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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맥산행(완료)/한북정맥(완료)

한북정맥 제4차 도성고개에서 노채고개까지 산행 후기

by 칠갑산 사랑 2008. 12.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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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지 : 가평군 북면과 하면 그리고 포천시 일동면 일대 한북정맥 능선 길

산행날자 : 2008년 12월 6일 토요일

산행날씨 : 올겨울 들어 가장 추운 겨울의 맑고 화창한 날씨

산행온도 : 영하 14도에서 영하 5도

산행인원 : 3450온누리 산악회 산우님 23명

산행코스 : 포천 원평 군부대-구담사-불땅계곡-도성고개8부능선-도성고개 갈림길-4부능선-도성고개(한북정맥)-헬기장-백호봉-하동면 채석장 갈림길-강씨봉(830봉)-헬기장-강씨봉 22 이정표-한나무골 갈림 이정표-강씨봉 14 이정표-한나무봉(768봉)-오뚜기령-귀목봉 갈림길-귀목봉(1036봉)-귀목봉 갈림길-망구대 분기점-큰골계곡 갈림길-810봉-청계산 정상(840봉)-청계저수지 갈림길-길마재 암반지역-길마재 암봉 정상-길마봉(735봉)-헬기장-길마재-암릉지대-길마재4부능선-노채고개입구-노채고개(387번 지방포장도로)

산행거리 : 약 18.5 Km (접속구간 및 귀목봉 왕복 산행 포함)

산행시간 : 8시간 (09시 15분에서 17시 15분까지 후미 기준, 선두는 약 1시간 빠르게 도착)

 

 

강추위와 멋진 조망을 맞바꾼 환상의 정맥 마루금에 올라

 

 

 

갑자기 바빠진 일 때문에 정신없이 일주일을 보내고 한북정맥 제4구간을 가기 위해 새벽같이 일어나니 전날에 이어 오늘도 무척 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내가 가고 싶어 오르는 산행이지만 맥 이어가기 산행의 어려움을 느끼며 달려간 곳 사당, 추위와 지방에 내린 폭설로 인해 생각보다 적은 23명이 버스에 올라 지난회 차 비를 맞으며 내려온 구담사 앞 군부대에 도착하니 더욱 을씨년스런 날씨가 몸을 움츠리게 만든다.

 

 

포천 연곡리 군부대 담장을 좌측에 두고 구담사로 오르며 다리 건너기전 공터에서 바라 본 들머리쪽 풍경 

 

군부대를 좌측에 두고 코크리트 임도를 따라 오르니 다리 건너기 전 넓은 공터가 나오고 그곳에 모여 스트레칭으로 몸을 풀어 본다.

살갗을 파고드는 추위가 무척 매섭게 느껴지지만 바람이 약해 참을만 하다.

눈이라도 내리면 좋을 것을 모든일이 마음대로 되지 않는 세상, 그나마 멋진 조망을 기대하며 본격적인 산행을 시작해 본다

 

 

불땅계곡으로 들어 와 작은 개울을 지나며 바라 본 접속구간 등로 풍경 

 

석가모니와 함께 부처님을 뜻한다는 구담에서 유래한 구담사를 지나 불당골 또는 제비의 날개 둥지 안에 있는 모양이라 이름 붙여졌다. 이제는 제비울이라고도 불리우는 불당계곡으로 들어서니 깊게 깔려 있는 낙엽에 발길은 자꾸만 뒤로 미끌어지기를 반복하고 있다.

병이 날 경우 약수가 있어 병을 고칠 수 있다는 약수터와 불당골 계곡을 지키는 갑툰바위가 수호신으로 지키고 있다고 알고 있기에 찾아 보지만 보이지 않고 그저 된비알 타고 추위를 이기려 땀방울을 흘려 본다.

 

 

된비날 오름길인 접속구간을 치고 올라와 만난 한북정맥 마루금 위의 도성고개 이정표

 

오랫만에 마음의 부담없이 선두에서 마음껏 치고 오르니 몇명의 산우님들이 뒤를 따르고 더욱 힘차게 가파른 된비알 오르니 드디어 한북정맥길과 남나는 도성고개 이정표에 닿는다.

얼마만에 신나게 올라 본 등로인가???

차가운 날씨로 인해 피부는 얼음장처럼 차가워 오지만 가슴에서 끓어 오르는 젊음은 벌써 등줄기에 땀방울을 맺히게 만들고 머리에 눌러 쓴 벙거지 모자엔 한겨울 찐빵통에서 피어 오르는 김이 얼어 얼음과자를 만들 듯 겨울의 참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어려움 보다는 즐거움과 가슴 둟리는 아름다운 조망에 그저 탄성만 질러 보는 시간이다. 

 

 

도성고개에서 지난 회차 비맞으며 내려온 방화선을 뒤돌아 보니 

 

잠시 우측으로 포천시 일동면쪽 마을과 지난번 비를 하루 종일 맞으며 안개속에 내려온 방화선 등로를 바라보니 감개가 무량해 진다.

너무나 멋들어진 조망을 꿈꾸며 하루의 시작은 이렇게 시원하게 시작되고 있다.

그늘속에선 금새 한기가 온몸을 작게 만들지만 따스한 햇살이 피어 오르며 그 차가워진 몸을 녹이고 있다.

잠시 후미 기다리며 다녀가는 흔적들을 남겨 본다.

 

 

앞으로 진행 해야 할 마루금과 헬기장 그리고 그 위에 남아 있는 잔설들 

 

앞으로 진행해야 할 능선에는 잔설이 남아 북서면의 추위를 실감 시키지만 지나온 능선 위에 따스하게 내려 쬐는 햇살은 벌써 봄을 기다리는 여심이 되어 종주대를 부드럽게 안아 주고 있다.

이제 후미 얼굴 한번 처다보고 제갈길을 찾아 분주하게 발걸음 옮겨 본다.

 

 

도성고개에서 바라 본 우측으로 서쪽의 포천 사직리쪽 마을과 군부대 원경 

 

떠나기 아쉬워 포천 사직리쪽 마을을 담아 본 후 지난 어린 시절 계곡에 놀러 와 그 유명하다던 이동 갈비에 이슬이 친구하며 밤새워 젊음을 발산했던 기억을 떠올리곤 설명 할 수 없는 미소만 얼굴에 남겨 본다.

이제 많은 시간 기다리며 쉬었으니 차가워진 몸뚱아리 데우려 빠르게 방화선을 타고 완만한 능선을 따라 걸어 본다.

등로 좌측으로 잘 가꾸워진 잣나무 군락지가 그 칼바람 속에 그나마 눈 요기가 되어 종주대를 따라오고 있다

 

 

강씨봉을 향해 도성고개를 출발하니 북사면엔 이렇게 하얀 눈이 깔려 있고 그 위를 힘차게 오르는 산우님들 

 

잔설이 남아 있는 북사면을 타고 빠르게 올라 뒤돌아 보니 줄지어 따라 올라오는 종주대의 모습이 참으로 인상적이다.

입과 코에서는 하얀 김이 모락 피어 오르고 그 피어오른 김은 곧바로 벙거지 모자에 달라 붙어 고드름을 만들고 있는 모습이 또 다른 추억을 만들고 있다

 

 

전방이라는 것을 실감시켜 주는 백호봉이란 이정표 하나, 아마도 군부대에서 설치한 것으로 추정되고 

 

한동안 완만한 능선을 타고 오르니 무명봉에 815미터의 고도를 가진 백호봉이란 이정표가 앙증맞게 서 있다.

그러고 보니 아직도 군부대가 지천에 널려 있는 전방임을 알아 차리고 분단의 비극이 언제나 끝이 날련지 가슴이 답답해져 옴을 느낀다.

아마도 내가 그랬던 것처럼 내 후배 병사들이 저 앙증맞은 이정표를 만들어 세워 두웠으리라 생각하니 오랜시간 지난 병영 생활이 선명하게 되살아나며 그 시절로 잠시 과거 여행도 떠나 본다

 

 

강씨봉 가는 길에 뒤돌아 보니 지난번 비 맞으며 걸어 온 국망봉과 견치산 그리고 민둥산 능선이 너무나 아름답게 한눈에 들어오고 그 길을 따라 열심히 뒤따라 올라오고 있는 산우님들

 

이제 제법 가파른 방화선을 타고 한동안 앞서 진행하다 뒤돌아 보니 일망무제, 거칠것 없는 조망이 터지며 지난번 아쉬움을 남긴 한북정맥 능선이 한눈에 들어 온다.

저 멀리 국망봉과 견치봉 그리고 민둥산이 벌거벗은 잡목을 이불삼아 추위에도 늠름한 모습으로 정맥길을 지키고 있고 그 꼬리를 이어 달려 온 방화선 마루금이 이곳 내 등산화에 이어져 또 하나의 멋스런 풍경을 만들고 있다.

진행에 지장을 줄 정도로 너무나 환상의 조망에 그저 얼어 붙은 손을 호호 불며 많은 사진으로 남겨 본다.

 

 

북사면에 하얀 눈을 간직한 채 고요히 솟아있는 강씨봉과 능선길 

 

앞으로 보이는 강씨봉 줄기가 하얀 눈을 깔고 더욱 을씨년스런 모습으로 이 추위를 더욱 춥게 만들고 있다.

그 넘어 귀목봉과 청계산 줄기가 중첩되며 어서 오라 손짓하기도 하는 모습이 보인다.

마음은 벌써 강씨봉 정상에 올라 있지만 아직도 발걸음은 그 무게를 더해가며 급하게 서두르지 말고 여유를 가져 보라 달래는 듯 하다.

 

 

드디어 강씨봉 정상에 도착해 흔적 한장 남기고 

 

급하지 않게 추위를 가슴으로 녹이며 여유롭게 진행하니 드디어 강씨봉 정상이다.

특이한 이름만큼이나 그 옛날 태봉국 궁예의 부인과 관련있는 전설이 깃들여 있는 봉우리로서 궁예의 입장과 강씨의 입장에서 본 두가지의 전설이 서로 다르게 전해지고 있다.

 

태봉 국왕이였던 궁예의 폭정이 심해지면서 그의 심복이였던 왕건 사이에 싸움이 벌어지고 그 사이 궁예의 부인 강씨가 현재의 강씨봉 아래 마을로 피난을 와 살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강씨봉이란 이름이 붙여졌으며 수도였던 철원쪽을 못잊어 늘 바라보았는데 그곳에 보였던 높은 산을 국망봉이라 불리워지게 되였다는 설이 하나이다.

 

둘째로는 나라의 기틀을 잡아 놓은 태봉의 궁예가 폭정이 심해지자 부인 강씨가 직언을 많이 하였지만 듣지 않고 강씨봉 아래 마을로 귀양보냈다.

그 후 부하인 왕건에 패하고 크게 뉘우쳐 강씨를 찾았지만 부인 강씨는 이미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회한과 자책에 빠졌던 궁예가 산에 올라 도성이였던 철원을 바라 보았는데 그 산이 바로 국망봉이란 전설이다.

 

 

강씨봉 정상을 향해 열심히 뒤따르는 산우님들의 모습이 넓은 방화선 만큼이나 멋지게 보이고 

 

강씨봉 정상에 도착해 산우님이 전해주는 과메기에 이슬이 한잔으로 추위를 녹이고 이제 천천히 세상을 굽어 본다.

방화선 능선을 따라 줄지어 올라오는 산우님들의 모습이 영화의 한장면을 연상시키고 아직까지 남아 있는 희끗한 잔설이 올겨울 눈과의 싸움을 예고하는 듯 보인다.

가까이에서 멀리 그리고 지나온 능선에서 앞으로 올라갈 능선을 따라 시선도 움직이고 있다.

 

 

다시 한번 뒤돌아 보니 저 멀리 대성산에서 부터 광덕산과 국망봉 능선이 한눈에 조망되고 

 

지나온 능선 저 멀리 잘록하게 오늘 올라온 도성고개가 숨어 있고 그 길을 따라 넓은 방화선이 민둥산을 지나 개이빨산과 국망봉으로 이어져 있다.

그 북쪽으로 몇개의 작은 암봉과 봉우리를 올렸다 내린 후 가물거리는 광덕산과 대성산까지 시원하게 펼쳐져 있다.

그저 탄성만 흘러 나올뿐 아무 말도 못하는 시간이다.

가슴으로 느끼는 감정 그대로를 옮기지 못하는 아쉬움이 남아 있는 시간이다.

 

 

 좌측 동쪽으로는 화악지맥의 석룡산과 호악산 정상도 가깝게 자리하고

 

잠시 눈을 좌측으로 돌리니 정상 협곡에 하얀 잔설을 남기고 더욱 신비하게 보이는 화악지맥이 다음을 약속하며 조용히 정맥길을 굽어 보고 있다.

저 멀리 도마치봉에서 우측으로 갈라진 화악지맥의 석룡산과 화악산 중봉의 인공 구조물 그리고 연이어 애기봉과 응봉 및 촉대봉 장엄한 연봉을 이루며 멋들어진 또 하나의 맥을 만들고 있다.

조만간 다시 저 능선을 타고 계관산까지 달려 화악지맥을 완성할 수 있는 날을 기대해 본다.

 

 

한북정맥의 가까운 한나무봉과 저 멀리 좌측으로 명지산도 보이고

 

다시 눈을 남쪽과 남동쪽으로 돌리니 가까이에 한나무봉이 잠시 후의 만남을 기약하고 그 좌측 저 멀리 오래전 한겨울 심설산행을 하며 고생했던 명지산이 뾰족한 봉우리로 유혹하고 있다.

청계산쪽에서 시작되는 명지지맥, 그대와의 아름다운 만남 또한 가슴을 뛰게 만드는 산행중의 산행이 되겠지...

그저 아름답고 환상적인 조망에 오늘의 추위는 벌써 어디로 달아났는지 기억조차 없어진다.

 

 

앞으로 가야 할 마루금과 저 멀리 삐쪽하게 솟아 있는 청계산 넘어 넉넉한 운악산이 우람하고 

 

다시 고개 돌려 정남쪽 방향을 바라보니 제일 좌측으로 귀목봉에서 부터 삼거리를 거쳐 청계산으로 줄지어 선 마루금이 한눈에 들어오고 잠시 그 높이를 낮추웠던 능선이 운악산에 머물며 쉽지 않은 맥잇기의 산행을 알려주고 있다.

어짜피 올라야 할 마루금, 기쁜 마음만을 가지고 한판 놀이판을 벌여보자 생각해 본다.

 

 

지나온 방화선 따라 이어진 마루금이 멋지게 누워있고 

 

아쉬움에 산우님들 꼬리까지 모두 올라온 지나온 마루금을 다시 한번 조망해 보니 명성산과 그 뒤로 금학산 및 고대산이 어서 오라 손짓하고 있다.

내일 저곳에 오를 수 있기를 간절히 소망하며 이제 발길을 옮겨야 하는 아쉬움을 깊게 남겨 본다.

 

 

햇살을 받아 더욱 환상적인 청계산이 우뚝 솟아 있다 

 

정상에서 내려와 다시 방화선 능선을 타고 진행하니 남쪽으로 기울어 있는 햇살을 받아 반짝이는 청계산의 뾰족봉이 더욱 빛나고 있다.

저 봉우리를 넘으면 오늘 산행도 마무리 단계에 접어 들 수 있으리란 희망으로 다가가 본다.

앙상한 나뭇가지만이 능선을 지키는 차가운 느낌속에서도 말로 표현하기 힘든 아름다움이 깃들어 있는 등로이기에 이 추운 겨울 다시 산에 오르는가 보다. 

 

 

오뚜기령으로 내려가는 길에 바라보니 오뚜기령 우측 위로 헬기장이 보이고 귀목봉 삼거리에서 좌측으로 뻗어 있는 귀목봉이 뾰족하게 솟아 있다 

 

한동안 가파른 등로를 따라 진행하니 금새 오뚜기령이 눈에 들어오고 그 우측 능선상에 헬리포터 하나가 넓은 공터를 이루며 반갑게 인사하고 있다.

그 위로 귀목봉 갈림 삼거리도 빤히 올려다 보이고 그 좌측으로 잠시 비껴나 있는 귀목봉이 오늘만큼은 포옹이라도 해주고 가라는 듯 애처롭게 산객을 부르고 있다.

언제 다시 저 귀목봉을 오를 수 있을지 알 수 없는 시간이기에 꼭 한번 올랐다 가리라 마음 먹어 본다.

 

 

귀목봉 삼거리에서 귀목봉 능선도 아름답게 자리하고 

 

올라야 할 봉우리이기에 다시 한번 머릿속에 그 등로를 각인시키며 분기되는 귀목봉 갈림 삼거리에서 귀목봉 정상까지의 능선도 잡아 본다.

보기에는 가까운 거리이지만 저 길이 얼마나 큰 고통과 어려움을 안겨 줄지...

하지만 그 고통과 어려움 보다는 만나고 헤어질 수 있다는 희열이 더 크기에 아무 생각없이 그저 오를 수 있는 시간이기도 하다.

한나무봉을 지나니 이제 가파른 내리막 길이 이어지고 그 길을 따라 즐겁게 진행해 본다.

 

 

오뚜기령에 도착해 흔적 한장 남기고 

 

드디어 오뚜기령 안부에 도착한다.

오뚜기령 탑이 서 있고 넓은 공터로 이루워져 있으며 경기도 가평과 포천을 연결해 주는 임도가 나 있는 고개이다.

시간이 벌써 12시가 가까워졌기에 이곳 넓은 공터에서 점심 식사를 하기로 한다.

바람불어 춥고 손이 시려워 어렵게 하는 식사 시간, 따스한 밥 챙겨주는 집이 아닌 이곳에서 왜 이런 고생을 해야 하나 하는 생각은 잠시 뿐 다시 보강된 체력으로 날머리에 도착하는 모습만이 그려진다.

 

 

오뚜기령에서 작은 봉우리 넘어 우측으로 큰골쪽 능선도 마루금과 함께 잡아보고 

 

이제 배도 든든하게 채웠것다 부러울 것 없는 몸과 마음으로 빠르게 진행해 본다.

나마스테대장님께 귀목봉 다녀오는 것을 허락 받고 선두에서 정신없이 내달리다 보니 뒤따라오는 산우님들이 점점 멀어지며 저 멀리 보이기 시작한다.

등줄기 땀방울이 맺힐쯤 조금의 여유를 가지고 등로 주변을 살펴보는 시간을 가져 본다.

여름에 오면 시원한 계곡에 낙엽수가 울창한 수림속에서 즐거운 시간이 되리란 느낌이다.

 

 

귀목봉 갈림길 가는 길의 북사면을 하얀게 길 밝히고 있던 잔설들 

 

다시 북사면의 잔설을 밟으며 등산화에 불이 날 정도로 빠르게 치고 오르니 손등을 후려치며 따갑게 얼어오던 온몸이 조금씩 풀리며 정상적인 산행 조건을 만들어 주고 있다.

이제 얼마남아 있지 않은 귀목봉 삼거리를 향한 발걸음이 가볍다.

뒤따라 올라오는 산우님들이 귀목봉까지 함께 하길 바라며 제법 가파른 북사면을 가득 채운 눈속을 헤쳐 오르니 드디어 귀목봉 삼거리가 보이고 뒤돌아 바라보니 지나온 한북정맥 능선이 아름답다.

 

 

우측의 귀목봉과 좌측으로 이어진 귀목고개 방향의 무명봉 능선 

 

잠시 후 올라야 할 귀목봉과 귀목고개로 이어지는 무명봉을 잡아본다.

생각보다 많은 잔설들이 남아 있고 멀리에서 봤던 모습과는 달리 정상부는 제법 가파른 오르막으로 암봉으로 이루워져 있다.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 알 수 없기에 마음이 조바심을 내기 시작한다.

 

 

귀목봉 삼거리에서 귀목봉으로 연결된 능선도 잡아보고 

 

드디어 귀목봉 갈림 삼거리에 도착하여 귀목봉 능선의 북사면을 좀 더 가깝게 잡아 본다.

낙엽이 진 앙상한 잡목가지 사이로 희끗 보이는 잔설이 제법 많이 쌓여 있고 그 능선 길이도 만만치 않아 보인다.

잠시 땀 닦으며 물한모금 마시고 마음의 갈등을 일으켜 본다.

배낭을 두고 갈까 아니면 그냥 가지고 갈까???

시간 단축은 얼마나 될까 그리고 뒤따르는 산우님들은 귀목봉으로 향할까 등등, 하지만 기다릴 틈도 없이 재빨리 마음의 결정을 서두른다.

그래 배낭 메고 정상적인 산행을 즐기자. 

 

 

드디어 귀목봉 갈림길 삼거리에 도착해 홀로 좌측의 귀목봉을 향한 발걸음을 시작하고 

 

귀목봉 갈림 삼거리에 있는 이정표에는 귀목봉까지 1.1 Km라 적혀 있다.

빠르게 다녀온다면 40분에서 50분 정도면 충분하리란 예상으로 이제부터 홀로 하는 산행을 즐겨본다.

아무리 바빠도 사진 한장 남기고 좌측의 동쪽으로 나 있는 가파른 내리막 타고 손살같이 미끄러져 내려가 본다.

뒤를 바라보지만 아무도 뒤따르는 산우님이 없어 외로운 산행길의 시작인 것이다.

이 시간이 아니면 저 귀목봉만을 보고 오를 수 있는 기회가 적기에 더욱 다녀오고픈 마음이였는지도 모르겠다.

 

 

귀목봉 가는 길에 제법 쌓여 있던 눈길 

 

오래전 처음 눈이 내릴때 지난 발자국 하나가 희미하게 나 있고 그 발자국을 거꾸로 거슬러 오르니 이제부터 잡목들이 사정없이 얼굴을 때리며 상채기를 내려 하고 있다.

조심하며 간신히 그 잡목지대 지나 몇개의 조그만 봉우리를 넘으니 귀목봉까지 0.5 Km 남았다는 이정표가 보이며 잠시 완만한 등로를 내 준다.

하지만 생각보다 많이 쌓여 있는 눈들이 햇살을 받아 녹으며 등산화에 달라 붙어 산행에 어려움을 가중 시키고 있다.

 

 

힘들게 귀목봉 정상 암봉에 도착해 설치된 이 계단을 오르면 좌측으로 전망대가 있고 우측으로 곧바로 정상이다

 

완만한 등로를 따라 오르니 금새 다시 가파른 등로가 나타나며 잠시 휴식 시간을 강요하고 있다.

물 한모금 마시고 다시 그 가파른 경사면을 치고 오르니 나무 계단이 보이며 다시 거세지는 겨울 찬바람이 얼굴을 할퀴고 있다.

저 나무 계단을 타고 오르니 좌측으로 암릉 전망대가 있고 우측으로 조금 돌아 오르니 귀목봉 정상이다.

 

 

귀목봉 정상석, 한북정맥에서 벗어나 있어 오를 기회가 적은 봉우리이다 

 

드디어 귀목봉 정상이다.

물줄기가 모이는 곳을 여울목이라 하고 계곡길과 능선이 모이는 곳을 길목이라 하는데 그 길목이 변해 귀목이 되였다는 귀목고개에서 유래한 산이름답게 동쪽으로는 명지산이 손에 잡힐 듯 가까이 있고 그 좌측으로 화악산이 근접해 있으며 서쪽으로는 한북정맥의 청계산이 그리고 북쪽으로는 방금 전 지나온 강씨봉이 자리하여 마치 기마전 할때 사용하는 모습으로 남쪽을 향해 달려가는 형국이다.

오늘 오른 이 귀목봉은 한북정맥 능선에서는 비껴 서 있지만 많은 산객들이 들렸다 지나는 봉우리로서 오늘 산행지에서 최고의 봉우리를 자랑하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귀목봉 정상에서 바라 본 귀목봉 갈림 삼거리 능선과 한북정맥의 청계산 마루금이 시원하게 조망된다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귀목봉 갈림 삼거리를 가운데 두고 한북정맥 마루금을 샅샅히 바라보지만 기대했던 산우님들의 모습은 보이지 않고 너무나 아름다운 능선만이 이 작은 산객의 가슴을 때리고 있다.

귀목봉 갈림 삼거리에서 갈라진 세줄기의 능선이 뚜렷히 나타나 있고 그 좌측으로는 가야 할 청계산 능선이 그리고 그 우측의 지나온 능선 끝자락엔 강씨봉이 앉아 있다.

그 한북정맥 능선 넘어 포천의 이동에서 일동으로 이어진 마을이 보이고 그 넘어 또 다른 능선이 자리하며 그 아름다움을 배가 시켜주고 있다.

 

 

 좌측의 가평 상판리 마을과 우측으로 뾰족한 청계산 그리고 저 멀리 운악산이 조망된다

 

남쪽으로는 벌써 포천을 지나 가평의 상판리 마을을 둘러친 청계산 끝자락에 잠시 가라 앉았던 능선이 운악산을 치켜 올려 거대한 암봉을 만들어 놓고 있다.

다음 구간에 저 운악산에 올라 오늘 이 시간을 회상하며 과거로의 여행을 하고 있겠지.

다시 산우님들 모습 찾아 이리저리 눈동자 굴려 보지만 너무나 광활한 능선상에 서 있을 모습이 보일리 만무하다. 

 

 

오뚜기령으로 이어진 한북정맥 마루금 뒤로 포천의 이동면 마을이 줄지어 서 있고 그 뒤로 사향산과 감투봉 능선이 뚜렷히 줄지어 서 있다 

 

서쪽으로는 방금 지나온 한북정맥 마루금이 나즈막하게 누워있고 그 넘어 조용한 마을 풍경이 들어온다.

그 넘어 또 다른 능선의 감투봉이 시원하게 남북으로 뻗어 있고 그 북쪽 끝자락에 명지산과 광덕산 그리고 고대산까지 시원하게 조망된다.

한동안 머물며 주위 조망한 후 셀카 작동시켜 몇장의 사진으로 남겨 둔다.

 

 

귀목봉 전망대에서 바라 본 화악산과 석룡산이 손에 잡힐듯 다가와 있고 

 

정상에서의 조망을 끝내고 차가워진 배낭을 둘러멘 후 눈속을 내려와 계단으로 내려가지 않고 직진해 암릉 전망대에 올라 본다.

생각보다 가깝게 자리한 화악산이 바로 코앞에 다가와 있고 그 늠름함에 새삼 노라움을 금치 못한다.

홀로 진행한 화악지맥을 끝도 보기전에 일상에 시달려 끌어온 산행, 석룡산과 화악산은 개별 산행으로 올라 봤지만 맥 잇기 위한 산행은 못해 봤기에 더욱 간절히 오르기를 갈망하는 곳이 되어 버린 곳이다.

 

 

명지산은 바로 코앞으로 서 있다 

 

화악산과 연결 된 듯 그 바로 우측으로 명지산도 눈 앞이다.

화악산과는 능선 하나를 두고 떨어져 있지만 이곳에서 바라보는 두개의 봉우리는 하나인듯 그렇게 다정하게 이웃한 것 처럼 보이니 참으로 이해하기 힘이 드는 산하이다.

3년전 아무것도 모르고 올랐다 무척 고생했던 명지산, 모진 겨울 칼바람에 끝없이 이어진 나무 계단 그리고 발목까지 빠지던 눈보라 속의 고통을 기억하곤 미소를 지어 본다.

명지지맥 산행을 위해선 다시 한번 올라야 할 곳이기에 가슴속 깊이 그 모양을 새겨 본다

 

 

귀목봉 갈림 삼거리로 뒤돌아 내려오며 바라 본 귀목봉 정상과 좌측으로 귀목고개 능선 

 

아무리 조망이 좋아도 마냥 머무를 수 없는 시간이기에 다시 빠르게 올랐던 능선을 반대로 치고 내려온다.

달리듯 내려오다 문득 뒤돌아 보니 방금 전 올라 쉬었던 귀목봉이 헤어지는 아쉬움을 토로하고 그 한숨소리 못들은 채 다시 갈림 삼거리로 뒤돌아 내려온다.

 

 

귀목봉 갈림 삼거리 가까이 뒤돌아 내려와 바라 본 귀목봉과 능선들 

 

빨리도 다녀온 귀목봉, 드디어 갈림 삼거리에 도착해 다시 한번 귀목봉과 명지산 줄기를 조망해 본다.

하지만 귀목봉에 가린 명지산은 자취를 감추고 그 남쪽 끝자락만 감질나게 보여주고 있다.

이제 선두에서 후미까지 한참을 앞서 진행하고 있기에 지체할 시간도 없이 홀로하는 빠른 발걸음으로 뒤따라가 본다.

 

 

명지산과 명지지맥도 멋지게 자리잡고 

 

그 바쁜 와중에도 가끔씩 보여주는 환상의 그림을 디카에 남겨 본다.

너무나 시원하게 뚫린 조망 그리고 명지산, 손바닥을 처다보듯 속살까지 환하게 들여다 뵈는 명지의 속살에 부끄러움을 말하고 다시 암릉과 계단을 타고 한동안 진행하니 앞서 진행하는 산우님들 목소리가 저 멀리 한겨울 칼바람에 실려오고 있다

 

 

일동쪽 마을들과 천주산 및 금주산도 눈에 들어오고

 

홀로 빠르게 몇개의 봉우리를 넘자 청계산이 가깝게 다가오고 드디어 후미 산우님들 만나 느긋하게 산행을 따라가 본다.

좌측으로 일동쪽 마을들과 나즈막한 능선들도 벗삼아 산행을 즐기다 보니 차츰 바람이 거세어지며 한기가 돋아 오른다.

빠르게 진행하다 조금 기다리기를 반복하며 이어가니 조금은 나아진듯 하다

 

 

청계산 가는 길에 뒤돌아 본 귀목봉과 명지산 원경 

 

청계산 오름길에 등줄기에 땀 좀 흘리니 저 멀리 다시 가깝게 다가오는 귀목봉과 명지산에 눈길 빼앗기고 한동안 감탄사만 연발해 본다.

남서면에는 모두 녹아 있는 눈들이 계곡마다 쌓여 환상의 풍경을 만들고 있는 것이다.

저 산하가 모두 흰백으로 변하고 다시 푸르름을 간직하려면 또 얼마의 시간이 필요할지...

 

 

청계산 가는 암봉에 설치된 계단 

 

된비알 올라 마지막 계단을 타고 오르니 그곳에도 멋진 풍경들이 자리하고 있다.

후미에서 오르지만 눈만큼은 호사스런 시간들이다.

몇장의 사진으로 추억 만들고 마지막 남아 있는 가파른 오르막 오르니 이제 청계산 정상이다

 

 

드디어 청계산 정상에 입맞춤하고 

 

청계산 정상에 올라 주위 조망하고 다시 흔적 남겨 본다.수도권 지역에도 몇개의 청계산이 있지만 그 규모나 아름다움에 있어 으뜸으로 꼽힐 만한 곳이 바로 내가 서 있는 이곳 청계산이다.
많은 등산로가 잘 정비되어 있고 또한 수도권과 가까워 많은 등산객들이 머물다 가는 곳이다.
여름에는 계곡의 물소리 또한 시원해 피서 산행지로도 유명한 곳이다.최근에는 청계산 동북릉을 타고 1036봉(일명 귀목봉)을 거쳐서 귀목고개로 하산하는 등산인들이 많아지고 있다. 이 새 코스의 큰 장점은 계곡에서 계곡으로 이어지는 기존 코스에서는 맛볼 수 없었던 장쾌한 능선종주를 즐길 수 있다는 것이다.

 

 

청계저수지와 일동면 시가지도 한눈에 내려다 보이고

 

재잘거리며 낙엽길을 걷다 보니 우측 잡목 사이로 언뜻 청계저수지가 보이고 재빨리 그쪽 능선으로 가 몇장의 사진으로 남겨 본다.

그 청계저수지를 젖줄삼아 일동 시가지가 훤히 내려다 보이는 풍경 또한 가히 일품이다.

하기야 오늘같이 맑은 날 보지 못하면 또 언제 볼 수 있을지 기약없는 날의 연속이리라.

이제 서서히 해가 서산으로 기울며 겨울 매서운 찬바람이 강도를 높여간다

 

 

청계산을 막지나 바라 본 청계산과 그 뒤로 명지지맥 능선이 아름답게 자리하고 

 

재빨리 바람이 강하게 불어오는 청계산 정상을 벗어나 조금 더 진행하니 부드러운 등로가 청계산 정상부로 이어져 있고 그 넘어 명지지맥이 더욱 멋스런 자태를 모두 드러내며 조용히 겨울을 맞이하고 있다.

저곳에 올라 바라보는 한북정맥은 또 어떤 모습일까 궁금해 지는 시간이다.

 

 

암봉 정상에서 바라 본 가야 할 능선과 고사목 사이로 보이는 저 멀리 운악산이 아름답다

 

암봉 끝자락에 도착해 눈부시게 빛나는 햇살을 받으며 앞에 거대하게 버티고 서 있는 운악산을 고사목 사이로 바라본다.

주위로 넘실대는 파도를 연상시키듯 수많은 연봉들을 달고 우람하게 서 있는 운악산, 지금보기에는 그저 평이한 산이건만 어찌그리 아름다운 암봉들이 많이 산재해 있는지 아마도 다음 구간 애좀 먹힐 운악산이다.

하지만 그 암봉들이 산재해 있기에 그곳 또한 너무나 아름다운 조망을 선사하는 곳이기도 하다.

수십미터 낭떨어지 절벽에 가까운 암벽에 안전 로프를 의지하여 조심하며 내려가기 시작해 본다

 

 

마루금과 운악산 원경 

 

잠시 그 직벽을 내려가다 언제다시 볼 수 있을지 기약없는 시간이기에 디카를 들이대고 운악산 원경을 잡아본다.

언제 어느 시간에 오르고 추억 한장 남겨 봐도 늘 새롭고 멋진 산하들, 그렇기에 오늘도 땀방울 뿌리며 이렇게 그 아름다움을 노래할 수 있는지도 모르겠다.

 

 

길마재를 넘어 바라 본 청계산쪽 마루금이 서산으로 기울어져 가는 햇살을 받아 더욱 빛나고 

 

조심하며 청계산을 내려온 안부에서 강해지는 바람을 피해 잠시 앉아 따뜻한 커피 한잔과 과일로 목마름 달래고 이제부터 본격적인 위험 암릉 구간을 오른다.

좌측으로 우회도 하고 또 가파른 암릉을 네발로 부여잡으며 오르다 보니 뒷쪽으로 너무나 환상의 조망이 터지면서 발길을 붙잡는다.

잠시 호흡 가다듬으며 몇장의 추억을 남기곤 빠르게 암봉 정상으로 향한다

 

 

길매봉 오름 암봉을 우회하여 다가가 바라 본 암릉 정상부와 지나온 마루금

 

우회하여 오른 암봉 정상에 도착해 다시 그 암봉 위를 밟고 뒤돌아 올라본다.

시원하게 펼쳐진 길마재와 청계산이 우뚝 솟아 있고 우측으로 하판리 마을이 정겹게 다가온다.

이제 산상에 걸쳐있는 햇살을 받으며 저 봉우리를 오르면 오늘의 마지막 봉우리인 길매봉일 것이다.

 

 

길매봉쪽 오름길을 조금 더 올라 뒤돌아 바라 본 암릉부 정상과 청계산쪽 마루금

 

내 뒤로 마지막 후미대장인 인연님이 우회한 암봉 정상에서 주위를 조망한 후 내려오는 모습이 한폭의 동양화를 연상시킨다.

재빨리 한장 찍어 보지만 사진으로 보니 그저 평이한 그림이 되고 말았다.

자기를 희생하며 남을 위해 봉사한다는 사실, 그 맛을 느끼지 못한 사람들은 전혀 알지 못하는 묘한 마략을 가진 것이리라.

늘 고마운 마음으로 함께하는 영원한 후미대장 인연님이다. 

 

 

길매봉 정상석

 

마지막 암봉에서 몇장의 사진을 찍고 오르니 드디어 오늘의 마지막 봉우리인 길매봉 정상이다.

경기도 포천군 일동면과 가평군 하면 경계를 이루는 735봉의 길매봉은 839봉인 청계산과 936봉인 운악산 사이에 위치한 산이다.
이곳은 주능선에 암릉지대가 많고 또 오늘 우리가 보지는 못하지만 주능선 북사면에 하단부 높이 10여 미터 중단부 역시 10여 미터 그리고 상단부에 20여 미터나 되는 복계폭포가 자리하고 있다.
정상에서 바라보는 조망이 오늘따라 유난히 시원하다.

뒤돌아 보니 오늘 우리가 올라 온 청계산 뒤로 국망봉으로부터 흘러오는 한북정맥이 넘실거린다.

청계산 오른쪽으로는 명지산이 하늘금을 이루고 명지산에서 우측으로 돌아가며 아재비고개와 월출산 및 전패봉 그리고 매봉 등이 한줄로 이어져 시야에 들어온다.
남으로는 하판리를 파고 나간 조종천 계곡과 그 오른쪽으로 운악산이 주위 산세를 압도하며 우뚝 솟아 있다.
북서쪽 아래로는 청계저수지로 이어진 깊은 계곡이 한눈에 내려다보이고 저 멀리 나산골프장 오른쪽으로 일동 번화가가 뚜렷하다.

 

길매봉 지나 하산하며 바라 본 청계산과 암봉들 

 

이제 산하의 빛이 더욱 강렬한 갈색으로 채색되고 있는 시간이다.

짧은 해가 운악산 마루턱에 걸리면서 지나온 청계산 자락과 길매봉 골짜기에 강렬한 빛의 향연을 선사하고 있다.

작은 암봉에 올라 사라지는 빛의 춤사위를 담아 둔 후 낙엽길 따라 빠르게 노채고개로 향한다

 

 

눈이 녹아 낙엽이 드러난 하산 등로의 모습

 

늘 만나는 낙엽길, 꿈과 낭만이 깃들어 있는 낙엽이지만 오늘만큼은 위험을 내포한 아주 걱정스런 등로로 변해 버린 낙엽길이다.

낙엽속에 숨겨진 얼음과 왕사들 그리고 활엽수에서 떨어진 열매들이 산객의 발목을 붙잡고 그 걸음걸이를 더디게 만드는 곳도 바로 이 낙엽길이기 때문이다.

그래도 낭만과 예쁜 추억이 있는 길임에는 틀림없을 것이다.

 

 

드디어 오늘 산행 날머리인 노채고개가 있는 387지방도로와 우리 종주대를 기다리는 버스 

 

드디어 산행 날머리인 노채고개에 도착한다.

저 멀리 불빛을 반짝이며 종주대를 기다리는 버스를 바라보니 또 하루의 피로가 풀리며 한구간 끝나가는 환호가 터져 나온다.

내가 살아 있고 또 좋아하는 산이 있어 오를 수 있는 시간이기에 그 기쁨은 더욱 커지는 시간이리라.

늘 노심초사 종주대를 이끌어 주시는 나마스테대장님과 아침 준비에 바쁘신 겨울애 총무님의 수고에 큰 박수 보내며 한구간의 소회를 마무리 해 본다.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칠갑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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