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산행 후기/서울의 산

북한산 우이령길 산행 후기

by 칠갑산 사랑 2009. 7. 22.
728x90

산행지 : 서울 북한산 우이령길

산행날자 : 2009년 07월 16일 (목요일)

산행날씨 : 햇살 비추는 무더운 한여름 폭염 날씨

산행온도 : 영상 24도에서 영상 34도

산행인원 : 3450온누리산악회 회원 명

산행코스 : 북한산로 102번 도로 위 오봉산 석굴암 정류장-호국 쌍룡사(오봉 아파트)-독수리 사격장-

               교현 탐방지원센타-군초소-유격교-전망대-유격장-차량통제소-쉼터-사업 기념기, 오봉 전망대-

               공터(점심식사)-우이령(소귀고개)-대전차 장애물-야생화 화단-나무 벤취-전경대 건물-

               우이 탐방지원센타-802전경대 초소-음식점 거리-월벽교-한일교-계곡 물놀이-

               우이동 입구(포돌이 광장)

산행거리 : 약 6.80 Km

산행시간 : 놀면서 사진 찍고 널널하게 후미 기준 03시간 (11시 10분부터 14시 10분까지)

 

 

국민적 관심에 비해 아쉬움만 남긴 우이령길 탐방

 

 

41년만에 개방된다는 상징성과 뉴스 매체에서 연일 방영된 내용이라서 그런지 평일인데도 수많은 사람들이 몰려 번잡하고 소란스러우며 무질서하게 보였던 우이령길, 1968년 북한공작원이라 불려지는 소위 무장공비였던 김신조 일당들이 청와대를 습격할 때 이용한 뒤 지금까지 폐쇄되였던 삼각산 우이령길을 다녀왔다.

삼각산 상장능선과 도봉산 오봉 또는 오봉산 사이에 나 있는 6.25때 군사도로로 이용하기 위해 만들어진 임도로서 서울 강북과 경기도 양주를 연결하였던 도로였는데 북한공작원들에 의한 청와대 습격사건 이후 그 동안 출입통제로 인해 많은 동식물들이 자생하며 생태계가 잘 보존되어 앞으로도 그 보존 가치가 높아 지속적인 관심으로 보존해야 할 우이동길이 무려 41년만에 우리 품으로 돌아온다는 소식에 하루를 쉬어 다녀온 곳이다.

 

3호선 지하철을 타고 불광역에서 내려 산우님들을 만나 불광시외버스 터미널까지 도보로 이동한다.

벌써 한낮의 뜨거운 열기를 느끼며 아스팔트에서 올라오는 후덥지근한 느낌에 등줄기에서는 땀방울이 맺히기 시작한다.

터미널에서 시외버스를 기다려 10시 40분에 출발하는 34번 버스에 올라 오봉산 석굴암에서 하차한다.

시오버스 안내 멘트에는 석불암 버스 정류장이란 설명이 반복된다.

11시 20여분, 간단히 인원 점검 후 시멘트 도로를 타고 오르니 평일인데도 생각보다 많은 등산인파에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

 

조금 오르니 좌측으로 오봉아파트가 서 있고 그곳에서 바라보는 오봉이 앞산 봉우리에 가려 보일듯말듯 산객의 가슴을 안타깝게 만든다.

잠시 전경이 보이는 아파트 내로 들어가 저 멀리 암봉만 보이는 오봉을 어렵게 잡아보고 다시 무심한 척 오르던 등로를 따라 가 본다.

오봉 앞 무명봉의 능선 위에는 바위에 흐르는 물이 마치 한겨울 얼음을 얼려 놓은 듯 햇살에 반짝이고 있고 그 모습 또한 덤으로 받아본다.

 

군부대가 남아있음을 알리는 독수리 사격장과 출입금지 안내판이 눈길을 잡고 그곳을 지나 오르니 금새 탄현탐방지원센터가 나타난다.

몇명의 공단직원들이 서 있는 모습이 보이지만 특별히 안내할 필요도 없이 넓은 임도를 따라 그곳을 통과한다.

계곡출입금지 안내판과 우이령길 탐방 안내도를 지나니 등로 양쪽으로 하늘을 향해 곧게 뻗어 올라간 침엽수가 서울에서 쉽게 볼 수 없는 멋진 길을 만들고 있다.

이제 좌측으로 흐르는 청아한 계곡 물소리를 벗삼아 오르다 바라보니 방금 전 보았던 암벽 위 물기가 더욱 선명하게 한겨울 얼음판처럼 강하게 빛나고 있다.

 

교현리에서 0.5 Km 올라왔다는 이정표가 있는 곳에서 작은 다리를 건너며 바라 본 우측 계곡의 맑은물이 어느 인심좋은 시골마을에 들어 와 있는 착각을 불러 일으키고 그냥 지나칠 수 없어 사진으로 담아 본다.

이런 계곡물을 보고 청정계곡물이라 ㅎ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출입을 통제 시키고 40여년동안 잘 가꾼 결과를 보는 듯 하여 한낮의 열기에도 가슴만은 따뜻하게 사람 사는 세상임을 느껴본다.

 

교현리가 1.0 Km 로 다시 1.5 Km로 멀어짐에 반비례하여 오봉의 장엄한 봉우리들은 조금씩 산객곽까이 위치하며 발걸음을 늦추고 있다.

이곳 우이령길 탐방 후 우이암으로 또 다른 산행이 이어지겠지만 급할 이유없이 즐기며 여유롭게 넓은 임도를 따라 간다.

어느덧 등로 좌측으로 오봉을 바라볼 수 있는 나무데크로 만들어진 전망대가 나타나고 그곳에 올라 아름답고 멋진 도봉산의 오봉을 담아 본다.

도봉산의 명물이자 암벽산행으로 유명한 오봉, 다섯개의 봉우리로 이뤄져 이름이 유래하였으며 전설로는 한마을에 사는 다섯총각이 어여쁜 원님의 외동딸을 얻기 위해 북한산 상장능선에서 돌을 던져 쌓았다는 것에서 유래하였다 한다.

 

 

나무데크로 이뤄진 전망대를 지나 조금 더 오르니 전망대에서 봤던 조망보다 훨씬 좋은 그림이 보인다.

나뭇가지 사이로 보이기도 하고 또 깨끗한 풍경으로 가깝게 자리잡은 오봉들 그리고 그 앞에 나즈막하지만 늠름하게 앉아있는 전위봉이 아름답다.

한동안 사진 찍고 즐기며 진행하다 보니 어느새 제일 후미가 되어 있다. 

 

석굴암 삼거리에 도착한다.

갑자기 넓어진 공터 저 끝 한자락에는 군부대에서 세워 놓은 유격이란 큰이정석이 서 있고 그 뒷쪽으로 약간의 모래사장과 계곡물이 흐르고 있다.

그 좌측으로는 석굴암가는 시멘트 도로가 있지만 한창 공사중인지 건축 자재들이 널려있고 약간은 시끄러운 소음도 들린다.

속마음은 좌측 석굴암으로 올라 그곳에서의 풍경을 담고 싶었지만 여러 산우님들과 함께하는 산행이기에 참고 이곳에서의 풍경만 담은채 소귀고개 즉 우이령과 우이동쪽 언덕으로 발길을 돌린다.

 

 

시멘트 도로를 타고 조금 진행하니 차량통제소가 나타나고 그곳을 통과해 오르니 소귀고개까지 0.5 Km 남았다는 이정표가 서 있다.

그곳 도로에서 좌측으로 바라보는 오봉이 이제 제법 그 원래 모습을 보여주기 시작하고 뜨거운 태양 아래 땀 흘리면서도 그 풍경 잡으려 애쓰고 있다.

보는 각도에 따라 이리 달라 보이는 자연의 풍경에 찬사만 보내는 시간이다. 

 

 

다시 급할 것 없는 발걸음 옮기니 금새 시원한 우이령계곡물이 가슴까지 시원하게 해 주고 있다.

내려가 발 담그고 잠시 쉬고 싶은 마음 간절했지만 한사람 두사람이 들어가 40여년간 가꾸고 복원시킨 자연을 훼손시킬 것이 염려돼 그저 눈으로 즐기며 만족하는 시간이다.

오늘 산행을 하면서 느낀점은 안전 철봉과 로프까지 설치되어 잇지만 개인 편의를 위해 잘 보존된 출입금지 지역으로 조금씩 들어가 그 자연을 훼손하고 잇었다는 사실이다.

하루 빨리 제한적인 등산객과 당국의 철저한 보호대책이 수립되지 않는 한 몇달 아니 몇일 사이에 40년을 뛰어 넘는 자연의 훼손이 재현될까 걱정이 되는 시간이기도 하다.  

 

 

시원한 계곡 물소리를 들으며 천천히 진행하니 좌측으로 나무데크로 만든 오봉 전망대가 서 있다.

그 앞에는 우이령 시방사업 기념비가 서 있고 생태계와 조망에 대한 설명판이 서 있다.

사진 몇장 남기고 복잡한 그 전망대를 내려와 진행하니 바위고개와 작전도로 개통 기념비 그리고 시대의 아품을 같이한 우이동 길 대전차 장애물이 분단된 조국의 현실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 같아 가슴이 답답함을 느낀다. 

그래도 그 슬품을 가슴에 담고 계속 진행하니 드디어 소귀고개 즉 우이령 정상이다.

소의 귀를 닮았다 해서 이름 붙여진 우이령, 오랜 세월 우리곁을 떠났다 다시 돌아 온 길인만큼 우리가 잘 보존하고 가꿔 후세에도 많은 후답자들이 즐기는 등로가 되길 바라는 마음이다. 

 

 

이제 이런 대전차 방호벽은 사라질 때도 되였건만 아직도 우리곁에 남아 상처를 내고 있다.

어린 시절 군생활을 하면서 보고 느꼈던 고통이 이제는 아련한 추억으로 남아 있지만 이런 군 시설물을 볼때마다 늘 새로운 마음으로 분단된 조국의 아품을 느껴본다.

우리 아이들은 이런 현실을 얼마나 이해하고 살아가고 있는지...   

 

 

이제 비포장 임도를 타고 목책이 설치된 등로를 따라 진행해 본다.

청와대 습격 사건으로 유명세를 타는 것고는 달리 산행이나 트레킹 코스로는 너무 짧으며 인공적인 색체가 심해 두번 다시 오르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다. 

 

 

맨발로 느끼는 우이령 숲 거리를 지나 전경대숙소에 도착하니 우측 저 멀리 삼각산 상장능선이 너무나 아름답게 줄지어 서 있고 산객의 마음을 부르고 있다.

이곳으로 내려오니 더욱 많아진 등산객과 여행객들로 등로가 몸살을 앓고 있고 우측 우이령 계곡의 맑은 물이 풍부한 수량을 자랑하며 더위에 지친 산객들을 유혹하고 있다. 

 

 

한동안 식당들이 줄지어 늘어선 좁은 차도를 타고 내려오니 늘 산악회 행사를 위해 찾았던 우이동 계곡이 나타나고 몇번인가 식사를 했던 옥류정 식당도 보인다.

식사를 하면서 꼭 한번 오르고 싶었던 우이동 길이였지만 오랜시간 지난 후 개방된 상징성에 비해 산객들에게는 조금은 지루한 등로가 아니였을까 생각해 본다.

이제 몇일 지나면 예약제로 입장 시킨다니 조금은 훼손에 대한 걱정이 줄어들 것이다. 

 

 

마지막 하산길에 바라 본 상장능선, 언제 어디에서 바라보도 아름답고 멋진 능선이지만 오늘 따라 더욱 아름답게 보이는 이유는 무엇인지...

다시 인간세상으로 내려와 흐르는 땀방울 식히려 우이령 계곡 하부로 찾아든다. 

 

 

시원한 우이령 계곡에 몸 담그고 소금끼 닦아낸 후 이슬이 한잔으로 하루를 마감하니 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을듯 하다.

어린 아이가 되어 어린시절 친구들과 멱감던 추억을 떠올리며 오늘은 나도 여기에서 어린이가 되어 본다. 

 

 

서울 한복판에서 이렇게 등내보이며 시원한 계곡물에 몸을 맡길 수 있는 우리는 분명 행복한 사람들이리라...

맑고 푸른 계곡물에 내 아이들이 뛰어 놀 수 있도록 우리모두 조금만 더 자연보호에 앞장서야 되지 않을까 생각한 하루였다.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칠갑산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