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날짜 : 2008년 05월 16일부터 17일까지 (무박2일)
산행날씨 : 하루종일 맑고 화창했던 봄같은 산행날씨
산행온도 : 새벽 영상 10도에서 낮 최고 영상 22도
참가인원 : 3450온누리산악회 회원 총 20명(존칭생략) 칠갑산, 청목, 왕언니, 산바람, 운산, 나마스테, 월척, 이철주, 풀뿌리, 진석이네, 자우롬, 고산자, 인연, 돌소리, 설총, 사강, 현우, 은지, 태평천하, 조순섭
산행코스 : 삽당령-들미재-석두봉-화란봉-닭목재-왕산제1쉼터-왕산제2쉼터-고루포기산(1238.3봉)-횡계치-능경봉(1123.2봉)-대관령
산행거리 : 27.10 Km, 접속구간 00.00 Km.
산행시간 : 선두 12시간 00분, 후미 12시간 00분
준비물 : 물 2.0 리타, 이온음료 0.8 리터, 아이스 커피 0.5 리터, 아침과 점심 밥, 반찬 3종류, 빵, 수저와 젓가락, 계절용 방수방풍의, 여름용 모자 2개, 땀수건, 목수건 3개, 헤드렌턴과 예비 건전지, 가위, 칼, 압박붕대, 에어파스, 구급약, 디카 및 예비 건전지, 무전기 3대, 스틱 2개, 모발폰과 예비 건전지, 상세지도와 산행자료, 쓰레기 봉투 1개
버스에 두고 간 준비물 : 갈아 입을 옷 한 벌, 슬리퍼, 하산 후 먹을 삼겹살과 기타 야채 및 불판과 버너 등 일체
교통수단 : 40인승 대형버스 1대
신평고속관광 양기중 기사님
산행시간 : 5월 16일(금요일)
23:00 사당역 출발
23:35 복정역 출발
5월 17일(토요일)
01:20 영동고속도로 강릉 휴게소에서 약 45분간 휴식
03:12 삽당령 고개 도착 후 산행준비
03:20 삽당령 이정표 좌측 콘크리트 임도 (산행 들머리)
03:39 산죽밭
03:47 중계소
03:50 임도 및 이정표 (길주의-임도 가로질러 능선이 대간길)
03:58 862봉
04:02 방화선 시작점(길주의-방화선 따라 우측으로 대간길)
04:13 우측 산죽지대 및 좌측으로 벌목지대
04:36 들미재
04:48 방화선 끝나는 지점
04:58 978.8봉 및 삼각점
05:29 석두봉(995봉)
05:41 연속되는 산죽밭
06:12 960봉
06:27 989.1봉(길주의-좌측으로 90도 꺽어 진행이 대간길)
06:45 사거리 안부 지나 산죽 밭
06:58 1006봉
07:30 화란봉(1069.1봉) - 약 40분간 아침식사 및 단체 사진
08:10 화란봉에서 출발
08:20 너럭바위 및 바위 전망대 그리고 멋진 소나무들
08:56 닭목령(이정석 및 산신각, 우측에 장승있고 좌측으로 농산물 잡하장 및 민가)
09:11 좌측으로 고랭지 채소밭 및 산죽
09:33 맹때기 농장 정문(길주의-임도따라 우측으로 가다 농장 정문쪽에서 좌측 능선길이 대간길)
09:45 955.6봉 및 삼각점
10:04 농장후문
10:22 왕산제1쉼터(철제 벤취)
11:09 왕산제2쉼터
11:32 1210봉
11:52 통신탑
11:58 고루포기산(1238.3봉, 길주의-좌측 옥녀봉길 버리고 우측이 대간길)
12:08 제1쉼터 및 이정표(길주의-좌측 오목골 가는길 버리고 우측이 대간길)
12:18 대관령 전망대(길주의-좌측 버들골 하산길 버리고 우측이 대간길), 약 20분간 휴식
13:08 제2쉼터
13:22 횡계치(영동고속도로 대관령 터널 위로 지나는 지점)
13:34 철쭉군락지
13:47 바위 너덜구간(넓은 임도위에 바위길)
14:15 행운의 돌탑
14:26 능경봉(삼각점 및 헬기장 그리고 전망대)
15:02 산불감시초소 및 영천약수
15:04 임도 만나는 길(길주의-임도 가로질러 농로같은 길따라 진행이 대간길)
15:13 고속도로 준공 기념비
15:18 대관령 이정석
15:25 옛 대관령 휴게소 및 풍력발전기 (산행 날머리)
15:41 삼겹살 파티장 도착 후 늦은 점심
17:03 제27차 대관령에서 진고개까지 산행 들머리 확인
17:05 옛 대관령 상행 휴게소에서 잠시 휴식
17:39 평창 휴게소에서 잠시 휴식
19:30 용인 휴게소에서 잠시 휴식
20:30 사당동 도착 후 해산
초록의 마루금에 피어난 철늦은 철쭉터널을 즐기며 능경봉 넘어 한걸음 다가간 백두대간 완주란 단어
에필로그
어둠속에 반짝이는 삽당령 이정석에 추억 한장 남기고
산죽을 벗삼아 완만한 능선을 따라 유유자적 천하주유하는 산객이 되어
떠나는 마음을 상쾌한 새벽공기가 반겨준다.
이국적인 풍경화를 만들어 놓은 방화선을 따라
반딧불이 불꽃 놀이하듯 일렬로 늘어선 종주대의 행렬에 여명이 밝아오는 시간의 변화만큼
지나온 발자취가 거기에 묻힌다.
붉게 떠오르는 석두봉에서의 일출이 또한 밝은 하루를 열어주는
종주대의 가슴에 파고들고 운무에 가려진 깊은 골자기 위로 솟아 있는
아름다운 산군들이 한폭의 동양화를 그려놨구나.
꽃과 나비가 춤추는 등로따라 푸르게 푸르게 변해가는
세월의 흐름에 순응하며 내가 아닌 우리가 되어 꽃모양을 한 화란봉 정상에서 꽃에 취하고
곡차에 취해 예술가로 다시 태어나 본다.
그 옛날 동서를 이어준 닭목령에서 원기 보충하고
고랭지 채소밭으로 파랑게 변해 갈 붉게 물들은 밭을 지나며 인간과 자연의 조화로운 삶을 생각해 보고
자연을 오염시키지 않는다는 풍력발전기를 바라보며
다시 너무나 아름다운 우리의 산하를 만난다.
지나온 마루금과 올라야 할 능선이
한폭의 풍경화로 다가오는 고루포기 정상에서 겨울 심설 산행의 고통과
멋진 추억을 뒤살려 본다.
늘 동해안 가던길에 만났던 대관령을 바라보며
여행시 느끼지 못했던 그 중요성과 소중함을 가슴으로 느끼고 개인적으로
가장 고통스러웠던 능경봉에 올라 웃음으로
재회의 기쁨을 나눠 보기도 한다.
산나물과 야생화의 보고를 지나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했을 제왕산성을 바라보며 산행 들머리로 내려가니
이 세상 최고의 만찬장이 벌어져 있고 그 자리에서
하나되는 종주대의 마음을 읽는다.
너무나 곱게 피어난 등로의 야생화
산행후기
반복되는 일상을 벗어나 그리운 대간 종주대와 함께 비어있는 추억의 공간을 채우려 떠나는 시간, 저마다의 많은 사연과 이유를 가지고 오늘도 초록의 마름금을 향해 출발한다.오늘따라 유난히 피곤해 하는 버스 기사님과 잠을 �으며 세상사는 이야기 나누다 보니 날의 경계를 넘긴 초침은 새벽 2시를 향해 중단없는 흐름을 이어가고 강릉 휴게소에서의 마지막 달콤한 휴식을 뒤로하고 지난 회차 빨간모자를 보고 놀란 가슴 쓸어 내리던 삽당령에 도착한다.
산행 들머리를 밝혀주던 삽당령 이정석
아직 어둠이 지배하는 세상이지만 백두대간 들머리를 알리는 이정석은 어둠의 별빛속에서도 우리들 종주대를 향해 반짝이는 환한 웃음을 보내듯 반갑게 맞이해 주고 사진 한장 남기지 못한 산우님들 가슴에 잊혀지지 않을 어둠의 추억을 만들어 본다.복잡한 도심의 매캐한 공기와는 달리 시원하면서도 살갖을 파고드는 싸늘한 상쾌함을 맛보며 간단한 산행 준비 후 넓은 임도를 따라 산행을 시작하는 시간 새벽 3시 20분.
삽당령 고갯마루를 알리는 이정표들이 밤을 밝히고
길어진 계절의 흐름속에 우리들 종주대의 산행 시작 시간도 날로 앞당겨지고 있는 것이다.넓은 임도따라 오르다 곧바로 우측으로 나풀거리는 대간 띠지를 따라 능서길로 접어드니 상쾌한 새벽공기가 종주대의 가슴에 살포시 안기고 완만한 능선이 산행 초반의 몸풀기에 그만인 조건을 만들어 주고 있다.
숨이 가빠져 올쯤 허리까지 자란 파아란 산죽밭이 나타나고 보이지 않는 어둠속에서도 사람의 심성을 순하게 만들어 주는 초록의 산하가 피로를 덜어주듯 대간 종주대와 친구되어 감을 느낀다.어둠이 사라지고 날이 밝기까지 선두에서 속도 조절하며 길찾아 나선길, 온통 산죽으로 뒤덮힌 등로에서 잠시 휴식 취하며 껴입었던 자켓을 벗고 배낭 정리하며 하루의 무사 완주를 기원하는 시간, 뒤돌아 보니 헤드렌턴 불빛이 반딧불이 되어 또 하나의 새로운 장관을 연출해 내고 있다.
산죽밭을 걸으며 잠시 멈춰서서 배낭 정리하며 바라본 종주대의 헤드렌턴불빛이 반딧불이 모습으로 아름답고
약 30여분간 완만한 등로에 무수히 자란 산죽밭을 거닐다 보니 어느새 거대한 중계소가 등로를 가로막고 그 중계소 철조망에 자신의 존재를 알리는 수많은 띠지들의 환영을 받으며 잠시 내려가니 등로 왼쪽으로 따라오던 임도와 만나고 그곳에서 산행지도 펴놓고 길 찾으며 한숨 돌려 본다.
첫 임도에서 차량 차단막에 붙어 있던 산행 안내도
차량 동행을 저지하기 위한 철 가로막이 설치되어 있고 그곳을 우회하여 통과하니 다시 좌측 파아란 수풀쪽으로 희미한 등로 옆에 백두대간 이정표가 나타난다.그곳에서 등줄기에 땀방울 맺히도록 완만한 오르막을 쉼없이 오르니 862봉에 도착하지만 아직 세상을 보여줄 시간이 아닌듯 어둠이 주위를 감싸고 보여주질 않는다.
깨끗하게 잘 정비된 방화선이 또 다른 아름다움으로 다가오고
다시 등로따라 진행하니 들미골 가는 이정표가 백두대간 등로임을 재확인 시켜주고 그곳을 지나자 다시 나타나는 산죽이 사각거리며 종주대를 맞이해 준다.2년전 짙은 안개와 무성한 잡풀로 뒤덮혀 있던 방화선으로 인해 보이는 것 없이 온몸이 비에 젖듯이 축축히 젖여버린 기억을 뒤살리며 전진하니 지자체에서 정리한 것인지 깨끗하게 잘 정비된 방화선엔 보기에도 당당한 소나무 몇그루가 서 있어 옛날 그모습은 찾을길 없고 새로운 아름다운 등로로 변신해 있다.
방화선이 끝나고 능선으로 오르면 곧바로 나타나는 들미재의 이정표
서서히 어둠이 사라지며 여명이 밝아오니 그 모습이 또한 이국적인 풍경으로 마음에 담기고 한동안 진행하니 방화선 끝나는 지점에서 다시 능선을 오르니 대용수동 하산 갈림길 표시가 되어 있는 들미재에 안착한다.
들미재
농기구나 그릇 또는 가구의 무늬로 쓰이는 들미나무가 많아 붙여진 이름이 바로 들미재이다. 오른쪽으로는 대용수동 하산길이고 이쪽으로 내려가면 사시사철 마르지 않는 샘이 있으나 대간꾼들에게 조차 많이 알려지지 않은 샘인듯 하다.
고지대 특유의 늦은 계절을 실감시키는 철쭉꽃의 만개한 모습
잠시 사진 한장 남기고 다시 가던길 이어가니 978.8봉이 나타나고 이곳에서 후미 기다리며 잠시 물한모금 마셔본다.겨울동안 모진 심설 산행으로 단련시켜 그랬는지 선두와 후미의 간격도 크게 벌어지지 않고 예상했던 시간보다 모두 빠르게 진행하다 보니 생각보다 빨리 하산할 수 있으리란 믿음이 생기기 시작한다.
석두봉에서 바라 본 너무나 황홀한 일출 장면
머리에 매달았던 헤드렌턴을 모두 배낭에 넣고 이제 다시 잡목으로 이뤄진 등로를 타고 석두봉을 오르는 길에 우측 동녘 하늘에선 빨간 일출이 시작되고 마음 급한 종주대는 숨을 헐떡이며 석두봉으로 향한다.오르는 길에 살펴보니 이곳은 이제 막 자연 철쭉이 만개하면서 철쭉 터널을 만들어 놓고 대간 산행의 어려움을 철쭉을 바라보며 쉬어가라 손흔드는 듯 보인다.
석두봉 이정표가 나뭇가지에 매달려 있다
석두봉
석두봉은 강원도 오지중에서도 손꼽히는 오지에 위치한 탓으로 산악인들 사이에서도 잘 알려지지 않아 등산인들의 발길이 뜸하다. 그러다보니 등산로가 수풀에 둘러싸여 원시림을 헤쳐나가는 산행의 묘미를 만끽할 수 있다. 석두봉은 산이 깊어 물이 맑고 수량 또한 풍부하다.
기다리던 돌산, 석두봉 올라보면 하늘과 맞닿는 느낌이다. 석두봉 정상은 이름 그대로 두 쌍의 바위로 이루어져 있다. 동봉과 서봉으로 정상을 지키고 있는 바위에 올라서면 일대의 경관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으며 바위 사이로 자라는 철쭉들이 신기롭다.
석두봉에서 바라 본 대간 마루금의 모습
또한 참나무 노령목들이 여기저기 자라는 모습은 장관이며, 서쪽으로는 안반데기 동쪽으로는 왕산면 목계리가 한눈에 들어온다. 정상 바로 옆에 큰바위가 있는데 이곳에 오르면 상쾌한 느낌이다. 용수골을 내려다보며 큰소리로 메아리를 만들어 보는 것도 일미이다.
강릉 왕산의 가르쟁이 골짜기에 피어난 안개와 마루금들
새벽 5시 29분, 드디어 석두봉 정상에 올라 떠오르는 찬란한 일출을 간신히 디카에 담고 잠시 서성이며 사진 몇장 남긴 후 정상을 후미에게 양보하고 하산길로 내려선다.하산길 내려서다 왼쪽을 바라보니 2년전 운해에 숨어 보여주지 않던 산하가 여명을 받아 희미하게 그 장엄함을 드러내고 깊은 골짜기엔 엷은 안개가 드리워져 짙은 운해가 없어 아쉬운 마음을 달래주고 있다.
초록으로 변한 등로와 간간히 보이는 철쭉이 환상의 등로를 만들고
바위 하산길을 조심하며 내려오니 싱그러운 봄볕을 받아 푸르게 자라고 있는 잡목 사이로 눈의 피로를 풀어주는 파아란 양탄자가 등로에 깔려 있고 그 길을 밟고 좀 더 내려가니 대용수동 하산 갈림 이정표가 서 있는 헬기장에 도착한다.
이제부터 특별한 조망이나 전망도 없이 아주 유별난 산군도 없는 조금은 지루하다 생각되는 등로를 따라 진행하니 생각지도 못한 너무나 환상의 산죽이 반기고 등로 주변에 피어 있는 자연의 하얀 철쭉이 자꾸만 산객의 발길을 붙잡고 진행을 더디게 만든다.
등로를 완전히 점령해 버린 파아란 산죽 군락지
앙상하던 잡목엔 파아란 넓은 활엽수의 특유한 잎새가 자라나며 신록의 계절 5월을 더욱 싱그럽게 만들고 이름없이 자연에 순응하며 자라는 나무 한그루 풀한포기가 모여 얼마나 멋들어지고 아름다운 자연을 만들어 주는가를 알려주는 듯 하다.
인터넷을 찾아 오늘 처음 백두대간 산행에 참여하신 산우님과 함께하며 산행 이야기도 나누고 푸른 등로를 배경 삼아 사진도 찍으며 960봉과 989.1봉 그리고 1006봉등 끝없는 오르내림을 이어가자 벌써 시간은 6시 30여분을 지나고 눈 앞에 거대한 화란봉 오르막이 산객의 배고품을 유혹하며 발길을 자꾸만 주저 앉힌다.
가을이 되면 얼마나 또 아름다운 단풍을 만들까 혼자 채색을 해보기도 하고
선두에 연락하여 아침 식당 차리자 약속하고 그 된비알 오르니 다시 완만한 등로 저 완쪽 끝자락에 산우님들 목소리가 들리면서 화란봉 이정표가 반갑게 맞이해 준다.
화란봉
화란봉은 이름 그대로 꽃모양을 하고 있는 산으로 부채살처럼 펼쳐진 화관이 화란봉을 중심으로 겹겹이 에워싼 형상이다.산행기점인 벌마을에는 용수골이 있는데 이곳은 옛날에 이무기가 하늘로 오르다 힘이 부쳐 떨어진 곳이라 한다. 지금도 그때 자국이 용수골 너럭바위에 남아있다.
아침 식사 후 멋진 단체사진을 남긴 화란봉 정상
화란봉에선 닭목재가 한눈에 들어온다.화란봉 주위에는 기암괴석과 몇 아름 되는 노송들이 바위 틈새에서 우람하게 자라는 모습을 보면 마치 한 폭의 동양화를 연상하게 된다.
이 시간 7시 30분, 후미까지 모두 도착하여 천상천하의 가장 맛난 아침상을 차리고 휴식 취하며 화란봉 조망을 대신한 주위의 철쭉에 취해 단체 사진 한장 남겨 본다.반듯한 정상석 하나 없지만 나무판으로 나무사이에 끼워져 있던 정상 이정표를 이리저리 얾기며 다른 배경으로 화란봉에서의 추억을 만들어 보는 산우님들, 얼굴엔 모두 환한 웃음과 기쁜 표정들만이 가득하며 고요한 아침 산상을 깨우고 있다.
화란봉 가는 길에 만난 화사한 자연 철쭉이 반갑고
참으로 산행하기 좋은 날씨와 기온 그리고 무엇보다 마음이 맞고 즐거워 할줄 아는 산우님들과 함께 만들어 가는 종주대 이야기에 벌써 끝이 보이는 백두대간 완주의 기쁨과 아쉬움을 꺼내 보기도 한다.약 40여분간의 달콤한 휴식과 식사로 즐긴 후 다시 닭목령으로 내려가는 길, 너무나 아름다운 노송들이 바위틈에 자라며 산객을 유혹하고 다시 시간 개념도 없이 이곳에서 많은 시간 보내며 추억 쌓기에 여념이 없다.
삶이 고달픈 고목이지만 산객의 눈에는 아름다운 자연으로 비춰지고
언뜻 고목 사이로 보이는 고랭지 채소밭으로 이용되려는 깨끗하게 잘 정돈된 소기동과 소용수동 마을이 그림처럼 펼쳐져 있고 그곳을 빠져나와 조금 더 내려가니 저 멀리 옥녀봉과 피덕령 능선으로 2년전까지만 해도 보이지 않던 풍력 발전기 두대가 서 있고 그곳 역시 개간되어 벌거숭이 능선으로 변해있다.
소기동 마을의 고랭지 채소밭을 가꾸고 있는 전경
처음에는 깜짝 놀라 다시 한번 살펴보니 분명 새로운 능선 지도가 만들어 지고 있으며 닭목령이란 명칭까지 만들었던 옥녀봉 능선의 닭벼슬 모양도 많이 파괴되어 바라보는 이 작은 산객의 마음을 아프게 만들고 있다.
벌거숭이 옥녀봉에 새로생긴 풍력발전기와 그 넘어 희미한 발왕산도 보이고
이곳에서 바라 본 옥녀봉 능선이 몇년 전만 해도 닭벼슬 모양 그대로 남아 있었다는 기억이였지만 벌겋게 개간된 능선 하단부로 일부분만이 그 형체를 유지하고 있어 인간의 삶과 자연보호란 양립할 수 없는 현실을 다시 한번 뼈저리게 생각해 보는 시간이기도 하다.
그 옥녀봉 벌거숭이 사이로 저 멀리 발왕산이 가물거리고 그 사이에 피오오르는 아지랭이가 선명함을 가리고 있다.조만간 시간내어 발왕산에 오르자 마음 먹어보고 그곳에서 바라보는 화란봉은 어떤 모습일까 자못 궁금해 지는 순간이기도 하다.
닭목령 하산길도 푸르름의 연속이고
철쭉꽃과 곧게 자란 송림들 사이로 난 등로를 따라 내려오니 우리들 산객보다 더 크게 자란 싸리밭이 나타나고 그곳을 통과하자 조림한듯한 소나무 밭을 지나 얕으막한 고개하나를 넘자 잘 정돈된 묘 한기가 나타난다.
닭목령에 서 있는 파란 지붕의 농산물 창고와 그 옆으로 하산중인 종주대들
2년전 새로 단장한 이 묘도 세월이 지남에 따라 연륜을 쌓아가듯 단단하게 뿌리 내린 진디의 보호를 받으며 후손들의 정성을 느낄 수 있는 장소로 기억에 남겨 둔다.다시 작은 언덕같은 무명봉을 넘자 파아란 지붕이 보이는 닭목령 전경이 눈에 들어오고 절개된 좌측으로 새로 만들어 놓은 등로를 따라 415번 지방도로와 만나는 닭목령에 도착한다.
닭목령
닭목령 정상에 다가서면 "전국최고 감자채종포마을"이라는 입간판이 반겨주고 "마지막으로 남은 청정고랭지 채소마을"이라는 간판도 이곳의 특성을 한마디로 설명해준다.뿐만 아니라 호젓한 고산지 드라이브코스로도 국내 최고의 경지를 자랑한다. 성황당 옆에 세워진 백두대간 제24구간 등산로 안내판을 보면 닭목재를 출발, 고루포기산(해발 1,238m)을 거쳐 능경봉(해발 1,123m)에 오른 다음 대관령 휴게소에 닿기까지의 산행 코스가 그림으로 알기 쉽게 그려져 있고, 이 코스는 총 산행 거리가 12km이며 7시간이 소요된다고 기록되어 있다.
철쭉꽃으로 둘러쌓인 닭목령 이정석
왕산교에서 닭목재로 오르는 구간은 특히 가을철 단풍이 기막히다. 따라서 초여름 신록과 가을철 단풍 또한 제일이라 칭찬할 만하다.
그 밖에 이 길을 달리며 잠시 들러볼 만한 곳으로 왕산리 왕산조형 연구소다. 본래는 왕산초등학교 왕성분교였지만, 1993년 폐교되면서 그 자리에 왕산조형연구소가 들어섰다. 실내외로 수백점에 이르는 각종 조형물들이 들어서 이 길의 유일한 문화 사랑방 역할을 하고 있다고 이야기한다. 해마다 9, 10월이면 왕산 국제아트페스티벌이 열리기도 한다는 곳이다.
닭목령 이정표, 좌측 임도가 이어갈 대간길
닭목령 정상에서 남쪽으로 조금만 내려가면 오른쪽으로 고랭지 채소밭 천국인 안반덕과 고루포기, 피덕령, 용평리조트로 갈 수 있고, 횡계리로 나가 영동고속도로 횡계IC와 닿는다. 또, 오른쪽은 송천을 따라 노추산계곡, 정선 구절리역,아우라지로도 이어주면 산골오지의 신선함을 계속해서 즐길 수 있다.
거대한 닭목령 이정석이 화사한 꽃잎에 둘러쌓여 햇살에 반짝이고 그 좌측으로 두개의 장승이 굿굿히 서서 이 고갯마루를 지키고 있다.강릉 대기리와 왕산리를 이어주는 415번 지방도로에 내려서자 파아란 지붕을 하고 있는 농산물 창고가 있고 길 건너편에 농산물 간이 집하장과 산신각이 서 있다.식수는 농산물 창고쪽 수도에서 구할 수 있다고 들었지만 주인도 없고 수도 찾기도 힘들어 포기하고 산우님들 사진 찍어 드리기 바쁘다.
가을이 되면 파아란 고랭지 채소밭으로 채워질 밭
한동안 머물며 많은 사진과 추억을 남긴 후 따스한 봄볕과 곡주로 늘어지는 몸을 간신히 추스려 백두대간 등산 안내판쪽 임도를 따라 구릉를 오른다.가을에 왔을때 김장 채소로 풍요로움이 가득했던 고랭지 채소밭은 텅 비어 그 풍성한 가을 준비를 하고 있고 그 주위를 둘러싼 신록의 푸르름만이 등로 가득 메우고 있다.
맹때기 농장 넘어 955.6봉도 잡목 사이로 보이고
고랭지 채소밭 중간 지점엔 농가 주인이 심어 놓은듯한 두릅나무 재배지가 있고 신선한 두릅 새순이 세상 구경하듯 살포시 나와 있지만 그 유혹 뿌리치고 고랭지 채소밭이 끝나는 지점에서 우측 등로를 따라 산행을 이어간다.
몇그루의 아름드리 노송과 잡목들 그리고 그 사이에 화사하게 만개된 철쭉길을 오르자 다시 임도가 나타나고 몇미터 진행하자 고사목이 정문을 지키고 있는 맹때기 농장 들어가는 임도이다. 처음에는 이곳이 가축을 기르는 농장일 것이라 생각했는데 오늘 확인해 보니 고랭지 채소를 기르기 위한 넓은 채소밭을 만드는 광경이 눈에 들어 온다.
955.6봉에서 바라본 맹때기 농장 전경, 아마 고랭지 채소밭 같아 보이고
그 농장 정문에서 좌측으로 난 등로 따라 좌측의 우거진 숲과 우측의 맹때기 농장 사이의 등로를 따라 된비알 오르니 맹때기 농장이 발아래 펼쳐진 955.6봉이다.이곳에서 바라보니 지나온 화란봉이 보이고 맹때기 농장에선 거대한 고랭지 채소밭을 마무리하기 위한 포크래인 작업이 한창이다.
955.6봉에서 바라본 가야할 능경봉과 그 끝자락의 발왕산도 조망되고
한동안 머물며 후미 기다렸다 모두 보내고 제일 후미로 쳐져 제1왕산 쉼터까지 아름다운 등로를 디카에 담으며 세상 유람하듯 걸어 본다.우측으로 저 멀리 능경봉과 연결된 제왕산이 머리에 철탑을 이고 거대한 능선을 이루고 우측으로는 고랭지 채소밭으로 만들기 위해 벌겋게 발가벗은 벌거숭이 피덕령 개간지에 두대의 새로운 풍력 발전기가 서 있다.
955.6봉 지나 좌측으로 옥녀봉쪽 새로 생긴 풍력발전기도 보이고
이국적인 풍경으로 다가오는 동시에 인간과 자연의 조화로운 삶을 조명해 보는 시간이기도 하다.피덕령 자락 아래로는 키작은 새파란 침엽수 사이로 거대한 노송 몇그루가 하늘을 향해 치솟아 있고 중간에 고사목들이 자연 그대로 서 있어 또 다른 풍경을 만들어 주고 있다.
푸른 산하 앞에 한그루의 고사목이 외롭게 서 있고
피덕령 좌측으로 솟아 있는 고랭지 채소밭 위의 옥녀봉이 외롭게 그 광경을 내려다 보며 눈물짓는 모습으로 비쳐진다.한동안 넓은 등로를 따라 오르다 보니 좌측으로 작은 대간 등로길이 보이고 그곳으로 들어가 조금 더 진행하자 철재 벤취가 준비되어 있는 왕산 제1쉼터에 도착한다.
왕산 제1쉼터 이정표
이곳에서 웃음을 자아내는 농담과 조크로 어려움 날려 보내고 이정표를 배경으로 사진 한장씩 남긴 후 산죽밭과 철쭉꽃이 만개한 등로를 따라 무명봉을 넘어 왕산 제2쉼터에 도착하여 선두에 연락하니 선두는 이미 고루포기산에 안착해 있다는 소식이다.
철탑에서 바라본 지나온 마루금, 저 멀리 화란봉과 닭목령, 맹때기 농장과 왕산 제1쉼터로 이어지는 능선들
어짜피 일찍 하산한다 해도 함께 구워먹어야 할 삼겹살이 기다리고 있기에 기다리라 이야기해 놓고 구슬 땀방울 솟아내며 가파른 된비알 오르니 거대한 철탑이 서 있고 그곳에서 잠시 뒤돌아 서서 전망을 감상해 본다.등로 우측으로 지나온 화란봉에서 닭목령 그리고 맹때기 농장이 있는 955.6봉과 두어개의 무명봉이 그림처럼 풍경화를 만들고 있다.
산행중 만난 양떼들
이제 넓은 임도와 만나 그 임도따라 우측으로 오르며 작은 능선 하나를 넘자 주변 양 목장에서 빠져나온듯한 양떼 6마리가 등로 주변을 서성이며 야생으로 살아가는듯 먹이를 뜯고 있다.다가가 간신히 도망가는 뒷모습 디카에 담고 계속 진행하니 다시 거대한 철탑 하나가 등로 주변에 서 있고 여기에서도 다시 잠시 쉬며 지나온 마루금과 앞으로 가야 할 대간길을 조망해 본다.
올라야 할 능경봉과 그 넘어 대관령의 풍력 발전기도 보이고
우측으로 화란봉에서 이어진 능선과 좌측으로 앞으로 가야 할 능경봉과 대관령 휴게소의 풍력발전기 그리고 선자령과 대관령목장의 풍력발전소가 한눈에 전망된다.다음 구간 가야할 선자령과 푸른 초원의 대관령 목장을 머릿속에 그리며 개인적으로 가장 힘들게 올랐던 거대하게 솟아 있는 능경봉에 눈길이 멈추자 나도 모르게 온몸이 움칠함을 느낀다.
넓은 등로를 따라 안부를 지나자 다시 우측으로 대간 능선길이 보이고 그곳에서 반대로 내려오는 등산객 몇분과 인사 나눈 후 빠르게 치고 오르자 고루포기산 정상이다.
고루포기 정상을 알리는 이정표
고루포기산(12342봉)
높이 1,232 m로 태백산맥의 지맥인 해안 산맥에 딸린 산이다.북서쪽의 빗면은 한때 대관령 스키장이 있었던 곳이다. 부근의 횡계리 일대는 평탄면을 이룬다. 서쪽에는 남한강의 지류인 송천이 감입곡류를 이루면서 남쪽으로 흘러 하안단구를 이룬다. 북동쪽 빗면으로 흐르는 수계는 왕산면 왕산리에서 강릉 남대천의 지류로 흘러든다.
고루포기산은 1238m로 강원도 강릉시 왕산면과 평창군 도암면의 경계를 이루는 산으로, 마주보고 있는 발왕산,주변의 제왕산, 능경봉의 명성에 가려 찾는 이들이 많지 않았던 산이다.
백두대간 상에 솟아 있는 산으로 울창한 숲과 초원지대와 야생화가 조화를 이루고 있어 환상적인 산행 정취를 느낄 수 있다.
고루포기산 오르는 마지막 오름길
정상에 오르면 기막힌 조망이 펼쳐진다.동쪽 발아래는 왕산리 계곡이 펼쳐지고 그 뒤 멀리 강릉시와 동해 바다의 푸른 물결이 한눈에 들어오며, 북쪽으로는 초록빛 카페트를 깔아 놓은 듯한 대관령 초원지대가 펼쳐져 있다.
횡계 동쪽에 봉긋하게 솟아 있는 능경봉은 횡계리 주민들이 여는 대관령 눈꽃축제의 등반대회 대상지로 종종 애용되는 산봉이다. 대개 능경봉에서 고루포기산까지 이어서 눈꽃축제를 하며, 평소 산행도 그렇게 산봉을 연결해서한다.
과거 횡계 사람들은 겨울이면 집끼리 서로 새끼줄을 연결해 두었다. 눈이 처마까지 쌓이는 날이 종종 있어서, 그런 때면 양쪽 집 사람이 잡고 빙빙 돌려서 눈굴을 뚫어 길을 삼았다는 것이다. 이렇듯 눈 많은 동네인 횡계의 능경봉은 눈맛보기 산행으로는 최고의 대상지라 할만하다.
횡계는 유달리 많은 강설량으로 한국 최고의 스키장 용평스키장을 탄생시켰고, 요즈음은 눈꽃 축제도 열어 많은 관광객들을 불러 모으고 있다.
철쭉과 야생화 천국이였던 등로
여기에서 다시 후미까지 모두 한자리에 모여 잠시 얼굴 본 후 대관령 전망대로 이동하여 휴식 취한 후 마지막 하산하기로 한다.각자 사진 몇장 남기고 사방 조망하면서 달라진 정상의 표정을 디카에 담은 후 좌측 옥녀봉 하산길을 버리고 우측의 초록으로 변해버린 등로 따라 철쭉꽃과 이야기하며 등로 주변에 수없이 피어 있는 야생화도 찍어 본다.
제1쉼터 지나 대관령 전망대 가는 길에 만난 야생화 지역
제1쉼터인 오목골 하산 이정표를 지나자 더욱 많이 피어 있는 야생화가 백두대간 산행인지 야생화 꽃 구경 산행인지 분간하기 힘들게 만들고 작은 돌탑 지나 조금 더 진행하자 대관령 전망대이다.이곳에서 배낭속에 남겨 놓은 모든 간식거리 꺼내 배낭 비우며 후미를 먼저 보내고 선두가 후미로 진행하기로 한다.
대관령 전망대에서 바라본 왕산골과 화악골 그리고 대관령에서 부터 이어진 선자령과 목장의 풍력 발전기들
약 20여분 휴식 취한 후 가파른 하산길을 따라 조심스럽게 내려간다.역시 삼겹살 파티가 가져다 주는 함께 하산하는 즐거움이 있는 조편성인 것 같아 개인적으로는 무척 반갑고 안심되는 산행인 것이다.과거 오르며 고달펐던 생각에 무척 긴장하며 진행하니 왕산골 하산 이정표가 있는 제2쉼터에 도착하고 잠시 물 한모금 마신 후 새로 뚫린 영동고속도로 제1터널 위 횡계치를 넘어간다.
횡계치를 넘으며 우측으로 바라본 새로운 영동고속도로와 대관령 제3터널
좌측으로 보이던 영동고속도로는 잡목에 가려지고 우측으로 대관령 제3터널의 모습이 푸른 잎새 사이로 조금 보이길래 줌으로 당겨 찍어 본다.여기에서 부터 철쭉군락지까지 터널을 이루는 철쭉에 취해 산우님들 사진 찍으며 급할 것 없는 산행을 이어가 본다.
행운의 돌탑과 안내판
생각보다 빠르게 진행했으면서도 순조로웠던 산행, 많은 겁을 주었기에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해서 그런지 마지막 오르는 능경봉도 이제 가시거리에 들어오고 웃음 잃지 않게 마지막 휘날레를 잘 장식한다.행운의 돌탑 1.5 Km 남았다는 이정표에서 마지막 남아 있던 식수 나누고 너덜과 된비알 오르막 오르니 아직도 완성되지 않은 행운의 돌탑이 나타나고 추억 한장 남긴 후 이제 정말 마지막 바위 너덜길을 타고 오르자 능경봉 정상이다.이 시간 14시 26분.
능경봉에서의 단체 사진
능경봉(1123.2봉)
대관령 남쪽 산맥 중 제일 높은 봉우리라 하여 이름 붙여졌으며 제왕산의 모산이다. 대관령 줄기의 다른 산에 비해 산행거리가 비교적 짧고 대관령 주변 의 아름다운 풍경을 수시로 볼 수 있어 각광받는 등산로이다.이 봉으로 가는 길은 대관령에서 출발하는 짧은 등산로와 닭목재에서 가는 긴 등산로가 있다. 특히 대관령에서 출발하는 등산로는 산행거리가 짧아서 가족 단위 등산로로 안성맞춤이다.
능경봉 정상석
강릉시내에서 삽당령 쪽으로 가다 보면 오봉저수지를 만난다. 저수지를 돌아 교량을 건너면 갈림길이 나오는데 이곳에서 오른쪽 길을 잡아야 한다. 이 길이 왕산면 왕산리로 들어가는 9번 군도이다. 군도를 따라 고개를 넘어가면 왕산면 대기2리, 이 마을은 풍수지리에서 말하는 금계포란형의 '닭의 목'에 해당하는 곳이라 하여 '닭목'이라 하고 마을로 넘어가는 고개를 '닭목재'라 부른다.
능경봉 등산 안내도
대관령에는 고갯길을 낸 죄로 두 번씩이나 죽임을 당한 고형산이란 사람의 일화가 전해져 온다. 본래 대관령 고갯길은 오솔길이었는데 조선 중종 때 고형산이란 사람이 사재를 들여 수개월에 걸쳐 우마차가 다닐 수 있도록 넓혀 놓아 한양과 강릉 간의 교통이 편리해지자병자호란 때 청나라의 군대가 주문진으로 상륙, 그가 넓힌 대관령 길을 통해 쉽게 한양을 침범하였고 이에 노한 인조가 고형산의 묘를 파헤쳤다는 것이다.
대관령에서 시작하는 산행은 대관령 남쪽 휴게소(횡계에서 내려오면서 오른쪽)에서 시작된다. 산길은 비교적 순탄한데 정상이 가까워지면 능선이 급경사를 이루어 오르막 길에는 로프가 설치되어 있다. 정상까지는 약 1.8km,1시간이 걸린다.
능경봉에서 하산길을 바라보며
산 정상에 서면 대관령의 광활한 초원과 강릉의 맑은 동해바다, 백두대간의 웅장한 산세와 마주할 수 있다. 코스를 어디로 잡느냐에 따라 3시간 30분~5시간이 걸린다. 하산은 시작한 곳으로 되돌아가는 산행이 편리하다. 대관령까지는 강릉시에서 평창군 대관령면 횡계리까지 수시로 운행하는 시외버스를 이용하면 된다.
선두 그룹에게 먼저 일찍 하산하라 이야기했지만 모두 남아 계시기에 단체 사진 한장 다시 남기고 여유롭게 쉬면서 이제 마지막 하산길을 생각해 본다.매우 가파른 급경사길이였기에 조심 시키며 한동안 쉬였다 하산길로 접어드니 곧바로 헬기장이 나타나고 그곳을 빠져 내려가니 급경사 하산길을 막고 새로운 완만한 등로를 만들어 놓았다.
능경봉 하산길은 야생화와 산나물 보고인듯
지자체의 수고에 감사 드리며 이제 사방에 널려 있는 산나물과 야생화의 보고를 따라 한동안 내려오니 허가받은 많은 사람들이 산나물 채취에 열중하는 모습이 들어온다.푸르름만이 가득한 능경봉 하산길, 서쪽으로 기울기 시작한 햇살이 비추며 더욱 깊어가는 능경봉 자락의 푸르름을 푸르게 만들고 있다.
임도를 내려오며 뒤돌아 본 능경봉 원경
많은 야생화를 사진으로 남기며 산불감시초소로 내려오니 오후 3시를 넘기고 있고 많은 종주대들이 수도꼭지 두개에 얼굴 파묻고 굳어버린 소금기 떼내기 바쁘다.이곳에서 잠시 먼 역사의 한 장면을 회상하며 산우님들과 함께 넓은 임도를 가로질러 고속도로준공기념탑으로 향한다.
고속도로 준공 기념비
하산하며 바라본 능경봉이 이쪽에서는 나즈막한 능선으로 가슴에 남으며 다음을 기약한다.많은 산우님들이 이 고속도로준공기념탑에서 좌측 대관령 휴게소로 하산하는 것을 막고 직진하여 오늘의 산행 날머리인 대관령 이정석에서 마지막 아쉬운 작별을 고한다.
대관령 이정석에서 미니 단체 사진
대관령
해발고도 832m. 고개의 총연장이 13km나 되며, 고개의 굽이가 99개소에 이른다고 한다. 서울과 영동을 잇는 태백산맥의 관문이며, 영동고속도로가 통과한다. 대관령을 경계로 동쪽은 남대천이 강릉을 지나 동해로 흐르며, 서쪽은 남한강의 지류인 송천이 된다.
이 일대는 황병산, 선자령, 발왕산 등에 둘러싸인 분지로, 고위평탄면 지형을 이룬다. 기후는 한랭 다우지역으로 한국에서 가장 먼저 서리가 내리는 지역이다. 특히 겨울에 눈이 많이 내려 스키장이 들어서기에 좋은 조건이다. 연평균 기온은 6.1 ℃, 연강수량은 1,450mm이다. 고랭지 채소 및 씨감자의 주산지이며 목축업이 발달해 있다.
대관령 휴게소와 풍력 발전기
대관령에는 고갯길을 낸 죄로 두 번씩이나 죽임을 당한 고형산이란 사람의 일화가 전해져 온다. 본래 대관령 고갯길은 오솔길이었는데 조선 중종 때 고형산이란 사람이 사재를 들여 수개월에 걸쳐 우마차가 다닐 수 있도록 넓혀 놓아 한양과 강릉 간의 교통이 편리해지자 병자호란 때 청나라의 군대가 주문진으로 상륙, 그가 넓힌 대관령 길을 통해 쉽게 한양을 침범하였고 이에 노한 인조가 고형산의 묘를 파헤쳤다는 것이다.
산행 후 계곡에서 구워 먹는 최고의 삼겹살 파티
길고도 길었던 산행 길이이였지만 모두가 아주 빠르게 무탈히 완주함을 감사 드리며 강릉쪽 도로변 시냇가에서 준비한 삼겹살로 파티를 나누니 이세상 모두가 우리들 백두대간 종주대의 것이 되였다.많은 이야기 나누며 허기 달래고 깨끗히 뒷처리까지 한 다음 다시 서울로 돌아오는 길에도 도로의 정체없이 하루를 깔끔히 마감한다.
삼겹살 파티를 열었던 계곡의 작은 폭포
선두에서 시갖 조절하며 잘 리딩해 주신 이철주님께 감사한 마음 전하며 후미에서 산우님들 모시고 무사 완주를 도와준 설총님과 인연님께 진심으로 고마운 마음 전합니다.처음 백두대간 산행에 참여하신 조순섭님도 즐거운 시간이였으리라 믿으며 다음 구간에서도 뵐 수 있기를 바래 봅니다.
다음 구간 선자령 가는 산행 들머리
돌아오는 길 음료수 나눠주신 나마스테님께 감사 드리며 산바람 친구님의 총무대행 수고에도 고마운 마음 담아 드림니다.무엇보다 무사히 제26구간 웃으면서 완주하신 20인의 백두대간 종주대 여러분의 투혼에 고개숙여 감사한 마음 전하며 축하의 인사를 드림니다.몸 잘 챙기시고 다음 대관령의 푸른 초원에서 다시 만나 뵐 것을 약속해 봅니다.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감사합니다.
백두대간 산행대장 칠갑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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