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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맥산행(완료)/금북정맥(완료)

금북정맥 제12구간 수량재에서 유득재까지 산행 후기

by 칠갑산 사랑 2010. 11.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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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지 : 충청남도 서산시와 태안군의 금북정맥 마루금 일대

산행날자 : 2010년 11월 20일 (토요일)

산행날씨 : 박무로 시야가 좋지 않았던 흐린 날씨

산행온도 : 영상 05도에서 영상 16도

산행인원 : 칠갑산 나 홀로

산행코스 : 수량재(32번과 77번 지방도로)-물래산(140봉)-32번과 77번 지방도로-지하통로-

               팔봉중학교-공동묘지-이동통신 기지국-삼원농장-굴포운하지안내판-고목나무-

               인평3리다목적회관-도루째-소한말-중말-계수농원-축사-사거리슈퍼-북창-붉은재-

               오석산(169봉)-산불감시초소-시멘트 임도-인삼밭-산불난 민둥지역-241.7봉-

               흥주사와 산후리 갈림 시멘트임도-암봉지대-군부대 철조망-백화산(284봉)-봉화대지-

               쌍괴대-대림아파트와 태안초교 갈림 이정표-태을암-태을동천바위-태안마애삼존불-

               백조암바위-낙조봉(동경대)-모래기재(모을고개, 603번 지방도로)-태안여고 ROSE HALL-

               대나무 밭-92.5봉 삼각점-시멘트 임도-삭선리 마을-인삼밭-도로 공사장-순복음교회-

               예비군 훈련 군부대 정문-장수천 약수터 갈림 삼거리-장산약수터-68번 송전탑-예비군 훈련장-159.7봉 이정석-

               퇴비산 갈림 삼거리-퇴비산(165봉)-퇴비산 갈림 삼거리-폐 안테나봉-서해산업 정문 포장도로-차도고개(32번 지방도로)-

               돌탑(구수산과 대왕산 갈림 삼거리)-유득재 하산 갈림봉-마늘밭-유득재(32번 지방도로)-산행종료

산행거리 : 약 18.00 Km

산행시간 : 조금은 빡세게 사진 찍으며 식사 시간 포함해 08시간 00분 (07시 30분부터 15시 30분까지)

 

금북정맥이란

백두대간이 남쪽으로 뻗어 내려오면서 속리산 천황봉(1508봉)에서 한남금북정맥이 분기하여 칠장산(492봉)으로 내려와 이곳에서 다시 금북정맥과 한남정맥이 갈라진다.

금북정맥은 칠장산에서 한남정맥과 헤어진후 남쪽으로 뻗어 내려가면서 칠현산(516봉), 서운산(547봉), 성거산(579봉), 광덕산(699봉)을 거쳐 백월산(565봉)에서 산줄기는 다시 북서진하면서 덕숭산(495봉), 가야산(678봉), 일락산(521봉) 등을 솟구치게 한후 은봉산(283봉)에 이르러 다시 서쪽으로 성왕산(252봉), 백화산(284봉) 등을 거쳐 태안반도로 이어져서 반도의 끝인 안흥진에서 그 맥을 다하고 서해바다로 모습을 감추는 장장 약 280 Km의 산줄기를 말한다.

 

 

고향 뒷산을 돌아 흐르는 금북정맥의 멋진 마무리를 기대하며 걸었던 시간들

 

 

개인적으로 1대간 9정맥의 가장 마지막 산행으로 오르려 했던 고향의 산줄기인 금북정맥을 나 홀로 천천히 걸어볼 예정이지만 누군가와 함께하는 시간이라면 그 또한 반가운 마음으로 진행할 생각이다.

일정한 구간 나누기를 하지 않고 올라 시간과 거리에 구애 받음없이 그저 무심으로 걸어 보다 힘들면 그곳에서 내려오는 산행으로 진행 할 예정으로 다만 안흥진에서의 마지막 의식은 올 연말안에 치룰 수 있기를 희망해 본다.

 

이런 저런 사정으로 자주 오르지 못한 금북정맥에 다시 홀로 오르는 시간이다.

함께하던 산우님들과 멋진 영남알프스 태극종주를 다녀오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지만 다음주 월요일과 화요일에 있는 일생일대의 중요한 사업 미팅이 있기에 무리한 종주 산행은 포기하고 이렇게 남아 있는 금북정맥을 졸업하기 위한 발걸음을 옮겨 본다.

 

밤의 길이가 길어짐에 따라 집에서 나서는 새벽시간도 점점 늦어지고 있다.

새벽 5시 40여분 집을 나서 지난 회 차 발길을 돌렸던 수량재 32번 지방도로 밑 지하통로를 건너기 전 시멘트 도로를 타고 진행하다 잠시 사진 한장 남긴다.

저 위에 있는 예비군훈련장에서 내려와 이곳 지하통로를 건너며 오늘 산행을 시작하는 시간이다.

 

주위 풍경을 바라보며 잠시 지체하는 사이 어느새 여명이 밝아오고 주위 사물들도 눈에 들어 오기 시작한다.

사람이 늘어나고 산업이 발달함에 따라 온전한 산줄기를 보존한다는 것이 얼마나 힘들고 어려운지를 단적으로 말해 주는 지하통로를 만날때마다 늘 가졌던 의문이 오늘도 다시 우문으로 다가온다.

이 새벽에 이곳에 홀로 내려와 무엇을 하고 있는지 하는 의문 말이다.

 

지하통로를 지나 다시 우측으로 나 있는 좁은 시멘트도로를 타고 오르니 나즈막한 고갯마루 지나 좌측 능선으로 넓은 임도가 나 있고 그곳에 많은 띠지들이 펄럭이고 있다.

그곳에서 조금 더 도로를 타고 오르니 도로 좌측으로 만복기사식당과 장군비철이 있고 그곳에서 식사를 해도 충분 할 것 같다는 생각이다.

 

임도를 타고 잠시 오르니 띠지들이 다시 좌측 능선으로 달려있어 그곳으로 오르니 바로 아래 민가들이 보이고 다시 32번 지방도로쪽으로 진행된다.

주의하며 독도를 해 보니 이곳 민가쪽으로 오르며 달아 놓은 띠지인듯 하여 다시 넓은 임도로 내려와 곤파스의 위력으로 넘어지고 잘려진 등로를 전진하니 커다란 두개의 식수탱크가 서 있는 장소에 도착한다.

그곳에서 뒤돌아 보니 저 멀리 지난 회 차 내려 온 장군산과 금강산쪽 마루금이 시원하게 다가온다.

 

원 정맥 등로는 능선으로 진행되는 듯 하지만 태풍의 위력으로 잘려지고 넘어진 나뭇가지를 치우며 새로 만들어진 넓은 임도가 그 등로를 대신하고 있다.

그 임도를 타고 한동안 가파른 오르막 된비알을 오르니 임도 우측 능선쪽 봉우리 위 넘어진 나뭇가지에 물래산 145 m라 적혀있는 정상 이정표가 보인다.

준.희님에게 감사하는 마음으로 잠시 인사하고 흐르는 땀방울 닦은 후 우측으로 크게 꺽여 내려가는 등로를 조심스럽게 찾아 이어간다.

 

나즈막한 안부를 지나 다시 이름없는 100봉을 넘으니 편안한 등로가 이어지더니 금새 또 다른 봉우리인 암릉이 나타난다.

지도를 살펴보니 140봉 쯤으로 생각되는 곳으로 등로 우측으로는 빠른 차량들이 지나가는 소음이 강렬하게 들려오고 있다.

오늘 처음 시작한 32번 지방도로를 다시 만나 건너야 하는 장소가 가까워져 오고 있음을 직감하는 순간이다.

 

다시 조금은 완만한 등로를 타고 내리막 등로로 진행하니 작은 나뭇판에 좌측으로 진장리와 우측으로 어송가는 이정표가 보인다.

이곳에서 좌측 진장리가는 방향으로 다시 완만한 등로를 타고 90도 꺽어 진행한다.

선답자들의 산행 후기에서 늘 봤던 이정표이기에 아주 쉽게 정상 등로임을 알 수 있는 이정표이다.

 

작은 나뭇판에 적혀 있는 진장리쪽 화살표 방향으로 내려오니 등로 우측으로 벌목지대가 나타나고 곧바로 민가 한채가 보인다.

그 민가를 좌측에 두고 우측으로 나 있는 임도를 타고 진행하니 저 멀리 앞으로 32번 지방도로가 다시 눈에 들어오고 그곳 밑으로 지하통로가 보인다.

 

민가를 지나 조금 더 내려가니 마을로 통하는 도로 한쪽에 커다란 고목이 서 있고 아침 햇살을 받으며 아름다운 시골 풍경 그대로를 보여주고 있다.

이 산객이 어릴적 살았던 시골 마을 풍경과 닮아 있어 잠시 사색에 잠겨 보는 시간이기도 하다.

저 멀리 32번 지방도로가 보이고 도로 표지판도 눈에 들어오며 그 아래 지하통로가 보이기 시작한다.

 

마을의 민가를 지나 조금 더 진행하니 차량이 지나다니는 커다란 소음이 들리더니 금새 지하통로가 나타난다.

안개가 끼어 조금은 축축한 아침이지만 삶을 살아가는 시골 농부들은 벌써 한낮이라도 되는 듯 열심히 일을 하고 있는 모습도 눈에 들어 온다.

아침에 지났던 32번 지방도로를 이제는 그 반대방향으로 다시 통과하며 진행하게 되어있다.

 

지하통로를 지나 우측으로 꺽어지는 시멘트 임도를 타고 조금 더 진행하니 저 앞에 팔봉중학교가 보이고 임도 우측으로 저 멀리 뾰족하게 솟아있는 서산 팔봉산이 아침 안개속에 산객의 가슴속으로 들어 온다.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잠시 멈춰 바라 본 후 사진 한장에 남긴다.

2년전 옆지기와 둘이 올라 시원하게 조망되는 서산의 들판을 바라보던 추억에 잠겨 보는 시간이기도 하다.

 

서산의 진산인 팔봉산을 바라보며 천천히 진행하니 금새 팔봉중학교 정문이다.

77번 지방도로가 팔봉중학교 정문 바로 앞을 지나고 있으나 이른 아침이라 그런지 차량 통행은 거의 없다.

특히 토요일이라 그런지 등교하는 학생도 없으니 학교가 썰렁하다.

 

정문을 지나 좌측에 운동장을 두고 교정을 지나 오르니 교정 뒤로 철조망이 끊기고 시멘트 도로와 연결되어 있다.

그곳으로 나가 시멘트 도로를 타고 좌측으로 진행하니 저 멀리 가야 할 높은 이동통신 기지국 철탑이 보인다.

그곳으로 시멘트 도로를 타고 진행하면 될 것이다.

발 바로 아래에는 가을 김장용 배추가 탐스럽게 자라고 있다.

 

시멘트 도로를 타고 마을길을 진행하니 금새 도로 우측으로 작은 공동묘지가 나타나고 그곳을 지나 계속 전진하니 도로 좌측으로 이동통신기지국 철탑이 서 있다.

그곳을 지나 조금 더 진행하니 삼거리가 나타나고 그곳에서 직진의 도로를 버리고 우측으로 90도 꺽어 진행하니 삼원농장의 사과밭이 보이지만 지난 여름 곤파스로 인해 떨어진 수많은 사과들이 얼마나 그 피해가 컸는지 알려주고 있다.

 

떨어진 사과를 보며 가슴 아픈 마음을 진정시키며 진행하다 중말까지 진행해 그곳에서 우측으로 크게 꺽어 진행하면 될 것을 조금 더 일찍 좁은 시멘트 소로로 우측으로 꺽어 진행하다 논과 밭뚝을 어렵게 지나 굴포운하지 안내판 있는 곳으로 어렵게 찾아 내려와 다시 정상적으로 진행한다.

완벽한 독도를 하지 못하고 안이한 생각으로 어찌되겠지 하는 순간 여지없이 크게 알바하는 우를 다시 범한 것이다.

 

그렇게 어렵게 도착한 굴포운하지 안내판에서 잠시 그 안내판을 읽어 보며 쉬어 본다.

고려와 조선시대 3남지방에서 올라오는 군량미를 안정적으로 이송하기 위한 수로를 건설하기 위해 끊임없이 건설하려다 실패했다는 이야기에 눈을 의심할 정도로 선조들의 열정에 감탄한 순간이다.

 

굴포운하지를 읽어 본 후 다시 시멘트 도로를 타고 진행하니 저 멀리 마을의 수호신으로 지켜지고 있는 커다란 느티나무가 보이고 좌측으로는 하창 마을들이 보인다.

그 뒤로는 구세군 진장교회가 보이고 그 앞을 지나 진행하니 도로 우측으로 인평3리 다목적회관 건물이 보인다.

 

그 회관 앞을 지나 진행하니 드넓은 밭이 보이고 많은 마을 농사를 짓고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 온다.

잠시 더 진행하니 우측 저 멀리 들판 넘어 서산의 팔봉산이 다시 눈 앞에 다가온다.

언제 어디에서 봐도 주위에 높은 산이 없기에 나주막한 고도이면서도 우뚝한 웅장함이 다가오는 순간이다.

 

그렇게 한동안 진행하니 도내1리 버스 정류장이 나타나고 도루째란 글씨가 보인다.

사거리 시멘트 도로인 도루째에서 좌측으로 꺽어 돌자마자 다시 삼거리가 나타나고 그곳에서 우측 시멘트 도로를 타고 넓게 펼쳐진 들판을 사이에 두고 진행하게 된다.

중간에 버스 정류장 이정표가 있는 것으로 봐 가끔 군내 버스가 다니는 듯 하다.

 

좌측에 작은 개울을 두고 우측에 논을 두고 진행하니 소한말 버스 정류장 이정표를 지나 중말 버스 정류장 이정표를 만난다.

소지하고 있는 산행지도엔 삼원농장 지난 삼거리에서 우측으로 90도 껑어 진행하는 곳의 지명이 중말이라 되어 있는데 실제 버스 정류장 이정표에는 이곳이 중말이라 되어 있어 한동안 어리둥절하다.

 

중말을 지나 더 전진하니 도로 우측으로 계수농원이란 정원수 농원이 보이고 그곳을 지나 진행하니 우측 논과 밭 사이에 노란 물통이 보이고 물을 펌핑하기 위한 모터 돌아가는 소리가 요란하다.

저 앞으로 몇채의 민가들이 보이고 도상에 나타난 축사도 보인다.

 

축사를 지나 계속 앞으로 진행하니 삼거리 도로가 나타나고 그곳에서 좌측으로 돌아 타고 진행하니 좌측으로 사거리슈퍼가 보이고 잠시 뒤 도내2리 북창이란 버스 정류장 이정표가 나타난다.

북창에서 조금 더 진행하니 다시 삼거리 갈림길이 나타나고 우측으로 도로를 타고 다시 한동안 진행한다.

 

도로를 타고 끝이 없을 것 같은 이어가기를 계속하니 저 멀리 우측으로 다시 축사가 보이고 좌측으로는 멋진 소나무 군락지가 나타난다.

그저 평범한 동네 도로같이 보이는 이곳이 산꾼들에게는 아주 소중한 정맥 마루금이라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평이하다.

산을 알지 못했다면 결코 오지 못했을 이곳에 발자국을 남기며 살펴보는 이런 시간이 참으로 행복하다는 느낌이다.

 

그렇게 한동안 진행하다 약간의 완만한 오르막 도로를 타고 진행하니 저 멀리 도로가 우측으로 돌아가는 도로 표지판이 있는 곳에서 등로는 좌측 능선으로 이어지고 있다.

살펴보니 이곳이 도상에 표기된 붉은재이다.

소나무가 식재된지 얼마 되지 않은 듯 키 작은 소나무들이 가득하다.

 

키 작은 소나무들이기에 올 여름 그렇게 강력한 태풍인 곤파스에도 큰 피해가 없이 건강한 모습으로 남아 있다.

한동안 완만한 능선을 타고 오르니 도상에 넓은 공터라 적혀 있는 곳에는 이미 많은 소나무들이 식재되어 있고 그곳에서 다시 등로는 우측 능선으로 오르며 본격적인 능선 산행으로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이름없는 능선에는 지자체의 손길이 아직도 미치지 못하고 등로에 쓰러진 거목들이 길을 막아 진행하는데 많은 시간이 소모되고 체력적으로 힘이 든다.

그래도 올라야 할 마루금이기에 이리갔다 저리 비켜 오르기를 몇번씩이나 하며 어렵게 올라 본다.

 

쓰러진 거목을 어렵게 지나 오르니 드디어 키 작은 작목들이 보이더니 금새 오석산 정상이다.

산불감시초소가 보이고 그 정상에는 삼각점이 박혀 있으며 서산의 괜차뉴님과 준.희님이 걸어 놓은 오석산 169 m 란 정상 이정표가 앞 뒤로 붙어 있다.

사진 한장 남기고 잠시 쉬었다 다시 좌측 등로를 타고 산행을 이어가 본다.

 

오석산을 지나니 그저 평이한 등로가 한동안 이어진다.

그러다 소나무가 식재된 곳도 지나고 또 잡목 지대도 지나며 그렇게 한동안 콧노래를 부른다.

하지만 가끔 나타나는 쓰러진 거목과 청다래 넝쿨이 앞을 가로막으며 산행의 어려움도 가중 시킨다.

 

한동안 그렇게 진행하니 원산후와 고일을 이어주는 1차선 시멘트 포장도로가 나타난다.

오늘 밤부터 다시 내려가 올라야 할 호남정맥을 생각하기에 무리는 하지 않지만 그래도 생각보다 빨리 이곳까지 왔다는 생각이다.

잠시 심호흡 한번 해보고 다시 곧바로 능선을 타고 올라 진행한다.

 

잠시 오르니 이런 산중에 왠 인삼밭이 나타나고 그 인삼밭을 우측에 두고 오르니 곤파스 태풍의 영향으로 거목들이 쓰러지며 인삼밭을 쑥대밭으로 만들고 있다.

쓰라린 가슴으로 계속 진행하니 등로 우측으로 아름다운 마을들이 나타나고 지도를 살펴보니 원산후쯤 되는 마을인듯 하다.

 

완만한 능선을 타고 한동안 진행하니 나즈막한 암봉 봉우리가 나타나고 잠시 쉬어가며 심호흡 한번 해 본다.

이제 이곳을 지나면 태안의 진산인 백화산이 보일 것이다.

이제 많은 거리를 진행했다고 자평하는 시간이다.

 

낮은 능선을 타고 오르니 잡목이 사라지고 잡풀들이 가득한 민둥의 능선이 나타난다.

하얀 억새가 하늘거리는 능선을 걸으며 또 다른 산행의 아니 정맥 산행의 묘미를 즐겨 본다.

도상에는 산불난 지역이라는데 산불의 흔적은 보이지 않고 예쁜 억새만이 산객의 외로운 산행을 응원해 주고 있는 듯 하다.

 

민둥의 능선으로 올라 우측으로 90도 꺽어 백화산 방향으로 진행해야 할 갈림길인 241.7봉에 서서 올라온 뒤를 돌아 보니 높지는 않지만 구비구비 돌아 올라 온 오석산과 저 멀리 우측 끝자락으로 서산의 팔봉산이 보인다.

조금은 박무로 인해 희미하지만 그래도 그 아름다움에 잠시 쉬어 간다.

 

이제 등로는 우측으로 90도 꺽어 내리막 등로를 타고 내려갔다 오르면 백화산 정상이다.

내려가며 잠시 위를 올려다 보니 백화산 정상을 차지하고 있는 군부대 인공 구조물이 반긴다.

약간은 가파른 오르막 경사지만 높지 않으니 심호흡 한번 크게 하고 오르면 금새 도착 할 것이다.

 

내리막 등로를 타고 한동안 내려가니 오룡동과 냉정골을 잇는 시멘트 도로에 도착한다.

흥주사와 산후리 그리고 백화산 정상까지의 방향과 거리표시 이정표가 서 있다.

이제 나무 계단을 타고 흐르는 땀방울 닦으며 급경사 오르막 된비알을 타고 오른다.

 

한동안 정신없이 오르니 암봉 지대가 나타나고 잠시 쉬어 가며 시원한 물 한모금 마셔 본다.

쉬면서 바라보니 거칠은 암벽 위에 뿌리를 박고 살아가는 파란 잎새의 소나무 한그루가 눈에 들어 오고 너무나 끈질긴 생명력에 사진 한장에 담아 본다.

삶이란 결코 포기할 수 없는 강인함을 느끼면서...

 

그곳에서 바위 사이로 보이는 241.7봉쪽 능선을 바라 본다.

민둥의 억새가 아름다웠던 능선이 이곳에서 보니 그저 평이;한 등로로 보인다.

보이는 각도에 따라 이렇게 달라지는 자연이기에 한번이 아닌 몇번을 다녀와도 모두 다른 느낌으로 다가오는가 보다.

 

그렇게 힘들게 진행하며 다시 오르니 눈 앞에 군부대 철조망이 보이고 인공 구조물이 보인다.

직접 오르지 못하니 그 철조망을 타고 좌측으로 돌아 올라 백화산 정상석을 보고 내려갈 것이다.

한동안 바라본 후 좌측으로 꺽어 진행한다.

 

좌측 백화산 정상으로 진행하다 뒤돌아 보며 군부대 철조망과 실제 백화산 정상쪽을 바라 본다.

참으로 아름다운 자연이지만 인간의 선택에 의해 망가져 버린 모습이 가슴을 찡하게 만든다.

언젠가는 자유롭게 저곳에 올라 주위를 마음껏 바라 볼 수 있기를 바라보는 시간이기도 하다.

 

태안 8경중 제1경인 백화산 정상이다.

태안의 주민들에게 가장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산이기도 하다.

낮은 고도이지만 주위가 모두 나즈막한 평원이기에 생각보다 멋진 조망처 구실을 하고 있는 백화산 정상이기도 하다.

몇분의 등산객들이 쉬고 있고 부탁해 간신히 증명 사진 한장 남겨 본다.

 

증명 사진을 남기고 잠시 남쪽으로 가 태안 시내를 조망해 보지만 역시나 박무로 인해 희미하다.

조금은 아쉬운 마음이 있지만 이렇게 나마 볼 수 있음에 감사하다는 생각이다.

언젠가 맑은 날 다시 올라 오늘 보지 못한 태안 시;내를 굽어 볼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기도 하다.

 

이제 넓은 도로를 타고 내려오니 이제사 붉고 노란 단풍 잎을 휘날리며 가는 가을날을 아귀워 하는 철늦은 단풍이 반긴다.

너무나 아름다운 단풍에 취해 잠시 쉬어 간다.

내장산의 작은 단풍을 닮은 듯 수줍은 미소가 아름다운 백화산 단풍이다.

 

태안 제1경인 백화산 중턱에 자리 잡고 있는 수덕사의 말사인 태을암으로 내려간다.

내려가다 시멘트 도로 우측으로 나 있는 좁은 등로와 많은 띠지들로 인해 잠시 후 약간의 알바를 하기도 하지만 이곳까지는 정상적으로 아주 잘 진행하여 왔다.

단군영정을 안전시켰던 태일전에서 그 이름이 유래하였다는 이 절은 창건연대가 알려지지 않았을 뿐만이 아니라 그 태을전도 사라지고 터만 남아 있다.

시멘트 도로를 타고 내려가면서 바라본 태을암에는 지금도 한창 가을빛이 가득하다.

 

 

                         

 

한동안 시멘트 도로를 타고 내려오니 태을암 입구가 보이고 그 좌측에 태안마애삼존불을 담은 커다란 사진이 차지하고 있다.

백제시대 최고의 걸작품인 마애삼존불로 인해 더욱 유명해진 태을암이기도 하다.

태을암쪽으로 들어가니 저 멀리 대웅전이 보이고 고즈넉한 풍경이 참으로 늦가을의 정취를 그대로 담고 있다.

 

이곳까지 왔으니 태안마애삼존불을 그냥 지나칠 수 없어 잠시 들려본다.

다른 삼존불상과는 달리 태안마애삼존불상은 2구의 불입상과 1구의 가운데 보살입상이 보이는 특이한 삼존불상 형식을 보이고 있다.

불신의 하반부가 노출된 백제시대의 연화대좌가 확인돼 그 가치가 더욱 커진 삼존불상이 되였다.

 

잠시 더 태을암을 둘러 본 후 이제 다시 시멘트 도로를 타고 위로 올라 백화산 정상부의 군부대쪽으로 잠시 오르며 알바를 하고 만다.

오르다 이상해 독도를 해 보곤 홀로 쓴 웃음을 짓고 내려와 시멘트 도로를 타고 내려가니 도로 우측으로 백조암이 보인다.

백조를 닮은 모습은 아니지만 왜 백조암일까 궁금한 시간이다.

설명이라도 있었으면 좋았을 것을...

 

잠시 백조암 뒤로 돌아 가니 그곳에 멋진 풍경이 펼쳐져 있다.

혹시나 하고 태안여고를 찾아 보지만 찾을 수 없어 다시 지도를 놓고 독도를 해 보니 이제 내려가야 할 태안여고는 이곳과 방향이 완전히 다른 곳이였다.

다시 쓴 웃음이 얼굴에 번지는 시간이다.

삭선리 방향 풍경이다.

 

한동안 시멘트 도로를 타고 내려오니 마루금은 다시 좌측 능선으로 나 있다.

그곳으로 올라 진행하다 등로 좌측의 전망암에서 지나온 마루금을 보니 그곳에 태을암과 백화산 정상이 보인다.

높지는 않지만 그 위용이 멋진 풍경이다.

 

좁은 등로를 타고 한동안 진행하니 낙조봉 일면 동경대란 봉우리에 도착해 잠시 쉬면서 점심을 먹고 가기로 한다.

백화산 중턱에 자리잡은 낙조봉은 소성팔경의 하나로 손꼽히는 곳으로 날씨가 좋은 날 올라 바라보는 저녁노을은 한폭의 동양화를 감상하는 듯 아름답다는 안내판이 서 있다.

 

낙조봉 옆에 마련된 평상에서 점심 식사 후 앞으로 진행해야 할 태안여고와 마루금을 찾아 등로를 그려 본다.

박무로 인해 희미하지만 끊김없이 이어진 마루금은 뚜렷하게 그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좌측으로는 태안 시내가 한눈에 내려다 보이지만 그 모습이 깨끗하지 못해 안쉬운 시간이기도 하다.

 

마사토를 타고 미끄러운 등로를 조심하며 내려간다.

대림아파트 방향으로 내려가면 다오리 모래기재가 눈앞에 펼쳐진다.

민가들과 태안여고가 보이고 그곳으로 통하는 등로는 민둥의 공터에 하얀 억새가 하늘거리고 있다.

 

1차선 포장도로로 내려서니 등로는 민가로 막혀있고 우측으로 돌아 603번 지방도로를 타고 다시 좌측으로 돌아 오르며 태안여고 정문쪽으로 올라간다.

잠시 오르다 보니 자주 들렸던 지명들이 도로 표지판에 표시되어 있어 반갑기 그지없다.

안흥항과 만리포 그리고 안면도의 지명 이름이 그것들이다.

 

생각보다 많은 차량들의 통행으로 조심스럽게 오르니 도로 우측에 바로 예쁘게 지어진 태안여고 정문이 나타나고 진행해야 할 우측 시멘트 도로 옆으로 ROSE HALL이란 건물도 보인다.

그 건물 우측에 나 있는 시멘트 도로를 타고 나즈막한 고갯마루를 넘으니 그곳에서 좌측 능선, 즉 태안여고쪽으로 등로가 열려있지만 지난 여름 곤파스의 영향으로 수많은 나무들이 쓰러져 진행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는다.

 

그래도 능선으로 올라 대나무 밭을 지나니 뚜렷한 등로와 만나고 살펴보니 태안여고 뒤를 통해 뚜렷한 등로를 타고 오르는 산책로도 있는 듯 하다.

이제부터 뚜렷한 등로를 타고 태안여고학생회에서 설치된 이정표와 좋은 글귀를 친구 삼아 진행하니 삼거리 안부에 도착하고 그곳에서 우측으로 꺽어 오르며 92.5봉으로 향한다.

 

92.5봉 삼각점을 지나 진행하니 좌측으로 다시 드넓은 밭들이 펼쳐져 있고 그 넘어 민가들이 보인다.

우측의 능선과 좌측의 밭 사이로 나 있는 등로를 타고 한동안 진행하니 다시 넓은 시멘트 도로를 만나 좌측 민가쪽으로 진행하며 마루금 산행을 이어가 본다.

 

좌 우측으로는 배추밭과 마늘밭이 드넓게 펼쳐져 있다.

그곳을 지나 몇채의 민가를 지나니 삼거리 갈림길이 보이고 그곳에서 우측 도로를 타고 이제 군부대까지 계속 진행하면 된다.

능선속 등로보다 이렇게 마루금이 잘려 새롭게 생긴 시멘트 도로나 포장도로를 타고 진행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 몸으로 느끼면서...

 

이제 계속 시멘트 포장 도로를 타고 배추밭과 마늘밭을 지나고 민가를 지나 진행한다.

뜨거운 햇살이 숨어 그나마 다행이란 생각이다.

저 멀리 진행해야 할 도로 마루금이 보인다.

 

한동안 시멘트 포장 도로를 타고 진행하니 나즈막한 언덕에 오르고 그곳에서 지나 온 마을을 뒤돌아 보니 백화산에서 부터 이곳까지 시원한 마루금이 조망된다.

방금 전 올랐다 삼각점을 담고 내려온 92.5봉도 보이고 마을쪽 시멘트 도로도 보인다.

 

그렇게 무심으로 진행하니 인삼밭도 지나고 새로 만들고 있는 신설도로 공사장도 지나니 시멘트 도로 사거리 갈림길에 도착하고 우측으로는 순복음 교회가 보이고 앞으로는 군부대 정문이 바로 눈 앞으로 다가와 있다.

그 사거리를 지나 군부대 정문으로 올라가니 예비군 훈련 부대인 듯 하다.

그 부대 정문 우측으로 나 있는 시멘트 도로를 타고 계속 능선쪽으로 진행한다.

 

계속 넓은 임도를 타고 오르니 넓은 공터가 나타나고 그곳 우측으로 임해창 선생 고택과 장수천약수터 가는 화살표가 되어 있지만 아직 많은 물이 남아 있기에 그냥 진행한다.

하지만 이 임도로 이곳까지 올라오기 전에 좌측 능선 방향으로 두어번의 오르막 들머리가 있었고 그것이 마루금이라 생각하지만 오기로 조금 더 진행하니 생각지도 못한 황소고개 이정표가 있는 곳에 약수터가 있고 주민 한분이 약수를 뜨고 있다.

이 산객도 시원하게 약수 한사발 마시고 새로 약수로 물통을 채운 후 급경사 비지정 등로를 타고 159.7봉으로 향한다.

 

한참을 어렵게 오르막 된비알 타고 오르니 68번 송전탑이 나타나고 그곳을 지나 오르니 서바이벌 게임이란 예비군 훈련장이 나타난다.

이제 예비군 훈련장 경계를 타고 여러가지 훈련장을 지나 독가촌 수색이란 작은 초소같은 건물을 지나니 오염지역 통과요령 입간판 앞에 우측으로 띠지들이 달려있다.

아마도 그쪽으로 올라오는 등로가 있는가 보다 생각하고 다시 좌측 등로를 타고 된비알 오르니 좁은 지역에 산불난 흔적이 보이고 곧이어 정상이다.

 

처음에는 이곳이 퇴비산이라 잘못 생각해 방향 감각을 잃고 헤매였지만 지도와 나침판을 꺼내 확인하고는 쓴 웃음을 웃어 본다.

약수터에서 마루금이 아닌 비지정 급경사를 타고 오르며 방향 감각을 잃고 지도로 자주 확인도 못하다 보니 빗어진 해프닝이였다.

그래도 정상적인 등로를 탖아 159.7봉에 오르니 조금은 안심이 되는 순간이다.

 

완만한 내리막 등로를 타고 별 특징없는 마루금을 진행하니 다시 오르막으로 연결되고 한동안 땀방울 흘리다 보니 퇴비산 갈림 삼거리에 도착한다.

정상 정맥 마루금은 우측으로 90도 꺽어 진행해야 되지만 좌측으로 서 있는 퇴비산을 그냥 지나치기 아쉬어 발걸음을 돌린다.

 

어렵게 작은 봉우리 두어개를 넘어 도착한 퇴비산은 아무 것도 없이 그저 낮은 돌탑 하나만이 정상을 지키며 퇴비산임을 알리고 있다.

특히나 보이는 것도 없이 조망도 없어 더욱 아쉽다.

다시 뒤돌아 내려 와 퇴비산 갈림 삼거리로 복귀한 후 정상 등로를 타고 진행한다.

 

이제 다시 한동안 평이한 등로를 타고 진행하니 갑자기 굉음이 들리기 시작하고 그 굉음의 정체를 알아보기 위해 주의를 기울이니 등로 좌측으로 거대한 공장 건물이 보이고 그곳에서 들리는 소리인듯 하다.

지도를 살펴보니 서해산업이란 공장이 있는 듯 하고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갈수록 돌을 깨는 소리가 들리고 살펴보니 시멘트 공장인 듯 하다.

그 소리를 들으며 조금 더 32번 지방도로쪽 서해산업 정문으로 내려가니 새빨간 단풍이 반갑게 반겨 준다.

 

시멘트 레미콘을 만드는 서해산업 정문으로 통하는 포장도로로 나와 조금 더 걸어 내려오니 32번 지방도로가 보이고 도로 건너기 직전 우측으로는 태안군 소원면에서 세원 노을 그리고 바다란 커다란 이정석이 서 있다.

잠시 사진 몇장 남기고 32번 지방도로를 건너 우측 옹벽 사이로 난 계단을 타고 다시 능선으로 접어 들며 산행을 이어 간다.

 

잠시 능선으로 오르니 이곳에는 단풍나무를 식재했는지 온통 붉고 노란 단풍나무가 군락지를 이루고 이제 막 그 단풍잎들이 바닥에 나뒹굴며 떨어져 늦가을의 정취를 마음껏 뽐내고 있다.

한동안 그 단풍에 취해 시간 가는줄도 모르게 쉬어 간다.

아마도 이 단풍이 올해 볼 수 있는 마지막 단풍은 아닐까 하는 아쉬운 마음으로...

 

이제 조금은 가파라지는 등로를 타고 된비알 오르니 높지 않은 고도로 인해 금새 능선에 오르고 다시 편안한 등로를 타고 조금은 빠르게 진행해 본다.

한동안 진행하니 등로 한켠에 작은 돌탑이 서 있고 잠시 서서 지도를 살펴보니 등로 좌측으로 구수산과 대왕산 갈림길이 이곳이다.

한동안 좌측 능선을 바라보니 잡목 사이로 구수산과 대왕산 줄기가 늠름하게 한축을 담당하며 서 있는 모습이 들어 온다.

 

구수산과 대왕산 갈림길을 지나 안부로 내려섰다 다시 짧은 오르막 등로를 타고 오르는데 갑자기 튀어 나온 고라니 한마리 때문에 둘다 놀라 잠시 멈춰 선다.

심호흡 한번 하고 다시 오르니 나즈막한 정상에 도착하고 다시 등로는 방향을 바꿔 북쪽으로 향하도록 되어 있지만 쓰러진 수많은 거목들을 치우지 않아 정상적인 등로를 찾아 진행하기에 어려움을 겪는다.

정상에 앉아 잠시 준비한 과일과 맥주 한캔으로 허기를 달래고 흐르는 땀방울 닦은 후 어렵게 쓰러진 거목 사이를 헤치고 북쪽으로 방향을 잡아 조심스럽게 내려가 본다.

 

한동안 내려오니 생각지도 못한 마늘밭이 나타나고 그곳에 아낙 한분이 앉아 비닐속에 마늘을 심고 있다.

조심스럽게 조용히 지나가려다 인사하니 깜짝 놀란 아주머니가 반갑게 인사하고 잠시 이야기 나누다 수고하시란 인사를 남긴채 헤어진다.

어릴적 이 산객이 살던 시골에서는 바늘쪽 그 자체를 심었던 기억이 있는데 이곳에서는 이렇게 마늘의 싹을 틔운 후 밭에 심는 풍경이 조금은 색다르게 다가온다.

 

마늘밭을 내려와 조금 더 진행하니 저 멀리 수룡리와 시목리쪽 마을이 눈에 들어오고 시멘트 도로를 타고 그 유명한 등나무 슈퍼가 있는유득재로 향한다.

다시 만난 32번 지방도로 건너편엔 태창공업사와 등나무 슈퍼가 나란히 붙어 있고 그 좌측으로 다음 구간 산행 들머리인 시목초교 들어가는 시멘트 도로가 보인다.

 

이곳에서 잠시 고민에 빠져 본다.

이제 시간이 3시 30여분이니 장재까지 진행한다 해도 충분히 가능한 시간과 거리이지만 오늘 밤 잠도 자지 못하고 다시 무박 산행으로 떠나야 하는 호남정맥 제3구간 때문에 오늘은 여기에서 마무리를 하기로 한다.

생각보다 여름 태풍인 곤파스로 인해 조금은 더 지체되였지만 이제 남아 있는 거리가 여유있게 진행한다 해도 하루에 충분히 마칠 수 있는 거리이기에 가뿐한 마음으로 정리하니 몸도 마음도 생각보다 피곤하지 않다.

 

이곳에서 배낭 정리 후 버스와 택시를 기다리며 지나가는 차에 손을 들어 히치 하이킹을 시도하지만 근 15분 동안 단 한대의 차량도 세워주지 않는다.

조금은 아쉽고 서운한 생각이 들쯤 시목리 방향에서 트럭 한대가 나오고 큰소리로 부탁하니 타라하는데 운전사가 중년을 넘긴 할머니이다.

이야기 나누다 보니 태안 버스 터미널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서 충남방앗간을 운영하시는 사장님으로 20여년전부터 트럭을 운전하신 태안 최초의 여성임을 자랑하시는 분이셨다.

감사하는 마음을 전하고 내려 택시로 수량재에 도착해 애마를 회수하고 서울로 복귀해 곧바로 호남정맥 산행에 오른다.

 

이제 금북정맥 산행도 마지막 한구간만 남기고 있다.

빠른 시일내 내려와 마지막 구간을 정리하고 안흥진 바닷가에 이별을 고한다음 시원한 맥주 한잔으로 장도를 자축해 보는 시간이 오길 간절히 바라 본다.

그동안 많은 도움을 주고 격려해 주신 모든 사람들에게 감사하는 마음 전하며 마지막 구간도 멋진 마무리가 돌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기로 한다.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칠갑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