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간마루금 제1기 백두대간 제12차 늘재에서 갈령까지 산행 후기
산행날짜 : 2007년 08월 03일부터 04일까지 (무박 2일)
산행날씨 : 흐리고 새벽에 안개, 낮 동안은 구름 많고 오후부터 국지 폭우
산행온도 : 새벽 영상 17도에서 낮 최고 영상 25도
참가인원 : 총 26명(존칭생략) 칠갑산, 우산, 현우, 무시로, 하이킹, 솜이, 왕언니, 피그, 다향, 료가, 바드, 일여, 청목, 석불산, 베짱이, 고산자, 강고집, 사강, 기분존날, 도롱골, 산바람, 기분존날투, 시대야, 사하라, 행자, 올리브
산행코스 : 늘재-밤티재-문장대(1054봉)-문수봉(1027봉)-신선대-비로봉(1032봉)-속리산 천왕봉(1057.7봉)-703봉-725봉-667봉-피앗재-형제봉(828봉)-갈령삼거리-갈령
산행거리 : 24.47 Km, 접속구간 1.20 km
산행시간 : 선두 11 시간 00분, 후미 13 시간 00분
준비물 : 물 3.5 리터, 이온음료 0.7 리터, 이슬이 0.4 리터, 과일 젤 2봉, 육포, 아침 밥, 반찬 3종류, 방수방풍의, 모자, 땀수건, 목수건 2개, 헤드렌턴 2개 및 예비 건전지, 가위, 칼, 압박붕대, 테이핑, 스패츠, 우의, 에어파스, 구급약, 프랭카드, 디카 및 예비 건전지, 모발폰 및 예비 건전지, 무전기 3대, 휴지 2봉, 키친 타올 1롤, 쓰레기 봉투, 자일 7.5 미터 3개, 지도, 상세 산행 안내표
버스에 두고 간 준비물 : 갈아 입을 옷 한 벌, 슬리퍼
교통수단 : 45인승 버스 1대 신평고속관광 양기중 기사님
상세일정 :
03일
23:00 사당 출발
23:15 서울 TG 도착
23:25 영동고속도로
23:30 국도 이용
04일
00:25 중부고속도로
00:42 음성 휴게소
03:31 늘재 도착(산행 들머리)
03:40 산행 시작
05:29 밤티재
08:24 헬기장
08:27 문장대
09:10 아침식사
09:15 문장대 출발
09:19 문장대 휴게소(막걸리와 묵 맛 보며 휴식)
09:25 헬기장
09:32 문수봉
09:42 청법대
09:57 신선대 휴게소
10:03 신선대
10:07 입석대
10:12 비로봉
10:19 나무계단
10:55 천왕석문(상고석문)
11:02 상고암 갈림길
11:09 헬기장
11:19 속리산 천왕봉
11:43 천왕봉에서 단체 사진 및 간식 먹으며 휴식
11:45 천왕봉 출발
11:54 안부
11:59 묘 1기 통과
12:40 바위 전망대
12:58 703봉
13:04 산죽 지대
13:25 725봉
13:50 667봉
14:05 639봉
14:13 피앗재
14:46 형제봉
15:10 후미 기다리며 휴식
15:11 형제봉 출발
15:25 갈령삼거리(대간 산행 종료)
15:52 갈령(산행 종료)
16:40 식당에서 늦은 점심
20:00 청원 휴게소
21:30 사당 역
속세를 떠난 속리산에서 속세를 버리며
출발 전부터 마음 고생이 심하다.
이번 구간부터 본격적인 암릉과 암봉 구간이 시작되면서 전망은 무척 좋으리라 생각되지만 그만큼 위험도 도사리고 있는 구간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또한 일년 중 가장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8월 초, 다른 산우님들은 모두 휴가다 방학이다 하여 일반 산행조차도 하기 어려워 하는 시기에 그것도 국립공원 휴식 년 제에 묶여 있는 그 험한 구간을 비를 맞으며 완주한 후 무사히 서울로 돌아 올 수 있으려나 걱정이 태산이지만 함께하는 백두대간 종주 대원들이 있기에 하나 둘 출발 준비를 서두른다.
속리산 천황봉 정상석
사당에서 출발하는 버스에 오르기까지도 국립공원 관리공단 직원들의 매서운 눈초리를 의식하며 정상적인 백두대간 코스로 진행을 해야 하는 것인지 아니면 야밤을 틈타 일찍 통과를 해야 되는 것인지 판단을 하기가 무척 힘들다.
거꾸로 치고 오른다면 많은 시간이 소요될 것이 자명하며 또한 그 위험한 암릉과 암봉 구간에 부슬비가 내리고 안개가 자욱한 미끄러운 길을 어둠 속에 지나야 한다는 부담이 가슴속에서 쉽게 판단을 못하게 하고 있다.
그래도 주사위는 던져져 버린 시간, 무조건 늘재로 들머리를 돌려 달려간다. 가는 길에 국지 홍수로 인해 49번 지방도로가 유실되어 근 1시간 가까지 버스 알바를 한 후에야 간신히 새벽 3시 31분 늘재에 도착한다.
다음에 올라야 될 청화산 구간 들머리에 서 있던 안내 판
간단히 다음 구간 들머리 확인하고 스트레칭으로 몸풀기 후 출발하니 새벽 3시 40여분.
중간 중간 암릉에서의 위험한 에피소드와 긴장감속에 무사히 밤티재에 도착하여 한숨 돌리고 또 다른 범법자(?) 두 분을 만나 잠시 환담 한 후 근 세시간의 사투를 벌이며 문장대에 도착하니 언제 날이 밝았는지도 모르게 우리 26인의 종주대를 반갑게 맞이해 주고 있다.
밤티재 및 동물이동 통로
그 세 시간에 걸친 사투의 위험 구간에 대한 설명은 속리산으로 대신함을 이해해 주리라 생각한다.
속리산 국립공원
충북 괴산군과 보은군, 경북 상주시 화북면에 있는 산으로 상학봉을 포함하여 총 아홉 개의 암릉으로 이뤄져 있으며 빼어난 산세를 자랑하는 우리나라 12종산의 하나로서 조선팔경의 하나이며 금강산에 빗대어 소금강산이라 불려지는 명산이다.
속리산의 유래는 신라 선덕여왕 5년(784년) 금산사에서 수도하던 진표 율사가 속리산에 이르자 들판에서 일을 하던 소들이 무릎을 꿇고 율사를 맞이하였다.
이를 본 농부들이 짐승도 회심이 저리 존엄한데 하물며 사람이게 있어서야 하며 모두 머리를 깎고 진표 율사를 따라 입산수도 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이 때부터 사람들이 속세를 떠난다란 뜻에서 속리산으로 부르게 되였다는 유래가 있다.
또한 상학봉을 포함하여 아홉 개의 봉으로 이뤄져 옛 문헌에는 구봉산이라 불려지기도 하였다.
또한 속리산은 8자와 관련된 많은 풍경을 지니고 있는 산으로도 유명하다
- 다른 이름으로 불려지는 8개의 산 이름 : 구봉산, 속리산, 소금강산, 광명산, 지명산, 이지산, 형제산 및 자하산
- 8개의 다른 봉 이름 : 천황봉, 비로봉, 길상봉, 문수봉, 보현봉, 관음봉, 묘봉 및 수정봉
- 8개의 다른 대 이름 : 문장대, 입석대, 경업대, 배석대, 학소대, 신선대, 봉황대 및 산호대 (문장대 : 3번 오르면 극락에 갈 수 있다는 속설이 전해지는 문장대에 서면 산 절경이 한눈에 펼쳐지고 하늘 높이 치솟은 바위가 흰구름에 맞닿는다 하여 문장대를 일명 운장대로 불리기도 한다)
- 8개의 다른 석문 : 내석문, 외석문, 상고내석문, 상고외석문, 비로석문, 금강석문, 상황석문 및 추래석문
- 8개의 다리 : 아홉 구비로 돌고 돌아 흐르는 속리산 물줄기에 8개의 다리가 놓여짐
- 8경중 하나 : 조선 8경의 하나로 명산임
산중에는 1000년된 고찰인 법주사가 있고 은폭동계곡, 용유동계곡, 쌍룡폭포 및 오송폭포등 명승이 많은 곳으로도 유명하다.
속리산 천황봉에서 본 문장대 및 지나온 대간 마루금, 인터넷에서 퍼온 사진임
화양동 도립공원충북 괴산군 청천면에 있는 도립공원으로 화양리의 박대천 지류인 화양천을 따라 이어지는 화양구곡과 그 상류 지역인 삼송천을 따라 이어지는 선유동 구곡으로 구성되어 있다.- 화양구곡 : 경천벽, 운영담, 읍궁암, 금사담, 첨성대, 청운대, 와룡대, 학소대 및 파곶을 말하며 우암 송시열이 은거하던 곳으로 그의 삶이 곳곳에 남아 있는 곳으로도 유명하다- 선유동 구곡 : 선유동문, 경천벽, 학소암, 연단로, 와룡폭, 난가대, 기국암, 귀암 및 은선암을 말하며 퇴계 이황이 칠송정에 사는 함평 이씨를 찾아 왔다가 부근의 경치에 도취되어 9개월 간이나 머물면서 신선이 하강하여 노닐던 곳이라 하여 선유동이라 불리게 되였다고 전해진다.
화양 학소대 계곡, 인터넷에서 퍼온 사진임
법주사
충북 보은군 내속리면 속리산에 위치한 절로서 의신이란 사람이 불법을 구하러 천축(인도)으로 건너가 경전을 구해 귀국하여 속리산으로 들어가 신라 진흥왕 14년(553년) 이 절을 건하였는데 법이 안주할 수 있는 탈속의 절이라 하여 법주사란 이름이 붙여졌다고 한다.
그러나 법주사의 정신적 지주가 된 미륵신앙이나 법상종의 유식사상은 혜공왕 때 이 절의 중흥에 크게 기여한 진표와 그의 제자 영심에 의하여 크게 영향을 받았다 할 수 있다. 법주사에는 많은 국보. 유물과 지방문화재가 있다.- 국보 : 법주사팔상전, 쌍사자석등, 석련지- 보물 : 사천왕석등, 마애여래의상- 지방문화재 : 원통보전, 세존사리탑, 사천왕문, 희견보살상, 복천암, 수암화상탑, 복천암 학조등곡화상탑- 유물 : 대웅보전, 조사각, 일주문, 홍전문, 대종각, 능인전, 석조, 수정암, 중사자암 및 여러 대사의 비 암지등.
속리산 법주사, 인터넷에서 퍼온 사진임
쌍곡계곡
충북 괴산군 쌍곡마을에서 제수리재에 이르는 총길이 10.5 Km의 계곡을 말한다. 보배산(750봉), 국자산(948봉) 비학산에 둘러싸여 맑은 물이 사시사철 흐르며 기암절벽과 노송이 잘 어우러져 괴산 팔경의 하나로 불려졌다.
쌍계구곡 : 계곡물이 흐르다 꺾여 생긴 제1곡 호롱소
계절마다 각기 다른 모습으로 변하는 절경이 아름다운 제2곡 소금강
시루떡을 자른 것처럼 생겼다 하여 붙여진 제3곡 떡바위
소와 바위를 타고 흘러내리는 물줄기가 노송과 조화를 이루고 있는 제4곡 문수암
계곡 양쪽에 높이 10미터 폭 5미터의 암석이 평행으로 줄지어 있는 제5곡 쌍벽
암석을 타고 흐르는 물줄기가 바위 웅덩이를 휘돌며 장관을 연출하는 제6곡 용소
반석을 타고 흐르는 물줄기가 여인의 치마폭처럼 펼처지는 제7곡 쌍곡폭포
폭포와 물이 떨어지는 곳에 깊고 넓은 소를 이룬 제8곡 선녀탕
모양이 마당처럼 넓다하여 붙여진 제9곡 장암으로 구성되어 있다.
쌍곡 계곡 전경, 인터넷에서 퍼온 사진임
선유동 계곡
충북 괴산군 청천면 화양동 도립공원 안에 있으며 남성적인 화양동 계곡에 대비하여 여성적인 아름다움을 느끼게 하는 계곡이다.
이황이 반해 지었다는 이름처럼 절정의 경치를 갖추고 있으며 구곡으로 유명하다선유동구곡 : 선유동문, 경천벽, 학소암, 연단로, 와룡폭, 난가대, 기국암, 귀암 및 은선암
정이품소나무
충북 보은군 내속리면 속리산 들어가는 길 가운데 서 있는 소나무로 천연 기념물 제103호이다
수령은 약 600년, 높이 15미터, 둘레 4.5미터, 가지의 길이가 약 10미터이다.
1464년 조선시대 세조가 속리산 법주사로 행차할 때 타고 있던 가마가 이 소나무 가지에 걸릴까 염려하여 연 걸린다고 말하자 소나무는 스스로 가지를 번쩍 들어 올려 어가를 무사히 통과 시켰다고 하여 세조는 이 소나무에 정2품(현재 장관급) 벼슬을 내렸다고 전해진다.
문장대 이정석 앞에서 모두 만족스런 표정으로 활짝 웃으며
모두 허기지고 지친 상태에서 많은 시간 걸려 문장대에 도착했음에도 불구하고 안전하게 그 위험 구간을 빠져 나왔다는 안도와 함께 집중된 단결력을 보여 주웠다는 만족감이 모든 대원들의 얼굴에 그대로 표현되고 있다.
단지 하나 아쉬움이 있다면 기대했던 멋진 풍경은 우리의 안전한 산행을 시샘이라도 하듯 끈질기게 따라다니는 산안개와 이슬비로 인해 다음으로 미뤄졌다는 것이며 다음 구간부터는 좀 더 체계적이고 유기적인 협조가 필요하다는 사실 뿐이니라.
문장대 이정석에서 처음 대간 산행에 참여한 시대야님
그래도 전날까지 솟아지던 폭우가 잠시 멈춰 우리를 안전하게 안내했다는 사실만으로도 행복했던 시간이었다. 수라상 차려 든든히 배 채우고 이제부터 즐기며 이야기 꽃 피우자 약속했지만 어디 대간길이 호락 호락한 길이 있었던가.
문장대 이정석에서 단체 사진으로 시간 보내고 문장대에 올랐으나 보이는 것은 단지 안개비와 거센 바람뿐. 그래도 세 번 오르면 극락에 갈 수 있다는 그 문장대 제일 높은 봉우리에서의 추억은 영원히 우리들 가슴속에 남아 있으려니.
문장대 정상에서 비바림 맞으며 활짝 웃고 있는 대간 총무 우산님
문장대
충북 보은군과 경북 상주시 사이에 위치한 산으로 높이는 1054미터이다. 큰 암석이 하늘 높이 치솟아 흰 구름과 맞닿은 듯한 절경을 이루고 있어 운장대라 불리며 비로봉 과음봉 및 천왕봉과 함께 속리산의 주봉이기도 하다.
북쪽 절벽 사이에서 나오는 감로천이 유명하며 또한 속리산의 절경을 한눈에 볼 수 있는 명소이기도 하다.
문장대 휴게소 전경
문장대에서의 짧은 추억을 아쉬워하며 발길 돌려 천왕봉(일제 잔재인 천황봉을 원래 이름인 천왕봉으로 표기하기로 함)을 향해 전진한다.
가는 길에 문장대 휴게소에 들리니 벌써 그 주인 아저씨 우리들이 새벽에 한일을 다 알고 있다는 듯 농담을 건네며 시원한 막걸리 한 사발 권한다.
다시 충북과 경북의 경계 지점에 모두 모여 탁배기 한 사발로 갈무리 한 후 천왕봉에서의 만남을 기약하고 제각각 발길 따라 능선 길을 거닐어 본다.
잠시 더 진행하니 헬기장이 보이고 젊은 산객 몇 명이 옹기종기 모여 앉아 맛난 식사를 즐기고 있다.
간단히 사진 한 장 남기고 발길 돌려 문수봉에 오르나 암 흙과 다름없는 시야에 마음에 아쉬움만 남긴다.
운무에 휩싸인 청법대를 찍을 수 없어 인터넷에서 퍼온 사진임
문수봉 지나 내리막 내려오니 청법대인 듯 하나 보이는 것이 없으니 느끼고 볼 수가 없어 그리움만 남긴다. 다시 완만한 능선 길 따라 비오 듯 솟아지는 땀방울 훔치며 도착한 곳 신선대 휴게소.
잠시 목 축이며 후미 기다리는 동안 사진 몇 장 찍은 후 다시 빠르게 그곳을 빠져 나온다.
신선대 휴게소 앞 이정 석
법주사 매표소 가는 이정표에 흔적 남기고 돌아서니 벌써 10시가 넘은 시간. 오늘은 많은 시간이 걸리고 어려운 산행이 되리란 예감이다.
다만 강한 빗줄기만을 피해 달라 마음속으로 기원해 보지만 그 마법이 또 통할지는 미지수.
희미한 모습만 보였기에 인터넷에서 퍼온 입석대 전경
신선대 지나 임경업 장군이 7년 동안 도를 닦은 후 세웠다는 입석대에 도착하였으나 사진기 한번 제대로 내밀지 못하고 다시 그대로 전진한다.
비로봉 오르막에 산죽 밭을 지나 나무 계단을 오르면서 이제야 희미하게 보이는 입석대를 향해 포즈 잡고 몇 장의 사진을 찍지만 선명하지 못한 사진 속 모습에 다시 아쉬움이 깊게 묻어난다.
다시 함께하는 산우님들과 이야기 꽃을 피우는 사이 멋진 바위 전망대에 올랐으나 홀로 춤추는 짙은 운무만이 이세상 모든 풍경 숨기고 웃음으로 맞이해 준다.
개 코 원숭이 바위(?) 하지만 무시로님은 요상한 모습으로 찍고 ㅎㅎㅎ
잠시 숨 한번 길게 들이 쉬고 다시 가던 길 재촉하니 개코 원숭이 모양을 하고 있는 요상한 바위가 나오고 다시 입석대 비슷한 모양의 바위를 만나면서 천황석문이 가까이 있음을 알게 해 준다.
천황석문 일명 상고석문에서 강고집님과 청목님
아무리 바빠도 흔적 하나는 필요한 법, 천황석문에서 산우님들 추억 만들어 드리고 돌아서 걸어 오르니 상고암 갈림길과 헬기장이 나오고 다시 좀 더 힘내 마지막 된비알 오르니 그립던 속리산 천왕봉이다. 일제 잔재가 남아 있는 천왕봉, 속리산 최고봉이며 한남금북 정맥의 시발점이고 한강 낙동강 금강을 이루는 삼파수의 발원지인 천왕봉.
속리산 천왕봉에서의 단체 사진
천황봉 이름의 오기 : 속리산 천황봉의 원래 이름은 천왕봉으로 유형원의 동국여지지, 송시열의 보은군의 속리산사실, 성해웅의 동국명산기 및 김정호의 대동지지등에는 천왕봉으로 표기되어 있지만 일제시대 때부터 천황봉으로 둔갑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이와 같이 일제 강점기에 잘못 표기하기 시작한 봉우리가 몇군데 더 있는데 예를들면
- 울산시와 밀양시 경계에 위치한 제약산의 주봉이 천황봉으로 둔갑됨- 함양군에 위치한 괘관산의 주봉이 천황봉으로 둔갑됨- 진안군에 있는 구봉산의 주봉이 천황봉으로 둔갑됨- 전남 영암에 있는 월출산의 주봉인 천성봉이 천황봉으로 둔갑됨- 전북 남원기 산동면의 천왕봉이 천황봉으로 둔갑됨
하루 빨리 우리 고유의 이름을 되찾아 민족적 수취를 털어 버릴 날을 기다려 본다
또한 속리산 천왕봉(옛날에는 문장대)은 한강, 낙동강 그리고 금강의 발원지로 기록하고 있으며 이를 삼파수라 부른다.
이 3대 강(한강, 낙동강, 금강의 발원지)의 물줄기와 동남쪽 청화산, 남쪽의 봉황산으로 뻗어가는 백두대간 마루금 그리고 마지막으로 안성 칠장산으로 이어가는 한남금북정맥 줄기가 나눠지는 분기점인 천왕봉을 풍수지리에서는 3태극(천, 인, 지)이라 하여 풍수지리학 상 중요하게 여기게 되였다.
시간을 보니 벌써 11시 15분을 훌쩍 넘기고 있다.
어둡기 전까지 날머리에 도착이나 할 수 있을지 걱정이지만 그래도 안전하게 이 삼복 더위에 걸을 수 있다는 사실 자체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시간을 즐기고 있다.
누구랄 것도 없이 진한 농담과 입심 대결에 웃음 꽃 피우고 힘겨워 쉬고 있는 모습이 또한 일류 모델보다 더 멋진 포즈를 취하고 있기에 지금까지의 어렵고 힘든 것이 모두 오래된 과거가 되어 버린다.
잠시 안개가 물러난 틈을 이용해 간신히 잡은 마을 원경 및 마루금
삼파수의 시발점인 바위의 약수를 확인하고 싶었지만 짙은 안개와 미끄러운 바위로 인해 포기하고 이제부터 각자 자기 보폭에 맞춰 갈령까지 자기 마음껏 산행을 허락해 드린다.
중간 선두에서 많은 시간 홀로 걸으며 많은 사색과 지나온 과거에서 가야 할 미래까지 또한 많은 생각을 해 본다.
기간으로 일년 반, 산행 회 차로 근 40여 회 차, 이제 겨우 1/3을 완주한 이 시간, 많은 예기치 못한 변화와 말 못할 과거의 어려움 그리고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두려움이 엄습해 옴도 느끼지만 그래도 이 길이 즐겁고 내가 가야 하는 길이기에 힘내 능선 위를 마음껏 걸어 본다.
급경사 내리막을 조심스럽게 내려오며 안부 지나 묘 한기를 통과하고 전망바위에 도착하여 잠시 개인 하늘 바라보지만 아직도 속세의 인간에게 쉽게 보여주지 않는 속리산의 아름다운 전경을 머리 속에만 그려보며 그렇게 한 구간의 마지막을 향해 발길을 옮기고 있다.
지루한 703봉과 725봉을 넘어 몇몇 산우님들 만나 마지막 남아 있는 과일과 떡 그리고 한잔 술로 어려움 달래며 다시 또 얼마 남지 않은 마지막 형제봉을 향해 끝없는 사투를 벌이고 있을 뿐이다.
오는 중간 양동이로 솟아 붓듯 국지적인 강한 소나기가 잠시 더위 달래주며 피할 것도 없이 그 빗속을 걸으며 우리는 하나가 되였지.
잠시 강하게 내리던 빗줄기가 잦아들며 언제 뿌렸는가 하듯 밝은 햇살이 머리 위에 비추고 벌써 뜨거워진 대지의 열기가 삼복 더위를 실감케 하고 있다.
피앗재에서 다향님, 칠갑산, 행자대장님 그리고 바드님, 찍사는 솜이님
어느덧 만수계곡 갈림길인 피앗재에 도착하여 미니 단체 사진 한장으로 갈무리 하고 다향님과 둘이서 형제봉까지 있는 힘 다 쓰며 마지막 남아 있는 땀방울 쥐어짜니 30여분 만에 형제봉에 도착한다.
이제 시간은 오후 2시 46분을 지나고 여기에서 처음으로 지난 번 지나온 못제 능선과 오늘 걸어온 속리산 능선을 원경으로 바라본다.
참으로 아름다운 강산이건만 그 멋진 풍경 담을 수 없음에 다음을 기약하며 하염없이 후미를 기다려 본다.
< 형 제 봉 > - 이 용 주
형만한 아우없어그늘아래 촉촉이 적신 동생그 이름 딴 듯한 형제봉
목소리를 낮추어
가슴을 아프게 해선 안되는
빼곡한 바위결에 서서
갈령고개 마루턱에
속리산 문장대 어둔시야로 다가오고
어느샌가 자아를 발견한 것처럼
인생!헤아릴수 없는 운명이었다면절벽 끝엔들 훌쩍 서지 못할까.
형제간의 두터운 정 껴 입고그빈터널을 차지하려는변신하는 모든곳으로 다가서고 싶어라.
형제봉에서 바드님
30여분 기다려도 반겨주는 산우님 없이 형제봉 지키다 후미가 피앗재에 도착했다는 무전기 속의 목소리를 확인한 후 바드님과 단둘이 지난 번 내려 간 갈령삼거리에서 갈령까지 많은 이야기 속에 마무리해 본다.
내려 가자마자 다시 솟아지는 게릴라 폭우 속에 산행중인 산우님들이 걱정이지만 잠시 후 한 분 두분 그래도 웃음 잃지 않고 기쁘게 내려오는 모습에서 안도의 한숨이 저절로 나온다.
무척 힘들고 길었던 제12차 백두대간 속리산 구간 산행, 처음으로 범법자란 죄명을 안고 야밤을 틈타 그 무시무시한 암릉을 오르던 기억은 아마도 평생의 추억으로 자리매김 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처음으로 우중 산행이란 이런 것이다라고 맛보기를 하였던 시간의 고통과 어려움이 벌써 환희와 기쁨으로 다가왔던 시간들.
닭도리 탕으로 늦은 시간 점심 아닌 저녁으로 함께 고생되었던 시간을 위로와 격려의 한 잔술로 날려 보내고 다시 새벽녘 헤어졌던 그 버스에 오르자 마자 눈껍풀이 잠기며 깊은 잠에 빠져든다.
다음 구간부터는 몇 분의 남자 산우님들을 지정하여 바위 오르는데 어려움을 느끼시는 산우님들 도와 드리며 함께 산행하는 방법을 생각해 봐야 될 듯 싶다.
오늘도 선두에서 길 찾기에 고생하신 사하라님과 일여님 감사 드리며 후미에서 정말 고생 많이 하신 피그대장님, 대장님이 계시기에 무사히 어려운 구간 잘 완주했다 생각합니다.
그리고 오늘 처음 대간길에 합류하신 시대야님, 좋은 추억의 대간 산행이었기를 바라며 앞으로도 자주 대간 산행에서 볼 수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
또한 어려운 역경 잘 이겨 내신 청목 선배님과 왕언니님께도 큰 박수로 축하 드리며 함께 어려운 길 고생하신 우리 26인의 대간 종주대 여러분, 존경하고 사랑합니다.
다음 구간에서도 다시 즐거운 마음으로 뵐 수 있기를 기대하며
좋은 시간 잘 보내시기 바람니다.
감사합니다
백두대간 산행대장 칠갑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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