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지 : 경기도 포천과 가평의 노채고개에서 원통산과 운악산을 거쳐 47번 국도상까지 한북정맥 줄기
산행날자 : 2008년 12월 20일 (토요일)
산행날씨 : 함박눈이 내린 설국으로 깨끗한 조망과 눈꽃 산행 병행
산행온도 : 영하 5도에서 영상 5도 사이
산행인원 : 3450온누리 산악회 27명과 함께
산행코스 : 노채고개-군 삼각점 봉우리-원통산-안부 사거리-기둥바위-첫번째 암봉 구간 우회-두번째 암릉 구간 정상 후 회귀-두번째 및 세번째 암릉 구간 우측으로 우회-능선길 합류-아기봉-안부-운악산 서봉-운악산 정상(동봉)-현등사 갈림길-남근석 촬영소-절고개-철암재-애기봉 분기점-헬기장-군부대 철조망-47번 지방도로(아리랑 고개)-산행종료
산행거리 : 약 13 Km (첫번째 암봉 왕복 및 만경대까지 왕복 포함)
산행시간 : 선두 6시간 30분, 후미 8시간
환상의 설국에 피어난 산우애
몸이 말이 아니다.
지난 밤 내린 가랑비와 20시간 넘게 좁은 비행기에서 고생하며 귀국한 뒤라 몸은 자꾸만 쉬라 하지만 마음은 이미 배낭을 챙기고 한북정맥 제5구간 산행을 위해 달려 나가고 있다.
서두른다고 서둘렀지만 결국 처음으로 시간에 좀 늦게 도착해 무사히 노채고개로 향하는 버스에 몸을 실는다.
또한 급하게 배낭을 챙기다 보니 몇가지 못챙기긴 했지만 그래도 겨울 산행에 필요한 장비는 잘 들고 나온듯 하다.
내촌 휴게소에서 바라 본 47번 건너편 산상에 피어난 아름다운 설화
비가 그치고 날씨도 생각보다 춥지 않은 상쾌한 기분으로 내촌 휴게소쯤 다다르니 온 세상이 하얀 설국으로 변해 있다.
산정상에는 어디할 것 없이 모두 예쁜 설화를 피우고 잠시 후면 만날 새식구를 맞이하기 위한 몸단장이 한창인듯 하다.
누구랄 것도 없이 환호성이 터지고 버스안 분위기는 금새 흥분으로 휩싸여 간다
터널 지나 노채고개로 오르는 길에 쌓인 눈으로 대형 버스도 미끌거리며 춤을 추고
오늘 산행 들머리인 노채고개가 가까워 오자 더욱 많이 쌓여 있는 눈으로 인해 흰백의 은빛 세상이 춤을 추고 있다.
다만 대형버스조차도 그 미끌거리는 도로위에서 한동안 고생을 한 후에야 간신히 노채고개 정상에 도착할 만큼 두려움과 공포도 안겨준다.
재빨리 내려 몇장의 사진으로 흥분된 기분을 가라 앉히고 아무도 없는 텅빈 도로 위에서 잠시 몸 풀며 본격적인 산행 준비를 해 본다.
우측 옹벽을 올라 등로로 들어서니 아무도 다니지 않은 그곳에 백설의 아름다움만이 가득하다
선두 리딩을 명 받아 배낭끈 졸라매고 옹벽 넘어 등로로 들어서니 너무나 아름다운 순백의 세상이 발아래 펼쳐져 있고 스치는 발길마다 한주먹의 눈덩이들이 발등에 뿌려진다.
보는 것은 좋지만 살갑게 반겨 안아주기는 거북한 등로의 눈들, 잡풀로 막혀 있던 등로지대를 지나자 이제부터 낙엽진 잔가지에 온통 하얀눈이 그 자리를 메우고 있다.
사방팔방 어디를 바라봐도 멋지고 아름다운 풍경에 그저 벌린 입 다물지 못하고 긴 탄성만 흘려 본다.
말이 필요 없는 환상의 눈꽃들이 도열하여 찾아준 산객에 다른 세상을 보여주고 있다
앞서 진행하지만 오늘같은 날이면 후미가 제격인 산행이다.
몸도 무겁고 보고 즐기며 남겨야 할 사진도 많으니 발길은 바삐 움직이지만 마음만은 자꾸만 꾀를 내고 있다.
산행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몸에 배 이제 주위 풍경을 남기는 일이 산행 못지 않게 중요한 자신과의 약속이 되어 버린 요즈음이다.
눈과 마음으로 많이 즐기고 남겨놔야 나중에 사진을 보더라도 그 끝자락 한쪽이라도 기억을 되살릴 수 있으니 말이다.
아무런 흔적도 없이 순백색을 이룬 이런 길을 걸으며 내 마음의 더러운 검정색을 덧칠해 보기도 해 본다
다시 바빠지는 디카 셔터를 연신 누르며 치고 오르니 정맥길은 좌측으로 크게 휘여 진행되고 그곳을 지나 미끄러운 된비알 바위지대를 오르니 눈 덮힌 군삼각점 봉우리이다.
이곳이 원통산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대장님에게 연락하니 원통산은 이정표가 붙어 있단다.
자세히 살펴보니 이곳은 군삼각점 봉우리이고 조금 더 진행해야 원통산 정상인가 보다.
원통산 정상에 올랐으나 산 이름에 대한 의미나 유래를 모르기에 답답한 마음이다
다시 숨한번 쉬고 눈꽃 터널을 지나 즐기다 보니 좌측 잡목사이로 언뜻 시야가 터지며 지나온 정맥길이 희미하게 들어온다.
또한 우측으로는 일동레이크 CC가 흰눈에 덮혀 조용히 누워있다.
즐기며 진행하니 어느덧 첫번째 산인 원통산 정상에 도착한다.
잡목으로 인해 시야는 좁지만 정맥 산행의 한 지점을 올랐다는 상징성 만으로도 그 의미가 충분하리라.
잠시 휴식 취한 후 후미까지 도착해 얼굴 보고 곧바로 진행하지만 이곳에서 부터 시원하게 터지는 전망으로 인해 선두를 물려주고 후미로 빠져 본다.
눈에 덮힌 능선을 타고 안개가 춤을 추며 그 능선을 넘나들고 있다.
이제부터 급할 것 없이 눈꽃과 전망을 즐기며 유유자적 걸어본다.
몸도 많이 풀리고 땀도 좀 흘린 뒤라 상쾌한 발걸음이 이어진다.
주위에 피어난 설화에 눈길주며 그 예쁜 자태를 찍어 주고 저 멀리 보이는 지나온 능선과 올라야 할 능선을 퍼즐 맞추기 하듯 머리속에 입력시키니 산행의 맛이 더할 나위가 없다.
가파른 내리막 급경사를 조심하며 내려오니 터널이 뚫리기전 진짜 노채고개에 도착한다.
아직까지 스패츠만 착용하고 체인젠 없이 오르기에 큰 무리가 없었지만 급경사 내리막을 만나니 여간 곤혹스럽지가 않다.
어젯밤 내린 눈이라 밟으면 밟는대로 자국이 남아 푹 들어가고 서서히 햇살이 비추며 양지의 눈들은 조금씩 그 힘을 잃고 미끄러운 등로가 되어 간다.
그래도 진행하니 그 옛날 민초들이 넘나 들었던 진짜 노채고개에 도착해 잠시 좌우를 살피고 그 고개의 의미를 되새겨 본다.
소나무에 피어난 설화가 그 아름다움의 극치를 이루고 있다
백두대간처럼 웅장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이 마루금이 포천과 가평을 가로막는 하나의 경계선으로 자리하며 오랫동안 인간의 역사를 변화시켰으리란 생각에 발걸음의 무게감이 더해간다.
특히 이곳은 궁예와 관련된 수많은 전설과 역사를 간직한 곳이기에 더욱 그 역사성에 관심이 집중된다.
부흥성쇠를 간직한 국경으로 또한 민초들의 생활 방식을 다르게 만들어 놓는 고봉준령의 마루금을 걸으며 미래의 우리를 생각도 해보는 시간이다.
그러다 문득 고개를 들어보니 말로 표현하지 못할 아름다운 설화가 소나무 가지마다 피어 산객의 발길을 잡고 있다.
앞서 지나간 산우님들이 만들어 놓은 아름다운 등로가 가슴을 짠하게 만들고
그저 평범하지만 볼거리 많는 등로를 따라 콧노래 부르며 즐겨본다.
앞서간 산우님들이 만들어 준 발자국 흔적을 따라 가끔 나뭇가지에서 떨어지는 눈꽃송이를 맞으며 여유로운 발걸음을 이어가 본다.
북풍에 실려온 눈들이 나무들의 북쪽면을 하얀게 채색하고 그 색감을 만끽하니 이것이 정맥 산행인지 아니면 눈꽃 산행의 테마 산행인지 분간이 안갈 정도이다.
하기사 무슨 산행이들 어떠하리, 이 순간 내가 즐기고 보는 이 세상이 모두 내것인 것을...
너무나 탐스럽게 열려있는 눈꽃송이를 보며 어린 시절 문학 소년도 되어 본다
아무리 보고 만져도 질리지 않는 산하 그리고 설국, 잔가지 위에는 조심스럽게 그 잔가지를 의지해 살랑이는 바람에도 떨어질까 조심하던 모습이 이렇게 거대한 소나무 위에서는 눈밭을 만들어 또 다른 눈꽃의 아름다움을 선사하고 있다.
아직까지는 평이한 등로 그리고 순탄하게 이어지는 산행에 많은 여유와 호기를 부려보는 시간이기도 하다.
오늘은 정맥 마루금 이외에 또 어떤 길이 나를 흥분시킬까 상상하는 것만으로 웃음이 터지는 시간이다.
우측으로 일동쪽 들판에는 눈이 내리며 녹았는지 하얀 눈세상이기 보다는 가을 추수를 끝낸 보통의 모습이다
언뜻 등로 우측으로 포천의 일동면 일대의 평야가 보이고 저 멀리 시내도 잡목 사이로 희미하게 드러나 있다.
많은 눈이 내린 것이 아니라서 사람이 살고 있는 마을과 평야는 이미 눈이 녹고 있다.
다만 등로 주위를 감싸고 있는 온 산야는 흰백의 세상이 열러 있어 산객의 마음을 다잡고 있다.
해는 이미 중천에 떠 있지만 구름속에 숨어 얼굴조차 보여주질 않고 있다.
이렇게 여유부리다 보니 어느새 제일 후미로 쳐져 끝자락을 밟고 따라 간다.
너무나 탐스런 눈꽃송이에 마음을 빼앗겨 보고
조금 더 진행하니 이제 앙상한 가지만을 남겼던 활엽수 군락지가 지나고 탐스런 눈꽃송이를 피우고 있는 소나무 군락지가 보이기 시작한다.
오늘 이 시간에만 볼 수 있는 환상의 눈꽃에 그저 탄성과 환호성을 울리며 무한정 디카 셔터를 눌러 본다.
아마도 이 시간이 지나면 다시는 이와 동일한 모습은 보지 못하겠지...
그저 다가가 솜사탕을 한입 베어 물듯 먹고 싶은 충동마저 일게 만든다.
온 세상이 온통 순백의 눈들로 인해 설국이 펼쳐져 있고 마음 가는 대로 눈길 가는 대로 아무것이나 찍어도 그냥 작품이 되고
사방팔방 어디를 처다 봐도 환상의 풍경 그리고 최고의 배경이 되어 발길을 붙잡는다.
그저 작은 봉우리를 오르락 내리락 하며 조금씩 달라지는 그 풍경을 음미하고 있다.
선두는 벌써 저 넘어 봉우리 꼭대기쪽으로 진행하고 바로 앞서 진행하는 산우님들의 소곤거리는 목소리만이 하얀 세상에 소통하고 있음을 알려 준다.
특히 북쪽에서 남서쪽으로 진행하다 보니 더욱 선명하고 아름다운 하얀 눈세상을 즐기는 시간이다.
아쉬움에 다시 각도를 달리하여 찍으면 그곳에도 하얀 순수함이 묻어나고
그저 시간이 멈춰주길 바라는 듯 그렇게 움직이지 못하고 눈꽃 터널속에 갇혀 본다.
무슨 말이 필요하고 또 어떤 단어가 이 아름다운 풍경을 표현해 줄수 있을까 생각해 보지만 이런 느낌을 간단히 설명할 수 있는 단어를 찾을 수 없음이 안타까울 뿐이다.
아마도 이래서 문학가가 필요한지도 모르지만 ...
우측으로 회현리 하산길을 지나 암봉지역에 도착하니 주위 전망이 더욱 뚜렷해진다
이제 애기봉과 운악산이 가깝게 자리하고 오늘 산행 중 가장 난코스인 암릉지대로 진입한다.
앞서간 산우님들의 발자국을 따라 암봉 하나를 좌측으로 돌아 우회한다.
좌측으로는 천길 낭떨어지가 버티고 무시무시한 입을 벌리고 그 우측으로는 거대 암벽이 작은 소로만을 허락한 곳이다.
암봉을 돌아 가기전 잠시 뒤돌아 보며 지난온 마루금과 우측으로 펼쳐진 일동 마을들을 찾아 본다.
암봉 지대를 간신히 좌측으로 우회하여 오르니 다시 암릉이 나타나고 그곳에서 자라는 소나무 한그루가 멋지다.
첫번째 암봉을 조심하여 우회하니 능선이 나타나고 그곳에도 또한 거대 암봉이 길을 가로막고 잠시 휴식을 취하라 손짓한다.
일망무제, 끝없이 펼쳐진 멋진 전망을 소재로 이곳 저곳 보이는 산이름 맞추는 시간도 가져 본다.
조금이나마 좋은 사진 찍으려고 암봉 위로 오르니 마치 천국으로 향하는 길을 만난듯 하늘로 떠 오르는 환상을 꿈꾼다.
첫번째 암봉 지나 능선에서 바라본 지나온 한북정맥길과 화악 및 명지지맥들
좌측으로 암릉을 우회하여 낭떨어지 사이를 곡예하며 능선으로 오르니 거기에 신비의 세계가 열려 있고 그 신비를 따라 숨겨졌던 비경을 찾아 본다.
저 멀리 북쪽으로 한북정맥 최북방의 대성산에서 부터 광덕산 그리고 국망봉과 견치봉 및 민둥산이 구름사이로 살짝 얼굴 내밀고 그 우측 방향으로 저 멀리 석룡산을 지나 화악산 정상과 중봉이 하얀 눈을 이고 당당히 서 있다.
그 우측으로 지난 번 다녀온 귀목봉과 그 우측으로 좀 더 멀리 명지산 및 연인산 능선이 온 몸에 분칠을 하고 너무나 장쾌하게 줄지어 서 있다.
꿈이 아니길 바라 본다.
암봉 사이로 서 있는 소나무 한그루 위로 좌측의 화악 및 명지산과 우측으로 연인지맥이 아름답게 흘러 내리고
산우님들이 사진 찍는 시간을 이용해 잠시 휴식 취하고 다시 한번 돌아보니 아름다운 소나무 한그루가 암봉 사이에 자라고 그 위에 하얀 눈이 소복히 쌓여 멋스러움을 더하고 있다.
그 소나무를 가운데 두고 좌측으로 화악, 명지산을 담고 우측으로 연인산과 그 능선을 넣어 작품을 만들어 본다.
그저 이렇게 바라 볼 수 있음에 감사하는 시간이다.
잠시 후 올라 점심 식사를 해야 할 애기봉쪽 능선과 눈으로 덮혀 있는 소나무도 담아보고
한동안 그 암봉에 올라 세상의 아름다운 풍경을 머릿속에 새겨 보지만 용량의 한계로 인해 보는 것으로 만족한다.
오늘 이 시간이 지나면 다시는 못 볼 환상의 전망들, 아마 여름에 올라 바라보는 세상은 오늘 이 모습과는 상당히 다른 모습으로 새겨지겠다는 생각도 해 본다.
이제 배꼽 시계에서 배고품을 알리는 신호가 울리기 시작한다.
이제 저 봉우리를 넘으면 식사를 즐길 수 있는 애기봉 능선이 아름답다
한동안 머물며 많은 사진을 찍고 다시 등로를 따라 완만하게 이어진 애기봉 능선으로 향한다.
그곳에도 천상의 화원이 만들어져 산객의 눈가에 미소를 뿌리고 밟아 지나가는 등로 주위가 하얀 꽃가루 터널로 변해 있다.
하지만 암릉 구간이고 오르막 길이기에 조심하며 발걸음 옮겨 본다.
운악산 아래 저 멀리 운주사와 대원사 그리고 22번 지방도로쪽 명덕 온천지대도 보이기 시작한다.
애기봉 오름길에 시원하게 펼쳐진 눈꽃 능선과 일동 및 화현면 일대의 마을 풍경이 또 다른 모습으로 반기고 아기 자기한 작은 산군들이 다시 산객의 마음을 사로 잡는다.
아치산도 보이고 그 좌측 아래 다음 구간 오를 수원산도 가물 거린다.
눈에 보이는 아리랑 고개 즉 47번 지방도로의 산행 날머리가 작은 능선에 가려 있을 정도로 선명하게 보이지만 저 곳을 가기 위해 또 얼마나 많은 땀방울을 흘려야 될지 감도 잡히지 않는다.
그저 이 시간 이 순간을 즐겨 본다.
바위 옆에 자라며 모든 잎새들을 떨군 후 추위를 이기기 위해 하얀 눈을 뒤집어 쓰고 있는 잡목이 탐스럽다.
좀 더 깊은 눈이 쌓여 있는 등로 주위를 아무 사심없이 어린 소년의 마음으로 바라보며 무턱대고 찍어 본다.
이 세상 어느 꽃송이가 이보다 더 아름다울 수 있으리...
바람 불고 날씨가 따뜻해지며 햇살이 들어오면 소리없이 녹아 없어질 눈꽃이지만 지금 보이는 이 모습은 이세상 어느 꽃과 비교해도 전혀 주눅들지 않을 환상의 꽃송이로 변해 있다.
손 한번 대면 그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조금씩 떨어내며 더하지도 않게 덜하지도 않게 자연이 시키는 대로 자신의 몸을 맡기고 있는 것이다.
진행하는 것을 포기하고 그곳에 주저 않아 환상의 고사목을 배경으로 다시 작품 하나 만들어 본다.
다시 조금 더 진행하자 이번에는 고사목 한그루가 황홀한 자태로 산객을 부르고 그곳을 배경으로 저 멀리 화악산과 명지산 그리고 연인산 능선을 한곳에 모아 본다.
고사목 그 자체로 아름다운 풍경이 뒤로 보이는 웅장한 마루금이 더해지며 입을 다물지 못할 절경으로 다가온다.
아마도 이런 맛을 못잊어 다시 한겨울 모진 칼바람을 뚫고 다시 오르는가 보다.
바위 위 최정상에서 바라 본 지나 온 한북정맥 마루금, 저 멀리 대성산과 광덕산이 구름속에 머리를 내밀고 국망봉 자락으로 이어진 환상의 등로가 너무나 아름답다.
떠나기 아쉬어 마지막 산우님까지 보낸 후 다시 한번 한바퀴 돌며 조망을 관찰해 본다.
희미하지만 지금까지 걸어 내려온 모든 한북정맥 마루금과 구름 사이로 얼굴 내밀고 있는 수많은 봉우리들이 때로는 가깝게 또 때로는 저 멀리 멀어지며 아쉬운 작별을 노래하고 있다.
푸른 잎들이 무성한 여름날 다시 한번 올라 오늘 본 이 느낌과 무엇이 다르고 어떻게 다른 산야를 보여 줄지 궁금해 진다.
바위 위에 소담스럽게 내린 하얀 눈과 저 멀리 보이는 국망봉이 조합이 또한 멋스럽다
잠시 발길에 힘을 주며 진행 하지만 금새 그 자리에 서서 지나온 마루금을 바라 본다.
국망봉에서 이어진 등로가 시원하게 펼쳐져 있고 그 작은 골짜기와 굴곡마저 훤히 속이 들여다 보인다.
겨울 산행에서만 맛볼 수 있는 장쾌한 전망에 다시 가슴이 쿵쾅거리며 떨어지지 않는 발길을 돌린다.
아름답고 고귀한 선물, 맥 잇기 산행을 하면서 이런 호사스런 날도 있음에 감사하는 마음이다.
또 다른 고사목이 발길 붙잡고
몇 발자국 진행하면 다시 산객을 붙잡는 바위와 고사목 그리고 장쾌한 능선들, 보고 또 봐도 지루하다거니 진부하지 않은 풍경에 그저 감탄사만 연발해 본다.
아 아름답고 멋지며 환상이란 단어들이 무질서하게 솟아지고 그래도 가야할 길이 남아 있기에 다음을 기약하며 그 아름다웠던 바위 전망대를 벗어나 본다.
다시 나타난 암봉 정상까지 올랐다 환상의 전망을 본 후 직벽을 타고 내려가기가 위험해 뒤돌아 내려오며 바라 본 운악산 서봉
평이한 능선을 걷는가 생각하면 다시 나타나는 암릉 구간, 하얀 눈 위 발자국을 보니 서봉 바로 앞에 거대하게 버티고 서 있는 암릉길엔 발자국 하나 없이 순백의 세상이 열려있고 모두 우측으로 꺽어 우회한 흔적이 뚜렷하다.
잠시 마음의 갈등을 하다 그 암봉을 올랐다 내려오자 마음먹고 재빠르게 올라 본다.
바람이 있는 높은 곳이다 보니 이곳은 눈꽃이 모두 상고대로 변해있고 가끔씩 나타나는 바위 구간이 위험을 알린다.
하지만 정상의 암봉에 오르자 너무나 환상의 세계가 기다리며 지나온 길과 올라야 할 서봉까지 시원하게 조망된다.
앞서가는 산우님들은 벌써 이 암릉 구간을 우회하여 저 멀리 애기봉 가까이 진행한 듯 보인다.
혹시 내려 갈 수 있을까 생각하며 직벽 구간을 살펴보니 너무 위험하여 무리란 생각에 미련을 버리고 올랐던 길로 뒤돌아 내려온다.
지나온 한북정맥 마루금이 시원하게 펼쳐져 있고 좌측 구름 위에 떠있는 국망봉에서 청계산 귀목봉이 뚜렷하다
정상에서 바라보니 한점 막힘없는 전망이 펼쳐져 있고 그곳에서 얼어오는 손 녹이며 많은 사진을 남겨 본다.
구름 한점 없던 국망봉 정상부에는 하얀 뭉게 구름이 걸쳐져 있고 이름에 걸맞게 국망봉 봉우리 꼭지만 하늘을 향해 우뚝 솟아 있다.
그 좌측으로는 한북정맥 시작점에서 국망봉에 이르는 능선이 구름속에 가리워져 있지만 높은 봉우리들은 아직도 머리를 내밀고 세상을 굽어 보고 있다
좌로부터 화악산과 명지산 그리고 1250봉이 훤히 속살을 내보이고
다시 고개 돌려 국망봉 우측 아래 능선을 굽어 보니 석룡산과 화악산 그리고 명지산과 1250봉이 깊은 골짜기를 만들고 그 위로 장쾌한 마루금을 만들고 있다.
언젠가 저 화악지맥과 명지지맥도 올라야 할 마루금이기에 눈과 가슴으로 자세히 살펴 본다.
그 아름답고 장엄한 능선에 나도 모르게 환호성이 터져 나온다.
나만의 공간에서 나만이 누리는 호사에 감격해 보는 시간이다.
명지산에서 이어진 연인산과 연인지맥이 환상이다.
다시 머리를 돌려 조금 더 아내쪽으로 내려오니 가까운 동쪽 하늘과 맞닿아 있는 연인산과 연인지맥이 부드러운 산세를 펼쳐 놓고 산객들을 부르고 있다.
생각보다 멀지 않은 명지산에서 연인지맥까지의 거리를 보면서 저 장쾌한 능선을 하루라도 빨리 밟아 보고픈 마음 간절해 진다.
이제 배가 고프기 시작하고 낭떨어지 직벽으로 내려 갈 수도 없어 아쉬운 마음 달래며 올랐던 그 길을 뒤짚어 내려온다.
내려오며 바라 본 방금 전 올랐던 좌측 암봉의 꼭대기가 위험 천만해 보인다.
다시 내려온 지점에서 운악산쪽으로 조금 이동해 바라보니 두개의 암봉이 쌍으로 서 있고 그중 좌측으로 보이는 암봉 정상까지 갔다가 눈으로 내려오질 못하고 뒤돌아 내려온 그 길이 선명하게 보인다.
너무나 아름답고 멋진 풍경이지만 아무래도 안전 산행이 최우선이기에 뒤돌아 내려온 것을 다행스럽게 생각해 본다.
이제 제일 후미에서 제법 거리가 생긴 것 같아 빠르게 우회등로를 타고 땀좀 흘려 본다.
암봉에서 내려와 좌측 운악산 방향으로 발길 돌리자 나타난 암릉 로프 지대
좌측 운악산 방향으로 조금 진행하니 급경사 암릉지대가 나타나고 안전 로프가 달려있지만 위험한 구간이라 여간 조심되지 않는다.
조심하며 내려가니 한없이 가파른 계곡길로 이어지고 다시 좌측으로 평이한 능선이 시작되는가 생각하는 순간 앞이 보이지 않는 가파른 된비알이 하늘을 가리고 있다.
이곳에서 다른 산악회 회원을 만나 인사 나누고 무척 빠르게 진행해 본다.
드디어 애기봉 정상에 올라 점심식사를 즐긴 후 아름다운 소나무 사이로 연인지맥을 담아본다
아주 가파른 된비알을 치고 오르니 등줄기에서는 다시 약간의 땀이 흐르고 그 땀이 흐르려는 시간 드디어 주 능선에 안작한다.
이곳에서도 암봉쪽으로는 발자국 하나 보이지 않고 모두 애기봉을 향한 발자국들 뿐이다.
아주 빠르고 거칠게 진행하니 드디어 애기봉 정상에 도착하고 선두 없는 중간 후미 그룹이 모여 점심 식사를 즐기고 있다.
한쪽 자리 차지하고 식사를 끝낸 후 주위 풍경이 너무나 아름다워 다시 몇장의 사진을 남겨 본다.
애기봉 이정표가 붙어 있던 오묘한 모양의 바위들, 혹시 남근석이 아닐까 하는 착각도
점심 식사를 마치고 내리막 내려왔다 다시 작은 오르막 오르자 거기에 오묘하게 생긴 바위들이 도열해 있고 그 한쪽 끝자락에 현위치가 애기봉이란 이정표가 누워있다.
몇장의 사진을 남긴 후 다시 언덕 위 거대한 바위가 보이는 곳으로 힘차게 올라본다.
하지만 이곳에서 부터 한분의 산우님이 다리에 쥐가 나기 시작하고 후미대장이 치료하기 위해 애를 먹고 있다.
워낙 경험이 풍부한 후미대장이기에 큰 도움도 줄 수 없어 그저 바라만 보다 함께 끝까지 하산하기로 마음 먹는다.
우측으로 무지개폭포와 운주사로 하산할 수 있는 갈림길 안부와 이정표들
쥐가 난 산우님을 돌봐주기 위해 후미대장이 애쓰는 사이 조금 더 전진하니 안부가 나타나고 살펴보니 현위치가 애기바위 아래임을 알리는 이정표이다.
우측으로 내려가면 무지개폭포를 거쳐 운주사로 하산 할 수 있는 하산길이고 서봉은 이제 0.14 Km 밖에 안남아 있지만 된비알 오르막이라 쉽지 않아 보인다.
한동안 후미대장을 기다려 보지만 보이지 않고 찬바람만이 휭하니 불어 와 몸이 차가워지며 굳어감을 느낀다.
운악산 서봉에 올라 기다리자 마음 먹고 다시 홀로하는 산행을 즐겨 본다.
드디어 운악산 서봉에 도착하여 사진 남기고
여기에서 몇명의 산우님들 만나 사진도 찍어 드리고 잠시 휴식 취하니 저 멀리 동봉에 많은 산우님들이 기다리며 이야기꽃을 피우는 소리가 들린다.
남아 있던 산우님들을 모두 동봉으로 보내 드리고 홀로 많은 사진 남기며 후미를 기다려 본다.
잡목 사이 저 멀리 지나온 한북정맥 마루금과 그 우측으로 화악산과 명지산 그리고 연인능선이 자리하며 매봉과 대금산 그리고 불기산쪽도 보인다.
이정석 앞쪽 저 멀리 서쪽으로 붉은 띠 구름이 걸려 있고 그 아래로 소요산과 마차산 그리고 불곡산까지 선명하지는 않지만 그 모습이 가물거린다
서봉에서 바라 본 동봉과 그 위에 보이는 산우님들
잠시 정상부에서 내려 와 나뭇가지 사이로 바라보니 동봉이 시원하게 드러나고 그 위에 많은 산우님들도 모여 있다.
알록달록 칼라풀한 등산복이 하얀 설원에 흔적 남기며 또 다른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멀지 않은 거리이지만 아직도 후미가 올라오지 않아 걱정스런 생각으로 무한정 후미를 기다려 보며 운악산을 배워 본다.
운악산 공부 1
경기도 가평과 포천군 화현면의 경계에 서있는 운악산은 한북정맥에 속해 있는 기암괴석이 곳곳에 펼쳐져 있으며 산세와 계곡미가 잘 어우러진 산이다.
운악산은 뾰족한 기암괴석의 봉우리가 구름을 뚫고 솟아서 그 모습이 마치 서기를 품은 한떨기 향기로운 꽃과 같다하여 붙여진 이름이라 하고 그 옛날 봉래 양사언의 시에 "꽃같은 봉우리는 높이 솟아 은하수에 닿았고"에서 역사의 한페이지를 수놓은 궁예왕성의 지명을 알리고 있다
운악산 서봉에서 바라 본 서쪽의 붉은 띠 구름과 산군들 그리고 평온한 마을들
후미를 기다리는 동안 다시 서봉을 한바퀴 돌아 보며 보이는 산군들의 이름을 불러 본다.
저 멀리 붉은 띠 구름을 하고 신비스런 모습으로 세상을 물들이는 그 아래 우측 저 멀리 소요산과 좌측 아래로 불곡산까지 보인다.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조망에 그저 신바람이 저절로 나기 시작한다.
운악산 공부 2
옛부터 운악산은 파주 감악산(675m), 가평 화악산(1,468.3m), 개성 송악산(488m), 서울 관악산(629m)과 함께 경기 5악이라고 꼽았을 만큼 산세가 수려하고 아름다운 산이며 이곳에는 그 유명한 신라 22대 법흥왕(514~539) 때 인도에서 마라가미라는 중이 신라를 찾아왔을 때 그를 위해 세운 현등사가 있기도 한 곳이다.
운악산 서봉에서 바라 본 화악산과 명지산 그리고 그 앞 왼쪽으로 귀목봉까지
운악산 서봉 정상석 뒷편으로 돌아 가니 그곳에 다시 지나온 정맥 마루금이 환상을 노래하고 가평의 상판리 마을이 그 고봉준령을 이어받아 조용히 앉아 있다.
약간의 뭉게 구름이 이리저리 이동하면서 대자연의 아름다움에 정점화룡을 찍는다.
운악산 서봉에서 바라 본 구름속 국망봉과 지나온 정맥 마루금이 참으로 아름답다.
다시 한번 지나온 한북정맥 마루금을 그려본다.
이제 국망봉은 구름속으로 그 자취를 완전히 감추고 신비한 모습으로 이별을 하고 그 아래로 청계산과 오뚜기령을 지나 귀목봉으로 이어지는 능선이 멋들어 진다.
동봉쪽에 도착해 뒤돌아 바라 본 운악산 서봉의 모습
운악 8경은 또 언제 다 돌아 볼 것인지...
운악산 공부 3 : 운악8경 (한국의 산천에서 빌려 옴)
- 백년폭포 : 운악산 등산로 중턱에 있는 20m 폭포로서 45도 경사바위 위로 흐르는 폭포가 백년을 두고 변함없이 흐르고 있다 하여 백년폭포로 부르며 주위 경관이 절경을 이루고 있어 등산객 참배객들의 휴식처로 이용된다.
- 다락터 오랑캐소 : 6.25당시 오랑케들이 은거했다는 장소로 폭포가 15m 소의 넓이가 90m 주위의 경관이 좋은 곳으로서 소의 물은 복 중에도 얼음 같이 차서 피서객이 많이 찾는 곳이다.
- 눈썹바위 : 운악산 중턱에서 우측계곡을 바라보면 바위의 모양이 사람의 눈섭 모양으로 생겨 보는 이로 하여금 자연의 경관이 이렇게 아름다울 수가 있나 하고 감탄을 금치 못하는 곳이다.
- 코끼리 바위 : 운악산 정상에서 하산하다보면 현등사 우측계곡에 바위가 낙성되다 걸쳐져 잇는 바위의 모습이 코끼리 코의 모양과 같아 코끼리 바위라 부르며 등산객들이 한참동안 발길을 멈추는 곳이다
- 민영환 암각서 : 무우 폭포에 위치하여 민영환 선생이 구한말 은둔시 이곳을 찾아 기울어가는 국운을 탄식하던 곳으로 본 각서는 한말 라세환 외 12인의뜻에 의거 각서함((1906년), "민영환바위"라고 불리고 있다.
- 노채 애기소 : 하판리 노채 계곡에 위치하며 바위로 형성된 소는 조그마한 소라하여 애기소라하며 주위의 경관이 좋아 여름철에는 많은 피서객이 찾는곳이다.
- 병풍바위
- 미륵바위
드디어 운악산 정상인 동봉에 안착하고
동봉에서의 조망 역시 압권이다
북동쪽 아래로 거대한 분지를 이룬 상판리와 조종천 상류가 시원하게 내려다보이고 상판리 위 능선을 타고 길매봉, 청계산, 귀목봉, 귀목고개, 명지산, 화악산이 시원하게 펼쳐진다.
동으로는 눈썹바위 능선이 가라앉는 하판리 분지 위로 연인산이 마주보이고 연인산에서 오른쪽으로는 우정봉이, 남동으로는 매봉, 약수봉, 깃대봉, 대금산을 지나 청우산으로 이어지는 산릉이 멀리의 화야산 줄기와 함께 시야에 와닿는다.
이 암봉에서 남쪽 20m 거리의 작은 암봉에 오르면 남동쪽 협곡 아래로 현등사 지붕이 아찔하게 내려다보인다.
정상적인 정맥길인 서쪽을 버리고 남쪽으로 달려 만경대도 돌아 보고
운악산 동봉에서 부부인 등산객의 아이젠을 고쳐 드리고 나 홀로 남쪽 방향으로 나 있는 등로를 타고 만경대로 향한다.
가파른 내리막을 내려가자 이제 다시 직벽 바위에 철봉 계단이 설치되어 있고 그곳을 오르자 철 사다리가 만경대 아래 등로에 설치되어 있다.
그곳에서 만경대로 올라가 소나무 한그루가 서 있는 밑에서 주위 전망을 해 보니 이곳 역시 일망무제 거칠것 없는 전망이 시원하다.
하판리 위로 연인산 도립공원을 이루고 있는 매봉, 대금산 및 불기산도 시원하다
이곳에서의 조망 역시 환상이다.
북으로는 일동에서 이동으로 이어지는 들판 사이로 산행 날머리인 47번 국도가 길게 뻗어 있다.
그 넘어로 명성산과 광덕산 사이 자등현이 있고 철원쪽 산군들도 눈에 들어 온다.
남으로는 아기봉 줄기 너머로 축령산과 서리산이 보이고 그 오른쪽으로는 한북정맥을 끌고 달아나는 다음회차 만나야 할 수원산 능선도 눈에 들어온다.
상판리 위 능선에는 명지산과 귀목봉 그리고 연인산 줄기가 상판리를 둘러 쌓고 있다
만경대에서 바라보니 상판리 마을 위로 연인산 능선을 따라 명지산 줄기도 시원하게 보이고 그 앞으로 귀목봉과 연결된 지나온 한북정맥 마루금도 거침없이 달려 내려오는 모습이 환상을 노래하고 있다.
바로 이런 전망과 조망 때문에 조금은 멀리 돌아 가더라도 또 다른 세상을 동경하게 되는가 보다.
말로 표현하지 못하고 가슴으로 느끼는 절경에 잠시 서성이며 시간 가는 줄 모르게 자리를 잡아 본다.
만경대 앞에서 바라 본 고사목 하나와 그 뒤로 보이는 멋진 연인산 도립공원 원경
한동안 머물다 세상풍파 시름을 털고 무심으로 서 있는 고사목 하나를 담은 후 다시 자리 털고 일어나 운악산 동봉 정상으로 뒤돌아 올라가 본다.
아무도 없는 빈 공간을 잠시 채웠다 정상적인 한북정맥길로 들어 서 좀 빠르게 진행해 본다.
아마도 다리가 불편한 산우님 때문에 멀리는 못갔으리란 판단이지만 나 혼자 때문에 늦어진다면 미안한 마음이기에 다시 등줄기에 땀이 나오도록 속도를 높힌다.
대포 같기도 하고 또 어찌보면 남근석 같기도 한 바위도 담아 보고
빠르게 로프를 타고 동봉을 내려오니 금새 대원사와 현등사 하산 갈림 이정표가 서 있는 안부에 도착한다.
우측으로 빠지면 대원사가 나오고 좌측으로 빠지면 현등사가 나온다.
많은 등산객들이 이용하는 등로이기도 하다.
그러고 보니 이곳이 절고개인가 보다.
835봉 위에 서 있는 오묘한 바위를 사진으로 남기고 철암재를 지나 남근석 촬영소까지 쭉 진행해 본다.
남근석이라는데 생기기는 못생긴 모습이다
남근석 촬영장소까지 왔는데도 산우님들이 보이질 않는다.
좀 길고 평편한 장소에서 다시 몇컷의 사진으로 대신하고 뒷꽁무니도 보이지 않게 내달려 본다.
좌측 저 멀리 아기봉이 우뚝하고 그곳으로 연결된 능선이 갈림길까지 높게 치고 올라와 있다.
남근석 지나 뒤돌아 본 운악산 동봉쪽 원경
한동안 빠르게 진행하니 후미에 몇명의 산우님들이 어려워하는 산우를 모시고 천천히 진행하는 모습이 보인다.
그곳에 함류하여 몇장의 사진을 찍어 드리고 눈꽃 터널를 통과해 본다.
아픈 다리 때문에 환상의 눈꽃 모습을 많이 못찍었다고 안타까워하는 산우님의 넋두리를 노래 삼아 마지막 아기봉 갈림길로 향한다.
서쪽 저 멀리 붉은 띠 구름 아래 소요산도 보이고
아름다운 눈꽃 터널을 걸어 가다 문득 우측을 바라보니 눈꽃 사이로 저 멀리 소요산 자락이 눈에 들어 온다.
언제 다시 이런 모습 담을 수 있을지 기약없는 발걸음이기에 간신히 두어장 찍어 본다.
몇번인가 다녀온 소요산이지만 이곳에서 이렇게 만나게 될 줄이야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었으니 그 기쁨은 훨씬 더 크다.
이제 어둠이 내리면 못 볼 눈꽃이기에 만발한 모습을 담아 본다.
함께하는 후미를 세워 놓고 마지막 눈꽃 터널에서 사진를 찍어 드린다.
너무나 탐스럽고 복스런 모양에서 그저 아름다움의 극치를 맛보는 것 같다.
하지만 좋은 것도 한두번이지 장시간 계속 그 아름다움에 취하다 보니 이제 감각도 좀 무디어져 가는 느낌이다.
아기봉 갈림길에서 바라 본 신상리쪽 채석장에도 예쁜 흰눈이 내려 모든 더러움을 덮어 버렸다
어렵게 아기봉 갈림 암봉에 도착해 잘려 나가는 아품을 참고 있는 운악산 자락에 가슴이 저려온다.
운악산의 어디까지 파고 들어 도려내야 이 싸움이 끝날 것인지...
인간의 삶과 자연 보호란 대명제를 놓고 잘 화합하고 타협할 수는 없는 것인지 불어오는 겨울바람 보다 더 차가운 기운이 몸을 감싸고 지난다.
제발 채석이 끝난 뒤 원상 복귀된 운악산 자락을 볼 수 있으리란 기대를 가지고 떠나 본다.
아기봉과 이어진 능선, 그런데 왜 아기봉일까 아기처럼 작지도 또 귀엽지도 않은데 ...
이제 갈림길에 거의 도착해 남쪽으로 가평의 봉수리로 뻗어 나간 아기봉을 어루만져 본다.
아담한 모양새가 참으로 아름답다.
여인의 가슴이 튀어 나온듯한 아담하지만 충만한 모습에 절로 고개가 끄덕여 진다.
하산길에 바라 본 47번 지방도로와 그 위로 잘려나간 산자락
이제부터 하산길이다.
하지만 눈내린 직벽에 가까운 급경사 내리막을 내려가는 것이 쉽지만은 않다.
조심하며 내려오다 앞을 바라보니 하산 날머리인 47번 지방도로가 보이고 그 넘어 길원목장과 잘려나간 산자락이 흉물스럽게 드러나 있다.
저곳은 또 무슨 사연이 있기에 잘려 나가야만 하는지...
마지막 하산길에 나 있는 갈지자 등로 위 낙엽과 흰눈이 절묘하다
하산길에 조심하며 함께 내려오니 저 멀리 아름다운 등로가 아로새겨져 있고 그들을 따라 오늘 하루도 마무리를 하려는 시간이다.
이제 해도 서산으로 기울고 잠시 후면 어둠의 세계로 밀어 넣는 시간, 제발 헤드렌턴 불빛 없이 하산할 수 있기만을 간절히 소망하는 시간이기도 하다.
군부대 철조망을 따라 산행 날머리인 47번 지방도로로 접근하며
이제 헬기장을 지나고 방화선 처럼 생긴 군부대 철조망을 따라 무한정 걸어 내려가 본다.
아직도 분단의 비극과 이곳이 군사지역임을 실감시키는 철조망을 따라 걸어 내려오는 마음 또한 편하지는 않는다.
마지막 삼거리에서 잠시 후미 기다리며 몇장의 사진을 남기지만 어둠이 내려 않기 시작한 등로엔 벌써 불빛이 아른 거린다.
무사히 후미를 만나 우리 일행이 타고 있는 47번 지방도로 옆에 주차된 버스에 오르니 하루가 길게 느껴지며 긴장이 풀어짐을 느낀다.
맛난 운악산 송어로 산행 뒷풀이를 하고 이슬이 한잔 마신 후 다음을 기약하니 이제 네온사인이 다가오는 연말을 알리듯 더욱 밝게 빛나고 있다.
늘 수고하시는 나마스테대장님과 겨울애 총무님께 감사 드리며 후미에서 정말 고생한 인연님과 호산님께도 개인적인 고마운 마음을 전해 드림니다.
감사합니다.
칠갑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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