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지 : 경기도 강화군 삼산면 석모도의 해명산, 낙가산 및 상봉산과 보문사 일대
산행일자 : 2009년 1월 24일 (토요일)
산행날씨 : 올 들어 가장 춥고 눈이 내린 날씨
산행온도 : 영하 13도에서 영하 5도
산행인원 : 칠갑산 나 홀로
산행코스 : 석포리 전득이 고개-해명산 (327봉)-공개 갈림길-매음리, 석모리(방개) 갈림길-낙가산-
보문사 갈림 바위-보문사 및 석포리(면사무소) 갈림길-산불감시초소-상봉산(316봉)-산불감시초소-
보문사 및 석포리 갈림길-보문사 일주문-산행종료
산행거리 : 약 8.5 Km
산행시간 : 3시간 10여분 (오후 2시 20분에서 오후 5시 30분까지)
교통편 : 10:20 900.- 지하철 2호선 신촌역까지
11:00 5,400.- 신촌시외버스터미널에서 강화 거쳐 외포리 선착장까지 시외버스 비
13:30 2,000.- 강화도 외포리 선착장에서 석모도 석포리 선착장까지 왕복 뱃삯
14:10 800.- 석모도 석포리 선착장에서 전득이 고개까지 섬내 마을 버스 비
17:35 1,000.- 보문사에서 민머루해수욕장 거쳐 석포리 선착장까지 섬내 마을버스 비
18:20 5,400.- 외포리 선착장에서 신촌시외버스터미널까지 버스 비
20:10 900.- 신촌에서 지하철 2호선
설경과 일몰에 반한 석모도 산행을 마치고
아이들과 외조카까지 대동하고 오랫만에 다시 다녀오기로 한 석모도, 전날 각자의 배낭에 완벽한 겨울 산행 준비를 마치고 그저 즐거운 시간만을 생각하며 잠자리에 들었지만 산행일 아침 새벽같이 일어나 보니 새하얀 눈이 소복히 내려 앉아 차량 운행이 어려워 보인다.
아직도 꿈나라인 아이들을 깨우지 못하고 아침밥 먹은 후 잠시 휴식 취하다 나도 모르게 잠이 들었다 일어나니 10시가 가까워진 시간이다.
아이들은 내린 눈과 강추위로 인해 산행을 포기한 듯 하여 잠시 생각에 잠겼다가 홀로 집을 나서 대중교통을 이용해 석모도를 다녀오기로 한다.
늦게 집을 나서 지하철 2호선을 타고 신촌역 7번으로 나오며 뒤돌아 본 풍경
지하철을 타고 신촌시외버스터미널에 도착하니 10시 45분, 갈아타지 않고 한번에 외포리 선착장까지 가는 시외버스가 생겨 표를 사고 기다렸다 버스에 올라 차창 밖을 바라보니 내린 눈으로 미끄러운 도로 위를 거북이 운행을 하는 많은 차량들로 인해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지체되고 있다.
자가용을 두고 대중교통을 이용하게 돼 무척 다행이라고 생각했지만 생각보다 이동 시간이 많이 걸려 아쉬운 부분으로 남는다.
신촌시외버스 터미널에 붙어 있던 외포리행 버스 시간표
차창을 통해 바라보는 풍경도 잠시, 금새 꿈나라로 향하고 눈을 떠 보니 시외버스는 벌써 강화도로 들어가 강화시외버스 터미널이 눈앞이다.
와이퍼도 작동되지 않는 버스를 운전하느라 고생한 버스 기사님이 잠시 정차한 사이 밖으로 나와 들녘에 내린 눈을 배경으로 몇장의 사진을 남겨 본다.
그 사이 버스 기사님과 정비사의 고생으로 정상 작동이 되는 와이퍼를 작동시키며 버스는 외포리로 출발한다.
강화도 시외버스 터미널에 잠시 정차한 버스에서 내려 바라 본 눈 내린 들녘과 마을들
외포리 가는 버스에서 다시 차창밖을 통해 바라보니 우측 저 멀리 지난해 봄 잠시 다녀온 혈구산과 퇴모산 자락이 눈에 들어오고 흔들리는 차창을 통해 몇장 남겨 보지만 선명하지는 못하다.
그래도 내가 다녀온 산들이기에 반가움이 앞선다.
이런 저런 상념을 하는 사이 버스는 외포리 선착장에 도착한다.
외포리 선착장으로 달리는 시외버스 안에서 바라 본 눈 내린 퇴모산 원경
석포리에 시외버스 터미널에 도착 해 선착장 쪽으로 이동하니 저 멀리 우리가 타고 갈 배가 들어오는 모습이 보인다.
재빨리 선착장 매표소로 달려가 왕복 표를 산 후 잠시 시간이 나 주위 풍경을 찍어 본다.
서쪽으로 들어오는 배 뒤로 석모도의 대섬이 보이고 그 우측으로 석모도 주섬이 들어 온다.
외포리 선착장 우측 바닷가에는 배를 따라 다니며 사람들이 던져주는 새우깡을 받아 먹기 위해 하루에도 몇번씩 왕복하는 거지 갈매기들이 진을 치고 앉아 있다.
선착장 좌측으로는 햇살에 부서지는 바닷물 한가운데에 등대 하나가 외롭게 서 있고 그 넘어 마니산이 우뚝 솟아 있다
외포리 선착장에서 석포리 선착장까지 우리를 태워 줄 삼보 배
오후 1시 30분 발 배를 타고 주위 풍경을 살펴보다 점심 시간이 지나 준비한 도시락으로 식사를 즐긴 후 거지 갈매기들을 찍어 보고 주위 풍경을 담아 본다.
생각보다 늦은 시간이라 사람들은 한가해 보인다.
좌우측으로 펼쳐진 바다와 섬들 그리고 방금 출발한 외포리를 찍다 보니 10여분만에 벌써 배는 석모도 석포리 선착장에 도착한다.
석모도 들어가는 뱃속에서 만난 거지 갈매기의 비상
아직도 배 주위를 비상하며 끼룩거리는 거지 갈매기를 뒤로하고 섬내 마을버스 시간표를 보니 아직도 20여분의 시간이 남아 있고 다시 내려 주위 풍경을 담아 본다.
남동쪽으로 대섬이 서 있고 그 섬으로 인해 강물처럼 변해있는 바다 한가운데에 작은 배 한척이 떠 있는 모습이 한가로우면서도 고즈넉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모두 연인들끼리 사랑을 속삭이는 사람들을 피해 몇컷의 사진을 찍다 서쪽 화장실 뒤로 돌아가니 바다와 접해있는 뚝방길이 보이고 2년전 해질녘 돌아왔던 기억에 미소를 머금어 본다.
하얀 눈이 소복히 쌓여있는 바위 위로 해명산에서부터 낙가산이 시원하게 펼쳐져 있는 마루금이 어서오라 손짓하고 있다.
석포리 선착장에 내려 대섬과 석모도 사이의 강물같은 바다에 떠 있는 배를 배경으로 한 컷
한동안 머물다 2시 10분 출발하는 마을 버스를 타고 전득이 고개로 향하는 차창에서 바라보는 석모도 남동부 바닷가가 인상적으로 남는다.
더욱이 하얀 눈이 내린 석모도의 분위기가 홀로 산행을 즐기려 찾은 이 산객에게는 어딘지 모르게 외롭고 쓸쓸함을 동반한다는 느낌마저 들게 한다.
생각보다 춥지 않은 온도와 적게 내린 눈으로 아이들과 아침 일찍 들어오지 못한 안타까움이 깊게 남는 시간이기도 하다.
다시 10여분 달린 버스는 외롭게 이 산객을 홀로 전득이 고개에 내려 놓고 휭하니 겨울 찬바람을 타고 시야에서 사라져 간다.
전득이 고개에 도착해 산행 전 들머리인 나무 계단을 잡아 보고
찬바람이 얼굴을 때리는 전득이 고개에서 잠시 산행 준비 후 주위 풍경을 사진에 남기니 이제부터 본격적인 산행에 들어간다.
이 시간 2시 20분, 보문사에서 석포리 선착장으로 나오는 마지막 버스가 5시 30분 발이니 홀로 부지런히 산행을 해야 간신히 그 시간을 맞출 수 있을지 모르겠다는 생각에 발걸음도 자꾸만 빨라진다.
들머리에 정리된 나무계단을 찍은 후 전득이 고개와 이별을 노래한 후 능선으로 접어 든다.
전득이 고개에서 첫 능선에 올라 전망대에서 바라 본 북쪽의 석포리 선착장과 주변 마을 전경 그리고 하얀 들녘
아주 빠르게 등로를 타고 오르니 생각보다 호젓한 등로가 반겨주고 살짝 등로만 숨긴 눈이 운치를 더해 준다.
스패츠와 체인젠 없이도 산행에 큰 지장을 느끼지 못하고 10여분 오르니 첫번째 전망대가 나타나고 서서히 주위 바다와 마을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북쪽으로 방금 전 도착한 석포리 선착장과 눈내린 들판 그리고 나루뿌리와 공개 마을이 아담하게 아름다운 모습으로 펼쳐져 있다.
이마에 흐르는 땀방울 닦고 옷가지 정리한 후 다시 빠르게 완만한 등로를 타고 산행을 이어가 본다.
전득이 고개에서 막 올라 와 바라 본 눈 내린 들녘과 바다 그리고 저 멀리 강화도의 마니산이 우뚝하다
다시 조금 더 오르니 남동쪽으로 방금전 오른 산행 들머리인 전득이 고개를 감춘 나즈막한 산등성이가 보이고 그 아래 넓은 바다가 펼쳐져 있고 그 바다 건너 하얀 설원을 만들어 놓은 강화도 마니산이 우뚝 솟아 있다.
마니산 주변으로 펼쳐진 마을들이 하얀 눈을 덮고 멋진 모습으로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서서히 남서쪽의 삼랑염전과 드넓은 들녘 그리고 민머루해수욕장이 시야에 들어오며 그 아름다움을 더해 가고 있다.
해명산 가기 전 전망 바위에서 바라 본 남쪽의 염전과 저 멀리 민머루 해수욕장 원경
지금까지 몇번의 석모도행을 했지만 한번도 들려보지 못한 민머루해수욕장쪽 염전이 마치 바둑판을 정리해 놓은 듯 아름답고 그 한가운데에 나 있는 도로를 사이에 두고 윗쪽으로 드넓은 평야와 그 한가운데에 넓은 사각형의 저수지가 얼음에 숨어 있다.
나즈막하게 뻗어 있는 산줄기가 그 평원 넘어 남북으로 길게 누워있는 모습 또한 이채롭다.
민머루 해수욕장 저 멀리 북쪽으로 작은 섬인 소송도와 대송도 그리고 서쪽으로는 주문도와 아차도 그리고 불음도가 희미하게 가물거린다.
참으로 아름다운 풍경이 아닐 수 없다.
해명산 전 봉우리와 솔잎에 핀 눈꽃
조금 더 오르니 이제 서서히 눈의 깊이가 깊어지며 푸른 소나무 솔잎에는 환상의 눈꽃이 피어 있다.
그 모습을 앞에 두고 올라야 할 해명산 앞 높은 봉우리를 담아 본다.
햇살이 비추는 양지에는 앙상한 나뭇가지가 그냥 드러나 있지만 북사면에는 많은 눈이 내려 앉아 전혀 다른 세상을 만들고 있다.
고도가 높아질수록 좌측 서도면쪽 바다가 더욱 시원하게 조망되지만 우측 석포리쪽은 능선들과 잡목들로 인해 조망이 없음이 아쉽다.
해명산 전 바위 전망 봉우리에서 바라 본 석포리 마을과 대섬 그리고 강화의 국수산이 참으로 아름답다
해명산이 빤히 올려다 보이는 바위 전망대가 있는 봉우리에 오르니 드디어 시원한 동쪽 조망이 터지며 일망무제 강화쪽 풍경이 환히 드러난다.
가까이 석포리 마을이 눈에 덮힌채로 너무 고즈넉하게 자리하고 그 마을 지나 석포리 선착장과 배 그리고 높은 건물들이 산객의 발길을 한동안 잡고 늘어진다.
그 넘어 바다 한가운데에 대섬이 둥근 모양으로 자리하고 저 멀리 간화도의 외포리 마을과 선착장 그리고 그 좌측 뒤로 국수산이 너무나 멋진 풍경화를 그리고 있다.
해명산 오름길에 있던 오늘 산행 중 가장 위험했던 암벽과 안전로프 그리고 그 위에 쌓인 눈
계속 머물며 앞을 바라보니 오늘 산행 중 가장 고난도 위험 구간인 암벽에 안전 철봉과 로프가 매달려 있고 그 주위로는 하얀 설국이 펼쳐져 있다.
사진 한장 남기고 빠르게 안부 지나 그곳에 오르니 선답자 몇개의 발자국이 남아 있고 내가 올라야 할 길을 안내하고 있다.
차갑게 얼어있는 안전로프를 타고 그곳을 오르니 금새 해명산 정상의 정상석이 반갑게 반긴다.
해명산 정상에 도착해 사진 한장 남기고
사진 한장으로 다녀가는 흔적을 남기고 잠시 준비한 자료를 이용해 해명산에 대한 설명을 읽어 본다
해명산은 석모도 한가운데 있으며 강화의 6대산 중 하나로 꼽히는 석모도의 주봉이다.
산과 바다의 정취를 느낄 수 있으며 산세가 험하지 않아 산행이 수월하며 산이 동서로 나뉘어 있는데 동쪽의 삼산면은 넓은 갯벌 전체가 논이고 서쪽은 염전이 주축을 이루고 있다.
정상에 서면 남쪽의 마니산과 매음리의 염전 및 주문도가 보이고 낙가산과 상봉산 그리고 서해바다에 점점이 흩어져 있는 크고 작은 섬들이 조망된다.
능선에는 회백색의 넓적바위인 천인대가 펼쳐져 있고 이곳의 낙조는 특히 빼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능선으로 이어져 있는 낙가산에 올랐다가 하산은 눈썹바위 쪽으로 할 수 있으며 종주시에는 상봉산에 올랐다 보문사로 내려올 수도 있다.
해명산 지나 전망대에서 바라 본 가야 할 상봉산 능선
잠시 더 쉬며 주위 풍경을 살펴 본 후 북쪽을 바라보니 올라야 할 능선 끝자락에 우뚝한 봉우리만 보이는 상봉산이 솟아 있다.
시간을 보니 3시가 넘어가는 시간이기에 다시 빠르게 배낭 메고 등로 따라 산행을 이어가 본다.
좌우측으로 보이는 조망이 좋기에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둘러보지 못하는 아쉬움이 있지만 그래도 전망 좋은 장소에서는 모두 잠시 쉬며 사진으로 남길 수 있으니 만족감을 느끼는 산행이다.
홀로하는 외로움을 해소하는 내마음대로의 산행이 있기에 가끔 이런 산행을 즐기는지도 모르겠다.
민머루해수욕장과 큰말 사이의 눈내린 들녘과 바다 그리고 섬들
다시 조금 더 지나니 좌측으로 바위 전망대가 보이고 서쪽으로는 절벽에 가까운 바위에 안착한다.
이곳에서 바라보는 조망 역시 아름답고 멋스럽다.
남서쪽으로 민머루해수욕장쪽 들녘과 염전 그리고 바다가 어우러져 환상을 노래하고 있다.
아무리 시간적인 제약을 받으며 하는 산행이지만 이런 곳을 그냥 지나칠 수 없기에 잠시 짧은 시간 내어 가능하면 많은 사진을 남기려 노력해 본다.
다만 사진 찍는 시간 이외에는 쉬거나 휴식없이 꾸준히 진행하는 것을 원칙으로 다시 등로를 타고 전진해 나아간다.
앞으로 올라야 할 낙가산과 저 멀리 상봉산 능선
해명산을 지나 조금 더 진행하니 앞으로 올라야 할 낙가산과 상봉산으로 이어진 등로가 참으로 아름답게 길게 북으로 누워있다.
너무나 환상의 풍경에 잠시 배낭 벗어 놓고 그 멋진 등로를 따라 눈의 즐거움을 나눠본다.
험하지도 길지도 않은 너무나 멋진 등로이다.
이제 한발 두발 걷다보면 저 끝에 올라 이곳을 바라볼 수 있겠지...
해명산 서쪽의 눈 내린 능선과 민머리해수욕장 쪽 들녘
잠시 지나온 능선을 바라 보니 해명산 서쪽의 능선에 내려 앉은 눈이 멋지고 그 아래 펼쳐진 들녘 또한 환상이다.
그 끝자락의 민머루해수욕장도 멋지고 저 멀리 보이는 강화의 산들과 마을이 다시 갈길 바쁜 산객의 마음을 잡고 늘어진다.
그곳에 잠시 더 머물며 멋진 풍경을 감상해 본다.
제법 내려 쌓인 등로의 눈
지나는 길목에 잠시 등로 우측에 쌓여있는 눈밭을 담은 후 홀로 뒹굴어 본다.
폭신한 감촉이 이 세상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아늑함을 전해 준다.
다만 홀로 이 아름답고 멋진 풍경을 본다는 것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민머루해수욕장쪽 들녘과 저수지 그리고 가까이의 내건너 마을
계속 등로 좌측으로 보이는 민머루해수욕장과 염전 그리고 드넓은 들녘과 바다가 산객을 뒤따라 오며 조금씩 변해가는 풍경을 선물하고 있다.
이제 서서히 서쪽으로 기울어 가는 겨울의 짧은 햇살이 바다에 비추며 또 하나의 태양을 만들어 가고 있다.
저 멀리 보이는 주문도가 가물거리며 조만간 다시 이곳도 들려보라 손짓한다.
언젠가는 들려야 하는 곳이기에 마음속에 담아 본다.
다시 전망 바위에서 바라 본 가야 할 능선들, 저 멀리 높은 상봉산
다시 앞으로 펼쳐진 시원한 상봉산 능선이 가슴에 담긴다.
보고 또 봐도 아름답다는 말뿐 다른 단어를 사용하기가 어렵다.
그저 보고 느끼는 것 그대로 가슴에 담을 수 있음에 감사하지만 좀 더 근사한 단어를 사용할 수 있다면 하는 안타까움도 남는다.
아담한 봉우리가 보이고 그 아래 나즈막한 안부 그리곤 다시 높아지는 마루금에 내마음도 따라 춤을 추고 있다.
낙가산쪽 너럭바위 위에서 바라 본 작은 능선과 민머리해수욕장쪽 염전 및 들녘
이제 낙가산 정상의 너럭바위에 올라 남서쪽 뒤를 바라보니 한줄기 산줄기가 민머루해수욕장쪽으로 뻗어 있고 그 넓고 광활한 염전과 들녘이 한눈에 들어온다.
작은 능선 우측으로는 윗말이 자리하고 골짜기 마다 사람들이 자취를 남기며 살아가는 순박한 시골 정취도 보여준다.
저 밑에서 느끼는 감정과 많이 다른 느낌으로 이곳에서의 멋들어진 풍경을 즐겨 본다.
낙가산쪽 너럭바위에서 바라 본 보문사와 상봉산 원경
낙가산 너럭바위를 타고 북서쪽으로는 눈에 덮힌 아름다운 보문사 산사가 그림처럼 놓여있고 저 멀리 끝자락에 오늘 산행의 마무리 봉우리인 상봉산이 우뚝하다.
묘지들을 둘러치고 이 엄동설한에도 굿굿하게 푸른빛을 유지한 당당한 소나무 군락지가 보문사 북쪽을 지키고 있다.
마지막 산행 날머리로 이용할 곳이기에 좀더 세심하게 그 풍경을 담아 본다.
보문사를 줌으로 당겨 잡아보니 눈 내린 산사가 아름답다
좀 더 가깝게 보문사를 담아 본다.
낙가산에서 발밑으로 바라보는 보눔사는 정말로 고즈넉하고 조용하게 자리잡으며 유명세를 타고 있는 도량으로서의 품위를 지키고 있다.
낙가산 능선은 암릉으로 이어져 산행 맛이 산뜻한 데다 중부지방에는 바다를 바라보며 산행할 수 있는 능선이 많지 않은 터라 시원한 조망을 즐기며 산행 할 수 있어 자주 회자되는 산이 바로 낙가산이다.
이 낙가산은 석모도에서 가장 높은 산은 아니다.
산의 서북 방향으로 상봉산(316봉)이 있고 남서 방향으로는 해명산(327봉)이 있는데도 이 산이 회자되는 것은 보문사라는 절이 있기 때문이다.
주능선에 올라서면 서해의 섬들이며 능선상의 높은 봉우리인 상봉산이 다가선다.
보문사는 신라 선덕왕 4년(635)에 희정스님이 창건한 절로 낙산사와 함께 해수관음기도도량의 하나이다.
자연적으로 형성된 석굴이 깊고 넓으며 절 뒤에는10여 미터에 이르는 거대한 관음보살상이 있다.
보문사와 상봉산 갈림길, 이곳에서 좌측으로 90도 꺽어 내려가면 보문사이다
낙가산 정상에서 한동안 머물며 주위 풍경과 보문사를 조망한 후 다시 암봉을 타고 넘으니 큰 바위에 좌측으로 화살표가 되어 있고 살펴보니 이곳이 절고개인가 보다.
이곳에서 부터 좌측 보문사쪽으로 많은 발자국이 찍혀 있지만 상봉산 가는 직진 등로에도 몇개의 등산객 발자국이 남아 있다.
생각 할 것도 없이 상봉산쪽으로 진행하니 많은 묘지들이 있고 그곳을 넘으니 다시 좌측으로 보문사 내려가고 우측으로는 석모리 면사무소로 내려 갈 수 있는 사거리 안부에 도착한다.
이곳에서 사진 한장 남기고 다시 빠르게 치고 오르는 시간 오후 4시 30분이다.
보문사 갈림길 지나 작은 봉우리 위에 세워져 있던 산불감시초소
잠시 빠르게 치고 오르니 안부 지나 산불감시초소가 서 있다.
잠시 올라가 주위 풍경을 살펴보고 싶지만 문이 잠겨 있고 시간도 촉박해 그냥 지나친다.
지나온 능선이 한눈에 보이고 작은 섬이지만 그 장쾌함에 가슴이 설레이기까지 한다.
이제 상봉산이 코앞에 가다와 있고 홀로하는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 다시 발걸음을 빨리 움직여 본다.
여기에서 부터 상봉산가는 길은 아무도 지나지 않은 새하얀 눈길이다
작은 안부를 지나 나즈막한 봉우리를 넘으니 모든 발자국이 여기까지 왔다가 되돌아 간 표시들로 가득하고 상봉산 가는 길은 아무 흔적도 없는 새로운 등로가 열려있다.
이 작은 산객이 가는 발자국 마다 새로운 등로에 새로운 발자국이 찍히고 그 위대함에 두려움까지 전해 온다.
새하얀 등로가 펼쳐진 신천지, 몸도 마음도 가볍게 상봉산 정상을 향해 올라 본다.
보문사 앞 마을에서 민머루해수욕장까지의 도로 그리고 그 우측으로 바다
조금 더 오르니 칼바위 모양의 등로가 펼쳐져 있고 서쪽으로는 절벽이 동쪽으로는 완만한 사면이 펼쳐져 있다.
지나 온 등로 우측을 바라보니 보문사에서 민머루해수욕장쪽으로 이어진 들녘과 도로 그 사이에 펼쳐져 있는 마을과 그 끝자락의 민머루해수욕장이 다시 절경으로 다가온다.
특히 살짝 내린 눈이 덮혀있는 세상이 마치 환생을 바라보는 기분이다.
소나무 솔잎에 핀 눈꽃이 너무 예뻐서 한컷
지나간 흔적이 없고 우거진 잡목 사이에 숨어 있던 눈꽃들이 산객이 지날때마다 덩어리가 되어 등로에 흩어진다.
조심하며 푸른 솔잎에 피어 있는 한송이 하얀 눈꽃을 담아 본다.
그저 멋진 풍경이며 그림이다.
잠시 지나면 또 다른 모양으로 변해 갈 모양이기에 조심하며 담는 손끝이 떨려온다.
상봉산에 도착해 흔적 남기고
드디어 상봉산 정상이다.
다녀간 흔적 한장 남기며 주위 조망과 경치를 감상해 본다.
석모도에서 가장 높은 산인 상봉산, 높이는 316.1 미터로 바위산이며 전망이 빼어나다.
상봉산, 해명산과 상주산의 3개 산이 있다는 데서 지명이 유래한 삼산면에서도 가장 높은 산으로 상봉산 단독 산행은 다소 짧은 편이며, 동남쪽 아래 자리한 낙가산 보문사와 해명산을 함께 오르는 4시간 코스를 흔히 이용한다.
산행하면서 서해바다의 아름다운 모습을 구경할 수 있고 특히 상봉산 정상에서 서남쪽 주문도와 불음도 방향으로 바라보는 노을과 올망졸망한 섬들의 모습이 특히 환상이다.
정상은 암봉으로 되어 있으며, 남쪽으로 해안선과 바다, 북쪽으로 넓은 평야지대를 볼 수 있고 동쪽으로 해명산에 이르는 주능선이 잘 바라보인다.
능선 곳곳에 암벽이 자리잡고 있고 해명산에서 낙가산으로 가는 구간에는 억새풀 군락이 멋지다.
상봉산 정상에서 뒤돌아 본 눈 내린 능선이 참으로 곱고 아름답다
지나온 능선이 너무나 환상이다.
저 멀리 해명산과 낙가산 그리고 오르락 내리락 이루워진 능선이 이보다 더 아름다운 풍경이 없음을 알려주고 있다.
오를땐 멀게도 느껴지던 등로가 지난 후 바라보면 인간의 위대함에 고개가 절로 숙여지는 시간이다.
어떻게 왔는지 알 필요는 없다.
그저 내가 지나온 등로이고 내가 여기 서 있다는 존재감에 스스로에게 뿌듯함이 묻어나는 순간인 것이다.
상봉산 정상에서 바라 본 삼산쪽 들녘과 바다가 환상이다
상봉산 정상에서 바라보는 북동쪽 석모의 들판이 또한 절경이다.
바둑판처럼 잘 정비된 들녘 넘어 강처럼 변한 바다 그리고 그 넘어 섬돌모루가 상봉산에 오른 보상을 해주는 듯 하다.
굴곡진 해안선도 오늘따라 바둑판 들녘에 묻혀 그저 멋들어진 풍경에 일조하고 있다.
이런 모습을 보기 위해 섬 산행을 즐겨하는지도 모르겠다.
상봉산에서 내려오며 만난 석양이 섬 위로 떨어지며 너무나 아름답게 잦아들고
이제 상봉산에서 지체할 시간이 없기에 빠르게 다시 보문사 갈림길로 뒤돌아 내려오니 서쪽 주문도와 불음도 쪽으로 기울어 가는 해가 석양 노을을 만들며 비경을 알려주고 있다.
바다에 얼비친 햇살이 너무나 환상의 풍경이기에 아무리 바쁜 시간이지만 잠시 넋을 잃고 바라본다.
올 한해 기축년에도 건강한 산행을 지켜달라고 기원하면서 ...
보문사로 내려오며 본 눈썹바위 원경, 줌으로 당겨 보았다
빠르게 보문사 갈림길까지 내려와 이제는 우측으로 나 있는 등로를 타고 빠르게 내려가니 보문사로 내려가는 등로를 가로막는 철조망이 서 있고 그곳을 우회하여 내려가니 이곳에도 공동묘지가 나타난다.
이곳에서 좌측으로 보문사가 보이기 시작하고 저 멀리 보문사 위쪽으로 거대한 눈썹 바위도 보인다.
줌으로 당겨 한컷 담은 후 다시 빠르게 보문사 입구로 내려가 본다.
보문사 일주문 전경, 마지막 버스를 타기 위해 정신없이 내려와 간신히 시간을 맞췄다
등로를 따라 내려오니 임도가 나타나고 좌측으로 틀어 내려가니 금새 보문사 일주문과 상가들이 보인다.
잠시 사진 몇장 찍고 젖은 등산복 갈아 입은 후 마지막 버스를 기다리며 몇장의 추억을 더 만들어 본다.
보문사에 전해져 오는 이야기는 다음과 같다.
옛날 한 어부가 고기를 잡다가 그물에 22개의 돌이 걸려서 그것을 바다에 버렸더니 그날 밤 꿈에 노승이 나타나 그 돌들을 천축국에서 온 불상들이니 잘 받들어 공경하면 복이 있다고 하였다.
꿈을 심상치 않게 여긴 어부가 이튿날 다시 그 돌을 건져보니, 그 돌들의 모습은 동자 불상의 형상을 띄고 있었다.
그래서 현재의 석실에 안치하여 모셨더니 소원이 모두 이뤄졌고, 그 때부터 불사가 시작되었다고 한다.
어둠이 내려 앉는 석모도 석포리 선착장에서 바라 본 대섬이 섬에 그림자를 드리우고 멋지게 서 있다
마지막 버스를 5시 35분에 타고 민머루해수욕장을 잠시 들린 후 석포리 선착장으로 되돌아 내리니 어둠이 내려 앉으며 온 세상이 불빛을 반짝이고 있다.
다시 대섬과 바다 풍경을 담고 쉬고 있으니 배가 들어오고 불빛이 휘황찬란한 그 배를 타고 강화도로 들어와 6시 20분 발 버스를 타고 신촌터미널을 거쳐 집에 돌아오니 8시 30분을 넘기고 있다.
아이들과 함께하지 못한 아쉬움은 남지만 그래도 오르고 싶은 모든 산을 돌고 온 뿌듯함이 하루를 고운 추억속으로 접어 넣는다.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칠갑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