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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맥산행(완료)/금북정맥(완료)

금북정맥 제6구간 차동고개에서 학당고개까지 산행 후기

by 칠갑산 사랑 2010. 8.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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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지 : 충청남도 공주시와 예산시 그리고 청양군의 금북정맥 마루금 일대

산행날자 : 2010년 08월 28일 (토요일)

산행날씨 : 하루 종일 짧은 폭우 후 따가운 햇살이 반복되며 무더웠던 이상한 날씨

산행온도 : 영상 24도에서 영상 31도

산행인원 : 칠갑산 나 홀로

산행코스 : 차동고개(32번 지방도로)-차동터널-330봉-361.2봉-350봉-장학산(381봉)-성황당고개-

               천종산(409봉)-야광고개-서반봉(392봉)-415봉-임도-사정미재-국사봉(489봉)-

               십자가 철탑(440봉)-365봉-칠갑지맥 갈림 헬기장(415봉)-400봉-산불난 지역-424.4봉-

               400봉-운곡고개-334봉-금자봉(370봉)-340봉-철탑 및 염소 우리-

               시멘트 도로-70번 지방도로-철탑-산불감시초소-문박산(337.8봉)-9번 철탑-250봉-

               시멘트 도로-225봉-철탑-시멘트 도로-학당고개(29번 지방도로)-산행종료

산행거리 : 약 24.50 Km

산행시간 : 식사하고 휴식하며 사진 찍은 시간 모두 포함해 09시간 40분

               (06시 15분부터 15시 55분까지)

 

금북정맥이란

백두대간이 남쪽으로 뻗어 내려오면서 속리산 천황봉(1508봉)에서 한남금북정맥이 분기하여 칠장산(492봉)으로 내려와 이곳에서 다시 금북정맥과 한남정맥이 갈라진다.

금북정맥은 칠장산에서 한남정맥과 헤어진후 남쪽으로 뻗어 내려가면서 칠현산(516봉), 서운산(547봉), 성거산(579봉), 광덕산(699봉)을 거쳐 백월산(565봉)에서 산줄기는 다시 북서진하면서 덕숭산(495봉), 가야산(678봉), 일락산(521봉) 등을 솟구치게 한후 은봉산(283봉)에 이르러 다시 서쪽으로 성왕산(252봉), 백화산(284봉) 등을 거쳐 태안반도로 이어져서 반도의 끝인 안흥진에서 그 맥을 다하고 서해바다로 모습을 감추는 장장 약 280 Km의 산줄기를 말한다.

 

 

어린시절 추억을 찾아 떠난 맥 산행의 의미

 

 

개인적으로 1대간 9정맥의 가장 마지막 산행으로 오르려 했던 고향의 산줄기인 금북정맥을 나 홀로 천천히 걸어볼 예정이지만 누군가와 함께하는 시간이라면 그 또한 반가운 마음으로 진행할 생각이다.

일정한 구간 나누기를 하지 않고 올라 시간과 거리에 구애 받음없이 그저 무심으로 걸어 보다 힘들면 그곳에서 내려오는 산행으로 진행 할 예정으로 다만 안흥진에서의 마지막 의식은 올 연말안에 치룰 수 있기를 희망해 본다.

 

올 여름은 8월 들어 유난히 더위가 심했다는 생각이다.

몇번이나 금북정맥에 들려다 너무나 덥고 날파리들의 습격으로 인해 제대로 된 산행이 어려워 자꾸만 계곡으로 빠져 들다 보니 잊어 버릴 정도로 아득한 기억만 남겨진 느낌이다.

오랫만에 기상청에 들어 가 날씨 확인하며 다시 이어가던 금북정맥 산행에 집중을 해 보자 다짐하며 고향으로 달려가는 시간이다.

 

이제 산행 날머리가 얼마 남아있지 않은 문박산에 어렵게 오르니 일망무제, 시원하게 터지는 아름다운 조망에 한동안 정신없이 서성이며 어릴적 추억을 꺼집어 내본다.

70번 지방도로를 건너 백천리 뒷산으로 오르니 잡목이 우거진 등로 상단에 산불감시초소가 있고 조금 더 오르니 문박산 정상 이정표가 달려 있으며 그곳에서 내려다 본 지나온 마루금과 청양에서 운곡으로 향하는 마을과 도로가 산객의 피로를 풀어 주며 왜 이렇게 힘든 정맥 산행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답을 주고 있다.

 

다시 새벽에 일어나 간단히 배낭 꾸리고 집을 나서는 시간 4시 20여분, 뻥 뚫렸을 것이란 기대와는 달리 서해안고속도로는 이 새벽부터 가끔 정체가 일어 날 정도로 통행하는 차량들로 가득하다.

그래도 무탈하게 차동고개에 도착해 산행 준비를 마치고 새벽 6시에 출발하려던 당초의 계획은  환상적인 구름속 일출과 갑자기 내린 강한 게릴라성 폭우로 인해 15분 여 지체 후 출발한다.

지난 번 하산해 보지 못한 차동고개의 예산쪽 도로 옆에 세워진 예산의 명물 사과 홍보를 위한 조형물도 담아 본다.

 

새벽 6시부터 갑자기 내리기 시작한 폭우로 인해 잠시 애마속으로 들어 가 기다리니 금새 비가 멈추고 다시 동녘 하늘이 붉게 물들어 온다.

그틈을 이용해 공주쪽으로 조금 내려가 오른쪽에 서 있는 차동휴게소란 커다란 입간판 옆으로 제6차 금북정맥 산행을 시작해 본다.

잡풀이 가득 자란 들머리로 들자마자 방금전 내린 폭우로 물기 가득 머금던 풀섶에선 산객의 발길 따라 물방울이 춤을 추며 금새 산객의 등산화를 축축히 적시고 있다. 

 

차동고개에서 출발할 때만 해도 어둠이 사라졌다고 생각했는데 나무가 빽빽한 능선으로 드니 그곳엔 아직도 어둠이 세상을 지배하며 밝은 세상은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알려 주고 있다.

잠시 가파른 된비알과 평이한 등로를 타고 나즈막한 능선으로 오르니 차동터널을 지나고 대전 당진간 고속도로를 지나는 차량들의 소음이 제법 귓전을 때리고 있다.

조금 더 진행하니 등로 우측으로 묘지 한기가 있어 조망이 시원하고 그곳에서 바라본 대전당진간 고속도로와 그 우측으로 전신주를 달고 달리는 구 32번 지방도로가 옛 영화를 그리며 그림처럼 서 있다.

 

사진에 풍경 한장 남기고 다시 진행하니 띠지들로 가득한 330봉을 넘고 곧이어 짧은 벌목지대가 나타나며 새털 구름이 가득한 하늘을 보여 준다.

방금 전 내렸던 폭우로 먹구름이 가득한 하늘과는 대비되는 산행하기 좋은 날씨일 것이란 예감이 드는 시간, 그곳을 지나자 앞으로 올라야 할 장학산과 국사봉쪽 정맥 마루금이 조금 고개를 내밀고 반겨주는 듯 하다.

 

잡목이 무성한 등로는 벌써 이 산객의 온몸을 축축히 적시고 피부를 햘퀴고 있다.

그래도 그 아름다움에 취해 한동안 걸어 진행하니 갑자기 하늘이 열리며 벌목지대가 나타난다.

아마도 잣나무 아니면 밤나무를 조림하기 위한 벌목지처럼 보이는 그곳에 오르니 세상이 밝아 오며 보이지 않던 세상의 일면을 시원하게 알려주는 시간이다.

 

등로 우측 벌목지대 넘어에는 예산의 신양쪽 산군들이 너무나 아름다운 산그리메를 이루고 있다.

이 시간 이곳에서 바라보는 그 환상의 산그리메들, 이름을 모른다 해도 신경조차 쓰이지 않는 환상 그 자체이다.

고향 땅이 가까워졌기에 더욱 그 그리움이 커져가며 또 다른 느낌으로 다가오는지도 모를 일이지만 오늘은 그저 이렇게 바라보며 가슴에 남겨지는 풍경만으로도 좋은 시간이다.

 

다시 등로 좌측의 동녘 하늘인 공주의 유구쪽을 바라보니 그곳엔 온통 두꺼운 구름 사이로 붉은 물감을 뿌려 놓은듯 새로운 하루를 열기 위한 산통이 대단하다.

차동고개에서 봤던 그 아름다움보다 더 강렬해진 빛깔로 산객의 발길을 붙잡고 있다.

그 아래 조용히 늘어 서 있는 산그리메 역시 붉게 타오르는 불빛과 대조를 이루며 산객의 입을 막아 버린다.

 

천천히 아주 천천히 새로운 아침과 하루를 만들어 가는 아침을 맞으며 산객의 발길도 그곳에 보조를 맞추고 있다.

벌목지대의 작은 무명봉을 넘어 진행하니 넓은 임도는 우측으로 크게 꺽여 돌아가고 그 좌측으로 띠지들이 나풀거리며 정맥 등로는 이곳이라 알려 주고 있다.

제법 굵은 잡목들이 옛 임도를 가득 채워 아직도 어두운 그곳으로 들어 다시 포근한 시간을 가져 본다.

벌목과 과수원으로 개발되기 전의 지형도는 모두 사라지고 새로운 지도로 탈바꿈하는 현장을 보니 이미 만들어진 옛지도도 모두 바뀌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되는 곳이다.

 

다시 잡목이 무성한 등로를 타고 나즈막한 무명봉들을 넘어 계속 진행하니 두번째 벌목지대가 눈앞에 펼쳐지고 저 멀리 장학산 정상도 눈 앞에 다가왔다.

하지만 벌목된곳과 비벌목된곳의 경계를 타고 진행하는 이곳에서 산객의 칠부바지와 등산화는 완전히 물에 젖어 개구리 울음소리가 나기 시작하고 어떻게 산행을 끝마칠 수 있을지 걱정되는 시간이기도 하다.

하지만 눈 앞에 펼쳐진 풍경은 참으로 새로운 모습으로 가슴에 남겨지는 시간이기도 하다.

 

장학산 정상부로 오르며 우측으로 펼쳐진 드넓은 산그리메를 바라보니 백두대간에서 만났던 어느 산그리메가 남부럽지 않은 장관을 이루고 있다.

저 멀리 홍성쪽 용봉산과 수암산 줄기는 아닐련지...

그 가운데 의좋은 형제상이 있는 예당저수지도 넓게 펼쳐져 있을 것인데 보이지 않으니 답답하기만 하다.

그래도 이렇게 가슴 펴고 바라보며 세상 시름 달래보는 멋진 풍경이 있으니 그것만으로도 좋은 아침이리라.

 

벌목지 정상에 올라 좌측 잡목 사이로 약 5미터 정도 들어가니 그곳에 장학산 정상 이정표가 달려있지만 삼각점은 찾을길이 없다.

십승지중 한곳인 공주의 유구와 마곡사를 둘러 싸고 있는 산중의 하곳인 이곳 장학산에 관한 자료를 찾아 보지만 속시원한 자료를 찾지 못해 아쉬운 시간이다.

벌목된 능선을 따라 너무나 가슴 시리도록 끝없이 펼쳐진 산그리메가 반겼던 곳으로 기억되리라

 

장학산에서의 아름답고 환상의 산그리메를 가슴에 담고 다시 급하지 않게 천천히 발길을 옮겨 진행한다.

내리막 등로를 타고 내렸다 다시 나즈막한 등로로 이어가다 벌목지대 경계를 벗어나 좌측 능선으로 진입하니 그곳에 많은 고사목들이 서 있다.

불난 흔적도 있는 것으로 봐 불로 인해 망가진 자연은 아니였을까 생각되는 곳이다.

그래도 시간이 많이 흘러 이렇게 다시 그 훼손된 자연이 회복되고 있으니 그 얼마나 다행인가...

 

고사목 지대를 지나 한동안 내리막 등로를 타고 내려가니 작은 고개가 반겨준다.

지도를 꺼내 살펴보니 이곳이 혹시 성황당 고개라 이름 붙은 그 고개는 아닐련지

하지만 그 어디를 찾아 봐도 성황당을 알리는 거목이나 흔적을 찾을 수 없으니 실지명과 동일한 곳인지를 확인하기는 어렵다.

다만 오래전 성황당으로 이용되다 사람들의 왕래가 끊기며 그 성황당으로서의 의미도 퇴색된 곳은 아닐련지 하는 생각만...

 

다시 그 성황당이라 생각되는 고갯마루를 지나 등로를 조심해야 할 구간을 통과하니 350이라 생각되는 무명봉이 나타나고 그 정상에는 수많은 띠지들이 나풀거리며 선답자들의 발걸음을 말해주고 있다.

그곳에서 잠시 쉬며 시원한 물 한모금으로 목마름을 달래본다.

 

다시 완만한 내리막 등로를 타고 내려오니 이름모를 고갯마루가 반긴다.

이름도 없고 또 지금은 사람이나 동물이 다닌 흔적조차 없지만 그 옛날 언젠가는 많은 민초들의 삶의 애환을 담았던 곳으로 이름을 날렸던 곳일 것이다.

 

다시 두어번의 갈림길을 모두 우측으로 돌아 진행하며 정상적인 등로를 타고 한동안 진행하니 지도상 천종산이라 생각되는 봉우리에 도착하지만 아무 표식도 없으니 그저 상상속으로만 그 정상을 생각할 뿐이다.

천종산 역시 자료를 찾아 보지만 시원한 답을 알려주는 곳이 없어 아쉬움만 남기는 산으로 남겨진다.

 

천종산 지나 야광고개가 있다고 지도에 표기되어 있어 주의하며 진행하지만 금새 흩뿌리는 가랑비로 인해 제대로 된 독도를 하기도 힘이 든다.

그러다 만난 멋진 독버섯 하나가 눈길을 사로잡고 그 멋진 모습에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담아 본다.

참으로 잘 생긴 모습이다

 

서반봉이라 생각되는 곳에 오르지만 몇년전 안성의 대광님이 붙여 놓았던 이정표마저 떨어져 나가 확인이 불가능하다.

아쉽지만 그저 이 산객이 지니고 있는 지도와 나침판만으로 그 위치를 가늠해야 하니 더욱 어려움이 가중된다.

그렇게 어림짐작으로 서반봉 지나 진행하다 잡목 사이로 잡시 보이는 388봉과 415봉을 담아 줌으로 당겨 본다.

  

그렇게 다시 한동안 정신없이 진행하니 갑자기 게릴라성 폭우가 덮치고 한치 앞을 분간하기 힘든 안개가 밀려온다.

더위에 지쳤던 몸이 일순간에 추워지며 소름이 돋아날 지경이다.

시간도 9시를 넘겨 잠시 비를 피해 415봉이라 생각되는 작은 바위들과 거목이 있는 봉우리에서 작은 우산에 의지해 비를 피해가며 어렵게 아침 식사를 즐겨 본다.

 

비가 멈추기를 기다리지만 그칠 기미가 없어 다시 내리막 등로를 타고 한동안 진행하니 이제 이 산객의 고향인 청양의 사정미와 공주의 구분실을 이어주는 임도라 생각되는 곳에 도착하지만 그 임도 위에도 무성한 칡과 가시 덤불이 점령해 임도인지 조차 분간하기 힘든 등로가 되어 있다.

몸에 많은 잔 상처를 남기며 어렵게 그곳을 통과하니 사정미재라 생각되는 고갯마루에 도착하지만 이곳 역시 수많은 칡이 덮어 산행에 어려움을 가중시킨다.

  

이제 오늘 산행 중 최고의 고도를 자랑하는 국사봉 오름길이다.

잠시 비가 멈춘 사이 더욱 짙은 안개가 등로에 밀려들어 으시시함을 더해주고 가파른 오르막 된비알을 타고 다시 비오듯 땀방울을 흘려 보니 작은 차돌박이가 박혀있고 곧 잡풀이 무성한 헬기장에 도착한다.

헬기장 한쪽엔 풍향계가 서 있지만 천은 사라지고 앙상한 철구조물만 남겨있고 그곳을 지나 조금 더 진행하니 국사봉 정상이다.

현대 도로가 생기기 전 공주와 청양 사람들이 사정미재를 넘나들며 국사봉에 올라 치성을 드렸다는 곳인데 오늘은 그 드릴 치성조차 날씨가 기회를 빼앗아 가 버린다.

 

잠시 사진 한장 남기고 다시 등로를 타고 조심하며 진행한다.

산행의 어려움을 떠나 이렇게 짙어 오는 안개속에 홀로 있다는 사실을 감지하곤 갑자기 심한 외로움이 밀려온다.

왜 무슨 이유로 이렇게 힘든 산행을 홀로 해야 하는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지만 오늘 이 시간만큼은 홀로 하는 외로움이 지독하게 온몸을 파고 든다.

 

그렇게 평이한 등로를 타고 짙은 안개속을 거닐어 진행하니 갑자기 등로가 두 갈래로 갈리는 갈림 삼거리에 도착해 잠시 머뭇 거리며 독도를 해 본다.

살펴보니 좌측 등로는 십자가 정상으로 오르는 등로이고 우측은 우회긍로였던 것이다.

좌측 정상 등로로 올라 십자가 탑을 사진에 담고 잠시 생각에 잠겨 본다.

이곳 역시 천주교나 기독교와 관련 깊은 곳일까 라는 생각을 하면서 그 봉우리를 우측으로 내려 와 다시 정상 등로를 타고 전진해 본다.

 

십자가봉을 지나 다시 평이한 등로를 타고 진행하니 비가 그치고 잠시 맑은 조망이 나타난다.

약간의 벌목 지대가 다시 나타나고 그곳에서 바라 본 조망이 참으로 아름답다.

등로 우측의 청양 운곡면 신대리쪽 마을 풍경이다.

같은 청양이지만 들린 기억이 없는 곳, 하지만 자주 들었던 마을 이름들이 나타나니 반갑기 그지없다.

 

이제 부드러운 능선을 타고 마음껏 즐겨 본다.

수많은 독버섯과 식용버섯 그리고 가끔 터지는 조망과 잡목들로 가로막히 답답한 등로를 타고 즐기다 보니 등로 좌측에 아름다운 망태버섯이 다시 발길을 잡는다.

어찌 저런 모습으로 태어나 일생을 살아 갈 수 있는지 신기하기만 하다.

이곳에는 총 6개의 망태버섯이 군락을 이루며 살아 있는 모습 또한 신기하기만 하다.

 

비가 내려 더욱 청초하며 푸르게 보이는지 모르겠지만 그저 바라만 봐도 아름다운 등로이다.

별 특이한 것이 없이 완만한 등로를 타고 오르락 내리락 하다 보니 이런 등로마저 그저 자연의 일부로서 눈길을 잡는 풍경이 되어 간다.

다만 바람이 거세게 불어 잡목 아래 자라고 있는 잡풀들이 모두 좌측에서 우측으로 풀섶을 휘날리는 모습이 들어 온다.

 

그렇게 한동안 등로를 타고 진행하니 436봉 지나 415봉 헬기장에 도착한다.

정식 지맥으로 인정을 받지는 못했지만 몇몇 산군들에 의해 등로가 개설된 칠갑지맥이 분기하는 분기점이기도 하다.

이곳에서 좌측으로 바라 본 저 멀리 까마득히 보이는 칠갑산까지 이어진 칠갑지맥이 아름답다.

9정맥을 끝내고 가장 먼저 올라야 할 지맥이며 둘레 잇기 산행으로 다시 올라야 할 청양군계 산행의 일부이다.

많은 추억과 흔적이 남아 있는 곳, 이렇게 보는 것만으로도 가슴 설레는 마루금이다.

 

어렵게 400봉 오름길에 좌측으로 바라 본 청양 대치면의 상갑리쪽 마을이 꿈결같다.

외가가 있고 산촌중에 최고의 산촌으로 생각되였던 곳, 지금은 농촌 테마공원이 조성되어 있으며 도로도 많이 만들어져 고립무원에서 벗어난 지역이지만 그래도 아직 자연의 원시림을 많이 간직한 농촌의 한곳이다.

이렇게 보는 것만으로도 어린 시절로 되돌아 가는 기분이다.

 

거대 거목 밑둥에 불에 탄 흔적이 있는 불난지역을 통해 내려가니 처음에는 운곡고개라 생각되는 거목이 있는 고갯마루에 도착한다.

거대 거목 두그루가 눈길을 사로잡아 잠시 쉬며 지도를 꺼내 독도를 해 보니 이곳은 이름 없는 고갯마루이다.

운곡고개는 424.4봉 지나 그곳에 존재 할 것이다.

 

다시 완만한 등로를 타고 진행하다 조금은 가파른 된비알을 타고 오르니 424.4봉 정상이다.

전국 어느 산을 올라도 제일 많이 볼 수 있는 준.희님에 대한 고마운 마음을 생각해 본다.

지금은 짧은 산행만 할 수 있다는 사실에 가슴이 짠해지는 시간이기도 하다.

오랫동안 건강 지키며 아름다운 산하를 주유 하시길... 

 

이제 400봉을 넘어 내리막 등로를 타고 내려가니 거대 거목이 자리하고 있는 운곡고개이다.

오랫동안 청양에 기거하면서도 이런 운곡고개가 있었는지도 조차 몰랐던 곳, 이렇게나마 금북정맥을 하면서 지날 수 있음에 감사한 시간으로 남긴다.

이제부터 어린시절 추억과 기억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땅으로 들어가는 시간이다.

지금까지 가졌던 마음과는 달리 또 다른 흥분이 온몸을 떨리게 만드는 순간이다.

 

좌측은 운곡의 위라리를 두고 우측으로는 후덕리를 두고 이어지는 나즈막한 능선들, 어린 시절 어른들에 대한 반항심을 키웠고 또 하지 말라는 담배와 술을 숨어서 배웠던 지명 이름들이기에 더욱 설레였는지도 모를 일이다.

그때 숨어 함께 세상에 반항했던 친구들은 모두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

한동안 오르막 치고 오르니 금자봉 정상에 도착하고 앞에 보이는 후덕리 마을을 바라보며 잠시 쉬며 간식을 먹어 본다.

이제 이곳을 내려가면 이 산객이 가장 많이 지나 다녔던 70번 지방도로를 만날 수 있을 것이다.

  

한동안 조금은 빠르게 내리막 등로를 타고 내려오니 등로 우측으로 묘지 한기가 있고 잠시 그곳으로 드니 저 멀리 효제리쪽 운곡농공단지가 내려다 보인다.

이제 제법 농공단지의 모습을 잡아 가고 있는 산업 현장이다.

소나무 가지 사이로 보이는 모습이 더욱 그리운 고향으로 다가온다.

 

조금 더 내려오니 잘 정돈된 묘지 두기가 보이고 그 아래로 위라리 1구 모습이 다가온다.

가까이에서는 무슨 작업을 하고 있는지 많은 사람들 목소리가 들리고 농기계 돌아가는 소음도 들린다.

이제부터 이 위라리 1구 마을을 좌측에 두고 나즈막한 뒷동산을 돌아 내려가야 하는 시간이다.

어릴적 이 위라리 1구가 아닌 2구에서 많은 시간을 보낸 추억이 있는 마을 이름이기에 아주 친숙하다.

 

이제부터 벌목지대를 지나 밤나무 단지로 들어 서 진행하다 임도도 만나고 또 급수 탱크도 만나며 계속 밤나무를 끼고 진행한다.

탐스런 밤송이가 가을을 노래하고 풍년을 보장하듯 그런 넉넉한 시골 풍경이다.

한동안 진행하다 보니 동네에서 집단으로 무엇을 하는지 많은 동네 어른분들이 모여 농기계를 가지고 무엇인가를 만드는 모습이 저 멀리 희미하게 보인다.

 

그냥 동네 뒷산을 오르듯 그렇게 한동안 진행하니 물을 흐르도록 만든 고랑도 지나고 소나무들이 잘 자라고 있는 등로도 지나며 시골에서 만날 수 있는 동네 가축 울음소리도 들으며 전진한다.

조금 더 오르니 잠시 초지인지 벌목지인지 길게 늘어 선 잡풀지대가 나타나고 그곳을 통과하며 종아리에 다시 많은 생채기를 만든다.

따끔 거리는 아품이 있지만 어릴적 친구들과 뒤어 놀며 만들었던 따끔한 아품보다는 덜하다는 생각이다.

 

그렇게 다시 잡목 사이로 들어 진행하니 금북정맥 산행을 하는 산우님들에게 모델로 자리잡은 염소집과 염소들이 보인다.

총 4마리라 알고 있는데 오늘은 왠일인지 3마리 뿐이다.

그 바로 앞에는 18번 송전탑이 서 있다.

그 송전탑 아래를 가로질러 다시 능선으로 이어진 등로를 타고 오르는데 발바닥이 너무 물에 불었는지 아프기 시작한다.

 

이제 능선을 다 지나 위라리 입구쪽으로 내려가는 길목에 도착한다.

이제 마지막 밤나무 단지를 지나 묘지 5기가 있는 곳을 지나면 상갑리와 청양으로 갈리는 갈림 삼거리가 나타날 것이다.

그곳으로 통하는 길목에서 위라리 1구의 마을 풍경을 다시 한번 담아 본다.

 

시멘트 임도를 만나 좌측으로 틀어 진행하니 금새 몇백년이나 된듯한 은행나무가 서 있고 등로는 시멘트 도로를 타고 계속 진행 해 저 멀리 도로 이정표가 보이는 곳으로 진행해야 한다.

좌측으로는 방금 전 뒷동산을 통해 돌아 내려 온 위라리1구로 들어가는 시멘트 도로도 보인다.

  

위라리 1구 버스 정류장이 있고 우측에는 마을회관도 있는 삼거리에 도착한다.

사진 몇장 찍고 있으니 동네 주민들이 차량을 이용이 이동하면서 이상한 눈길로 처더 본다.

어색한 미소로 인사하고 저 도로 이정표 있는 곳에서 우측 도로를 타고 진행하다 다시 능선으로 올라 보지만 등로도 희미하고 내린 비로 인해 풀섶에 많은 물이 고여 포기하고 그냥 시멘트 도로를 타고 70번 지방도로쪽으로 진행한다.

 

70번 도로로 이동하는 시멘트 도로를 타고 진행하다 좌측을 보니 푸른 들판 넘어 저 멀리 그토록 그립고 늘 만나고 싶었던 칠갑산 자락이 보인다.

많이도 올랐던 곳이지만 고향을 떠나면서 그 기회조차 자주 만들지 못했던 마음의 고향 칠갑산, 그 이름만 들어도 이 산객에게는 가슴 시린 추억이 떠 오르는 곳이다.

멀리 보이는 모습조차 아름답고 멋진 칠갑산, 칠갑지맥을 타고 조만간 다시 만날 수 있을 시간을 기다려 본다.

 

그 시멘트 도로를 타고 끝까지 가니 위라리 1구와 좌측으로 70번 도로를 타고 조금 더 진행하면 만나는 위라리 2구 사이의 입구에 도착한다.

위라1구의 마을로 들어 가는 마을 입구의 빗돌이다.

송조농원이라 보이는 이정표 뒤로 나 있는 70번 2차선 지방도로를 타고 운곡쪽으로 100여미터 오르면 정상 능선을 타고 내려오는 등로와 만나게 된다.

 

청양과 예산을 이어주는 70번 지방도로를 타고 예산쪽으로 100여미터 오르니 정상 등로와 만나는 골목이 나오고 그곳에서 바라 본 앞으로 진행해야 할 마루금을 담아 본다.

70번 지방도로를 건너 논과 밭을 지나 철탑 있는 곳 능선으로 오르며 정맥은 이어지는 것이다.

 

우측 능선에서 내려 와 70벙 지방도로에 내려 와 예산쪽을 바라보며 담은 사진이다.

지도상에는 645번 지방도로라 표기가 되어 있고 그 도로 표시가 맞다는 생각인데 왜 갑자기 70번이란 지방도로 번호가 나타났는지...

보통 남북으로 이어진 도로는 홀수로 동서로 연결되는 도로는 짝수로 번호가 매겨지는데 이 도로는 분면 남북으로 연결된 도로인데...

또한 저 뒤로 보이는 주유소도 GS 주유소가 아닌 SK 주유소가 맞다.

 

70번 지방도로를 가로질러 논과 밭뚝을 통해 다시 능선으로 올라 뒤돌아 보니 수많은 송전탑들이 늘어서 있고 그 사이로 지나온 금북정맥 마루금이 선명하게 보인다.

생각보다 아름다운 산그리메에 한동안 쉬어 간다.

내가 태어나 자란 곳이 이렇게 중요한 산줄기임을 알지 못하고 자란 곳이기에 앞으로는 더욱 소중한 고향으로 기억될 것이다. 

 

이제 다시 잡풀들이 종아리에 생채기를 내는 구간을 힘들게 올라 비어있는 산불감시초소를 넘으니 다시 칡넝쿨이 길을 가로막고 그곳을 통과하니 문박산 정상이다.

어렵고 힘들게 올라온 만큼 그곳에서 바라보는 조망 역시 환상이다.

잠시 배낭 내려 놓고 독도도 하고 남아 있는 간식도 들며 쉬어 간다.

 

북동쪽으로 지나온 금북정맥 마루금이 저 멀리 가물거리는 봉우리를 넘고 넘어 이곳까지 연결된 모습이 환상이다.

그동안 이렇게 멋진 등로를 보여준 장소가 없었기에 더욱 그립게 바라보고 있는지도 모를 일이지만...

그 가운데 푸른 들판을 두고 70번 지방도로가 북쪽인 예산쪽으로 달려가는 모습도 보인다.

저 도로를 타고 수도 없이 시골 고향을 다녔던 기억이 일순간 주마등처럼 스치고 지나간다.

 

 남쪽으로는 그 정상에 하얀 구름을 덮어 쓴 칠갑산이 우뚝하다.

구비 구비 흘러 내린 산그리메 끝자락에 우뚝한 칠갑산, 어릴적 늘 소풍을 갔던 곳이며 나이들어서는 술을 배우고 친구들과 젊음을 논했던 곳이기에 구석 구석 많은 채취가 남아 있는 곳이다.

또 앞으로도 자주 올라야 할 고향의 명산으로 남아 있는 칠갑산이다.

 

이제 문박산에서 내려와 가파른 등로를 타고 진행하니 다시 밤나무 단지가 나타나고 주인인듯한 사람들이 예초기를 가지고 밤나무 아래 무성한 잡초들을 깍고 있다.

잠시 목 인사를 나누고 내려가니 시멘트 임도 직전 풀섶에 영지 버섯이 자라고 있다.

이제 너무 자주 접하기에 새로울 것이 없지만 그래도 그 자라는 모습만큼은 아름답다는 생각이다.

 

이제 넓은 임도를 타고 좌측으로 진행하다 뒤돌아 보니 방금 전 내려 온 밤나무 단지가 멋지고 앞으로 진행해야 할 밤나무 단지 역시 멋지다.

저 임도를 타고 밤나무를 친구 삼아 진행 하다 보면 금새 날머리에 도착 할 것이다.

하지만 이곳에서 다시 해맑던 하늘에서 먹구름이 끼더니 폭우가 솟아진다.

 

임도를 타고 밤나무 단지를 진행하다 좌측을 보니 아름다운 산그리메가 멋지고 저 멀리 아직도 그 모습을 드러낸 칠갑산이 환상이다.

그저 바라보고 이곳에 서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가슴 시린 고향의 정맥 길이다.

이렇게 지나고 나면 언제 다시 이곳에 오를 수 있을련지...

  

강한 빗줄기 솟아지는 임도를 타고 한동안 진행하니 등로 우측으로 갈림 삼거리가 나타나고 그곳에 한우목장이 보인다.

이 산객이 살고 있는 곳에서도 사촌 형님들이 기업처럼 많은 한우를 키우고 있기에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사진에 담아 본다.

나이들어 고향으로 내려가 저렇게 큰 목장은 아니지만 몇마리의 한우를 키우며 살아 갈 수 있기를 바랬던 적도 있었던 기억이 뚜렷하다.

 

다시 그 임도가 좌측으로 크게 꺽이며 내려가는 곳에서 등로는 우측 밤나무 단지로 연결되고 그곳에는 곤충을 박멸하기 위한 특수 장비들도 눈에 들어 온다.

이렇게 몇번의 밤나무 단지와 능선을 왔다리 갔다리하며 산행의 마지막 고개를 넘고 있는 것이다.

 

그렇게 다시 밤나무 단지와 헤어져 능선을 지나니 작은 시멘트 도로가 나타나고 그 도로를 가로질러 나주막한 능선으로 올라 마지막 225봉으로 오른다.

소나무 한그루가 체조하듯 두 갈래로 자라며 정상을 지키는 225봉 넘어 송전탑을 지난다.

이제 저 멀리 산행 날머리가 보이기 시작한다.

 

마지막 봉우리 넘어 진행하니 저 멀리 다음 구간 올라야 할 마루금과 구봉산 정상도 보이기 시작한다.

그 가운데 이 산객이 진짜 태어나고 자란 장승리도 보이기 시작한다.

그리움이 가슴 시리도록 되살아 나는 풍경이다.

지금도 팔순의 노모가 살고 있는 곳, 그래서 자주 내려가 찾아 뵙고 하룻밤 묵고 올라오는 고향이 그곳에 있는 것이다.

 

마지막 모텔도 보이고 29번 지방도로도 보이며 장례식장 건물도 눈에 들어 온다.

청양에서 홍성을 이어주는 29번 지방도로, 서해안 고속도로가 생기며 가끔 이용하는 도로로 남아 있다.

이제 제6구간도 마지막  날머리에 도착하는 것만 남긴 시간이다.

 

능선 넘어 부드러운 등로를 타고 내려오니 밭이 보이고 그 밭둑을 타고 진행하지만 너무 크게 자란 농작물과 잡풀들로 인해 진행하기에 어려움을 겪는다.

특히나 비가 내리는 시간에도 동네 주민 몇분이 밭둑을 거닐어 진행하는 산객을 바라보고 있어 무리한 진행이 어렵다는 판단으로 시멘트 도로로 내려와 29번 마지막 날머리로 향한다.

드디어 29번 2차선 포장도로에 도착해 도로 건너에 있는 GS 주유소를 바라본 후 그 방향 즉 홍성방향으로 조금 더 올라 청양장례식장 건물을 사진에 담아보려는 순간, 군내 버스가 다가오고 사진 한장 담지 못하고 그 군내 버스를 타고 청양읍내로 향한다.

 

신양까지 가 거기에서 택시를 타고 차동고개로 가야 하기에 차 시간을 알아보니 4시 30분 차가 유일하다.

현재 시간 오후 4시, 버스 터미널에 딸린 화장실에 들려 간단히 몸을 닦은 후 옷을 갈아 입으니 그나마 살만 하다.

다시 나와 직행 버스를 타고 신양으로 이동해 그곳에서 택시를 이용해 차동고개에 도착하니 오후 5시가 넘었다.

부모님이 계신 고향으로 내려갈까 생각했지만 엊그제 돌아가신 동네 어르신 장례식장에도 들리지 못한 미안함에 다음에 들리기로 하고 어렵게 한구간을 마무리 한다.

 

이제 9월 추석 때에 내려와 두어 구간 마무리하고 싶지만 마침 그 기간에 출장 스케줄이 잡혀 어떨지 아직은 확정하지 못하는 스케줄이다.

하지만 이제 날씨도 선선해 졌으니 속도를 내 완주를 해야 되겠다는 생각으로 막히는 도로를 타고 무사히 서울로 복귀한다.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칠갑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