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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간마루금 제1기 백두대간 제7차 산행 일지 (삼도봉터널, 부항령에서 우두령, 질매재까지)
날짜 : 2007년 6월 18일부터 19일까지 (무박 1박 3일) 날씨 : 새벽에 짙은 운무와 안개로 시야 제한 아침부터 맑고 시원한 날씨 온도 : 새벽 영상 7도에서 낮 최고 영상 18도 참가인원 : 총 30명(존칭생략) 칠갑산, 은수, 김현우, 산하, 따스, 쑤꿀, 무시로, 하이킹, 왕언니, 양형렬, 료가, 청목, 석불산, 베짱이, 고산자, 이철주, 행자, 한살림, 강태공, 바드, 마취, 운산, 산사람, 돌소리, 사하라, 사강, 청석, 설총, 자우롬, 볼켄 산행코스 : 삼도봉터널-부항령-백수리산-싸리재 갈림길-목장길-1117봉-삼도봉-삼마골재-밀목재-1109봉-석교산 화주봉-가래골뒷산(1195봉)-1158봉-우두령(질매재) 산행거리 : 19.28 Km, 접속구간 0.50 km (삼도봉터널에서 부항령까지) 산행시간 : 선두 08 시간, 후미 10 시간 준비물 : 물 1.5 리터, 이온음료 1 리터, 이슬이 0.6 리터, 과일 젤 3봉, 육포, 방울 토마토, 콩나물, 인절미, 방수방풍의, 모자, 땀수건, 목수건 2개, 반소매 티셔츠, 긴소매 티셔츠, 모자 2개, 헤드렌턴 2개 및 예비 건전지, 가위, 칼, 압박붕대, 테이핑, 에어파스, 구급약, 4050아름다운산 프랭카드 및 띠지, 디카 및 예비 건전지, 모발폰 및 예비 건전지, 무전기 3대, 쓰레기 봉투, 휴지 2봉 버스에 두고 간 준비물 : 갈아 입을 옷 한 벌, 비옷, 스패츠, 슬리퍼 교통수단 : 45인승 버스 1대 신평고속관광 양기중 기사님 상세일정 : 18일 23:10 사당역 출발 23:25 서울 TG 23:30 신갈 정류장 23:50 기흥 휴게소 19일 02:00 인삼랜드 휴게소 03:40 삼도봉터널 도착 03:50 삼도봉터널에서 산행 시작 03:58 부항령 도착 04:20 묘 1기 통과 04:22 967 지름길 (우회) 04:55 백수리산(1034봉) 05:25 안부 05:33 싸리나무 지역 05:52 싸리재 갈림길 06:00 목장 나무 계단 06:43 1117봉 06:55 사거리 이정표(해인 산장) 07:17 이정표(삼도봉 0.2 Km) 07:23 삼도봉(단체사진 및 아침식사) 08:30 내리막 길 08:32 삼막골재 09:14 밀목재 09:54 다래넝쿨 지역 10:03 1089봉 10:40 1109봉 11:19 석교산 화주봉 11:25 암릉로프 구간 11:45 가래골뒷산(1195봉) 12:15 1158봉 및 헬기장 12:45 814.6봉 12:50 철탑 12:52 우두령(산행 날머리) 도착 인생사를 닮은 백두대간 산행과 가슴 뭉클한 대간 우정 또 한 구간의 마무리를 짓기 위해 떠나는 백두대간 산행 길, 집 차창 밖으로 전날부터 봄비치고는 많이 내리는 빗줄기에 기상청 사이트만 들락날락 하면서 제발 우중 산행만 면해 달라 기원해 본다. 비가 오든 바람이 불든 구름과 운해가 앞을 보여주지 않는다 한들 가야만 하는 길이지만 그래도 청명한 날씨 속에 멋진 대간 마루 금과 아름다운 산줄기를 감상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은 모두 같은 생각이겠지. 1109봉 쪽에서 바라 본 지나온 대간 길 특히 이번 민주지산 산행은 백두대간 산행 길에 몇 손가락 안에 꼽힐 정도의 수려한 산세를 자랑하는 지난회차 다녀온 덕유산 마루 금과 민주지산 능선이 한눈에 보이는 곳이기에 더욱 쾌청한 날씨에 대한 소망이 컸던 것도 사실이리라. 하지만 세상사 모두 내 마음 같지 않은 것을 알면서도 이렇게 작은 정성 모아 빌어 볼 수 밖에. 저녁에 출발지인 사당으로 나가려 하는데 대간 안방마님인 우산 총무님의 쪽지가 전달된다. 일이 생겨 이번 구간엔 합류하지 못하지만 떠나는 산우님들 얼굴이라도 보고 싶고 먹거리라도 준비하고 싶은 마음에 사당으로 나와 인사 드리고 들어간다는 내용에 벌써 마음이 아프고 아쉬움이 남는다. 앞으로는 모든 구간 함께하는 대간 길 안방 마님이길 바라며 큰일이 아니길 빌어 본다. 산행 들머리인 삼도봉 터널 앞에서 사하라님 약간 싸늘한 기분이 들 정도의 날씨이지만 다행이 빗방울도 멈추고 기분만은 상쾌하게 총 30명의 종주대원을 실은 버스는 시원하게 열려 있는 고속도로를 달려 첫 기착지인 기흥 휴게소에서 간단히 생리현상 해소하고 다시 어둠 속을 지나 새벽 2시 인삼랜드 휴게소에 도착한다. 우산 총무님이 바리바리 준비해 주신 맛난 음식과 따뜻한 국물로 새벽 참 해결하고 양기중 기사님의 고속도로 상에서 버스 알바로 예상 시간보다 약간 늦게 삼도봉 터널 앞에 도착하니 정확히 새벽 3시 39분. 10여분 간 각자 준비 운동하고 곧바로 산행 들 머리로 들어서는 시간 새벽 3시 50분, 어둠 속에서도 2주 사이에 너무나 파랗게 변해 버린 잡목과 이름 모를 들풀들이 지난 밤 살짝 내린 비와 자연이 만들어 준 농무에 고개 숙여 무거운 풀잎 떨구고 있다가 갑작스런 산 객들의 출현에 모든 무거운 짐 털어내고 방긋 웃음 준다. 백두대간 산행 들머리인 부항령의 대간 띠지들 속보로 8분여 오르니 지난 번 아쉬움 남기고 떠나 온 부항령 대간 길의 띠지들이 다시 반갑게 인사하지만 반가움의 만남도 잠시 뒤로 하고 된비알 오름길을 힘차게 오른다. 오늘도 선등에는 볼켄님과 사하라님이 이끌고 계시지만 총알 같은 빠름에 삼도봉에서나 만남을 기약해 보고 후미는 강태공대장님께 부탁 드린 후 중간 그룹에서 처음 대간 길에 오르신 사강님의 뒤를 따라 전진해 본다. 4시 20여분, 어둠과 짙은 안개로 인해 시야가 전혀 없는 967봉을 버리고 우측 우회길로 오르자 약속했기에 아무 생각 없이 오르다 보니 갑자기 좌측 봉우리 근처에서 아름을 부르는 소리가 들리고 급하게 선두 대장님과 연락 취해 보니 직진하여 봉우리 방향으로 오르시다 다시 우회했다 하신다. 백수리산 오르기 전 농무 속 여명을 축하하며 모두 20여 산우님들이 올랐다 생각했기에 급하게 후미대장님께 연락하여 우측 길로 우회하라 당부 드리고 내가 이끄는 중간 팀은 묵묵히 그 우회길 오르고 있다. 산행 1시간여 지나 1034봉인 백수리산 오르기 바로 직전 백발이 하얀 어느 노 산객 한분이 백두대간 종주 산행 중 이곳에서 비박을 하신 후 텐트를 접고 계신다. 내 눈에 보이는 그분의 대단한 용기와 대간 길 사랑에 잠시 몇 마디 나누고 다시 길을 재촉하니 선등하시던 볼켄님과 사하라님 그리고 산사람님이 추월하여 앞서 내달리시고 잠시 후 산사람님 직장 동료이신 돌소리님과 처음 이 대간 길에 합류하신 운산님이 그 뒤를 따라 손살같이 사라진다. 다시 후미대장님께 연락하니 모든 산우님들 잘 이끌고 올라 오신다는 소식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서서히 여명이 밝아오는 능선 길에 발자국 남기며 선두 아닌 선등을 시작한다. 백수리산 정상에 올랐지만 아직 보이는 것이 아무것도 없기에 곧바로 좌측 급경사 내리막으로 접어 드니 촉촉히 젖은 비탈 진흙 길이 자꾸 발목잡고 엉덩이를 어루만지고 있다. 두어번 엉덩방아를 찧고 다시 평탄길로 내려 오니 이제부터 세상이 어 둠에서 벗어나 서서히 뜸들이며 그 장엄한 자연을 보여 주기 시작이다. 973봉 정상에서 아기의 연한 속살처럼 연두빛으로 치장하기 시작한 싸리나무 지역을 벗어나 973봉에 올라 사방을 조망해 보지만 한치 앞도 분간할 수 없는 농무와 안개비에 간단히 사진 한장 남기고 다시 출발하려는데 사강님이 배고픔을 참지 못하시고 식사를 청하신다. 다시 후미대장님께 부탁 드리고 홀로 남겨진 사강님을 뒤로 하고 떠나는 마음 아프지만 처음 오른 대간 길에서 부디 많은 좋은 경험과 추억을 만드시길 빌어 드릴 뿐 큰 도움 드릴 수 있는 것이 많지 않음을 씁쓸하게 받아 들인다. 이 시간 새벽 5시 47분, 생각보다 빠르게 진행하고 있으며 모든 것이 순조롭게 보였지만 처음 시작할 때의 선두그룹 중 후미 11명의 대원들이 후미대장 보다 훨씬 뒤에서 따라 오고 있었다는 사실을 삼도봉 근처에서 알고는 얼마나 가슴 철렁했었던지. 지금 생각해 봐도 갑자기 온몸에 소름이 쫙 돋아 날 지경이다. 백두대간 복원 나무 계단, 목장 지대인 듯 하다 조금 더 진행하여 싸리재 갈림길을 지나니 곧바로 좌측에 밭을 일군 흔적과 백두대간 복원을 위해 만든 목재 계단이 반기고 떠들썩한 소리에 잠시 걸음 멈춰 바라보니 몇 분의 중년 등산객들이 쉼터에서 쉬고 있다. 동네 어르신이신 줄 알고 나물 캐러 일찍도 올라 오셨다 생각해 몇마디 인사 나누다 보니 그분들도 삼도봉 터널에서 시작해 빼재로 내려가야 될 종주길을 짙은 안개와 농무로 인해 부항령 삼거리에서 들머리를 잘못 찾아 다시 우두령 방향으로 올라 오셨다 한다. 한 2시간 여 알바다운 알바를 하시고 눈에 익은 나무 계단을 보고서야 잘못 길을 들어섰음을 알았다 하시니 백두대간 산행이란 것이 얼마나 힘들고 어려운 길인가를 새삼 일깨워 주는 전설 같은 이야기가 될 것이라 생각된다. 잠시 고소를 금치 못했지만 그것이 대간길이며 또 앞으로 얼마나 많은 예기치 못한 상황이 내게도 벌어질까 자신에게 재삼 경각심을 심어 본 계기가 되기도 했다. 아직도 밝은 세상 보여주기 꺼리는 안개 속에서 한 장의 증명 사진으로 흔적 남기고 넓은 임도를 따라 여유자적 걸어 본다. 5분여 진행하다 갑자기 우측으로 능선 분기점에 많은 대간 띠지들이 보이고 그곳으로 올라 가니 다시 잡목들과 이슬 먹은 풀잎들이 앞길을 무겁게 만든다. 임도로 곧바로 직진하여 알바하기 좋은 곳이며 길 찾기에 주의해야 될 구간이기도 하기에 후미대장님께 연락하여 주의 시킨다. 다시 아기자기한 능선 길을 올라 1117봉에 도착했지만 아직도 보이는 것은 산우님들의 예쁘고 멋진 얼굴들 뿐 새로운 대간 마루 금과 지나 온 길을 보여 줄 기미가 없다. 해인산장 내려가는 사거리에서 6시 55분 해인 산장 내려가는 사거리에 도착하여 잠시 휴식 취하니 선등하신 사하라 선두대장님으로부터 선두는 이미 삼도봉에 도착하여 추위와 싸우고 계시다는 연락이 온다. 좀 더 기다리라는 말씀만 드리고 후미 기다려 함께 오르려 했지만 강태공 후미대장님이 도착한 후 이곳에서 11명의 산우님들 행방이 묘연해 진 것을 알게 되었다. 무전기도 없기에 다시 급하게 여러 산우님들께 전화하여 간신히 이곳 근처까지 무사히 오르고 계시다는 연락에 큰 한숨만 쉬고 있다. 이야기를 들어 보니 처음 967봉 오르막에서 우회하지 않고 정상적인 대간길로 진행하다 보니 늦었다며 대장은 나중에 땜빵하라는 농담에 웃음으로 그 어려운 시간 잘 극복하고 모두 함께 삼도봉을 향한다. 전라, 경상 및 충청도의 만남을 상징하는 삼도봉 정상의 조형물 생각보다 온도가 낮고 바람이 거세게 불어 추위가 엄습해 오는 삼도봉 도착 시간 7시 23분, 화전봉이란 원래의 이름을 버리고 삼도봉으로 명칭이 바뀐 정상에 오르면 경상북도 금릉(김천), 충청북도 영동 그리고 전라북도 무주의 삼도를 나누는 이 곳에 삼도 화합 탑이란 거대한 조형물이 산 객의 눈을 반긴다. 삼도봉(화전봉)은 남북으로 백두대간 길을 연결하고 서쪽으로 민주지산 능선 상의 석기봉과 민주지산을 이어 각호산으로 각호지맥을 보내며 동쪽으로는 해인리 마을의 고요한 터전을 만들어 주고 남으로는 초점산에서 분기하는 가야지맥과 금오지맥을 따라 가야산과 금오산이 감싸고 돌게 하니 이 삼도봉을 안고 있는 세개 지역은 최고의 절경과 맞닿아 있구나. 삼도봉 정상에서 찍은 단체 사진 선두 5명의 산우님들은 바람을 막아주는 바위틈에서 추위와 싸우며 후미 기다리다 얼어 죽게 생겼다며 농담 반 진담 반으로 빨리 출발하고자 하는 눈빛을 보낸다. 재빨리 프랭카드 꺼내 단체 사진 한장 찍고 다시 선두 5명을 보낸 후 나무 그늘 아래 아침상을 펴 보았으나 떨어지는 많은 잔 벌래들을 피해 결국 바람부는 삼도봉 정상에서 식사를 준비한다. 이 세상 최고의 산상 아침 비빔밥, 준비해 주신 따스님과 함께 비벼 주시는 은수님 따스님이 준비한 양푼이 비빔밥, 몇 명의 산우님들만 바람 피해 바위 틈에서 식사를 하시고 나머지는 모두 그 거센 바람과 싸우며 추위에 손과 얼굴을 벌벌 떨면서도 어찌 그리도 맛나게 비빈 비빔밥 이던지. 추위를 녹이려 빈속에 알코올 한잔과 비빔밥 한 사발 그리고 깊어지는 대간 우정들, 제 아무리 춥다 한들 우리들 대간 열정을 막을자 누구란 말인가. 이가 맞부딪쳐 달달달 소리내면서도 무엇이 그리 즐겁고 재미나는지, 아마 앞으로 아침 식사하면 생각나는 소중한 추억의 하나로 자리매김 할 것이 분명해 진다. 식사 후 추위에 떨리는 손으로 간신히 몇장의 삼도봉 조형물과 산우님들 사진 찍어 드리고 사방을 조망해 보지만 아직도 아무것도 보여주질 않는다. 지나 온 남덕유산의 장엄한 대간 마루금과 석기봉과 민주지산 그리고 금오산과 가야산을 볼 수 없음에 안타까운 마음이지만 어쩔 수 없이 자연이 허락하지 않는 것을 순순히 받아 들일 뿐. 단지 무인 구급약 통속에 구급약은 없고 몇병의 물통만이 그자리 대신하고 있음에 마음의 씁쓸함을 느끼고 재빨리 그곳을 떠나본다. 삼막골재 이정표 삼도봉에서 삼마골재 내려오는 계단 중간에서 잠시 바람에 흩어지는 안개 사이로 언듯 초록의 아름다운 능선들이 보이고 햇살이 간간히 추위를 달래주고 있다. 8시 32분 삼막골재에서 두껍게 껴 입은 옷가지들을 정리하고 이철주님과 무시로님 셋이서 선두에서 녹음이 짙어가는 부드러운 대간길을 걸어 보며 앞서간 청목님과 합류해 본다. 가끔씩 따끔하게 다가오는 잡목 가지들이 진행을 방해하고 있으나 개의치 않고 좀 더 진행하니 9시 14분 밀목재에 도착한다. 밀목재 이정표 옆에서 이철주님 이곳에서 부터는 잡목들의 천국이기에 조망은 좋으나 진행에 어려움을 가끔씩 느낀다. 언뜻 보여주는 지나온 대간 마루 금이 황량한 갈색이 아닌 짙푸르게 변해가는 초록이라 눈이 아프지 않아 좋고 맨살 보여주는 부끄러움이 없어 더욱 좋다는 생각이다. 다래 넝쿨 지역 지나 바라 본 1089.3봉이 구름에 가렸다 햇살에 다시 나타나기를 반복하고 그 아름다움에 취해 한걸음에 달려가니 10시를 넘기고 있다. 해인리 방향의 고요한 마을과 푸르른 산야들 우측의 김천 해인리 방향의 작은 마을들이 작은 냇가와 골짜기를 따라 아름답게 놓여 있고 저 멀리 지나온 덕유 삼봉산과 대덕산 그리고 민주지산 능선인 석기봉과 민주지산 그리고 각호산이 부끄러운 듯 살며시 얼굴을 내민다. 1109봉 오르막에 아직 다 못 핀 철쭉이 우리네 키 두 배 만큼의 높이를 자랑하며 활짝 웃음 보내니 아무리 산행에 길들여진 산 객이라도 어찌 그냥 지나칠 수 있을까. 철쭉 꽃 옆에서 아름다운 미소 짓고 계신 마취님 몇 분의 산우님들 그 아름다운 철쭉꽃에 얼굴 들이 밀고 천상의 아름다움에 잠시 자아 도취해 본다. 눈 앞에 거대하게 다가오는 석교산 화주봉이 보이지만 두렵거나 무섭지는 않다. 단지 시간과의 싸움일 뿐이리라. 석교산 화주봉 정상석에서 은수님 10시 40여분에 떠난 1109봉을 뒤로 하고 다시 마지막 힘 짜내 달려가니 작은 이정석에 단지 석교산이란 이름 석자를 달고 돌무덤 위에 어렵게 앉아 있는 형상으로 외롭게 그곳을 지키고 있다. 이 시간 11시 19분, 몇 시간 전 올랐던 삼도봉과는 너무나 대조적인 모습에 인간들의 탐욕과 이기심 그리고 보여주기 위한 행정에 괜시리 기분이 언짢아 진다. 하지만 산행을 위해 오른 산 객이 무엇을 더 바라겠는가. 그저 이렇게 오를 수 있고 또 이렇게 반겨 주는 산이 있으면 되는 것을. 남아 있는 알코올과 과일 그리고 간식으로 잠시 머물다 반대쪽으로 올라 오는 산 객들에게 자리 양보하고 다시 급경사 로프 암릉 지대를 조심 조심 내려 와 가래골뒷산을 지난다. 지도상에는 그렇게 표기되어 있지만 조망도 없고 또한 큰 오름 능선도 아니기에 그냥 지나치기 쉬운 봉우리. 그러고 보니 이번 구간엔 백두대간 능선 중에서 이정표가 적은 구간 중의 하나로 기록될 듯도 싶다. 간간히 보이는 능선과 철쭉 그리고 녹음속의 명상을 즐기는 사이 어느덧 마지막 봉우리 1158봉 헬기장에 도착하니 시간은 12시 15분을 넘기고 있다. 부드러운 흙길에 초록으로 녹음이 짙어가는 대간길에 한살림님 뜨거워진 햇살을 피해 도망가듯 헬기장을 지나니 부드럽고 푹신한 흙 산의 모습 그대로가 막 피어 오른 연 초록의 상쾌함과 더해 오늘 산행 중 최고의 선물을 선사하고 있다. 그저 바라만 봐도 좋고 걸어가는 기분은 더욱 좋다. 어디를 보아도 초록, 초록, 초록. 그 누가 초록 바다라 했는가. 오늘 보니 초록 산하 이것이 가장 어울리는 단어가 아닐까 잠시 생각해 본다. 초록 산야에 눈에 확들어 오는 4050아름다운산 띠지를 발견한 후 그 형용할 수 없는 멋들어짐에 아름산 띠지 몇 개를 달아 놓고 사진으로 남겨 본다. 다음 3기 4050아름다운산 백두대간 팀이 지나면서 볼 때 얼마나 가슴이 뛰고 기쁜 마음이겠는가 하는 혼자만의 자기 만족일지라도 이 시간이 행복하고 즐겁다. 마지막 우두령 바로 직전 동물 이동 통로를 막아 놓은 철조망 12시 50분이 지나자 철탑과 우두령 날머리가 보이고 먼저 하산하신 볼켄님이 시원한 맥주 한잔으로 완주를 축하 해 주시고 있다. 다리는 저려오지만 완주했다는 기쁨으로 마시는 시원한 맥주 한잔, 이런 기분으로 다시 대간길에 오르겠지. 하지만 그것도 잠시, 무전기에서 흘러 나오는 후미 조의 다급한 도움 요청으로 쉬고 있던 볼켄님과 사하라님이 갈아 입은 등산복과 등산화 끈을 다시 조이면서 다녀오마 이야기 할 땐 고마움과 함께 후미에서의 상황에 걱정이 앞선다. 이제 석교산도 못 올랐다는데… 한 시간 30여분 뒤 모두 무사한 모습으로 내려오시는 산우님들의 얼굴에서 안도와 함께 인생을 닮아 있는 대간 길과 그 대간 길에서 만난 아름다운 인연을 다시 한번 뒤돌아 본다. 우두령 이정표에서 무시로님, 바드님, 칠갑산 경북 김천 시와 충북 영동군을 잇는 우두령, 소의 등 모습을 닮았다 하여 붙여진 이름으로 낙동강과 금강수계의 발원지로도 더욱 유명한 곳이기도 하다. 우두령 조형물 옆에 나들이 나온 가족으로부터 너무나 많은 봉양으로 즐거운 시간 보내고 후미와 합류하여 오후 3시 영동의 그린가든 식당에서 오징어와 삼겹살 두루치기로 과한 늦은 식사 후 서울로 향한다. 다음 제8차 구간의 산행 들머리 4시 25분 식당에서 출발한 버스는 먼 꿈나라 여행에서 돌아 온 종주 대원들을 모시고 오후 5시 50분 입장 휴게소에서 행자님이 마련해 주신 아이스크림 하나씩 입에 물고 잠 털어내고 다시 저녁 7시 30분 사당에서 헤어짐을 아쉬워 하며 다음 8차 대간 길에서 다시 만나자 약속해 본다. 오늘도 선등에서 수고 해 주시고 후미 마중까지 다녀 오신 볼켄님, 사하라님, 산사람님 그리고 돌소리님 수고 많이 하셨구요 다음부터는 힘들겠지만 조금 더 산우님들과 함께하는 산행이길 바라봅니다. 후미에서 수고해 주신 강태공 후미대장님, 청석대장님, 따스님, 양형렬님, 하이킹님, 고산자님 그리고 료가님 친척보다도 아니 가족보다도 더 찐하게 보여주신 산우애에 정말 감사 드림니다. 어려운 여건하에서도 최선을 다해 완주하신 행자님의 그 투혼에 대간 산행의 참 의미를 다시 한번 되새겨 봤네요. 다음엔 꼭 건강한 모습으로 그 웃음 다시 볼 수 있으시길 기대해 봅니다. 또한 먹지도 못할 만큼의 큰 고통속에서도 웃으면서 잘 완주하신 김현우님께도 진심어린 감사를 드리며 건강한 재회를 기대해 봅니다. 따스님이 준비해 준 아침 비빔밥 이 세상 최고의 비빔밥과 추억으로 간직 합니다. 또한 처음 백두대간 산행에 동참 해 주신 사강님과 운산님, 좋은 산행 그리고 좋은 추억으로 기억되는 시간이길 바랍니다. 함께한 30명의 백두대간 산행 종주자 여러분, 감사하며 존경하고 사랑합니다. 늘 건강하시고 즐거운 다음 대간 산행 길에서 다시 뵙는 날까지 좋은 시간 되십시요. 감사합니다 대간마루금 백두대간 산행대장 칠갑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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