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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맥과 중요 지맥 산행(완료)/진양기맥(대간·완)

진양기맥 제2구간 남령에서 바래기재까지 산행후기

by 칠갑산 사랑 2014. 1.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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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지 : 경상남도 함양군과 거창군의 진양기맥 마루금 일대

산행날자 : 2014년 01월 26일 (일요일 당일 산행)

산행날씨 : 맑은 날씨에 찬바람과 많은 눈으로 어려움을 겪었지만 대체로 산행에 좋았던 날씨

산행온도 : 영하 05도에서 영상 04도

산행인원 : 칠갑산 나 홀로

산행코스 : 남령재(월봉산 3.6 Km) 이정표-나무계단-이정표(남령 0.6 Km, 원봉산 3.0 Km)-수리덤 전위봉칼날봉 갈림 이정표(칼날봉 100 m,

               남령 1.1 Km, 월봉산 2.5 Km)-칼날봉(수리덤) 정상-계단-암릉구간-암릉 로프지대-석문-이정표(남령 1.5 Km,

               월봉산 정상 2.1 Km)-억새안부-이정표(남령 2.1 Km, 월봉산정상 1.5 Km)-1099봉 암봉-암릉지대-이정표(남령 2.8 Km,

               월봉산정상 0.8 Km)-암봉 우회지대-대로마을 갈림 이정표(남령 3.1 Km, 월봉산정상 0.5 Km)-월봉산 전위암봉(1234봉)-

               월봉산(1279봉) 이정표 (남령 3.6 Km, 수망령 3.0 Km)-대로마을 갈림 이정표(1275봉, 월봉산정상 0.3 Km, 수망령 노상마을,

               대로마을 5.4 Km)-큰목재(1050봉) 이정표 (월봉산 1.3 Km, 수망령 1.7 Km, 노상마을 2.6 Km)-거망산 갈림 삼거리봉(1150봉)

               이정표(월봉산정상 1.72 Km, 수망령 1.28 Km, 거망산정상 4.85 Km)-수망령 팔각정 이정표(월봉산 3.0 Km, 금원산 2.2 Km)-

               이정표(수망령 1.0 Km, 금원산정상 1.5 Km)-이정표(수망령 1.9 Km, 금원산정상 0.6 Km)-금원산(1353봉)

               이정표(지재미골 6.0 Km와 1코스 7.4 Km, 기백산 3.6 Km와 2, 3, 4 코스)-헬기장-금원산 동봉(1349봉) 돌탑과

               이정표(금원산 0.25 Km, 기백산 5.0 Km)-유한청폭포 갈림 이정표와 팔각정(금원산정상 0.68 Km, 기백산 4.3 Km,

               유한청폭포 3코스 3.0 Km)-동봉전위봉(1310봉)-1287봉 전망-시멘트 포장 임도와 사각정 이정표(금원산정상 1.6 Km,

               기백산정상 2.4 Km, 수망령 3.6 Km)-1283봉-사평입구 갈림 이정표(금원산정상 2.5 Km, 기백산정상 1.5 Km, 사평입구 2.9 Km)-

               전망데크-1279 암봉-누룩덤-기백산(1331봉)-이정표(기백산정상 0.2 Km와 금원산 5 Km, 유한청폭포 5.75 Km)-전망대(1320봉)

               이정표(기백산정상 300 m, 하산길 4.8 Km)-큰바위 2 전망대-금곡 갈림 이정표(기백산 1.3 Km, 상촌 3.4 Km와 바래기재 6.3 Km,

               금곡 6.1 Km)-상촌 갈림 이정표(기백산 1.8 Km, 바래기재 5.8 Km, 상촌 2.9 Km)-암봉(1141봉)-헬기장 이정표(기백산 2.4 Km,

               바래기재 5.2 Km)-공터-상촌 갈림 이정표(기백산 4.1 Km, 바래기재 3.5 Km, 상촌 2.2 Km)-819봉 삼각점-밭 가장자리-상비재

               이정표(기백산 6.3 Km, 바래기재 1.6 Km, 고신마을 1.8 Km, 상비마을 1.4 Km)-목계단과 암봉지대-580봉 삼각점-

               이정표(바래기재 1.0 Km, 상비고개 0.6 Km)-암반지대-은바위-이정표(상비재 1.2 Km, 바래기재 0.4 Km)-공룡알 바위-

               바래기재(2, 24, 26번 지방도로)-산행종료        

산행거리 : 약 20.00 Km

산행시간 : 얼어있는 암릉과 잔설을 조심스럽게 걸으며 환상의 조망을 담고 여유롭게 10시간 25분 (07시 20분부터 17:45분까지)

교통편 : 애마와 택시 이용

 

진양기맥이란 ???

아직 공식명칭은 아니지만 신 산경표의 저자인 박성태님이 그 이름을 붙여 많은 사람들이 하나의 독립된 기맥으로 부르고 있는 가칭 진양기맥은 백두대간의 남덕유산에서 남동쪽으로 가지를 쳐 월봉산, 금원산, 기백산, 망설봉, 갈전산, 바랑산, 소룡산, 황매산, 철마산, 금곡산,성현산, 산성산, 한우산, 자굴산, 망룡산, 천황산, 집현산, 광제봉을 일으키고 남강 유역인 진양호의 남강댐에서 그 맥을 다하는 도상거리 약 159.1km의 산줄기를 말한다.
진양기맥 산줄기는 주로 남강과 황강을 가르는 분수령으로 진양기맥의 서쪽 내지 남쪽의 물은 남강으로 흐르고 산줄기 동쪽의 물은 황강 내지 낙동강 본류로 흐른다.
남강과 황강을 가르는 산줄기로만 따진다면 한우산에서 좌굴산,집현산,광제봉,남강댐으로 가지 말고 한우산에서 응봉산,우봉산,돌문재쪽으로 가야 할 것이나 남강댐쪽이 거리도 25km쯤 더 길고 산세도 더 수려하며 진양호에서 맥을 다한다는 이유로 대부분 종주자들이 남강댐쪽으로 이어가고있다.
진양기맥은  하동을 제외한 서부 경남의 전지역인 함양,거창, 합천, 산청, 의령, 진주등 6개시군을 지난다. 
 

 

 

꼭 1년만에 다시 오른 진양기맥 마루금에서 아픈 지난 추억을 날리고 환상의 세계를 만났던 시간들

 

 

선답자들의 산행 후기를 참고한 후 난해하고 어려운 정맥 산행을 진행해 무탈하게 맥 잇기 산행을 다녀왔기에 단 한명의 후답자라도 다시 이 산객이 걸었던 마루금을 걸으면서 산행에 도움이 될 수 있다면 하는 즐거운 마음으로 가능하면 정맥 마루금에 충실하게 적으려 노력하며 산행 후기를 적는다.

 

원래 남아 있는 영산기맥 2구간을 완주 후 깨끗하게 마무리 할 예정이였지만 갑작스럽게 터진 조류 독감으로 인해 농가와 축사가 인접한 영산기맥 산행을 포기하고 1년 전 아픈 추억을 남겼던 진양기맥으로 발걸음을 돌린다.

인터넷을 찾아 보지만 1월 초 한 산악회 회원들이 넘었다는 소식 이외엔 전혀 소식이 없어 혹시 지난 1년전과 동일하게 오르다 뒤돌아 내려오게 되면 대안으로 수도지맥을 오르기로 하고 내려가니 피곤한 몸과는 달리 마음만은 최상이다.

 

애마를 바래기재에 세워두고 사전에 예약된 안의택시를 불러 남령으로 가니 생각보다 택시비가 많이 나와 당황스럽지만 어짜피 돈과는 관계없이 오르려고 했기에 찬바람이 강하게 불어오는 남령에서 어둠속에 잘 담기지 않는 주위 풍경을 사진에 어렵게 남기고 이정표 뒤 능선을 타고 길고도 먼 종주 산행을 출발한다.

이번 산행은 오늘과 내일 이틀간 진양기맥에 들어 춘전치까지 걸어가야 하니 너무 조급하게 걷지 않고 즐기며 여유있는 산행이길 바래보는 시간이기도 하다. 

 

경남 함안에 일이 생겨 잠시 내려가야 할 상황이 되어 산행 준비 후 일요일 새벽같이 집을 출발해 진양기맥 제2구간 출발지인 남령에 도착을 하고 여명이 밝아 오는 시간에 어렵게 칼날봉을 넘어 신세계를 만난다.

정확히 1년 전 오늘 이곳을 올랐다 암릉에 쌓여 있는 눈으로 인해 눈물을 머금고 뒤돌아 탈출을 해야 했던 마루금이기에 가슴 졸이며 진행하니 생각보다 등로가 좋아 월봉산 지나 수망령을 통과한 후 5년전 추억이 깃든 금원산 정상에 올라 어렵게 사진 한장 남긴다.

생각보다 좋은 날씨에 조망까지 깨끗해 일망무제 끝없이 펼쳐진 광활한 산그리메를 바라보며 홀로 미소를 짓던 시간은 지금도 입가에 미소를 번지게 만든다.

 

함양군 안의면에 들려 라면 하나에 김밥 한줄로 아침을 해결하고 바래기재에 도착을 하니 새벽 6시 30여분이 지나고 잠시 후 전화를 해 약속한 택시 기사와 함께 찬바람이 강하게 불어대는 남령에 도착을 하니 아침 7시를 막 넘기고 있다.

남령에 대한 자료는 1년전 준비했던 자료를 인용해 보는데 이곳 남령은 해발고도가 910미터로서 경남 거창군 북산면과 함양군 서상면을 이어주는 경계 지점에 위치한 고갯마루로서 옛날부터 수목이 울창해 쪽과 같다하여 남령이라 불렸다는데 오늘 보니 울창한 숲은 어디로 사라졌는지 그저 일반 다른곳의 고갯마루와 다를 바가 없다.

찬바람이 불어 잠시도 더 지체하기가 어려워 귀마개와 장갑을 끼고 도로 우측 거창군 관광안내도와 그 옆에 있는 월봉산등산로 안내판 뒤 이정표가 가리키는 방향으로 들며 2일간의 길고도 먼 산행을 시작한다.

 

월봉산정상까지 3.6 의 거리란 이정표를 사진에 담고 계곡을 타고 올라 금새 능선으로 오르니 생각보다 춥지 않아 입었던 패딩 하나를 벗어 배낭에 넣고 걸어 본다.

잔설이 남아 있고 얼음이 얼어 있는 평지 등로를 타고 새로 만들어진 것처럼 보이는 나무계단을 올라 주능선에 오르니 바람이 세차게 불며 다시 얼굴을 강타하지만 참을만 한 그런 추위이다.

등로 우측으로 백두대간의 할미봉이 봉긋 솟아 있고 그 좌측 저 멀리 백운산과 영취산이 호남정맥 분기봉을 만들어 이 산객에게 추억을 이야기한다.

바로 눈 앞에는 거대한 암봉인 수리덤 일명 칼날봉이 지난 1년 전 아픈 추억을 말해주며 어서 오라 손짓을 하고 있다.

 

수리봉 우측 저 멀리 파란 하늘엔 아직도 지지 못하고 세상을 내려다 보고 있는 초승달이 산객의 스산한 가슴을 더욱 차갑게 만들고 있다.

조금 더 올라 등로 우측 아래를 살펴보니 저 멀리 백두대간 할미봉 능선이 남북으로 길게 뻗어 있고 그 넘어 작은 봉우리로 호남정맥 마루금이 고개를 내밀기 시작한다.

할미봉 아래에는 함양군 서상면 상남리 조산마을이 아름답게 펼쳐져 있는데 이 조산마을의 유래를 찾아보니 마을의 개척 연대는 알 수 없으나 신라 헌강왕 2년에 영각사가 창건되면서 서쪽에 있는 마을이라 하여 영서로 부려 오다가 조선 세종 4년 무신란때 황산에 살던 창녕조씨가 인척이 란에 연루된 것을 두려워 하여 화를 면하기 위하여 이 곳에 와서 다래덩굴을 헤치고 살게 되었다고 한다
마을 뒤 골짜기에는 궤송정이 있고 봉황대 암각이 있으며 창녕조씨가 과반수이고 신창표씨, 청주한씨들이 살고 있다고 전해지는 마을이다.

남령에서 이어져 내려간 37번 지방도로가 한여름 뜨거운 태양열 아래 길게 몸을 늘어뜨린 뱀의 형상으로 다가오는 것은 무슨연유인지 모르겠다.

 

그렇게 서상면쪽 마을과 할미봉으로 확연히 드러나는 백두대간 마루금을 구경하며 주능선에 올라 다시 절개지로 된 실제 남령으로 가 보니 그곳에 환상의 풍경이 남아 있다.

남령을 지나 오르면 헬기장이 보이고 그 능선을 타고 계속 하늘 높은 줄 모르게 오르면 하봉 지나 중봉을 넘어 남덕유산이 지척이고 그곳을 지나면 덕유산서봉이 빼꼼히 고개를 내밀고 있다.

몇번인가 올랐던 마루금이며 산상이지만 이렇게 하얀 눈이 덮혀 있는 깨끗한 풍경을 가슴에 담는 시간은 오르고 또 올라도 다시 그리워짐을 느끼는 시간들이다.

 

남덕유산 줄기 우측 저 멀리에는 삿갓봉이 언제 다시 만날 수 있느냐며 손짓으로 배웅을 하고 있다.

이제 납엽진 활엽수와 바닥에 푸른 산죽들 그리고 하얀 눈이 깔려 있는 평이한 등로를 타고 걸어가니 등로 좌측 저 앞으로 금원산 정상에서 붉은 빛이 강렬하게 다가오고 조만간 일출이 시작될 수 있음을 직감한다.

그렇게 몇장의 사진을 담은 후 수리덤쪽으로 다가가니 위압적인 모습으로 산객의 보잘것 없음을 알려주고 있는듯 하다.

 

다시 천천히 발길을 돌려 수리덤 전위봉 쪽으로 다가가 이제부터 가파른 오르막 등로에 얼어 붙은 빙판을 조심하며 등줄기에 땀방울 좀 흘린다.

암봉으로 이뤄진 정상으로 곧바로 오르지 못하기에 8부 능선쯤 되는 곳에서 등로는 수리덤 전위봉을 우측에 두고 좌측 사면 능선으로 나 있어 여간 조심스럽지 않다.

그래도 계속 붉게 타오르듯 붉어지는 좌측 동녘 하늘을 바라보며 그 아래 조용히 잠에서 깨어 나지 못하는 경남 거창군 북상면 월성리 마을과 월성계곡에서의 고운 추억을 더듬어 보는 시간을 가져 본다.

그 북상면 저 멀리 앞으로 올라야 할 수도지맥의 수도산과 단지봉 그리고 우측 합천의 가야산이 아름다운 실루엣을 만들며 고요한 아침에 이 산객의 마음을 마구 흔들어 놓고 있다.

 

이제 등로 좌측 금원산 정상 넘어 ㅏㄺ게 떠오르는 하루의 태양이 온 세상에 골고루 퍼지면서 온기를 불어 넣고 있다.

그 온기를 받아 지난 구간 넘어 내랴온 남덕유산 줄기가 새로운 풍경을 연출하며 아름다움의 극치를 만들고 있다.

그렇게 서두르지 않고 자연을 가슴에 담으며 걸어가니 남령에서 600미터 올라 왔고 월봉산정상까지는 3.0 Km가 남아 있다는 이정표를 지난다.

이곳에서 뒤돌아 보며 사색하는 남덕유산 줄기가 가슴속에 내려 앉으며 오랫동안 잊혀지지 않을 추억을 남기고 있다. 

 

남덕유산 우측 능선으로는 그토록 많은 땀방울과 추억을 남겼던 삿갓봉이 삿갓재산장을 숨기고 아침 햇살을 받아 눈부시게 빛나고 있다.

이제 등로 우측 저 앞으로 금원산 정상을 넘어 떠오르는 태양을 맞이하기 위해 바위 위에 올라 잠시 기다리니 너무나 황홀한 일출이 시작되고 있다.

그저 하루에 한번씩 뜨고 지는 태양이건만 왜 이리 산상에서 홀로 맞이하는 일출에는 이토록 많은 꿈과 희망과 인생을 바라며 기대하는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오늘 이 시간이 지나면 언제 다시 이곳에 올라 오늘을 추억하며 찬란한 아침 일출을 만날 수 있을지 기약이 없기에 더욱 아쉬운지도 모를 일이다.

 

숨이 멈을듯 찬란하게 떠오르는 하루 햇살을 놓칠세라 발걸음도 옮기지 못하고 그 바위 위에 서서 한동안 금원산 자락만 응시를 한다.

그렇게 하루의 시작을 아름다운 일출과 함께 출발하고 잠시 뒤돌아 보니 이제 남덕유산 자락과 그 좌우측으로 펼쳐진 백두대간 마루금에는 완전한 햇살이 비추며 따스한 온기를 불어 넣고 있다. 

다만 아쉬움이 있다면 한겨울인데도 장엄한 남덕유산 남사면에 눈이 모두 녹아 마치 이른 봄에 오른 듯 그렇게 조금은 삭막함을 주고 있는 것이다.

눈이 내려 하얀 이불을 덮고 있으면 옆지기와 한번 저 남덕유산에 올라 오늘을 이야기 삼아 탁배기 한잔 나눌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래본다.

 

이제 다시 등로 우측을 내려다 보니 남령에서부터 이어지는 꾸부렁 37번 도로가 조금 더 뱀 형상에 가까워지고 1년 전 올랐던 영각사 탐방소쪽 풍경도 눈에 들어 온다.

그 중앙에는 뾰족하게 올라 온 할미봉이 방향타 구실을 하고 있고 그 백두대간 마루금 넘어 저 멀리 호남알프스를 이루는 운장산과 연석산 그리고 복두봉과 구봉산이 고개를 내밀기 시작하고 그 남쪽인 좌측으로 눈길을 돌리니 백운산과 영취산 지나 저 멀리 무등산의 머리까지 보인다.

그 좌측으로는 지리산 서부 능선의 고리봉과 만복대 능선이 박무속에 뚜렷하게 그 존재감을 알려 온다.

 

미칠듯 다가오는 아름다운 산그리메를 바라보며 걷다보니 산행속도가 전혀 나질 않는다.

그래도 오늘은 이곳 안의에서 하룻밤 유하는 것으로 예약하고 내려 왔기에 아직은 느긋한 발걸음이다.

다시 할미봉을 가운데 두고 좌측으로 백운산과 그 우측 저 멀리 금남호남정맥으로 달려가는 산줄기가 옛이야기를 들려주며 바쁘지 않으면 다시 한번 들려달라 속삭이듯 다가온다.

등로 뒷쪽 남덕유산 방향은 이제 우측 삿갓봉 넘어 무룡산이 우뚝하고 그 무룡산 저 뒷쪽으로 머리에 하얀 눈을 뒤집어 쓰고 있는 향적봉도 보이기 시작한다.

그렇게 잠시 더 걸어 진행하니 이제 수리덤이 바로 눈앞에 다가와 있고 그 하늘을 찌를듯한 뾰족한 암봉의 자태에 오르기 힘든 것은 잠시 잊고 그저 자연의 선물에 감탄사만 연발하고 있다.

 

그 수리덤을 우측에 두고 좌측 사면 능선을 타고 조심하며 눈길을 걷다 위를 올려다 보니 거대한 암봉이 금방이라도 이 산객의 머리 위로 솟아질듯한 기세에 그저 기겁을 하고 만다.

그렇게 조심하며 진행하니 내리막 나무계단이 나타나고 그 계단을 타고 내려가 우측의 사면 등로를 걸어가니 미끄러운 빙판 사면 등로를 지나 이번에는 위로 올라가는 나무계단이 보인다.

그 계단을 타고 오르니 등로 우측에 이정표 하나가 보이는데 우측 봉우리 방향으로 칼날봉이 100미터 거리란 이정표이다.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그 수리덤 정산 부근까지 올라 천하를 가진 마음으로 세상을 둘러보는 시간은 어느 누구도 남부럽지 않은 시간이 되였다.

수리는 독수리의 수리라 생각되며 덤은 바위의 경상도 방언이니 독수리바위로 명명해도 되지 않을까 생각을 해 보는데 자료를 찾아보니 월봉산에서 바라보면 독수리가 날개짓을 하는 형상처럼 보인다고 전해진다. 

 

등로 좌측 아래로 펼쳐진 월성리와 월성계곡을 지나 저 멀리 수도지맥의 김천쪽 수도산과 단지봉 그리고 우측으로 합천의 가야산까지 그 봉우리를 하늘을 향해 솟구쳐 그 이름을 알리고 있다.

언제나 저곳에 올라 오늘 이토록 가슴 벅찼던 추억을 떠올리며 새로운 추억을 만들 수 있을지 궁금하기만 하다.

월성리는 경남 거창군 북상면의 남서쪽 끝에 자리하여 전라북도와 함양군 서상면에 맞닿는데 마을로는 월성, 내계, 심동, 답동 및 황점까지 다섯 마을이 있다.

월성리 월성마을은 달이 마을 앞 성삼봉에 비친다 하여 월성이었던 것을 달월과 별성자인 월성으로 바뀌면서 양지편에 자리 하므로 양지라고 부르게 되였다고 전해진다.

 

또한 월성계곡은 거창군 홈페이지에 다음과 같이 소개되어 있다. 

월성은 흔히 하늘마을로 통하는데 덕유산과 지리산 및 가야산 등 높은 산들이 병풍처럼 둘러싸인 거창에서도 지대가 높고 산세가 아름답기 때문이며 월성계곡은 남덕유산(1507.4봉) 동쪽 자락의 월성천을 따라 형성된 길이 5.5 Km의 계곡이다.
계곡의 폭은 그렇게 넓지는 않지만 주변 산세가 워낙 거대해 수량이 풍부하며 계곡 물놀이와 더불어 젖은 옷과 몸을 말리기에도 좋은 바위들이 여기저기 눈에 띄고 계곡물은 그 바위 사이를 헤집으며 작은 폭포도 만들고 여울도 만들면서 갈계리의 위천계곡과 수승대계곡으로 흘러내려간다.
상류로 올라가면 장군바위쉼터 등이 나타나고 월성1교에 이르기까지 계곡욕을 즐기기에 좋은 장소들이 계속 나타난다.

산수마을 입구에서 마학동계곡을 따라 올라가는 좁은 길로 우회전해서 가면 하늘과 맞닿아 있는 산수리 언덕의 절경을 감상하며 병곡리로 내려오는 코스도 권장할만하다.
월성계곡은 남덕유산 등산 기점인 황점매표소에서 슬그머니 자취를 감춘다. 매표소 앞을 지나 포장된 도로를 따라가면 해발 800 m 가까이 되는 남령을 넘어 덕유산 종주 기점인 함양군 서상면 영각사로 이어지는데 산세가 아름다워 드라이브 코스로도 더할 나위 없이 좋다.

남령 고갯마루에 서면 거창, 함양 일대의 산군과 멀리 지리산 능선까지 조망할 수 있다.

 

여름이면 수많은 피서객들로 몸살을 앓고 있는 계곡인데 얼마 전 방송에서 방영된 적이 있어 이제는 자연미를 많이 잃어 버린것은 아닌지 아쉬운 계곡이 되어 버렸다.

 

일망무제, 탁 트인 조망을 바라보며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에 한참을 더 쉬어 간다.

등로 우측 저 멀리 서상면쪽 마을이 분지를 이루며 내려다 보이고 그곳을 지나 뾰족하게 그 존재감을 알리는 할미봉 좌우측으로 시원스레 백두대간 마루금이 지나며 그 뒷쪽으로는 금남호남정맥으로 이어지는 산줄기와 호남알프스라는 너무나 아름다운 고봉들이 저마다 독특한 모양을 뽐내며 이 산객의 마음을 파고 들고 있다.

저 보이는 산군중에 덕태산과 선각산을 한번 돌아 내려 올 수 있는 기회가  있기를 바래보는 마음은 또 무슨 마음인지...

 

그렇게 수리덤 일명 칼날봉 정상 암봉에서 많은 시간 아름다운 산그리메를 바라본 후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을 돌려 조심스럽게 그 암봉을 내려 온다.

다시 남쪽 월봉산쪽으로 이어지는 등로를 타고 조심스럽게 빙판길을 걷다보니 사방팔방이 모두 멋진 조망대가 되어 진행하는 발걸음을 붙잡는다.

스리덤을 내려와 이제부터 뾰족한 암릉을 타고 진행하니 바위 위에 자라는 푸른 소나무가 발길을 붙잡는 동시에 뒤돌아 보니 금새 수리덤이 저 멀리 남덕유산쪽으로 멀어지고 있다.

다시 눈이 덮혀 있는 칼날 등로를 타고 진행하다 뒤돌아 보니 뾰족한 수리덤 좌측으로 남덕유산이 그리고 우측으로는 무룡산이 우뚝 솟아 있는 모습이 아름답게 눈에 들어 온다.

 

한발 두발 걸어가기가 아쉬운 등로를 따라 천천히 수많은 사진을 남기며 진행하다 앞을 바라보니 저 멀리 월봉산에서 부터 이곳으로 물흐르듯 구비쳐 내려온 능선이 아름답게 빛나고 있다.

바로 앞에 하얀 눈을 덮고 있는 억새 안부 지나 1099봉이라 생각되는 봉우리에서 더 이상 진행하지 못하고 뒤돌아 섰던 지난해의 아픈 추억을 더듬어 보는 시간이기도 하다.

오늘 상세 지도를 펴놓고 살펴보니 작년 이곳에 올랐다 뒤돌아 내려간 장소가 1234봉이 아닌 1099봉 근처의 바위 암릉인 것을 오늘에서야 정확하게 인지를 할 수 있다.

 

다시 많은 사진을 남기고 조금씩 전진하니 바위 암릉이 나타나고 로프를 잡고 올라 내려가니 작년 진주의 산꾼과 어렵게 눈 덮힌 이곳을 네발과 팔로 넘었던 추억에 피식 웃어 본다.

보기 어렵게 흩어져 있어도 그곳에 길이 있고 조화로운 바위들의 존재감이 있으니 길을 찾아 넘으면 될 것을 눈이 쌓여 작년에는 왜 그리도 겁이 많이 나던지...

 

로프가 달려 있는 암릉 구간을 눈이 없어 생각보다 쉽게 넘어 진행을 하니 콧노래가 절로 나며 오늘 산행이 기대가 되는 시간이기도 하지만 작년에 뒤돌아 내려갔던 바위를 넘기 전까지는 희희락락 할 수 없는 것이 또한 현실이다.

다시 눈 앞에 보이는 거대 바위를 좌측으로 돌아 우회하니 금새 개구멍처럼 생긴 석문이 나타나는데 그곳은 고개를 숙이고 최대한 몸을 낮춰 통과하지 않으면 빠져 나가질 못하는 바위 구간이다.

간신히 몸 하나 빠져 나올 공간이 나 있는 바위 틈을 따라 무사히 통과한다.

 

석문 같은 바위를 통과하니 연이어 이어지는 바위 암릉이 기다리고 그곳에 올라 주위를 살펴보니 이곳 역시 일망무제, 사방팔방이 시원하게 펼쳐져 있다.

등로 우측의 서상면과 백두대간 마루금 그리고 그 뒤로 이어지는 금남호남정맥 마루금이 하얀 안개인지 구름에 살포시 고개를 숙여 숨으며 산객의 마음을 헤집고 있다.

저곳 역시 몇년전 하얀 눈이 무릎까지 빠지는 날에 무령고개에서 시작해 아름다운 추억과 땀방울을 흘렸던 곳이기에 평생 잊지 못할 마루금으로 남겨진 곳들이다.

이제 남령에서 1.5 Km 올라왔고 월봉산정상까지 2.1 Km 남아 있다는 이정표를 지나 진행하니 지나 온 진양기맥 마루금 저 멀리 좌측으로는 여전히 남덕유산의 장엄함이 우측으로는 무룡산의 추억이 하늘 거리고 있다.

 

등로 우측으로는 백두대간과 호남정맥 마루금을 그리고 등로 좌측으로는 양각지맥과 수도지맥을 바라보며 걸어가는 시간도 참으로 멋지고 아름답다.

이제 억새안부가 바로 코앞으로 다가와 있고 마의 구간이라 생각하는 1099봉의 암봉이 저 멀리 눈 앞에 아른거리기 시작한다.

기쁜 마음으로 발걸음을 옮기고 있지만 저 1099봉의 암봉을 무사히 넘어야만 마음 편히 즐기는 산행이 될 것 같다는 느낌이다.

제발 무사히 저 암봉을 넘을 수 있기를 바라며...

 

이제 싸리 잡목 사이로 나 있는 좁은 등로 위 눈을 밟으며 진행을 하니 등로 좌측 저 앞으로 월봉산이 높게 다가와 있고 그 좌측 넘어 반짝이는 아침 햇살에 상쾌함을 느끼는 시간이다.

나즈막한 무명봉을 지나 싸리 구간을 통과하니 억새 안부가 나타나고 이곳 억새 안부엔 깊은 눈이 쌓여 있어 진행에 약간의 어려움을 겪는다.

그고 억새 안부를 지나자 마자 남령에서 2.1 Km 지나 왔고 이제 월봉산까지는 1.5 Km 남아 있다는 이정표가 서 있다.

그 이정표 지나 눈 길을 타고 걸어가니 드디어 바위 위에 로프 구간이 나타나고 그곳을 지나 오르자 마자 작년에 뒤돌아 섰던 돌출바위가 있는 암릉에 도착을 한다.

조심하며 오르니 좌측 밑으로 천길 낭떠러지처럼 보이지만 크게 어렵지 않게 그 바위로 올라 지나 온 칼날봉과 남덕유산으로 이어지는 백두대간 마루금을 바라보는 눈길이 한없이 행복한 시간이다.

 

그 암릉을 넘어 조금 더 걸어가다 뒤돌아 보니 방금 전 올라 온 바위 암릉 넘어 지나온 진양기맥 마루금과 수리덤이 저 멀리 멀어지고 그 뒤 하늘에는 남덕유산에서 무룡산 지나 백암봉과 덕유산 향적봉이 아스라히 눈에 들어 온다.

너무나 아름다운 풍경에 다시 차가운 바람이 불어 와 입술을 얼려도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에 한동안 머물러 본다.

 

다시 좌우 풍경을 조망하며 여유롭게 걸어 본다.

생각보다 춥지 않은 날씨에 바람도 간간히 불어 줘 산행하기에는 딱 좋은 조건인데 약간의 박무가 있지만 조망까지 시원하니 이 보다 더 좋을 순 없을 것 같다.

다시 지나 온 마루금과 앞으로 이어갈 마루금을 올려다 보며 천천히 걷다보니 등로 좌측 저 앞으로 월봉산 지나 금원산과 기백산 줄기가 시원하게 펼쳐져 있다.

 

다시 눈 덮힌 칼날 등로를 타고 조심스럽게 걸어가니 큰 바위들이 산재한 암릉구간이 나타나고 그 암릉 위에서 뒤돌아 보니 저 멀리 덕유산 향적봉의 하얀 눈봉우리가 선명하게 다가온다.

그곳을 지나 다시 오르니 남령에서 2.8 Km 지나 왔고 월봉산정상까지 0.8 Km남아 있다는 이정표가 서 있다.

앞에 나타난 거대한 암봉은 우측 옆으로 우회해 통과하며 산행의 즐거움을 만끽하는 시간이다.

 

바위를 우회해 올라 눈 덮힌 산북길을 통과하니 다시 지나온 마루금이 시원하게 펼쳐져 있는데 남덕유산에서 삿갓봉과 무룡산 지나 백암봉과 향적봉으로 이어지는 장쾌한 덕유 능선이 압권이다.

등로 좌측 뒷쪽으로는 시루봉과 호음산 그리고 저 멀리 두루봉이 우뚝하고 그 뒤로는 아련하게 수도지맥의 수도산과 좌일곡령 그리고 단지봉과 가야산이 산객의 마음을 붙잡고 놔주질 않는다.

오늘 구비치는 저 산줄기를 바라보니 하루라도 빨리 달려가 그곳에 안기고 싶다는 생각 뿐이다.

 

그렇게 즐기며 진행하니 남령에서 약 3.6 Km 를 걸어 오는데 2시간 30여분이나 걸려 어렵게 월봉산 정상에 서서 이정표와 정상석을 사진에 남겨 본다.

이곳 월봉산 정상에서의 조망 역시 막힘없이 사통팔달이다.

거창과 함양의 경계에 위치한 월봉산은 지리산 천왕봉을 제외한 남부권 백두대간의 최고봉인 남덕유산과 금원 기백 황석 거망산 사이의 분수령으로서 그 어느 누구도 월봉산을 밟지 않고는 양쪽을 오갈 수 없는 요지인 셈이다.
경상남도 함양군 서상면, 거창군 북상면에 위치한 월봉산은  남덕유산에서 남령을 넘어 남동목으로 뻗어 내려간 두 줄기의 산맥 중 왼쪽 산줄기의 남덕유산 영각사로 들어가는 도로에서 바라 보이는 산이다.    
암봉, 암벽과 육산이 조화를 이루고 있는 이산은 정상을 중심으로 남릉과 서북릉의 중턱 이상과 하봉 주변의 진달래 군락지는 마치 지리산의 세석평전의 철쭉지대를 방불케 한다.

남덕유산과 그 남쪽의 용추계곡을 품고 있는 기백 금원 거망 황석산의 명성에 가리워져 그다지 알려지지 않은 산이지만 근래에 알려지기 시작한 산이라 할만하다.

 

 

남동쪽으로는 지금부터 걸어 진행해야 할 수망령으로 가라 앉았다가 솟구쳐 오른 금원산과 기백산 마루금이 아름답게 펼쳐져 있다.

보기에는 아름답고 멋진 마루금이지만 저곳에 오르기 위해서는 얼마나 많은 땀방울을 흘려야 할지 알기에 벌써 두 다리엔 묵직한 무게감이 느껴진다.

5년 전 용추계곡 산행 들머리에서 기백산으로 올라 잔설을 밟으며 12시간 동안 금원산과 수망령을 넘어 이곳 월봉산을 그리워한 후 거망산을 통과한 후 황석산까지 다녀온 후 다시 용추계곡으로 내려갔던 추억을 떠 올려 보는 마루금이다.

  

한동안 월봉산 정상에서 주망도 즐기고 많은 사진도 남긴 후 셀카 놀이로 증명 사진 한장도 담아 본다.

그렇게 여유를 가지고 즐긴 후 다시 배낭 둘러 메고 마루금 잇기 산행을 이어가 본다.

이제 등로 우측의 할미봉이 저 아래 나즈막하게 멀어지고 그 뒤로 펼쳐진 호남알프스가 아름답게 펼쳐진 모습이 눈에 들어 온다.

이제 월봉산 정상을 지나 진행하니 금새 등로 우측으로 대로마을 하산 갈림 삼거리 이정표가 보이는데 이미 월봉산 정상에서 300미터 지나온 곳이다.

이곳에서 등로는 좌측으로 약간 꺾여 진행 된다.

 

등로 우측의 대로마을 하산 등로를 사진으로 담은 후 다시 마루금을 찾아 걸어가니 파란 산죽들이 등로 옆에 가득 피어나 있고 그 한가운데엔 아직 녹지 않은 하얀 눈이 밟혀 얼음 빙판길이 되어 있다.

그 산죽지대를 지나니 다시 눈 앞에 높은 봉우리가 밝은 태양빛을 받아 반짝이고 있다.

우측 거망산으로 연결되는 거망산 갈림 삼거리가 올려다 보이는 1050봉인 큰목재 지점이다.

월봉산에서 1.3 Km 지나 왔고 수망령까지는 1.7 Km 남아 있다는 이정표와 그 옆에는 노상마을까지 2.6 Km 거리라는 이정표 하나가 더 서 있는 곳이기도 하다.

 

큰목재를 지나 다시 눈이 쌓여 있는 산죽밭을 따라 완만하게 오르니 월봉산에서 1.7 Km 지나 왔고 수망령까지 1.3 Km 남아 있다는 이정표가 두개나 서 있는 거망산 갈림 삼거리이다.

이곳에서 우측으로 가면 거망산으로 갈 수 있으며 거리는 4.85 Km 거리란 이정표도 보인다.

5년전 홀로 이곳 4개 산을 연계해 오르며 이곳에서 월봉산을 다녀올까 말까 고민하다 들리지 못하고 진행했던 아쉬움을 5년이 지나고 나서야 다시 들릴 수 있었으니 그 가회가 남다르다.

오늘은 갈 길이 멀기에 우측 거망산은 포기하고 좌측의 수망령 방향으로 발길을 돌린다.

 

그곳에서 금원산쪽 앞을 바라보니 저 멀리 아름다운 금원산 자락이 한누에 들어 온다.

이제 그 아름다운 풍경을 따라 발길을 옮기니 이제부터 등로는 깊은 눈이 쌓여 진행에 여간 힘이 들지 않는다.

중간 중간 푹푹 빠지는 등로가 발길을 잡으며 체력은 지금보다 2배는 더 필요할 듯 하다.

그래도 조심하며 걸어가니 하얀 눈길 넘어 저 멀리 잡목 사이로 화려하지는 않지만 묵묵히 그 자리를 지키며 장구한 세월 많은 산객을 맞이해 준 금원산 자락이 아스라히 다가온다.

 

계속 깊은 눈속을 어렵게 통과하며 나즈막하게 올랐다 급경사 내리막 등로를 타고 내려가니 등로는 갑자기 우측으로 꺾여 진행되고 곧바로 등로 우측으로 그물망이 보인다.

5년 전에도 이곳 그물망을 바라보며 허기진 배를 움켜잡고 간식을 먹던 기억에 피식 웃어 보는 시간이다.

그곳을 지나 낙엽진 낙엽송 지대를 통과하니 나즈막한 봉우리 넘어 저 아래 시멘트 임도가 올라 와 있는 수망령이 내려다 보인다.

수망령에는 시멘트 임도길이 올라 와 잇고 한쪽에는 8각 정자와 그 옆에 월봉산 금원산 등산로 안내도가 서 있다.

이곳 수망령에 대한 자료를 찾아 보니 월성마을과 옛 안의면의 심진동을 넘나들던 고갯길로 옛날부터 가뭄이 들 때 이곳에서 먼저 비가 오기 시작하면 많은 비가 온다고 해서 부근의 주민들이 이곳에서 비가 오기를 기다린다는 의미로 수망령 또는 물바라기재라 부르게 되었다고 저해지는 이야기를 찾을 수 있었다.

 

 

이제 낙엽 깔린 게단 등로를 타고 가파른 오르막 등로를 타고 오르니 등로 좌우측으로 파란 산죽들이 도열해 반갑게 맞이해 주고 여전히 그 산죽 한가운데 등로에는 하얀 눈들이 녹지 않아 진행에 어려움을 겪는다.

그렇게 한동안 등줄기와 이마에 땀방울을 흘리다 보니 어느덧 가파른 오르막을 지나 완만해진 등로와 만나 시원하게 불어 오는 바람에 땀방울을 식혀 본다.

앞으로 올려다 보이는 아름다운 등로 저 위쪽 잡목가지 사이로 희미하게 금원산 정상부가 올려다 보인다.

 

그 눈 쌓인 등로를 타고 오르니 등로 옆에 수망령에서 벌써 1.0 Km 올라 왔고 금원산 정상까지는 1.5 Km 남아 있다는 이정표가 보인다.

그곳을 지나 통나무 계단ㅇ늘 타고 한동안 꾸준하게 오르니 갑자기 하늘이 열리면서 시원한 조망이 펼쳐져 있다.

등로 뒷쪽으로는 진양기맥 분기점인 남덕유산에서 부터 삿갓봉 지나 무룡산과 향적봉으로 이어지는 덕유산의 장쾌한 마루금이 펼쳐져 있다.

덕유산 향적봉 정상에만 약간의 눈이 쌓여 있는 듯 그런 모습으로 겨울의 아쉬움을 달래는 듯 하다.

 

금원산 오름 등로에서 뒤돌아 보는 조망 역시 환상이다.

방금 전 지나 온 월봉산과 거망산 갈림길 그리고 저 멀리 남덕유산에서 이어지는 백두대간 마루금이 지척이다.

그 월봉산과 거망산 줄기 저 멀리 백두대간의 백운산과 호남정맥 상 장안산이 빤히 올려다 보인다.

잠시 더 오르니 등로 좌측에 전망바위가 서 있고 그 옆에는 수망령에서 1.9 Km 올라 왔고 금원산 정상까지는 0.6 Km 가 남아 있다는 이정표가 보인다.

그곳 햇살이 잘 드는 곳에 간단한 자리를 펴고 김밥 하나이지만 점심상을 펴 본다.

그 점심상을 갈무리 한 후 올라야 할 금원산쪽을 올려다 보니 삭막한 어린가지 사이로 힘들겠지만 어서 오라 손짓을 하고 있다.

 

하지만 호사다마라 했던가

점심 식사 중 떨어진 뱃터리를 줍기 위해 몸을 구부리는 순간 입었던 패딩이 찟어지며 속에 들어 있던 얇은 깃털들이 바람에 날려 흩어지고 있다.

이제 등로를 타고 걸어가다 우측을 바라보니 바로 아래 용추계곡 건너 거망산과 황석산이 우뚝하고 그 산줄기 넘어 백두대간 마루금이 보이는가 싶더니 저 멀리 남쪽으로 희미하게 하늘 마루금을 이어가고 있는 지리산 연봉들이 눈에 들어 온다.

순간적으로 온 몸의 기가 빠져 나간 듯 움직이지 못하고 한동안 발걸음 멈추고 그 환상의 산그리메를 바라본다.

등로 우측 저 뒷쪽으로는 방금 전 넘어 온 월봉산 지나 남령과 그 뒤로 이어지는 남덕유산의 웅장한 산줄기가 서서히 멀어져 가고 있음을 실감하는 시간이다.

 

사방팔방이 시원하게 조망되는 산줄기를 타고 걸어가다 등뒤를 살펴보니 이제 장쾌한 덕유산 산줄기가 남쪽의 남덕유산에서 저 멀리 머리에 하얀 눈을 덮어 쓰고 있는 향적봉까지 시원하게 펼쳐져 있다.

향적봉 우측 라인을 타고는 수도지맥의 분기점인 대덕산과 초점산이 저 멀리 보이고 그 우측 아래로 이어지는 수도산과 가야산의 황홀한 마루금이 이 산객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다시 눈길이 발목까지 빠지는 등로를 타고 어렵게 진행하니 평이한 등로가 열리는가 싶은 후 곧바로 잡목이 간신히 등로만 열어 놓은 오르막 등로로 이어지고 있다.

 

금원산 오르막 등로 역시 환상의 조망으로 오르기가 힘이 들 지경이다.

등 뒤 저 멀리 광활한 덕유산 마루금이 남북으로 길게 펼쳐져 있고 남쪽으로는 수리덤 지나 월봉산으로 이어지는 진양기맥 마루금이 환상을 노래하고 있다.

백두대간 마루금 뒷편으로는 금북호남정맥이 길게 병풍을 치듯 서해와 남해로 달려가는 모습도 인상적인다.

그렇게 다시 한발 두발 걸어 오르니 금원산 정상부에 도착을 해 정상 옆에서 점심상을 차린 산객들 옆을 타고 정상석에 입맞춤을 해 본다.

그곳에서 제일 먼저 남서쪽 저 멀리 내려다 보니 거망산과 황석산 넘어 지리산 천왕봉에서 우측인 서쪽으로 흐르는 아름다운 지리연봉이 한눈에 들어 온다.

 

다시 눈길을 돌려 이제 진행해야 할 금원산 동봉 지나 우측과 좌측으로 돌아 내려간 기백산 능선을 바라 본다.

오래 전 저 기백산에서 이곳 금원산으로 오르며 등로 좌측으로 보여야 할 거망산과 황석산이 박무에 가려 보이지 않던 시간에 얼마나 안타까웠던지...

오늘은 그 보상이라도 해 주듯 시원한 조망이 펼쳐져 있고 아름다운 풍경이 가슴속에 켭켭히 쌓여 추억 한장 더 남기고 있다.

백두대간이 남하하면서 남덕유산에서 남동쪽으로 가지를 쳐 내린 월봉산 능선은 두 가닥으로 갈라지는데 수망령 쪽 능선 최고봉이 금원산이다.

정상에서 남동으로 뻗어 내린 능선을 타면 기백산에 이르며 높은 능선 마루에서 보는 경치가 장관이다.

서쪽으로는 거망산, 황석산, 남으로는 지리산의 풍광이 눈에 들어오는데 금원산의 이름은 옛날 이산에 살고 있던 금빛 원숭이를 원암이라는 바위에 잡아 가두었다는 전설에서 유래됐다.

금원산에는 유안청폭포, 자운폭포, 한수동계곡을 비롯해 크고 작은 소와 담이 있으며 마애불 등의 문화유적이 많다.

이태의 남부군에 5백여 명의 남부군이 남녀 모두 부끄럼도 잊고 옥 같은 물속에 몸을 담그고 알몸으로 목욕을 했다는 곳이 여기다.

 

등로 좌측의 지재미골 방향에서 몇명의 산객들이 다시 금원산 정상부로 올라오고 어렵게 산객 한분에게 부탁해 사진 한장 남긴 후 곧바로 등로 우측으로 열려 있는 기백산 3.6 Km 방향으로 진행한다.

하지만 이곳부터 남사면의 등로는 따스한 햇살을 받아 눈이 녹으며 진흙창이 등로로 변해 있다.

어렵게 조심하며 조금 내려가니 금새 깨끗한 헬기장 하나를 지나 다시 완만한 오르막 등로를 타고 오르니 돌탑과 이정표가 서 있는 금원산 동봉에 도착을 한다.

하지만 이곳 정상부의 이정표 방향이 반대로 되어 있어 처음 올라오는 산객들에게는 헷깔리는 이정표로 남아 있을 것 같다.

이제 기백산 까지는 5.0 Km가 남아 있다는 가리 표시가 되어 있는데 금원산 정상에서 봤던 3.6 Km는 또 무슨 거리 표시인지 이 산객도 헷깔리기 시작한다.

 

금원산 동봉 정상에서도 산객에 부탁해 증명사진 한장 남기고 등로 우측의 조망을 잠시 즐겨 본다.

이곳에서 등로 좌측을 보니 상천면 들녘 지나 저 멀리 양각지맥과 수도지맥의 우람한 산줄기가 눈에 들어 오기 시작한다.

얼마의 시간이 더 있어야 저곳을 올라 오늘의 추억을 이야기 할 수 있을지 그날이 하루 빨리 오기를 간절히 바래보는 시간이다.

 

양각지맥과 수도지맥을 조망한 후 눈을 남쪽으로 돌리니 그리 멀지 않은 거리에 기백산이 우뚝 솟아 있다.

부드러운 듯 하면서도 제법 굴곡을 자랑하는 기백산 역시 오래전 한번 걸었던 기억이 있기에 큰 어려움 없이 걸을 수 있을 것이다.

다만 기온이 오르며 등로에 눈이 녹아 흘러 내리며 진흙창이 되어 가는 것이 문제일 듯 하지만 그 역시 걷기에 열중하다 보면 견딜만 할 것이다.

이제 금원산 동봉 정상에서의 시간을 마무리하고 등로 우측으로 꺾여 내려가는 등로를 타고 8각 정자 있는 곳으로 내려가 본다.

 

진흙창이가 된 등로를 타고 내려가니 금새 8각 정자와 등로 좌측으로 유한청 폭포로 내려가는 이정표가 서 있는 안부에 도착을 한다.

유안청계곡은 배나무징이에서 왼쪽길로 올라가는데 계곡을 건너서 20분쯤 간 다음 다시 계곡을 건너면 자운폭포가 나온다.

자운폭포는 붉은색 화강암반 위로 쏟아져 내리는 물이 마치 노을이 비친 구름같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으로 자운폭포는 용폭이라고도 하는데 폭포수가 꽂혀내린 화강암에 파인 소가 스무말들이 통만하다는 뜻이다.
이태씨가 가 쓴 남부군에 보면 기백산 북쪽 기슭 어느 무명골짜기에 이르러 오백여명의 남부군들이 남녀 모두 부끄럼도 잊고 옥걑은 물속에 몸을 담그고 알몸으로 목욕을 하였다는 곳이 바로 이 유안쳥계곡이며 그만큼 수량이 풍부한 곳이다. 
자운폭포에서 계곡을 따라 좀 더 오르면 송정인데 이곳에는 금원산 수호신이라 불리는 3백여년생 소나무가 한 그루 있는데 
어른팔로도 두 아름드리는 충분히 되는 나무다.

산동백나무와 단풍나무가 어우러진 이 일대의 계곡을 따라 20분 쯤 가면 유안청폭포다.
약 2백미터에 걸친 와폭과 직폭 2 단으로 이루어진 이 폭포의 원래 이름은 부근에 가섭사라는 절이 있었다고 해서 가섭연폭, 계곡 이름도 가섭동계곡이었다. 계곡과 폭포의 이름이 바뀐 것은 억불정책이 시행된 조선시대부터다.

잠시 더 주위 풍경을 둘러 본 후 곧바로 직진의 완만한 오르막 등로에 깊이 쌓여 있는 눈을 밟으며 맥 잇기 산행을 이어간다.

 

 

잠시 오르니 넓은 공터에 많은 눈이 쌓여 있는 공터에 도착해 뒤돌아 보니 방금 전 지나 온 금원산 동봉과 정상이 부드러운 능선을 이루며 벌써 저 멀리 멀어지고 있다.

다시 깊은 눈 밭을 헤치며 오르니 전망바위가 나타나고 그곳에서도 지나온 남덕유산과 월봉산쪽 풍경을 조망하는 시간을 가져 본다.

등로 우측의 서쪽으로는 거망산과 황석산이 가깝고 그 넘어 저 멀리 백두대간 마루금이 시원하며 그 줄기를 타고 금북호남정맥이 가물 거린다.

황석산 뒤 저 멀리에는 지리연봉이 어름답게 펼쳐져 있다.

잠시 주위 조망을 둘러 본 후 잡목가지 사이로 뒤돌아 보니 방금 전 지나 온 금원산 동봉과 정상이 참으로 부드러운 여자의 몸처럼 흐르고 있다.

  

다시 등로 좌측으로 위천면을 지나 저 멀리 양각지맥과 수도지맥의 장엄한 산줄기가 계속 산객의 가슴으로 파고 들며 하루라도 빨리 만나기를 간청한다.

이제 올라야 할 기백산 정상이 직선의 능선으로 다가오고 눈으로 보기에도 많이 가까워진 느낌이다.

등로 우측 앞으로는 용추계곡 지나 우뚝 솟아 있는 거망산과 황석산이 지척이고 그 좌측 앞으로는 박무에 희미한 지리연봉이 아직까지 이 산객의 가슴으로 파고들며 그리웠던 옛 추억을 다시 들먹이고 있다.

이제 잡목들이 낙엽을 떨군채 앙상한 가지만 남긴 산죽밭과 눈밭을 지나니 시멘트 임도가 나타나고 사각정자가 있는 안부로 내려선다.

이제 기백산 정상까지는 2.4 Km 남아 있는 지점이다.

 

시멘트 임도를 가로질러 다시 능선으로 오르니 이곳도 역시 파란 산죽이 등로 옆을 메우며 자라고 있고 그 한가운데 등로에는 하얀 눈들이 소복히 쌓여 있다.

등로 우측 무명봉에는 통신탑이 서 있는데 오래된 것인지 모두 녹슨 흔적이 역력하다.

그곳을 지나 부드러운 등로를 타고 한동안 걸어가니 갑자기 등로에 눈의 깊이가 깊어지며 발목 이상 빠지고 있다.

기온이 올라가며 산행에 어려움을 가중하는 등로가 되어가고 있는 것이다.

그렇게 진행하다 올라야 할 기백산 정상부를 올려다 보니 좌측에 무명봉과 뾰족하게 올라 간 1279봉 그리고 누룩덤과 정상부가 기묘한 형상으로 다가온다.

 

그렇게 전망바위에서 기백산 방향을 조망한 후 진행하니 곧바로 사평입구 갈림 삼거리에 도착을 하는데 그곳에 산객 한명이 잠시 쉬면서 사평입구에서 올라오는 동료를 기다리고 있다.

인사를 나누고 헤어져 완만하게 이어지는 오르막 등로를 타고 정상을 향해 걸어 본다.

등로 우측으로는 여전히 거망과 황석산 그리고 저 멀리 지리산이 산객의 가슴속에 쌓이고 그렇게 오르다 하늘 한번 올려다 보니 돌탑처럼 뾰족하게 올라온 봉우리 하나가 반긴다.

 

조망을 사진에 담고 질척이는 등로를 따라 조금 더 진행하니 등로 우측에 보이지 않던 나무데크 전망대가 나타나 잠시 그곳에서 주위 조망을 감상한다.

기백산 정상부가 빤히 올려다 보이고 저 멀리 지리산과 황석산 그리고 거망산이 바로 눈 앞에서 아른거린다.

지나 온 월봉산 우측 저 멀리 보여야 할 남덕유산은 금원산과 기백산 사이의 능선이 가려 그 모습이 사라져 가고 있다.

전망대에서 두어명의 다른 산객들을 만나 인사한 후 다시 등로를 타고 오르니 바위 암릉지대가 나타나고 그곳에서 바라보는 금원산과 월봉산 방향의 마루금이 환상으로 빛나며 추억 한장을 다시 쌓고 있다.

 

이제 눈 앞으로는 돌탑이 정상을 차지한 무명봉이 뾰족하게 하늘을 향해 올라가 있고 우측 저 멀리 누룩덤과 기백산 정상부가 빤히 올려다 보인다.

한걸음 두걸음 오르다 보니 저 아래에서 보였던 뾰족봉우리는 등로 좌측에 두고 우측 사면 등로를 통해 우회하게 되어 있고 그 등로를 타고 오르니 다시 바위 암릉지대가 나타난다.

등로 좌측 뒤 저 멀리에는 가운데 하얀 눈을 덮고 있는 덕유산 향적봉이 올려다 보이고 그 좌우측으로 시원한 백두대간 마루금이 펼쳐져 있다.

조금 더 진행하니 안부로 내려 갔다 능선으로 올라 뒤돌아 보니 뾰족한 돌탑같은 봉우리가 벌써 저 멀리 멀어지고 있다.

 

암릉지대 위에 오르니 기백산 정상부에서 내려오는 몇명의 산객들이 있어 교차 산행을 하며 인사를 나눈 후 등로 좌측 뒤를 살펴보니 저 멀리 더욱 뚜렷한 수도기맥의 아름다운 고봉연봉들이 시원하게 펼쳐져 있다.

등로 좌측 앞으로는 거창시내가 희미하게 다가오고 그 우측으로는 내일 걸어야 할 진양기맥 제3구간이 시원하게 펼쳐져 있다.

뒤돌아 보니 지나온 금원산 능선과 그 좌측으로 월봉산과 남덕유산 그리고 그 우측으로는 무룡산과 향적봉 마루금이 막힘없이 시원하게 펼쳐져 있다.

바로 코 앞에는 화려한 등산복을 입고 돌탑같은 뾰족봉으로 하산하는 산객들의 모습이 보이면서 더욱 멋진 풍경을 제공하고 있다.

 

다시 한번 등로 우측 앞 저 멀리 지리산에서 부터 가까운 황석산과 거망산 지나 월봉산과 남덕유산으로 이어지는 장쾌한 조망을 시원하게 즐겨 본다.

눈 앞에 보이는 누룩덤 능선으로 이어지는 암릉을 타고 진행하니 바로 코 앞에서 누룩덤을 더 이상 오르지 못하고 우측 정상 등로로 내려가 로프가 달려 있는 암반지대를 통해 좌측에 우룩덤을 두고 진행하게 된다.

 

일망무제 그 막힘없이 펼쳐진 시원한 조망에 산행속도가 다시 느려지지만 오늘은 이곳에서 하룻밤 유하기로 결정을 했기에 서두를 이유조차 없이 마음껏 즐겨 보는 시간이다.

누룩덤을 지나 조금 더 진행하니 드디어 오늘 고봉의 마지막 봉우리인 기백산 정상에 도착해 배낭 내려 놓고 주위 풍경을 사진에 담으며 잠시 쉬어 가는 시간을 만들어 본다.

기백산은 1983년 함양군이 군립공원으로 지정했으며 옛 이름은 지우산인데 기백산 자락의 거창, 안의 지역은 기백산의 날씨 변화에 따라 비가 내릴 것을 미리 알 수 있었다고 한다.

백두대간인 덕유산 능선이 무룡산, 삿갓봉, 장수 덕유산으로 구비쳐오다 남덕유에서 갈라져 남동 방향으로 꺾어진 뒤 월봉산, 금원산을 일으킨 다음 거창 쪽으로 깊숙이 들어와 솟아 있는 기백산 고스락 남쪽에 원추리와 싸리나무군락으로 이루는 기백평전이 펼쳐져 있으며 지우샘이 솟아 맞은편 황석산과 수망령에서 시작한 물줄기와 합하여 안의 지우천을 이룬다.

지우천이 흐르는 장수동은 옛 안의 삼동 가운데 하나인 심진동으로 지금은 용추사 계곡으로 더 알려져 장수사 조계문, 용추폭포, 용추사들의 명소가 널려있다. 또 기백산 안봉에서 솟기 시작한 물줄기는 고학천 용폭을 이루고 쌀다리와 용원정 명소를 간직하고 있다.

정상에는 돌탑고 커다란 정상석 그리고 삼각점과 안내도가 서 있고 그 정상주위에는 많은 염소들이 살아가며 산객을 전혀 의식하지 않는 모습이 평범하지는 않다는 느낌이다.

 

기백산 정상에서 뒤돌아 본 지나온 진양기맥의 금원산과 월봉산이 바로 지척이고 그 뒤 저 멀리 칼날봉 넘어 남덕유산과 무룡산 그리고 향적봉으로 이어지는 백두대간 마루금도 그대로 놓여 있다.

남서쪽으로는 저 멀리 지리연봉이 가슴을 설레이게 만들고 용추계곡 지나 솟구친 황석산의 뾰족봉과 거망산의 부드러운 능선이 다시 산객의 마음을 사로 잡고 있다.

그저 발길 머무는 곳에 잠시 멈춰 사진기의 셔터만 누루면 모든 곳이 하나의 작품이 되는 그런 순간이기도 하다.

 

기백산 정상에서 우측 용추계곡 하산 등로를 버리고 거의 직진인 내리막 등로를 타고 기백평전 방향으로 걸어가니 그곳에도 아직 녹지 않은 눈들이 쌓여 있다.

보기에도 부드러운 기백평전 능선을 타고 걸어가니 그 등로조차 아름답게 펼쳐져 있다.

아쉬운 마음을 달래며 기백평전으로 내려가니 넓은 공터에 기백산에서 200미터 지나 왔고 등로 좌측으로 유한청폭포까지 5.75 Km 및 금원산휴양림까지 4.65 Km 남아 있다는 이정표 하나가 서 있다.

아쉬운 마음에 그곳에 서서 뒤돌아 지나온 기백산 정상부를 다시 한번 사진에 담아 본다.

 

다시 평이한 등로를 타고 걸어가니 금새 바위봉이 나타나는데 그 등로 우측에 좌측 방향으로 고학마을 하산 갈림 이정표가 하나 서 있다.

사진에 이정표를 담고 좌측 바위봉으로 오르니 방금 전 지나온 기백평원 지나 기백산 정상으로 이어지는 부드러운 등로가 반겨 준다.

앞으로 조금 더 걸어가니 이제부터 타고 내려가야 할 진양기맥 마루금이 시원하게 펼쳐져 있고 내일 하루 종일 왔다리 갔다리 하며 걸어야 할 마루금도 시원하게 펼쳐져 있다.

지도를 보며 걸어야 할 마루금을 가늠해 보고 이제 이곳 정상부를 떠나 지루한 하산 등로에 접어 든다.

바로 아래 바위지대에서 진행해야 할 안봉 삼거리에서 우측으로 갈라지는 기맥 마루금을 따라 눈 운동도 다시 한번 해 보는 시간이다.

 

등로 좌측 저 멀리에는 향적봉이 아직도 산객의 마음을 잡고 흔들며 그 우측 멀리에는 수도지맥 분기봉인 대덕산이 가물거린다.

그 우측으로 돌아 수도지맥 마루금이 그 위용을 자랑하고 바로 눈 앞으로는 안봉 지나 우측으로 갈라지는 진양기맥 마루금이 눈길을 붙잡는다.

커다란 바위 2개가 있는 곳 전망대에서 다시 내려가야 할 마루금을 조망하고 한동안 가파른 내리막 등로를 타고 내려가니 금곡 갈림 삼거리 이정표가 보이는데 처음으로 바래기재까지 6.3 Km 남아 있다는 산행 날머리까지의 거리 표시가 보이기 시작한다.

다시 바래기재까지 5.8 Km 남아 있다는 이정표를 지나 바위 위로 오르니 지나온 기맥평전으로 이어지는 진양기맥 마루금이 부드럽게 멀어지고 있다.

 

지나 온 기백평전쪽 마지막 봉우리가 우뚝 솟아 벌써 잊혀질듯 멀어지는 모습에 인간의 두다리에 대한 경외감이 다시 드는 것은 이 산객만의 마음인지...

다시 안부를 지나 오르니 커다란 바위봉이 보이고 많은 눈으로 인해 조심스럽게 그 바위봉에 오르니 이곳 역시 멋진 조망이 산객에게 선물을 하고 있다.

이제 안봉이 바로 코 앞으로 다가와 있고 진행해야 할 마루금도 한눈에 가늠해 볼 수 있는 멋진 조망처를 제공하고 있다.

이제 하루해는 등로 우측 저 멀리 길게 그림자를 드리우며 넘어가고 있다.

진행하다 보니 안봉은 오르지 않고 안봉 우측 사면 등로로 이어지는 마루금을 타고 진행하며 정상 진양기맥 마루금으로 이어지고 있다.

 

내려 가기 전 등로 좌측 저 멀리 바라보니 그곳에 환상의 마루금 하나가 다시 산객의 눈길을 붙잡고 발걸음을 멈추게 만든다.

좌측 위 오두산 지나 높게 치솟은 수도산과 좌일곡령 그리고 두로봉 지나 수도지맥에서는 벗어나 있지만 합천의 진산인 가야산이 우뚝 솟아 하나의 산줄기가 이어진 듯 아름답게 펼쳐져 있다.

보고 또 봐도 그립고 아름다운 풍경에 발길을 돌리지 못하고 한동안 더 머물며 그 풍경을 가슴에 담아 보는 시간이다.

 

등로 우측 앞으로는 오늘 내려가야 할 진양기맥 마루금이 시원하게 펼쳐져 있고 그 끝자락에 오늘 산행 날머리인 바래기재 지나 내일 올라야 할 망실봉도 눈에 들어 온다.

아주 가깝게 다가오는 망실봉을 오륵 위해 또 얼마나 많은 등로를 왔다리 갔다리 하면서 걸어야 할지 오늘은 몰랐던 시간이기도 하다.

조금 더 내려가니 멋진 소나무 군락지가 펼쳐지고 그늘진 그 등로를 따라 걸어가니 다시 활엽수 등로가 열려 있다.

완만한 내리막 등로를 타고 걸어 내려가니 넓은 헬기장이 나타나고 그 끝자락에 바래기재까지 5.2 Km 남아 있다는 이정표 하나가 눈에 들어 온다.

 

다시 활엽수가 펼쳐진 등로 위에 쌓인 눈을 밟으며 걸어가니 문득 잡목가지 사이로 지나온 기백산 정상부가 가마득히 저 멀리 멀어지고 있다.

다시 완만한 내리막 등로를 타고 활엽수 마루금을 내려가니 다시 드넓은 공터에 눈이 수북히 쌓여 있는 곳을 만난다.

그 공터를 가로 질러 다시 능선으로 오르니 소나무 군락지가 반기고 묘지 하나를 지나 활엽수 지대로 바뀌는 등로를 따른다.

상촌 갈림 삼거리 이정표가 나타나는데 그 옆에는 819미터의 고도를 보이는 삼각점도 보이고 이제 바래기재까지는 3.5 Km 남아 있다는 거리 표시가 반갑기만 한 시간이기도 하다.

이 이정표가 서 있는 곳 역시 키 큰 억새가 자라고 있어 옛날에는 헬기장이 아니였을까 생각되는 공터이기도 하다.

 

다시 나즈막한 무명봉을 지나 안부를 건너니 눈 덮힌 공터가 나타나고 빼곡하게 자라고 있는 소나무 군락지를 만나 힐링을 하듯 걸어 본다.

다시 오르락 내리락 하는 평이한 소나무 군락지를 통해 걸어가고 묘지 앞에 커다란 바위들이 산재한 곳을 통과하니 길지 않은 소나무 군락지를 지나 다시 나타나는 나즈막한 묘지 하나를 더 지난다.

커다란 바위 한가운데가 쪼개진 듯한 바위가 등로 좌측에 보이고 등로 우측으로 마을이 보이는가 싶더니 금새 벌목 후 식재된 나무지대가 나타난다.

묘지를 지나 등로 좌측의 고학리 방향으로 올망졸망한 마을과 저수지들 그리고 끝없이 펼쳐진 산그리메가 다시 그리워지는 시간이기도 하다.

 

나무가 식재된 지대를 타고 진행하니 등로 옆에 바위들이 간간히 나타나고 갑자기 등로 우측에 작은 밭이 나타나는데 아직도 경작을 하고 있는 밭처럼 보인다.

다시 소나무 군락지를 타고 내려가니 안부에 등로 우측에 상비마을 그리고 좌측에 고신마을 하산 갈림 사거리 이정표가 나타나고 이제 바래기재까지는 1.6 Km 남아 있다는 거리 표시가 묵직해진 두다리에 힘을 불어 넣어주고 있다.

그러고 보니 이곳이 상비재로서 앞에 보이는 바위 지대에 생각지도 못한 계단이 설치되어 있어 지자체의 수고에 감사하는 시간이기도 하다.

 

나무 계단을 타고 편안하게 상비재를 지나 능선으로 오르고 이어지는 계단을 타고 그 능선 정상부 근처까지 가니 이제 우측 서산으로 기울어져 가는 하루 해가 황석산 자락에 걸려 뉘엿뉘엿 넘어가려 하고 있다.

잡목 사이로 보이는 황석산의 북봉과 정상의 뾰족봉과 그 북동면으로 쌓여 있는 하얀 눈을 바라보며 서산으로 기울어져 가는 해넘이를 바라보지만 시간 맞추기가 어려워 그냥 진행하기로 한다.

역시 고봉준령이 둘러 쌓고 있어 그런지 생각했던 일몰 시간보다 훨씬 빨리 해가 서산으로 기울어져 가고 있다는 느낌이다.

 

다시 능선을 넘어 조금은 빠르게 진행하니 잡목과 잡풀이 무성한 곳을 지나는데 처음에는 발견하지 못하고 나즈막한 봉우리 우측 사면으로 진행하다 뒤돌아 보니 그곳에 삼각점 표시가 되어 있어 뒤돌아 가 살펴 본다.

잡목과 잡풀들로 인해 잘 발견하지 못하고 진행하기 쉬운 곳처럼 보인다.

살펴보니 580봉의 삼각점과 그 표시들이다.

 

580봉 지나 부드러운 소나무 등로를 따라 걸어가고 상비고개에서 600미터 지나 왔고 바래기재까지 1.0 Km 남아 있다는 이정표를 만나 이제 마음의 큰 짐을 내려 놓는 시간이다.

등로 우측에 너럭 바위 같은 지대를 지나 조금 더 걸어가니 등로 우측에 갈게 잘려진 이상한 형태의 바위들이 나타나고 바로 그 밑에도 또 다른 형태의 바위들이 산재해 있다.

지도를 살펴보니 은바위들이라 적혀있는데 그 의미가 무엇인지는 이 산객도 잘 모르겠다.

짧은 안전목책을 지나 소나무와 바위들이 산재한 곳을 통해 진행하니 상비재에서 1.2 Km 지나 왔고 바래기재까지 400미터 남아 있다는 이정표가 나타난다.

 

바래기재까지 400미터 남아 있다는 이정표에서 이제 직진 등로를 버리고 좌측으로 크게 꺾여 가파른 내리막 등로를 타고 내려가게 되어 있다.

잘 벌목되어 정리된 소나무 군락지의 내리막 가파른 등로를 타고 진행하니 다시 멋진 바위들이 보이고 굵은 소나무 등로를 타고 걸어 본다.

그렇게 내려가니 금새 차량들이 지나다니는 소음이 들리고 날머리인 바래기재가 저 멀리 보이기 시작한다.

능선에서 내려가니 산행 날머리 입구에 기백산 망실봉등산로 안내도가 서 있고 그곳을 통과하며 길었던 오늘 하루의 진양기맥 제2구간 산행을 마무리 한다.

 

이곳 바래기재가 있는 안의면 대대리의 삼산마을의 유래는 길밑마을 귓산이 월암산이고 길윗마을 좌측산이 청태산 우측산이 아미산인데 세산이 서로 마주보고 있다 하여 삼산이라고 한다.

이태백이 중국의 금능(남경)에서 노래하는 시구에 삼산은 하늘에서 반쯤 떨어져 있고 한 구절에서 삼산이 있으니 반락이 있어야 한다면서 삼산을 반락마을이라고도 한다.
삼산에서 거창으로 넘어가는 재를 바래기재라고 하는데 옛날 남편이 서울 과거보러 갈 때 그 아내가 이 고개까지 남편을 바래다 주고 또 이 고개에서 돌아오기를 바라고 있었다 하여 바래기재라고 이름 지었다.

또 삼산 중앙에 숨은 다리라는 돌하나로 좋여진 다리가 있었는데 임진왜란과 정유재란 당시 피란을 시킨 다리였으나 전쟁후에 찾을 수 없어 돌아오지 않으므로 숨은 다리라는 이름이 생기게 되었다.
대대리에는 가매바우, 감투바우, 덤바우, 문바우, 베틀바우, 왕바우, 장수바우, 칼바우, 탕근바우 등 바위의 이름이 많고 대밭골, 두짓골, 옥여박골, 왕박골 등의 골짜기와 약새미가 있다.

이곳 2번과 24번 지방도로가 지나는 바래기재에서 오늘 하루의 산행을 마무리 한다.

 

새벽 어둠속에 남겨 두고 떠났던 애마로 뒤돌아 가 산행을 정리하고 이곳 바래기암소한마리 식당에서 식사를 할까 하다가 아무래도 샤워가 급한 것 같아 안의 면내로 들어가 대중 목욕탕에서 사야를 한다.

샤워 후 여관 방을 잡고 잠시 손님을 만나 사업 이야기를 나눈 후 이곳 안의에서 유명한 갈비탕 집으로 자리를 옮겨 저녁 식사를 하면서 일과 산 이야기로 많은 시간 보내고 다시 여관 방으로 돌아 가 달콤한 잠에 빠져 본다.

 

내일 역시 만만치 않은 먼 거리이기에 마음의 준비를 해서 그런지 생각보다 잠이 오지 않아 뒤척이다 어렵게 잠이 들며 깊은 꿈나라 여행을 시작한다.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칠갑산