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봄맞이 섬산행] 가거도 독실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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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거도 혹은 소흑산도는 우리나라 최서남단의 섬이다.
주민들은 ‘한반도에서 해가 가장 늦게 지는 곳’이라고들 말한다.
중국 쪽의 닭 우는 소리가 들린다고도 할 만큼 중국 땅과 가깝다.
이 가거도엔 독실산이라는 이름의 높은 산봉이 하나 솟아 있다.
동해에 울릉도 성인봉이 최고봉으로 섰다면 서해에선
단연 가거도 독실산(犢實山)이 최고봉으로 우뚝하다.
울릉도가 72.56km2로 가거도 9.18km2보다 7배쯤 넓다는 점,
한반도는 동쪽이 융기하고 서쪽은 가라앉은 동고서저형의 지세라는 점을 감안하면
울릉도 성인봉(984m)에 비해 가거도 독실산의 높이 639m는 자못 놀라운 성취다.
신안군(목포 포함) 내 829개 섬뿐 아니라 서해상 섬을 통틀어 가장 높은 산이다.
높이가 이러하기에 독실산의 그 풍모는 대양에서부터 높직하게 부풀어오른 듯하다.
하지만 독실산은 그간 등산로다운 등산로가 없었기에 등산동호인들이 외면해왔다.
국가 시설물이 있는 정상까지 물자 수송용으로 낸 콘크리트 포장도로가 곧 유일한 등산로였다.
하지만 오래지 않아 독실산은 울릉도 성인봉과 더불어 한 번 가보지 않고서는
한국 산의 풍광을 논하는 자리에 끼기 어려운 등산꾼 필지(必知)의 명산 반열에 오를 것이다.
근래 가거도 주민들이 항리~독실산 정상~북서릉~해안길~항리 코스를 개설,
점차 발길이 잦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등산로 곳곳에 조망처 역할을 하는 암봉이 섰고,
그곳에서 펼쳐지는 풍경들은 한결같이 뛰어나다.
토말보다 위도상 더 남쪽이라 한겨울에도 온화하고
겨우내 붉은 동백꽃을 볼 수 있는 등 봄기운을 남달리 빨리 느낄 수 있는 산이기도 하다.
동백나무를 비롯한 활엽수목으로 빈틈없이 메워진 독실산록은
매우 가팔라서 항리에서 보면 고개를 한껏 꺾어야 저 위에 솟은 기암봉을 바라볼 수 있을 정도다.
해수면에서부터 수직 높이로만 600여m 곧장 치달아올랐기 때문이다.
그러나 중간의 벼랑 위로만 올라서면 그 다음은 평평하여 오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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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항리와 섬등반도 일대가 아름답게 내려다뵈는 기암봉 근처에서 노을 풍경을 즐기며 쉬고 있는 등산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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짙은 동백숲속 뚫고 여기저기 조망바위
항리마을 경로당 맞은편 샛길로 접어들어 곧 오른쪽 산비탈을 향해 오른다.
(‘110’번 팻말이 붙은 전봇대가 선 곳에서 오른쪽) 산행길은 곧 몸이 뒤로 당겨지듯 가팔라진다.
그러면서 바다 조망은 순식간에 대양으로 넓어진다.
컴컴한 동백숲속을 걷다가 시야가 트이는 일이 반복된다.
동백숲속 길로 가다가 샛길로 빠져 잠시 오르면 조망 좋은 바위지대에 올라서게도 된다.
다만 동백숲이 너무도 짙어서 자칫 길을 잃게 되면
빠져나오는 데 몹시 애를 먹게 되므로 주의해야 한다.
능선상의 등산로를 만난 이후
오른쪽으로 틀어 잠시 걸으면 경비대 초소 건물이 선 독실산 정상이다.
초소 옥상에 오르면 독실산 동쪽 해안가에 자리 잡은
가거도리3구 대풍 마을이 자그마하게 내려다보인다.
이곳 경비대에서 콘크리트 길을 따라 내려가면 너무 재미 없는 산행이 된다.
그러므로 정상 구경 이후엔 발길을 되돌려 북서쪽 능선 길을 가도록 한다.
항리마을 쪽 갈림길목을 지나 한낮에도 어둑어둑한 동백숲길은 계속된다.
길 오른쪽으로는 간혹 푸른 바다와 독실산의 풍요로운 산릉이 펼쳐지는 조망처가 나타나곤 한다.
최근 신안군에서 등산로를 말끔히 다듬어두었으므로 산행이 한결 편할 것이다.
길은 약 480m쯤 되는 암봉을 우회해 지난 뒤 왼쪽으로 틀어 급사면을 내려간다.
이 하산길 도중에, 태풍에 쓰러진 커다란 구실잣밤나무 거목 옆의
희미한 샛길을 통해 평평한 둔덕 같은 암부 위로 올라가본다.
거기는 독실산 최고의 ‘일몰 조망대’다.
가거도 북쪽 끄트머리에 몇 점 던져진 듯한 국흘도,
검은여 등의 기암들이 석양으로 번들거리는 바다,
그리고 황금빛으로 광채를 더한 신록의 산비탈과 어울려 일대 선경을 이루곤 한다.
남서쪽으로는 항리마을에서 길쭉하게 뻗어나간 섬등반도의 기경이 펼쳐진다.
50m쯤 길을 되짚어나온 뒤 오른쪽으로 비스듬히 가로지르는 숲길로 내려선다.
경치는 조망처마다 달라져 발길을 잡곤 한다.
항리~정상~480m 봉~해안길~항리 원점회귀 코스는 약 10km에 4~5시간쯤 잡으면 된다.
날씨가 어떻게 바뀔지 모르므로
가거도 들어가는 날 오후 날씨가 좋다면 곧바로 산행에 나서도록 한다.
등산로를 정비해두기는 했지만,
주등산로에서 벗어난 곳에 있는 조망점을 정확히 찾아가기가 쉽지 않다.
그러므로 산길 찾기에 미숙한 사람은 현지 주민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다.
현지 등산로 안내인으로 임수명씨(011-9456-3474)가 있으며,
그외 안내인을 소개받으려면 항리 섬누리민박 박재선씨(011-9663-3392)에게 연락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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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객선터미널에서 흑산도 경유,
ㅣ교통ㅣ목포
가거도까지 쾌속선이 하루 1회 왕복한다.
목포 발 08:00, 가거도 발 12:10. 4시간 30분 소요. 요금 왕복 11만 원.
남해고속(짝수일ㆍ061-244-9915)과 동양고속(홀수일ㆍ061-243-2111-4)
쾌속선이 하루씩 번갈아 운항한다.
서울~목포 용산역에서 1일 18회 KTX, 새마을호, 무궁화호 운행(05:20~22:05).
서울 강남고속터미널에서 1일 25회 고속버스 운행(05:30~24:00).
ㅣ숙박 (지역번호 061) ㅣ가거도 여객선이 정박하는 대리에 조망이 좋은 집인 혜인낚시민박(246-1638), 근래 지은 집인 그린장(246-5465)을 비롯해 20여 호의 민박집이 밀집해 있다.
항리에는 섬누리민박(061-246-3418), 다희네민박(246-5513),
항리 남성민박(011-9415-0117)이 있다.
가거도내 민박은 2인1실 3만 원에 1인 추가 5,000원으로 대개 비슷하다.
백반 1끼 5,000원. 민박 손님에게만 실비로 식사제공을 하는 집이 대부분이어서,
때를 놓치면 밥을 먹기가 매우 어렵다.
그러므로 간단히 끓여먹을 수 있는 도구와 음식을 준비해가도록 한다.
포구가 있는 대리에 다양한 식품을 파는 매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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