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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 후기/전라도 산

선운산 산행 후기

by 칠갑산 사랑 2009. 3.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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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지 : 전북 고창의 선운산과 선운사 일대

산행날자 : 2009년 3월 28일 (토요일)

산행날씨 : 맑고 화창한 봄 날씨였으나 바람은 아직 차가웠음

산행온도 : 영상 8도에서 영상 16도

산행인원 : 칠갑산 포함 총9명

산행코스 : 삼인리 선운사 주차장-208봉-경수산(444.3봉)-벌봉(339봉)-마이재-도솔산(선운산 수리봉)-

               견치산 갈림길-다산(325봉)-포갠바위-참당암-소리재-265봉-용문굴-낙조대-천마봉-도솔암-장사송-

               진흥굴-선운사-삼인리 선운사 주차장

산행거리 : 약 11 Km

산행시간 : 6시간 (오전 11:00부터 17:00까지 쉬면서 사진 찍고 널널하게)

 

 

친구들과 함께 즐긴 산행과 바다

 

 

오늘은 아주 특별한 산행을 즐기는 날이다.

오랫만에 친구들과 어울려 아무 격식도 없이 그저 편안하게 자연을 놀이터 삼아 웃으며 우정을 나누기만 하면 되는 날이다.

다만 개인적으로 작년 봄 아이들 손잡고 다녀온 곳이기에 산행지에 만족하진 못하지만 그래도 친구들과 어울릴 수 있다는 그 자체로 하루의 만남이 소중한지도 모르는 시간이다.  

 

이 삼인리 선운사 주차장에 렌트한 봉고차를 주차시키고 주차장 우측 끝자락으로 이어진 이 동백교를 타고 산행을 시작해 본다.

도로 좌측으로 고창선운산유스호스텔이 자리하고 민박촌이 형성되어 있다.

 

한동안 포장도로를 타고 오르면 다시 우측으로 작은 다리가 나타나고 그 다리 우측으로 파란 지붕을 한 민가 두채가 나타난다.

그 마지막 파란 지붕을 한 민가 바로 앞 닭장 앞에서 우측으로 경수산 오르는 등로가 열려 있다.

하지만 이날은 경방기간이라 4월 15일까지 출입금지 플랭카드가 나부끼고 있지만 화기를 소지하고 있지 않기에 그냥 올라 본다.

 

초입부터 가파른 등로를 타고 한동안 오르니 매500미터 마다 거리 표시를 한 이정목이 서 있고 가끔 등로 주위에 묘지들이 자리하고 있다.

강원도에는 아직까지 대설 주의보가 발령되였다는데 이곳 남쪽에는 진달래가 꽃망을을 내밀고 봄이 왔음을 알려준다.

하지만 아직 만개하기에는 겨울의 시샘이 많은가 보다.

 

등줄기에서 약간의 땀방울이 맺힐 쯤 능선 안부에 도착하고 우측 잡목 사이로 용선천을 이루는 작은 저수지가 나타나기 시작한다.

완만한 능선을 타고 따스한 봄볕을 받으며 진행하니 등로가 좌측으로 꺽이는 수다동 갈림 이정표에 도착한다.

이곳에서 부터는 좌측으로 올라온 산행 들머리가 시원하게 조망되기 시작하고 앞으로 올라야 할 선운산과 견치봉 그리고 저 멀리 배맨바위까지 선명하게 그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다.

우측으로는 주진천과 이어진 서해바다가 드넓게 펼쳐진 들녘 끝자락을 배경으로 한폭의 풍경화로 다시 태어나고 있다.

 

리딩 때문에 조금 더 공부한 보람이 있는지 아니면 작년에 다녀간 곳이라 그런지 더욱 상세하게 그 아름다운 풍경이 그림이 되어 추억으로 남겨진다.

높지는 않은 산들이지만 그 당당함과 늠름함은 저 멀리 백두대간 마루금이 부럽지 않은 산세이다.

연무가 없었다면 더욱 환상의 풍경이였을 것을 조금은 아쉬움이 남는다.

또한 몇일만 지나도 온 세상을 하얗게 물들이는 벗꽃이 피어 또 다른 세상을 만들어 놨을 것을 지금은 그 화려함을 준비하는 시간인가 보다.

소나무의 푸르름과 잡목들이 뿜어내는 갈색만이 사람들이 살아가는 마을의 화려함과 대비되며 그 빛깔을 다하고 있다.

 

경수산에서 북쪽으로 나 있는 심원 가는 방향으로 올라 삼각점을 확인하고 돌아 나오며 바위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연화저수지와 마을 그리고 서해바다가 엽서 한장을 내려 놓은 듯 멋지게 자리하고 있다.

생각보다 산행 속도도 빠르고 뒤처지는 친구가 없기에 한동안 그곳에 머물며 사진으로 담아 본다.

저 사진 우측으로 돌아 가면 그 유명한 풍천장어를 먹을 수 있는 수많은 식당들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경수산 이정표 한장 사진으로 담은 후 철 계단을 타고 내려오면 곧바로 나타나는 암봉, 그 암봉을 우측에 두고 좌측으로 우회하여 진행하다 뒤돌아 보니 몇몇 친구들은 그 암봉에 올라 시원하게 터진 조망을 즐기고 있다.

아마도 그 암봉을 타고 내려오려 했다가 내려오기 위험하니 다시 뒤돌아 올랐다 필자가 걸었던 우회길을 타고 따라 오겠지...

 

가파른 벌봉을 지나 고즈넉한 등로를 타고 한동안 내려오니 시간은 벌써 오후 1시를 가리키고 있다.

한무리의 등산객들이 따스한 햇살이 비추는 묘지 앞에 모여 점심식사를 즐기고 우리들도 마이재 우측 넓찍한 묘지 앞에 자리 마련하고 간단하지만 많은 양의 점심을 즐겨본다.

 

언제나 처럼 식사 후 오르는 오르막은 이마에 식은 땀을 맺히게 만들고 불러오는 허리는 자꾸만 가쁜 숨소리를 몰아 쉬게 만든다.

그래도 올라야 할 능선이기에 말없이 오르니 드디어 오늘 산행의 목적지인 선운산, 아니 도솔산 수리봉에 안착한다.

높지 않은 나즈막한 336봉으로 원래 도솔산이었으나 백제 때 창건된 선운사가 너무나 유명해 지면서 산의 이름도 선운산으로 바뀐 곳이다.

주위에 구황봉, 경수산, 견치산과 청룡산 등이 솟아 있고 호남의 내금강이라 불릴만큼 계곡미와 암봉이 빼어난 곳이다.

특히 선운사 뒤 산자락에 자라고 있는 3000여 그루의 동백나무는 노랫가락과 함께 장관을 연출한다.

 

사진 한장 남기고 조금 더 진행해 우측 전망바위에 오르니 남쪽 저 멀리 배맨바위와 청룡산이 가깝게 다가온다.

몇번인가 이곳에 올랐지만 저곳까지는 못가본 곳이기에 오늘 한번 오르고 싶은 마음 굴뚝같지만 다음으로 미루고 그저 아쉬운 마음 담아 사진으로만 찍어 본다.

 

심원쪽 마을 넘어 서해바다도 시원하게 열려 있어 그 바닷바람이 흐르는 땀방울 씻어 주고 있다.

단지 박무로 인해 선명하지 못한 조망이 아쉽기는 하지만 그래도 이렇게 올라 바라 볼 수 있다는 그 자체로 즐거운 하루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친구들의 웃음소리가 그칠줄 모르고 능선을 따라 저 서해바다로 향하고 있다

 

조금 더 진행해 바위 전망대에 오르자 이번에는 좌측으로 아름다운 선운사가 한눈에 내려다 보인다.

백제 위덕왕 24년인 577년 검단선사가 창건한 것이 시초이며 고려 공민왕 시절 효정선사가 중건하고 조선 성종때 극유가 재중건하였으나 정유재란으로 불탄 역사를 간직한 절로서 그 역사가 유구하다.

초기에는 89개의 암자와 건물 그리고 수도를 위한 24개소의 굴이 있던 대가람이였다고 하니 그 역사만큼이나 웅장함에서도 결코 빠지지 않았던 절이였다.

종교를 떠나 저곳에 들어 속세를 잊고 살아갈 수 있다면 그보다 더 큰 행복은 없을 것이란 상상을 해 본다.

 

눈을 동남쪽으로 돌리니 이 가뭄에도 에머랄드빛 물을 한가득 담고 있는 도솔저수지가 눈에 들어오고 그곳을 배경으로 추억 만들기에 바쁘다.

산중에 있어 더욱 푸르고 깊게만 보이는 에머랄드빛 물결이 잔잔하게 흔들리며 봄바람을 맞으며 피어나는 봄꽃과 잘 어울리고 있다.

 

많은 시간 지체하며 주위 풍경을 조망한 후 서서히 다시 진행하니 견치산과 참당암 갈림길이 나타나고 어느쪽을 선택해도 낙조대로 향하는 길이지만 시간상 견치산을 돌아 오기에는 무리가 있을 듯 싶다.

개인적으로는 그곳으로 다녀가고픈 마음 간절하지만 이번에도 다시 참당암을 거쳐 소리재로 향하기로 결정한다.

두개의 바위가 얹혀있는 모습이 포갠모양 같다하여 붙여진 이름인지 몰라도 포갠바위도 지나본다.

 

그곳을 지나 다시 바위 전망대에 오르니 우측 발밑으로 아담한 참당암이 놓여있다.

그 주위에 널려있는 차밭이 또한 눈길을 사로잡는다.

그저 바라만 보고 있어도 그윽한 차향이 봄바람을 타고 콧속으로 들어오는 느낌이다. 

 

도솔재로 이어진 골짜기를 타고 저 멀리 천마봉과 배맨바위가 아름다운 암봉의 형상으로 맞아주고 그 좌측으로는 사자바위와 투구바위가 또한 그 아름다움을 배가 시키고 있다.

자연만이 만들어 낼 수 있는 아름다움에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참당암을 거쳐 물이 흐르는 계곡을 따라 바위너덜 지대를 지나니 드디어 소리재에 도착한다.

견치산 일명 개이빨산을 거쳐 온다해도 여기에서 만나겠지만 시간상으로는 한시간 정도 더 소요되리란 예상이다.

이곳에서 등로는 좌측으로 크게 꺽여 완만한 오르막이 시작되고 다시 한번 우측으로 크게 꺽어 올라가면 전망 좋은 265봉에 도착한다.

이곳에서의 조망 역시 최고의 멋스러움과 아름다움을 축약해 놓은 풍경으로 다가온다.

 

바위 계곡을 지나 천마봉과 낙조대가 보이고 그 골짜기 넘어 사자봉이 우뚝하다.

깍아지른 절벽 같은 사자봉과 천마봉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아찔함이 전해지는 듯 하다.

친구들과 많은 사진을 찍고 다시 급할 것 없는 발걸음을 옮겨 본다

 

진행하는 도중 그 아름다움에 반해 다시 한번 앵글을 맞춰본다

산행 도중 저 멀리 보이는 사자바위를 바라보며 그 이름의 유래를 찾아 다른 각도로 아무리 처다봐도 왜 사자바위인지 그 영문을 모르기에 아쉽기만 하다.

다른 산객에게는 저 모양이 정말 사자 모양으로 다가 갈련지...

 

지나는 길 좌측으로 있는 용문굴에 들려 드라마 촬영장소로 이용된 곳에서 흔적 남기고 자연이 주는 아름다운 매력에 푹 빠져본다.

굴 안을 통과도 해보고 그 위에 올라 지나온 등로를 바라보며 인간이 담아낼 수 없는 위대한 자연의 경외로움에 고개를 숙이는 시간이기도 하다

 

용문굴을 나와 완만한 경사를 이루고 있는 등로를 타다 마지막 가파라지는 나무 계단을 오르니 드디어 산행의 마지막 봉우리인 낙조대에 도착한다.

두개의 암봉이 우뚝 솟아있고 배맨 바위로 향하는 긴 철제 계단이 병풍바위 우측 사면에 설치된 모습이 또한 이채롭다.

노을이 지는 서해 바다를 바라보면 세상 모든 시름 잊고 자연의 경외로움에 빠져 든다는 낙조대, 언젠가 시간 맞춰 한번 오를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추억 몇장 남기고 낙조대 암봉을 내려와 천마봉으로 향한다.

넓은 바위로 이루워진 전망대 구실을 하는 천마봉, 그곳에서 바라보는 풍경은 마치 선계를 넘나드는 선녀의 몸짓으로 각인되고 있다.

산행 들머리인 선운사 주차장에서 도솔암으로 이어진 도로가 보이고 가까운 곳에 도솔암과 암자가 암봉에 앉아 속세와의 단절된 모습을 보여주는 듯 하다.

 

어찌그리 저렇게도 아름답고 멋스런 곳에 저런 암자를 지을 생각을 했는지 그저 탄성만 흘러 나온다.

봄바람에 흔들리는 풍경소리가 청아하고 목탁 두드리는 소리와 스님의 염불 외는 소리가 고요한 산사에 퍼지며 산객의 마음마저 정화시키는 듯 하다.

저 멀리 서해 바다로 향하는 길목에는 배맨바위와 그 넘어 청룡산이 우뚝하다.

 

가까이 보이는 사자바위오 투구바위 그리고 사람이 살아가는 마을을 담은 후 저 멀리 미국에서 왔다는 이방인의 추억도 만들어 준 후 다시 올라왔던 곳으로 내려가 본다.

몸과 발길은 자꾸만 내려가지만 마음과 눈길은 좀 더 머물며 그 선계를 담아본다.

 

층층히 겹쳐있는 바위와 산사들 그리고 푸르름과 갈색의 조화가 오늘 산행의 백미로 다가온다.

친구들과의 자리이기에 더욱 즐거움은 커지고 어릴적 뒷동산에 올라 뛰놀던 추억속으로 여행도 다녀와 본다.

 

저 암자와 올라 바라보는 이곳 풍경 또한 환상이며 경외로운 모습이기에 여유있는 시간이지만 빨라지는 발길 따라 철계단을 타고 내려가 본다.

길어지는 햇살이 바위에 걸리며 길게 그림자를 만들어 내는 그 등로를 따라 내려가니 그곳에서 천상의 아름다움이 가득 펼쳐져 있다.

 

암봉에 오르는 친구들과 종종 걸음으로 내려가는 친구들 그리고 그곳에서 추억을 만드는 모습에서 그저 함께하는 친구들이기에 웃음꽃 만발이다.

도솔암으로 내려와 잠시 그곳에 들려보려 하지만 이제 눈요기 보다는 현실적인 먹거리에 욕심이 난 친구들의 강압으로 인해 그냥 시멘트 도로를 타고 내려가 본다.

그저 작년 봄 다녀오며 바라 본 풍경을 머릿속에 그리면서...

 

도솔암에서 시멘트 도로를 타고 조금 내려오니 장사송이 등로 좌측에 당당하게 서 있고 그 앞에 정자 하나가 산객의 피로를 풀어 주고 있다.

장사송 뒷쪽의 절벽과 함께 어찌 그리도 멋지게 서 있던지 지나가는 산객 모두는 경외로운 시선으로 둘러보며 사진으로 남기기 바쁘다.

 

이제 인도를 타고 계곡을 좌측에 두며 산행을 이어간다.

내려오며 바라보는 선운사 뒤쪽 암봉에 자라고 있는 소나무가 다시 눈길을 사로 잡으며 몇장의 사진으로 남겨 본다.

아직 탁족하기엔 이른 계절이지만 청아한 계곡물 흐르는 소리가 자꾸만 그 시원함으로 유혹하는 듯 하다.

 

이런 저런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 나누다 보니 어느덧 선운사 부근 차밭에 도착하고 다시 추억 몇장 만들어 본다.

커피보다 자극적이지 않으면서도 그윽한 향기로 산사와 잘 어울리는 찻잎의 푸르름에 잠시 세상 풍파 잊어 본다.

 

이제 선운사이다.

변덕스런 날씨 변화로 하얀게 피어나던 목련꽃 봉우리들이 검게 죽어가는 모습에 안타까움을 느끼기도 전에 빨간 동백이 마음을 뒤흔들고 있다.

하지만 이곳 동백도 날씨로 인해 선명하지 못한 빛깔이 아쉽기만 하다.

 

서정주님이 느꼈던 선운사 동구란 시도 읊어본다.

 

선운사 동구 /서정주
선운사 골째기로
선운사 동백꽃을 보러 갔더니
동백꽃은 아직 일러
피지 않했고
막걸리집 여자의
육자배기 가락에
작년 것만 상기도 남었습니다.
그것도 목이 쉬어 남었습니다.

 

동백과 산사를 둘러보고 잠시 목련나무로 다가가 작품 하나 만들어 본다.

백제시대 창건되어 몇차례의 중수를 거쳐 오늘날에 이르고 있는 고찰 선운사, 불교의 기본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이 왕성해지고 불립문자를 주장하던 선종에서도 선리를 근본적으로 체계화하기 위한 운동이 일어나던 조선 후기에 조사선의 본연사상을 임제삼구에 입각하여 해결해 보려고 시도한 불교학자 긍선이 처음 입산수도한 선운사이다. 
현재 이곳에는 보물 제279호인 금동보살좌상, 보물 제280호인 지장보살좌상이 있으며, 대웅전 자체도 보물 제290호로 지정되어 보호 받고 있으며 특히 산사 뒷산에 자라고 있는 동백으로 인해 그 이름이 더욱 널리 알려지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잠시 경내를 둘러보고 나오려는데 하늘을 향해 하얀 속살을 드러내기 시작한 목련이 발길 붙잡는다.

 

박목월님의 시 한수가 생각나는 시간이다

 

사월의 노래


목련꽃 그늘 아래서 베르테르의 편질 읽노라

구름꽃 피는 언덕에서 피리를 부노라

아 아 멀리 떠나와 이름 없는 항구에서 배를 타노라

돌아온 사월은 생명의 등불을 밝혀든다

빛나는 꿈의 계절아

눈물어린 무지개 계절아

 

목련꽃 그늘 아래서 긴 사연의 편질 쓰노라

클로바 피는 언덕에서 휘파람 부노라

아아 멀리 떠나와 깊은 산골 나무아래서 별을 보노라

돌아온 사월은 생명의 등불을 밝혀든다

빛나는 꿈의 계절아

눈물어린 무지개 계절아

 

이제 선운사를 나와 다시 처음 올랐던 주차장을 향해 떠나 본다.

많은 불자들과 등산객들로 붐비던 산사를 뒤로 하고 돌아 나오니 일주문이 나타나고 길가에 곱게 단장한 동백이 좀 더 고운 자태를 드러내며 유혹한다.

그 휴혹에 이끌려 몇장의 사진으로 담아 본다.

 

선운사 동백꽃을 너무나 아름답게 노래한 송창식님의 노래가 입속에서 흥얼거려 진다.

 

선운사에 가신 적이 있나요
바람불어 설운 날에 말이에요
동백꽃을 보신 적이 있나요
눈물처럼 후두둑 지는 꽃 말이에요
나를 두고 가시려는 님아
선운사 동백꽃 숲으로 와요
떨어지는 꽃송이가 내 맘처럼 하도 슬퍼서
당신은 그만 당신은 그만 못 떠나실 거에요
선운사에 가신 적이 있나요
눈물처럼 동백꽃 지는 그곳 말이에요

 

내려오다 등로 좌측에 놓여있는 고인돌을 발견하곤 담아 본다.

이승과 저승, 정말 저승은 존재하는 것인지...

사후까지 세심하게 신경쓰며 함께했던 사람들을 생각했다는 것에서 다른 동물과의 차이를 생각해 본다. 

 

그 포장도로를 타고 한동안 내려오니 다시 상가 밀집지대가 보이기 시작하고 작은 호수 위에 만들어진 나무 테크를 타고 진행하다 저 멀리 올려다 보이는 경수산의 물그림자를 쫒아 사진을 찍어 본다.

이렇게 또 하루의 산행도 마감하는 시간이다.

 

주차장으로 돌아 와 마지막 의식을 치른 후 서해바닷가 쪽 식당으로 자리를 옮겨 이곳 명물인 풍천장어와 복분자주와 하루의 피로를 풀어 본다.

하지만 상술로 인해 복분자는 포기하고 이슬이로 대신하면서 조금은 아쉬움이 남는다.

구름에 가린 햇살이 서해바다로 떨어지며 세상을 다시 어둠속으로 밀어 넣는 시간 웃음과 위트가 만발하는 시간을 만들며 속세로 들어오는 기분은 여느때와는 달리 즐거움으로 가득한 시간이다.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칠갑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