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일자 : 2007년 12월 8일
산행지 : 양평 용문산, 장군봉, 용문사 그리고 상원사
날씨 : 맑았으나 내린 눈으로 멋진 상고대 및 박무로 인한 시야 제한
산행인원 : 칠갑산 나 홀로
산행코스 : 용문산 관광지 - 매표소 - 용문사 - 계곡길 - 용각바위 - 마당바위 - 용문산 - 장군봉 -
상원사 - 용문사 - 용문산 관광지
이용교통 : 동서울 시외 터미널 - 용문까지 금강운수 직행버스 (5,200.- 원)
용문 시내버스 터미널 - 용문사 주차장까지 시내 버스 (1,000.- 원)
용문사 입장료 : 1,600.- 원
용문사 주차장 - 용문 시외버스 터미널까지 시내버스 (1,000.- 원)
용문 시외 버스 터미널 - 동서울 시외버스 터미널까지 금강 운수 직행버스 (5,200.- 원)
겨울 산행의 백미인 상고대와의 아름다운 사랑을 용문산에 올라 나누고
오래 전부터 준비하고 계획했던 영남 알프스 종주 또는 충북 알프스 종주 산행을 금요일 저녁에 떠나려고 하였는데 갑자기 회사일이 바빠지고 월요일 새벽 같이 약속이 잡히는 바람에 부득히 종주 산행을 포기하고 금요일 늦게 집으로 귀가 했다.
용문사 주차장에 내리자 제일 먼저 반겨 준 용문산 관광지 이정석
아쉽고 서운한 마음이지만 바쁘게 할 수 있는 일이 있기에 다음을 기약하며 근교의 명산 중 얼마전 정상부가 개방되였다는 용문산을 떠 올린다.
그렇게 많은 눈이 쌓여 있고 또 그렇게 멋진 상고대는 전혀 예감도 못한채 단지 정상부에서 바라보는 마루금은 어떤 모습일까 만을 기대하면서 대중교통을 알아 보고 산행 개념도 한장 달랑 들고 나선 양평행.
용문 시내버스 터미널 한쪽 구석에 달려 있는 버스 시간 표
아침 6시 30분, 집을 나서는데 아직도 세상은 어둠속에 잠겨 있고 세상살이 바쁜 몇몇 사람들만이 추운 바람에 옷깃을 여미며 함께 동행하고 있다.
동서울 시외버스에서 7시 20분 출발하는 용문행 버스에 몸을 실자마자 곤한 단잠에 빠져 들고 50여분 지나 양평에 도착해서야 간신히 눈을 뜨고 세상과의 만남을 다시 시도해 본다.
용문 시내버스 터미널에서 약간의 시간이 있기에 배차 시간을 디카에 담고 8시 40분발 용문사행 버스에 올라 타 약 20여분 뒤 드디어 용문산 관광지 이정석과 반갑게 조우한다.
용문산 관광지 안내도
9시 3분 넓은 포장도로 오른편에 줄지어 늘어 선 식당가를 바라보며 매표소로 오르니 생각보다 많은 등산객들과 불심을 담은 불자들 그리고 유원지 나들이 객들이 눈에 보이고 1600원의 입장료를 지불하고야 용문산 들머리로 발길을 넣을 수 있었다.
늘 하는 생각이지만 그저 산이 좋아 찾아 오는 산객들에게까지 그렇게 강제적인 문화재 입장료를 받아야 하는 것인지 이해는 안되지만 오늘 산행을 안전하게 하기 위한 보험료라 생각하고 오르니 마음만은 편해진다.
일주문 오르는 길에 적어 놓은 시 한편, 마음의 양식이라 했던가
매표소를 지나니 이 추위에도 놀이기구를 즐기는 사람들이 좌측 유원지에 모여 있고 귀를 따갑게 만드는 음악소리가 산사와 묘한 부조화를 이루며 마음을 심란하게 만들지만 일주문으로 나 있는 도로 왼편에 걸어 놓은 아름다운 시를 적어 놓은 시편에 그나마 마음의 위안을 삼아 본다.
용문사로 들어가는 일주문 전경
9시 20여분, 일주문에 도착하여 본격적인 산행 준비를 하고 이쪽으로 원점 회귀할지 아니면 전혀 다른곳으로 하산할지 모르는 계획이기에 흔적 남긴 후 등로로 들어서니 등로 양편으로 제법 많은 눈들이 쌓여 있고 아직 이른 아침이라 그런지 등산객보다는 용문사를 찾는 불자들의 숫자가 많이 느껴진다.
이곳에서 용문사에 이르는 포장 도로 양편에도 사람의 마음을 순화시키는 아름다운 글귀가 마음을 안정시키고 삶의 지혜를 일깨워 주는 글들이기에 모두 디카로 담아 보리라 생각한다. 하산길에 간신히 모두 담을 수 있어 다행이였지만.
용문사를 지키고 서 있는 은행나무
용문사 은행나무
경기도 양평군 용문면 신점리 용문사내 위치하고 있는 은행나무 나이가 약1,100~1,500여년으로 추정되며 높이 62여m, 밑둥 둘레가14m로 동양에서는 가장 큰 은행나무이다.
한편, 2005.10.29(토) 18:00~19:00. KBS1 TV 『대한민국 가치 대발견』첫회 방영에서 용문사 은행나무의 가치를 각계의 전문가들로부터 자문을 구하고 측정한 결과 은행나무의 수명이 앞으로 200년을 기준으로 약 1조 6,884억원의 가치가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용문사 대웅전
이제 9시 30분, 장구한 역사를 간직한 용문사 앞 은행나무에서 지금까지 겪어 온 많은 삶의 굴곡을 읽어보고 사진 한장 남긴 후 잠시 용문사에 들려 안전 산행을 기원해 본다.
오늘 산행 코스를 용문봉으로 잡았기에 많은 불자와 용문사에 기거하시는 스님에게 물어 봤지만 정확한 등로를 아시는 분도 없고 많은 눈이 쌓여 있어 위험하다는 판단에 그냥 용문산 정상으로 이어지는 등로를 택한다.
용문사 경내에 있는 석탑
용문사
용문사는 신라 신덕왕 2년(913) 대경대사가 창건하였다고 전하며, 일설에는 경순왕(927~935재위)이 친히 행차하여 창사 하였다고 한다.
고려 우왕 4년(1378) 지천대사가 개풍 경천사의 대장경을 옮겨 봉안하였고 조선 태조 4년(1395) 조안화상이 중창하였다.
세종 29년(1447) 수양대군이 모후 소헌왕후 심씨를 위하여 보전을 다시 지었고 세조 3년(1457) 왕명으로 중수하였다.
용문산 오름길에 바라 본 용문사 모습
성종 11년(1480) 처안스님이 중수한 뒤 고종 30년(1893) 봉성 대사가 중창하였으나, 순종원년(1907) 의병의 근거지로 사용되자 일본군이 불태웠다.
1909년 취운스님이 큰방을 중건한 뒤 1938년 태욱스님이 대웅전, 어실각, 노전, 칠성각, 기념각, 요사등을 중건하였으며, 1982년부터 지금까지 대웅전, 삼성각, 범종각, 지장전, 관음전, 요사채, 일주문, 다원 등을 새로 중건하고 불사리탑, 미륵불을 조성하였다.
경내에는 권근이 지은 보물 제531호 정지국사부도 및 비와 지방유형문화재 제172호 금동관음보살좌상, 천연기념물 제 30호 은행나무가 있다.
눈 덮힌 나무 계단을 타고 본격적인 산행을 시작해 본다
용문사 좌측으로 나 있는 등로를 따르자 작은 개울 위로 다리가 설치되어 있고 곧이어 이정표가 길 안내 자청하며 서 있다.
그곳을 지나 나무 계단을 타고 본격적인 산행을 시작한다.
오르는 길에 잡목 사이로 펼쳐진 눈 덮힌 용문사를 디카에 담아 보며 참으로 고즈넉하고 조용한 아침 모습에 평화로운 산사를 만끽해 보기도 한다.
능선길 갈림길에서 마당바위 계곡길을 택해 산행을 이어간다
첫번째 상월사 가는 갈림길에서 정상으로 향한 지시를 따라 조금 더 오르니 능선길과 계곡길 갈림길이 다시 선택을 강요하고 여기에서 잠시 고민하다 계곡길을 택한다.
어짜피 능선길은 상원사를 통해 회귀할 때 걸어 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기대 심리도 작용했나 보다.
이제 홀로하는 산행의 진수를 맛보며 로프와 나무 계단으로 이뤄진 등로를 타고 개울을 건너 좌측에 개울물이 흐르는 청아한 물소리를 친구 삼아 땀방울 흘려 본다.
나무가 없는 황량한 매표소 부근과는 달리 바람 한점 없이 온화한 이곳은 눈덮힌 겨울 산행이기 보다는 여름으로 향하는 계절처럼 따뜻하고 땀방울이 온몸을 적시며 둔하게 껴입은 등산복을 벗긴다.
용각바위 근처에 서 있는 이정표, 끝내 용각바위를 담아오지 못함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잠시 쉬며 옷 정리하고 다시 빠르게 눈덮힌 등로를 따라 오르며 몇번의 작은 다리를 건너니 용각바위 부근에 있는 이정표에 도착한다.
이제 시간은 10시를 넘기고 잠시 용각바위를 바라 보지만 그 뜻을 모르기에 그냥 지나쳐 오른다.
지금 생각하니 사진이라도 한장 남길것을 하는 아쉬움이 남지만 이미 지난 시간인 것을...
어느산이나 자주 등장하는 마당바위
다시 암릉 지대를 로프에 기대어 오르니 작은 돌탑들이 중간 중간에 세워져 얼마나 많은 등산객들이 각자의 소원을 빌었는지 짐작이 갈 것 같다.
다시 조금 더 오르니 몇분의 등산객들 뒷 모습도 보이고 곧바로 마당바위이다.
넓은 바위 위에는 하얀 순백색의 눈이 소복히 내려 앉아 산객의 발길을 거부하고 이곳부터 가파른 암릉 로프지대를 조심하며 땀방울 뿌려대니 다시 제2 상원사 갈림길에 도착한다.
다시 나타나는 상원사 갈림길, 이곳에서 정상으로 향한다
많은 산우님들이 휴식을 취하고 있어 목례만 하고 그 장소 벗어나 이제부터 눈앞에 보이는 정상으로 향하는 바위지대와 암릉과의 사투가 시작된다.
오래전에 왔을 때 좋은 날씨에도 위험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의 암릉과 바위지대였는데 이렇게 많은 눈이 쌓여 있는 오늘은 또 어떤 모습으로 반겨줄까 걱정도 되지만 어짜피 마음 먹고 올라온 길 최선을 다해 조심하며 발길을 옮긴다.
정상 오르는 중간에 있던 많은 암릉과 바위지대 중 한곳
단체로 온 몇몇 산우님들은 그 암릉 구간에 매여 있는 로프를 보자마자 뒤돌아 하산하는 광경도 목격된다.
위험한 도전보다는 안전한 하산이 아름다운 모습이리라.
오르는 중간 중간 너무나 아름답게 피어 있는 정상부의 상고대와 너무나 깨끗하게 펼쳐진 마루금 능선이 암릉부 위험보다 더 화려하고 상쾌함으로 다가오기에 마음의 조바심을 가라 앉히고 차분히 등로를 따른다.
너무나 아름다운 상고대의 눈부심이 나타나고
너무나 아름다운 자연의 모습에 넋 잃고 시간 가는줄 모르게 수없이 디카 셔터를 누르고 미안함도 잊은채 옆에 서 계신 다른 산우님께 부탁하여 자신의 사진도 남겨 본다.
하지만 이것은 정말 환상의 상고대를 보여 주기 위한 예고편이였음을 알지 못했기에 많은 시간 보내며 쉬어 간다.
환상의 상고대로 덮혀 있는 정상을 배경으로 사진도 남기고
특히 용문산에서 폭산과 도일봉쪽으로 이어진 능선상의 순백산 마루금은 탄성을 지나 비명을 지르게 만들고 그 아름답다 못해 신비로운 조망은 오늘 이곳에 오른 산객들을 위한 최고의 선물인양 즐기고 있다.
지난 2월초 백두대간 제1구간으로 다녀온 지리산 구간 못지 않은 너무나 환상의 상고대며 능선 마루금인 것이다.
고사목과 눈덮힌 능선의 아름다움
한참을 머물다 서서히 마지막 오름길 오르니 파아란 하늘과 겹쳐진 상고대가 자꾸만 발길 멈추게 하고 얼마를 찍었는지도 모르게 사진의 숫자만 늘려가고 있다.
가끔 하얀 뭉게 구름과 합성된 상고대의 모습도 새롭고 솔잎에 소복히 내려 앉아 있는 눈송이도 새로운 세상을 알리려는 듯 그렇게 산객의 마음을 뒤 흔들고 있다.
환상의 세계에 머무는 듯한 착각을 일으키는 상고대
온 세상이 하얀 세상 그리고 그속에 홀로 남겨진 산꾼, 예상치 못했던 그 비경속 터널에 갇혀 시간만 흘려 보내고 있다.
여느산 같으면 이미 정상을 밟고 하산하며 가고 싶었던 종주를 했을 시간인데도 아직도 정상을 보지 못하고 허우적 대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마음만은 풍성한 가을걷이를 끝낸 농부의 만족한 심정 그대로 아쉽거나 안타까움이 아닌 경외로움 그 자체이다.
오늘은 이곳도 황량한 철조망이 아닌 상고대를 위한 인공 구조물로 변한 듯
막바지 정상이 보이는 전망대에서 잠시 조망을 해 보지만 잡목들로 가려 있기에 철조망을 향해 힘찬 오름짓을 해 본다.
이제 햇살이 닿는 곳에는 쌓여 있고 밟혀 있던 눈들이 녹아 흘리면서 미끄럼을 가중 시키지만 마지막 고지가 눈에 들어오기에 단번에 오르니 철판으로 임시 만들어 놨던 정상 표지판이 바람에 흔들지고 정상은 10시 방향 높이에 있다는 표시도 잊지 않았다.
용문산 정상을 개방하기 전까지 정상으로 대우 받았던 이정표
이곳에 잠시 머물며 지나 온 마루금과 능선 그리고 용문사와 은행나무를 찾아보고 황량했을 철조망에도 곱게 옷 단장을 한 상고대에 감사한 마음 남기고 처음으로 개방된 철조망 좁은 문을 통해 나무 계단을 오른다.
용문산 정상석에서 흔적을 남기고
용문산
경기도 양평군 옥천면·용문면 경계에 있는 산.
높이 1,157m. 중원산(中元山:800m)·백운봉(白雲峰:940m)·도일봉(道一峯:864m) 등이 용문산과 연봉을 이루어 광주산맥의 일부를 형성하며, 경기의 금강이라고도 한다.
산정은 평탄하며, 급경사의 동남사면은 용계 등 깊은 계곡과 폭포·기암괴석이 어울려 경치가 수려하다.
남동쪽은 비교적 급경사를 이루며, 경사가 완만한 북서부의 갈현·두명안 마을에는 고위평탄면이 나타난다.
산의 남동쪽 기슭에 용문사가 있으며, 경내에는 용문사정지국사부도(龍門寺正智國師浮屠) 및 비(碑:보물 제531호)와 높이 60m, 둘레 14m의 은행나무(천연기념물 제30호) 등이 있으며, 그밖에 상원암·운필암·윤필암 등이 있다.
정상에서 바라 본 서북 방향, 중미산이나 유명산도 보일련지
용문면 신점리-조개골-문례재-가혁치-동남계곡-산정, 신점리-조개골-능선-용계계곡-신점리로 이어지는 등산로가 있다.
여관을 비롯한 숙박시설과 주차장·식당·상가 등 각종 위락·편의 시설이 갖추어져 있으며, 서울에서 용문사까지 수시로 버스가 운행된다.
뛰어난 산세와 경관, 유서깊은 유적으로 인해 관광객이 많다.
정상에서 바라본 남쪽 방향
많은 산우님들이 정상에 올라 처음 조망하는 산군들과 가까이 보이는 군부대 시설물들에 감탄사를 연발하는 그곳에 끼여 흔적 한장 남긴다.
이제 서서히 찬바람이 다시 몸속으로 파고 들고 그 정상에서의 아쉬움을 일깨워 주지만 언제 다시 이런 모습으로 볼 수 있으려나 생각하니 마음이 급해 지면서 사방을 돌아가며 사진으로 남겨 본다.
폭산과 도일봉 쪽으로 이어진 마루금
동쪽으로 폭산과 도일봉으로 이어지는 능선이 앙상한 나뭇가지 아래로 내려 앉은 하얀 눈덮힌 모습으로 장쾌하게 펼쳐져 있고, 남쪽으로는 방금 전 오르기 시작한 용문사와 은행나무가 멀지만 그 모습 그대로 한폭의 풍경화로 다가오고, 북쪽으로는 소리산과 봉미산이 거대한 KT 철탑 사이로 아스라히 그 모습 남기고 있다.
용문산 정상에서 바라 본 용문사와 은행나무
단지 아쉽고 서운한 것은 서쪽으로 서 있을 백운봉과 유명산 그리고 중미산이 인공 구조물과 작은 봉우이들 그리고 반짝이는 햇살로 인해 보이질 않는다는 사실이리라.
그래도 찍을 수 있는 모든 방향의 사진을 남기고 바람이 강해지는 정상석과의 이별을 고한 뒤 나무 계단 타고 넓은 공터로 내려오니 허기란 놈이 다시 발길 붙잡고 거기 앉아 민생고를 해결해 본다.
점심 민생고를 해결한 전망대에서 완벽한 동계 산행 준비 후 한 컷
옆에서 나이 지긋한 중년 산객들이 이미 자리를 잡고 건너편 동쪽에 자리한 팔각정엔 다른 산객들이 모여 점심 식사의 즐거움을 만끽하는 듯 보인다.
가져온 이슬이 한잔으로 따뜻하게 뱃속 채우고 김이 모락 모락 피어 오르는 점심으로 오늘 하루 최고의 행복감을 맛 본 후 이제부터 본격적인 겨울 산행 준비를 해 본다.
옛날 정상 표시판에서 올려다 본 개방된 정상부 및 나무 계단들 그리고 등산객들
스패츠를 차고 체인젠을 신은 후 다시 전망대로 내려오며 오름길에 찍었던 모습을 머릿속에 새겨 넣으며 장군봉 가는 갈림길에서 발길을 덜타 더욱 많은 쌓인 등로를 밟으며 새로운 등로로의 탐험을 시작해 본다.
이곳에서 바라본 많은 산우님들이 모여 있는 정상이 또 다른 시간과 세상으로의 안내를 해 주는듯 정겹게 느껴지기 까지 한다.
장군봉 가는 길에 널려 있던 상고대
용문산 정상의 군부대를 좌측으로 돌아 가는 장군봉 길, 가는 길은 온통 눈밭으로 변해 있고 다닌 흔적조차 많지 않아 쌓인 눈이 발목을 지나 장딴지 부근까지 올라오는 곳도 심심치 않게 만난다.
또한 가끔 나타나는 너덜길의 어려움과 흥미는 산행의 재미를 더해 주고 우측 능선 위로 힐끗 보이는 용문산 정상의 인공물들이 새로운 모습으로 강렬하게 산객의 가슴에 아로 새겨진다.
정상을 좌측으로 돌아 가면서 바라 본 정상부의 인공 구조물과 상고대
얼마 가지 않아 몇몇 산우님들과 만나 잠시 인사 나누고 용문산 정상과 멀어지는 장군봉 갈림길에서 완만한 능선 내리막을 타고 장군봉으로 향한다.
이제 용문산 정상까지 밟았으니 중간에 있는 장군봉을 제외하곤 백운봉에서 용문산까지의 종주길은 모두 밟게 되는 것이다.
너무나 아름답다는 표현 이외에는 생각도 안나는 상고대
백운봉 정상도 올 초 한겨울 눈이 쌓인 길을 걸었었는데 아마도 용문산과는 겨울 산행으로의 인연이 깊은가 보다.
오늘 또 이렇게 쌓여 있는 눈길을 걸으며 그 종주길 마무리를 하니 말이다.
파아란 하늘을 배경으로 한 또 다른 상고대
한시간여 급할 것도 없이 한점의 후회도 남기지 않고 수많은 사진을 찍으며 나타나는 모든 전망대에 들려 조망도 구경하며 짧은 거리를 오랜 시간 내려오니 어느새 장군봉이다.
정작 봉우리는 약 10여미터 전에 있는 것으로 생각되나 약간의 사면으로 내려와 이정석이 있으니 이 또한 무슨 조화인지 알수는 없으나 이정석이 그 자리에 있으니 그렇게 믿을 수밖에.
어느 설국의 성 앞에 서 있는 듯한 착각을 일으키는 멋진 상고대와 정상부근의 모습
부부가 오신듯한 산우님께 사진 한장 부탁하여 흔적 남기고 다시 상원사 하산길로 접어 든다.
한 이삼분 동안 하산길에도 무수히 많이 피어난 상고대에 마음 빼앗기고 조금씩 정상부에 남아 있는 멋들어진 상고대와 전망을 바라보며 시간을 까먹는다.
장군봉 이정석
상원사 갈림길 암릉 부근에 도착하자 시간은 오후 1시를 넘기고 우측으로 햇살을 받으며 고귀하게 드높은 뾰족봉을 과시하고 있는 백운봉이 한눈에 들어 오기 시작한다.
�번이나 사진으로 남기려고 노력하지만 잡목들로 인해 깨끗한 사진 한장 남기지 못하고 그냥 잡목 사이로 보이는 흐릿한 사진 한장으로 만족한다.
서쪽 해가 기우는 방향으로 보였던 올초 다녀온 백운봉
이제 등로엔 제법 녹아 있는 눈들로 물기가 흐르고 체인젠을 신었지만 미끄러워 호랑나비 춤도 몇번인가 추면서 내려오니 정상부에만 남아 있는 하얀색의 파스텔을 뒤집어 쓴 정상부가 햇살에 반짝이며 겨울 산행의 최고의 묘미를 안겨 준다.
이곳 잠시 잡목이 사라진 능선길에서 다시 백운봉의 늠름한 자태를 간신히 남기고 이제부턴 하산길 산행 주의를 해 본다.
상원사 하산길에 보았던 정상부근의 상고대
오후 2시 34분, 백운봉 갈림길에서 상원사로 돌아 내려오며 조망을 감상하니 어느덧 발길은 계곡으로 향하고 이제부턴 눈보다는 낙엽이 등로를 수놓고 있다.
오후 세시가 다 되어 상원사에 도착하고 여기에서 남아 있던 과일과 음료수로 목 축인 후 다시 용문사로의 마지막 발길을 옮겨 본다.
상원사
상원사는 대한불교조계종 제25교구본사인 봉선사의 말사이다. 행정규역상으로는 양평군 용문면 연수리 산 73번지에 자리하고 있다. 용문산 중턱에 위치하고 있으니 용뮨사와 윤필암 사이에 자리하고 있다.
사찰에 관련된 사적지가 거의 남아 있지 않아 언제 누가 창건하였는지는 알수 없다.
조선이 개국한지 얼마 안된 1398년(태조 7)에 상원암은 조안(祖眼)스님에 의해 중창되었다고 한다.
상원사 전경
세조가 왕비와 세자와 함께 경기도를 순행하다가 효령대군의 원찰이었던 상원사를 들르게 되었는데, 그때 백의관세음보살이 나타나고 상서롭고 아름다운 빛이 비추고 또 음악이 들리다가는 사라졌다. 감격한 세조는 절에 쌀 200석을 하사하고 내관으로 하여금 향을 올리도록 하였다. 그리고 친견한 백의관음사보살을 그림으로 그리게 하여 전국에 배포하였다. 이에 그치지 않고 신숙주, 홍응, 전균을 상원사에 보내어 다시 공양을 올렸다고 한다. 이후 상원사에 관한 기록이 없어 그 연혁을 알 수가 없는데 1530년에 편찬되어「신증독국여지승람」이나, 1760년에 편찬된「여지도서」,1799년에 편찬된「범우고 」등에 절이름만 보일 뿐이다. |
상원사와 그 뒷편으로 상고대가 피어 있는 정상 능선
잠시 상원사에 들려 사진이라도 남길까 생각했지만 이곳에서 용문사까지 2.1 Km 남았다는 이정표를 본 순간 이후로 왠지 모르게 산행하기 싫다는 생각이 들어 상원사 들림을 포기하고 용문사로 향한다.
하지만 쉽지 않은 발걸음, 마음은 자꾸만 이곳에서 산행을 마무리하고 시원한 탁사발이나 한잔 하자고 졸라대지만 대중교통 수단이 좋지 못하기에 그냥 용문사로 진행한다.
상원사에서 출발하며 담은 2.1 Km 남아 있는 용문사까지의 거리
작은 무명봉 두어개를 넘자 용문산 정상 가는 갈림길이 나오고 여기에서 남아 있던 물로 목 축인 후 이제부터 빠르게 하산해 본다.
지나던 산객들이 길 비켜주고 눈길을 빠르게 내려오니 어느새 상원사 제2 갈림길이 나타나고 곧이어 용문사가 가시거리에 들어 온다.
반가움에 한걸음에 달려 내려가니 아까 아침에 잠시 인사 나눴던 은행나무 주변에 이제 제법 많은 인파들이 모여 구경하며 이야기 나누기 바쁘고, 여기에서 체인젠과 스패츠를 벗은 후 전통 찻집 앞에서 옷 챙겨 정리하니 하루해가 서산으로 기울고 있다.
일주문에서 용문사까지 길 양편에 서 있었던 좋은 글귀들중 하나
일주문을 지나 버스 정류장에서 다른 산객 한분을 만나 많은 산이야기를 나누고 다시 대중교통을 이용해 서울로 돌아오니 피곤한 몸과는 달리 뿌듯한 마음이 하루의 피로를 풀어 주고 있다.
지하철로 집에 도착하니 저녁 7시를 막 넘긴 시간, 같은 시간이였지만 즐겁고 보람 있게 긴 하루를 보낸 시간을 꿈속으로 보내고 달콤한 하루를 마감한다.
바위틈에 자라고 있는 잔나무에도 하얀 설국이 펼쳐져 있고
너무나 아름답고 멋졌던 용문산 겨울 산행, 잠시 환상의 세계에 들어 갔다 깨어난 사람처럼 가벼운 마음으로 하루를 마감함에 산행을 할 수 있는 산객으로서 감사한 하루로 기억속에 담아 본다.
칠갑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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