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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 후기/강원도 산

태백산 산행 후기

by 칠갑산 사랑 2008. 9.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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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지 : 강원도 태백과 영월 그리고 경북 봉화의 태백산 일대

산행날자 : 2008년 9월 8일

산행날씨 : 맑은 날씨였으나 박무현상 및 오후부터 짙은 안개로 시야 제로

산행인원 : 칠갑산 포함 총 3인, 3450온누리산악회 산우님 2명, 라일락, 금비령

산행코스 : 화방재-사길령매표소-신령각-유일사쉼터-주목군락지-장군봉-천재단-하단-부쇠봉-문수봉-소문수봉-당골계곡-당골매표소

산행거리 : 약 14 Km

산행시간 : 쉬면서 사진찍고 널널하게 7시간

교통편 : 애마 이용 서울-경부고속도로-영동고속도로-중앙고속도로-제천IC-제천-영월 태백

         당골매표소에서 택시 이용하여 화방재 도착 : 약 8,000.-

 

 

다른 분위기의 태백산과의 만남과 남아 있던 백두대간 구간 종주의 의미

 

 

살아천년 죽어천년이란 주목도 계절에 따라 느낌이 다르고

 

늘 가슴 한켠에 묻어 두었던 화방재에서 태백산까지의 백두대간 미답 구간이 마음에 걸려 이번에 계절을 바꿔 푸른 태백을 만나기 위해 나선 길, 계절의 변화에 따라 얼마나 다른 느낌을 주는지 다시 한번 확인하고 또한 무결점 마루금 밟기에도 한발 다가간 시간이였다.

 

 

 태백산 가는 길에 잠시 올려다 본 단풍산, 언젠가는 다시 올라야 할 산이다

 

치악 휴게소에서 잠시 쉬었다가 제천을 지나 영월에 들어서니 서강과 동강이 반기고 많이도 들었던 어라이언과 청령포 그리고 선암마을 이정표가 자꾸만 눈길 붙잡는다.

다음을 기약하며 태백으로 넘어가는 길목에서 S라인을 뽐내는 기막힌 지방도로를 타고 단풍산 아래 쉼터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며 디카에 그 모습 담아둔다.

조만간 다시 올라야 하는 목록중 하나이니까

 

 

 꽃방석이란 화방재이지만 이제는 옛말이 되고 사람사는 평범한 모습만이 남아 있다

 

다시 이리저리 몸 비틀며 드라이브 즐기다 보니 드디어 눈에 익은 화방재 주유소에 도착되고 한가한 도로변 공터에 애마 주차시킨 후 산행준비를 해 본다.

지난 겨울 유난히도 많이 내려 허리까지 빠지는 심설을 헤치고 도래기재에서 시작한 산행을 화방재까지 가질 못하고 오늘 함께 오른 금비령 아우와 둘이 유일사 쉼터에서 하산했던 가슴 아픈 추억의 장소가 되어버린 화방재, 아마 내 자신보다도 금비령 아우의 심정은 더욱 복잡하고 미묘했으리...

 

 

 이 고랭지 채소로 또 다시 긴 겨울밤을 지새워야 되겠지

 

지방도로 건너 주유소 우측의 가장자리로 나 있는 등로를 따라 잠시 오르니 거목의 낙엽송들이 시원한 그늘을 만들고 좀 더 고도를 높이니 금새 여름빛에서 가을빛으로 변해감을 실감케 해 준다.

백두대간 종주를 위한 산행이 아니면 자주 찾아오지 않는 등로이지만 뚜렷한 그 길을 따라 풀과 흙내음 맡으며 작은 무명봉 넘자 금새 파아란 고랭지 채소밭이 나타나고 사길치 매표소에 안착한다.

 

 

 사길치 매표소 전경

 

여기에서 잠시 배낭 내려놓고 증명사진 찍은 후 이제부터 본격적인 땀 흘림을 시작해 본다.

완만한 등로를 따라 장난도 치며 오손도손 이야기 나누다 보니 산령각에 도착하고 사진 한장 남긴 후 산령각 내부를 조심스레 열어본다.

많은 등산객들이 제를 올린 모습이 보이고 고개숙여 무탈한 완주를 빌고 다시 그곳을 빠져 나와 좌측 그늘을 타고 가던 길 이어가 본다.

 

 

 산령각, 무탈한 산행과 완주를 빌어 본다

 

키작은 푸른 산죽이 등로 주변을 수놓고 가끔 보이는 이름모를 야생화가 반겨주는 완만한 등로, 여름 산행지로도 손색이 없음을 알려주는 듯 하다.

얼마를 올랐을까 안부가 나타나고 살펴보니 산령각을 거치지 않고 우회하여 매표소로 진행할 수 있는 삼거리 갈림길을 지난다.

겨울과는 완전히 달라진 모습에서 산이 주는 묘한 매력을 실감하는 시간이기도 하다.

 

 

 유일사 매표소에서 올라오는 삼거리 안부 이정표

 

다시 푸른 산죽과 키 작은 어새풀 사이를 숲이 잡아 당기는 듯한 매력에 빠져 서두르거나 급하지 않게 그 숲과 동화되어 올라본다.

한겨울에 올랐을 땐 키작은 식물들은 모두 눈속에 묻히고 단지 거목의 밑뚱만이 산객의 갈길을 인도하고 있었는데...

 

 

 

유일사 지나 있던 바위 전망대

 

한시간 가까이 걸어 오르니 드디어 유일사 갈림길에 도착하고 잠시 쉬고 있는 사이 태백에 살고 계시다는 산객 한분을 만나 동행길이 되었다.

처음으로 세명이 함께 어울려 단체사진 한장 남기고 좀더 진행하니 유일사 안부에 안착하고 이제부터 정비된 넓은 등로 양편에 안전로프와 쇠봉이 박혀있는 길로 접어 든다.

 

 

 한겨울 오를땐 모든것이 심설에 묻혀 보이지 않던 길이였는데

 

한겨울에 올랐을 땐 저 쇠봉의 마지막 윗부분만이 세상구경 나온 아낙네처럼 짧게 보였는데 이제보니 그 높이가 1미터는 족히 넘어 보인다.

오름길 우측의 전망바위에 들려 잠시 아름다운 풍경 조망 후 다시 오르니 3층 석탑이 서 있는 무명봉에 안착한다.

왜 저 석탑이 이곳에 서 있는지 알 수는 없지만 그래도 기념으로 한장 남기고 유일사 바로 위 안부에서 돌계단을 타고 올라 본다.

 

 희귀한 노루궁둥이 버섯도 만나고

 

좀 더 오르니 주목이서서히 눈에 들어오고 잠시 더 올라 공터에서 물한모금 마시고 있는데 라일락대장님이 노루궁뎅이 버섯을 발견하곤 너무나 좋아하신다.

높은 활엽수에 하얀 솜털 모양으로 자라고 있는 그 노루궁뎅이 버섯을 따서 잘 간직하고 다시 돌계단 타고 오르니 서서히 태백산의 민둥 봉우리가 가까워지고 더 많은 주목들이 한겨울의 모진 눈보라속의 운치와는 전혀 다르게 뜨거운 햇살에 힘겨워 하는 듯 보인다.

 

 

 상고대를 피우는 겨울에는 참으로 운치있었는데...

 

잠시 나무 그늘로 들어가 점심 식사를 나누고 나오니 저 멀리 북쪽으로 함백산과 통신탑이 시야에 들어오고 그 아래 산줄기를 파헤친 대한체육회 태백분소 선수촌이 푸른 산야를 붉게 물들이고 있다.

오후 2시를 넘기며 드디어 주목 군락지에 도착해 야생화에 뒤덮힌 민둥 봉우리에 마른 가지 사이로 몇가닥 푸른 잎을 달고 있는 그곳에서 추억을 만들어 본다.

 

 

 겨울이면 가장 많은 사진작가들이 몰리는 주목 두그루이지요

 

한동안 쉬며 많은 사진을 담은 후 챙넓은 모자를 눌러쓰고 다시 완만한 등로를 타고 오르니 거대 돌탑이 보이며 드디어 태백산 장군봉에 도착한다.

여름인데도 많은 등산객들이 잠시 휴식 취하고 지난 겨울 올라 백두대간 무산 종주를 기원하던 추억이 되살아 나며 감회가 새로워진다.

 

 

 태백산 장군봉 전경, 한겨울 모진 바람은 모두 어디가고

 

모진 눈보라가 앞을 가려 제대로된 사진 한장 남기지 못하고 불어오는 북풍에 몸도 가누지 못해 작은 벽면에 몸을 웅크리고 앉아 추위를 피하던 시간들, 하지만 오늘 올라 바라본 장군봉은 온화한 어머니 품 그 자체이다.

바람 한점 불지 않고 따사로운 햇살이 비추며 산아래 계곡에서 밀어 올리는 박무가 온 세상을 뒤덮고 있는 태백산, 단지 아쉬움이 있다면 겨울에 비해 전망을 좋지 못하다.

 

 

 장군봉에서 천재단 가는 길은 벌써 가을이 깊어가고

 

다지 얕으막한 능선을 타고 내려가다 바라보니 저 멀리 아름다운 능선상에 천제단이 서 있고 가는 발끝엔 수많은 야생화들이 짧은 여름의 막바지 햇살을 받아 열매 맺기 바쁘다.

그 사이에 앉아 여심을 담고 다시 천재단으로 발길을 돌려 본다.

 

 

 천재단 한배검 전경

 

명산중의 명산 태백산, 그렇기에 수많은 사람들이 정상으로 올라 소원도 빌고 나라의 안녕을 빌었던 곳, 아직도 한비자란 붉은 글씨가 천재단 제일 안쪽 높은 자리에 자리하고 몇명의 사람들이 앉아 기도하며 소원을 빌고 있다.

조용히 그곳에 올라 짧은 기도를 올린 뒤 뒤돌아 나와 태백산 정상석에서 달콤한 휴식을 취하며 자신을 담아 본다.

 

 

 갑자기 안개가 밀려오며 오묘한 분위기를 만들고

 

하지만 이때부터 갑자기 밀려오기 시작하는 안개가 온 태백을 뒤덮고 한치 앞을 분간하지 못한 농무로 변해 버린다.

주위 전망을 모두 가리고 그저 희뿌연 세상만을 보여주는 산안개, 뜨거운 햇살을 가리는 것은 고맙지만 그 이면에는 멋진 조망이 없다는 사실이 안타까울 뿐이다.

 

 

 태백산 정상석, 천재단 옆에 서 있다

 

마지막 제단이 있는 곳으로 이동해 주위를 한바퀴 돌아본 후 우측 전망대로 이동해 보지만 시원하게 펼쳐져 있어야 할 구룡산쪽 백두대간 마루금이 안개에 덮혀 보여주길 거부한다.

아쉬운 마음 달래며 이제 완연한 가을빛이 감도는 키작은 잡목 사이로 나 있는 등로를 따라 부쇠봉으로 향한다.

 

 

 마지막 하단의 전경

 

부쇠봉 오름길에도 아름다운 주목들이 널려 있고 그곳으로 달려가 아름다운 추억 한장씩 남기고 발걸음을 재촉해 본다.

산속의 무법자인 멧돼지들의 식흔이 미처 설�이도 못하고 달아난 그들의 흔적이 남아 있고 다시 곱게 물들어 가는 야생화에 취하다 보니 오후 3시가 다 된 시간 드디어 부쇠봉이다.

 

 

 부쇠봉 정상석

 

백두대간 등로는 이곳에서 정남쪽 방향인 우측길을 타고 진행하면 구룡산이 나타나지만 오늘 우리들의 목적지는 문수봉 즉 이곳에서 정동쪽 즉 좌측으로 90도 꺽어 진행하면 되는 것이다.

백두대간 마루금과 작별 인사를 나누고 넓은 헬기장을 넘어 좀 더 진행하니 부쇠봉 우회길과 만나는 삼거리에 도착하고 이제부터 다시 걷기 좋은 등로를 타고 룰루랄라 노래를 불러 본다.

 

 

 문수봉 가는길에 등로를 덮고 있는 안개

 

문수봉 가는 길목에 당골광장에서 곧바로 올라오는 등로와 만나는 삼거리에 도착해 자욱한 안개속에 물 한모금 마시고 다시 가던 길 진행해 본다.

산죽밭에서 장난도 해 보고 멧돌같이 생긴 바위도 지나며 웃음꽃 피우는 사이 바위 너덜지대로 이루워진 문수봉 정상부에 많은 돌탑들이 보이기 시작한다.

 

 

 문수봉 정상부 오르는 바위 너덜과 돌탑 전경

 

잠시 멈춰 사진 몇장 찍은 후 정상에 세워진 이정표를 배경으로 몇장의 사진들을 더 남긴 후 제를 올렸던 흔적이 있는 넓은 바위로 자리 옮겨 남아 있는 간식을 나눠 먹는다.

안개가 다시 춤을 추고 피부와 와 닿는 바람결이 추위를 느낄 정도로 벌써 계절은 가을을 향해 달려가고 있음을 실감해 본다.

 

 

 문수봉 정상을 지키는 이정표

 

한동안 쉬고 다시 일어나 소문수봉쪽으로 향한다.

아마도 도상에는 신선바위라 적혀있는 곳으로 그 이후 지자체에서 소문수봉이란 이름을 주지 않았을까 추론해 보는 봉우리이다.

문수봉에서 0.4 Km 내려온 지점에 다시 이정표 하나가 서 있고 살펴보니 당골광장에서 올라오는 갈림길이다.

소문수봉까지의 거리 표시가 지워져 잠시 머뭇거리고 있으니 다녀가자 의견 통일이 되고 다시 가던 길 이어가니 금새 소문수봉 정상이다.

 

 

 소문수봉 정상 이정표 및 바위 너덜 전경

 

이곳도 문수봉과 마찮가지로 바위 너덜지대로 이루워져 있고 정상에는 정상석 대신 이정표가 서 있다.

다만 이곳은 거대한 돌탑들은 보이지 않고 너덜 바위의 규모가 문수봉보다는 좀 더 크다는 느낌이다.

자욱한 안개속에 보이는 것이 없기에 잠시 쉰 후 다시 우측 동쪽으로 발갈 돌려 이제부터 하산을 서둘러 본다.

이 시간 오후 4시 20여분.

 

 

 

문곡 금천 갈림길에 서 있던 이정표, 이제 당골광장으로 하산만 하면 된다

 

등로 주변이 다시 밭을 일구기 위해 파헤친 모양의 넓은 식흔들이 자리하고 너무 늘어난 멧돼지 개체수를 줄이지 못하면 앞으로 수년내에 많은 피해가 예상되리란 생각에 미친다.

조금 더 내려 가니 직진하면 문곡 금천가는 갈림길 이정표가 서 있고 이곳에서 우리들은 좌측으로 길을 돌려 당골쪽으로 하산하기 시작해 본다.

 

 

 하늘정원 전경, 안개로 인해 조망이 없는 것이 아쉽다

 

오후 5시가 가까워지는 시간, 드디어 문수봉으로 연결되는 등로와 만나는 삼거리에 도착하고 여기서 부터 나무계단과 완만한 등로를 타고 달골로 향해 본다.

하늘정원이란 나무데크에 올라 사진 한장씩 남기고 계단을 내려오니 너무나 맑고 깨끗한 당골 계곡물이 유혹하고 있다.

 

 

 잠시 탁족을 즐긴 당골 계곡의 맑은 물

 

좀 더 내려간 지점에 들려 알탕과 탁족을 즐긴 후 다시 시멘트 도로를 타고 내려가니 금새 당골 광장에 도착한다.

오후 6시, 예상보다 1시간 늦어졌지만 서두르지 않고 여유있게 쉬엄 쉬엄 내려온 시간으로는 아주 적당한 산행 시간과 산행 거리이다.

몇장의 사진을 남기고 우측으로 석탄 박물관을 지나 매표소에 내려오니 버스는 보이지 않고 빈택시 한대가 서 잇어 그 택시를 타고 화방재로 뒤돌아 간다.

 

 

 당골광장 전경

 

애마를 몰아 다시 영월에서 태백으로 이어지는 솔고개에서 잠시 태백쪽 마을을 바라보지만 어둠이 깔리면서 아무것도 보여주질 않는다.

돌아오는 길에 제천 음식점에 들려 금비령 아우가 사준 맛난 저녁식사를 즐긴 후 긴 하루의 깔끔한 마무리를 하니 마음도 몸도 푸근한 하루가 되였다.

 

 

 저 주목나무에 겨울 상고대가 피어 오르면 또 다른 환상의 세계를 만들어 놓겠지

 

늘 겨울의 태백만 생각하다 푸르름을 간직한 태백을 보니 또 다른 맛을 풍기고 여름 산행지로도 그만이라는 결론을 얻을 수 있었던 좋은 시간으로 기억해 본다.

이것으로 백두대간 완주를 위한 마지막 퍼즐을 맞추고 2주 후 진부령을 기다려 본다.

 

감사합니다.

 

칠갑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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