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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 후기/강원도 산

KBS 무한지대 큐팀과 함께 한 태백산 눈꽃 산행 후기

by 칠갑산 사랑 2007. 12.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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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일자 : 2007년 12월 28일(금요일)과 29일(토요일), 무박2일

산행지 : 강원도 태백시의 태백산

산행인원 : 총 34명(3450온누리 산악회 회원 29명, KBS 무한지대 큐 담당 PD 2명, 사진작가 동호회 3명)

산행코스 : 유일사 매표소-유도사 산장-유일사 쉼터-태백산 장군봉-천제단-단종비각-용정-망경사-반재-삼거리-당골계곡-석탄박물관-당골매표소-농원 한우 갈비집-용연동굴-산행종료

산행시간 : 널널하게 5시간 30분

 

 

태백이란 동화나라의 설화와 사랑에 빠진 3450온누리 산우님들의 사랑 드라마 촬영을 마치고

 

 

에필로그

 

산행에서 얻어지는 색다른 경험과 교류를 만들어 가면서 

전혀 기대하지 못했던 소중한 경험이 더해졌던 전국 방송과의 태백산 눈꽃 산행,

산악인으로서 너무 짧은 산행과 처음 계획대로 진행하지 못한 아쉬움도 있었던 산행이였지만 

그 아쉬움을 상쇠하고 남을만한 환상의 동화나라 설국에서의 하룻밤 풋사랑이

너무 강렬했기에 아직도 그 사랑의 열병을 앓고 있다.

 

민족 영산중의 영산이며

백두대간 줄기의 중심부에 위치하여 이백을 만들어 놓은 태백산, 

장엄한 산줄기 만큼이나 생명의 근원인 물을 솟구쳐 서남으로 기름진 평야를 만들어 내는

삶의 발원지인 태백에서 설화를 만나 우리도 하늘이 되고 땅이 되였다.

 

하늘에서 내려주는 하얀 눈을 조금이라도 빨리 선물 받으려

장군봉에 이르는 최단 코스인 유일사를 타고 오르던 설원에서 만난 동화의 나라 설국의 신비스런 솜사탕과 상고대는

세파에 찌들어가는 우리들 고단한 삶을 순백으로 바꿔 놓으며 잠시나마 순수한 동심으로 돌려 보냈다.

 

칼바람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떠나가는 2007년의 무사 산행에 대한 감사하는 마음과 

다가오는 2008년도에도 안전 산행을 하늘에 빌며 올린 천제단에서의 제에 소박한 온누리 소망을 담아

그 뜻을 하늘에 전해 본다.

 

다만 눈부시게 떠 오르는

장엄하고 경건한 일출을 태백산 정상에서 보지 못한

아쉬움이 너무 커 다음을 기약도 해 본다.

 

역사 속 비운의 제왕으로 기록된 단종의 아픈 역사를 뒤돌아 보며

하늘 아래 가장 높은 샘물인 용정에서 얼어 붙어 맛보지 못한 약수의 그리움을 달래고

산객의 안식처가 되어 주는 조그만 산사인 망경사에서

배고푼 추억을 만들어 보기도 한다.

 

하산길에 잊혀져 가는 동심으로 돌아가 눈썰매 타며

어린 아이가 되어 마냥 개구장이 놀이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촬영이란 낯설지 않은 단어가

자꾸 추운 날씨 만큼이나 가슴을 움츠러 들게 만듦도 알게 되였다.

 

추위 녹이며 청정 지역에서 자란 우리나라의 명물 한우고기로

보는 즐거움 후의 빈 공간을 먹는 즐거움으로 채우고 지상에서의 설국에 버금가는

지하 동굴에서 자연의 신비함을 체험도 해 본다.

 

길었지만 짧았던 하루의 많은 이야기를 정리하며

함께했던 산우님들 한분 한분을 떠올리는 시간과 KBS 제2TV 무한지대 큐에서

2007년 마지막날인 12월 31일 오후 6시부터 6시 10분까지 10분간 방영될

방송은 어떤 모습일까 기대하며

 

태백산 눈꽃 산행을 정리해 본다.  

 

환상의 설국에서 만난 설화와 상고대

 

산행후기

 

개인적으로 너무나 바쁜 연말, 잠시 짬을 내 성탄절날 관악산을 다녀와 저녁에 쉬고 있는데 갑자기 한통화의 전화를 받는다.

KBS 무한지대 큐팀인데 백두대간 송년 태백산 눈꽃 산행을 기획하고 있으며 인터넷에서 찾은 3450온누리 백두대간 팀도 그 많은 섭외팀중 한팀이란다.

처음에는 내 개인적인 바쁜 일정 때문에 별 관심없이 지나쳤는데 잠시 시간이 지난 후 욕심이 생겼다.

다시 전화하여 어떻게 진행하며 언제 몇분동안 방송되는지를 세심하게 확인한 후 산안개 총대장님과 풍운 카페지기님에게 전화로 알리고 급하게 임시 산행 공지를 올리기로 결정한다.

 

 

KBS 무한지대 큐 프로그램을 제작하기 위해 3450온누리 산우님들과 합류한 PD들

 

공영 방송과 함께 산행하는 모습을 촬영하고 방영한다기에 3450온누리 산악회를 전국에 알리고 싶다는 처음 욕심과는 달리 시간이 너무 촉박하고 또한 방송국에서 요구하는 최소 산행 참여 인원 10 - 15명의 산우님들을 참여시킬 수 있을까 걱정도 앞선다.

하루에도 몇번씩 방송 작가와 전화로 촬영 취지와 3450온누리 산악회 산우님들의 협조 사항등을 체크하며 너무나 바쁜 일정과 개인 일 때문에 어려움이 가중되어 중도에 포기하려는 마음도 있었지만 시작을 했으니 마무리는 해야 된다는 신념으로 준비해 본다.

 

눈 덮힌 태백산 천재단의 외부 모습

 

다행이 버스도 빨리 섭외되고 또 산행날에 눈까지 내린다는 예보에 쉽지 않은 산행이겠지만 즐거움은 느낄 수 있는 시간이란 걸 예감으로 느껴 본다. 

생각보다 많은 산우님들의 관심과 참여 그리고 전폭적인 운영자님들의 도움으로 생각보다 큰 어려움 없이 새로운 경험을 위해 눈 덮힌 태백으로 달려 간다.

가는 도중 고속도로상의 여주 휴게소와 유일사 매표소 바로 전 산모퉁이 간이 휴게소에서 잠시 휴식 취하고 산행의 경험이 없는 PD분 등산복도 여분으로 가져온 산우님들의 도움으로 갈아 입히고 유일사 매표소에 도착하니 벌써 몇대의 관광 버스가 도착되어 있고 많은 등산 인파가 추워지는 날씨에도 불구하고 서성이고 있다. 

 

유일사 매표소에 내려 산행 준비에 바쁜 3450온누리 산우님들

 

이 시간 정확히 새벽 5시를 막 넘기고 있다. 산행 준비 후 스트레칭으로 몸풀며 인원 파악하고 들머리로 들어서니 벌써 매표소 직원들이 출근하여 이른 새벽부터 인원 파악에 분주하고 넓은 임도를 따라 들머리 들어서니 5시 40여분을 가리키고 있다.

오르자 마자 임도는 이미 빙판길로 변해 있고 잠시 오르다 모두 준비한 아이젠과 체인젠으로 완벽한 겨울 산행 복장으로 하루의 즐거움을 기대해 본다.

 

이러한 환상의 설화를 기대하며 항상 산행을 시작해 본다

 

오늘도 선두에는 사하라대장님과 볼켄 운영총무님이 리딩하시고 산안개 총대장님이 중간에서 그리고 나 칠갑산은 마지막 후미에서 산우님들과 급하지 않은 오르막을 올라 본다.

다만 오늘도 무거운 짊 나눠지고 오르는 산바람님과 설총님의 배낭 무게가 약간은 걱정이 되지만 잘 참아주며 오르리란 믿음으로 눈덮힌 민족의 영산 태백산과의 하룻밤 풋사랑은 그렇게 시작되였다.

 

 

 

모든 산우님들이 설원에서 빌었던 소원이 이뤄지길 바라며

 

날씨가 흐리고 기온이 낮아 온누리 산우님들에게는 산행하기 좋은 조건이라 생각되였지만 등산에 무지한 PD분들과 사진 동호회 작가들의 부실한 산행 준비가 내내 마음을 불편하게 만드는 것 또한 사실이다.

버스에서 내리자 마자 시작된 촬영과 인터뷰는 땀흘리며 오르는 등산길에서도 계속 이어지고 어느새 이정표를 보니 들머리에서 약 1.1 Km 올라 온 거리에 서 있다.

촬영을 위한 설정이라 해도 인터뷰는 기분 좋게 만드는 마법사인양 모든 산우님들 적극적으로 동참해 주시고 준비한 백두대간용 지도를 보며 연출의 묘미를 한껏 맛본다.

 

약간의 연출이 있긴 했지만 지도를 펴 놓고 많은 대화를 하며 촬영했던 이정표

 

다시 등로에 수북히 쌓여 있는 눈밭을 걸으니 선두에서의 기다리며 느껴지는 추위와 어려움이 계속 무전기를 타고 전해지고 조금씩이라도 속도를 조절하며 체온 유지에 유의를 당부 드려 본다.

많은 경험이 있는 사하라 선등대장님이시기에 참으로 편하게 전체를 조율해 주시는 마음에서 개인적인 감사의 마음을 전하며 조금 빠르게 뛰따라 본다.

 

어둠속에서도 너무나 아름답게 피어난 상고대, 그물 모양이 더욱 선명하다 

 

아직도 어둠속에 보여지는 것이 없지만 조용히 내려 앉아 있는 흰백색의 눈 세계가 서서히 시야에 들어오기 시작하고 동화에서나 볼 수 있을 환상의 설화에 대한 기대감이 부풀어 오른다.

다만 한가지 아쉬움이 있다면 내리는 눈과 흐려진 날씨속에 기대했던 일출이 사라지고 환상의 조망도 흩뿌리는 눈발속에 숨어 버릴 것이라는 사실이다.

다시 발길에 힘을 주며 더 오르자 유일사 쉼터에 온누리 산우님들이 모두 모여 있고 갑자기 큰 함성이 들린다.

알고 보니 일찍 올라 기다리던 선두팀이 어렵게 뛰따라 올라오는 후미팀에게 보내는 응원 및 성원의 가슴 벅찬 소리였던 것이다.

 

유일사 쉼터 지나 어둠속에 몸매 자랑하던 주목  

 

개인적으로 유일사를 보고 싶었지만 어둠과 고요속에 아직 잠들어 있는 산사를 깨우기 미안해 그냥 지나치기로 한다.

여기에서 잠시 거세지는 바람 피해 머물며 안전 산행에 대한 의견 나누고 어둠속에 숨어 있는 비경 찾아 약간 흥분되는 가슴 진정시키며 서서히 고도를 높여 본다.

 

목책에 매달려 있는 로프에 의지하며 힘겹게 오르고 있는 사진 작가들 

 

6시 30여분이 지나면서 부터 양쪽에 세워진 목책과 로프가 보이기 시작하고 발길 붙잡는 환상의 상고대 및 설화가 온세상의 부러움 받으며 폼으로도 당당하게 산객들을 맞아 준다.

어느 장소 어느 배경으로 찍어도 모두 최고의 사진과 추억으로 남을만큼 풍성한 적설량과 주목나무와의 신비로운 조화에 모두 경외로움만 토해내고 있다.

 

 

환상이란 단어 이외에 무엇이 더 필요할까

 

사슴 뿔을 닮았다 생각하면 그물 형상의 기기묘묘한 설화가 나타나고 이것이 전부라고 생각하면 다시 바람에 시달리며 인고의 시간을 이겨낸 후 만들어 낸 환상의 상고대가 멋들어진 배경을 만들어 주고 있다.

왜 산우님들이 눈 내린 겨울 산행을 찾게 하는지에 대한 해답을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다.

 

주목과 설화 그리고 하늘의 선물 눈 

 

그런 와중에도 방송을 위한 촬영과 작품으로 남길 사진 찍는 필름 돌아가는 소리 커지고 그 예술을 만들어 가는 중심에 서 보겠다는 산우님들의 열정 또한 정비례하여 커져만 가고 있다.

잠시 철망으로 보호되는 주목 앞에서 다양한 포즈로 어둠 헤치며 한장의 추억 만들고 백두대간 능선길에 잠시 휴식 취하며 좀 더 아름다운 영상을 담기 위한 다양한 주문들을 솟아내고 협조하며 밝아오는 세상 만큼이나 맑은 영혼들이 새벽을 열고 있다.

 

모질고 거친 칼바람을 이기고 서 있기에 더욱 아름다운 상고대를 선사하는 고목나무 

 

어짜피 일출이 어렵다고 판단되기에 급할 것도 없이 여유자적 세월을 낚는 강태공의 모습으로 이 순간에만 만들어지고 볼 수 있는 환상의 비경속에 동화나라의 왕자와 왕비가 되어 보기도 한다.

약 50여분 동안, 세상과 유리되고 오직 한 계절 겨울에서 태어나 겨울에서 자라고 겨울에서 살아가는 산사람이 되어 온통 순백색의 태백을 음미하고 가슴으로 느끼는 시간이 되였다.

 

산신제를 지낸 장군봉 장군단의 외벽 모습, 또 다른 아름다운 상고대 

 

언제 어떻게 올랐는지도 모르게 태백산 정상 장군봉에 도착하니 몇몇 다른 산악회 산우님들이 장군단에 간소하게 차린 제상을 놓고 제를 지내는 모습이 들어오고 우리 3450온누리 산우님들도 그곳에 동참하여 산신제를 지내기 위한 준비를 하고 계신다.

분명 천제단에서 산신제를 지내기로 약속했기에 그곳으로 가자 독려했지만 이미 벌려 놓은 상을 바꾸기가 힘들 것 같아 그냥 제를 올리기로 하고 중요한 산우님이신 볼켄 운영 총무님과 석불산대장님을 찾았지만 이미 천제단으로 이동을 하신 후였다.

 

 정성스럽게 산신제도 지내고

 

개인적으로 너무 난감하고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있으니 더욱 거세지는 태백산 칼바람과 낮아지는 기온에 돌단 옆으로 몸을 숨긴 산우님들 표정에 동요의 빛이 보이고 대열이 흩어짐을 발견한다.

천제단으로 가 두분과 그곳에서 기다리고 있을 산우님들 모시고 와 함께 지내려는 계획을 포기하고 동결되는 손끝을 어루만지며 간신히 제를 지낼 제단을 준비하고 음식을 올려 놓은 다음 잠시 촬영이 끝날 때까지 기다려 본다.

 

바람에 음식의 위치도 바뀌고 촛불도 모두 꺼졌으며 따라 놓은 막걸리가 곧바로 얼어 버렸던 산신제 

 

얼마나 바람이 세게 불던지 촛대에 붙여 놓은 불은 금새 꺼지고 바람 한번 지나가면 정렬된 음식이 뒤바뀌며 촛대가 날아가는 어려운 상황이다.

제를 올리며 따라 놓은 막걸리 잔을 내려 놓으면 금새 살얼음이 얼어 얼음 막걸리가 되어가는 극한의 상황, 간신히 많은 부분 생략하고 간소하게 제를 지낸 후 음복하고 단체 사진 몇장과 촬영으로 참기 힘든 고통의 추위를 벗어나 본다.

 

그저 서 있는 곳이 모두 멋진 배경으로 변하고 

 

그저 좋은 직업에 선망되는 사람들이라 생각 되였던 PD란 직업을 직접 대하면서 깨져 버리는 환상이 하나 더 늘어 감에 나이들어 가는 서글품도 느껴 본다.

다시 극한의 고통으로 부터 벗어나자 지금까지 보다 더욱 선명하고 깨끗한 상고대와 설화가 고생한 산우님들 한분 한분 따뜻한 손길로 어루 만지듯 마음을 녹여 주고 그 비단길 같은 눈밭에 몸을 내맡기며 자연에 순응해 본다.

 

 

산신제 지낸 후 장군잔에서의 단체 사진

 

아침 8시 40여분, 드디어 천재단에 도착하여 쏱아지는 선두팀의 따가운 눈길 뒤로하고 다시 몇 컷의 촬영과 단체 사진으로 태백산과의 사랑도 더욱 더 뜨거워져만 가고 있다.

너무나 뜨거워진 사랑과는 반대로 그 사랑을 질투하는 태백의 칼바람을 피해 원래 계획인 부쇠봉을 생략하고 곧바로 용정으로 이동한다.

 

천제단에서 단종비각으로 내려가는 하산길 

 

용정으로 내려가는 넓은 등로에도 막 시집가는 새색시가 입고 있던 하얀 면사포보다 더욱 흰백색으로 치장한 비단길이 사랑하는 산객들을 맞이해 주고 그 순백색의 세상에서 검게 변해 버린 내 마음도 조금이나마 씻어 보려 노력해 본다.

겨울 산행에 적합하지 않은 복장으로 올라 온 많은 젊은 등산객들을 바라보며 젊은 시절 나의 모습을 반추하며 잠시 지나온 세월을 거슬러 올라도 본다.

 

우리들의 영원한 아마추어 사진 작가 기분존날님 

 

오늘 다른 산우님들 사진 찍어 주기 위해 무척 고생하고 있는 기분존날님의 멋진 모습을 두어장의 사진에 담아 드리고 조금 더 내려가니 역사의 비운이 전해지는 단종비각이 서 있고 잠시 그 시절 그 역사속으로 몸을 던져 한시대의 큰 역사를 토해 보기도 한다.

어린 단종의 마음이 얼마나 춥고 힘들었을까를 오늘 이 시간 태백산에 불고 있는 칼바람을 맞으며 잠시 숙연해 지는 자신을 뒤돌아 보기도 해 본다.

 

하늘 아래 가장 높은 샘물이란 용정, 물 맛을 볼 수 없어 아쉬움이 남는다 

 

다시 발길 옮기자 우리나라에서 제일 높은 곳에서 솟아오르며 마르지 않는다는 용정수가 나타나고 그곳의 약수를 맛보려 했지만 칼바람의 심술로 얼어 붙은 모습만 가슴에 새겨 본다.

아침 밥을 먹으려 했던 망경사에 들려 잠시 휴식 취하지만 너무나 강렬했던 태백의 칼바람과 추위에 배낭을 여는 것조차 힘들어 하는 산우님들 바라보며 고사 지낸 떡 몇 조각과 준비한 간식과 음료 및 알콜로 아침 끼니를 대신해 본다.

 

 

망경사에서의 단체 사진

 

나 자신도 따뜻하게 준비한 아침 밥과 간식을 모두 있는 그대로 보관하고 단체 사진 한장으로 갈무리 한 다음 이제부터 자유롭게 하산을 시작해 본다.

9시 20여분, 유일사 갈림길 이정표에 도착하고 이곳에서 어릴적 동심으로 돌아가 보는 눈썰매를 타 본다.

몇 몇 산우님들이 준비한 비닐 포대로 신나는 썰매를 타고 내려오기를 반복하고 그 모습을 촬영하고 사진으로 남기기 위한 사진 작가들의 손놀림도 빨라지고 있다.

 

낙하산으로 하강하는 모습으로 눈썰매를 즐기고 옆에서는 사진작가들의 손놀림이 바빴던 시간 

 

모든 산우님들이 아주 점잖은 모습으로 눈썰매를 타고 있기에 시골에서 아주 와일드하게 놀았던 모습으로 색다른 경험을 보여 드려 본다.

실로 40여년 만에 마음 놓고 타 본 장비 없는 눈썰매에 아무 셈이 없었던 어릴적 순수한 아이가 되어 잠시 순간을 즐겨 본다.

 

 하산길 등로 옆에 자란 산죽 위에 쌓여가는 눈송이들

 

그곳에서의 추억도 그렇게 끝나고 산죽 위에 조용히 내려 앉아 쌓여가는 눈을 친구 삼아 반재에 도착하여 남아 있던 알콜로 입안 소독하고 철다리 두어개를 넘어 당골계곡을 따라 하산하니 촬영팀과 알바를 가장한 도우미 산우님들이 합류하고 설화속에 다시 웃음꽃 피우는 하산길을 만들어 간다.

내려오는 중간에 맛난 약수 맛도 보고 멋지게 찍어 주신다는 사진 작가님에 부탁하여 아름다운 추억에 앨범 한장 더 늘려가며 오손도손 내려오니 단군성전이 보이고 석장승과 석탄박물관이 이제 오늘도 막바지 마무리 시간임을 알려주고 있다.

 

석탄 박물관 입구에 서 있던 안내석 

 

눈썰매장 이정표와 매표소를 지나 조금 기다리니 눈비비며 조금 늦게 도착한 우리들의 애마 신평고속버스가 반갑게 등 내밀며 태백산과의 사랑에 빠졌던 마음을 깨우고 있다.

현재시간 오전 11시.

너무나 강한 태백의 칼바람과 추위에 빠른 하산 일정과 일출도 보지 못하는 상황에서의 무박 산행에 대한 아쉬움이 크게 남아 있지만 어짜피 처음 시작할 때 각오하고 왔던 산행이기에 그 아쉬움 보다는 뿌듯함이 큰 것도 사실이다.

 

오늘 산행 날머리 당골 예매소 방향 

 

다만 모든 산우님들도 나와 같은 생각으로 특별한 날의 특별한 산행을 넓은 마음으로 이해해 주시길 바랄 뿐이다.

배고품을 참으며 태백시내에 있는 농원 한우 실비란 식당에 들려 저렴한 가격에 마음껏 한우 등심, 갈비살 및 육 사시미와 전골로 하루를 마감하니 새로운 경험으로 인한 피로도와 만족감이 교차되며 지금껏 걱정했던 모든 일정의 무사 완료와 함께 태백과의 사랑으로 인한 체력 저하를 실감하고 있다.

 

농원 한우 실비 식당에서 맛난 한우고기를 먹으며 촬영에 여념없는 산우님들 

 

애마에 올라 잠을 청하고 있는데 양기중 기사님의 멋진 추천으로 얼마 전 개장했다는 용연동굴에 잠시 들려 지상에서 봤던 천상의 설화를 지하에 들려 신비의 세계를 더해 남아 있던 앨범의 빈자리를 채우고 만족한 마음으로 일상에 복귀한다.

 

돌아 오는 길 용연 동굴에 들려 자연의 신비도 보고 배우며 

 

참석을 못해 아쉬웠지만 밤 늦은 시간에 출발지인 사당까지 나오셔서 격려해 주시고 찬조금까지 주고 가신 풍운 카페지기님에게 감사 드리고 어려운 시간 내어 함께 동참해 주신 산안개 총대장님과 볼켄 운영총무님 그리고 솔지 총부대장님께 감사의 말 전해 드림니다.

그리고 함께 백두대간 산행을 이어오며 고생하신 산우님들의 동참에 개인적인 감사함을 전하고 또 함께 그 멋진 설화를 보기 위해 고생하신 모든 산우님들에게도 고개숙여 진심으로 고마움 전해 드림니다.

늘 전체 산행을 잘 조율해 주시며 선두에서 길잡이 잘 해 주시는 사하라 리딩대장님과 궂은일 도맡아 해결해 주시는 솜이 총무님께도 고마운 마음 한가득 담아 전해 드림니다.

단지 동생이란 이유로 항상 어려운 준비물 준비해 주는 유리구두님 감사하며 무거운 짐 짊어지고 고생하신 산바람님과 설총님께도 감사한 마음 전합니다.

 

태백산 정상석

 

마지막으로 그 많은 산행 팀중에서 3450온누리 산악회를 선택해 주신 KBS 무한지대 큐팀의 두 PD님과 방송작가님께 진심어린 고마움을 전하며 함께한 세분의 사진 작가님들도 만나 반가웠답니다.

조만간 모두 온누리 식구가 되어 다시 뵐 수 있기를 바라며 KBS 무한지대 큐팀과는 내년 여름 멋진 백두대간 종주길에서 다시 한번 만나 뵐 것을 기대해 봅니다.

 

감사합니다.

 

산행대장 칠갑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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