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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맥산행(완료)/호남정맥(완료)

호남정맥 제5구간 구절재에서 추령까지 산행 후기

by 칠갑산 사랑 2010. 10.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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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지 : 전라북도 정읍시와 전라남도 순창군의 호남정맥 마루금 일대

산행날자 : 2010년 10월 16일과 17일 (무박 2일 산행)

산행날씨 : 새벽의 어둠과 안개 후 연무로 인해 조망 제로였던 날씨

산행온도 : 영상 07도에서 영상 19도

산행인원 : B 산악회 28명 따라 칠갑산 나 홀로

산행코스 : 구절재(30번 지방도로)-125번 송전탑-유인여산송씨 묘-미리재-38번 송전탑-428봉 삼각점-사적골재-연화정사-489.5봉-553봉-복분자 밭-굴재-벌목된 잡목지대-고당산(641봉)-개운치(21번과 29번 지방도로)-폐 헬기장-군 철조망-망대봉(556봉)-시멘트 도로-헬기장-두들재-여시목(출입금지 안내판)-산죽밭 지대-434.9봉-426봉-복룡재-무명봉 산죽밭-송곳바위(추령봉, 573봉)-추령-산행종료

산행거리 : 약 20.00 Km 

산행시간 : 식사하고 휴식하며 사진 찍은 시간 모두 포함해 09시간 25분 (03시 45분부터 13시 10분까지)

            선두는 09시간 10여분이고 후미는 약 11 : 00 시간 

 

호남정맥이란 ???

우리나라 서남부 문화권을 나누는 의미 있는 경계선으로 산경표를 보면 백두대간에서 금남호남정맥이 분기하고 그 산줄기가 다시 금남정맥과 호남정맥으로 나뉘며 호남정맥은 그 시작점이 웅치(현재 지명으로 곰치재)라 적혀 있는 총 산행거리 398.7 Km의 산줄기이지만 어느 산꾼들은 백두대간 영취산이 호남정맥의 시작점이라 하여 총 산행거리 462 Km의 산줄기라 하기도 한다.호남정맥은 동쪽으로 섬진강을 서쪽으로는 만경강, 동진강, 영산강, 탐진강을 가르고 있으며 주요한 산들을 살펴보면 3정맥 분기점인 주줄산(주화산)에서 남서쪽으로 분기한 산줄기가 완주 만덕산(762m)을 지난 후 내장산(763m), 추월산(729m), 무등산(1,187m), 제암산(779m), 조계산(884m) 등 남도의 큰산을 지나 광양 백운산(1,218m)을 끝으로 섬진강과 남해바다가 만나는 곳 망덕산(197봉) 앞 바다로 흘러드는 산줄기를 말한다.

 

 

연 이틀 산행에서 오는 피로를 극복하며 무탈한 완주를 이룬 호남정맥 제5구간

 

 

오늘 22 Km가 넘는 금북정맥 산행을 마치고 어렵게 집에 도착해 다시 배낭을 꾸리는 모습이 어찌보면 처량하기도 하고 또 어찌보면 진짜 산꾼이 되어 가는 것은 아닌지 의구심이 드는 시간이다.

그렇게 또 하나의 맥 잇기 산행을 위해 심신의 피곤함을 잠시 잊고 바쁘게 배낭 챙겨 버스에 몸을 실으니 자리에 앉자마자 깊은 잠에 빠져 휴게소에 들렸는지도 모르게 죽은 몸이 되였다.

몇년동안 많은 무박 산행을 했었지만 오늘처럼 이렇게 곤하게버스에서 잠을 잔 기억이 없기에 조금은 걱정 반 또 조금은 자신감 반으로 또 하루를 열고 있다. 

 

 

어렵게 산죽 밭을 지나 추령봉 암봉 앞에 섰으나 어제 오늘 이틀간 40여 Km 가 넘는 산행 거리로 인해 체력적인 한계를 느끼기 시작하여 그토록 오르고 싶었던 추령봉을 좌측으로 우회하여 아쉽게 통과하니 전망바위가 나타난다.

그곳에서 바라 본 북동쪽 내장산의 월영봉과 서래봉이 환상의 조망으로 산객의 가슴에 파고 든다.

2년전 내장산 종주 산행을 하면서 수많은 철계단을 제일 마지막으로 오르며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었던 서래봉이 이토록 아름다웠는지 가늠조차 할 수 없는 감동에 한동안 머물다 간다.

 

 

늘 단체 산행을 하면서 느끼는 아쉬움이 오늘따라 더욱 안타깝게 다가오는 시간, 구절재에 도착해 어둠속에서도 도로가를 살피니 화사한 얼굴로 반기는 수많은 구절초에 가슴이 멍해 온다.

여명이 밝았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혼잣말이 입밖으로 새나가지 못하도록 입을 꼭 다물고 마음으로만 외쳐 본다.

그렇게 아쉬운 어둠속에 새벽 3시 45분 드디어 구절초의 인사를 받으며 정읍시 칠보면 시산리와 산내면 능교리를 이어주는 30번 2차선 지방도로 위인 구절재에서의 산행이 시작되였다.

 

 

어둠속에 잠시 가파른 오르막 등로를 오르는가 싶더니 금새 평이한 등로로 바뀐다.

어둠과 안개가 지배하는 등로에는 거친 종주대의 숨소리 이외에는 들리는 것이 없다.

다만 저 멀리 마을에서 새어 나오는 불빛만이 새벽 등로를 걷고 있는 종주대의 먼 친구가 되어 주고 있다.

그렇게 앞 산우 발걸음을 따르다 보니 갑자기 송전탑이 나타나고 살펴보니 125번 송전탑이다.

  

 

다시 완만한 오르막 등로를 타고 진행해 344봉을 넘고 미리재라 생각되는 곳을 통과하지만 아직도 긴가민가 확실하지는 않다.

날이 밝아 올랐다면 이런 아쉬운 부분은 없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있지만 어쩔 수 없는 상황이다.

다시 38번 송전탑을 지나며 산행코스와 시간을 확인하기 위해 그 번호만이라도 사진으로 담아 본다.

 

 

다시 약간 오르막 등로를 타고 진행 해 366.6봉을 넘어 계속 진행하니 또 다시 오르막등로가 나타나고 이마에 땀방울이 맺힐쯤 428봉에 올라 흐르는 땀방울 식히며 잠시 쉬어 간다.

그 중앙에 박혀 있는 삼각점을 담고 그 위 나뭇가지에 매달려 있는 띠지들을 디카에 담지만 역시 똑딱이의 한계를 절감하며 C사 DSRL 카메라를 꺼내 몇장의 사진으로 더 남긴다.

 

 

가파른 내리막 등로를 타고 내려가니 저 멀리 가로등 불빛 하나가 종주대를 어둠으로 부터 안내하고 있어 이 산중에 의아하게 생각하지만 이곳은 연화정사가 있는 사적골재로서 시멘트 도로로 이어져 있기에 가능한 일일 것이다.

희미한 가로등 불빛 아래를 걸어가는 종주대를 능선으로 내려오며 잡아보지만 흔들려 그저 시간을 확인하는 것으로 만족하고 내려가 담아 본다.

참으로 좋은 풍경을 보여주는 곳이라 알고 왔지만 오늘은 어둠과 안개가 모든 것을 삼켜 버렸다.

  

 

시멘트 도로를 타고 진행하다 가파른 능선으로 등로를 바꿔 진행하기를 두어차례, 넓직한 묘지 위에서 잠시 쉬어가며 다시 흐르는 땀방울을 닦아내고 다시 시멘트 도로를 타고 조금 더 진행하니 좌측 절개지 쪽으로 정맥 마루금은 이어지고 계속 전진하면 그곳에 석탄사가 자리잡고 있다.

잠시 석탄사에 들려 대웅전과 부도를 사진으로 담은 후 다시 능선 분기점으로 돌아 와 가파른 등로를 타고 긴 한숨을 토해내며 올라 본다.

 

 

한동안 오르니 가끔 나타나는 바위를 우회하며 진행되고 능선 봉우리가 가까워질수록 더욱 우거진 산죽밭이 종주대의 발길을 붙잡으며 서걱거리고 울고 있다.

높은 고봉에서의 변색된 산죽잎을 생각했는데 이곳은 영양분이 좋았는지 제법 푸른빛을 발하며 무성한 군락지를 이루고 있다.

그렇게 산죽밭을 거닐며 평이한 능선을 타고 여명이 밝아 오기를 기다려 보는 시간이다.

 

 

다시 한동안 오르막 등로를 타고 올라 489.5봉에 오르지만 특이할 사항이 없어 그저 사진 한장 어렵게 남기지만 흔들려 사용하기 어려운 여건이 되였다.

다른 산우님 한분도 사진기에 담아 드리지만 역시 빛이 모자라 많이 흔들린 모습이다.

그렇게 진행하니 선두 그룹이 저 위 봉우리에서 휴식을 취하며 후미를 기다리고 있다.

지도를 확인해 보니 553봉 정상으로 그 근처에 물들어 가는 단풍을 담아 본다.

 

 

어느 정도 후미조가 도착하고 다시 발길 돌려 완만한 등로를 타고 내려가 본다.

내려가다 보면 으름나무가 많아 으름을 따 먹을 수 있다며 산행대장이 여산우님들을 먼저 데리고 내려가고 나머지 남자 산우님들이 뒤를 따르고 있다.

굴재로 내려가는 등로는 조금 가파른 경사도가 있었지만 가을빛이 감도는 등로 위에 굵은 거목들이 자라고 있어 산행의 재미를 더해 준 마루금으로 남아 있다.

 

 

한동안 내리막 등로를 타고 내려가니 묘지 두기가 있는 장소에 도착하고 그곳에서 많은 산우님들이 으름을 따 먹기 바쁘다.

그 와중에 묘지쪽으로 가 앞을 보니 쌍치면 종암지쪽 풍경이 우측의 고당산 줄기와 합쳐져 수묵화를 그린듯 황홀한 풍경을 만들고 있다.

오늘이 아니면 만날 수 없는 아름다운 수묵화에 넋을 잃고 사진기에 담기 바쁘지만 깨끗한 사진을 남기지 못하는 아쉬움이 큰 시간이다.

그렇게 진행하니 아름드리 소나무를 지나 시야가 트이는 복분자 밭으로 등로는 이어지고 짙은 안개속에서도 등로 좌측 동녘에서는 벌써 둥근 해가 하늘로 떠 올라 어둠을 몰아내고 있다.

  

 

잠시 사진을 찍으며 즐긴 후 복분자 밭으로 내려가니 내려가는 등로에는 우거진 칡넝쿨이 이곳까지 점령하고 있다.

그래도 희미하지만 호젓한 분위기를 연출하는 새벽 안개가 참으로 운치있는 시간을 만들고 있다.

복분자가 달려 있는 계절이였으면 더욱 좋았겠지만 이렇게 정상 등로를 타고 맥 잇기 산행을 하면서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다는 자체의 큰 의미를 부여해 보는 시간이다.

 

 

복분자 밭 한가운데로 나 있는 등로를 타고 진행하니 밭 한가운데에 가을을 알리는 억새들이 피어 지나가는 산객들에게 열병식을 해주는 듯 하다.

저 앞서 걸어가는 산우님은 또 어떤 생각 어떤 추억을 만들며 진행하고 있을지...

 

 

그렇게 복분자 밭을 지나 시멘트 도로가 있는 굴재에 도착해 아침식사를 즐겨 본다.

엊그제까지만 해도 더위에 맥을 못추고 아무 곳이나 앉아 식사를 즐겼는데 안개와 함께 땀이 식으며 잠시 한기를 느끼는 계절의 변화를 실감해 본다.

맛있는 식사를 끝내고 복분자 밭으로 올라 학선리와 종암리쪽 풍경을 바라보니 아직도 짙은 안개속에 태양이 떠 있고 마을에는 아직도 짙은 안개가 어둠을 공존 시키고 있다.

 

 

아침 식사 후 넓은 임도를 타고 직진하다 좌측 능선으로 들어 진행하니 다시 등로는 벌목지대에서 우측으로 크게 꺽여 계속 완만한 오르막으로 이어져 있다.

식사 후 진행하는 발걸음이 무겁고 또한 풀섶에 맺힌 이슬이 등산복과 등산화를 적시며 산행에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지만 뒤돌아 보면 너무나 황홀하고 환상의 수묵화를 보여주고 있기에 참을만 하다.

참으로 아름답고 멋진 수묵화 풍경이다.

 

 

종주대의 머리보다 더 큰 잡풀들이 한모금 물기를 머금었다 종주대의 발걸음에 춤을 추는 풀잎따라 이리저리 흩어지고 있다.

한낮 태양이 작열하는 시간에 오른다면 무척 고생 꽤나 했을 법한 그런 등로이다.

그래도 생각보다 빠른 발걸음으로 모두 다 잘도 진행하고 있다.

사진 몇장 남기는 사이 선두는 벌써 저 멀리 풀섶으로 숨어 든지 오래이다.

 

 

다시 가파른 등로를 타고 땀방울 흘리니 산죽밭이 나타나고 그 산죽밭을 따라 잠시 오르는가 싶더니 고당산 정상이다.

641미터의 산으로 정상에는 묘지 한기가 있어 눈을 의심케 한다.

묘지 위쪽에 삼각점이 박혀 있고 남쪽 한 구석에 스테인레스봉으로 된 정상 이정표가 서 있다.

잠시 쉬면서 증명 사진 한장 남기고 다시 발길을 돌린다.

 

   

 

잠시 더 진행하니 잡풀이 무성하게 자란 헬기장이 나타나고 그 헬기장 지나 한동안 평이한 등로를 따르다 갑자기 급경사 내리막 마루금이 이어져 있다.

조심하며 한동안 내리막 경사를 타고 조심조심하며 내려간다.

많은 등산객들이 다닌 흔적이 없이 단지 종주 산꾼들만의 등로이기에 조금은 운치있는 마루금으로 다가온다.

 

 

그렇게 한동안 내려오니 저 멀리 차량들이 지나다니는 소음이 들리고 다시 급경사 등로는 조금 완만한 경사로 바뀌어 있다. 

내려오는 길에 바라본 우측 운암리쪽 도로가 희미하게 보이지만 박무로 인해 선명하지 못하다.

이제 내리막 등로가 끝날쯤 대나무 밭이 나타나고 그 한가운데로 나 있는 등로를 타고 내려가니 바로 개운치 민가들이 보이기 시작하고 21번과 29버 2차선 지방도로가 나타난다.

 

 

민가들을 사진기에 담고 21번 지방도로로 올라가 잠시 우측 정읍쪽으로 가니 그곳에 버스 정류장이 있고 동네 주민 두분이 버스를 기다리고 있다 인사를 건네니 반갑게 반겨 준다.

그곳에서 망대봉 들머리쪽으로 진행하는 종주대를 담아 본다.

저 앞 대나무 밭쪽 순창군 도로 표시판 지나 두번째 전봇대에서 다시 능선으로 들며 산행을 이어갈 것이다.

 

 

21번 도로에서 산행 들머리으로 이동해 뒤돌아 보며 담은 풍경이다.

좌측 높은 고당산에서 능선을 타고 내려와 우측의 빨간 지붕을 한 민가 좌측으로 내려와 도로를 타고 이곳으로 이동한 것이다.

아직도 고당산 자락엔 박무가 드리워져 선명한 자태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개운치에서 대나무 숲을 통해 오르니 짧은 억새밭이 나타나고 곧이어 간벌된 가파른 된비알 오르막 등로가 이어진다.

생각보다 가파르고 급한 오르막 경사로 인해 몇번인가의 휴식을 해가며 어렵게 오르니 다시 잡풀들이 무성한 헬기장을 지난다.

중간에 혹시나 하고 살펴보지만 아직은 단풍철이 아니라는 듯 제대로 된 단풍잎 하나 찾기 힘들다.

 

 

급경사 오르막과 헬기장을 지나니 다시 완만한 등로가 이어지고 그 등로를 타고 잠시 진행한다.

세상은 여전히 박무에 쌓여 보여주길 거부하고 그저 산객들이 걸어오고 걸어 갈 짧은 등로만이 시야에 들어 올 뿐이다.

그래도 주의를 기울여 살펴보니 등로 우측으로 백석쪽 마을이 뿌옇게 들어오고 어렵게 사진기에 담아 본다.

 

 

그렇게 한동안 진행해 거의 망대봉에 도착하지 않았을까 생각하는 순간 등로에는 다시 많은 산죽밭이 이어지다 갑자기 좌측 절개지 사면 등로로 이어진다.

살펴보니 직진 방향으로는 군부대 철조망이 있어 진행하지 못하고 좌측으로 우회하는 등로로 진입하지만 그곳 역시 쉽게 산객을 허용하지 않아 어렵게 철조망 잔해와 암봉을 넘어 진행한다.

그렇게 진행하다 좌측으로 잠시 조망이 터지고 내려다 보니 종암지라 생각되는 저수지와 그 좌측으로 학선리 마을이 눈에 들어 온다.

 

 

다시 군부대 철조망을 조심하며 어렵게 전진하니 드디어 군부대와 통신소 정문 앞 시멘트 도로에 도착한다.

잠시 사진 몇장 담고 쉬고 있으니 선두는 다시 도로 철조망 끝자락을 통해 산불감시초소로 오르고 그 군부대 정상쪽에서 갈팡질팡하고 있다.

모두 내려오게 하여 시멘트 도로를 타고 헬기장 지나 두들재까지 이동하는 것이 맞는 마루금임을 알려주고 선두에서 진행해 본다.

 

 

특징없이 지루한 시멘트 도로를 타고 한동안 이야기 꽃을 피워본다.

그러다 만나는 으름이 반갑고 나뭇가지를 타고 오르는 담쟁이 넝쿨의 단풍이 아름답다.

이런 저런 이야기 나누며 진행하니 드디어 시멘트 등로 좌측으로 헬기장 지나 뒤돌아 보니 그곳에 희미한 망대봉 정상이 서 있다.

 

 

거대 통신탑이 정상을 차지한 망대봉 정상, 저 군부대를 보이는 우측으로 돌아 우회한 후 앞에 보이는 가느다란 송전탑 앞에서 좌로 틀어 시멘트 도로를 타고 이곳까지 내려온 것이다.

날씨가 좋았다면 멋진 조망이 기다리고 있었을 것을 아쉬운 마음이 들지만 이런 풍경 역시 오늘이 아니면 볼 수 없기에 아쉬움을 달랜다.

 

 

헬기장에서 조금 더 내려가니 시멘트 도로가 우측으로 꺽이는 지점에 좌측으로 비포장 임도가 나 있는 두들재에 도착한다.

하지만 그 두들재 초입에 승용차 한대가 주차되어 있고 그 승용차 뒷편에 앉아 두부부가 모여 맛난 점심 식사를 즐기고 있다.

그곳으로 들어가 10여미터 전진한 후 다시 우측 절개지를 타고 능선으로 올라 정상 마루금을 타고 전진해 본다.

 

 

이제부터 선두에서 땀방울 한번 흘려 본다.

어제 금북정맥 산행을 하면서 10여시간 동안 22 Km 이상을 걸었기에 걱정을 했는데 아직은 큰 무리가 없는 듯 해 마음 껏 걸어 본다.

오르락 내리락 높낮이가 크지 않은 능선을 타고 전진하니 등로 위에 아름다운 소나무 몇 그루가 보이고 사진기에 담은 후 계속 진행하니 묘지를 지나 멋진 낙엽송 지대를 지난다.

 

 

다시 호젓한 등로를 타고 걸으니 금새 좌측으로 벌목된 장소에 도착하고 산객보다 더 자란 잡목을 헤치며 조금은 어려운 산행을 이어가니 금새 출입금지 안내판이 서 있는 여시목에 도착한다.

아마도 이곳부터 내장산 국립공원에 속한 지역으로 출입금지 구역으로 묶여 있는 듯 했다.

 

 

여시목 전경이다.

저 출입금지 안내판 뒤로 나 있는 등로를 타고 오르막 오르면 작은 무명봉에 오르고 그곳에서 등로는 남쪽에서 동쪽으로 크게 꺽이며 완만한 내리막 등로로 이어지고 있다.

 

 

산행하기 좋은 등로를 타고 한동안 내려가니 갑자기 키큰 산죽밭이 나타나고 잘 정리된 등로 한가운데에 감나무가 서 있다.

그 감나무에 달려있는 감들이 붉게 익어가기 시작한다.

그곳을 지나 다시 키큰 산죽밭을 통과하니 등로는 우측 남쪽으로 크게 꺽이고 다시 오르막 등로를 타고 진행하도록 되어 있다.

 

 

마음껏 산행을 즐기며 오르막 타고 오르니 언뜻 잡목 사이로 좌측 저 멀리 망대봉이 보였다 사라졌다를 반복한다.

잠시 멈춰 그 아름다운 망대봉을 사진기에 담는다.

다만 희미한 박무로 인해 아쉬운 마음이지만 이것 또한 자연이 이 산객에게 주는 선물이니 반갑게 받아 들일 수 밖에...

 

 

그렇게 땀방울 흘리며 조금은 가파라지는 등로를 치고 오르니 드디어 434.9봉 정상에 안착한다.

그곳에서 잠시 배낭 내려 놓고 남아 있던 캔맥주 하나와 사과로 목마름과 허기를 달래 본다.

뒤 따르던 산우님 한분이 앞서 진행하고 그 뒤를 따라 다시 마지막 날머리를 향해 발걸음을 옮긴다.

 

 

크게 오르고 내림이 없는 평이한 등로를 타고 한동안 진행하니 어디가 426봉인지도 모르게 등로가 이어져 있다.

이제 천천히 콧노래를 부르며 진행하니 잡목 사이 저멀리 올망졸망한 능선이 희미하게 들어오고 그 끝자락에 산객을 위압하듯 드높은 고도를 자랑하며 송곳바위 즉 추령봉이 우뚝하다.

도착도 하기전에 두 다리에 힘이 빠지고 갑자기 체력적인 어려움이 느껴지는 시간이다.

 

 

다시 큰 고도차가 없는 편안한 등로를 타고 진행하니 약간의 내리막 등로로 이어지고 등로 우측으로 녹슨 철조망이 보이는가 싶더니 곧이어 임도와 만나는 복룡재에 도착한다.

잡풀들이 자라고 그 잡풀들을 제거한 흔적이 있는 비포장 임도의 복룡재, 그곳에서 좌측으로 임도를 타고 진행하니 금새 임도를 우측으로 보내고 정상 등로는 좌측 능선으로 향한다.

 

 

조금씩 가파라지는 등로를 타고 정신없이 오르니 등로 우측으로는 계속 녹슨 철조망이 이어져 있다.

혹시 이곳 오름길이 추령봉은 아닐까 생각하며 이제 마지막 봉우리를 오르는 등로이니 쉬어가자 생각하고 중간 지점에서 잠시 배낭 내려 물 한모금 마시고 선두 몇분의 산우님들을 보낸 후 중간 선두로 진행한다.

이제 서서히 어제 산행에서 오는 피로감이 두다리를 무겁게 짓누르고 자꾸만 체력적인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다시 천천히 힘들게 오르고 또 오르니 마지막 봉우리가 저 멀리 보이고 이제부터 산죽밭이 이어져 있다.

사각거리는 산죽들의 울음소리를 들으며 정상에 오르니 이곳은 추령봉이 아닌 좌측 능선으로 산줄기 하나를 흘려 보내는 무명봉 이였던 것이다.

갑자기 두 다리의 힘이 빠지기 시작한다.

저 멀리 보이는 뾰족봉이 마지막 봉우리인 추령봉, 즉 송곳바위였던 것이다.

  

 

송곳바위로 향하는 등로엔 수많은 산죽들이 등로까지 막아 헤치며 힘들게 진행하게 된다.

천천히 걸어 진행하지만 정신적으로 지처있고 또 체력적인 한계에 도갈했다고 나역한 마음을 가진 이후로는 금새 체력 회복이 안된다.

하기야 2일동안 40여 Km를 걸었으니 체렧 고갈을 걱정할 시간도 된 듯하다.

 

 

어렵게 진행하다 본격적인 추령봉 오르기 전 무명봉에서 남아 있는 간식과 과일로 허기를 달래고 배낭 둘러메고 마지막 사투를 향한 발걸음을 옮긴다.

하지만 추령봉 암봉 앞에 서자 암봉 오르는 등로는 우측으로 나 있고 좌측으로도 더 확실한 등로 하나가 보인다.

직감적으로 추령봉을 우회하는 우회 등로임을 알아 차리고 그곳으로 향하니 발걸음은 가볍지만 마음 한구석엔 어딘지 모르게 찜찜함이 시작된다.

이럴줄 알았으면 무리해서라도 추령봉 정상을 찍고 내려오는 것인데...

한동안 좌측 우회 등로로 진행하니 이제 추령봉에서 내려오는 등로와 만나는 삼거리에 출입금지 안내판 하나가 또 서 있다.

 

 

이제 천천히 내려오며 바위 전망대에 서서 등로 우측으로 보이는 49번 지방도로와 내장산 그리고 내장사쪽 조망을 즐겨 본다.

2년전 가을, 내장산 9개봉을 환종주로 돌았던 추억이 떠오르며 그 아름답던 내장산을 머릿속에 그려 본다.

박무속에서도 꼬불꼬불 끊어질듯 이어지는 도로가 인상적이다.

 

 

북서쪽으로는 송곳바위인 추령봉에서 이어져 내려온 산줄기에 우뚝 솟아 있는 암봉이 아름답고 그 넘어 내장산의 월영봉과 서래봉이 희미하게 머릿속에 잔영으로 남겨진다.

저곳에 오르지는 못하겠지만 내장산에 올라 바라보는 이곳 풍경은 또 어떤 모습일지 궁금해 지는 시간이다.

 

 

 유근이재쪽 440봉과 월영봉 사이의 내장사 일주문쪽 골짜기가 움푹 들어가 있고 그 뒤로 내장산의 서래봉과 불출봉 그리고 망해봉이 보였으나 사진상에는 서래봉까지가 한계처럼 느껴진다.

저 서래봉 오름길에 만났던 수많은 철계단이 지금 생각해도 숨가프게 다가온다.

 

 

다시 추령으로 향하며 자꾸만 뒤를 돌아 보게 된다.

아마도 오르지 못한 추령봉에 대한 미안함과 미련이 남아 그럴 것이다.

햇살을 받아 그래도 조금은 그 본 모습으로 다가오는 암벽의 추령봉, 동쪽에서 오르기전 보았던 순한 모습과는 대조를 이루는 풍경이다.

 

 

다시 추령봉에서 이어져 내려온 산줄기 끝자락에 자리잡은 암봉과 암벽을 담으며 그 뒤로 잠시 얼굴을 내밀고 있는 월영봉을 음미해 본다.

이름을 몰라도 그저 이렇게 바라보고 가슴에 담는 것으로 족한 것을...

언젠가 한번쯤은 저 추령봉에 올라 이곳 바위봉으로 내려갈 수 있는 기회가 있기를 바라는 시간이기도 하였다.

 

 

이제 낙엽지고 호젓한 등로를 타고 느긋하게 진행하니 금새 추령 가까이 낙엽송 군락지에 도착한다.

서산으로 지는 가을 햇살이 낙엽송 군락지로 들어오며 오묘한 분위기를 만들고 그 분위기를 만끽하며 마지막 가벼운 발걸음을 옮긴다.

이렇게 또 한 구간이 마무리 되는 시간이다.

 

 

드높은 송전탑을 지나 묵는 사람들이 없어 모두 문을 닫은 모텔과 음식점들을 지나면 2차선 포장도로가 지나는 추령에 도착을 하게 된다. 

그저 평이한 밭길을 따라 걸으며 사람들 냄새에 이끌려 걸으면 되는 것이다.

무엇이 그리 좋아 이틀 연속 장거리 산행을 했는지 스스로에게 질문하지만 그저 기분 좋은 느낌만이 그 답을 해 주고 있다.

 

 

드디어 추령에 도착해 바로 옆 음식점에서 간단히 샤워를 한 다음 늦은 점심 식사 및 반주를 하니 이세상 모두가 내 것이 되였다.

피곤은 하지만 기분만은 최고였던 하루, 이렇게 또 한 구간 완주하며 그 마침표를 찍는 시간의 행복이란 느끼지 못한 자는 알지 못하는 희여일 것이다.

 

 

추령 도롯가에 피어 있는 단풍을 담는 것으로 마무리 한다.

약간의 취기가 있지만 버스에 올라 서울까지 눈을 붙히고 자다보면 또 하루가 저물어 갈 것이다.

이제 다음 구간 단풍이 절정에 이를 내장산을 기대하며 멀고도 힘들었던 이틀간의 종주 산행을 마친다.

 

 

식사 후 잠시 추령 장승공원에 들려 구경해 본다.

칠갑산 자락의 장곡사 앞에 전시된 장승만큼은 아니지만 그래도 색다른 표정과 모양의 장승들이 있어 잠시 쉬어 가기에는 좋은 공원처럼 느껴진다.

다음 구간 다시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하며 ...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칠갑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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