로 변해간다.

생각보다 산행이 어렵고 속도도 나지 않으며 지루한 발놀림만 이어지고 있다.

 

잠시 산죽밭을 벗어나 멋진 낙엽송 지대를 지나며 제일 후미에서 앞서 진행하는 종주대의 행렬을 담으니 참으로 아름답다.

시원하게 하늘을 향해 두팔 벌려 솟아 오른 미끈한 낙엽송과 그 아래 온 세상을 하얗게 뒤덮은 춘삼월의 깊은 눈 그리고 그 위를 알록 달록 다양한 색깔의 등산복으로 무장한 종주대의 걸어 가는 모습이 한폭의 풍경화로 남는 시간이다.

 

그렇게 한동안 진행하니 서서히 허기가 지기 시작하고 두 다리에 전해오는 묵직함도 약간의 후식이 필요하다고 아우성을 치는 시간이다.

낙엽송 지대를 지나니 다시 산죽밭이 산행 속도를 떨어뜨리고 그 산죽밭을 지나자 무릎까지 빠지는 눈의 깊이가 다시 발목을 잡는다.

급하지 않게 선두를 따라 진행하여 나즈막한 봉우리를 넘으니 앞으로 진행해야 할 마루금과 송전탑이 한눈에 들어 온다.

 

다시 키큰 산죽밭을 한동안 통과하며 체력적인 부담이 느껴질쯤 육백지맥 갈림 삼거리에 도착해 사진 한장 남기며 잠시 주위를 둘러 본다.

동쪽으로 진행하던 낙동정맥 산행이 이곳에서 남쪽으로 크게 방향을 바꿔 내려가고 좌측 동쪽으로는 육백지맥을 동해바다로 보내며 갈라지는 분기점에 도착한 것이다.

이끼폭포를 안고 있고 우측 남쪽으로는 그 유명한 응봉산을 곁에 두고 있는 육백지맥, 언젠가는 올라 이곳에서 다시 육백지맥에 오를 날을 기다려 보는 시간이기도 하다.

 

육백지맥 갈림 삼거리에서 우측 마루금을 타고 가파른 내리막 등로를 내려오는 길에도 수많은 산죽이 등로를 막고 속도를 줄이고 있다.

어렵게 그 산죽밭을 내려가지만 여전히 게속되는 산죽밭이 종주대의 체력을 시험하듯 자꾸만 극한 상황으로 내몰고 있다는 느낌이다.

그래도 진행하며 앞을 바라보니 돌무더기봉으로 이어지는 마루금이 아름답게 다가온다.

 

큰 고도차가 나지 않는 마루금을 타고 한동안 진행하니 앞서 진행하던 종주대들이 등로를 벗어나 좌측 사면으로 내려가는 모습이 들어 온다.

다가가 살펴보니 조금 늦은 시간이지만 바람이 잔잔한 장소를 찾아 아침 식사를 하고 출발하려는 계획이다.

한시간 가까이 따뜻한 국물로 허기를 달랜 후 다시 정상 등로로 복귀해 나즈막한 봉우리를 넘으니 등로 좌측 저 멀리 육백지맥 산군들이 춤을 추고 있는 모습도 들어 온다.

 

정맥 주 능선으로 올라 잠시 진행하며 나즈막한 봉우리를 넘자 86번 송전탑이 서 있고 그 밑을 통과해 계속 진행한다.

잡목들이 조망을 가로막고 있지만 그 나뭇가지마다 많은 겨우살이와 공존하는 모습도 눈에 들어 온다.

그렇게 눈속을 헤치며 진행하니 등로 우측 태백쪽으로 멋진 산군들이 보이지만 희미한 박무로 인해 조망은 별로이다.

 

다시 앞으로 올라야 할 마루금을 바라보며 완만한 등로를 타고 전진하니 소나무인지 잣나무를 식재해 놓은 장소를 타고 진행하도록 되어 있다.

시간이 지나 저 어린 나무들이 자라면 또 다른 멋진 등로로 남겨질 것이란 기대로 전진하는 시간이다.

이 침엽수 식재 지대를 지나니 다시 산죽이 발목을 잡고 늘어진다.

 

산죽지대를 지나면 발목 위까지 빠지는 눈이 덮혀있는 등로가 미끄러워 속도를 줄이고 그 구간을 넘으면 다시 산죽밭이 나타나며 깊이를 알 수 없는 수렁으로 밀어 넣는 그런 등로의 연속이다.

다시 평이한 등로를 타고 한동안 진행하니 덕거리봉 삼거리에 도착해 사진 한장 남겨 본다.

일출전망대 설치 장소라는데 조망도 없는 곳에 설치해 무엇을 할 예정인지...

이 바로 밑으로 내려가면 가곡자연휴양림으로 통하는 하산 갈림길이 되는 곳이기도 하다.

 

잠시 산죽이 비켜 서 있는 등로가 나타나고 마음껏 한겨울의 눈을 가슴속에 담아 본다.

제 멋대로 자라난 소나무가 아름답고 그 아래 깔려 있는 눈이 또한 멋진 등로이지만 오늘은 멋스럽지는 않은 느낌이다.

그 위에 눈의 무게를 감당하지 못하고 꺽여 나뒹굴고 있는 청솔가지가 새로운 느낌으로 다가오는 시간이다.

 

잠시 더 진행하니 배낭도 없이 홀로 올라온 등산객이 있어 잠시 이야기 나눠보니 가곡자연휴양림에서 올라 짧게 돌아 다시 내려갈 예정이란다.

잠시 보조를 맞춰 걷다보니 휴양림 삼거리 이정표를 만나고 이곳에서 면산까지는 아직도 4.8 Km가 남았다는 거리 표시가 종주대의 가슴을 괴롭게 파고 든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후미 두명의 산우님들을 제외하곤 모두 이곳까지 잘 걸어 와 중간 탈출 없이 석개재까지 갈 수 있으리란 희망을 가져 본 곳이기도 하다.

 

휴양림삼거리라는 곳이 덕거리봉 정상도 된다는 이정표가 옆에 또 하나 서 있고 그곳에서 증명 사진 한장 남기고 다시 된비알 타고 올라 본다.

한동안 오르다 뒤돌아 보니 이제 제법 조망이 터지며 날씨가 선명해지는 느낌이다.

낙엽송 가지 사이로 아침에 어렵게 다녀온 백병산 정상이 평온하게 올려다 보이고 그 좌측으로 아쉬움만 가득 남기고 뒤돌아 내려온 병풍바위가 우뚝하다.

 

무명봉을 올랐다 가파른 등로를 타고 내려가니 이곳 역시 산죽이 눈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쓰러져 있다 종주대의 발길이 닿는 순간 생명력을 얻어 우뚝 일어나며 발목을 잡아챈다.

그렇게 힘들게 내려가니 안부가 나타나고 그곳에 토산령 이정석이 서 있다.

자료를 찾아보니 토산령은 이곳이 아닌 가까운 다른 곳에 있으며 정자도 서 있는 듯 하며 봄에는 철쭉으로 유명한 곳이란 설명이다.

이곳에서 많이 떨어진 후미를 기다리며 함께 후미조로 진행하기로 한다.

 

토산령에서 한참을 기다려 후미를 만나고 그 후미와 한조가 되어 다시 산행을 이어가 본다.

높지는 않지만 눈이 많이 쌓여 있어 산행에 어려운 등로를 타고 무명봉을 오르며 바라보니 등로 좌측으로 멋진 연봉들이 줄지어 서 있다.

지도를 찾아 보지만 그 이름을 알 수 없어 아쉬운 시간이다.

그 아래에는 아연광산을 개조해 만든 가곡자연휴양림이 있는 곳일 것이다.

 

한동안 오르막 등로를 타고 오르니 제법 멋진 금강송들이 등로 옆에 서 있고 그 금강송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다시 평이한 등로와 연결되어 있다.

그렇게 급하지 않게 진행하니 짧은 오르막 등로가 이어지고 곧바로 구랄산에 도착한다.

왜 이름이 구랄산일까 궁금해 자료를 찾아 보지만 아쉽게도 알만한 자료를 찾지 못하였다.

 

구랄산에서 등로는 급경사 내리막으로 이어져 있다.

남사면이라 그런지 눈이 녹으며 진흙창의 등로가 되어 등산화에 무거운 진흙이 달라 붙으며 또 다른 산행의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다.

어렵게 안부까지 내려가니 다시 북사면에는 깊은 눈이 쌓여 있고 된비알 오르막이다.

어렵게 된비알 오르막 타고 오르며 뒤돌아 보니 방금 전 내려온 구랄산이 하얀눈을 쓰고 웅장하게 서 있다.

 

무명봉을 넘어 남쪽으로 방향을 바꿔 다시 내리막 등로를 타고 내려가니 키큰 산죽밭이 열려있다.

그 푸른 산죽 사이를 타고 진행하는 산우님들의 모습이 아름답게 다가오지만 그 아름다움은 이곳까지이다.

이제부터 지루한 등로가 속이고 알면서도 속는 무지막지한 면산인지 먼산과의 사투가 이어졌기 때문이다.

 

깊은 눈을 헤치고 미끄러운 등로를 타고 가파른 된비알을 올라 본다.

후미에서 어렵게 진행하는 산우님들과 함께 하는 시간이다 보니 땀도 나지 않고 그저 주위 조망과 풍경을 즐기며 오르는 시간이다.

그러다 뒤 돌아 보니 저 멀리 백병산이 벌써 까마득히 멀어져 있다.

어려운 산행 조건속에서도 무탈하게 잘 진행되고 있다는 느낌이기에 감사하는 마음이다.

 

그렇게 높은 봉우리 하나를 오르자 다시 평이한 등로가 이어지고 나즈막한 봉우리 하나가 맞아 준다.

그 봉우리를 힘겹게 오르니 또 다른 봉우리 하나 그리고 그 나즈막한 봉우리를 넘으니 평이한 등로 저 멀리 다시 보이는 봉우리가 종주대의 기를 죽이고 있다.

이제 저 봉우리만 넘으면 분명 면산이겠지 하고 힘겹게 오르니 마지막으로 제법 완만하지만 우람한 봉우리가 맞이해 주고 홀로 육두문자를 내뱉으며 오르니 드디어 잡목들이 등로를 가로 막고 있는 면산 정상이다.

면산은 강원도 태백과 경북 봉화의 경계에 위치한 높이 1245.2봉으로서 예전에 화전을 일궈가며 난리를 면했다고 해서 면산이라 하지만 이곳 주민들은 정상 부분이 펑퍼지하다 해서 두리봉이라 부르기도 한다고 전해져 내려오는 산이다.

 

선두에서 진행하다 이곳에서 기다리며 23인 전부의 사진을 담아 준 종주대원이 있어 마음속으로 깊은 감사함을 전하고 다시 무릎이 좋지 않은 산우님 한분을 모시고 참으로 어려운 산행을 이어간다.

백두대간도 완주를 하셨던 종주대원인데 갑자기 나빠진 무릎 때문에 예상치 못한 어려운 산행길, 선두로 내려간 산우님들에게 미안한 마음에 먼저 내려가 식당으로 가 식사를 하라는데 그러면 함께하는 종주의 의미가 없기에 끝까지 함께 내려가 본다.

 

깊은 눈속을 걸어 가파른 내리막 등로를 타고 내려가 나즈막한 봉우리 하나를 오르자 앞으로 올랐다 내려가야 할 수많은 연봉들이 이곳 정맥 산행에서도 날머리를 쉽게 허락하지 않는다.

걱정이 되였는지 다른 종주대 한분이 다시 기다리며 함께 진행하니 이제 제일 후미에는 무릎이 아픈 종주대원 한명과 친구분 그리고 이 칠갑산과 칠갑산 친구 대원 한면 이렇게 4명의 조가 완성이 되였다.

하지만 함께 걸어 준다는 것 이외에는 도움을 줄만한 것이 없기에 그저 안타까운 시간과의 싸움이 되어 간다.

저 마지막에 높게 솟아 있는 1009.3봉을 넘어야 오늘 산행도 갈무리를 할 수 있을 것이다.

 

완만한 봉우리 하나를 넘자 다시 나타나는 암봉을 우측으로 우회해 내려가 본다.

다시 완만하게 이어지는 등로를 타고 오르다 뒤돌아 보니 방금 전 우회한 암봉이 보이고 저 암봉 자락에서 앞으로 올라야 할 멋진 마루금을 담을 수 있었던 것이다.

걸어 진행 할 땐 몰랐는데 지나와 뒤돌아 본 풍경은 또 다른 모습으로 종주대의 가슴에 남겨진다.

 

이제부터 높지 않은 무수히 많은 봉우리를 오르락 내리락 천천히 걸어 본다.

키 작은 산죽밭이 나타나더니 금새 갈색으로 말라 죽은 산죽도 나타나고 또 그런가 하면 키 큰 산죽밭도 통과한다.

가끔 보이는 등로 좌측의 가곡자연 휴양림쪽 산군들과 계곡도 바라보며 근심 걱정으로 후미에서 사투를 벌이는 산우님과 보조를 맞추다 보니 이제 마지막 봉우리가 얼마 남지 않은 거리이다.

 

봉우리를 올랐다 내려가니 등로 우측으로 멋진 낙엽송 지대를 지나고 그 낙엽송 지대가 끝나자 다시 잣나무 지대도 통과한다.

이제 하루해는 등로 우측인 서쪽으로 많이도 기울어 가고 그 뒤로 유순하게 보이는 면산이 또 멀어져 간다.

이곳에서 바라보는 면산은 그리 험하거나 멀게 느껴지지 않는데 구랄산에서 오르는 그 등로는 지금와 생각해 보면 죽음을 부르는 등로처럼 추억된다.

 

수많이 걸려있는 띠지들에 의지해 무탈하게 진행하고 있으니 이 산객이 준비한 띠지 하나도 후답자들을 위해 걸어 본다.

설령 이것이 쓰레기라 하더라도 낯선 이방인들에게는 가장 듬직한 산친구 이기에 외면만 할 수 없었던 시간이다.

그 누군가가 이 띠지로 인해 또 무탈하게 이 구간을 마칠 수 있다면 그것으로 또 만족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제 임도를 만나 그 임도를 타고 진행하다 좌측 능선으로 이어지는 등로를 타고 무명봉을 넘자 저 멀리 석개재와 이어지는 지방도로가 보이기 시작한다.

이제 마지막 봉우리를 넘었는가 생각했는데 걱정이 되였는지 카페지기님께서 전화를 주시고 상황을 설명하니 젊은 종주대원 한명을 대동하고 마중을 나오신단다.

다시 가파른 내리막 등로를 타고 내려갔다 평이한 등로를 타고 마지막 1009.3봉 오름길에 등로 우측으로 뒤돌아 보니 멀어져 가는 면산이 다시 종주대의 발걸음을 붙잡는다.

 

1009.3봉 오르막 등로에서 두명의 산우님이 거꾸로 올라 제일 후미에서 사투를 벌이고 계신 산우님들의 배낭을 들어 주니 그나마 말라있던 보이지 않는 눈물이 가슴속에서 흐르기 시작한다.

처음 백두대간 산행에 나서며 이런 종주대의 단합된 모습과 산우애에 매료되어 산행의 묘미를 알아왔는데 잊었던 그 산우애를 다시 자극하는 모습에서 산행의 참 뜻을 새기는 시간이다.

준비한 막걸리 한잔으로 허기를 채우고 후미를 기다려 사진 한장 남겨 드린 후 마지막 가파른 내리막 등로를 타고 석개재로 향한다.

 

가파른 내리막 등로가 끝날쯤 등로 양쪽으로 녹색 철조망이 쳐져 있고 그 가운데로 나 있는 등로를 타고 내려가니 등로 우측 산중에 지붕이 날아가 버린 작은 심마니 산당이 나타나지만 지금은 그 누구도 사용하지 못하는 건물이 된 듯하다.

그곳을 지나 내려가니 이제 석개재 도로가 보이고 그토록 그리워했던 버스도 보인다.

 

나무 계단을 타고 내려가며 다음 구간 올라야 할 마루금을 담으며 하루를 마감하는 시간이다.

장장 15시간 가까이 걸어 내려오며 무탈하게 사고 없이 모두 완주했다는 사실에 만족하는 시간이기도 하다.

다만 처음 시작할 때 후미에서 고생한 후미대장이 완주하지 못하고 일찍 탈출해야만 했던 사실이 가슴 아프게 남겨지는 시간이다.

다음에 다시 내려 올 시기에는 이 산객이 아무 역활이라도 해 줄 수 있기를 바래 보는 시간이다.

 

강원도의 태백 및 삼척과는 이제 이별을 고하는 시간이다.

이제부터 경상북도 봉화로 내려가 저 부산까지 거침없이 달려 내려갈 것이다.

힘들고 어렵게 걸었던 고통은 사라지고 또 무엇에 홀리듯 다음 구간을 그리워 하는 시간이다.

모두 무탈하게 완주함을 자축하며 다음 구간에 다시 멋지게 조우 할 수 있기를 바래 보는 시간이다.

 

누구 하나 소중하지 않은 종주대가 없겠지만 인연 후미대장님에게 감사함과 동시에 죄송한 마음을 전합니다.

다음에 내려 갈 기회가 있다면 꼭 함께 내려 가 다시 그 등로를 타고 내려 와 탁배기라도 한잔 나눌 수 있기를 바람니다

많은 시간 기다리며 사진 봉사해 주신 보물상자님의 수고에도 고마운 마음 전해 드리며 다리 아픈 산우님을 위해 다시 올라 와 배낭을 받아 들고 하산한 나마스테 카페지기님과 승연 아우님에게도 감사한 마음 전합니다.

또한 심설에 러쎌하며 고생한 승연 아우님, 산그리메님 그리고 공작산님에게도 감사한 마음 전하며 늘 고생만 시켜 드리는 겨울애 총무님의 헌신적인 봉사에거 감사한 마음 전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대구에서 홀로 올라 함께 걸어 준 북극성님의 열정에 박수 보내며 함께한 25인의 종주대 모두에게도 진심어린 고마운 마음 전합니다.

 

다음 구간을 기약하며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칠갑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