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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맥산행(완료)/금북정맥(완료)

금북정맥 마지막 제13차 유득재에서 안흥진까지 산행 후기

by 칠갑산 사랑 2010. 12.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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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지 : 충청남도 태안군의 금북정맥 마루금 일대

산행날자 : 2010년 12월 01일 (수요일)

산행날씨 : 하루종일 구름끼고 박무로 시야가 좋지 않았던 흐린 날씨

산행온도 : 영상 04도에서 영상 13도

산행인원 : 칠갑산 나 홀로

산행코스 : 유득재(32번 지방도로)-시목초교 이정표-시목구판장-서해철망-도루개-장대1리 삼곳말-영전작목반화훼간이집하장-영전1리

               너멍골-영전1리(32번 지방도로)-장재삼거리-만수가든-이동통신기지국-임도삼거리-5번 지방도로-마금1리다목적복지회관-

               라윤목장-전막산 갈림삼거리-매봉산(101.4봉)-밤고개-성황당고개-음지말-남산(89봉)-후동고개-73.7봉-근흥중학교-

               신대삼거리-용현식당-근흥장로교회-용산2리(회관앞)버스 정류장-용신경로당-근흥의용소방대-보라매민박-용산2리(원안

               해수욕장입구)버스 정류장-채석포 낚시-도황1리(삼거리방앗간)버스 정류장-채석포교회-개사육장-가족묘지-115봉-124봉-

               110봉-장승고개-개투견장-도황리 시멘트도로-시멘트도로-죽림고개(603번 지방도로)-정죽2리(연포주유소)-국방과학연구소

               포장도로 입구-지령산(국방과학연구소정문)-군부대 철조망-군부대2중 철조망-안갈음이 마을 알바-갈음이고개-143봉-

               갈음이해수욕장-127봉-팔각정-안흥진 서해바다-방파제-신진대교-안흥-금북정맥 산행 완주

산행거리 : 약 23.00 Km

산행시간 : 조금은 여유롭게 사진 찍으며 식사 시간 포함해 08시간 40분 (07시 30분부터 16시 10분까지)

 

금북정맥이란

백두대간이 남쪽으로 뻗어 내려오면서 속리산 천황봉(1508봉)에서 한남금북정맥이 분기하여 칠장산(492봉)으로 내려와 이곳에서 다시 금북정맥과 한남정맥이 갈라진다.

금북정맥은 칠장산에서 한남정맥과 헤어진후 남쪽으로 뻗어 내려가면서 칠현산(516봉), 서운산(547봉), 성거산(579봉), 광덕산(699봉)을 거쳐 백월산(565봉)에서 산줄기는 다시 북서진하면서 덕숭산(495봉), 가야산(678봉), 일락산(521봉) 등을 솟구치게 한후 은봉산(283봉)에 이르러 다시 서쪽으로 성왕산(252봉), 백화산(284봉) 등을 거쳐 태안반도로 이어져서 반도의 끝인 안흥진에서 그 맥을 다하고 서해바다로 모습을 감추는 장장 약 280 Km의 산줄기를 말한다.

 

 

금북정맥 산행을 마치며 석별의 정을 담았던 시간들

 

 

개인적으로 1대간 9정맥의 가장 마지막 산행으로 오르려 했던 고향의 산줄기인 금북정맥을 나 홀로 천천히 걸어볼 예정이지만 누군가와 함께하는 시간이라면 그 또한 반가운 마음으로 진행할 생각이다.

일정한 구간 나누기를 하지 않고 올라 시간과 거리에 구애 받음없이 그저 무심으로 걸어 보다 힘들면 그곳에서 내려오는 산행으로 진행 할 예정으로 다만 안흥진에서의 마지막 의식은 올 연말안에 치룰 수 있기를 희망해 본다.

 

드디어 마지막 마무리를 위해 새벽 같이 길을 떠나는 시간이다.

한여름 차가운 소낙비를 맞으며 칠장사에서 출발했던 기억에서 지난회차 곤파스의 위력 앞에 덤블링으로 온몸에 생채기를 냈던 시간까지 고향 뒷산으로 이어진 금북정맥 산행을 하면서 참으로 많은 추억을 남겼던 시간들이다.

그 아쉬운 이별을 알기라도 하는 듯 새벽부터 짙은 안개가 몰려 와 세상의 밝음을 방해하고 연무가 지욱했던 시간은 시간에 구애받지 말고 거리에 얽매이지 말고 다음에 다시 여유로운 발걸음을 하라 충고도 하는 듯 하다.

맥 산행을 하면서 그저 평이했던 나즈막한 산줄기에 대한 편견을 버리고 산자분수령이란 대명제에 대한 이해를 넓혔으며 내가 살아보지 못한 지역에서 새로운 사람들과 어울렸던 멋진 시간으로 남겨 보며 그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

 

무엇이 발걸음을 이곳으로 안내를 했는지 만감이 교차하는 시간이다.

마지막 산줄기가 그 맥을 다하고 서해 안흥진 바닷가로 스며드는 곳에 서서 홀로 셀카를 작동시켜 증명 사진을 남기는 시간은 시원함보다는 아쉬움이 더하는 마음은 또 무엇인지...

지난 반년의 세월 동안 받았던 사랑과 도움에 대한 감사함을 남기며 또 다시 자연으로 돌아가는 자신을 조금 더 느끼는 것으로 금북정맥 완주에 대한 소회를 접는다.

 

지난 일요일 새벽에 일어나 내려오려 했지만 전날 시골에서 담궜던 김장으로 인해 조금은 귀찮이즘에 빠져 다시 잠자리에 들고 말았다.

이렇게 평일에 내려오면 호젓해 좋지만 만나는 사람이 없으니 외로움은 더 커지는 시간이다.

짙은 안개가 자욱한 서해안고속도로를 뚫고 힘들게 도착한 안흥에서의 대중버스 시간이 맞지 않아 다시 애마를 몰고 오늘 산행 들머리인 유득재의 등나무슈퍼와 삼온교회 및 시목초교 이정판이 있는 곳에서 그 마지막 발걸음을 시작한다.

 

시목태창공업사 아저씨는 오늘도 새벽처럼 일어나 그 근처에서 인삼밭을 손질하느라 바쁘다.

잠시 시목리 유득재에서 지난 구간 올라온 등로와 주위 풍경을 사진에 담은 후 천천히 시목초교 방향으로 나 있는 포장도로를 타고 첫 발걸음을 옮긴다.

밭 사이로 난 등로를 걸어가는 기분이 묘하지만 이 새벽같이 일어나 밭에서 일을 하는 농부들의 모습에서 가슴이 찡하기도 하다.

등로 좌측으로 거대한 축사 건물이 보이지만 아직 가축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포장도로를 타고 한동안 진행하니 등로 우측으로 울타리가 쳐진 예쁜 전원주택이 눈에 들어 오고 잠시 멈춰 사진 한장 남긴다.

그렇게 천천히 진행하니 도로가 좌측으로 휘어지는 곳에서 좌측으로 시목초교 이정표 화살표가 보이고 그 화살표를 따라 눈을 돌리니 등로 좌측 저 아래 시목초교가 조용히 서 있다.

그곳을 지나자 몇채의 민가가 보이고 차례로 시목1리다목적복지회관, 시목구판장, 감나무골 버스정류장 및 삼은교회가 보인다.

 

다시 시목1리 방앗간 버스정류장을 지나고 한동안 진행하니 도로 좌측에 서해철망이 보인다.

서해철망을 지나 나즈막한 언덕을 넘자 장대1리 버스 정류장이 보이고 저 멀리 올라야 할 야산과 그 앞에 드넓게 펼쳐진 인삼밭이 보인다.

하지만 저 곳으로 올라 그 앞에 보이는 산으로 들 수 있을지...

 

장대1리(삼곳말) 버스정류장을 지나니 포장도로가 비포장도로로 변하고 그곳 우측에 내고향 원북면 장대1리란 커다란 빗돌이 서 있다.

그곳을 지나 묘지지대를 통과하니 드넓은 인삼밭이 펼쳐져 있고 그쪽 우측으로 시멘트 포장도로가 갈라지고 있다.

몇몇 선답자들이 그곳을 통해 인삼밭을 지나 능선으로 올랐다는 후기를 읽었기에 그쪽으로 두어번 왔다갔다 해 보지만 역시 인삼밭의 가로막으로 인해 능선으로 오르기 힘이 든다.

그냥 도로를 타고 다시 우측으로 휘어지는 나즈막한 고갯마루를 넘으니 도로 좌측에 녹슬은 콘테이너 박스가 서 있고 우측으로 신설된 산판도로가 나 있는데 얼마전 나무를 식재한 흔적이 보인다.

 

그 비포장도로를 타고 우측 능선으로 오르니 고갯마루에 띠지 몇장이 나풀거리고 그곳에서 좌측 능선으로 올라 무명봉 정상으로 오른다.

등로 좌측으로는 벌목 후 단풍나무들을 식재한 장소가 나타나고 그 아래로 방금 전 올라 온 도로와 저 멀리 시목리와 수룡리쪽 마을도 내려다 보인다.

다만 박무로 인해 조망이 없음이 아쉬운 시간이다.

 

능선을 타고 한동안 호젓한 산길을 걷고 나니 어느덧 다시 시멘트 도로로 나오게 되는데 도로 우측에는 영전작목반 화훼농산물간이집하장이란 낡은 건물이 보인다.

이곳에서 잠시 등로 찾아 갈등하다 이 건물 앞을 통해 우측으로 걸어가니 영전리 마을이 보인다.

조금 더 진행해 넓은 시멘트 도로를 타고 좌측으로 진행해야 될 것 같으나 특별한 의미가 없을 것 같아 그냥 영전1리 마을의 시멘트 도로를 타고 장재로 향한다.

아마도 농산물간이집하장에서 우측도로가 아닌 좌측도로를 타고 진행했어야 올바른 등로였을 것 같다는 느낌이다.

 

그렇게 우렁각시탑과 쉰재를 지나지 않고 통과해 장재 삼거리에 도착하니 32번 지방도로가 지나고 우측으로는 지도상 5번 지방도로라는데 실제로는 603번 지방도로와 분기되는 곳이였다.

이곳에서 우측으로 조금 내려가니 저 멀리 만수가든 식당 입간판이 보이는 것으로 봐 이 산객이 진행한 등로는 원등로보다 더 북서쪽 바깥으로 돌았다는 생각이다.

 

32번 지방도로를 만나 직진쪽으로 갈라지는 연흥 연포가는 603번 지방도로를 보고 우측으로 돌아 조금 더 내려가니 도로 건너 저 멀리 만수가든 이정표가 보이고 그 식당 가기 직전 좌측으로 비포장 임도가 보인다.

그 비포장 임도를 타고 만수가든 뒤쪽으로 오르면 정상 등로가 되는 것이다.

 

잠시 비포장 도로를 타고 오르니 만수가든 식당 뒷편으로 솔밭이 조성되어 있고 그안에 몇마리의 견공들이 이방인의 출현을 경계하며 무척 시끄럽게 짖어댄다.

그 시끄러움을 피해 조금 빨리 오르니 저 멀리 KT 이동통신 기지국이 보이고 임도 좌측으로는 넓은 밭이 조성되어 있다.

다시 호젓한 등로를 타고 많은 생각에 잠겨 보는 시간이다.

 

조금 더 진행하니 임도 삼거리가 나타나고 우측으로는 헬기장이 보인다.

사진 한장 남기고 돌아 나와 좌측 임도를 타고 내려가니 저 멀리 먹이를 먹고 있던 고라니 새끼 한마리가 이방인의 출현에 놀라 재빨리 몸을 숨긴다.

한동안 진행하다 등로 앞쪽을 보니 시목리쪽 들판과 민가가 참으로 고즈넉한 풍경으로 산객의 가슴속으로 파고 든다.

이곳 묘지있는 곳에서 등로는 다시 우측으로 급하게 꺽어 진행하도록 되어 있다.

 

잠시 더 진행해 다시 능선으로 들어가니 나즈막한 봉우리 하나를 넘어 어지러운 임도가 갈라지는 곳에 도착해 정상 등로 찾아 잠시 헤매인다.

시목리 마을을 다시 한번 조망하고 내려가니 묘지가 있고 그 묘지를 지나 잡풀이 말라 있는 공터를 지나니 다시 비포장 임도와 만나 전진하다 사거리에서 좌측 임도를 타고 진행하도록 되어 있다.

 

좌측 임도를 타고 진행하니 산길이 끝이나고 좌측으로 하얀색의 민가가 나타나고 그 민가 뒤 임도를 타고 다시 능선쪽으로 진행하도록 되어 있다.

좌측은 민가에서 가꾸는 밭이 있고 우측으로는 산의 경계에 비포장 임도가 나 있다.

밭이 끝나는 지점에 좌측 능선으로 정맥 마루금은 연결되어 있고 그곳을 통해 오르니 몇기의 묘지들이 나타난다.

 

62봉 봉우리를 넘어가니 저 멀리 좌측으로 수룡저수지가 희미한 박무속에서도 그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한다.

사진 한장 남기고 계속 완만한 내리막 등로를 타고 내려가니 차량들이 지나다니는 소음이 들리고 금새 민가가 있는 603번 지방도로에 도착한다.

그 603번 지방도로에서 우측으로 도로를 타고 먼 거리를 걸어 가야 하는 것이다.

 

2차선 포장도로인 603번 지방도로를 타고 한동안 진행하니 저 멀리 앞쪽으로 마금1리다목적복지회관이 보이고 도로 좌측으로는 제법 크게 보이는 수룡저수지가 손에 잡힐 듯 가깝게 다가와 있다.

앞으로 올라야 할 매봉산과 좌측으로 전막산 능선이 한눈에 들어오는 멋진 시골 풍경도 감상해 보는 시간이다.

 

마금1리다목적복지회관 앞에 선다.

지금은 비어있는 듯한 회관이지만 한겨울 농사일이 끝나고 나면 또 동네 어르신들이 모여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 나누며 지내야 할 놀이터가 될 것이다.

그 앞에는 수령 100년이라는 해송이 수호신처럼 버티고 서서 마을을 지켜주는 듯 하다.

 

다시 도로를 타고 걸어가다 보니 이곳 태안 역시 바닷가이다 보니 마늘 농사가 대세를 이루고 있는 듯 하다.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광활한 밭에 하나 둘 손수 손으로 심은 푸른 마늘 잎이 산객의 심금을 울리고 그 넘어 수룡 저수지가 바로 코 앞으로 다가와 있다.

바다가 가까워지고 금북정맥도 그 맥이 다하고 있음을 직감적으로 느끼는 순간이다.

 

다시 무심으로 603번 지방도로를 타고 걸어가니 마금1리 버스 정류장이 보이고 도로 좌측으로 멋지게 지어진 전원주택이 보인다.

그 대문 앞에는 양쪽에 돌 하루방이 집을 지키는 모습이 이채롭다.

그 전원 주택을 지나자 마자 도로 우측에 커다란 젖소 목장이 나타나고 라윤목장이란 빗돌이 정문에 서 있다.

그 목장을 지나 조금 더 진행하니 도로 우측에 볏단을 포장해 놓은 건초더미가 보이고 도로가 휘어지는 지점 저 멀리 전봇대가 자리한 곳에서 등로는 우측 능선을 타고 계속 이어지도록 되어 있다.

 

능선으로 올라 나즈막한 능선을 넘으니 다시 시멘트 포장도로와 만나고 그 앞에는 밭이 들어 서 있다.

이곳에서 시멘트 도로를 타고 우측으로 걸어 올라가니 저 앞 전봇대 지난 지점에 좌측 능선으로 비포장 임도가 나 있다.

지도를 살펴보니 지도에는 나윤목장을 좌측에 두고 올라야 하는데 그렇게 오를 수 없어 목장을 좌측으로 한바퀴 돌듯 올라와 매봉산으로 오르도록 되어 있는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그 임도도 정상 등로가 아니라서 정상 등로를 만나기까지 약간의 애를 먹었었다.

 

아마도 그 시멘트 포장도로를 타고 계속 올라 진행하다 보면 임도 좌측 능선으로 매봉산 오르는 등로가 있을 것 처럼 생각된다.

한동안 비지땀을 흘리며 오르니 무명봉에 통나무 의자 3개가 놓여 있고 살펴보니 이곳이 바로 전막산 갈림 삼거리이다.

잠시 다녀올까 고민하다 오늘은 전막산을 들리지 못하고 그냥 안부로 내렸다가 매봉산 정상에 도착한다.

나즈막한 101.4미터의 높이이지만 제로 가까이에서 오르기 때문에 제법 고도감을 느끼며 오른 곳이다.

 

조망이 없는 매봉산에서 정상 이정표만 사진으로 남긴 채 좌측 등로를 타고 내려갔다 나즈막한 봉우리로 오르니 민둥의 정상이 보인다.

밑에는 묘지가 보이고 그곳에 서서 다시 마금리를 내려다 본다.

박무가 낀 날씨가 안타까운 시간이다.

 

희미한 전막산을 바라 본 후 다시 계속 마루금을 진행하니 잘 가꿔진 가족 묘지들이 나타나고 그 묘지 뒤를 지나 내려가니 계속 되는 묘지군락지가 이어진다.

그 아래에는 밤고개 마을이 나타나고 어르신 한분이 나와 시멘트 도로를 청소하고 계신다.

인사를 드리니 많은 정맥꾼들을 만나셨는지 이곳이 밤고개라며 성황당고개로 가는 등로를 친절하게 알려 주신다.

마을 민가 사이에 난 시멘트 도로를 타고 젊은 부부가 밭에서 비닐을 씌우는 모습도 바라보며 고마운 마음을 전하며 성황당고개로 향한다. 

 

조금은 외딴집으로 보이는 붉은색 지붕을 한 민가쪽으로 진행하니 그곳에서는 연세 드신 노인이 겨울을 대비한 장작패기를 하고 계신다.

다시 인사 드리고 그 민가를 지나 고개를 넘으니 지도상 오거리라 표시된 성황당고개에 도착한다.

등로 좌측으로는 안기리 마을이 희미한 박무속에 빤히 드러나 있다.

 

성황당고개 오거리에서 거의 직진방향으로 나 있는 능선으로 올라 진행하니 작은 공동묘지가 나타나고 금새 인삼밭이 보인다.

그 인삼밭을 좌측에 두고 공터를 지나 내려가니 다시 마늘밭이 보이고 그 마늘밭 넘어 저 멀리 밭 가장자리에 띠지 하나가 살랑거린다.

밭둑을 가로질러 능선으로 이어지는 좁은 밭둑에서 우측 민가 있는 곳으로 내려가니 드넓게 펼쳐진 파란 마늘잎이 시골의 정취를 한껏 돋구고 있다.

 

좌측에 민가를 두고 우측에는 마늘밭이 있는 사잇길로 내려가니 민가 정문쪽 시멘트 마당으로 이어지고 이곳 주민들은 이제 김장김치를 만드느라 정신이 없을 정도로 바쁜 모습이다.

그 민가 앞 시멘트 도로를 타고 내려가니 삼거리 시멘트도로가 나타나고 좌측 붉은 지붕을 한 민가있는 방향으로 전진한 후 민가와 전봇대 사이의 좁은 등로를 타고 올라 계속 진행하게 된다.

 

민가 옆 등로를 타고 오르니 민가 뒷편은 대나무 밭이 있고 그 위로는 다시 묘지들이 자리하고 있다.

능선으로 오르니 지난 여름 강력한 태풍이였던 곤파스의 위력이 아직도 남아 쓰러지고 부러진 커다란 소나무들이 등로를 막고 있다.

오래전 기름 유출 사건과 맞물려 이곳 태안에 왜 이런 자연 피해가 연이어 이어지는지 안타까운 마음이다.

정상에 오르면 늘 저렇게 만들어 놓은 나무봉 벤취가 눈길을 잡는 등로이다.

 

한동안 평이한 능선 등로를 타고 진행하며 남산을 찾아 보지만 이정표 하나 없으니 잘 찾지 못하고 그저 정상이라 생각되는 부분은 모두 사진으로 남겨 본다.

집에 돌아 와 찾아 보니 저 돌탑으로 내려가기 직전 봉우리가 남산이 아니였을까 생각하는데 맞는지는 확신하지 못한다.

 

계속 완만한 등로를 타고 내려가니 등로 우측으로 저 멀리 희미하게 안흥염전이 소나무 사이로 보인다.

날씨가 좋았다면 훨씬 좋은 풍경을 담았을 것을 하는 아쉬움이 남지만 그래도 이렇게나마 그 모습을 보여주니 그것만으로도 만족하는 시간이다.

직접 소금을 모으는 작업을 볼 수 있었다면 더 좋았을 것을 하는 아쉬움은 어쩔 수 없지만...

 

그렇게 한동안 진행하며 내려가니 저 멀리 절개지로 이뤄진 후동고개가 눈에 들어 온다.

마침 4륜 구동차가 한대 올라오며 멋진 사진을 남겨 주니 고마울 뿐이다.

만들어진지 오래되지 않은 듯 절개지를 쌓아 올린 석축이 최근의 모습을 보여주는 듯 하다.

 

다시 가파른 등로를 타고 한동안 이마에 땀방울 흘리니 무명봉에 올라 돌탑이 있는 벤취에 쉬어가며 준비한 점심을 먹는다.

내려가 용현식당에서 굴짬봉 한그릇 먹고 싶었지만 갑자기 찾아 온 허기를 달래지 못하고 홀로 찬바람 맞으며 먹는 김밥 한줄이 아쉽다.

그래도 새벽에 옆지기가 준비해 준 따뜻한 커피가 있어 그나마 다행이다.

 

점심 식사 후 느긋하게 다시 능선 등로를 타고 진행한다.

한동안 진행하다 보니 등로 좌측으로 분지섬이 있는 서해바다가 보이지만 박무와 구름속 햇살로 인해 뚜렷하지는 않다.

그래고 근흥면의 마을과 서해바다를 봤다는 사실만으로도 흥분되기에 충분한 순간이였다.

 

그렇게 느긋하게 진행하니 드디어 73.7봉에 도착해 삼각점과 두개의 정상 이정표를 담아 본다.

하나는 준.희님이 남긴 이정표이고 또 다른 하나는 이곳 서산의 산꾼인 괜차뉴님이 붙여 놓은 정상 이정표이다.

다만 아쉬운 점은 같은 이정표를 같은 봉에만 달아 놓지 말고 다른 봉우리나 고개에 붙여 줬으면 하는 바램이였다.

 

73.7봉에서 잠시 휴식 취한 후 다시 내리막 등로를 타고 내려오니 저 멀리 근흥중학교 건물이 보이고 그곳으로 통하는 능선에는 벌목 후 새로운 나무를 식재하고 있는 주민들의 모습도 들어 온다.

한동안 더 내려오니 근흥중학교 바로 뒤어 팔각정이 보이고 그 주위에도 몇분의 주민들이 벌목지대를 정리하고 있는 모습이 보여 들리지도 못하고 조용히 내려간다.

 

그렇게 진행하니 등로는 근흥중학교와 통하고 또 하나는 그 근흥중학교 담을 따라 민가를 통해 603번 지방도로와 연결되도록 되어 있다.

조용히 중학교로 들어가 운동장을 통해 정문으로 내려오니 선생님으로 보이는 한분이 계시고 인사 나눈 후 근흥중학교 정문을 통해 빠져 나온다.

 

근흥중학교를 빠져 나와 603번 지방도로를 건너 동명부동산 중계소 건물 사이로 들어가니 좌측으로 정맥산객들에게 제법 유명한 용현식당이 보인다.

저곳의 굴짬봉이 유명하다는데 한번 그 맛을 보고 싶었지만 73.7봉 근처에서 점심을 먹었기에 오늘은 포기하고 다음을 기약해 본다.

그것이 언제일지 몰라도 꼭 한번쯤 들려 그 맛을 보고 싶은 마음 굴뚝 같다.

 

용현식당을 뒤로 하고 앞으로 진행하니 단층의 초라한 초원다방을 지나 밭 사이로 난 도로를 타고 진행하니 저 앞에 근흥장로교회가 보인다.

그 교회 앞 도로를 타고 진행하면 다시 2차선 포장 지방도로와 만나 진행하면 되는 것이다.

이곳까지는 특별한 어려움 없이 정상 등로를 잘 찾아 진행했다는 안도의 한숨이 나온다.

 

근흥장로교회를 빠져 나오자 넓은 공터가 나타나고 그 앞에 2차선 포장도로가 보인다.

용산2리(회관앞) 버스 정류장 이정표가 보이고 그곳에서 2차선 지방도로를 타고 직진 코스로 진행한다.

우측으로는 근흥초교 및 근흥방향으로 가는 도로가 보인다.

 

2차선 포장도로를 타고 진행하니 용신경로당 건물이 보이고 조금 더 진행하니 근흥의용소방대 건물도 보인다.

분명 용산리라 알고 있는데 어느곳은 한문으로 용신이란 단어도 보여 어딘지 모르게 당황스럽다.

조금 더 진행하니 도로 좌측으로 커다란 서해김영어조합법인 건물도 보이는데 오늘이 김장하는 날인지 많은 배추를 씻고 있다.

 

그렇게 한동안 진행하니 보라매 민박을 지나 용산2리(원안해수욕장입구) 버스 정류장도 통과하여 채석포 낚시배 안내하는 건물도 지난다.

계속 전진하니 아름민박과 원안해수욕장 이정표를 지나 300미터 전방에 좌측으로 채석포와 우측으로 연포로 갈라지는 도로 이정표도 보인다.

그 앞에 도황1리(삼거리방앗간) 버스 정류장 있는 곳에서 2차선 포장도로를 버리고 우측 채석포 교회 건물쪽으로 들어가며 정맥 등로를 이어간다.

 

민가가 있는 도로를 타고 잠시 올라가니 커다란 건물이 보이는 채석포 교회 건물 앞에 도착한다.

교회 이름이나 알 수 있는 이정표가 없지만 들어오는 초입에서 확인했기에 쉽게 이곳이 채석포 교회임을 알 수 있었다.

등로는 교회 건물을 우측에 두고 좌측 가장자리로 가면 널판지 다리를 지나 능선으로 나 있다.

 

잠시 좁은 등로를 타고 오르니 넓은 임도로 바뀌고 많은 멍멍이들이 울부짖는 소리가 들린다.

살펴보니 개 사육장인듯 많은 개들이 좁은 철망에 갇혀 사육되고 있고 주인인듯한 아주머니가 그 멍멍이들을 달래는 소리가 들린다.

가건물 처럼 보이는 건물과 검정 천막이 드리워진 기분 나쁜 곳이기에 빠르게 통과해 오른다.

 

그곳을 오르니 다시 가족 묘지 군락지가 나타나고 잘 정리된 묘지 몇기가 나타난다.

그 묘지 우측으로도 몇기의 묘지들이 보이는 곳을 지나 묘지 정상부로 오르니 그곳 한 가운데로 정상 등로가 열려있다.

그곳에서 지나 온 등로와 서해바다를 조망해 본다.

이제 그 끝자락도 얼마 남지 않았다는 희망이 싹터 오는 시간이기도 하다.

 

이제 멋진 소나무 군락지를 지나 호젓하게 거닐어 보니 금새 정상에 도착하고 그곳에서 안부로 내려가니 이곳은 아직 지자체의 손길이 미치지 못했는지 쓰러지고 잘려진 많은 소나무들이 엿가락처럼 등로를 막고 있다.

이유도 모를 삼각점 하나가 봉우리도 아닌 일반 등로에 박혀 있어 의아한 생각을 하면서도 가슴 아픈 태풍의 현장이 아닐 수 없다.

 

이제 제법 바위들도 박혀 있고 부러진 많은 소나무들이 등로를 막고 있는 능선을 타고 계속 몇개의 봉우리를 넘는다.

산책로라는 이정표가 일정한 간격마다 줄지어 있는 곳을 따라 주의하며 진행하니 어느덧 능선을 벗어나 민가가 있는 밭뚝을 통해 진행하도록 되어 있다.

 

그 민가를 지나 내려가니 다시 2차선 포장도로가 나타나고 살펴보니 장승고개이다.

이 산객이 살던 시골 마을의 이름이 장승리이기에 어딘지 모르게 정감이 가는 고개 이름이기도 하다.

그곳에서 도로를 건너 좌측으로 조금 내려가니 두개의 장승이 있고 그 장승을 지나자 마자 우측 능선으로 등로가 열려 있다.

그물을 손질하기 위한 많은 그물들이 쌓여 있어 이곳이 바다와 인접해 있는 지역임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이곳에서 지나온 등로쪽으로 옥녀봉이 있고 그 옥녀봉을 산행하기 위한 등산로 표시가 되어 있어 의아한 생각이 들었다.

 

다시 능선으로 오르니 등로가 정비되지 않아 지난 곤파스 태풍 때 쓰러진 수많은 나무들이 이리저리 무질서하게 너부러져 있다.

제법 시간을 지체 시키는 등로를 조심하며 통과하니 쓰러진 대나무 밭이 나타나고 그곳을 통과흔데에도 많은 시간이 소비된다.

잠시 더 오르니 등산로와 등산로 아님 표시가 있는 나무 이정표가 보이고 그 옆에는 개조심 (투견장)이란 입간판도 보인다.

등산로 아님 방향으로 올라가 진행하니 오래 전 투견장으로 사용하였을 법한 가건물과 비닐 하우스들이 나타나지만 지금은 빈집인듯 인적이 끊겨있다.

 

그 투견장을 통과해 내려오니 다시 시멘트 도로와 만나고 이곳에서 우측 도로를 타고 오르며 저 멀리 붉은 민가와 대나무 밭이 보이는 방향으로 올라 간다.

한동안 올라가니 삼거리 도로가 나타나고 우측으로 돌아 오르니 밭에서는 동네 아낙들이 모여 마늘 파종에 정신없고 그 앞에 서 있는 전봇대 있는 곳에서 좌측 넓은 임도를 타고 다시 나즈막한 능선으로 오른다.

 

능선으로 오르니 이곳 역시 쓰러지고 잘려진 나무들이 이리저리 너부러져 있어 오르는데 많은 시간이 걸린다.

88봉이라 생각되는 봉우리를 넘으니 제법 잘 가꿔진 소나무 아래 잡목들과 잡풀들이 자라다 말라 묘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참으로 걷기 편안한 등로를 오랫만에 다시 만나 제법 그럴듯한 산행을 해 보는 시간이다.

 

부드러운 등로를 타고 무심으로 진행하다 보니 다시 시멘트 도로와 만나고 지도를 살펴보니 아마도 든적골 마을이 아닐까 생각되는 곳이다.

시멘트 도로에서 좌측 마을쪽으로 내려가니 정면으로 대나무밭이 보이고 그곳 사거리에서 대나무 좌측 방향의 직진 도로를 타고 진행한다.

도로를 타고 사거리를 지나 진행하니 금새 나무 판자들이 잘려져 너부러진 곳에서 등로는 우측 능선으로 이어지고 있다.

 

다시 능선으로 오르니 아직 지지 못한 고운 단풍이 나뭇가지에 매달려 안쓰럽게 흔들리고 그곳을 지나 오르니 희미한 등로가 잡목들이 어지럽게 널부러져 있는 곳에 나 있다.

두어번의 알바 주의 구간을 잘 찾아 정상 등로를 타고 진행하니 바로 눈 앞에 희미하지만 정죽리 마을들이 보인다.

이제 죽림고개가 멀지 않은 듯 하다.

 

다시 묘지지대를 지나고 잡목들이 제멋대로 자라 길 찾기 조차 어려운 등로를 타고 계속 전진하다 보니 차량 통행하는 소음이 들리기 시작하고 갑자기 절개지가 보인다.

지도를 살펴보니 죽림고개의 도로를 포장하기 위해 잘려진 절개지와 그 아래 공터가 보인다.

정죽리와 603번 지방도로가 잘 보이는 죽림고개 내려가기 직전 고갯마루에서 준비한 맥주와 과일로 허기를 달래본다.

 

603번 2차선 포장도로가 지나는 죽림고개로 내려가니 도로 건너 우측으로는 현대오일뱅크 주유소가 보이고 정상 마루금은 좌측으로 도로를 타고 진행하다 삼거리에서 우측 국방과학연구소쪽으로 나 있는 2차선 포장도로를 타고 진행하도록 되어 있다.

이곳에서 희미하지만 저 위 좌측으로 진행해야한 마루금과 지령산 군부대를 조망해 보지만 지령산쪽은 안개인지 구름에 가려져 있다.

 

이 2차선 포장도로를 타고 진행하다 보니 많은 띠지들이 좌측 능선으로 달려있고 혹시나 몰라 그곳으로 진행해 보지만 의미를 알 수 없는 작은 삼각점 하나만 만날 뿐 무명봉을 넘어 다시 이 2차선 포장도로와 만나 오르도록 되어 있다.

굳이 좌측 능선으로 올라 청다래 가시와 싸울 필요는 없을 듯 하다.

 

한동안 도로를 타고 국방과학연구소 정문으로 오르다 보니 간간히 포 사격 소음이 귓전을 때린다.

요즈음 연평도 사건으로 인해 남북 관계가 최악으로 치닫고 있어 조금은 걱정이지만 큰 동요가 없는 것으로 봐 연습 사격인듯 하다.

저 국방과학연구소 정문에서 등로는 좌측 철조망을 타고 진행하도록 되어 있다.

 

생각보다 철조망을 타고 진행하는 등로는 양호하다.

다만 가끔 곤파스의 위력 앞에 힘없이 쓰러져 그 거대한 고목을 군부대 철조망에 의지해 누워있는 나무들로 인해 산행에 어려움을 받고 있지만 생각보다 좋은 등로로 인해 기분 좋은 산행을 이어가고 있다.

 

한동안 진행하다 철조망이 우측 오르막으로 이어지는 곳에서 그 군부대 철조망과 헤어져 좌측 내리막 등로로 내려왔다 금새 다시 우측으로 돌아 좌측으로 내려간다.

그곳에서 2중 군부대 철조망을 만나 그 철조망을 타고 우측으로 내려가니 그 철조망 저 멀리 금북정맥 마지막 봉우리인 127봉이 보인다.

 

하지만 호사다마라고 했던가.

초병들이 제지하며 빨리 철조망과 멀어지라는 닥달에 잠시 철조망과 헤어져 우측 능선으로 진행해야 하는 산행을 놓치고 계속 군부대 철조망을 타고 내려가다 보니 안갈음이 마을을 지나 군부대 정문까지 가 버렸다.

그곳에서 주민들에게 물어 보고 지도를 정치해 등로를 찾아 보니 달음이고개는 우측 저 멀리 군부대와 143봉 사이 오복하게 들어간 부분에 존재하고 있다.

잠시 나약한 마음으로 143봉을 포기하고 127봉으로 올라 마무리할까 생각하다 찜찜할 것 같아 다시 갈음이 고개로 가 그곳에서 진행한다.

 

시멘트 포장도로로 된 갈음이 고개에 도착하니 좌우로 정맥 띠지들이 나풀거리고 좌측 능선으로 올라 제법 가파른 된비알 타고 땀방울 흘려 본다.

143봉 뿐이 안되지만 제로에서 시작하기에 130미터 이상을 치고 올라야 하는 것이다.

가뿐 숨을 내쉬며 무명봉에 올라 좌측으로 이어진 능선을 타고 진행하니 쓰러진 나무들을 지나 전기 판넬이 정상을 차지하고 있는 143봉에 도착한다.

 

특별한 것이 없기에 143봉 정상의 전기 판넬과 전깃줄을 사진으로 담은 후 조금 더 전진하니 돌 무덤이 보이는데 돌로 쌓은 초소처럼 보였다.

우측으로 갈음이 해수욕장이 조금씩 모습을 드러내고 철렁이는 서해 바닷물 소리도 귓전을 때리기 시작한다.

이제 정말 마지막 마루금을 향해 걸어가고 있음을 실감하는 시간이다.

 

다시 가파른 내리막 등로를 타고 내려가니 휭하니 썰렁한 갈음이 해수욕장이다.

지저분한 쓰레기들이 널려 있고 한곳엔 식수대가 모래속에 외롭게 서 있다.

출렁이는 파도소리가 잔잔하게 귓전을 때리는 소리에 그저 마음의 평온을 이루는 시간, 잠시 어린 동심으로 돌아가 텅빈 갈음이 해수욕장에서 마지막 맥 산행에 대한 소회를 생각해 보기도 한다.

 

다시 갈음이 해수욕장을 즐긴 후 가파른 등로를 타고 마지막 127봉으로 오르는 길은 왜 그리 멀고도 힘이 들던지...

잠시 오르니 폐건물 한채가 서 있고 그 좌측으로 돌아 진행하니 완만한 오르막이지만 마지막이란 생각 때문인지 무척 힘이 든다.

힘들게 두어번 쉬었다 전진하니 드디어 쓰러진 소나무들이 정상을 차지한 127봉이다.

이곳에서 마지막 간식과 과일을 먹은 후 출발 하려니 감회가 새로운 시간이다.

 

가파른 등로를 타고 내려오는 등로는 서해 바다가 육지에 닿으며 내는 살랑이는 소리에 어려움도 모르게 내려 온다.

그렇게 내려오다 보니 등로 우측으로 서해 바다가 보이고 저 멀리 신진도와 그 신진도를 연결하는 신진대교도 보인다.

조금씩 구름속에서 얼굴을 내미는 햇살이 신진도 무명봉 위에서 빛나고 있다.

 

서해바다가 보이는 팔각정 부근으로 내려오니 괜차뉴님이 달아 놓은 종주를 축하합니다란 문구가 힘을 실어 주고 있다.

참으로 길고도 멀었던 맥을 이어 걸으며 속리산에서 이곳까지 내려온 것이다.

거의 홀로하며 진행한 정맥 산행, 지난 년초 하얀 설원을 밟으며 처음 속리산에 올라 첫발을 내디딛 후 10개월 정도 걸려 이곳 서해 바다에 도착한 것이다.

 

잠시 팔각정에 올라 서해 바다속에 서 있는 멋진 암봉과 그 암봉 위에 살아 있는 소나무들을 담아 본다.

지금은 썰물 기간이라 바닷물이 빠져 모두 드러나 있지만 밀물이 되면 외로운 섬이 될 암봉들...

그저 바라만 보고 있어도 멋지고 아름다운 풍경이 아닐 수 없다.

 

다시 바닷가로 내려가 인증 샷을 날린다.

시원하고 기쁨에 찬 그런 시간일줄 알았는데 왜 이리 마음 한구석엔 허전함이 밀려 오는지...

마무리 한다는 개운함보다는 고통속에 갈곳없는 기러기를 떠올렸다면 믿을 수 있을련지...

 

그렇게 금북정맥 산행을 마무리하고 골프장과 바다 사이에 나 있는 방파제를 타고 이제 안흥으로 향한다.

몇분의 골퍼들이 골프를 즐기고 저 멀리 카트도 보인다.

그 넘어 희미하게 자리한 신진대교와 무명봉이 오늘 날씨만큼이나 이 산객의 마음을 심란하게 흔들고 있다.

 

신진대교로 접근하며 지나온 방파제와 서해바다 그리고 골프장 넘어 우뚝한 127봉을 담아 본다.

다시 이곳에 서서 이 풍경을 담을 수 있을련지...

담는다 해도 오늘 이 기분으로 이곳에 다시 서 있지는 못할 것이다.

그저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겨 지길...

 

그렇게 긴 금북정맥을 마무리하고 신진대교를 넘어 어렵게 안흥 버스 정류장으로 오른다.

이곳에서 먼저 와 기다리던 택시에 몸을 깊숙히 넣고 아쉬운 이별을 고한다.

아이들 손잡고 다시 서 있기를 기대하며...

 

고향 산줄기를 돌고 돌아 어렵게 마무리한 금북정맥 산행, 개인적으로 마지막 정맥 산행이길 바랬지만 그것이 무슨 대수이겠는가.

그저 건강하게 이렇게 마무리 할 수 있다는 사실 자체에 감사하고 고마울 뿐이다.

그리고 이 산객이 진행하면서 많은 도움을 받았고 또 격려를 해 주신 많은 사람들과 주민들 그리고 농민들에게 감사하는 마음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

이 산행의 마무리가 마지막이 아닌 또 다른 시작이길 바라며 이 글을 읽어 주시는 모든 분들에게도 행운이 깃들길 빌어 드림니다.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칠갑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